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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32

리코리스 (2)

방글라데시에 소재한 어느 야산의 정상 부근.

수풀로 위장한 길리 슈트를 입은 한 사내가 엎드린 채로 깊게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리곤 손에 쥔 커다란 저격총의 망원 조준경에 눈을 가져가며 자신의 이능을 운용했다.

‘저기군.’

조준경 너머로 빨려 들어가듯 이동하는 정신.

그것은 최대 배율의 조준경으로도 제대로 관측되지 않는 곳까지 이어져, 이내 십여 킬로미터 바깥의 어느 장소를 훤히 비추어 주었다.

쿠르르릉— 콰광!

단순히 눈으로 보이기만 하는 정도가 아니었다.

마치 실제로 그곳에 있기라도 한 것처럼, 그 장소에서 나는 소리 역시 고스란히 그에게 전달되었다.

‘벌써 끝난 건가.’

굉음과 함께 무너지는 건물과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연기.

그 주변은 폭격이라도 맞은 것처럼 온통 쑥대밭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저격수는 그 한가운데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는, 자신이 이곳까지 온 목표물을 발견할 수 있었다.

‘괴물 같은 놈.’

놈이 근거지에 접근 중이라는 소식을 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거늘.

미리 대기하고 있었던 덕분에 준비를 모두 끝마치는 데 얼마 걸리지도 않았건만, 벌써 전부 끝나버렸다는 게 말이나 된단 말인가?

“후우.”

동요로 인해 점차 거세게 뛰기 시작하는 박동을 심호흡으로 조절한 그가 다시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혔다.

저격수에게 흥분은 독이나 마찬가지였으니.

“목표물 포착. 곧바로 작업에 들어가겠다.”

[정말 괜찮겠나? 놈은 위험하다. 지금껏 놈을 제거하겠다고 나선 전사 중 멀쩡히 돌아온 이는 하나도 없어.]

“하! 아무리 그래봐야 일개 생명체일 뿐이지. 생명 활동이 멈추면 죽는 건 마찬가지다.”

그는 텔레파시로 연결된 상대와 소통을 주고받으며 품 안에서 손바닥만 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기이한 검은 광택이 감도는 동체에 금빛 문양이 빼곡하게 상감된 커다란 탄환.

차라리 유탄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은 물건을 가만히 바라보던 저격수가 그것을 손에 쥔 큼직한 저격총에 천천히 밀어 넣었다.

당연하지만 그 총기도 절대 평범한 물건은 아니었다.

‘빌딩만 한 거인들의 골통을 수도 없이 박살 냈던 기간트 슬레이어. 그리고 거인 챔피언도 죽음에 이르게 만든 최고 순도의 즉사 탄환이다. 과연 네놈이 이걸 견딜 수 있을까?’

제작에 필요한 재료가 워낙 희귀하고 과정도 난해한 탓에, 이 정도 순도의 탄환은 그의 출신 차원에서도 정말 중요한 국면에만 종종 꺼내 썼던 물건이었다.

세상을 뒤덮은 거인들의 물결 속에서도 어떻게든 인간이 자신의 영역을 구축할 수 있게 만들어준 희대의 기물들.

그리고 저격수는 그것으로 공포의 존재라 불리던 거인 챔피언을 저격해 나라를 구한 영웅이었다.

그는 재차 망원 조준경을 들여다보며 목표를 확인했다.

‘···어마어마한 위압감이군. 이 정도 거리에서 관측할 뿐인데도.’

십여 킬로미터 바깥의 목표 지점.

완전히 박살 난 건물을 뒤로한 채 어슬렁어슬렁 걸어 나오는 커다란 체구의 거한이 있었다.

자신을 ‘사자탈’이라 칭한 존재.

보기만 해도 숨이 턱 막히는 근육이 벌거벗은 상체에 빼곡히 들어차 있었고, 흉악함을 배가시켜 주는 문신이 그 위를 장식했다.

