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Chapter 423

마스커레이드 (1)

켄과 연결된 감각을 통해 실시간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헤스페론의 눈가가 꿈틀거렸다.

‘마스커레이드?’

타오르는 횃불의 집회에 난입한 일단의 불청객들.

그들의 입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굉장히 익숙한 이름 때문이었다.

“그건 분명···.”

자신이··· 정확히는 하인즈가 딱 한 번 꺼낸 적이 있었던 이름이었다.

유럽에서 번천회의 최고위층인 닥터와 조우한 직후, 그를 처리하기 전에 별생각 없이 내뱉었던 가상의 조직명.

반쯤 재미 삼아 지은 이름이었기에 그 이후로는 어디서 입 밖으로 꺼낸 적도 없거늘.

‘그런데 그걸 저들이 알고 있다는 말은···.’

현장에서 사살했던 닥터가 완전히 죽지 않고 되살아나 번천회에 관련 정보를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는 소리였다.

···물론, 혹시 그럴지도 모른다고 예상하고 있긴 했지만.

‘후, 이제 와선 딱히 달라질 것도 없다. 가설로 짐작하던 게 사실로 판명 났을 뿐이니까. 그보다 지금 중요한 건 저놈들이야.’

잠시 다른 곳으로 쏠렸던 그의 신경이 다시 불청객들 쪽으로 집중되었다.

총통의 외관을 뒤집어쓴 ‘미믹’은 물론 그와 합류한 여섯 명의 인영들까지.

자신을 노리고 작정해서 준비한 함정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그들은 하나같이 강대한 기운을 풀풀 풍기고 있었다.

‘정말 단단히 마음먹었나 본데? 켄도 어디 가서 그리 처지는 편은 아닌데 녀석보다 못한 놈이 하나도 없다니. 거기다 저기 저놈이 바로 그 말로만 듣던 처형자란 악마인 것 같은데···.’

그들의 가장 뒤편에서 후드를 푹 눌러쓴 채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서 있는, 그런데도 나머지를 압도하는 존재감을 풍기는 사내를 확인한 헤스페론이 저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렸다.

한껏 성장한 켄의 감각으로도 제대로 가늠할 수 없는 존재.

그게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었다.

‘···이거 쉽지 않겠는데.’

그렇게 헤스페론이 잠시 딴생각을 이어가는 와중에도 그들의 대화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다.

***

“어엉? 시치미 떼는 거냐, 네놈? 이미 다 알고 있다고! 네 배후에 그놈들이 있다는걸!”

“아니, 그게 아니라 난 진짜 처음 듣는 소리인데···. 으음, 그런가? 그런 이름이었던 건가.”

“···하?”

찌푸린 얼굴로 윽박지르듯 외치는 휑한 머리의 사내와 그의 말에 납득하듯 선선히 고개를 끄덕이는 켄.

생각보다 그럴듯한 조직명이었다고 중얼거리는 그의 말에 비로소 거짓이 아니라는 걸 느꼈는지, 그 자리에 있던 번천회 일당의 얼굴에 어이없다는 기색이 번졌다.

그들 수준쯤 되면 말 안에 깃든 진실을 파악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었기에 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다.

“뭐야, 그러니까 지금 자기가 소속되어 있던 조직의 이름도 모르고 있었다는···.”

뭔가 이게 아니라는 듯 떨떠름하게 말끝을 흐리는 번천회 동남아시아 지부장.

저 말이 사실이라면 단순히 말단이라고 치부할 수준조차 아니다.

외주? 용역? 아르바이트?

그걸 뭐라고 부르든, 그들의 원래 목표에 한참 못 미치는 상대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었다.

당연히 이 일을 위해 안 그래도 부족한 모근을 희생할 정도로 많은 고생을 해야 했던 그의 목소리에 억울함이 깃든 것도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사실 이 자리에서 진짜로 분통을 터트려야 할 이들은 따로 있었으니.

“—마스커레이드고 나발이고 아무래도 좋다고.”

어느새 뒤로 물러나 저들끼리 똘똘 뭉쳐있던 타오르는 횃불의 간부진 한가운데에서 으르렁거리는 듯한 여성의 목소리가 비집고 나왔다.

꾹꾹 눌러 담은 화를 씹어 뱉는 것처럼 짙은 감정이 서린 한마디.

“총통은— 프레이는 어떻게 됐냐고 묻고 있잖아—!”

안의 외침과 함께 그들이 뭉친 곳에서 사나운 기세가 폭발할 듯 솟구쳤다.

그에 팔짱을 낀 채 지그시 켄을 바라보던 ‘미믹’이 고개를 돌려 총통의 얼굴을 그들 쪽으로 향했다.

“하아.”

이어서 짧은 한숨이 새어 나왔다.

