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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5

오리하루콘 애기살 (1)

상자에 담긴 광물을 보며 현수가 감탄했다.

‘오리하루콘이라고?’

오리하루콘은 대중에게 흔히 알려진 광물일 거다.

“사실 자네에게 줄 광물은 미스릴이었네, 내가 가진 특별한 광물이라면 그것이었으니까.”

현수는 이미 초보존의 것이었지만 미스릴을 이용해 광명을 제작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는 미스릴과는 그 격이 다르다.

“이 오리하루콘은 선조께서 대대로 남기신 귀중한 물건일세.”

“그럼 가보이지 않습니까? 이 귀한 걸…….”

현수의 걱정스러운 기색에 케른은 웃었다.

“그러면 뭐 하는가? 수백 년간 창고에서 방치되던 것일세, 선조들도 이해할 걸세. 은인에게 베푸는 것을.”

“……감사합니다.”

현수는 작은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오리하루콘을 건네받아 일단 외형부터 살폈다.

아직 정제, 제련의 과정을 거치지 않아 모양만 보면 신비로운 느낌을 풍기는 돌 같았다.

외형을 살핀 후엔 정보를 열람했다.

(최하급 오리하루콘)

등급: 전설

제한: 레벨 300 이상 장인 대장장이

난이도: 상

특수능력

·검 제작 시 절삭력 82% 상승.

·화살 제작 시 관통력 81% 상승.

·힘, 민첩 최대 35% 상승.

·공격 속도 최대 70% 상승.

·내구도 무한까지 상승.

설명: 전설 속의 광물 오리하루콘이다. 무게는 그 어떤 광물보다 가벼우며 그 강도는 훨씬 좋아 거의 손상되지 않는다.

‘미쳤다…….’

말도 안 될 정도로 뛰어난 광물이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가벼우면서 가장 높은 강도를 가진다는 것이 상식을 불허한다는 거다.

아쉬운 점이라고 한다면 최하급에 속하는 오리하루콘이라는 거다.

보통 같은 광물 안에서도 등급이 나뉘며 최하급, 하급, 중급, 상급, 최상급으로 나뉜다.

“너무 적은 양이라 미안하군.”

확실히 그렇긴 했다. 현수가 척 보기에도 오리하루콘은 너무도 극소량이었다.

이 오리하루콘으론 단검 한 자루도 만들 수 없었다.

“괜찮습니다. 금속들을 조합하면 되니까요.”

그러다 현수의 몸에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100%의 최상급의 오리하루콘으로 검을 만들면 어떻게 되는 거지?’

꿀꺽-

마른침이 삼켜진다.

“……혹시 이 광물을 어디서 얻었는지 알 수 있을까요?”

“듣기론 엘프들에게서 얻었다고 들었다네.”

“엘프들이요?”

“그래, 엘프들의 땅에서 선조께서 얻으셨다는 것만 들어 알고 있지, 나 또한 정확하게는 아는 것이 없다네.”

현수는 미안한 표정을 짓는 케른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알려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현수는 곧 케른의 표정이 좋지 않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 카셀 영지에 남아 줄 수는 없는 겐가? 남아 준다면 자네가 부족하지 않게 해 줄 걸세.”

이것은 영주로써의 약속이었다. 더불어 그에게 좋은 자리 하나 정도는 내어줄 수 있다는 말도 된다.

그는 은인이었으니까.

하지만 현수는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가야 할 곳이 있습니다.”

“가야 할 곳이라…… 그곳이 어딘지 물어도 되겠는가?”

“고야드 왕국의 바라드 전하를 만나고자 합니다. 그분께서 저를 찾으신다고 들었거든요.”

케른의 얼굴이 놀라움에 물들었다.

‘검왕 바라드가……?’

비록 프라임 왕국의 왕은 아니나 검왕 바라드의 이야기는 케른도 익히 알고 있다.

‘그런 대단하신 분께서, 이자를 찾는다고?’

케른은 알게 되었다. 현수라는 이방인은 자신이 품을 수 있는 그릇이 아니다.

그리고 케른은 진심으로 현수를 응원한다.

여기에 남는 것보다 바라드 왕을 만나는 것이 그에게 더 값진 일임을 눈치챘다.

“알겠네, 자네에게 마차를 준비해 주도록 하지. 잘 가시게, 또 언제든 카셀 영지에 들러 주시게.”

현수는 마지막까지 케른의 배려를 받았다.

인사를 한 후 밖에 나와 준비된 마차에 올랐다.

“고야드 왕국 수도까지는 꽤 시간이 걸립니다. 한숨 주무시지요.”

마부의 목소리가 친절하다. 자신이 카셀 영지의 은인이라는 것이 실감된다.

뒤를 돌아보자 멀어지는 카셀 영지가 보인다. 아쉬움이 느껴지지만 검왕 바라드를 만나는 건 현수의 인생에서 변곡점이 되어 줄 거다.

