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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81

EP.480 18. 만우절 (22)

“푸핫핫핫, 저, 정말 몸이 뒤바뀌었단 말이야?”

그녀는 원더스타인의 이야기를 듣더니 배를 붙잡고 바닥을 데굴데굴 굴렀다. 그녀는 원더스타인이 특히 부끄러웠던 부분을 이야기할 때마다 주먹으로 바닥을 쾅쾅 두드리며 폭소를 터트렸다.

“저는 지금 매우 심각한 상황이에요.”

“알았어. 나도 이제 심각하게 들을게, 풉, 푸풉.”

“볼을 좀 덜 부풀렸다면 그 말을 믿었을 텐데요.”

“푸풉, 미안, 미안! 푸하하!”

원더스타인은 이내 웃음보가 터져서 뒤로 벌러덩 넘어가는 루미를 바라보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곧 이 사태를 초래한 호크를 돌아봤다.

“루미 씨는 왜 데려온 겁니까?””

“원더랜드에서 만우절 기간이 되면 외부인 중에 유일하게 요정들만이 자기들끼리 몸을 바꿔서 놀곤 한다. 듣기로 그녀는 어렸을 때, 원더랜드에서 자주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그래서 뭔가 알고 있는 게 없을까 해서 부른 것이다.”

“당신은 100년간 원더랜드에서 살아오지 않았습니까? 그래도 아는 게 별로 없습니까?”

“페르소나 교체는 우리에겐 그저 매년 반복되는 일이라……. 별생각이 없다는 게 맞겠군.”

호크는 첫날까지만 해도 그녀와 클라라가 몸이 바뀐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다. 자신들처럼 하루가 지나면 원래 대로 돌아올 거라고 믿었다.

그런데 둘째 날이 되어도 둘이 원래 몸으로 돌아가지 않자 상황의 심각성을 알아차리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루미에게 힘을 빌리러 간 것이었다. 그녀는 마침 여기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지방에 와 있었다.

“루미 씨는 서커스 그랑프리 행사에 관심 없습니까?”

“우승 상품이라는 게 곡예사를 추가로 영입할 수 있다는 거잖아? 우리 같은 전문 서커스단은 굳이 인원이 아쉽지는 않아. 게다가 우리는 3달간 6대 극장 출입 금지를 명령받았잖아. 애초에 행사 참여는 불가능하지.”

“참, 그랬었죠.”

원더스타인과 루미는 2달 전 칼디르에서 헤어진 이후로 처음 보는 것이었다. 그때 그녀는 베티를 도와 도시를 혼란스럽게 만든 혐의로 경비대에 구속되었었다.

그녀는 ‘검은 마도사 추적대’라는 자들의 조사를 받았고 다행히 베티의 협력자가 아닌 피해자로 정상 참작되어 풀려날 수 있었다. 물론 과실 자체는 인정되어 주최 측으로부터 3개월 동안 6대 극장 출입 금지를 명령받았지만 말이다.

그때, 그녀는 추적대라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괴물서커스단에 대해 꼬치꼬치 캐물어 봤다고 원더스타인에게 알려왔다. 그것이 노예 시장에 도착하기 직전, 즉, 한 달 전의 일이었다.

“아쉽지만 나도 만우절 현상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별로 없어. 요정들은 워낙 주변 분위기에 잘 휩쓸리거든. 그냥 어쩌다 보니 몸이 바뀐다고밖에 설명 못 해.”

“그것에 대해서는 다행스럽게도 저는 원래 몸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았습니다. 어떻게 그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지가 문제죠.”

원더스타인은 퀘스트의 달성 조건과 그것을 만족시키기 위해 그가 지난 이틀간 했던 노력을 설명했다. 루미는 그것을 듣더니 또 볼을 부풀렸다.

“수치심을 자극해? 푸훕.”

“그때는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인 줄 알았단 말입니다!”

“푸하하핫!”

“에효.”

그녀는 어째 예전보다 웃음이 더 헤퍼진 것 같았다. 호크는 이게 요정 본연의 모습에 더 가깝다고 했다.

아마 저번 사건 이후로 그녀 나름대로 마음속 응어리 하나를 털어버린 모양이었다. 그녀는 원더스타인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모두 듣고는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너보다 어린 애들한테 질질 끌려다니는 꼴이라니. 그동안의 네 이미지랑 안 맞잖아!”

“제 이미지가 어쨌는데요?”

그녀의 대꾸에 루미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노려보더니 그녀의 볼을 붙잡고 쭉 잡아당겼다.

“아야야, 무, 무슨 짓이에요?”

“너 이 자식! 그동안 그 잘난 외모와 웃는 저주 덕분에 잘 속여넘겼지만, 알고 보니 무지하게 여자에게 약한 거 아냐?”

“그게 무슨 소리…… 으악!”

