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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5

44. 거지남매 – 도박

레오는 당황해 문짝을 몇 번이나 당겨봤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분명 문이 열려있을 거라고 했는데?’

예상치 못한 사태였다.

문이 열려있을 거라는, 후작이 알려준 정보와는 별개로 귀족이 마차를 타면서 문을 잠그는 경우는 드물었다.

하지만 마차는 안에서 굳게 잠겨있었다.

영애들이나 몇몇 조심성이 넘치는 귀족들이 문을 잠그는 경우가 있지만, 그건 담대하지 못한 행동으로 여겨져서 남성 귀족들 대부분은 문을 잠그지 않았다.

사실은 거만한 귀족들이 문을 손수 걸어 잠그는 게 귀찮고 수고스러웠기에 나온 핑계였지만 말이다.

“당신! 무슨 짓이야!”

레오는 마부가 놀라서 외치는 소리를 들으며 망설였다.

일이 꼬였다.

‘포기해야 하나? 아니면…’

그는 이를 까득 씹으며 손에 들린 한손검에 온 정신을 집중했다.

이대로 돌아갈 순 없지.

이게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이 마차에 토턴 타티안이 타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 쿵!

레오는 검에 몸무게를 실어 수직으로 내질렀고 검은 문짝을 뚫고 깊이 박혔다.

문틈으로 들리는 비명 소리, 검 끝에서 느껴지는 연한 고무가 걸린 듯한 감촉. 레오는 칼자루에서 소름 끼치는 한기를 느꼈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찔렀다.

죄책감 따위는 없었다. 그가 아쉬워한 것은 경각에 달렸을 인간의 목숨이 아니라 더 나은 도구였다. 좀 더 긴 검을 가져왔으면 좋았을걸.

레오는 즉시 검을 버리고 달아났다.

문짝에 박힌 검을 느긋하게 뽑을 시간도 없고, 조금이라도 더 오래 박혀있어야 검에 묻은 독이 누군지 모를 피해자의 숨통을 끊을 것이었다.

그는 상점으로 돌아가 상인이 열어준 뒷문을 통해 뒷골목으로 사라졌다.

습격당한 마차는 급히 교회를 향해 달렸다.

* * *

청부는 실패했다. 교회에서 나온 것은 운구차가 아니었다.

또, 오르빌의 경비대에 귀족 암살 시도가 알려지면서 벌집에 돌을 던진 듯 도시의 경비병들이 총출동했다.

하지만 그들이 현장을 헤집던 것도 잠시, 수사는 하루 만에 종결되었다. 범인을 목격했을 마부는 입을 다물었고, 수사에 중요한 단서가 됐을 마차와 문짝에 박힌 검을 후작가에서 공개하기를 거부하면서, 사건은 다른 결론을 던져주었다.

누구도 언급하지 않았으나 모두가 베나르 타티안 후작이 정치적인 메시지를 던졌다는 것을 알았다.

“후작님을 뵈러 왔습니다.”

며칠 뒤, 레오는 후작을 찾아갔다.

타티안 후작은 평소처럼 거대한 책상에 앉아있었는데 그의 곁에는 두 기사가 시립하고 있었다. 후작은 그중 송구하다는 듯 고개를 푹 숙인 여기사를 내보내곤 말했다.

“미안하네. 저자가 아들에게 연정을 품고 있는 줄 몰랐네. 사람 관리를 못 한 내 잘못이 크네.”

그는 미안하다는 듯이 변명했으나 어투가 단조로웠다. 내용도 간단한 통보에 가까워서 레오의 눈이 가늘어졌다.

‘믿을 수 없다.’

후작이 날 속였다.

레오는 좀전의 여기사가 자의로 토턴 타티안을 지켰는지도 의심스러웠다.

문을 걸어 잠그라고 후작이 명한 것일 수도 있고, 또는 어떤 방식으로든 그녀가 그렇게 하도록 유도했을 가능성이 컸다.

