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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86

미혹의 끝 (2)

서큐버스(Succubus)와 인큐버스(Incubus).

음마(淫魔) 또는 몽마(夢魔)라고도 불리는 그들은 이성의 꿈속에 나타나 상대를 유혹하고 정기를 강탈해 간다는 악마의 일종이었다.

이성을 유혹하는 데에 특화된 존재인 만큼 기본적으로 매우 매력적인 외양을 가졌으며, 환상과 매혹 등의 술법에도 뛰어난 적성을 가지고 있는 종족이었다.

‘이 능력을 이렇게 본격적으로 사용해 보는 건 처음인 것 같네.’

그리고 이제 와선 새삼스러운 말이지만.

헬라 또한 그런 서큐버스의 피를 이어받은 혼혈이었다.

그것도 일반 서큐버스도 아닌 퀸과 마왕 사이에서 우월한 유전자란 유전자는 모조리 물려받은.

‘하긴, 사실 그동안 굳이 이런 능력까지 사용할 일이 없기도 했지. 괜히 번거롭기만 하고.’

편하게 무력으로 해결할 힘이 있는데 쓸데없이 잔재주를 쓸 필요가 없지 않은가?

아지랑이처럼 이리저리 흔들리는 주변 풍경을 둘러본 헬라가 입가를 핥았다.

[자, 그럼 오늘도 힘차게 일해 보자.]

모든 서큐버스가 태생적으로 타고난 능력이자, 헬라가 가진 「환혹의 군주」의 부가 효과— 드림 다이브(Dream Dive).

그것이 지금처럼 그녀가 꿈속 세상에 있을 수 있는 이유였다.

‘아무래도 현실에서는 행동의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으니까. 이런 식으로 눈칫밥 체험을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여러 가지 이해관계를 고려해 일단 따라주고는 있으나, 윤가의 지휘부가 바보도 아니고 가만히 있어도 주변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재앙을 그냥 방치해 둘 리가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인근의 꿈속을 자유자재로 넘나들 수 있는 서큐버스의 능력은 그녀의 움직임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미혹에 빠진 이들의 수가 더 많았지. 그래도 이제 슬슬 끝이 보이는 것 같네.’

그녀와 할리가 성천 윤가에서 모습을 드러낸 이후.

홍산국과 청해국 두 나라에선 생각했던 것보다 더 기민한 반응을 보였다.

다수의 정예 병력이 윤가와의 경계로 이동한 건 물론이고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용의자의 신병 양도를 요청하기까지 한 것이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윤가에서 그런 요청을 들어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말 그대로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을 뿐, 애초에 자신들의 능력으로 잡아두고 있던 것도 아니었으니까.

사실 그들도 저 사고뭉치들을 누군가가 데려가 주길 바라는 건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어그로를 끈 덕분에 시간을 벌겠다는 소기의 목표는 달성했지만 말이야.’

그런 여러 가지 사정이 얽히고설켜 하염없이 시간만 흐르고 있었다.

그렇다고 무작정 선공을 가하기엔 이미 호되게 당한 적도 있을뿐더러, 대중에 알려진 성천 윤가의 이름값도 그리 작지는 않았으니.

결국 모든 것이 헬라가 바라는 대로 흘러가게 된 셈이었다.

[오? 또 하나 찾았구나.]

그렇게 번 시간 동안 헬라는 부지런히 꿈속 세상을 누비며 미혹에 잠긴 어린양들을 구원해 주는 일에 매진했다.

[자, 어디 보자···. 네가 품은 미혹은 무엇이니?]

그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남들의 은밀한 사생활을 엿볼 수밖에 없다는 부작용도 있었지만···.

뭐, 그 정도야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는가?

이쪽도 불가항력이었다는 걸 부디 이해해 줬으면 하는 바람뿐이었다.

[저런, 결혼까지 약속한 남자 친구가 바람을 피웠어? 그런데 그 대상이··· 허어! 네 여동생이었다고? 그래, 그래서 잠복했다가 현장을 적발했는데···?]

어찌나 답답했는지 미혹을 톡 건드리기 무섭게 터져 나오는 하소연.

허공에서 생겨난 커다란 팝콘 통을 끌어안은 헬라가 주먹 가득 움켜쥔 팝콘을 우적거리며 흥미롭게 고개를 끄덕였다.

[···세상에!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그런데 그걸 그냥 내버려뒀어? 응, 응. 그래서?]

사실 온갖 결계가 깔린 윤가의 영역에서 강인한 정신력을 가진 수행자의 꿈속에 침입하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도 능력의 주체가 헬라 쯤 되면 이야기가 달라지는 법.

그녀는 벌써 닷새째 작은 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성천 윤가 식솔들의 꿈속 나들이를 이어오고 있었다.

