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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7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47화

권수협의 표정은 지금도 실시간으로 썩어 들어가고 있었다.

그래, 당연히 그래야지.

내가 그 표정을 보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데.

“처음 보는 분인 것 같은데, 어떻게 오셨는지요.”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녀석에게 묻자 빠득, 하고 이를 가는 소리를 내는 권수협.

“……스파이를 심어 놨으니 대충 알 텐데?”

아무래도 안에 있는 영제를 보고 순식간에 작금의 상황을 파악한 모양이었다.

머리는 그래도 꽤 돌아가는 편인 건가? 아니, 저것을 보고도 몰랐으면 진짜 대표의 자격이 없지.

“그러면 굳이 존댓말 하지 않아도 되겠지? 어차피 좋은 의도로 온 건 아닐 테니까.”

순식간에 태도를 바꾸며, 그렇게 이야기하자 녀석은 기가 찬다는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본다.

“하, 그래도 선배라고 존중 정도는 해 줄 줄 알았는데.”

“호의로 왔다면 존중해 줬겠지. 하지만 너희는 호의가 아닌 적의를 품고 왔잖아?”

녀석에게 그렇게 말해 준 뒤, 이하루와 함께 부실 안으로 들어간다.

“왜, 인사하러 온 거 아니야? 들어와서 구경이나 하든가.”

아직, 녀석들에게 보여 주고자 한 것의 반도 보여 주지 못했으니까.

“어? 파밀리아 부장님 오셨어요? 생각보다 일찍 오셨네요?”

부실 한쪽에 있는 주방에서 몸에 밀가루를 묻힌 이세리가 걸어 나온다. 그리고 입구 쪽에 있는 ‘레인저 동아리’ 부원들을 보고는 잠시 흠칫 놀랐지만 이내 표정을 가다듬고 다시 미소를 짓는다.

“차, 참! 오늘 손님들이 오신다고 하셨죠! 손님들 몫까지 준비되어 있으니까 안으로 들어오세요!”

이세리의 말을 들은 권수협이 이상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난 그 웃긴 얼굴에 친절히 물어 줬다.

“왜, 레시피 개발 동아리 부장이 여기에 있다는 거에 놀란 건가? 아니면 우리 부실에 부엌이 있다는 거에 놀란 건가? 그것도 아니라면……. 설마, 이세리 부장이 너희를 보고도 멀쩡하게 보이려고 하는 거에 놀란 건가.”

하지만 권수협은 입을 꾹 다문 채 대답하지 않았다.

“뭐, 대답하지 않아도 좋고. 다들 그렇게 서 있을 건가? 다른 선배님들도 다 안으로 들어오시지? 다과는 충분하니까.”

내 말을 듣고서야 서서히 안으로 들어오는 ‘레인저 동아리’의 멤버들.

미리 녀석들이 올 것을 알았기에 부실의 가장 커다란 홀에는 충분한 양의 간이 책상과 의자를 둔 상태였다.

여기서, 녀석들은 의아함을 느낄 터였다. 자신들이 전부 앉았음에도 자리가 한참 남아 있었으니까.

“그런데, 오늘 너희 말고도 다른 손님들이 오기로 했는데, 불편해하지 말고 편하게 있어.”

내가 바라는 건 크게 없었다.

그저, 녀석들을 깨부수기 전에 스스로 보고 깨닫게 만들어 주고 싶었을 뿐이었으니까.

한마디로 말하면 간단한 인성질이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유진 씨. 국제 무역 동아리분들 오셨어요~”

세아와 함께 국제 무역 동아리 부실에 있던 인원이 모조리 부실로 들어온다.

인원만 해도 지금 여기를 찾아온 레인저 동아리의 두 배는 되는 규모. 이에 권수협의 낯이 어두워진다.

“이 인원들은 대체 뭐야…….”

“소식이라도 받고 온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오늘, 우리 동아리의 발대식(發隊式)이 있어서 말이다.”

“……발대식?”

“그래, 우리 동아리의 보호를 받는 동아리들을 모조리 초대해 줬지.”

녀석에게 ‘국제 무역 동아리’와의 관계를 설명하는 동안, 저 멀리 금발을 한 진우의 머리가 보였다.

“보스, 보드게임 동아리 사람들도 모아 왔어.”

또 다른 동아리의 등장에 권수협뿐만이 아닌 ‘레인저 동아리’ 부원들의 낯짝이 서서히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우리 부실에 모인 인원만 해도 수십 명.

우리의 기를 죽이겠다고 온 것 같은데, 기가 죽은 것은 오히려 녀석들인 모양이었다.

“아직 다 오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그러시면 어쩌시나.”

“……닥쳐.”

그리고 그런 녀석들에게 화룡점정을 찍은 것은 바로──

“나 왔다~ 전에 말한 것처럼, 훈련장 좀 빌려 써도 되지?”

“……알아서 하시죠.”

지수현의 등장이었다.