백번 양보해서 정말 그녀가 토턴 타티안을 좋아해서 후작의 명을 어겼다 해도 그걸 후작이 몰랐을 리가 없었다. 후작은 일부러 그날, 그 여기사를 아들에게 붙여놓았으리라.

레오가 담담하게 물었다.

“아드님은 어떻게 되셨습니까?”

“목숨은 건졌어. 지금 요양 중이네.”

안타깝다는 표정을 짓는 후작.

레오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그는 아들에게 최후통첩을 보내는 용도로 이용된 것이었다.

화가 치밀었지만, 내색하지 않으려 애쓰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다음 기회를 노려야겠군요. 일정이 잡히면 통보해주십시오.”

레오는 전혀 수고스럽지 않다는 듯 예의를 지켰다.

라우노 패밀리 따위, 후작이 기사 몇 명만 보내도 하루아침에 박살이 난다. 그가 장단을 맞춰주고 있을 때 고개를 숙여야 했다.

어쩌면 지금도 라우노 패밀리는 후작의 뒷수습에 말려 소멸할 위기에 처해있는지도 몰랐다.

레오는 저택을 빠져나왔다. 분노와 공포를 안고 뒤를 돌아보았다. 후작의 거대한 저택이 그를 가소롭다는 듯 내려다보고 있었다.

새삼 까마득하다.

수백의 사용인을 부리며 여러 개의 도시에서 세금을 걷고, 수백만 평의 땅에 수천 명의 소작인을 예속시킨 대귀족.

타티안 후작이 그의 예법을 받아준 것은 단지 흥미에 지나지 않았다.

신기하기도 하겠지. 버러지 같은 깡패소굴에 귀족으로 보이는 놈이 있으니까.

레오는 목이 탔다.

‘저 힘을 얻어야 하는데…!’

이대로 물러나야 하나? 패밀리에서 깡패 생활이나 하면서 적당한 혼처를 찾아 레나를 시집보내는 정도로 만족해야 하나?

레나는 보스의 손자인 산티안 라우노와 친했다. 그 꼬맹이도 괜찮은 애였다. 아직 철부지지만 할아버지를 닮아 조심스럽고 예의가 발라서 나쁘지 않은 신랑감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래서는 시나리오를 클리어할 수 없다.

다 왔다고 생각했던 것이 이렇게 틀어지다니… 그는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마차를 탈 기분이 아닌 레오는 터덜터덜 걸었다. 호기롭게 지불하던 마찻값이 부담스럽다.

[ 업적 : 최초의 사망 – 플레이어가 레오에게 동화되는 속도가 느려집니다. ]

시나리오가 시작된 지 7개월이 넘었지만, 레오는 아직 완전한 레오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더 속이 상하는 건지도 몰랐다.

‘개 같은 게임!’

그는 욕을 늘어놓으며 거리 한복판에서 발을 굴렀다. 분통이 터질 것 같다.

솔직히 나 혼자 먹고살기도 힘들다!

지금도 그는 패밀리를 위해 매일 일해야 하는 처지였다. 이것도 몇 번이나 시나리오를 반복하며 보상을 얻었으니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이 레오는 거지로 살다 죽었을 거다.

거기에 동생까지 붙었다.

아마 레오는 동생이 굶주리는 것을 보다못해 상가에서 도둑질하다 맞아 죽고, 레나는 구정물을 마시고 길바닥에서 병사했을 게 분명했다.

또 레나는 왜 그리 예쁜지!

이 야만스러운 세상에서 아름다운 소녀의 미래는 태어나는 순간 결정된 거나 다름이 없었다. 레오는 비극으로 결론지어진 동생의 미래를 왜곡하기 위해 발버둥 쳐야만 했다.

심지어 편리한 {이벤트}도 없다.

예쁜 여주인공이 길바닥을 헤매고 있으면 어디 왕자나 귀족이 나타나서 레나를 마차에 태워 데려간 다음 보호해주다가 눈이 맞는 게 정상…

분기탱천해서 팔짝팔짝 뛰던 레오는 그만 혀를 씹어버렸다.