거기다 머리에 뒤집어쓴 정체를 알 수 없는 야수 머리까지 더해지니.

무너진 건물을 배경으로 둔 그의 모습은 마치 파괴의 화신이 지상에 현신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어쩌면 정말 실패할지도.’

온갖 수라장을 헤쳐 온 그조차 그런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제 와서 일을 그만둘 생각은 없었다.

지금 그가 있는 위치는 목표 지점에서 십 킬로미터도 더 떨어진 장소.

그에겐 놈이 여기까지 다가오기 전에 확실하게 몸을 빼낼 자신이 있었으니까.

두근— 두근—

심장 박동이 서서히 느려졌다.

동시에 목표 지점에 대한 정보는 더욱 선명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온도와 습도부터 시작해 대기의 흐름과 목표물의 움직임까지.

그리고 마침내 저격수의 심장이 완전히 멈춰 선 순간.

그의 이능으로 강화된 총기에서 탄환이 쏘아졌다.

마찬가지로 이능의 영향을 받은 탄환이 목표 지점까지 도달하는 데는 채 1초도 걸리지 않았다.

투확—

충격파와 함께 사자탈의 몸이 휘청거렸다.

강한 외력에 뒤로 넘어갈 듯 한껏 젖혀진 상체.

그 탓에 제대로 보이진 않았지만 저격수는 확신할 수 있었다.

‘맞았다!’

자신의 저격이 정확히 목표의 머리에 직격했다는 걸.

일단 맞았으면 끝이다.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 중 하나인 뇌를 중심으로 퍼져 나간 즉사의 힘은 곧바로 몸 전체에 스며들 테고, 그러면 아무리 불사에 가까운 재생력을 지닌 놈이라도···.

“헛?”

하지만 그런 생각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조금씩 긴장을 내려놓으며 한숨을 내쉬는 그의 시야에.

젖혀진 상체를 천천히 일으켜 세우는 목표물의 모습이 들어왔으니까.

까드득— 까득—

그것도 그에게 굉장히 익숙한 탄환을.

야수탈 아래에 보이는 이빨 사이에 물고 잘근잘근 씹어대면서.

광채를 발하는 한 쌍의 오드 아이가 정확히 그가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분명 눈이 마주칠 리가 없는 거리인데도 시선이 마주한 기분이 든 저격수의 등골로 싸늘한 소름이 내달렸다.

“···작전 실패. 위치가 발각됐다.”

[젠장! 곧바로 이탈해! 놈은 괴물이다. 그 정도 거리라면 네가 있는 곳까지 도달하는 덴···.]

텔레파시 너머로 시끄러운 소리가 연달아 들려왔지만 저격수는 그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걸 막았다고? 그것도 이빨로 물어서?’

십여 킬로미터도 넘는 곳에서 불시에 발사된 탄환이, 음속의 30배를 웃도는 속도로 날아들었는데?

거기에 깃든 파괴력은 티타늄 합금 덩어리조차 종잇장처럼 뚫어버리기에 충분할 터인데, 그 어마어마한 에너지는 전부 어디로 갔단 말인가?

그러나 혼란과는 별개로 그의 몸은 이미 모든 준비를 끝마치고 있었다.

순식간에 모든 장비를 아공간에 수납한 그가 몸을 일으켰다.

그리곤 등에 멘 특제 제트팩을 가동하며 목표물이 있는 방향을 힐끗 바라보았다.

‘내 생각보다 훨씬 더 이치를 벗어난 괴물이었군. 어쩔 수 없지. 일단 물러날··· 응?’

이어서 녹색 광채가 그의 시야를 가득 채운 순간.

푸확!

그의 사고가 그대로 암전되었다.

[···#%$@$?!]

어딘가에서 연결된 텔레파시의 신호가 다급하게 그를 호출했지만, 이내 오래 유지되지 못하고 아스라이 흩어질 수밖에 없었다.

머리가 사라진 시체가 텔레파시를 받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

***

“킁! 맞았나?”