아카데미에서도 제일 건들면 안 되기로 유명한 교관이 등장하자 ‘레인저 동아리’ 부원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꼴사납게 웅성거리는 모습에, 녀석들을 한 번 쓰윽 훑어보던 지수현은, 이내 피식 웃음을 터뜨리고는 곧장 기구들이 있는 훈련장 쪽으로 향했다.

지수현이 온 것에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그저 일종의 스타퍼였다.

열이 오를 대로 오른 애들이 함부로 선을 넘지 못하게 만드는.

뭐…… 사실 말을 안 했어도 내가 동아리실을 초호화 장비로 꾸민 것을 알자마자 바로 쫓아오겠다고 공표하긴 했었다.

내가 막는다고 안 올 사람도 아니긴 한데, 마침 적당한 때에 잘 와 줬네.

이렇게 지수현까지 왔으니, 다음 단계까지 논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겠군.

그리고 그 순간, 내 옆에서 그 모든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진우가 결국 웃음을 참지 못한 채 터뜨리고 말았다.

“보스, 쟤네 표정 보여? 지들이 잘난 줄 알고 쳐들어왔는데 역으로 당했죠? 입 못 다물고 있죠? 지들도 사실 부럽죠?”

조용한 부실 안에 울려 퍼지는 진우의 웃음소리에 참지 못한 것인지 결국 얼굴을 붉히며 권수협이 자리를 박차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먼저 간다.”

그리고 그런 권수협의 앞에 서서 녀석을 노려보는 진우.

“아직 이세리 누님의 음식, 안 나왔는데? 너희, 좋아하잖아. 이세리 누님의 음식.”

“……굳이 오늘이 아니어도 먹을 수 있으니 상관없어.”

“엥? 누가 나중에 먹게 해 준대? 꿈도 야무지시네.”

그렇게 말한 진우는 서서히 고개를 앞으로 뻗으며 녀석의 귓가에 대고 말한다.

“오늘 먹는 요리가 너희가 먹는 마지막 음식이 될 테니까 얌전히 먹는 게 좋을 거야.”

평상시엔 내빼지만, 역시 진우 이 녀석은 도발만큼은 심상치 않은 재능이 있었다.

저기 부들대고 있는 권수협을 보아라.

주변에 다른 동아리원들이 있는 것은 물론 훈련장에는 교관과 1학년 수석이 있으니 함부로 행동도 못 하고 그저 참을 수밖에 없다.

어째서?

이곳에 모인 다른 동아리원들은 전부 ‘레시피 개발 동아리’와 같은 비전투 동아리였으니까. 그리고 이들 모두 전투를 위주로 하는 동아리들에 당할 뻔한 경험이 있었으니까.

그런 상황에서 녀석들이 괜한 헛짓을 했다간 브론즈 동아리들은 물론이고 아카데미 전체에 널리 퍼져 있는 비전투 동아리들을 모두 적으로 돌리는 상황이 될지도 몰랐다.

그리고, 내가 할 일은 바로 그 참을성을 없애는 일이고.

“참, 이걸 아직 말 안 했군. 국제 무역 동아리의 이하루 부장의 본가, 이노미야 그룹에서 ‘황금 호두 파이’ 레시피의 특허권을 구매하기로 했다. ……이거, 아쉬워서 어떡하지? 너희는 결국 닭 쫓던 개 신세가 되었네?”

뿌득.

이빨을 가는 소리가 더욱 크게 들린다.

“……왜 이노미야나 되는 그룹에서 녀석들의 레시피를 사겠다는 건데. 네 입바람이 들어간 게 아니고서야 그런 사실을 녀석들이 알 리가 없잖아.”

하지만 나는 도발을 멈추지 않고 싱긋 웃으며 녀석에게 말해 주었다.

“네 말대로 내가 바람을 좀 넣어 줬지. 왜, 아니꼬운가? 갑자기 중간에 나타난 우리가 채 가는 게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나? 그렇다면 답은 간단하다.”

나는 그렇게 말하며 녀석의 어깨에 손을 올린다.

“──전쟁을 해 보자고. 우리에게 총력전을 걸어라. 브론즈 동아리의 부장인 너라면 알고 있겠지?”

총력전.

양 동아리의 합의 간에 그간 모아 두었던 동아리의 모든 레이팅 점수를, 동아리의 재산을 걸고 벌이는 둘 중 단 하나의 동아리만 살아남을 수 있는 규칙.

“네가 총력전을 걸어온다면 우리는 피하지 않을 거다. 오히려 전력으로 받아칠 거다. 이해됐나? 네 모든 걸 걸고 이길 자신이 있다면 총력전을 걸어라.”

우리는.

“‘파밀리아’는 네 도전을 환영할 테니까.”

싱긋 웃으며 녀석에게 손을 건넸지만, 녀석은 그 손을 잡지 않고 나를 노려보며 말했다.

“동아리를 만든 지 얼마 안 됐으니, 대략 자유 대련이 풀리는 다음 주부터 동아리 보호 기간도 끝나겠군.”

