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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06

회귀수선전(回歸修仙傳) 413화

20회차의 첫날

츠츠츠츠츠츠!

이전에도 느꼈듯이, 난 또다시 회귀 도중 눈을 떴다.

이번에도 나는 태극으로 이뤄진 시간의 강을 역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위] 쪽으로는 검은 하늘이 보였으며, 그 하늘에는 이전과 같이 [열 개]의 좌(座)가 드러나는 듯했다.

이전이었다면 [좌]들을 본 순간 정신이 나가 버렸겠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멸법진언의 구결이 의미하는 바를 마음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일까, 멸법진언을 속으로 계속 되뇌고 있자 정신에 충격이 갈지언정 [좌]를 본다고 미쳐 버리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나는 [열 개]의 좌를 보며 문득 흠칫 놀랐다.

‘잠깐, 저건…!’

오싹, 오싹!

내 혼(魂) 그 자체가 미친 듯이 떨려 왔다.

왜냐하면, 저 위쪽으로 보이는 좌들 [대다수]가 나를 향해 시선을 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태산과도 같은 집념을 가진] 좌는 나를 강력하게 노려보고 있었고,

[환몽처럼 어지러운 듯 흐릿한] 좌는 신기하다는 듯 나를 내려보고 있었으며,

[어딘가 익숙한] 좌는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딘가 유폐되어 있는 것 같은] 좌는 나를 보며 무언가 흥분한 듯한 느낌이었고,

[밑도 끝도 없는 배고픔을 가진] 좌는 ‘허기’라는 느낌 외에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어서 판단이 불가능했다.

그리고 중앙에 있는 좌들 중,

[공허한 느낌을 주는 좌]는 내게 신경 쓰지 않고 자기 옆의 좌에 신경을 쓰는 듯했다.

그것은 [혼생화의 주인인 것 같은] 좌 역시 마찬가지였다.

분명 19번째 회귀를 할 때 보았던 [나를 지켜보고 있는 것 같던] 좌.

그 좌는, 이전과 같이 빛을 뿜어내고 있지 않았다.

마치 갑자기 죽어 버리기라도 한 듯 빛이 굉장히 희미해져 버렸고, 조금 있으면 아예 꺼져 버릴 것 같은 불빛이기도 했다.

중앙에 있는 좌 중 두 개의 좌는 꺼져 가는 좌를 신경 쓰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그 꺼져 가는 좌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시간의 천존….’

분명 그일 터였다.

그가, 내게 선물을 준다고 하며, 어마어마한 대가를 통해 자기 자신의 뭔가를 희생한 것이었다.

‘그래서 도박이라고 했던 건가….’

그의 말투는 무언가에서 벗어나려면 희생을 해야 한다는 것 같은 말투였다.

아무래도, 시간의 천존이 치른 대가는 절대로 사소하지 않은 대가인 것이 분명했다.

그 증거로, 19번째 회귀에서는 오직 시간의 천존과, 가장 오래된 분.

둘 정도만이 나를 인지하는 느낌이었지만, 20번째 회귀에서 시간의 천존은 오히려 반대로 나를 인지하지조차 못하는 것 같았다.

아니, 아예 의식 자체가 없어져 버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

나는 그를 올려다보며, 시간의 천존을 향해 깊은 감사를 올렸다.

그리고, 나는 하늘에 있는 좌 중 마지막 좌.

[가장 오래된 분]의 좌가, 나를 잔잔하게 내려다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찌릿, 찌릿….

소름 돋는다.

나는 어째서인지, 태산의 주인으로 추정되는 [태산과도 같은 집념을 가진] 좌보다도 [가장 오래된 분]이 더욱더 두려웠다.

‘이번에 모두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건, 시간의 천존이 개입한 회귀이기 때문이겠지.’

알 수 있었다.

시간의 천존이 뭔가 개입했기에 다른 어선들이 눈치채고 나를 바라보는 것이었다.

어쩌면 이번 회귀 자체는 내 능력이 아니라 시간의 천존이 직접 돌려보내는 것일지도 몰랐다.

그러나, 천존이 직접 힘을 쓰면 다른 어선들이 알아채는 듯 [열] 중에서 [여덟]은 나를 내려다보는 것이 느껴진다.

열 개의 좌 중에서 시간의 좌는 지금 빛을 잃어서 나를 못 보는 것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그냥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시간의 천존이 힘을 썼기에 [가장 오래된 분]을 포함한 모두가 나를 확실히 인지하고 바라본다.

그러나 이번에 더더욱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가장 오래된 분께서는, 원래도 내 회귀를 인지할 수 있었던 것이리라.

알 수 있다.

저분의 시선은 너무나도 잔잔했기에 바로 알 수 있었다.

지난 생에는 청린갑 덕분에 나를 쫓아왔던 것이리라고 생각했으나, 아니었다.

