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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64

신화의 열매 (2)

“으음, 혹여 이런 일이 있을까 싶어 한꺼번에 몰아쳐 일망타진하려 했던 거였거늘···.”

판테온 12위원회의 수좌, 위원장이 자신의 콧수염을 거칠게 쓰다듬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까지 살아남으며 산전수전 다 겪은 그는 인간이 궁지에 몰리게 되면 앞뒤 가리지 않게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틈을 주지 않고 확실하게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일부러 뜸을 들여가며 철저하게 준비했던 건데···.

“위원장님! 악신의 잔재가 다시 팽창을 시작했습니다!”

“인근에 있던 시민들의 소개 작업이 아직 다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아아, 대체 누가 저런 끔찍한 재앙을!”

그런 그도 이런 상황까진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

설마하니 이세계에 존재하는 신의 그림자를 이곳 지구에 불러내다니.

그런 이적이 가능하다는 것을 대체 어떻게 예상한단 말인가?

‘후우, 하지만 고민하고만 있을 시간은 없지.’

갑작스러운 사태에 모두가 혼란에 빠진 지금.

한 손이라도 부족한 현재 상황에서 판테온 최고의 성직자 중 하나인 그가 뒤에서 지시만 내리고 있을 수는 없었다.

가늘게 눈을 뜬 위원장의 몸에서 서늘한 신성력이 흘러나왔다.

사아아아—

세상 만물을 얼려 모든 것을 멈추게 만드는 신의 권능.

이세계에서 사용할 때에 비하면 그 힘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지만, 다른 에너지의 상위에 위치하는 신성력의 특성상 그 정도만 해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힘이었다.

꿈틀꿈틀—

하지만 그 힘도 저 악신의 그림자를 억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자신을 옥죄어오는 신성력에 저항해 거칠게 몸부림치는 부정형의 덩어리.

이미 어지간한 동산만큼 커진 그것의 주위로 뻗어 나온 촉수들이 사방을 휩쓸며 닿는 모든 것들을 집어삼켰다.

“크음.”

“윽, 이건 대체!”

위원장뿐만이 아니라 다른 운영위원회의 일원들, 그리고 각 교단에서도 내로라하는 성직자들이 합세했음에도 마찬가지였다.

그 재앙이 급격히 팽창하는 기세를 억누르며 잠시 발목을 잡는 게 한계였으니.

‘···상성이 최악이군.’

성직자들이 빌려온 신의 권능이나 그들의 능력 자체가 부족한 건 아니었다.

그저, 차원 너머에 존재하는 신의 힘을 억지로 지구까지 끌어와 발현해야 하는 그들과 달리.

저 악신의 그림자는 그 자체로 신의 위광을 품고 있다는 게 문제가 되었을 뿐.

‘소위 말하는 격의 차이라는 거겠지. 이쪽이 한데 끌어모은 강제력의 대부분을 무시하고 있다. 다수가 힘을 합친 덕분에 어찌어찌 유지되고는 있지만···.’

그것조차 저 존재가 품고 있는 불완전한 신성에 미치지 못하는 이상 그저 임시방편에 불과했다.

지금으로썬 희생을 최대한 줄이면서 지원이 올 때까지 버티는 계 한계였으니.

‘그렇게 지원이 온다 한들 저것을 없애기는 힘들 터. 그래도 지금은 그 방법밖에 없다. 일단 시간만 벌어준다면 어떻게든 머리를 맞대 저것을 다시 돌려보낼 방법을 찾을 수 있겠지.’

위원장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다만, 갑작스러운 사태에 자연스럽게 평소의 전력만 계산한 그가 놓친 것이 하나 있었으니.

“엇! 저, 저건···?”

“하늘에서···!”

지금 이 자리엔 그의 상식을 넘어서는 존재가 하나 더 있다는 사실이었다.

화아악—!

일순.

거센 광풍과 눈부신 섬광이 동시에 일었다.

몸을 저릿하게 만들 정도의 날카로운 예기와 함께.

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도 모르게 눈을 감고 시선을 피했으나, 많은 실전 경험으로 끝까지 시선을 떼지 않은 이들은 그 순간 일어난 변화를 똑똑히 목격할 수 있었다.

———!

하늘에서 떨어진 거대한 빛의 검 한 자루가.

지상에서 꿈틀거리는 검보랏빛 형체를 단숨에 꿰뚫어 흩어버리는 것을.

“······!”

그 순간 일어난 두 신성력의 충돌을 지켜본 위원장이 눈을 부릅떴다.

그리고 그렇게 격한 반응을 보인 이는 그 혼자만이 아니었다.

“말도 안 돼···. 방금 내가 뭘 본 거지?”