원더스타인은 갑자기 눈앞에 나체의 여인들이 나타나자 황급히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루미는 그것 보라는 듯 코웃음을 쳤다. 평소였다면 그는 자신의 이런 환상에도 뻔뻔한 미소로 되받아쳤을 것이다. 그러나 평범한 몸에 들어온 그는 그러지 못했다.

“그동안 모두를 잘도 속여왔군그래? 이렇게 밀기만 해도 그냥 넘어가는 남자인 줄 알았으면 옷 벗고 바로 침대로 돌격부터 할 걸 그랬어.”

“아니, 그게 무슨 망측한 소리입니까?”

“뭐, 마야 같이 간 보는 애들만 불쌍하게 됐다는 소리지. 쳇,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네 모호한 태도 때문이잖아! 얼마나 많은 여자 가슴에 못을 박아야 정신 차리겠어? 아무나 홀리고 다니는 이 헤픈 자식아!”

“우아악, 무, 무슨 소리인지…….”

“시끄러워! 바람둥이보다 자각하지 못하는 어장 관리가 더 나빠!”

“화, 환상 좀 치워주세요!”

그렇게 원더스타인은 한동안 루미의 환상에 괴롭힘당한 끝에 겨우 풀려날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을 안겠다고는 덤비는 헐벗은 근육질 남자 무리가 사라졌음을 깨닫고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었다.

“끝인가요?”

“아래층에서 목욕이 끝나서 사람들이 올라오려고 해.”

루미는 겁에 질려 우물거리는 원더스타인의 모습이 가증스럽다는 듯 그녀의 엉덩이를 뻥 걷어찼다. 그동안 이런 우유부단한 속내로 여자들 마음을 힘들게 한 것을 생각하면 며칠은 더 벌주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가 이런 정신머리의 소유자라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알릴 마음이 없었다.

강철같이 단단한 줄 알았던 나무의 속이 이렇게 무르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알았다간 다 같이 찍어 넘기겠다고 도끼를 들고 덤빌지 몰랐다. 그의 마음을 가지고 놀 수 있는 사람은 자신 한 명이면 족했다.

“이 허접.”

루미는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닦고 있는 원더스타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녀는 자존심이 상한 듯 루미를 노려보며 말했다.

“제게 바이오맨서의 눈이 있었다면 이깟 환상 따위…….”

“그런 의미가 아니야, 바보야.”

루미는 장난은 그만두고 이만 본론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그것은 바로 클라라가 원래 몸으로 돌아오게 만들 방법에 대한 것이었다. 그녀의 묘책을 들은 원더스타인의 눈이 휘둥그레 변했다.

***

서커스 그랑프리에서 준비한 만우절 행사는 5일째 정오에 끝이 났다. 노천극장 측에서 예상한 대로 10개의 가면을 모두 찾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바퀴의 서커스가 가면 3개를 찾아 선두를 차지했고, 괴물 서커스가 가면 2개를 찾아 2등 자리에, 그리고 나머지 3개 서커스단이 각각 가면을 하나씩 찾아 공동 3위가 되었다.

이제 정오까지 남은 시간은 5분이었다. 아테레나 노천극장의 객석에는 이번 숨바꼭질에 참여했던 서커스단 사람들이 모두 집결해 있었다.

바퀴의 서커스단 사람들은 안도한 표정을 지으며 괴물서커스단 방향을 바라봤다. 설마 저 적은 인원으로 턱밑까지 추격해올 줄은 몰랐지만, 결과적으로 1등 자리를 지키는 데는 성공했다. 푸리 다이의 자리를 고스란히 갖다 바치는 일만은 피한 것이다.

“푸리 다이에게 위로 올라오시라고 전하게.”

클로팽은 언덕 아래와 연락을 맡은 심부름꾼에게 조용히 속삭였다. 그의 어머니는 현재 언덕 아래에 대기 중이었다.

혹시나 이변이 발생해 괴물서커스단이 승리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적어도 공공연하게 그녀를 요구당하는 치욕은 피하도록 그녀는 상황을 살피다가 나중에 입장하기로 한 것이다. 마감까지 이제 5분도 채 남지 않았으니 그녀가 올라와도 될 법 싶었다.

‘여기까지인가.’

클로팽은 아쉬운 표정을 감추려 애쓰며 자신의 손녀를 바라봤다. 그가 사실 공개적으로 그녀의 도전을 받아준 데에는 다른 원로들이 예측한 것처럼 그녀의 복귀에 힘을 실어주려고 한 것이 맞았다. 설마 그녀가 이 정도로 잘 싸울 줄은 내다보지 못했지만 말이다.

클로팽은 손녀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그녀는 아무래도 동점을 기대해서 그런지 아쉬움이 큰 듯했다.

물론 원더스타인이 실제로 안색이 좋지 못한 이유는 어제의 숙취가 남은 데다가 루미와 밤새 작전 회의를 하느라 제대로 자지 못해서였다. 클라라는 그녀의 표정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오라버니, 몸은 좀 괜찮으세요?”

