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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43

천룡검협 (1)

고즈넉한 동양풍의 방 한가운데.

고른 호흡을 내쉬며 지그시 눈을 감은 휴고— 하승훈이 조용히 명상에 잠겨 있었다.

지금 그의 머릿속에서는 온갖 무학의 개념들이 휘몰아치며 지금까지 쌓아온 무공을 분해하고 재정립하길 반복하는 중이었다.

‘이거 대단한데?’

그 과정이 어느 정도 일단락된 이후.

천천히 숨을 고른 그는 저도 모르게 감탄을 토했다.

‘어찌 보면 이거야말로 지금의 나에게 딱 맞는 처방이라고 볼 수 있겠군.’

어지럽게 소용돌이치는 지식을 대충 갈무리한 그가 천천히 눈을 떴다.

마음만 같아선 당장이라도 전부 수습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었지만, 뇌리에서 맴도는 무학의 양이 워낙 방대했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무공에 대한 깨달음은 당장 ‘하승훈’으로서 아는 게 전부인 데에 반해, 이건 아무리 조급하게 굴어봤자 며칠로는 어림도 없을 정도로 난해하기도 했으니까.

“흑룡비서(黑龍秘書)라···.”

그것은 하인즈 2세가 흑룡회의 주인인 흑룡주에게서 뜯어··· 증여받은 충성의 증명이자.

감히 모든 무림계 차원 무학의 요체가 담겼다 자부할 만한 비급의 이름이었다.

물론 비급이라곤 하지만 책의 형태를 한 것은 아니었다.

아니, 그전에 형체를 가진 무언가도 아니었다.

그저 흑룡주가 가진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무공’을 기록하고 관리할 수 있는 스킬을 통해서 그 정보를 통째로 넘겨받은 것일 뿐.

‘확실히 그 양반도 보통 인물은 아니란 말이야. 하긴, 지구에서 업적을 달성하고 특전까지 얻어낼 정도면 말 다 했지.’

심지어 그 이름까지 「역천자」이지 않은가?

하늘의 뜻을 거스르는 존재라니, 딱 봐도 미적지근한 수준으로 범접할 수 있는 이명이 아니었다.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강자들이 득실거리는 번천회의 전 지부장. 그 속모를 회주가 어중이떠중이를 그런 중요한 자리에 올려놨을 리가 없지. 초창기 번천회가 중국을 집어삼키는 걸 최우선 과제로 삼았던 만큼, 당시에 그곳을 총괄하는 지위도 손에 꼽힐 정도였을 테고.’

이 ‘흑룡비서’는 그런 흑룡주가 지구로 귀환한 순간부터 집필을 시작해, 이십 년이 넘은 최근까지 줄곧 첨삭과 개량을 거듭해 온 그의 심득이나 다름없었다.

끊임없는 궁구 끝에 「역천자」라는 특전을 얻은 후로도, 또 그것을 이용해 번천회를 빠져나와 철저하게 자신의 존재를 감추면서도 무공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증거인 것이다.

‘단순히 차원 몇 개의 무공에 대해 기술되어 있는 수준이 아니야. 그가 현경에 이르기 위해 무슨 생각을 품고 어떤 노력을 했는지부터, 뒤이어 신화경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까지 정리한 일종의 연구 일지다. 이 정도면 번천회를 피하는 와중에도 어떻게 이리 많은 자료를 구한 건지가 더 궁금해질 정도군.’

대충 듣기는 했다.

그가 다양한 무림계 차원에서 돌아온 고수들과 어떤 식으로 교류하고 지식을 나누었는지.

흑룡주는 무언가 새로운 요소가 있다 싶으면 설령 그걸 가진 상대의 수준이 한참 떨어지더라도 개의치 않았다.

또 그것을 얻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상대가 막대한 재물이나 위험한 의뢰, 그간 모아온 무학 일부를 요구하더라도 대부분을 수용했으며, 정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에겐 무력을 사용하는 강경 수단조차 불사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인재들을 꾸준히 흑룡회로 영입하기도 했고. 게다가 여전히 성장에 목말라 있던 그로선 그렇게 늘 새로운 무공 지식에 욕심을 내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겠지.’

아무리 그가 대단하다고 한들 혼자의 힘으로 수백수천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유구한 역사를 뛰어넘을 순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무림계에서 무공이란 오랜 세월 전승되어 내려오며 수많은 천재에 의해 발전을 거듭해 온 신비학의 정점.

그가 한 일은 그런 찬란한 유산들을 이리저리 조율하고 엮어 자신에게 유용하도록 손본 것일 뿐, 결코 완전히 바닥에서부터 새로운 것을 창조한 것이 아니었다.

‘물론 그것만 해도 대종사라고 칭하기에 부족함이 없겠지만.’

당연히 그의 연구 결과는 아무나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지식이 아니었다.