“대등하다고? 아무리 불완전하게 불려 왔다곤 하지만, 그래도 명색이 신의 그림자인데?”

그런 그들의 놀람을 뒤로하고 백금빛 휘광과 검보랏빛 연기가 서로를 물어뜯으며 연신 거세게 부딪쳤다.

연기 안쪽에서 뻗친 집채 만 한 촉수가 섬광과도 같은 일 검에 잘려 나가고, 직후 뿜어져 나온 안개가 자신에게 적대하는 자와 그 주변 대지를 집어삼켰다.

콰과과광—!

그런 공방이 일어나길 1초에도 수십 차례.

정말 인세에서 일어나는 것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초월적인 싸움이었다.

마침 성직자들이 펼쳐놓은 신성진 덕분에 여파가 크게 번지지 않을 뿐, 그게 아니었으면 이미 주위가 초토화되고도 남았으리라.

‘아차!’

잠시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던 위원장이 퍼뜩 정신을 차렸다.

아무리 봐도 이금 이 상황은 그토록 바라마지않던 기회의 순간이지 않은가?

이대로 그냥 구경만 하며 흘려보낼 순 없었다.

“모두 정신 차리시오!”

그는 겨우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된 성직자들을 다독이며 다시 태세를 재정비했다.

그 와중에도 도무지 숨기지 못한, 감탄 어린 눈으로 신화의 전장을 힐긋거리면서.

당연한 일이었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그런 경외심을 품은 이는 그 혼자만이 아니었다.

***

하인리히의 시간이 한계까지 가속했다.

그렇게 주위의 모든 것이 한없이 느려진 가운데.

그런 시간의 흐름 따윈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듯 어마어마한 속도로 뻗어온 촉수 하나를 성검으로 베어냈다.

———!

그의 가슴 속에서 쉬지 않고 맥동하는 천사의 심장이 계속해서 전신에 힘을 공급했다.

자체적인 에너지 발생 기관을 지닌 그는 다른 차원에 있는 신에게 신성력을 공급받아야만 권능을 행사할 수 있는 여타 성직자들과는 사정이 달랐다.

보다 빠르고, 보다 효율적이며, 보다 강하게.

끝없이 증식하는 빛의 참격이 사방을 점유하며, 호시탐탐 이쪽을 노리는 안개를 베어 갈랐다.

말 그대로 압도적이기 그지없는 화려한 위용.

하지만 정작 그의 속내는 그리 좋지 못했다.

‘이거 끝이 없군.’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며 악신의 그림자를 꿰뚫은 초격 이후로 벌써 몇 번이나 검을 휘둘렀을까?

되도록 빨리 끝내기 위해 처음부터 전력을 다한 공격을 쏟아부었으나, 그 한방으로 신의 그림자를 정리하길 바라는 건 욕심이었던 듯했다.

그나마 한껏 팽창한 놈의 연기를 상당 부분 날려버렸다는 걸 위안으로 삼아야 할 판이었으니.

그러나 이 안개는 그저 현상의 발현일 뿐이었다.

확실하게 마무리 짓기 위해서는 그 핵부터 처리해야 하는데···.

어째선지 감각을 최고로 끌어올리고 광역 공격을 남발하며 연기를 통째로 갈아버리는데도 이렇다 할 진전이 없었다.

———!

그때, 대체 언제 다가온 건지 몇 가닥의 기운이 거미줄처럼 그의 몸에 들러붙었다.

이어서 눈 깜짝할 사이에 증식하며 그의 몸을 휘감는 실타래.

그의 초월적인 감각은 물론 세상의 인과와 섭리마저 속이고 다가오는 접근에는 어떻게 저항할 도리가 없었다.

[“으하핫! 어리석은 놈! 감히 필멸자의 몸으로 신의 권능에 저항하려 하다니! 네놈을 위대하신 루세니 님의 종으로 만들어주마!”]

이쪽과는 달리 저쪽은 안개에 시야가 가려지지 않는 모양인지 어딘가에서 조커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초격은 물론 이어진 연계 공격 모두 놈을 타깃으로 하고 있었는데, 여전히 목소리가 쌩쌩한 걸 보니 별 효과는 없었던 모양이었다.

‘···신의 권능. 그렇군. 어쩐지 공격이 제대로 먹히는 것 같지 않더라니. 전부 이것 때문이었나.’

하인리히의 눈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대충 어떤 힘인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기운에 닿은 직후부터 그의 머릿속이 요란할 정도로 뒤틀리고 있었으니까.

‘인식 개변의 힘···. 거짓과 속임수 쪽인가? 과연 악신다운 권능이군.’

이걸로 주위의 법칙을 뒤틀어 그의 공격을 흘려낸 것일 터.