아프다. 생생하게.

그 고통에 레오의 정신이 돌아왔다.

‘…솔직히 말이 안 되긴 하지.’

이건 게임 같은 것이 아니라 현실이었다.

귀족들이 뭐 할 일이 없어서 길바닥을 쳐다보겠는가. 마차가 레나를 치고 지나가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레오가 고심하며 골목길로 들어서자, 그곳에서 낄낄거리던 건달들이 그에게 시비를 걸려다 문신을 보고 달아났다.

‘어떻게든 후작의 힘을 빌려야 해. 콘라드 왕국의 왕자를 쫓아내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야. 그쪽은 가망이 없어.’

그동안 레오는 콘라드 왕국의 정보를 모았다.

레나와 레오는 공식적으로 죽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리고 후궁에게서 태어난 서자, 에릭 드 예리엘은 왕비의 아들딸을 몰아내고 유일한 왕위 계승권자로 공고한 기반을 다졌다.

그의 뒤에는 외할아버지인 라퍼트 테르탄 공작이 있었다. 왕자는 외척의 힘을 빌려 계승 순위가 앞서는 배다른 동생들을 쫓아냈다.

역풍 따위는 없었다. 라퍼트 테르탄 공작은 콘라드 왕국의 정계를 움켜쥐고 있는 실권자였고, 거긴 이곳 벨리타 왕국처럼 파벌이 갈리지도 않았다.

콘라드의 왕은 병상에 누워 십 년 넘게 투병 중이었다.

그마저도 사제들이 성력을 쏟아부으며 결코 치유할 수 없는 병마의 바짓가랑이를 붙든 덕분이었다.

그런 상황이니 자연스럽게 유일한 후계자에게 권력이 집중됐고, 에릭 드 예리엘의 즉위는 시간문제로 여겨졌다.

이 정보를 얻었을 때 레오는 혈통을 포기했다.

송곳 하나 찌를 틈도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그는 에릭 드 예리엘이나 테르탄 공작과 비교하면 급이 낮아 보이는 타티안 후작에게도 재롱을 떨어야만 하는 처지였다. 그런데도 흥미, 그 이상을 얻지 못했다.

패밀리 저택에 도착했다. 레오는 가족들의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 하고 레나의 방을 찾았으나 노크하지 못하고 방문 앞을 서성였다.

열패감에 몸이 무겁다.

‘레나야. 나 어쩌면 좋니…’

울고 싶다.

힘들고 외롭다.

동생한테 다 말해버릴까? 미쳤냐는 소리는 듣겠지만 결국 레나는 내 말을 믿어주겠지.

레오는 얼굴을 감싸며 고개를 흔들었다.

‘안 돼. 레나한테 그런 말을 할 수는 없어.’

그건 자신이 진짜 오빠가 아니라고 하는 것과 같았다.

그는 레오이면서 레오가 아니었다. 이 묘한 간극을 이해할 수 있는 건 레오, 자신밖에 없었다. 동생은 이걸 이해하지 못하고 충격만 받을 거다.

채하가 있었으면!

‘…아니야. 또 채하한테 기대려고 하네.’

한심하다. 각오를 다진 게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습관적으로 그녀를 찾았다.

레오는 눈을 질끈 감으며 소꿉친구인 레나를 떠올렸다. 그녀는 교회에서 쫓겨나고도 레오를 위로해줬다.

레나 아이나르를 떠올랐다. 그녀는 팔을 잃고도 스스로 일어서려 했다.

그리고 동생은…

“오빠!”

레오가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복도 끝에서 레나가 후다닥 달려오고 있다.

“헥헥, 오빠! 일찍 왔네?”

동생이 땀을 뻘뻘 흘렸다.

그 모습에 레오는 병석에 누운 레나를 떠올리고는 덜컥 심장이 떨어져 내렸다.

