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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26

EP.425 17. 인형의 집 (1)

콤프라치코스. 아이 상인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그곳이 다른 인신매매 조직과 구별되는 점은 구매자의 요구에 맞춰 아이들의 육체를 개조해준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그들은 필요하다면 아이들의 정신을 뜯어고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그곳은 원더스타인의 세 누이 중 한 명인 까마귀 마녀가 부회장으로 있었다. 명목상의 회장은 원더스타인이었지만, 실질적으로 조직을 꾸리는 것은 그녀였다.

그는 지금까지 최대한 세 마녀와 엮이는 일은 피하려고 했었다. 그들 자체가 위험한 사람들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그들 앞에서는 지금까지처럼 과거에 대해 적당히 얼버무리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녀들은 자신이 원래의 원더스타인과 다른 존재라는 것을 알아챌지도 몰랐다.

하지만 단원이 셋이나 끌려간 마당에 가만히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그들을 되찾아 와야 했다.

정황상 단원들을 데려간 노예 사냥꾼은 그들이 괴물서커스단 소속이라는 것을 모르는 듯했다. 아마 루엘로의 몸이 개조된 것을 보고 그녀를 시그마처럼 조직에서 도망친 아이라고 판단한 것 같았다.

원더스타인은 콤프라치코스의 본부 ‘인형의 집’이 있는 지방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단원들을 모아두고 그가 조직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를 개략적으로 알려주었다.

“세상에 어쩜 그럴 수가!”

“루리가 그런 놈들 손에 넘어갔단 말이야?”

“악질적인 놈들이군요.”

다들 그의 설명을 듣고 강렬한 분노를 표했다. 아이를 사고판다는 것만으로 역겨운데 외형이나 정신을 멋대로 주무른다는 점이 그들의 혐오감을 부추겼다.

루엘로는 서커스단의 막내였다. 그들의 손녀이자 딸이자 여동생이었다. 그런 아이가 그런 끔찍한 자들의 손에 넘어갔으니 분개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주군, 괜찮으십니까? 그곳은 제가 알기로…….”

벤 설리반은 열차 안이 소란스러워진 틈을 타 원더스타인에게 조심히 우려를 표했다. 그는 부두교에서 한 지파를 대표하는 역할을 맡았었다. 원더스타인과 콤프라치코스가 어떤 관계인지 알고 있었다.

그는 그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제스처를 취해 보였다. 아직 상황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일이 커지기 전에 어떻게든 그들을 따라잡아 단원들을 돌려받으면 그만이었다.

콤프라치코스의 간부급이라면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을 것이고 감히 자신의 명령을 거절할 수 없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까마귀 마녀와 마주칠 일만 피하길 바랄 뿐이었다.

설리반은 그의 설명을 듣고 심각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자리로 돌아갔다. 원더스타인은 엘라가 납치당한 세 단원에게 다시 연락을 시도하는 것을 보고는 그도 자리에 앉아 레이나에게 연락을 걸었다.

-레이나 양, 괜찮으십니까?

-네. 단장님. 아무 일 없어요.

레이나는 현재 그들과 함께 있지 않았다. 그녀는 놀랍게도 세 사람을 납치한 자들과 같은 열차를 타고 있었다.

그녀는 원래 다른 단원들과 함께 투기장에 시합을 구경하러 갔었다. 그러나 그녀는 오프닝으로 나온 검투사들의 경기를 보고는 속이 메스꺼워졌는지-머리에 도끼가 박히고 배가 찢어져 내장이 쏟아졌다-이반의 시합이 시작되기 전에 숙소로 돌아가서 쉬겠다고 자리에서 먼저 일어났다.

그런데 그녀는 막상 투기장 밖에 나오니 속이 괜찮아져서 루엘로 쪽을 만나러 갔다. 그리고 그녀는 약속한 장소로 향하다가 도스빌 남작이 어디론가 달려가는 것을 보고 그의 뒤를 쫓아가다 납치 현장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녀는 혼자서 가면을 벗을 수 없는 몸이었기에 밖에서 신분 확인이 있을 때마다 늘 마야가 환상을 덮어 씌어 줘야 했다. 그래서 그녀는 경관들이 있을 때 함부로 나설 수 없었다.

그렇다고 납치범 혼자 남았을 때 개입하기도 조심스러웠다. 원더스타인의 3대 능력치를 일시적으로 빌려오는 그녀의 호감도 30 보상인 ‘부전여전’을 사용하면 상대를 제압할 자신이 있었지만, 문제는 그가 인질을 잡는 경우였다.

붙잡힌 사람이 한 명이라면 기습적으로 데리고 나오면 그만이지만, 세 명이나 되었기에 그럴 수도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그의 뒤를 추적하는 방법을 택했다. 얼마 안 있어 시합이 끝나면 단장님이 연락이 올 거라 믿었다.