멋진 투구 폼을 취하며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고 있던 할리가 뒷머리를 긁적였다.

입에 넣고 아그작 아그작 씹어대던 쇳덩이를 뱉어 있는 힘껏 집어던진 건 좋은데, 거리가 워낙 멀었던 탓에 명중 여부를 확신할 수 없었던 것이다.

“뭐, 맞았겠지. 날아온 곳으로 그대로 되돌아가게 해뒀으니까.”

주변 기운을 조작해 신비를 구현하는 「보석안 : 강압」.

특별한 에너지랄 게 없는 지구에선 사용하기 힘든 힘이었으나, 탄환에 담긴 기운이 워낙 컸던 탓에 오히려 역이용하기는 더 편했다.

열심히 씹어서 기존에 깃들어있던 성질을 죄다 뭉개놓기도 했으니.

‘그나저나 여기가 마지막인데 생각보다 소득이 좋지 않구만. 역시 반응이 빠른 놈들이란 말이야.’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저격이 날아온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할리가 턱을 문질렀다.

그는 지금 동남아 지역을 순회하며 남아있는 번천회 지부를 하나하나 박살 내는 중이었다.

열심히 생산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다른 아바타들과는 달리, 그는 오직 때려 부수는 것밖에 할 수 없지 않은가?

그래서 위치가 드러난 곳부터 차례차례 방문하고 있었는데···.

‘하여간 도망쳐서 숨는 것 하나는 기깔나는 놈들이란 말이지.’

대부분의 지부는 이미 철수한 지 오래였다.

남아있는 놈들도 온통 쭉정이에다 미끼처럼 쓰이고 버려지는 놈들이 대다수였고.

역시 놈들을 제대로 뿌리 뽑기 위해선 머리부터 칠 필요가 있을 것 같았다.

각 지역을 관할하는 지부장들 위에서 번천회의 전체적인 행동 방침을 결정하는 존재.

‘오라클···.’

할리의 시선이 서쪽으로 향했다.

이곳 방글라데시와 인접해 있으면서 전 세계에서도 인구수로는 첫손가락에 꼽히는 커다란 국가.

인도가 있는 곳으로.

“쯧, 어쨌든 당장 해야 할 일은 전부 끝났는데···. 이제 뭘 한다?”

당장 급히 돌아갈 필요는 없었다.

다른 아바타들과는 달리 그가 가진 지위는 전부 상징성만 있을 뿐, 꼭 뭔가를 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게 아니었으니까.

이미 몇 차례나 갑작스럽게 모습을 감췄다가 돌아오길 반복하면서 지인들도 그러려니 하고 있었고 말이다.

“···음, 그럼 잠깐 아르바이트나 해 볼까?”

가만히 생각에 잠겼던 그가 씨익 미소를 지었다.

때마침 지금 가장 신경 쓰고 있는 안건이 하나 있지 않은가?

‘역시 확실하게 하려면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게 좋겠지.’

겨우 그런 일로 할리를 투입하는 건 조금 과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어차피 일거리도 없는 상황이니 상관없었다.

테러로 인한 사고도 방지할 겸 그간 자신이 지켜온 영역을 시찰한다고 생각하면 될 터.

“크하핫! 그럼 어디 가 볼··· 아참, 일단 저격이 날아온 곳부터 확인해야지.”

그리고 얼마 후.

주인을 잃고 방치된 뜻밖의 깜짝선물들을 바리바리 챙긴 할리의 모습이 씻은 듯이 사라졌다.

***

“이, 이게 대체···.”

눈가를 경련하던 진소란이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입만 뻐금거렸다.

한때 진지하게 이쪽 길을 지향했던 만큼, 지금 자신이 들은 곡이 얼마나 대단한 건지 단번에 알아챌 수 있었으니까.

“어떤가? 이전 것보단 이게 훨씬 낫지?”

“낫냐고요? 이건 그냥 나은 정도가···!”