청린갑은 그저 명분이었을 뿐이었고, 지금 당장이라도 가장 오래된 분이 역사를 격해서 나를 쫓아올 수 있다는 사실이 오롯이 느껴졌기에 나는 너무나 공포스러웠다.

‘어쩌면….’

그저, 지금은 시간의 천존에 의해 다른 어선들의 시선이 나를 향하고 있기에, 그저 쫓아오지 않는 것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렇다면….

오히려 다른 어선들이 지켜보지 않을 다음번의 회귀에서는, 나를 쫓아올 수도 있다는 게 아닌가?

나는 문득, 그것이 너무나도 공포스러웠다.

츠츠츠츠츠-

회귀 과정이 끝나 가는 게 느껴졌다.

이제 저 앞이 내 회귀 시점이다.

그리고 나는, 문득 하늘에서 뭔가 이상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생각해 보면 저것은 19번째 회귀에서도 대강은 인지했던 것이었다.

‘저건….’

중앙에 있는 4개의 좌에는 [고리]가 둘러져 있다.

그리고 외곽에 있는 6개의 좌에는 [하나]를 제하면 고리가 없었다.

그러나 나는 뭔가 이상한 것을 눈치채고 눈을 크게 떴다.

외곽에 있는 [고리].

처음에 나는 그것이 [고리를 가진 좌]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아니었다.

[고리]!

고리밖에 없었다!

외곽에는 사실 [다섯 개]의 별빛밖에 없었다.

외곽에서 내가 [여섯 개]의 좌라고 생각했던 것 중 하나는, 중앙의 별이 없이 [고리]만 존재하는 무언가였던 것이었다!

너무나도 아득해서 내가 형태를 착각했을 뿐.

사실 저 하늘에는 [아홉 개]의 좌밖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다.

아홉 개의 좌, 다섯 개의 고리.

그것이 저 하늘 아래에 있는 [열 개]의 빛들의 정체였다.

파아아앗!

나는 그 기이한 사실을 인지하며, 그렇게 회귀를 완료하였다.

덜컹-

중간에 무언가, 강제로 어딘가에 걸리는 듯한 느낌과 함께.

* * *

파아아아앗!

‘여기는….’

어마어마한 힘의 난류(亂流)가 몰아친다.

그리고, 나는 그 난류를 맞으며, 누군가들과 손을 막 잡고 있는 중이었다.

‘아아, 그렇구나….’

알 수 있었다.

이 시점이 어디인지.

무극교단이 몰살당한 직후.

내가 남아 있는 23명의 동료들과 손을 막 맞잡은 시점.

‘이게, 시간의 천존의 선물인가.’

나는 시간의 천존의 선물을 이해했다.

이 시간을 거래의 대상으로 나의 명을 누설하는 것이 영승의 제안.

나는 분명 영승의 제안을 거절하고, 그가 거래의 대상으로 삼고자 하는 바를 거절했다.

하지만, 나 자신도 알고는 있었다.

이 시간을 존중하고, 거래의 대상으로 삼기 싫었던 것이지.

이 시간 자체는, 분명 너무나도, 너무나도 바라고 있었다는 것을.

그래….

나는, 이때의 동료들을 너무나도 그리워하고 있었다.

꽈악!

나는 내 양쪽에 있는 홍범과 전명훈의 손을 잡고, 둘의 온기를 느꼈다.

둘의 온기를 너머 느껴지는 북향화, 김연, 연진, 김영훈, 오현석, 위시혼, 음와, 백린, 나머지 수호귀왕들, 육요, 서란, 시호 등….

남아 있는 이들의 온기를 느끼며 눈물을 흘렸다.

‘감사합니다….’

나는 시간의 천존에게 빠르게 감사 인사를 한 후, 극순의 시간에 진입하여 빠르게 체내의 영역을 부풀렸다.

우우웅!

이미 내 영역은 연허법보를 통하여 내 혼(魂)과 동화된 탓인지, 19만 년 후의 미래에서 그대로 나와 함께 회귀하였다.

다만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인지, 합체기 대원만까지 올려 뒀던 경지는 합체기 극초기에 불과했지만….

영역을 펼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

홍범과 전명훈은 영역 내로 집어넣고, 빠르게 내 동료들을 내 체내로 되돌렸다.

콰직!

내가 제때 집어넣지 못한 7수호귀왕이 짓이겨진다.

빠드드드득-

나는 이를 갈며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곳에는 여전히 태산이 서 있었다!

그리고.

번쩍!

하늘!

하늘에서!!!

위대하고또위대하신여덟분의존귀하신존재들께옵서강림-

“크윽….”

나는 바로 고개를 숙였다.

파아앗, 파아아앗!

휘황찬란한 빛이 어둠의 산을 휘감았다.

‘역시… 어선들도 회귀를 인지했다!’