초기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연구 결과는 모두 섭리를 비트는 「역천자」의 존재를 전제로 설계된 것.

미묘하게 제각각의 성질을 가진 이치들이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있는 만큼, 평범한 무인이 그것을 그대로 따라 하다간 주화입마에 빠져 폐인이 되고도 남으리라.

‘내가 아니었다면 말이지.’

피식 웃음을 흘린 그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전신 혈도에서 뻐근한 통증이 느껴졌지만 개의치 않았다.

흑룡주에게 세상의 섭리를 비트는 「역천자」가 있다면.

자신에게는 이차원의 모든 제약을 무시하는 「구원자」가 있었으니까.

우우웅—

체내에서 날뛰는 내공이 점차 안정을 찾아갔다.

그와 더불어 이 세상, 강환계의 이치에 맞지 않은 무리(武理)의 일부가 그의 몸 안에 천천히 자리 잡기 시작했다.

‘아직은 완성되지 않아 많이 부족하지만···.’

나아가야 할 길과 그 방법을 찾은 이상 뒤는 시간문제일 뿐이었다.

깊게 숨을 고른 그가 방문을 열고 밖으로 성큼 한 걸음 내디뎠다.

‘벽이 보였으니 남은 건 넘어서는 것뿐.’

눈부신 햇살이 그의 눈꺼풀을 파고들었다.

이른 새벽부터 명상에 빠져있었는데 어느새 태양은 중천까지 떠올라 세상에 밝은 빛을 흩뿌리고 있었다.

사시사철 우중충한 분위기를 흘리던 이전과는 달리, 구름 한 점 없을 정도로 맑고 높은 푸른 하늘.

“아! 오라버니! 나오셨어요?”

그때, 방문 앞의 마당에 쪼그리고 앉아있던 남궁소란이 고개를 돌리며 환하게 웃었다.

손에는 기다란 강아지풀의 줄기를 쥐고 살랑살랑 흔들면서.

그렇게 그녀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냐아앙!

-냐악!

“아! 잡혔다.”

그 앞에 웅크린 채 이리저리 흔들리는 풀 끝을 바라보던 두 작은 동물이 번개처럼 몸을 날려 그것을 휙 낚아챘다.

그리곤 승부에서 승리한 게 자랑스럽다는 듯 기쁘게 골골거리며 작은 입으로 풀을 열심히 씹어댔다.

얼핏 보기엔 평범한 아기 고양이처럼 보이는 동물들.

하지만 그것은 결코 그냥 고양이들이 아니었다.

그야 평범한 고양이의 몸 전체가 불꽃이나 그림자로 이루어져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남궁 소저도 편하게 쉬셨습니까?”

“에이, 또 그러신다. 말 편하게 하세요, 오라버니. 제가 나이도 더 어린데.”

“하하하, 그건 차차 바꿔가도록 하지요. 그런데 제갈 소저는···?”

“언니는 아까 도사님들한테 물어볼 게 있다고 후다닥 밖으로 나갔어요. 아주 신이 났던데요?”

“아, 하긴. 여기는 제갈세가와 마찬가지로 술법의 양대 산맥이라 불리는 곳이었지요.”

완전히 잿더미가 되어버린 강아지풀을 옆으로 휙 내던진 남궁소란이 새로운 풀을 꺼내 다시 살랑살랑 흔들었다.

그에 다시 몸을 일으켜 사냥 자세를 취하는 두 요괴 고양이.

물론 이곳에 존재하는 요괴는 비단 그 고양이들뿐만이 아니었다.

“그나저나 여긴 정말···. 별천지라는 말이 절로 나오네요. 동화 속 같단 말로도 부족할 지경이에요.”

남궁소란이 혀를 내두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들이 머물고 있는 손님 구역 너머로 다양한 요괴들이 자유롭게 활보하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짐승의 머리와 인간의 몸통을 한 수인형부터 시작해서, 아예 인간의 모습이라곤 눈곱만큼도 남아있지 않은 이형의 존재들까지 다양한 존재들이 마음 놓고 시끌벅적 떠들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뭐, 이곳은 저들에게 외부로의 출입구나 완충지대 같은 곳이니까요. 아직 바깥 경험이 없는 이들은 이곳에서부터 차근차근 세상을 알아가는 게 좋겠죠.”

이곳은 대륙 동부의 강소성에 자리한 모산파.

이번 원행에서 가장 먼저 목표지로 삼았던 곳이자, 마교와 벌인 최후의 전쟁 이후 본격적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요괴들의 본거지인 곳이었다.

“하아, 요괴라니. 어릴 때 이후론 상상해 본 적조차 없는데 뭔가 신기하네요.”

“알고 계시겠지만 그들과 함께할 땐 주의하셔야 합니다. 괜히 이런 시기에 마찰이라도 생겼다간 겨우 되찾은 평화가 흔들릴 수도 있으니까요.”

