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Chapter 488

미혹의 끝 (4)

찰나의 순간.

세상 전체가 멈춘 듯한 고요가 사위에 내려앉았다.

성천 윤가로 진격하던 수행자들의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오직 하나뿐이었다.

매우 공교롭게도 그 자리에 있던 전원의 마음이 기적적으로 일치했던 것이다.

‘뭐지, 이건?’

처음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아니다.

사실 이해하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차크라를 수련하며 심상을 가꾸는 수행자로서 이토록 선명한 정신 파동을 느끼지 못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았으니까.

이건 이해할 수 없다기보다는···.

‘믿을 수 없다’고 표현하는 게 더욱 적절했다.

‘금방이라도 질식할 것 같다. 이게 대체···!’

도시의 중심부에서부터 해일처럼 일어나 사방으로 퍼져나간 보이지 않는 사념의 폭풍.

삽시간에 일대 전체를 집어삼킨 그것 앞에서는 그토록 자랑하던 저항력도, 단단하게 무장한 정신 방벽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정지.

그저 단 하나의 단어일 뿐이거늘.

강요된 의지가 뇌리에 새겨지며 한껏 고조되던 전의가 찬물 맞은 것처럼 피시식 사그라들었다.

앞으로 나아가기는커녕 숨이 턱 막혀서 한 걸음 내디디는 것조차 할 수 없었다.

개중엔 그 강제력에 어떻게든 저항하고자 하는 이들도 없는 건 아니었으나, 그런 시도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하아, 하아···. 젠장! 시, 시선이···!”

“끄으윽! 이쪽을 보고 있어! 뭐냐고 대체!”

오히려 경지가 낮은 이들의 사정이 더 나았다.

갑자기 자지러지며 이상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 이들은 모두 평소 본인의 실력에 자신이 있던 강자들뿐.

저항을 위해 그 사념을 파헤치던 이들은 그 끝에서 무언가와 정면으로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소통’이라는 이름의 연결 너머에서 은근하게 이쪽을 바라보는, 딱히 뭐라고 정의할 수 없는 불가해한 무언가를.

아무리 해를 입힐 생각이 없다고 한들 막대한 존재감은 그 자체만으로도 위압을 주기 충분했다.

능력 고하를 막론하고 완전히 무력화되어 전의를 상실한 장병들.

그렇게 전쟁은 시작하기 무섭게 막을 내렸다.

“···대단해.”

오로지 말 한마디로 이루어낸 기적.

그 위업을 바로 옆에서 직관한 라뮤가 초롱초롱하게 눈을 빛내며 훈을 올려다보았다.

‘이게 바로 절대적인 힘···. 세상을 평화롭게 만들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세계’의 차크라를 개방한 그녀였기에 남들보다 훨씬 더 예민하게 느낄 수 있었다.

방금 훈의 한 마디에 얼마나 많은 업이 깃들어있었는지.

그것을 쌓아 올리기 위해 그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왔는지를.

‘마치 훈 오빠 혼자가 아니라 열 명도 넘는 이들이 한꺼번에 외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지.’

물론 말도 안 되는 착각이겠지만.

그건 아직 본인이 많이 부족하다는 방증일 것이다.

앞으로 더욱 정진하리라 마음먹은 그녀가 다부지게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하게 자극은 된 것 같네.’

그런 라뮤를 곁눈질한 훈이 애써 흡족함을 내색하지 않으며 진중하게 팔짱을 꼈다.

천문의 수행자를 방불케 할 만큼 임팩트 있는 한 방.

역시 다른 아바타들의 정신력까지 끌어오면서 조금 무리한 보람이 있었다.

“···훈 씨? 이게 대체···.”

그때, 뒤쪽에서 당황을 감추지 못한 루세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뒤를 돌아보니 급하게 달려왔는지 몸 곳곳에서 전깃불이 튀는 그녀가 황망한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설마 천문에 오르신 건···? 아니, 그럴 리가. 벌써 심층에 올랐다는 것만 해도 믿을 수 없는데 천문은···. 하지만 지금 이건.”

혼란에 빠진 듯 횡설수설하던 그녀가 애써 눈을 감고 심호흡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본거지에서부터 시작된 이 강대한 파장을 윤가에서 못 알아볼 리 없었다.

그들은 그 안에 내포된 사념을 관측하고는 기함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보수적으로 따져 봐도 그 규모는 천문 수행자가 아니고서야 도저히 불가능한 수준이었으니까.

‘아무리 공격성을 낮췄다고 해도 그렇지. 심층 수행자조차 쉬이 무시할 수 없는 정신파를 이렇게 광범위하게···.’