아직도 귓가에 어른거리는 선율에 저도 모르게 큰 소리로 답하던 그녀가 입을 꾹 다물었다.

잠시 가출했던 이성이 돌아오며 자기 앞에 있는 상대가 누구인지 퍼뜩 깨달았던 것이다.

‘대체 어디서 이런걸. 그것도 이렇게 짧은 시간에? 이미 완성되어 있던 건가? 하지만 이건···.’

혼란스러운 표정의 진소란이 멍하니 하인즈를 바라보았다.

그리곤 자신의 손에 쥐어진 마도구를 내려다보곤 다시 그를 돌아보길 몇 차례나 반복했다.

이렇게 나사 빠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결코 그녀의 탓이 아니었다.

‘어떻게? 이건 마치··· 우리 애들 목소리에 딱 맞춘 거 같잖아!’

하인즈에게 녹음한 곡을 들려준 직후, 줄곧 굳은 표정이었던 그가 몇 시간 후에 나타나서 던져준 마도구가 바로 이것이었다.

음성 녹음과 재생 기능이 있는 마도구.

녹음기라는 대체제가 있는 만큼 하워드 인더스트리의 물건 중에서도 그리 선호되진 않는 물건이었다.

전파 방해나 EMP 등 전자기기가 먹통이 되는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기에 영 수요가 없진 않았지만.

그런데 문제는 그 안에 담겨있던 음악이었다.

‘하, 이건 정말···.’

K-팝스럽게 경쾌한 리듬을 따라 흐르는, 인세의 것이 아닌 것 같은 아름다운 선율.

하지만 그 안엔 차마 감출 수 없는 어둠이 공존하고 있었다.

희망을 노래하듯 밝은 악상 이면에 존재하는 그림자.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은은하게 느껴지는 달콤한 혈향 속에서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차마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인 유혹이 손을 뻗어왔다.

마치 아름다운 뱀파이어의 유혹처럼.

‘연주만으로 이걸 표현하는 게 가능하다고?’

진소란이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단순히 퇴폐미만을 강조한 게 아니었다.

그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도록, 국적 불문 남녀노소 모든 이들에게 거부감 없이 스며들 수 있도록 치밀하게 조율된 설계가 바탕이 되고 있었다.

‘이거다. 리코리스의 데뷔곡으로 어울리는 건 이거밖에 없어.’

기존에 준비하던 곡은 이미 머릿속에서 깨끗하게 사라지고 없었다.

유명한 작곡가에게서 비싼 돈을 주고서 받아 온 곡인 만큼, 그것도 당장 국내 음원 1위에 있는 곡과 비교하더라도 그리 뒤처지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으나···.

지금 이것과는 아예 비교할 수조차 없었다.

“누구죠?! 대체 누가 이런 곡을! 아아! 진작 이런 작곡가가 있는 줄 알았다면 쓸데없는 시간 낭비를 하지도 않았을 텐데. 역시 로드시군요! 역시 저는 아직 한참 멀었어요. 혹시 이 사람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다른 곡들도 맡기고 싶은데···.”

얼굴이 상기된 그녀가 쉴 새 없이 흥분을 발산했다.

그에 슬쩍 한 걸음 뒤로 물러난 하인즈는 그녀가 진정될 때까지 기다리며 천천히 턱을 쓰다듬었다.

‘효과가 생각보다 좋은데? 하긴, 진소란도 흡혈귀인 건 마찬가지니까 곡에 공감하기 더 쉬웠겠지.’

이 신곡엔 단순히 엘븐 킹덤의 음악적 성향만 담긴 게 아니었다.

앞선 문화 침공으로 이미 지구의 음악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 있었던 만큼, 작곡 과정에서 서로 간의 이질감을 제거하고 하나로 융화하는 작업도 그리 어렵지 않았던 것이다.

거기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하인즈 2세의 기질을 느낄 수 있는 해리스가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했으니···.