“물론이죠! 조금 신경 쓰였을 뿐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물론 어지간한 실수 정도는 큰 상관이 없을 것이다.

전쟁에서의 활약으로 얻은 천룡검협이라는 명성 덕분에 일행이 손님 대접을 받을 수 있게 된 만큼, 저들도 이쪽에 호의를 가진 것은 틀림없을 테니.

‘그래도 반목은 최대한 줄이는 게 좋겠지. 내가 여기까지 찾아온 목표를 생각하면.’

천룡검협 하승훈의 강호행은 크게 두 가지 목적을 위해서 시작된 여정이었다.

첫 번째로 세상이 변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여전히 분란을 일으키는 불순분자들을 제거해 세상을 안정시키는 것.

그리고 두 번째로는 스스로의 기량을 키워 현경의 벽을 넘어서는 데 필요한 실마리를 찾는 것이었는데···.

모산파 방문은 그중 두 번째 목표와 연관이 있었다.

‘일전에 목인광을 통해서도 접했던 요괴들의 무공. 그것이 현경의 벽을 넘어서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몰라.’

물론 지금은 도중에 흑룡비서라는 뜻하지 않은 가이드북을 손에 넣은 상태이기는 하지만, 원래 가능성이란 되도록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법이었다.

그래야 여러 개의 방법 중 어느 쪽이 더 좋을지 취사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양쪽의 장점을 섞어 더 훌륭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을 테니까.

‘난 금오도 쪽에도 이름이 알려진 영웅이니 교류를 명목으로 친선 대련이라도 청하면···.’

하지만 상황은 그의 뜻대로만 흘러가진 않았다.

저쪽에서 빠른 속도로 달려온 인영 하나가 그의 앞에서 풀썩 쓰러졌다.

창백한 얼굴로 입가에서 피를 흘리는 여성.

제갈혜미의 호위로 붙었던 비밀 무사 중 한 명이었다.

“대··· 대협! 큰일 났습니다! 아가씨께서···!”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문제를 일으키는 골칫덩이는 어느 한쪽에만 있지 않다는 사실을 잠시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다.

***

5미터를 훌쩍 넘어서는 신장에 두 발로 선 호랑이 같은 몸체와 기다란 꼬리, 입술이 없어 훤하게 드러난 날카로운 이빨과 그 사이에 툭 튀어나온 멧돼지 같은 한 쌍의 어금니, 그리고 이글이글 타오르는 도깨비불이 담긴 안광.

“도올님! 그분은 모산파의 손님이십니다! 이러시면··· 커헉!”

“크르릉— 닥쳐라! 감히 건방지게 내게 토를 달다니!”

그 흉악한 외양에 걸맞은 어마어마한 위압감을 풍기는 존재, 도올이 가볍게 손을 휘둘러 마지막 남은 도사 하나를 날려버리곤 입가에 만족스러운 웃음을 머금었다.

딱딱하게 굳은 채 자신을 올려다보는 제갈혜미를 커다란 손으로 움켜쥐면서.

‘운이 좋았군! 설마 이런 곳에서 용의 아이를 보게 될 줄이야! 그것도 그중에서 가장 격이 높은 녀석을!’

도올.

그는 한때 반(反) 금오도 파벌의 대요괴였으나, 마교의 발호로 인해 함께 ‘사흉(四凶)’이라 불리던 형제들을 잃고 금오도의 그늘 아래로 도망쳐온 패잔병 출신이었다.

물론 아무리 그런 신세가 되었다곤 하지만 대요괴인 그를 함부로 대할 수 있는 이는 많지 않았다.

금오도도 전쟁으로 큰 피해를 입었던 만큼 그 정도 되는 전력의 합류는 오히려 반길만한 일이었으니까.

그 기대대로 그는 마교를 상대로 적지 않은 활약을 하며 나름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평화가 찾아오기 전까지의 이야기일 뿐.

최후의 전쟁이 끝난 후, 도올은 말 그대로 쓸데없는 골칫덩이로 전락하고 말았다.

성향 자체가 악(惡)의 끄트머리에 서 있는 그는 평화의 시대에선 툭하면 분란을 일으키는 존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나마 혼란의 시대에서는 그 부작용을 감수할 수 있을 정도로 무력의 사용처가 뚜렷하고 욕구불만으로 스트레스받을 일 또한 없었으나, 지금의 그는 도움 되는 일 하나 없이 사사건건 문제만 일으키는 사고뭉치일 뿐이었다.

금오도의 수뇌부가 그를 이대로 내버려둬선 안 된다고, 봉인이라도 해야 하는 건 아닌지 진지하게 검토할 정도로.

그리고 환란의 시대 속에서도 그 귀신같은 눈치로 지금까지 살아남은 도올이 그런 기류를 알아차리지 못할 리가 없었다.