저쪽에선 부글거리는 분노가 형체를 갖춰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지만, 중년 사내의 표정에는 그에 대한 감흥이라곤 티끌만큼도 담겨 있지 않았다.

마치, 사자가 코앞에서 왈왈 짖어대는 강아지를 내려다보는 것처럼.

“그걸 꼭 말로 해야 아는 건가? 정말 멍청하기 짝이 없군.”

“뭣···? 네놈···!”

“그에 대해서 내가 해줄 말은 하나뿐이다.”

그 말이 끝난 직후.

정체가 들통난 뒤로 시종일관 무표정으로 일관하던 그의 얼굴에 변화가 일었다.

안면의 모든 근육이 경련하듯 비틀리며 섬뜩하게까지 느껴지는 기괴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리고 그 일그러진 웃음을 머금은 미믹의 입에서 웃음기 어린, 기묘한 열기를 띤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잘 먹었습니다.”

“······!”

한 손으로 배를 쓰다듬으면서 내뱉은 한마디.

일순, 무거운 정적이 사위를 휩쓸었다.

하지만 그 침묵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네노옴!”

“감히!”

“죽여주마—!”

사전에 몇 차례나 텔레파시를 주고받았던 안조차 직접 대면하기 전까진 전혀 이상을 눈치채지 못했다는 걸 생각하면 사실 당연한 일이었다.

그건 총통을 구성하던 모든 것을 그대로 가지고 있지 않다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짐작만 하고 있던 일이 막상 현실로 다가오니 더욱 뼈아프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프레··· 크윽!”

그는 타오르는 횃불을 결성하고 지금까지 그들을 이끌어온 리더이자 정신적 지주였으며, 개인적으로는 안의 절친한 친구이기도 했으니.

그러나 진행하던 일이 틀어지며 한껏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이에게 그런 피해자들의 분노는 오히려 맛있는 먹잇감처럼 느껴질 뿐이었다.

“얼씨구? 프레디 그놈이 뒤에 남아서 시간을 버는 동안 꽁무니 빠지게 도망친 놈들이 이제 와서 걱정하는 척이라니. 크흐흣! 이거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다 나오는구만!”

마침 잘 됐다는 듯, 그동안 그들과 수없이 마찰을 빚었던 동남아 지부장이 앞으로 나서며 이죽거렸다.

“확실히 대단한 놈이긴 했어. 그놈 때문에 우리 계획이 실패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니까. 이미 이쪽을 상대로 몇 차례나 도주에 성공하기도 했으니 자신감도 있었을 테고.”

상대를 인정하듯 칭찬을 늘어놓으며 어깨를 으쓱이는 지부장.

하지만 그 입가에 맺힌 조소는 그게 결코 호의에서 나온 말이 아니라는 것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놈에게 불행이 있다면, 하필이면 무능한 너희들의 리더였다는 거겠지. 자, 보라고! 결국 이런 꼴이 됐잖아? 이야~ 정말 웃겼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던 놈이 죽기 직전이 되었을 땐 자포자기해서···.”

“닥쳐라! 독사! 그동안 한 번도 총통을 이기지 못했던 네놈이 모독할 수 있는 분이 아니다!”

한창 신나서 입을 털던 지부장의 말문이 상대측에서 터져 나온 노성에 뚝 끊어졌다.

은근히 신경 쓰고 있던 역린을 건들기라도 한 듯.

그는 잠깐의 침묵 후 한층 가라앉은 목소리로 재차 입을 열었다.

“···후우, 뭐 좋아. 어차피 마지막에 남아있는 자가 최종 승자인 법이니까. 그리고 한 가지 정정하도록 하지. 이 몸은 독사가 아니라 나가라자(Nagaraja)다.”

“하! 나가라자 같은 소리 하네. 넌 독사가 딱이야. 이 비열하고 뻔뻔한 X끼야.”

“크푸흐흐···. 좋군, 아주 좋아. 어디 그 기세가 언제까지 가나 볼까?”

양측에서 끓어오르는 기세에 공간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한쪽이 죽음을 각오한 탓에 겉으로 보기엔 용호상박처럼 보이고 있었으나, 사실 전력의 격차는 이런 대거리 자체가 성립하지 않을 정도로 아득하게 벌어져 있는 상태였다.

‘···아, 이거 근성으로 어찌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잖아? 맞붙는 순간 순식간에 털려 버리겠는데.’

적 덕분에 드디어 자신이 속한 조직명을 알게 된 켄.

이 자리에서 가장 객관적인 위치에 있는 그가 인상을 찌푸리며 차분하게 상황을 분석했다.

단순 머릿수로는 이쪽이 더 우세였으나 지금 상황에서 그 지표는 그리 큰 의미가 없었다.

‘타오르는 횃불 쪽에서 벽을 넘어선 존재는 여섯. 같은 악마가 아니라 확실하진 않지만, 대충 후작급 둘에 백작급 넷 정도로 보면 되려나?’