[금수만도 못한 것들 때문에 너 혼자 속이 썩어 문드러지고 있었구나. 그렇게 쌓인 분노가 한계에 이르렀음에도 끝내 마지막 선을 넘어서지 않았으니 참으로 장하다.]

-으흐흑··· 이제 저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것들을 죽이고 저도 콱 죽어버리자는 생각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나는데···.

[네 마음은 이해한다만 그리 좋지 않은 생각이야. 이럴 때일수록 정신 단단히 차려야지. 내게 좋은 생각이 하나 있는데 들어 보겠니?]

그렇게 방문한 꿈속에서 헬라는 다양한 방식으로 그들을 홀려 자신의 수족으로 만들었다.

온전한 이성을 갖춘 상태도 아니고, 비몽사몽하며 이 세상이 현실인지 꿈인지도 인지하지 못한 이들을 매혹하는 것쯤이야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었다.

[네가 품은 번뇌는 내가 전부 거두어가 주마. 잠에서 깨면 넌 그 어느 때보다 맑고 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날 수 있을 거야. 그렇게 깨끗해진 마음으로 내가 말한 대로 한번 해보렴.]

-아, 아아아—! 감사, 감사합니다! 훌쩍, 그런데 너무 아름다우셔요.

[응? 갑자기? 음, 뭐. 그래, 고마워?]

-역시 남자는 제 인생에 필요 없을 것 같아요. 혹시 언니라고 불러도 될까요?

[···흐음, 난 이만 가 볼게? 앞으로 힘든 일이 있더라도 굳세게 살려무나.]

-감사합니다, 언니! 그러고 보니 그거 아세요? 외성의 테리오 보육원 옆에 빵집이 하나 생겼는데···.

번뇌를 빨아들여 미혹의 싹을 모두 제거한 헬라가 어깨를 으쓱이곤 다음 꿈속으로 넘어갔다.

원래 꿈이란 저렇게 의식의 흐름대로 두서없이 흘러가는 게 정상이었다.

오히려 미망에 사로잡혀 꿈속에서조차 한 가지 화두에 매몰되어 있는 걸 마음의 병에 걸렸다고 봐야겠지.

‘심각해 보였던 문제도 다시 냉정하게 돌이켜 보면 별거 아니게 느껴지는 법. 시간이 지나면 다시 새로운 번뇌가 쌓이겠지만 당분간은 괜찮을 거다.’

이렇게 또 한 사람의 어린양을 도와주었다는 마음에 흐뭇해진 그녀가 코밑을 쓸었다.

물론 그 꿈의 주인도 잠에서 깬 순간 방금 전에 있었던 일 대부분을 잊어버리고 일부만 어렴풋이 기억할 것이다.

원래 꿈이란 게 다 그런 거였으니까.

하지만 그 와중에도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설령 모든 걸 잊더라도 본인조차 인지하지 못한 사이 헬라를 광적으로 신봉하게 될 거란 점이었다.

미혹에 홀려있었을 때처럼.

‘뭐, 그 정도 대가는 받아야 수지에 맞지. 이렇게 방문 상담하는 일이 쉬운 것도 아니고 말이야.’

이러니저러니 해도 그녀는 악마의 정점에 선 마왕.

무료 봉사는 영 성에 차지 않았다.

그래도 큰일이 생기지 않는 한 특별히 무리한 일을 지시할 생각은 없으니···.

-누구세요?

그때, 갑자기 경계심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흠칫!

관성적으로 새로운 꿈속을 둘러보던 헬라가 눈가를 꿈틀거렸다.

드림 다이브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후로 누군가가 꿈속에 침입한 자신을 먼저 알아차린 건 처음이었다.

혹시 자기가 지레 찔린 건가 싶기도 했지만.

-여긴 제 꿈속인데···. 어떻게 여기에 들어오신 거죠?

이어지는 말로 확신할 수 있었다.

저건 헬라 그녀에게 하는 말이라는 것을.

‘의식도 깨어있을 때랑 별 차이 없을 정도로 또렷하잖아? 이 정도면 단순히 자각몽 수준이 아닌데?’

대체 누구지?

그런 호기심이 이는 순간, 아지랑이처럼 일렁거리던 주변 풍경이 점차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무너져 내린 건물 잔해들과 쓰레기장처럼 쌓여있는 잡동사니.

잔뜩 금이 가고 깨져서 곳곳이 떨어져 나간 회색빛 하늘.

‘여긴?’

굳은 표정의 헬라가 폐허 한가운데에 있는 여자아이와 눈을 마주쳤다.

품 안에 낡은 동화책 한 권을 끌어안고 자신을 올려다보는 작은 소녀.

