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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23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423화

툭- 툭- 거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 보니 박쥐 한 마리가 창밖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창문을 열어 줌과 동시에 무섭게 안으로 들어와 소파 위에 안착하는 박쥐.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새까만 연기를 내뿜은 박쥐는 어느 새엔가 고혹적인 미모를 가지고 있는 여성으로 변해 있었다.

“아, 더워 죽는 줄 알았네. 오랜만이네! 후배님?”

눈웃음을 지으며 이쪽을 향해 손을 흔드는 그녀.

율리 로드망, 현재는 가문의 사정으로 자리를 비우고 있는 레이 펜드래곤을 대신해 아카데미의 학생회 정무를 담당하고 있는 그녀였다.

“잘 지냈어?”

“저야 바쁘게 지냈죠. 선배님도 최근에는 꽤 바쁘시지 않습니까?”

그녀가 오기 전 미리 준비해 두었던 차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으며 건네자 자연스레 잔을 집어 드는 그녀.

“그럼, 바빠 죽겠지. 이럴 줄 알았으면 학생회 멤버를 조금 더 뽑는 건데, 어때 후배님? 지금이라도 우리 학생회에──.”

“──거절합니다. 그런 밝은 자리는 저한테 어울리지 않으니까요.”

“전교생 앞에서 선배들을 짓밟고 다니는 후배님이 할 말은 아닌 거 같은데…… 뭐, 그 뜻이 여전하다면 어쩔 수 없지.”

호록- 하고 차로 목을 축인 그녀가 싱긋 미소를 짓는다.

“역시, 다른 곳보다 파밀리아가 진짜 차 맛집이라니까.”

“아쉽지만 여기는 다도 동아리가 아니라서요. 비법을 알려 드리진 못합니다.”

“그건 좀 아쉽네. 그래서, 우리 후배님은 어쩐 일로 나를 호출하셨을까? 혹시, 이번에 있었던 헬스 동아리 일 때문이야?”

역시 오늘 점심에 있었던 일에 대해 보고를 받았는지 대략이나마 진행되는 것을 추측하고 있는 그녀.

“알고 계신다면 이야기가 훨씬 빠르겠네요. 헬스 동아리, 녀석들을 뒤에서 조종하는 놈들이 있는 것 같은데, 선배라면 알고 있지 않으실까 해서요.”

“으음, 헬스 동아리라…… 녀석들은 예전 골드 동아리 시절부터 체육관을 운영하면서 다른 동아리들이랑 두루두루 친했으니까. 심지어, 골드나 플래티넘, 다이아 동아리랑도 연줄이 있으니 바로 떠올리기가 어렵네.”

“그렇다는 건 선배도 뒤에 누가 있는지 확신하기 힘들다는 거네요.”

“뭐, 그래도 너무 걱정하진 마. 나도 한 번 사람들을 움직여 볼 테니까.”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감사합니다, 선배님. 그나저나 수학여행을 다녀온 뒤에 진전이 좀 있으셨나 보네요?”

“오, 티가 나?”

내 말에 기쁘다는 듯 싱긋 미소를 짓는 그녀.

“평소에 선배가 박쥐로 변해서 찾아오면 특유의 기운 같은 게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오늘은 그런 게 없어서 조금 놀랐어요.”

그런 내 말에 후후 웃음을 흘리는 그녀.

“너와 같이 수학여행에서 있었던 일들이 큰 도움이 됐었나 봐. 주말 동안 집에서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수련을 했는데, 생각보다 효과가 좋더라고?”

“그래요? 그거 다행이네요.”

사실상 동료나 다름없게 된 그녀이기에 무척 기꺼울 따름이다. 분명 성장하는 만큼 내게도 큰 힘이 돼 줄 테니까.

“그것 외에 또 필요한 건? 일단 나도 회장 대리니까 꽤 힘이 세졌거든.”

포즈를 취하며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알통을 만들어 보이며 이야기하는 그녀.

“그렇다면, 한 가지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본인이 먼저 도와준다는데, 거절하는 건 또 예의가 아니지.

나는, 처음부터 그녀를 만날 때 부탁하려 했던 것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   *   *

율리와의 간단한 대회를 끝낸 뒤 발걸음을 옮긴 곳은 아카데미에서 유일한 외부 카페로 존재하는 카페 치엘로 누뜨르노였다.

“오셨어요? 도─ 사장님!”

오늘도 여전히 햄스터들을 지휘하며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라테.

그 뒤로는 열심히 커피를 내리고 있거나 햄스터들의 서빙을 돕고 있는 양아치 3인방의 모습도 보이고 있었다.

녀석들. 확실히 예전보다 독기가 조금 빠진 거 같네.

“응 라테. 내가 말했던 거는?”