그나마도 가장 격이 높아 보이는 안과 말피는 전투 계열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실질적인 전투력을 따지자면 백작급 여섯으로 봐야 할 터.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추적을 뿌리치는 과정에서 전투 계열 초월자들이 많이 희생됐다고 들었으니까.’

반면 번천회 측의 총원은 일곱에 불과하지만 그들 전원이 후작급 이상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심지어 지부장인 나가라자는 공작급은 되어 보였고, 처형자라는 악마는 켄조차도 제대로 측정할 수 없을 정도였다.

사실상 그가 가세하더라도 이미 도저히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승패가 한참 기울어져 버린 것이다.

‘···이건 글렀군. 저들을 돕기는커녕 내 한 몸 건사하는 것도 힘들겠어. 당장 여기서 빠져나가야 한다.’

지금 그는 모종의 방법을 통해서 이 지구에 소환된 상태.

일단 소환만 해제할 수 있다면 언제든 마계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할 텐데···?

슬금슬금 눈치를 보던 그의 몸이 우뚝 멈춰 섰다.

‘어라? 뭐야? 이거 설마?’

그러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그의 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때마침 켄과 동일한 이유로 탄식을 터트린 이가 하나 더 있었다.

“윽! 어째서, 어째서 다른 건 다 되면서 공간의 봉쇄만 풀리지 않는 거지···?”

지금의 이 비밀스러운 공간을 구축한 당사자인 말피.

정신을 집중하기 위해 눈을 질끈 감은 그녀가 재차 접속을 시도했다.

하지만 아무리 적합한 관리자 권한을 들이밀어도 단단히 닫혀버린 공간은 고장 난 도어락처럼 도무지 열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무리 시전자에게 오는 부담을 최대한 줄이려고 보조용 마도구들을 적극적으로 이용했어도 그렇지, 이쪽 계통에 통달했다 자부하던 그녀에게 지금 상황은 결코 예사로운 일이 아니었다.

“크후후, 이제 와서 도망치려고 해 봤자 소용없다. 이미 이 공간은 완전히 봉쇄되었으니. 마스커레이드 놈들을 확실하게 사냥하기 위해 신경 좀 썼지.”

이미 그들의 도주 수단에 몇 차례나 물을 먹은 만큼 이번엔 정말 엄청난 공을 들여 준비를 갖추었노라고.

그녀의 기색을 눈치챈 듯 비웃으며 말을 이은 나가라자가 살짝 짜증 어린 눈빛으로 켄을 노려보았다.

그렇게 애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낚인 게 이런 송사리뿐이냐는 기색을 풀풀 풍기면서.

-이봐! 고용주! 이러다가 나 진짜 죽겠어! 빨리 어떻게든 해 봐! 그냥 날 돌려보내 주던가!

하지만 켄은 그 부당한 대우에 억울함을 토로할 여유조차 없었다.

어떻게든 지금의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 그를 지금 이 상황으로 밀어 넣은 원흉과 연신 통신을 주고받느라 바빴으니까.

다행히 공간이 봉쇄되었음에도 「맹약의 사슬」을 통한 교감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으음, 과연. 놈들의 말은 사실인 거 같네. 소환 해제 기능이 완전히 차단됐어. 대체 어떻게 한 거지? 현상 고정? 인과의 역전인가?

-감탄만 하고 있지 말고! 이러다 나 죽는다고! 진짜로! 저놈들이 날 그냥 얌전히 내버려둘 것 같아?

-물론 가만두지 않겠지. 영혼을 쥐어짜서 정보를 한계치까지 뽑아낸 다음,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분해해서 재활용할 수 있는 건더기는 몽땅 탈탈 털어가지 않을까?

-그걸 알면 좀!

남의 능력으로 만들어진 공간까지 제멋대로 통제하는 놈들이다.

심지어 저쪽도 악마를 보유하고 있으니 어지간한 수작은 통하지도 않을 터.

헤스페론도 그걸 아는 만큼 더는 어영부영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지. 그럼 조금만 참아 보라고.

-···뭐야? 뭔데? 뭘 하려고 그리 불길하으으어걱··· 켁!

켄의 몸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어느덧 그의 심상에 깊게 박혀 있던 「맹약의 사슬」을 통해서 어마어마한 기운이 역류하기 시작한 것이다.

‘끅! 이, 이건···!’

한때 그를 통째로 집어삼키려 들었던 저주이자 이 몸뚱이에서 갈라져 나온 기운의 한 갈래.

그것이 무지막지한 기세로 그에게로 밀려들고 있었다.

어떻게든 켄이라는 존재가 가진 결핍을 메우려는 듯이.

그렇게 헤스페론이 지닌 여러 스킬들의 도움을 받아 기(氣)와 체(體)의 일시적인 합일을 이룬 그의 격이 드높은 곳으로 치솟기 시작했다.