‘자그마치 왕이야, 그것도 대륙의 10대 전설 중 한 명.’

그가 원하는 검을 만들어 줬을 시 어떤 보상을 얻게 될지 아직 실감조차 나지 않는다.

그런 상념 속에서 한숨 자고 일어난 현수는 어느새 고야드 왕국 수도에 들어설 수 있었다.

“데려다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를 끝낸 현수는 곧장 슈퍼루키 대회 참가서를 제출하는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의자에는 고야드 왕국에서 나온 베컬이라는 사내가 참가 신청서를 받고 있었다.

“여기 신청서입니다.”

신청서를 받은 베컬이라는 사내가 고개를 주억였다.

“슈퍼루키 대회는 2일 후 시작되네, 우승 보상으로는 1천 골드 외 협의를 할 수 있지.”

1천 골드.

한화 백만 원에 이르는 꽤 큰 금액이었다.

“1천 골드 외 협의라는 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을까요?”

“좋은 질문일세.”

베컬이 작은 웃음을 지었다.

“협의라는 건 자네가 얼마만큼의 기여도를 쌓는가에 따라 그 보상이 달라짐을 의미할세, 우승을 했다고 같은 우승이 아닐세, 이미 슈퍼루키 대회는 몇 차례나 진행되었지.”

현수가 귀 기울였다.

“그리고 우승자들은 제 각각 다른 기여도를 달성했다네, 가장 높은 기여도를 달성한 자가 29%의 기여도를 달성함으로써 가장 높았고 평균적으로 약 15%의 기여도를 달성했지.”

현수는 기여도와 협의라는 것에 대한 감이 오기 시작했다.

“그 말씀은 같은 우승자일지라도 그 기여도가 높은 편에 속한다면 더 좋은 보상을 협의하에 받을 수 있다는 건가요?”

“정답일세. 저번의 우승자가 역대 최고의 기여도를 올린 인물이었다네. 그는 협의하에 3천 골드나 받아 갔다지.”

“세 배의 값을 받아 갔다구요?”

현수의 눈이 휘둥그레 뜨였다. 자그마치 그 보상이 세 배나 올라간 셈이었으니까.

“그렇다네, 이제 협의라는 부분에 대해서 이해되었는가?”

“물론입니다.”

“이 참가 신청서를 수리해 주겠네. 대회는 2일 후 9시에 열릴 것이야.”

[슈퍼루키 대회 참가가 확정됩니다.]

참가가 확정되자 현수는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

“이번에도 우승하면 바라드 전하를 뵐 수 있겠죠?”

그 질문에 베컬이 쓴웃음을 지었다.

“자네도 바라드 전하를 뵙고 싶은 이방인 중 한 명이었군, 하지만 아쉽게 되었네.”

“네?”

현수는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이번 대회부턴 바라드 전하께서 참관은 하시지만 우승자를 만나진 않으신다네.”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였다.

현수가 얻은 바라드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두 가지다.

슈퍼루키 대회에서 우승하여 그를 만나는 것.

두 번째는 하이랭커 로드를 이용하여 만나는 거였다.

첫 번째 방법이 무산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현수가 로드에게 귓속말해 봤다.

[현수: 안녕하세요.]

[로드 님은 현재 귓속말 불가 지역에 계십니다.]

“……?”

현수의 얼굴이 구겨졌다.

‘경매장 쪽지를 이용해야 하나?’

하지만 현수는 그를 통해서 바라드를 만나는 것도 시간이 꽤 걸릴 것임을 인지했다.

‘일반 사람들은 경매장에 접속을 안 하니까.’

필요한 물품이 있지 않은 이상 경매장에 접속하지 않는다.

물론 기다릴 순 있다. 하지만 꽤 기약 없는 기다림이 될 수도 있었고 현수로서는 시간 죽이는 일밖에 되지 않았다.

“전하를 뵐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베컬은 단호했다.

“없네, 전하께서 더 이상 슈퍼루키 우승자들을 만나지 않는 이유는 그럴 가치를 못 느끼시기 때문일세, 전하는 이 나라를 통치하시는 분일세, 아무리 대단한 인재라고 할지라도 전하의 눈엔 그저 애송이에 불과할 뿐.”

베컬은 쓴웃음을 지었다.

“솔직하게 말하겠네.”

베컬은 충격에 빠진 듯한 현수에게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자네는 많이 미숙하네, 나나 아니면 왕국의 내로라하는 귀족들께서도 전하는 뵙기 어려운 분이실세, 그런데 어찌 자네가 전하를 만날 수 있겠는가? 단념하시게.”

그런데 곧 고개를 끄덕이던 그의 눈에 이채가 서렸다.

“다행히도 지금 뵐 수 있는 방법이 생각났습니다.”

“응?”