하지만 원더스타인 쪽도 실종된 사람들을 찾아다니느라 숙소로 돌아오기까지 제법 시간이 걸렸다. 그가 레이나의 부재를 깨닫고 그녀에게 연락했을 때, 그녀는 이미 납치범들과 같은 열차를 타고 역을 떠난 뒤였다.

-레이나 양, 혹시나 혼자서 그들에게 덤빈다는 생각은 하지 마십시오. 그들 중에는 마도사도 더러 끼어 있을 겁니다. 괜히 구하려다가 레이나 양이 붙잡힐 수도 있어요.

-네.

레이나의 행방을 파악한 그들은 서둘러 짐을 챙겨 벨리키 볼라크를 떠났다. 심지어 이곳에 온 이유였던 황실 비자금도 찾지 못한 채로 말이다.

이쪽 사안이 더 급해서 그런 것도 있었지만, 오늘 계좌에서 돈을 빼기 위해 준비한 서류들을 모두 페렌츠에게 빼앗긴 탓도 있었다. 그는 도스빌 남작을 두들겨 팬 뒤, 그가 소지하고 있던 물건들도 모두 가져가 버렸다. 덕분에 놈들로부터 찾아와야 할 대상이 하나 더 늘어난 셈이었다.

-레이나 양도 들었다시피 콤프라치코스는 위험한 조직입니다. 여러 번 말하지만, 주의해주세요.

-네. 알겠어요.

원더스타인이 콤프라치코스에 대한 설명을 마친 직후 레이나에게 연락한 데에는 그녀의 안전을 확인하려는 의도 말고 다른 의도도 있었다. 혹시나 그녀가 자신의 설명을 듣고 본인의 과거에 대해 무언가 눈치채지는 않았나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다행히 그녀의 반응으로 보아 그녀는 본인의 과거와 콤프라치코스에 대해 연결 짓지 못한 듯했다. 그녀는 어디까지나 지몬이 죽은 딸과 닮은 아이를 구해온 것이라 여기고 있었다.

그것은 원더스타인이 콤프라치코스가 어떤 식으로 아이들을 개조하는지 그 예시를 일부러 생략한 덕분도 있었다. 만약, 죽은 자식과 똑같이 생긴 아이를 만든다는 소리를 했다면, 그녀도 뭔가를 알아챘을지도 몰랐다.

-그런데 열차 안의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까? 당신은 가면을 쓰고 있잖아요.

-아, 그건 다행이에요. 처음에는 조금 시선을 끌었는데, 단장님께서 말씀하신 역으로 갈수록 가면을 쓴 승객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듣기로는 그곳에서 무슨 축제가 열린다는 것 같아요.

-축제라고요?

-네. 처음에는 이런저런 은어를 써서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는데, 단장님에게서 콤프라치코스가 어떤 조직인지 듣고 나니, 어떤 일이 일어나려는지 알 것 같아요.

-그게 뭔가요?

-상품 전시, 상품 설명회, 경매 같은 단어로 말하고 있지만…… 역시 아무래도…….

원더스타인은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들었다. 그리고 그는 확실히 미래가 변했음을 알 수 있었다.

원작에서 조직의 서열 3위였던 록센은 그런 짓을 벌이려다가 까마귀 마녀에게 찍혀 조직에서 쫓겨났다. 그래서 그는 노예 시장에 자리를 잡게 됐고, 데볼루트 비약도 그때쯤에 투기장에 풀리게 됐다.

그런데 베르카가 이번에 비약을 마시고 나온 것도 그렇고, 인간 전시회도 열리고 있는 것을 보면, 아마 지금 콤프라치코스의 주도권은 록센에게 넘어간 것 같았다. 까마귀 마녀는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그렇게 고민에 빠져 있던 그의 상념을 깨운 것은 두 사람의 목소리였다. 그들이 빌린 차량에는 좌석에 앉지 못하고 있는 두 사람이 있었다. 바로 미키와 우몬이었다.

“저기 엘라 누나…….”

“우리 많이 반성했거든?”

그들은 열차 맨 앞 복도에 무릎 꿇고 앉아 팔을 들고 있었다. 감히 루엘로를 거리에 내버려 두고 자기네들끼리 술을 마시러 간 죄로 벌을 받는 중이었다.

그들은 괘씸하게도 우몬이 달고 있는 배역 이름표의 힘을 이용해 어른들이 없는 틈을 타 술집에 들어갔다. 원더스타인이 음향실을 통해 들었던 코 고는 소리도 낮부터 독주를 마시고 술집 테이블에 고개를 처박고 자는 두 사람이 내던 것이었다.

“닥치고 계속 그러고 있어!”

엘라가 싸늘한 눈초리로 그들을 노려보며 으르렁거렸다. 평소 아이들에게 관대한 유라크네나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어주는 스벤도 그들을 한심한 눈빛으로 쳐다보며 그들을 변호해주지 않았다. 물론 원더스타인도 용서해달라는 그들의 단원 퀘스트를 그냥 무시해버렸다.