“레나! 왜 그렇게 땀을 흘려?”

“마당에서 티안이랑 운동했거든. 이제 씻을 거야.”

그녀의 대수롭지 않은 답변에 그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깜짝 놀랐잖아. 그런데 무슨 운동을 했는데?”

“안 알려줄 거지롱!”

레나는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레오가 노크를 망설이던 방문은 열려있었다.

닫힌 문을 바라보며 레오는 잠시 우두커니 섰다. 동생은 들어갔지만, 그녀의 싱그러운 얼굴이 눈에 고여 떠나질 않았다.

사랑스러운 내 동생.

무력한 패배감이 옅어지고 단단한 책임감이 고개를 내밀었다.

레오는 다리에 힘을 꽉 주었다. 동생을 위해서라도… 주저앉을 수 없었다.

‘그래. 아직 끝난 게 아니야.’

어쨌든 이번 시나리오에서 후작과 안면을 텄고, 그를 만날 수 있는 출입증도 손에 넣었다.

이건 엄청난 성과였다.

한 발자국, 딱 한 발자국만 더 나가면 된다.

레오는 부족한 걸음을 채울 방법을 떠올리고는 다시 저택 밖으로 나갔다.

* * *

한 달 뒤, 레오는 마차에 레나를 태웠다.

베나르 타티안 후작은 청부를 재촉하지 않았다.

소드마스터파가 불편한 시선으로 후작을 압박했지만, 그는 최소한의 메시지 – 말을 듣지 않는 아들을 암살하려 했고 부상을 입혔다. 요양을 구실로 아들이 공주를 만나지 못하게 막고 있다. – 를 던진 상태였다.

상처가 낫고 나면 다른 조치가 필요하겠으나 당장은 그것으로 족했다.

하지만 레오에겐 만족스럽지 못한 전개여서 그는 돈을 박박 긁어모았다. 임금을 가불하고 가족들에게 돈을 빌렸다.

그리고 그 돈으로 아름다운 드레스를 샀다. 가장 화려한 것으로.

레나에겐 화려한 것이 어울린다.

어차피 그녀의 외모에 눌려 배경에 불과해질 것이니까 아무리 화려해도 지나치지 않았다.

장신구는 요즘 친해진 소이린이란 아가씨에게 빌렸다.

레오가 눈을 찡긋하면서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하자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알겠다고 했다.

도박이 시작됐다. 레오는 동생을 가능한 한 아름답게 치장해 판돈을 최대로 키우고서 레나와 함께 후작가로 향했다.

“힝… 티안이랑 놀기로 했는데.”

“……”

레나가 투덜거렸지만, 레오는 단호하게 그녀의 시간을 비웠다. 레나의 외모가 필요한 순간이 왔다.

‘현재의 내 능력으로는 후작의 호기심을 끌어낸 게 한계야. 하지만 레나를 보여준다면…’

이게 그가 생각한 마지막 한 걸음을 채울 방안이었다. 후작이 레나를 본다면… 그는 반드시 우리를 양자, 양녀로 들이고 싶어 할 터였다.

최악의 상황은 걱정하지 않았다.

베나르 타티안 후작은 대귀족이다. 그는 레나의 외모를 일차원적으로 탐하거나 이용하려 드는 잡배가 아니었다. 레오가 걱정하는 상황은 따로 있었다.

레나는 칭얼거리던 것도 잊고선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감상하기에 바빴다.

레나가 저것 좀 보라며 레오를 보챘지만, 그는 긴장감에 바싹 마른 혀를 다시는 데 여념이 없었다.

이윽고 마차가 후작의 저택에 도착했다.

마차에서 내린 레오는 주먹을 쥐었다 펴기를 반복했다. 이제 여길 들어가면 되돌릴 수 없다.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 레나에게 손을 내밀어 에스코트했고, 거대한 저택 정문에 남매가 나란히 섰다.

당연히 착각이겠지만, 촘촘한 철창이 노구화호의 이빨처럼 보였다.