그 표적이 자신이었다면 과연 온전히 이겨낼 수 있었을지.

솔직히 그녀 본인도 확신할 수 없었다.

“아직 천문까진 아닙니다. 제가 가진 이세계인으로서의 능력을 조금 곁들였을 뿐이니까요. 뭐, 그냥 잔재주라 보시면 됩니다.”

“···그런가요.”

그 답에 어렵사리 수긍한 루세트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잘 생각해 보면 그는 차크라 없이도 상층 수행자 다수를 폐인으로 만들고,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엔 심층의 수행자까지 고꾸라뜨린 전적이 있었으니.

이제 와서 이런 일에 일일이 놀라는 게 오히려 새삼스러울지도 몰랐다.

“아, 그리고 인력이 조금 필요할 것 같은데···. 괜찮을까요?”

“이곳의 뒤처리 때문에 말이죠? 걱정하지 마세요. 이 일은 저희 윤가의 일이기도 하니까. 이미 모든 부서가 총력으로 대응하고 있을 거예요.”

“물론 그 일도 있지만···.”

말끝을 흐린 훈이 시선을 돌려 먼 곳을 바라보았다.

어차피 윤가에서도 곧 알게 되겠지만,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지금 말해두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아무래도 그 정도로는 부족할 것 같아서 말이죠.”

그리고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쿠우우웅—!

저 먼 곳에서 시작된 폭음이 아스라이 울려 퍼졌다.

무언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얼굴이 딱딱하게 굳은 루세트.

이어서 뭐라 할 틈도 없이 뇌광에 휩싸인 그녀의 몸이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이런, 그렇게 과민 반응할 필요까진 없는데.”

“다 끝난 것 아니었나요? 저희도 도와줘야 하는 게···?”

“아, 괜찮아. 괜찮아. 저건 전쟁 같은 게 아니거든. 저건 그냥···.”

걱정스러운 듯한 라뮤의 질문에 훈이 어깨를 으쓱였다.

그리곤 턱을 쓰다듬으면서 뭐라 말할지 고민하다가 가볍게 손뼉을 치며 히죽 입꼬리를 올렸다.

“그래, 그냥 청소 업체가 소독하고 있는 거니까. 이런 건 그냥 전문가에게 믿고 맡기면 돼.”

“······?”

말을 이해하지 못한 그녀가 갸우뚱하든 말든, 고개를 들어 올린 그가 하늘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나저나 날씨 한번 좋구나. 이런 날엔 선선한 나무 그늘 아래서 피크닉이라도 하면 딱인데 말이야.”

오늘따라 유독 맑고 푸른 하늘.

자신들의 앞날에 펼쳐진 미래처럼 저 드높은 하늘도 화창하기 그지없었다.

***

산적 같은 수염을 가진 추레한 몰골의 사내가 무너진 건물 잔해에 누워 뻥 뚫린 천장 너머의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거 시부랄, 오질나게 화창하구만.’

이렇게 하늘을 올려다본 게 대체 얼마 만인지.

하지만 그 여유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당장 일어나지 않으면 영원히 누워있게 되는 수가 있었으니까.

이 땅과 하나가 되어서.

쿠우웅—!

본능적으로 몸을 피하기 무섭게 그가 누워있던 자리로 두꺼운 다리 하나가 내리꽂혔다.

그 형태는 분명 단순한 발 구름일 뿐이건만, 그로 인해 야기된 결과는 이미 보통을 넘어선 지 오리였다.

쩌저적—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흙먼지 사이로 거미줄처럼 퍼져 나가는 대지의 균열.

지진이라도 난 듯한 진동과 푹 내려앉은 지반에 아슬아슬하게 버티던 건물이 폭삭 무너져 내렸다.

“후우, 후우···. 내 돌겠다. 어쩌다가 저런 미친 괴물이 들러붙어서···.”

목구멍에서 울컥 치솟은 핏물을 뱉어낸 그— 마도 수행자 ‘인간 백정’이 막막하다는 듯 나직이 읊조렸다.

주변은 이미 대지진이라도 지나간 것처럼 무너져 내린 건물들로 아수라장이 되어있었다.

순식간이었다.

그와 함께 윤가 원정에 참여했던 다섯이나 되는 심층 수행자와 두 자릿수에 달하는 상층 수행자들이 제대로 된 저항조차 하지 못하고 피떡이 되어버린 것은.

그에 위기감을 느낀 그는 곧바로 도주를 위해 공간의 균열로 다시 몸을 던졌지만···.