신성의 씨앗을 품고 있는 하인리히의 격 또한 그리 낮지 않기에 완전히 무효화하진 못했겠지만, 그 정도만 해도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했다.

지금도 이렇게 그에게까지 닿는 데 성공하지 않았던가?

‘그런 대단한 힘을 휘두르다 나온 결론이 결국 나를 잡아서 세뇌하는 거라니. 생각보다 상상력이 빈곤한 녀석이로군.’

뭐, 상상력보단 능력의 문제겠지만.

곧바로 힘을 끌어올려 구속을 풀려던 하인리히가 멈칫했다.

그리고 잠시 뭔가를 고민하던 그는 이내 저항을 포기하고 몸에서 완전히 힘을 뺐다.

‘이거 어쩌면.’

지금 저 ‘신의 그림자’엔 정작 루세니라는 신격의 의지는 조금도 깃들어 있지 않았다.

이 권능을 다루는 것은 온전히 그것을 불러낸 조커의 몫.

하지만 아직 신성의 씨앗도 싹틔우지 못한 인간이 신의 힘을 온전히 다룰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이제 포기한 모양이로구나. 잘 생각했다. 너 정도라면 신께서도 특별히 아껴주실 터. 이대로 루세니 님의 품으로 귀의하···.”]

뭐라고 떠드는 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지만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으니까.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 더 버틸 수 있겠지. 하지만 그래선 괜히 시간만 허비하고 내가 얻는 게 없어.’

이대로 계속 가다간 지구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터.

결국 자신이 이긴다는 사실엔 변함없겠지만, 그렇게 되면 저 악신의 그림자를 이 지구로 불러들인 근간이 전부 고갈되어 버릴 것이다.

아깝게도.

‘그럴 순 없지. 무려 외신의 그림자를 지구로 불러들일 수 있을 정도의 힘이다. 번천회가 이십여 년 전부터 공들여 준비한 그걸 홀라당 집어삼킬 수 있는 기회인데 그걸 왜 포기해?’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상대를 방심시킬 필요가 있었다.

하인리히는 자신의 인식을 건드리는 힘을 거부하지 않았다.

신의 권능에 의해 「위대한 정신」이 흔들리고 인지가 뒤틀리는 와중에도 오직 한 가지에만 집중했다.

‘괜찮아. 이게 역류하지 않도록 조절만 잘하면···.’

어차피 그는 하나의 단말일 뿐이었다.

자신이라는 객체의 너머에 있는, 모든 것을 총괄하는 본체까지 역류하지만 않는다면—.

“으하핫! 됐다! 설마 정말로 성공할 줄이야! 이제 너는 루세니 교단의 검으로···.”

—뒤틀린 인식 따위야 아무래도 상관없었으니까.

미묘한 이질감 속에서 감았던 눈을 뜬 하인리히가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뒤틀린 인식을 가진 상태에서만 인지할 수 있는, 루세니의 권능에 의해 뒤틀린 세계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역시. 이러니 영 진전이 없었지.’

바깥세상과 법칙과 인과를 공유하지 않는 별개의 공간.

그 곳곳에 나 있는 검상은 분명 자신이 낸 것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지금도 실시간으로 상처가 수복되며 늘어가는 공간을 보아하니, 계속해서 싸웠으면 얼마나 더 오래 걸렸을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찾았다.’

그리고 그곳에.

그것이 있었다.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다가오는 제이슨, 조커의 가슴팍에 박힌 채로 옅은 빛을 발하는 주먹만 한 구체.

그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하인리히가 그와 시선을 맞추며 마주 미소를 지었다.

“···그거였구나?”

“응?”

“좋아 보이는군.”

“···뭐?”

그 말에 다가오던 조커의 발걸음이 멈춰 섰다.

이내 이상한 낌새를 느낀 듯 얼굴이 딱딱하게 굳은 그가 뭔가를 하기 위해 곧바로 기운을 끌어올렸지만—.

푸욱!

이제 와서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었다.

이렇게까지 거리가 좁혀진 이상, 때는 이미 늦어도 한참 늦은 뒤였으니까.

“커헉! 어, 어떻게···? 분명 권능이 제대로 먹힌 것까지 확인했는데···!”

“글쎄?”

하인리히는 냉담한 눈으로 자신의 손에 가슴이 꿰뚫린 조커를 바라보다 천천히 손을 움켜쥐었다.

손아귀에서 느껴지는 기이한 열기.

대체 어떻게 만든 건지 알 수 없는 힘의 결정이 천천히 그의 손에 딸려 나왔다.

“아, 안 돼···. 그건···!”

바닥에 털썩 쓰러진 그가 자신의 가슴에 난 구멍에 필사적으로 신성력을 쏟아부었으나, 상태는 조금도 호전되지 않았다.