빛의 상제 역시 이번 시간의 역행을 인지하고 태산의 주인을 잡으러 온 것 같았다.

나는 식은땀을 흘리며 고개를 깔았다.

생각외로 태산의 주인은 그렇게 크게 저항하지 않았다.

그저 담담히 저 위에서 나를 내려다볼 뿐이었다.

빛을 조심하라!

많은 존재가 내게 경고한 사실.

어쩌면 태산보다도 훨씬 조심해야 하는 것이 바로 빛인 것이다.

나는 고개를 깔며 태산이 빛에게 완전히 잡혀가기를 기다렸다.

그때였다.

지잉!

“…!”

나는, 어느 순간 갑자기 내가 내 심상세계로 들어왔음을 인지했다.

‘이, 이건…!?’

맑은 도산검림의 심상.

그곳이 나의 심상이었다.

그리고, 나는 문득 내 [뒤]에 [누군가]가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누군가]가 내 심상에 침입하여 강제로 내 정신까지 심상 속으로 끌어들였다!

그러나 나는 감히 함부로 [뒤]를 볼 수 없었다.

목이 졸린 느낌이었다.

아니… 입 안에 칼이 들어온 느낌이나, 관자놀이에 총구가 겨눠진 느낌이 더 정확할 것 같았다.

함부로 무슨 행동을 했다간 그대로 혼백째로 분해되어 죽을 것이란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인간인지 아닌지조차 알 수 없는 어딘가 왜곡되고 비틀린 기괴한 음성.

[너는 그걸 가질 자격이 없다.]

어딘지 은은한 노기가 서려 있는 목소리.

[…오늘은 가겠다.]

그가 내 귓가에서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올라와라. 위에서 가려 보자.]

그런 후, 그의 기척이 사라졌다.

나는 황급히 뒤를 돌아보았지만 심상 속에는 아무도 없었다.

오로지 나 외에는.

나는 식은땀을 흘렸다.

누구인지 알 것 같았다.

태산의 주인이었다.

그가 내 심상 속 세계에 보란 듯이 들어온 것이었다.

그 서휼조차 함부로 들어오지 못했건만, 산의 신은 순식간에 내 심상으로 들어오고, 심상의 주인인 나까지 삽시간에 심상 안에 가둔 채 전언을 남기고 사라진 것이었다.

소름이 돋는 권능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의 권능 앞에서 전율하기보다는 이를 갈았다.

그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았기 때문이었다.

우우웅-

나는 심상 속에서 빠져나와, 피눈물을 흘렸다.

내가 펼쳤던 합도영역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

츠츠츠츠츠-

눈앞에서 어둠의 태산이 점차 투명해지는 듯하더니, 빛의 밧줄들과 함께 어딘가로 사라지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도저히 참지 못하고 부르짖었다.

“태산!!!”

내게 남은 23명의 동료들.

그중 한 명은 내가 합도영역에 넣지 못해 바로 산의 신에게 잡혀 죽었다.

그러나, 내가 합도영역에 빠르게 넣은 동료 중 위시혼, 음와, 백린을 제외한 다른 9명의 수호귀왕 역시 모조리 짓눌러 터져 죽어 있었다.

가기 전 마지막까지도 내 동료들을 죽여 버린 것이었다.

스스스-

태산의 투영은 여덟 빛과 함께 사라졌지만, 그의 시선이 내게 달라붙어 있었다.

그가 심상에 다녀가며 무슨 짓을 한 모양.

나는 이를 갈며 남은 동료들을 더욱더 소중히 품에 안았다.

불과 몇 초 전까지, 시간의 천존이 무극교단이 증발하기 전으로 되돌려 주었으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그래도 똑같았을 것 같았다.

산의 신은 결국 빛에게 잡혀가면서까지 내 모든 것을 잘근잘근 파멸시켰으리라.

쿠구구구구구!

거기에 더해, 고력계에서부터 나를 따라다니던 액운의 인력이 더더욱 거대해졌다.

산의 신이 더해 주고 간 것이리라.

나는 이를 갈며, 피눈물을 흘리며 다짐했다.

전명훈은 천벌의 신에게 복수를 다짐했던 것과 같이, 나는 산의 신에게 복수하겠다고.

세상은 멸망하지 않았지만, 나의 감정은 더더욱 활발히 끓어올랐다.

액운의 인력을 향해 빨려 가며, 회귀 첫날.

나는 태산상제에 대한 복수심을 태워 올렸다.


           


A Regressor’s Tale of Cultivation

A Regressor’s Tale of Cultivation

回歸修仙傳, 회귀수선전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On the way to a company workshop, we fell into a world of immortal cultivators while still in the car. Those with spiritual roots and unique abilities were all called to join cultivation sects, living prosperously. But I, having neither spiritual roots nor special abilities, lived as an ordinary mortal for 50 years, complying with fate until my death. That’s what I thought. Until I regres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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