보호 기간. 동아리를 새로 만들면 함부로 동아리의 레이팅을 건 대련을 걸 수 없도록 조치하는 아카데미의 룰이었다.

뭐, 이쪽이야 큰 의미가 없는 룰이지만.

“보호 기간이 끝나는 동시에 너희에게 총력전을 걸 거다. 그리고 전부 빼앗아 주지. 네 녀석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걸 말이야. 그러니까…… 목 닦고 기다려라.”

그렇게 말한 권수협은 내 어깨를 치며 밖으로 나가 버렸다.

“와……. 저 새끼. 꼴에 마지막 존심은 챙기겠다고 어깨를 치고 가네? 보스. 봤어?”

권수협이 어깨를 치고 나갔던 것이 그렇게 아니꼬웠던 것인지 Z실 문 너머로 보이는 녀석들을 노려보며 중얼거리는 진우.

“잘 봤지. 이거로 녀석들이 포기해 줬으면 좋았을 텐데…… 마지막 모습을 보아하니 그럴 것 같진 않군. 결국 전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올 것 같다.”

그러자 영제가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내가 저쪽에 있을 때도 아래 부원들이 말해 주더라고? 부장인 권수협은 독종이라 자신이 원하는 건 반드시 얻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고.”

즉, 녀석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우리는 우리 방식으로 녀석들을 상대할 수밖에. 그 전에 우선…….”

나는 그렇게 말하며 오늘 우리 동아리를 찾아와 준 ‘국제 무역 동아리’의 부원들과 ‘보드게임 동아리’의 부원들을 바라보았다.

“우리 ‘파밀리아’를 찾아 준 손님들을 위해 한잔하는 게 좋겠군. 지금은 불청객들 덕분에 분위기가 조금 다운되었으니…… 달달한 게 있으면 되려나?”

동시에 부엌에서 과자가 잔뜩 쌓인 쟁반들을 들고 밖으로 나오는 ‘레시피 개발 동아리’의 부원들.

“음식들도 다 됐어요!”

“맛있게 드셔 주세요!”

“다들 정말 감사합니다!”

순식간에 퍼지기 시작한 고소한 냄새들에 사람들이 하나둘 과자 쪽으로 시선을 돌리기 시작한다.

그야말로 앞으로 있을 일들을 위해, 파밀리아를 위해 열리는 파티.

“보스. 이 많은 사람이 우리만 믿고 찾아온 건데, 그때까지 우리가 녀석들을 제압할 정도로 강해질 수 있을까?”

진우의 질문은 타당했다. 총력전을 한다는 뜻은 아직 넷밖에 없는 우리끼리 레인저 동아리 전원을 상대해야 한다는 뜻이었으니까.

그런 진우의 걱정을 덜어 주기 위해, 나는 조용히 충고했다.

“아무리 녀석들이 브론즈 동아리라 하더라도 2, 3학년들이 들어가 있는 전투 동아리다. 나라면 모를까, 너희들이 상대하기에는 확실히 버겁긴 하지. 솔직히 힘들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너희라면 말이지. 하지만──”

나는, 절대 아이들을 쉽게 가르칠 생각이 없었다. 녀석들이 나를 따라오기로 한 이상, 우린 아카데미의 최고가 되어야만 하니까.

“다음 주라면 모르지. 나는 최선을 다해 너희를 성장시킬 거니까.”

그리고 내 대답에 호응하듯, 다른 동아리의 부장들 역시 하나둘 입을 열었다.

“앞으로도, 저희 레시피 개발 동아리는 최대한 도울 거예요!”

“보드게임 동아리도 도울 게 있다면 돕지.”

“전 파밀리아의 부장님을 따를 뿐입니다.”

이렇게 많은 이들이 우리 ‘파밀리아’의 패밀리로서 돕겠다고 하는데, 두려울 리가 있겠는가.

그들이 나를 돕는 것처럼, 나 역시 그들을 도우며 살아갈 뿐이었다.

“많이 먹지 않는 게 좋을 거다. 조금 있다 대련할 때 토할지도 모르니까.”

피식 웃으면서 막 음식을 즐기려는 부원들에게 가볍게 충고하자, 아이들의 얼굴이 시무룩해진다.

“……보스.”

“유진 씨, 너무해요.”

“부장, 오늘은 좀 봐주지…….”

참고로, 이 충고는 진심이었다.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ame a Mafia in the Academy IBMITA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Score 3.9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spent my life playing a game.
I hit the wall, stuck in second place for the rest of my life.

[Can you live as yourself, using your own nickname?] DarkLord of Underworld: Even if a man can’t eat, he can survive!

Out of the blue, I received a message and was possessed by the game.
As the worthless son of an Underworld Boss!

“Yes, bloodline is also a power, as long as you can use it. My ability is ‘Famiglia’.”

The game addict never disappears. Overwhelming violence, endless wealth, connections in the other world. I, I’ll use anything to stay 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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