“···호오? 재미있는 짓을 하는구나.”

대놓고 기운이 고조되고 있었으니, 당연히 다른 이들도 그 변화를 눈치챌 수밖에 없었다.

그중에서도 번천회 무리의 가장 뒤편에서 한마디도 하지 않고 조용히 서 있던 사내가 유독 큰 반응을 보였다.

“다른 곳에서 온 악마도 몇 번 보긴 했는데··· 이거 아주 흥미롭군.”

“···어이?”

“저놈은 내 거다.”

나가라자의 조심스러운 부름에도 후드의 사내, 처형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이 할 말만 늘어놓았다.

그에 지그시 눈을 감은 나가라자가 가볍게 심호흡하곤 최대한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알고 있잖아? 저놈은 마스커레이드의 끄나풀이다. 말하는 게 조금 미덥지 않긴 하지만 그 선이 닿아있는 게 확실한 이상, 최대한 온전히 잡아서 아는 것을 몽땅 쥐어짜 낼 필요가 있는 건 너도 알···.”

“방해하면 죽인다.”

“···그래, 네 마음대로 해라.”

그리곤 퉁명스럽게 돌아오는 대답에 빠르게 포기했다.

저 살아있는 핵폭탄이 저런 반응을 보일 때 그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으니.

아마 회주나 오라클이 직접 나서지 않는 한, 저 녀석의 뜻을 꺾을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럼 우린 저 떨거지들을 정리하고 있을 테니까, 제발 죽이지는 말라고? 숨만 붙어 있으면 어떻게든 해볼 테니까.”

“노력해 보지.”

전혀 믿음이 가지 않는, 웃음기마저 서린 목소리로 말한 처형자가 터벅터벅 걸음을 옮겼다.

총통을 잡은 이후 줄곧 따분한 나날을 보내던 자신을 재밌게 해줄 사냥감을 향해서.

뿌드드득—!

다음 순간, 그의 모습이 일변했다.

전신에 돋아난 새카만 비늘과 3미터를 웃도는 커다란 체구, 위로 치솟은 날카로운 4개의 뿔과 활짝 펼쳐진 한 쌍의 박쥐 날개, 창촉처럼 예리한 첨단을 가지고 채찍처럼 흔들리는 기다란 꼬리까지.

톱니 같은 이빨을 드러낸 대악마가 히죽 미소 지었다.

[과연 넌 날 얼마나 즐겁게 해줄 수 있을까.]

악마의 업을 계승한 이후— 총 전적 9,986전 9,977승 9패.

기회가 될 때마다 번천회주에게 덤볐다가 박살 난 9패를 제외하면 모든 싸움에서 전승.

번천회 최강의 투사— 처형자가 사납게 웃으며 막 고개를 든 이차원의 악마에게 달려들었다.

***

사방에 기계들이 가득한 비밀 공간.

‘일단 켄을 최대한 강화하긴 했는데···.’

중앙의 안락의자에 앉은 헤스페론이 붕대가 풀려나간 자신의 오른팔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드워프 하워드를 주축으로 모든 아바타들이 합심하여 제작 중임에도 아직 봉인구를 완성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했다.

그만큼 이 팔 안에 깃들어 있던 힘은 그의 수준으로 다루기엔 무지막지하다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였으니까.

‘···그래도, 그걸로 놈을 이기기는 힘들겠지.’

그래봐야 임시방편.

제대로 벽을 넘어선 것이 아닌, 다양한 꼼수들을 총동원하여 억지로 강화제를 꽂아 넣은 것에 불과한 만큼 한계가 있는 게 당연했다.

힘도 완전하지 못한 건 물론이고 유지 시간마저 그리 길지는 않으리라.

“그래도 시간 벌이는 정도는 되겠지만.”

자리에서 일어선 헤스페론이 팔다리를 이리저리 뒤틀며 하루 종일 누워있어 찌뿌둥해진 몸을 풀었다.

‘자, 그럼.’

그리고 지그시 눈을 감으며 자신의 다른 아바타들의 상태를 점검했다.

“진짜 제대로 된 지원군을 보내 보자고.”

본격적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마스커레이드’의 출사표가 되어줄 든든한 지원군을.


           


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My Alter Ego is Becoming A Giant, 내 분신이 거물이 되어간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Horror of the Continent: The Immortal King Brings Despair, While the Light Knight Defies the Divine Will. In an era of chaos, numerous heroes emerge, striving to navigate the tumultuous land. However, amidst this turmoil, sudden and enigmatic forces make their appearance on the continent. Little did they know, it was all me. …To be precise, they were my alter egos sent to this other world. #Unintentionally becoming the villain of the world. #Somehow, I become both the demon king and the hero. #One person, multiple roles.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