“어제 너무 무리했나 봐. 원래 몸으로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우울해서 과음하고 말았어.”

“오라버니…….”

“하지만 이제는 괜찮아. 언제까지고 절망해 있을 수는 없잖아. 이 몸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잘 궁리해봐야지.”

그녀의 말에 클라라는 속으로 조용히 미소지었다. 오라버니가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였다면, 두 사람이 원래 몸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거의 사라진 거나 다름없었다.

잠시 후, 이제 마감까지 1분 남았다는 사회자의 외침이 들려왔다. 각 서커스단의 대표는 각자 보유한 가면들을 손에 쥐고 앞으로 나섰다. 클라라도 2개의 가면을 챙겨 무대 앞에 섰다.

원더스타인은 초조한 눈빛으로 시계를 살폈다. 루미와 약속한 작전 시행 시각은 행사가 끝난 직후였다. 그때 자신은 클라라를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으슥한 곳으로 데리고 갈 작정이었다.

오늘이 끝나기까지는 이제 12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아마 이것이 자신이 시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것이다.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었다.

“자, 그러면 이만 행사를 마치기로…….”

사회자가 무대 앞에 모인 8개의 가면을 살펴보고는 행사의 종료를 선언하려는데 갑자기 누군가 극장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잠깐! 자,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여기 마지막 가면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스벤이었다. 극장 안에 모인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그를 향했다.

다른 서커스단 사람들뿐만 아니라 그의 일행들조차 그의 등장에 놀란 분위기였다. 그는 어제 저녁 식사 직후에 사라져서는 오늘 외출하기 직전까지 숙소에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그가 마감 직전에 새로운 가면을 들고 나타났으니 다들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된 거죠?”

원더스타인은 그가 내민 가면을 받아들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곧 평소처럼 크게 웃더니 윙크를 해 보였다.

“제 새로운 인스피라를 사용했죠. 광대의 통찰력 말입니다.”

“아.”

원더스타인은 그의 호감도 30 보상을 기억해내고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의 새로운 인스피라는 품은 의문에 대한 적절한 답변을 제공하는 대신 듣는 사람이 받아들이기 힘든 형태로 나오는 것이 특징이었다.

며칠 전, 그는 원더스타인이 품은 고민에 대한 답변으로 ‘가족에 의한 배신’이 원인이라고 답했었다. 물론 그것은 자신이 아닌 클라라의 본체에 대한 대답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아버지의 손발을 자르고 부족에서 추방한 할아버지를 만나게 될 예정이었으니까 말이다.

“왜 혼자서 수색한 거예요? 진즉에 말했다면 모두가 도왔을 텐데.”

“핫핫, 이건 제가 품은 고민에 대한 답변 아닙니까? 제게도 전혀 엉뚱한 소리로 들렸는데, 괜히 머리가 많이 모여 봤자 오답으로 향할 확률만 늘어날 뿐이죠. 안 그래도 저도 고찰에 고찰을 거듭하다 겨우 몇 시간 전에 깨달았단 말입니다. 다른 사람의 조언 같은 게 있었다면 여전히 엉뚱한 곳에서 헤매고 있었을 거예요.”

스벤은 그렇게 말한 다음 가면을 사회자 앞에 내밀었다. 그는 극장의 운영진과 그것을 검토하더니 곧 진짜 가면이 확실하다고 공표했다.

“핫핫, 이걸로 동점이지요?”

“당신 정말 만만치 않군.”

클로팽은 스벤과 마주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마침 푸리 다이가 젊은이들이 맨 가마를 타고 극장 안으로 진입하고 있었다. 그녀는 곧 상황을 파악하고는 얼굴을 사납게 일그러뜨리더니 클로팽을 비롯한 바퀴의 서커스 책임자들을 노려보며 뭐라고 소리쳤다.

결국에 최악의 타이밍에 그녀를 부른 꼴이 됐다. 클로팽은 원로 한 명이 푸리 다이 옆에 붙어 그녀를 달래는 것을 지켜봤다.

그에게서 사정을 전해 들은 그녀는 곧 못마땅한 얼굴로 스벤을 쏘아봤다. 아무래도 그가 며칠 전 클로팽과 집시 권법을 나눈 사람이라는 것을 들은 듯했다.


           


I Became the Leader of the Monster Circus Troupe

I Became the Leader of the Monster Circus Troupe

괴물서커스단의 단장이 되었다
Score 4.4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The protagonist, a famous YouTuber known for playing the game trilogy “Tril Trilo Trilogy,” finds himself possessing the final boss of the game world. Before the release of the new instalment in the series, he receives an offer from the game’s developer to play a prequel, “Part 0,” which explores events that occurred before the first instalment. Since he is a fan of “Tril Trilo Trilogy,” he eagerly accepts the offer. However, through some twist of fate, he wake ups in the world of “Tril Trilo” in the dreadful body of the final boss of the trilogy, a character named Frank Wonders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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