문제는 갑자기 들이닥친 거한이 마치 그때만 기다렸다는 듯 그를 덥석 잡고 함께 공간을 거슬러 왔다는 것에 있었다.

“커헉! 공격이 안 통해···!”

“인간 백정! 이 망할 놈이! 대체 뭘 데리고 온 거야!”

“끄아아악!”

그 다음은 지금 보이는 모습과 같았다.

이번 윤가 습격 작전을 보조하기 위해 마련한 아지트가 완전히 초토화되고 있었다.

오직 단 한 명의 존재에 의해.

“카하하하핫—! 이 벌레 놈들이 이곳에 다 모여 있었구나!”

야만인 같은 차림새에 훤히 드러난 근육이 역동적으로 꿈틀거렸다.

가벼운 손짓 한 번에 앞을 가로막는 모든 것들이 찢겨나갔고, 그 어떤 공격도 그의 강건한 육체를 쇠하게 할 수 없었다.

차크라도 느껴지지 않고, 이렇다 할 무기도 없는 상대였지만 그 위압감은 이미 어지간한 천문 수행자를 아득히 초월해 있었다.

‘젠장, 썩을. 그 망할 정신 파동만 아니었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텐디.’

거기서 발목을 잡혀 귀환이 늦어진 게 이 돌이킬 수 없는 참사를 불러왔다.

이미 상황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어 있었다.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은 최대한 빨리 도망쳐 저 움직이는 재앙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일 테지만···.

‘놈이 나를 그렇게 쉽게 놔줄 리가 없제.’

볼품없이 이가 빠진 자신의 푸줏간 칼을 흘깃 내려다본 그가 쓰게 웃었다.

“어이 친구! 여기서 뭐 해? 이곳까지 초대해 준 성의도 있는데 우리 다시 한번 어울려 보자고!”

그러던 순간, 지척에서 호탕한 목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그에 반사적으로 손에 쥔 칼을 휘두른 인간 백정이 접근한 상대의 목을 베었지만···.

카가가각—!

살인의 심층 차크라와 도살의 중층 차크라가 깃든 그 필살의 일격은 목의 피륙조차 뚫지 못하고 작은 불똥만 튀길 뿐이었다.

인간을 상대로 할 때면 닿기만 해도 무조건 치명상을 입힌다는 그 악명 높은 저주의 마검이!

‘···허허, 혹시나 했는데 이 괴물 놈···. 진짜로 인간이 아니었군 그래.’

그러니 ‘인간’을 죽이는 데에 특화된 살인(殺人)의 힘이 제대로 먹히지 않은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힘의 차이를 보면 설령 그게 통했다 하더라도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는 힘들었겠지만.

“거 참, 사람 섭섭하게 시리. 말보다 행동이 먼저 나가는 건 안 좋은 버릇인데 말이야. 내 이번 기회에 그 나쁜 버릇을 단단히 교정해 주지.”

할리의 돌덩이 같은 주먹에서 빠드득거리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와 함께 불꽃처럼 타오르기 시작하는 투기.

그다음에 벌어진 일이야 뻔할 뻔 자였다.

“슬슬 끝내자고 친구. 나 이래 봬도 굉장히 바쁜 몸이거든? 아직도 할 일이 참 많아.”

“케흑! 커억, 컥!”

큼직한 손으로 그의 목을 움켜쥔 할리가 어깨를 으쓱였다.

이미 천지사방을 시끄럽게 울리던 전투의 소음은 잦아든 지 오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 이 자리에 두 다리로 서 있는 존재는 그가 유일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홍산국과 청해국에서 파견된 병력들이라면 모를까, 있어봤자 해악밖에 안 되는 마도 수행자들은 굳이 봐줄 이유가 없지.’

은근히 다재다능해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헬라와는 달리 할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모조리 때려 부수는 것뿐.

그가 해충 박멸에 나선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좋아, 그럼 이쪽 일은 대충 일단락됐군. 남은 건 윤가에 연락해서 이 아지트를 정리하는 것뿐인가.’

악랄하기로 소문난 마도 수행자들이 은신처로 쓰고 있던 거점이다.

놈들을 정리하긴 했지만 뭐가 더 숨겨져 있을지 알 수 없으니 조사와 뒷정리는 필수였다.

물론 그렇다고 그 귀찮은 걸 직접 하고 있을 순 없는 노릇.

그런 의미에서 이 일의 당사자인 윤가에게 떠넘기는 건 매우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선 일단 윤가에 이야기를 전달할 필요가 있···.

“···어라?”

생각을 이어가던 할리가 멍하게 두 눈을 끔벅거렸다.