‘내가 쉽게 당해줄 것 같으냐!’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혼자의 힘으로 벗어나기엔 힘들어 보였다.

자신이 어지간한 현경의 고수도 박살 낼 힘이 있다곤 하지만, 원래 쪽수 앞에서 장사 없는 법.

그런 상황에서 용신의 사도이자 세계 구원의 한 축인 용의 아이를 마주하게 된 것은 그에게 있어 커다란 기회였다.

‘분명 용의 아이는 이 세계를 구한 열쇠라고 할 수 있지. 그렇게 위대한 업을 진 피조물을 번제(燔祭)한다면!’

그랬으니 그 사고의 흐름이 마교도들과 똑같이 흘러간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그간 엄청나게 죽여 댔던 놈들과 같은 눈빛을 하게 된 도올이 커다란 손아귀로 제갈혜미를 쥐고 몸을 날렸다.

마음 같아선 당장 이 자리에서 먹어 치워 버리고 싶지만, 온전한 의식을 위해선 약식으로라도 어느 정도 절차를 따를 필요가 있었다.

“크륵크륵—! 이걸로 난 자유다! 어디 평생 내 뒤꽁무니나 쫓아보라지!”

대요괴답게 그는 덩치에 걸맞지 않은 어마어마한 속도로 숲을 주파했다.

그러면서도 뛰어난 사냥꾼처럼 중간에 그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

마치 소리 없이 다가와 희생양의 목줄을 물어뜯는 비호와 같이.

‘이참에 용이라도 한 마리 낚였으면 좋겠군. 그간의 굴욕을 풀려면 역시 그놈들에게 되갚아 주어야···.’

그렇게 자만심에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일까.

쉬익—

그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검은 그림자를 눈치채는 데 한 박자 늦을 수밖에 없었다.

‘호오? 제법!’

물론 그게 큰 문제가 된 건 아니었다.

한 호흡 늦은 상태에서도 몇 수는 더 앞설 정도로 그와 습격자 사이엔 아득한 격차가 있었으니까.

파아아앗—!

문제는 그 찰나의 순간.

미리 짜기라도 한 듯 용의 아이를 쥐고 있던 손아귀에서 터져 나온 황금빛 섬광이었다.

그가 숲의 그림자에 동화된 듯 아무 기척도 없이 뱀처럼 쇄도하는 암룡을 찢어발긴 것과, 여자를 꼭 쥐고 있던 손에서 허전함을 느낀 것은 동시였다.

“어?”

도올이 잠시 멍하니 자신의 빈손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주변을 살폈다.

아무리 찾아봐도 없었다.

마치 그 자리에서 증발이라도 한 것처럼.

“감히!”

하지만 그는 초월의 영역에 이른 대요괴.

순식간에 숲 전체를 뒤덮을 듯 확장된 감각이 빠르게 멀어지고 있는 제물을 포착해 냈다.

방금 전, 자신에게 암습을 가해 정신을 다른 곳에 돌렸던 놈의 기척과 함께.

[크허어어엉——!]

분노가 가득 담긴 포효에 폭풍이 일며 산 전역에 지진이 발생했다.

이렇게 되어버리면 은밀하게 움직이는 건 실패다.

남은 건 금오도에서 자신을 상대할 수 있는 영수들이 파견되기 전에 최대한 빨리 일을 마무리하고 자리를 뜨는 것뿐.

그렇게 마음먹은 다음 순간.

콰아아앙—!

초음속으로 움직이는 5미터 거구의 움직임에 목표와의 일직선상에 있는 모든 것들이 한순간에 파괴되었다.

***

‘아, 하필 이럴 때 쿨타임이 걸리다니.’

품 안에 제갈혜미를 끌어안고 내달리던 하승훈이 인상을 찡그렸다.

설마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모산파에 있을 때 이런 일이 벌어질 줄 누가 알았으랴.

빠르게 도주하던 그가 발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리며 검을 뽑았다.

더 이상 도망치는 것은 무의미했다.

콰아앙!

[죽여주마! 벌레 같은 놈들!]

숲에 커다란 대로를 뚫어버린 괴물이 어느새 등 뒤로 바짝 다가와 손을 내뻗고 있었으니까.


           


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My Alter Ego is Becoming A Giant, 내 분신이 거물이 되어간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Horror of the Continent: The Immortal King Brings Despair, While the Light Knight Defies the Divine Will. In an era of chaos, numerous heroes emerge, striving to navigate the tumultuous land. However, amidst this turmoil, sudden and enigmatic forces make their appearance on the continent. Little did they know, it was all me. …To be precise, they were my alter egos sent to this other world. #Unintentionally becoming the villain of the world. #Somehow, I become both the demon king and the hero. #One person, multiple ro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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