대신 그는 지금 더 신경 써 줘야 할 사람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 사람은 바로 미노바였다. 그는 열차를 탈 때부터 안절부절못하고 혼자서 욕설을 중얼거리다가 벌떡 일어나는 일을 반복했었다.

콤프라치코스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면 가장 분기탱천할 사람도 그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그는 조용했다. 혹시나 분노의 임계점을 넘어 졸도한 것은 아닌가 조심스럽게 그의 얼굴을 살피던 원더스타인은 그가 어딘가 체념한 표정을 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슨 생각 하십니까, 미노바 씨?”

그의 질문에 미노바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저 한숨을 푹 내쉬며 천장을 쳐다볼 뿐이었다. 그는 잠시 그렇게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루엘로를 구하는 게 맞을까?”

전혀 예상치 못했던 질문에 원더스타인은 당황해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이게 무슨 말이지? 루엘로를 구하는 게 맞냐고?

“알아듣게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미노바는 길게 한숨을 내쉬고는 그를 바라봤다.

“가스통 영감이 저번 술자리에서 그러더군. 왕실 정원사로 만들어주겠다는 제안을 자네가 또 거절했다고 하더군.”

그는 갑자기 그가 왜 그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미노바의 분위기가 사뭇 심각해 보였기에 그는 일단은 그에 대해 따지지 않기로 했다.

“식물을 돌보는 일은 따분하지 않습니까.”

“따분하다……. 확실히 그렇지.”

“그리고 영감님 잔소리 듣고 살기도 싫고요.”

“훗, 맞아. 하지만…… 나라면 받아들였을 거야.”

“네?”

“굳이 왕실 정원사가 아니라도 좋아. 그냥 어디 시골 장원의 정원사라도 나는 받아들였을 거야. 그게 아이를 키우는 데 더 좋으니까.”

미노바는 갈증이 나는지 열차에 탈 때 챙겨둔 보드카를 한 모금 들이켰다.

“그렇다고 자네를 비난하는 건 아니야. 홀몸이라면 떠돌이 생활도 나쁘지 않지. 책임도 간섭도 없지.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일을 하고. 하지만 책임져야 할 가족이 생기면 달라져. 그거 알고 있나? 루엘로는 2살 때까지 늙은 창녀들의 젖을 먹고 자랐어.”

원더스타인은 그에 대해서 예전에 얼핏 들은 기억이 났다. 그녀는 예전에 미노바가 밤거리의 어떤 여인과 관계해서 생긴 아이라고 했다. 그리고 루엘로의 엄마는 아이가 태어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그녀를 버려두고 도망가버렸고, 미노바가 지금까지 키웠다고…….

“나는 그 아이에게 아무것도 제대로 해준 게 없네. 어렸을 때는 사창가에서 자라게 했고, 3살 때부터는 떠돌이 생활에 끌고 다녔지. 불치병에 걸렸을 때도 무력하게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볼 뿐이었어. 자네 덕분에 그 애의 병도 고치게 되었지만, 이 생활을 계속하는 게 그 애에게도 좋을까? 아무런 기약도, 보장된 것도 없는? 사람들 앞에서 재주나 부리는?”

원더스타인은 그의 질문에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여행해 오면서 곡예사들의 사회적 대우가 썩 좋지 않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그 자신도 집으로 돌아간다는 약속이 있기에 여행이라 생각하고 이 생활을 즐기고 있는 것이지 평생 이 일을 하고 살아야 한다고 했다면, 정원사 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봤을지도 몰랐다.

더군다나 루엘로는 그의 딸이었다. 부모가 자식이 좀 더 안정된 환경에서 자라길 바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차라리 나 같은 게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루리는 더 행복할지도 몰라. 자네가 아까 말했지? 콤프라치코스의 아이들은 주로 부잣집의 자식으로 입양된다고. 그렇다면 루리를 이대로 보내주는 게 그 애에게는 더 나은 미래 아닐까?”

그러나 미노바의 그 말만큼은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그의 입에 싸늘한 조소가 걸렸다.

더 행복할 거라고? 더 나은 미래? 진심인가. 이 바보는.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처량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남자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의 멱살을 붙든 다음 주먹을 날렸다.


           


I Became the Leader of the Monster Circus Troupe

I Became the Leader of the Monster Circus Troupe

괴물서커스단의 단장이 되었다
Score 4.4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The protagonist, a famous YouTuber known for playing the game trilogy “Tril Trilo Trilogy,” finds himself possessing the final boss of the game world. Before the release of the new instalment in the series, he receives an offer from the game’s developer to play a prequel, “Part 0,” which explores events that occurred before the first instalment. Since he is a fan of “Tril Trilo Trilogy,” he eagerly accepts the offer. However, through some twist of fate, he wake ups in the world of “Tril Trilo” in the dreadful body of the final boss of the trilogy, a character named Frank Wonders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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