베컬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곧 작은 웃음을 짓는 현수라는 이방인이 물었다.

“대여 대장간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겠습니까?”

“대여 대장간은 저쪽으로 가면 있다네.”

“감사합니다.”

그리고 현수라는 이방인이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그 뒷모습을 보며 베컬은 한숨을 쉬었다.

“다 비슷하구만.”

인간은 다 자신이 특별하다 믿는다.

베컬은 왕국의 사람이며 오랫동안 왕실에서 일했다.

그런 자신 역시도 멀리서 왕을 뵈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건만.

그러다 베컬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 방법이란 건 뭐지?’

***

넬은 현의 대장간의 첫 번째 길드원이 되기로 했다.

물론 아직 현의 대장간 길드가 창립된 것은 아니지만 현수와는 꾸준히 귓속말 등을 주고받고 있다.

그리고 넬은 최선을 다해 현수를 높이 올릴 생각이었다.

넬도 알고 있는 거다.

‘현수 님을 최고로 만드는 건 내 커리어에 가장 화려한 장식이 될 거야.’

그를 올리는 것이 자신의 가치를 올리는 것.

그리고 곧 넬은 그와 대화를 주고받으며 미간을 찌푸렸다.

[현수: ……해서 검왕 바라드가 우승자를 만나 주지 않는다는군요.]

“만나 주지 않는다고?”

현수는 자신이 검왕 바라드를 만날 거라고 말했었다. 넬은 그 말을 들은 당시 짜릿하게 전율했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자신 역시 우승자들을 만날 필요성은 느끼지 못할 것 같다.

검왕 바라드는 10대 전설 중 한 명.

물론 대회를 만든 것이 그이기는 하였으나 슈퍼루키들은 그래 봤자 애송이들이다.

그나마 참관을 해 주는 것이 어딘가?

[넬: 그럼 로드라는 분과 접촉해서 만나실 건가요?]

[현수: 아니요. 지금 방법이 생각나서 대여 대장간에 가고 있습니다.]

“방법이 생각났다고?”

레벨 50짜리 유저가 왕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넬: 그 방법이 뭔데요?]

[현수: 슈퍼루키 대회는 기여도에 따라 우승이 정해진대요.]

넬도 알고 있다.

현수가 슈퍼루키 대회에 참가한다길래 그에 대해 빠삭하게 정보를 알아냈다.

혹시라도 그에게 작은 도움이나마 될까 싶어서다.

[현수: 역대 우승자가 기여도 29%를 기록했다네요.]

그 역시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현수: 그럼 제가 기여도 50%를 넘기면 되지 않을까요?]

“예?”

내가 지금 뭘 들은 거지?

슈퍼루키 대회에서 기여도 50%를 달성하겠다니?

[현수: 일단 바라드 왕은 참관하고 있는 건 분명하니까요.]

손톱을 잘근잘근 씹으며 생각하고 있던 넬은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불가능한 발상은 아니야…….”

애초에 슈퍼루키 대회는 인재 발굴을 위한 대회다.

이 대회를 만든 것 자체가 바라드 왕이다.

그런데 더 이상 참관만 하고 그들을 만나지 않는다고 한 건 이제껏 바라드의 눈에 찬 사람이 없었다는 방증이 된다.

‘50%를 넘긴다…….’

그를 곱씹는다.

만약 50%를 넘긴다면? 진짜 그 일이 현실로 일어난다면?

“아니, 만약에…….”

50%가 아니라 그보다 더 높다면? 현수의 발상처럼 될 수 있다.

‘미친……!’

바라드도 결국 진짜 뛰어나고 강한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을 테니까.

더 놀라운 것도 있었다.

“당신, 대장장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기여도 50%를 넘긴다는 거지?

[넬: 방법은 있나요?]

[현수: 네, 있습니다. ㅎ]

[넬: 뭔지 알 수 있을까요?]

[현수: 제가 제일 잘하는 거요.]

넬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가장 잘하는 거? 아……!”

현수가 가장 잘하는 것. 바로 아티팩트 제작이었다. 그에 넬은 또다시 궁금해졌다.

“도대체 뭘 만드시려나……?”

그녀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 미친 대장장이가 슈퍼루키 대회에서 어떤 것을 보여 줄지.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해 봐요, 한번. 왕이 당신을 만나고 싶게.”


           


Genius Blacksmith’s Game

Genius Blacksmith’s Game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
Score 3.7
Status: Ongoing Native Language: Korean

The last blacksmith and master artisan left in the world. His hands are crippled in a forge fire, rendering him unable to craft any longer. But then, a virtual reality game, Ares, comes knocking on Hyun-soo’s door.

[Unrepairable Artifact.] [Cannot be crafted due to level restrictions.]

“Huh? I consider myself a manual blacksmith, though.”

For him, no system restrictions apply. The tumultuous game of the genius blacksmith beg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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