아니, 단순히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몸이 말라비틀어지며 말단부터 재가 되어 흩어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내, 내놔라! 커헉! 빨리 그 ‘신화의 열매’를 내게···!”

자격이 되지 않는 몸으로 신의 힘을 마음대로 휘둘렀던 결과.

하인리히는 육체는 물론 영혼까지 사멸해 가는 그를 잠시 바라보다 손에 쥔 결정으로 시선을 돌렸다.

저건 자신은 물론 불사왕인 한스가 와도 어떻게 할 수 없었다.

말마따나 이걸 다시 돌려준다면 모를까, 그에겐 그럴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었으니.

‘이 아까운 걸 누구한테 줘?’

신화의 열매라고 했던가?

그 이름이 뭐든 한 번 자신의 손에 들어온 이상 이건 이제 자기 거였다.

그렇지 않아도 여태껏 싸우면서 생긴 손실까지 아까워지기 시작한 마당에···.

빠직—

그런 그의 이기적인 심보에 신이 노한 것일까.

갑작스럽게 하인리히의 손에 쥐어져 있던 구체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엇? 뭐야, 이거?”

아직 이 신화의 열매란 게 뭔지 확실히 알아보지도 못했는데!

황급히 조커가 있던 곳을 돌아봤지만, 그곳엔 이미 사제복을 비롯한 몇 가지 잡동사니들만이 널브러져 있을 뿐이었다.

‘아니, 잠깐. 설마 매개체였던 놈이 소멸한 영향으로?’

그런 생각이 뇌리를 스쳐 지나간 순간.

그가 무언가를 할 틈도 없이 상황은 급전개를 맞이하고 있었다.

파차창—!

뭔가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신화의 열매’가 산산조각나며.

눈부신 빛이 사방으로 터져 나왔다.

***

판테온 외곽.

“헛! 저기 좀 보십시오!”

꿈틀거리는 검보랏빛 안개의 확장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저지선을 구축하고 있던 성직자 중 하나가 큰 소리로 외쳤다.

하지만 그가 있는 곳을 돌아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너무나도 선명한 변화에 이미 모두가 그 이변이 벌어지는 곳을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

꿈틀거리는 연기 사이로 조금씩 새어 나오는 서광.

그것은 눈 깜짝할 사이에 불어나 거미줄처럼 퍼져 나갔고.

파아앗—!

마침내 내부에서 터져 나오며 그것을 가두고 있던 연기를 산산이 흩어버렸다.

도저히 어떻게 손 쓸 수가 없어 시간만이라도 벌기 위해 모인 이들의 결심을 우습게 만들 정도로 허무한 결말.

“어, 이건···?”

“잠깐, 저건 설마···.”

그 중심에 그가 있었다.

아른거리며 흩어지는 빛무리 속.

홀로 당당히 선 채 지그시 눈을 감고 하늘을 향해 고개를 치켜든 사내가.

알 수 없는 무거운 공기가 그의 주변에 머무르며 보는 이들에게 묘한 위압감을 풍겼다.

“하인리히 세인트 랜드가드···.”

성직자들을 진두지휘하던 판테온의 위원장이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반짝거리는 빛의 알갱이와 쏟아지는 태양 빛 아래에 선 은발의 천사.

그 모습은 말 그대로 이야기 속에나 나오는 신의 사자와 다를 바 없었다.

하물며 그 존재가 단신으로 재앙을 물리친 구원자라면···.

그때, 감겨있던 천사의 두 눈이 떠지며.

태양과도 같은 금안이 자신을 바라보는 이들을 비췄다.

***

하인리히가 멍하니 주변을 둘러보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주변에 잔뜩 늘어선 사람들이 자신을 경외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

하지만 지금 그에겐 다른 곳에 신경 쓸 정신이 남아있지 않았다.

신화의 열매가 깨지면서 빛이 터져 나온 직후.

시간이 멈춘 그 찰나의 순간에 볼 수 있었던 광경이 아직도 뇌리에 남아있었으니까.

《차원의 변곡점이 일정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아카샤 시스템에 접속합니다.》

그런 한 줄의 메시지와 함께 보였던.

이 지구의 미래 모습이.


           


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My Alter Ego is Becoming A Giant, 내 분신이 거물이 되어간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Horror of the Continent: The Immortal King Brings Despair, While the Light Knight Defies the Divine Will. In an era of chaos, numerous heroes emerge, striving to navigate the tumultuous land. However, amidst this turmoil, sudden and enigmatic forces make their appearance on the continent. Little did they know, it was all me. …To be precise, they were my alter egos sent to this other world. #Unintentionally becoming the villain of the world. #Somehow, I become both the demon king and the hero. #One person, multiple ro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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