-···근데 신기할 정도로 익숙한 느낌이네요. 진짜 누구세요?

훈이 이 사바천으로 넘어오게 된 원인— 라뮤가 그녀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

「시공제어」

라뮤가 각성했다던 고유스킬의 이름이었다.

‘그 이름부터 시간과 공간에 개입하는 능력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설마 그게 ‘수면 시간’과 ‘꿈’이라는 공간에까지 적용될 줄 누가 알았으랴.

지금 이곳은 단순한 꿈속이 아니었다.

오롯이 「시공제어」의 통제를 받는, 라뮤가 신으로서 창조한 라뮤만의 고유한 세상이라고 하는 게 더 맞는 표현이겠지.

무엇보다 이곳의 시간이 바깥과는 백 배 이상 차이 난다는 것이 가장 큰 증거였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몰래 전쟁을 일으키려는 나쁜 놈들을 잡으려고 이렇게 돌아다니고 있으시다는 거죠?

[응, 응. 맞아. 너 참 똑똑하구나?]

-그런 입에 발린 칭찬은 별로 기쁘지 않은데요···.

헬라의 칭찬에 라뮤가 뚱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그래도 처음 마주했을 때보단 경계심이 많이 줄어 있었다.

-훈 오빠랑 같이 일하고 있다고요? 마스커레이드?

[그래, 우린 차원을 돌아다니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해결사 조합 같은 거거든. 사실 여기 온 것도 도움이 필요하다는 요청을 받아서야. 나중에 꿈에서 깨면 물어봐.]

-으음, 어쩐지 살짝 비슷한 느낌이 나긴 했어요. 그 호루스라는 드래곤도 그랬었는데.

예전에 훈이 마스커레이드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서인지 쉽게 수긍하는 기색이었다.

그 말마따나 어딘가 유사한 느낌이 들기도 했을 테고.

하지만 그런 라뮤의 태도와는 별개로, 헬라는 아까부터 계속해서 치밀어 오르는 놀라움을 내색하지 않기 위해 무진 애써야만 했다.

‘고유스킬을 각성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이 정도야?’

그것도 긴 잠에 들었다가 깨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거늘.

고유스킬이란 게 성능은 끝내주지만 숙련도를 쌓긴 힘들다는 걸 생각해 보면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성장 속도였다.

‘나도 극초반에 업적으로 카르마 포인트를 받지 않았으면 「아바타」를 지금 수준으로 운용하는 건 꿈도 꿀 수 없었을 텐데.’

아마 본인이 원래 가지고 있던 ‘차원을 넘는 힘’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거겠지.

그게 아니라면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게 전부가 아닌 모양이었다.

[그동안 차크라를 배우고 있었다고? 거기다 벌써 개방까지 했어?]

-예, 뭐···. 훈 오빠는 뭔가 바빠 보이는데 저 혼자 멍하니 시간만 보낼 순 없잖아요? 그러다 윤소소라는 분이랑 만나서···.

매번 철벽 치는 훈을 유혹하기 위해 주변부터 공략하려던 그녀와 만나 차크라의 기본을 배우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그 후론 백 배가 넘는 꿈속의 시간 배율을 이용해 순식간에 개방 조건을 충족했다고.

그 말에 지그시 눈을 감은 헬라가 깊이 반성했다.

자신이 그동안 라뮤에게 너무 관심을 주지 않았다는 것을 새삼 자각한 것이다.

애초에 이곳에 오게 된 이유 자체가 라뮤의 성장을 위해서였는데, 긴 잠에 빠진 동안 어느새 우선순위가 조금 밀려났던 모양이었다.

‘그래도 이 정도면 기대했던 것 이상인데? 앞으로 더 기대해 봐도 되겠어.’

터치하지 않아도 알아서 쑥쑥 크고 있는 아이를 장하다는 듯 바라본 헬라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래, 그래서 우리 라뮤는 무슨 차크라를 익히고 있···.]

-그건 별로 말씀드리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곧바로 거리를 두는 라뮤의 말에 시무룩해졌다.

딱 훈의 동료라는 선까지만 받아들일 뿐, 그 이상 사적인 영역으로 다가오는 건 여전히 경계하는 기색이었다.

‘가만? 이거 어쩌면···.’

그렇게 의기소침해졌던 헬라가 문득 떠오른 자신의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겼다.

지금 자신은 꿈속을 돌아다니며 미혹을 제거하고 그 끈을 추적하는 작업에 한창이었다.

미혹의 차크라가 워낙 꼭꼭 숨겨져 있어서 하나 찾는 데만도 시간이 제법 소요될 수밖에 없었다.

닷새나 매진했는데 아직도 성천 윤가 인근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으니 말 다했지.