“네. 미리 준비해 뒀어요. 지연 씨, 잠깐 자리를 비울 동안 가게 좀 맡아 주시겠어요?”

“넵! 매니저님! 다녀오세요!”

한지연이었나?

분명 옛날에 내 얼굴을 보고 갑자기 번호를 달라고 했었던 아이였지 아마.

“쟤가 일을 제일 잘하나 보네?”

다른 사람도 아닌 라테가 가게를 잠깐 맡길 정도라니, 아무래도 근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도 사람을 제대로 바꾸어 놓은 모양이었다.

“손도 빠르고 일머리도 잘 굴러가고…… 아마 제가 아니었어도 자영업을 했다면 크게 됐을 아이였거든요. 다른 남자아이들도 지연 씨를 가장 잘 따르고요. 아, 이쪽이에요. 도련님!”

그렇게 라테를 따라 지하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저벅— 저벅—

나직이 울리는 발소리.

지하실에 있는 철문에 도착한 우리는 들어가기 전, 각막을 인식시키고 지문까지 확인하였다.

찰칵!

그렇게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열쇠를 넣고 돌리고서야 들어갈 수 있는 장소.

“도련님은 여기 오시는 게 처음이시려나요?”

“나야 네가 가져다준 정보만 사용했었으니까.”

“꽤 괜찮을 거예요. 청소 정도는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요! 자자, 안으로 들어오세요!”

덜컹하는 소리와 함께 육중한 문이 열리며 내부의 풍경이 펼쳐진다.

내부는 바깥보다도 훨씬 건조한 공기를 품고 있었다.

곳곳에 박혀 있는 책장들과 그 안을 가득 메우고 있는 파일들.

이 모든 것이 바로 라테가 치엘로 누뜨르노를 운영하며 모아 놓은 자료들이었다.

“헬스 동아리와 관련된 물건은 어디야?”

“잠시만요? 가나다라…… 하에서 헬이니까. 아, 여기 있네요.”

이미 분류 작업까지 끝내 놓은 것인지 금세 그녀의 손에 의해 뽑혀 나오는 헬스 동아리의 자료.

그런데 그 양이…….

“생각보다 많네?”

“네! 헬스 동아리 사람들은 여길 자주 오거든요.”

“……걔네가? 뭐 하러?”

“프로틴 놓고 온 사람들이 한 번씩 들르거든요. 프로틴 라떼 같은 걸 마시러요.”

……그런 끔찍한 메뉴가 실제로 존재했었다고? 다른 곳도 아닌 우리 치엘로 누뜨르노에?

물론, 그 덕분에 헬스 동아리에 대한 정보를 이만큼 구할 수 있게 된 거겠지만 말이다.

라테에게 파일을 건네받은 뒤 펼쳐서 녹취된 대화 내용을 살펴본다.

[근1 : 그런데 부장은 왜 갑자기 바리스타 동아리를 으악 주라고 한 겁니까? 평소 걔네랑 별 마찰도 없었잖아요?]

“근1?”

“아, 근육1을 줄인 말이에요.”

정말 별다줄이네.

일단 내용을 쭉 읽어 보았다.

[근2 : 그러니까 말이야. 평소 파밀리아와 마찰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던 양반이 갑자기 파밀리아 산하 동아리를 건들라는 게 정상이냐?]

[근1 : 아무래도 ‘그 사람’ 때문이 아닐까요?]

[근2 : 그 사람?]

[근1 : 있잖아요! 우리 하체 조지러 레그 레이즈 하는데, 갑자기 찾아온 녀석들이요.]

[근2 : 아아. 그럴 수도 있겠다. 그 녀석들 정도라면 부장에게 혹할 만한 제안을 했을 수도 있으니까. 어?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야, 빨리 상체 조지러 가자.]

……확실히 뭔가 있긴 있었네.

“여기에 나온 ‘그 사람’ 대해서는 알아봤어?”

“조사는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는 없어요. 죄송해요, 도련님.”

“아니야. 안 그래도 최근 일들 때문에 아카데미 보안도 상당한데, 네가 굳이 움직여서 일을 위험하게 만들 필요는 없지.”

안 그래도 저 대사만으로도 충분히 후보들을 추릴 수 있을 것 같았으니 말이다.

“고생했어, 이거로 녀석들 뒤에 누가 있다는 게 확실해졌네.”

“어떡할까요, 도련님? 더 파 볼까요?”

“네가 위험하지 않을 정도로만. 무리하지 말고.”

“아카데미 수준이면 문제 없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자신만 믿으라는 듯 당당히 상체를 내미는 라테의 모습에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자료실 바깥으로 나왔다.