“뭐, 대외적인 활동을 한 적이 없으니 모를 수밖에. 작곡은 취미로 할 뿐이니 따로 일을 맡기긴 힘들 거다.”

이런 곡이 하루 만에 뚝딱 튀어나온 것도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후우, 제가 너무 흥분했네요. 아무래도 로드의 지인분이신 거 같은데···. 아, 그럼 작곡가 명은 어떻게 할까요?”

자세한 설명을 꺼리는 하인즈의 태도에 뭔가를 눈치챈 듯 진소란이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물론 따로 일을 맡을 생각이 없을 뿐, 굳이 정체를 감출 생각은 없었던 그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해리스.”

“해리스··· 인가요?”

“그래, 해리스다.”

신비주의를 표방하는 얼굴 없는 천재 작곡가— 해리스가 지구에 데뷔하는 순간이었다.

***

데뷔에서 가장 중요한 노래가 변경된 만큼 모두가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당연히 리코리스의 멤버들도 이전보다 더 혹독하게 구르게 되었지만, 그 사실에 불만을 품은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이미 그들도 바뀐 곡을 들어본 순간부터 거기에 푹 빠져있었으니까.

“흐음, 여기선 팔을 더 크게 돌리는 게 좋으려나?”

“언니! 다시 한번 맞춰보자.”

“그래, 그렇게 하는 게 좋겠다.”

억지로 자신을 끼워 맞춰야 했던 이전 곡과는 달리 맞춤옷이라도 되는 것처럼 착 달라붙는 노래.

모자란 것도 넘치는 것도 없었다.

그저 하고 싶은 대로 즐겁게 노래를 부르기만 하면 모든 것이 조화롭게 어우러졌으니, 처음부터 곡을 익힌다고 스트레스받을 필요도 없었다.

“촬영 끝! 빨리빨리 움직여! 곧바로 편집 중이니까, 나머지도 오늘 내로 다 끝내야 해!”

“뭐? 예약이 밀려 있다고? 그럼 돈을 두 배··· 아니, 그냥 달라는 대로 줘! 그래도 안 된다면 말해. 이전 예약자들과 따로 이야기할 테니.”

혈맹의 주인인 하인즈가 직접 나선만큼 모든 일이 순풍에 돛단 듯 빠르게 진행되었다.

온갖 인맥을 동원하고 인재와 돈을 무제한으로 퍼붓는데 막히는 일이 있을 리가 없었다.

시간의 한계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퀄리티는 압도적인 재력으로 커버했다.

“오케이! 수고하셨습니다!”

“후우, 좋아. 빠뜨린 거 없나 잘 확인해!”

그렇게 시간이 흘러.

디데이가 코앞으로 다가온 어느 날.

리코리스 팀에 한 명의 매니저가 추가로 배정되었다.

그것도 신입임에도 실장이라는 직함을 달고서.

누가 봐도 낙하산 인사가 분명했지만, 거기에 대고 불만을 내색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으하하핫! 만나서 반갑군! 나는 할 실장이라고 부르면 된다.”

“할··· 이요?”

“커험! 발음이 샜군. 하 실장이다. 앞으로 잘 부탁하지!”

우락부락한 근육질의 몸을 감싼 터질 듯한 양복에 새까만 선글라스를 낀.

매니저보단 조폭이 더욱 어울리는 신입에게 뭐라고 할 간 큰 인사는 아무도 없었으니까.


           


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My Alter Ego is Becoming A Giant, 내 분신이 거물이 되어간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Horror of the Continent: The Immortal King Brings Despair, While the Light Knight Defies the Divine Will. In an era of chaos, numerous heroes emerge, striving to navigate the tumultuous land. However, amidst this turmoil, sudden and enigmatic forces make their appearance on the continent. Little did they know, it was all me. …To be precise, they were my alter egos sent to this other world. #Unintentionally becoming the villain of the world. #Somehow, I become both the demon king and the hero. #One person, multiple ro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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