‘그런데 저 녀석이 그걸 도와준다면?’

자신의 능력이라면 꿈속에 침입하면서 한 명 더 데리고 들어가는 것 정도야 아무것도 아니었다.

거기에 라뮤의 「시공제어」가 더해진다면···.

‘미혹이 숨어있는 꿈을 더 빨리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아니, 최소한 꿈속에서의 시간 배율만 조절해 줘도 큰 도움이 되겠지.’

거기다 그럴 경우 한 가지 이득이 더 있었다.

‘그렇게 배후를 찾아내 박살 낼 수 있다면···. 라뮤에게도 적잖은 카르마 포인트가 분배되겠지. 그걸로 더 빠른 성장을 꾀할 수 있어.’

빠른 일 처리에 더해 라뮤의 성장까지 꾀하는 획기적인 방법.

그야말로 일석이조가 아닌가?

생각을 정리한 헬라가 은근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라뮤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입을 열었다.

[얘, 너 나하고 일 하나 같이 하···.]

-싫어요.

···아무래도 이 아이를 설득하는 게 이 원대한 계획을 첫 번째 난관인 모양이었다.

***

성천 윤가에 뿌려놓은 미혹의 씨앗들이 하나둘 제거되기 시작했을 때.

‘누구지? 설마 그 악마인가? 이런 능력까지 있다니. 이거 귀찮게 됐군.’

처음 느낀 감정은 짜증이 더해진 위기감이었다.

그의 차크라는 발동 전에 감지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종류의 힘이었다.

사람은 크든 작든 누구나 내면에 번뇌를 품고 있고, 그가 뿌린 미혹의 씨앗은 거기에 파고들어 뿌리를 내린 채 조용히 동면에 빠져든다.

차크라가 활성화되는 순간은 그의 신호에 따라 동면에서 깨어난 씨앗이 싹을 틔우고 개화할 때뿐.

그렇게 발동된 미혹은 뿌리내린 번뇌에 미묘한 비틀림을 발생시켜 숙주의 행동을 교묘하게 유도한다.

또 그렇게 활성화된 뒤에도 숙주 본인조차 위화감을 깨닫지 못할 정도로 은밀한 게 그의 자랑이었는데···.

‘쯧, 윤가 쪽에 뿌려놓은 씨앗은 포기해야겠군.’

그때까진 일이 틀어진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더 크게 느껴질 뿐이었다.

윤가에 들인 공이 아깝긴 했으나, 그건 전체에 비하면 일부에 불과했으니까.

그런데.

‘···뭐지?’

그로부터 얼마 후.

그는 이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위기감을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어째서···.’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윤가에 퍼져 있던 씨앗이 일시에 소거되었다.

거기까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뭐냐, 이 말도 안 되는 속도는? 거기다 점점 늘어나는 범위도···.’

단순히 윤가 주변에만 국한된 게 아니었다.

대체 무슨 수를 쓴 건지 급격히 불어나기 시작한 그 미지의 ‘영역’은 순식간에 대륙 중부를 집어삼키더니, 이내 홍산국과 청해국의 수도 인근에 맞닿을 정도에 이르렀던 것이다.

‘···젠장,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일이.’

결국 그에게 남은 선택은 한 가지밖에 없었다.

적재적소에 쓰기 위해 남겨두었던 것들을 그냥 한꺼번에 전부 발동시켜 버리는 것.

아예 쓸 수 없게 되느니 그렇게라도 하는 게 더 낫지 않겠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건 최악의 선택이었다.

아무리 차크라의 발동이 은밀하다고 해도 정도가 있었다.

발동하는 씨앗의 수가 많아질수록 그 유동 또한 커지는 건 당연한 노릇.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한 연결은···.

[아! 드디어 찾았다.]

이 순간만을 기다려 왔던 누군가의 시선에 포착될 수밖에 없었다.

[잠깐만 기다려 줄래?]

머릿속에서 울려 퍼지는— 한 번 들으면 절대로 잊을 수 없는 고혹적인 목소리.

[지금 만나러 갈 테니까. 후흣—]

자신이 절대 발각당하지 않을 거라 자신하던 흑막의 등골에 싸늘한 소름이 내달렸다.


           


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My Alter Ego is Becoming A Giant, 내 분신이 거물이 되어간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Horror of the Continent: The Immortal King Brings Despair, While the Light Knight Defies the Divine Will. In an era of chaos, numerous heroes emerge, striving to navigate the tumultuous land. However, amidst this turmoil, sudden and enigmatic forces make their appearance on the continent. Little did they know, it was all me. …To be precise, they were my alter egos sent to this other world. #Unintentionally becoming the villain of the world. #Somehow, I become both the demon king and the hero. #One person, multiple ro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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