안 그래도 오늘 밤에 매지컬 로그로 활동할 일이 있었는데, 그 점을 살려 보는 게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장 세컨 폰을 꺼내 들고 ‘이모지’로 등록되어 있는 녀석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나 : 나다. 오늘 창천검가에서 얻은 물건을 주도록 하지. 자정까지 서울 영웅 아카데미 앞에서 보도록 하지.]

[이모지 : 오늘이군요! 이 이모지!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그리고 기왕 나쁜 짓을 할 거면 동료가 있는 쪽이 더욱 좋지 않겠는가.

나쁜 짓을 나누면 내 잘못은 반이 되는 법이니까.

*   *   *

자정이나 다름없는 시간이지만, 아카데미의 주변은 빌런에게 안전하다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장소였다.

아직 아카데미 내부 기숙사에 살고 있는 학생들이 있을뿐더러, 아카데미 내부에 있는 자료와 시설, 매점이나 금고에 있는 물건들의 가치 역시 상당했기 때문이다.

‘역시 혼자서는 힘들단 말이지.’

그렇기에 새로이 짠 계획.

[!!]

저 멀리, 검은색 후드를 눌러 쓴 LED 얼굴의 남자. 이모지가 손을 방방 흔들며 이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아카데미 근처라고 하기에 최대한 정체를 숨기고 왔습니다만, 메지컬 로그님은 여전히 당당하시군요.]

이 주변은 교관을 하고 있는 영웅들이나 학생들이 자주 다니는 곳.

즉, 사방이 적인 장소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평소의 차림 그대로 당당하게 팔짱을 낀 채 옥상 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내가 곧 정의인데 굳이 숨을 필요가 있을까.”

[ㅋㅋㅋ! 과연. 그러시군요. 역시 대단하십니다!]

사실은 흑무(黑霧)의 기술 중 하나를 발동해 기척을 최대한 죽인 것에 불과하지만.

그 와중에 이모지 녀석은 대체 날 어떻게 찾은 건지 의아할 정도다. 내가 먼저 찾아서 인사를 하려고 했는데…….

“여기. 약속했던 물건이다.”

큐브 속에 넣어 두었던 알을 꺼내며 녀석에게 보인다.

“이 물건이 맞나?”

[오오! 마, 맞는 것 같습니다. 이 흉흉한 마나…… 분명 연합에서 찾던 물건이 맞군요. ㅎㅎㅎㅎ]

천천히 알을 향해 손을 내밀려던 녀석의 손을 피해 뒤로 당긴다.

[……메지컬 로그님?]

“이대로 주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나 역시 너를 위해 그런 위험한 임무를 감행했으니, 너 역시 나를 좀 도와줘야 하지 않겠나?”

[하지만 이에 대한 보상을 드리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그게 조금 부족하다고 느껴져서 말이지. 너와 내가 평범한 사이도 아니고, 이제는 동료인데, 이 정도는 해 줄 수 있지 않나?”

내 말에 시선을 위로 올리며 메시지를 띄우는 녀석.

[제 몸값이 얼마인지 아십니까? 이런 식으로 싸게 이용하려 하시다니!]

“싸게 이용하다니? 누구는 창천검가까지 들어갔다 나왔는데. 그렇게 말하면 내가 섭섭하지 않겠나.”

[그, 그것 역시 보상을 후하게 드리는 거로 이야기했을 텐데요!]

“그럼 이렇게 하지. 나도 적당한 보상 하나를 줄 테니 이번 일만 나를 도와주는 건?”

[보상 말입니까?]

“그래, 다른 녀석도 아닌 나 메지컬 로그의 보상이다. 창천검가도 손쉽게 뚫는 사나이의 보상, 관심이 조금은 동하지 않나.”

[으음…… 그건 확실히 고민이 됩니다만. 에잇! 뭐 좋습니다. 최근에 새로 동료도 됐는데, 한 번쯤은 통 크게 도와드리는 거로 하지요!]

좋아, 나쁜 짓 섭외 완료.

이거로 아카데미 침입의 난이도가 훨씬 줄어들게 되었다.

[그래서, 뭡니까 제가 할 일은?!]

“아, 그거 말인가? 딱히 어려운 건 아닌데…….”

너. 미끼가 돼라.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ame a Mafia in the Academy IBMITA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Score 3.9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spent my life playing a game.
I hit the wall, stuck in second place for the rest of my life.

[Can you live as yourself, using your own nickname?] DarkLord of Underworld: Even if a man can’t eat, he can survive!

Out of the blue, I received a message and was possessed by the game.
As the worthless son of an Underworld Boss!

“Yes, bloodline is also a power, as long as you can use it. My ability is ‘Famiglia’.”

The game addict never disappears. Overwhelming violence, endless wealth, connections in the other world. I, I’ll use anything to stay 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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