레오가 집사에게 출입증을 내밀었다. 집사는 그가 출입증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평소에는 출입증을 요구하지 않았다. 받아봤자 나갈 때 도로 돌려주는 것이 번거로웠으니까.

그러니까 레오가 출입증을 내민 것은 정식으로 시간을 내달라는 암묵적인 요청이었다. 설령 이 출입증을 돌려받지 못하는 한이 있어도 꼭 시간을 내어달라는 마지막 부탁인 셈이다.

그런데 집사는 그의 과감한 승부수보다는 다른 데에 더 관심이 쏠렸는지 내밀어진 출입증을 보지도 못하고 인사를 했다.

“어서 오십… 시오.”

그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레나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러길 잠시, 자신이 숙녀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음을 깨닫고 헛기침하며 출입증을 받았다.

레오는 전혀 불쾌하지 않았다.

당연한 반응이다. 거지 같은 옷차림으로 민낯만 드러내도 숨이 막히는 외모인데, 지금은 곱게 분장하고 예쁜 드레스까지 입었다.

벨리타 왕국의 꽃이라는 클로에 드 타탈리아 공주도 레나에게 비교할 것이 못 될 거다.

본 적은 없지만, 레오는 확신했다.

이 왕국, 아니, 온 대륙에서 내 동생이 제일 예쁘다.

남매는 후작의 방으로 안내받았다. 가끔 집무실이 바뀌는 모양인지 레오가 올 때마다 안내해주는 방이 달랐다.

후작은 집무를 보고 있었는지 조금 귀찮다는 표정으로 인사를 건네다가 말끝을 흐렸다.

“어서 오게. 갑자기 어쩐 일인…”

후작의 눈이 레나에게 꽂혔다.

– 꿀꺽

레오는 침을 삼켰다. 주사위는 던져졌는데 주사위가 구르는 시간이 억겁처럼 길게 느껴졌다.

후작은… 가볍게 허리를 숙였다.

됐다! 이 능구렁이 같은 인간이 또 어찌 나올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저렇게 예의를 차린 이상 레나를 해코지할 일은 없어졌다.

타티안 후작은 영애들에게 의례 하는 예의를 차리며 말했다.

“동생분이시군.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는 베나르 타티안이라 합니다.”

레나도 치맛자락을 살짝 짚으며 인사를 받았다.

“레나에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그녀도 나름 공손한 인사를 건넨 것이었으나 후작의 얼굴에는 의문이 떠올랐다.

레나는 귀족들의 예법을 몰랐다.

레오가 가르쳐주고 싶었지만, 귀족 영애들의 예법은 남성들의 것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복잡하고 미묘했다.

사소한 손짓만으로도 뜻이 뒤바뀌는 경우가 허다해서 어설프게 가르쳐주는 것은 차라리 모르는 것만 못했다.

전에 레나 아이나르에게 가르쳐준 아카이아 제국의 군례는 남성과 여성이 공통으로 쓰는 간단한 것이어서 쉽게 가르쳤지만 이건 도저히 무리였다.

레오는 그의 의문 섞인 표정에 어깨를 으쓱였고 후작은 의문을 거두며 레나에게 부드러운 미소를 보였다.

“마침 점심시간이로군요. 혹시 시간이 되신다면 함께 식사하실까요?”

레오를 보며 제안한 말은 아니었지만, 그는 기쁨에 살짝 몸을 떨었다.

도박이 성공했다. 후작은 명백하게 레나에게 호감을 보이며 ‘다 같이’ 식사하자는 말을 꺼냈다.

그가 가장 우려했던 것, 레나만 데려가고 레오는 버려지는 최악의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그제야 긴장이 풀린 레오는 속으로 한숨을 뱉었다.

이제야 좀 안심…

“물론이에요. 오빠한테 이미 점심을 먹고 갈 거라고 들었어요.”

레나의 당찬 말에 후작과 레오 모두 당황해버렸다.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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