일단 상황이 급해서 뒷일을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공간부터 넘기는 했는데···.

‘그러고 보니 여긴 어디지? 나 어떻게 돌아가냐?’

아니, 돌아가는 것 자체야 「영웅의 발자취」를 사용하면 된다.

그렇게 하면 이곳의 위치를 설명하는 게 마땅치 않아 진다는 문제지.

하염없이 하늘을 올려다보던 그가 뒷머리를 북북 긁었다.

“으하하핫! 뭐, 사나이가 큰 뜻을 이루려다 보면 가끔 이런 일도 있는 법이지!”

할리가 호탕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물론 여전히 이렇다 할 대책은 없었다.

다행히 그가 뭔가 방법을 강구할 필요는 없었다.

이상을 감지하고 소음의 근원지로 이동했던 루세트가 그곳에 남은 흔적을 확인하고 곧바로 추적대를 꾸려왔던 것이다.

이전 습격 때와는 달리 도착 지점을 완전히 박살 내놓은 할리 덕분에 공간 좌표를 역산하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주령 대장군을 잡아 온 후로 식충이처럼 먹을 것만 축내던 할리가 나름대로 활약을 하고 있을 무렵.

그보다 먼저 흑막을 추적하던 헬라 또한 다른 곳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었다.

***

사바천 중앙 대륙 남쪽에 자리한 군도, 그 수많은 섬들 중 하나.

“하, 하하하···. 이거 어이가 없군.”

짙은 피부의 흑인 사내 한 명이 주저앉아 고개를 푹 숙인 채 허탈한 웃음을 흘렸다.

사방에 자리한 십여 개의 검은 마법진과 거기에서 뻗어 나와 그의 몸을 둘둘 감싸고 있는 무수한 사슬들.

결국 그가 패배하고 말았다는 현실의 증명이었다.

‘설마 내가 이런 꼴이 될 줄이야.’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는 일이었다.

청해국의 용설 대장군이든, 홍산국의 주령 대장군이든, 그것도 아니면 흑왕이든.

그 누가 덤비더라도 결국엔 그들을 굴복시키고 승리할 자신이 있었건만.

“어휴, 정말 까다로운 능력이네. 하마터면 진짜로 놓칠 뻔했어.”

그의 앞, 허공에 다리를 꼬고 앉은 고혹적인 여인이 자신의 뺨에 한 손을 얹고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결국 잡는 데 성공한 만큼 기분이 나쁘진 않은지, 등 뒤에 접힌 날개가 살랑살랑 움직이며 그녀의 즐거움을 은연중에 드러내고 있었다.

“숙주들을 통해 자유자재로 몸을 갈아타는 능력이라니. 이러니 실체를 잡는 게 그렇게 힘들었지.”

잡힐 만 하면 육체를 갈아타고 또 다 잡았다 싶으면 멀찍이 있는 숙주로 옮겨가니, 그만큼 추적하는 데 시간이 오래 소요될 수밖에 없었다.

헬라가 마왕이 아니었다면, 영혼을 포착하고 추적하는 건 물론 그것을 강제로 고정할 수 있는 능력 중 하나라도 없었더라면···.

그들은 아직도 그 지지부진한 추격전을 계속 이어가고 있었을 것이다.

‘마왕, 마왕이라고? 이런 존재가 어째서 이 세상에 있는 거지? 거기다 사용하는 신비도 차크라가 아니다. 설마 이세계인이라고? 마왕이? 그게 무슨 개소리란 말이냐!’

하지만 이제 와서 불평해 봤자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자, 그럼.”

허공에서 꼬고 있던 다리를 푼 그녀가 천천히 그에게로 다가갔다.

완전히 제압되어 옴짝달싹할 수 없게 된 흑막.

원래의 몸과 함께 이름을 버린 존재, 언노운(Unknown)에게로.

“우리, 좀 더 내밀한 대화를 나눠보자꾸나.”

그의 턱을 움켜쥐고 시선을 마주한 헬라의 두 눈에서 섬뜩한 광망이 일었다.


           


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My Alter Ego is Becoming A Giant, 내 분신이 거물이 되어간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Horror of the Continent: The Immortal King Brings Despair, While the Light Knight Defies the Divine Will. In an era of chaos, numerous heroes emerge, striving to navigate the tumultuous land. However, amidst this turmoil, sudden and enigmatic forces make their appearance on the continent. Little did they know, it was all me. …To be precise, they were my alter egos sent to this other world. #Unintentionally becoming the villain of the world. #Somehow, I become both the demon king and the hero. #One person, multiple roles.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