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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51

⊹ 51화 ⊹

다음날 도아는 오두막을 접고 계곡에서 철수했다.

이제 슬슬 다음 마을로 가야겠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었다.

모험가 길드에 가서 소식도 확인하고, 여러모로 할 일들이 있었다.

해왕이와 베리의 안내에 따라 도아는 무사히 길로 돌아와서 다음 마을에 도착했다.

[누비 마을]

그동안 들른 비에나리에의 마을 중에서 가장 큰 마을이었다.

‘와아.’

역시나 돌로 지은 집들이 가득했는데 큰 마을이라서 2층으로 지은 집들이 제법 보였다.

회반죽으로 덧칠해서 돌벽이지만 희고 깨끗한 벽들이 눈에 들어온다.

때마침 시장도 열려 있었다.

작은 마을에는 아예 물건을 파는 곳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물건을 사려면 기간에 맞춰서 이렇게 시장이 열릴 때 물건을 사러 나와야 했다.

항상 열리는 상설시장은 이보다 더 큰 마을에 가야지 존재한다.

모험가 길드에서 여관도 함께 운영 중이어서 도아는 길드로 향했다.

길잡이별을 뜻하는 팔각별이 그려진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2층짜리 번듯한 건물이었다.

일단 앞쪽에 있는 말구종에게 해왕이의 짐을 맡겼다. 해왕이는 순식간에 줄어들어 도아의 옆에 바싹 붙어 섰다.

길드 안으로 들어가니 카운터에 한 사람이 서 있는 게 보였다.

다른 모험가는 보이지 않았다.

도아는 카운터로 다가가 카드를 찍고서 물었다.

“혹시 로베른이나 쿠낙에 대해서 들어온 소식 없나요?”

“죄송하지만 다른 모험가의 이야기를 해 드릴 수는 없습니다.”

“아뇨, 그게 일행이었는데 갑자기 의뢰 때문에 헤어지게 되어서요.”

“일행이요?”

“네.”

“파티 등록은 안 되어 계시는데요.”

“3인 파티라서 등록을 할 수가 없었어요.”

도아는 친절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상대는 미심쩍은 눈으로 도아를 바라보았다.

“그냥 무사한지만 알려주시면 됩니다.”

“음, 그야 두 분 다 무사하시죠.”

건성으로 하는 대답이 확인을 하고 하는 건지, 아닌지 알 수가 없었다.

도아는 한숨을 내쉬었다.

‘진짜 한 명 더 빨리 구해서 파티 등록을 해야 하나?’

아니면 여기까지 소식이 닿지 않은 걸 수도 있다.

‘아니, 나 슈퍼루키 김도아라고.’

도아는 그렇게 항의하고 싶었지만 부끄러워서 참았다.

킨즈네 일행은 잘도 알아봐 주던데.

도아는 어쨌든 2층에 방을 하나 빌린 후에 주변에 던전이 없는지 물었다.

직원은 그 외의 일에는 무척이나 빠릿빠릿한 움직임을 보여 주었다. 목소리도 친절하다.

“네, 도아 님. C급 던전 두 개가 있네요.”

“위치 알려주세요.”

“지도에 표기해 드리겠습니다. 공략하러 가실 생각이신가요?”

“네, 처리해 두고 가려고요.”

“감사합니다.”

빙긋 웃으며 인사까지 해오는 걸 보고 도아는 깨달았다.

‘S급에 대한 정보를 캐려는 인간이 많구나.’

모험가의 사생팬 같은 게 이 세계에도 존재하는 게 아닐까?

도아를 의심스럽게 봤던 얼굴도 도아가 제대로 일하려는 의지를 보이자 사라졌다.

‘그럴 수도 있겠다.’

진짜 온갖 거짓말을 하면서 정보를 얻어내려는 작자들이 존재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런 작자들 때문에 나같이 선량한 피해자가…….

도아는 그런 생각을 하며 키를 받아들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짐을 내려놓고 간편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베리 옷도 새로 맞춰 주고 싶은데.’

빨리 댄버리 부인의 레벨을 올리고 싶어졌다.

수선 레벨을 전부 올리고 나면 그다음은 천, 가죽, 철로 다시 가지가 뻗어나간다.

각자 제작이 가능해진다.

제작 스킬을 잔뜩 올려서 이런저런 옷을 제작하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이었다.

‘하지만 그전까지는 여기서 맞춰야지.’

도아가 시장을 둘러보고 있을 때였다.

어디선가 봤던 익숙한 차림의 사람이 다가왔다.

귀여운 모자와 금 나팔.

“김도아 님, 맞으시나요?”

“네, 맞아요.”

우편 길드 사람이었다.

“여기 엘몬드 공작가에서 보내는 편지와 쿠낙 샌델님께서 보내신 편지입니다.”

“어? 쿠낙이요?”

놀라고도 기뻐서 도아는 편지를 받았다.

인수했다는 서명을 해 주고 도아가 물었다.

“혹시 여기에도 우편 길드가 있나요? 답장을 보내고 싶으면 어떻게 하면 되죠?”

“특수 파발을 원하시면 오늘 저녁까지 저에게 맡겨주셔도 됩니다.”

“맡길게요. 저 모험가 길드 2층에서 묵고 있거든요?”

“그럼 오늘 저녁 5시쯤에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편지지가 필요하시면, 편지지도 판매하고 있어요.”

“엇, 필요해요.”

빈틈없는 우편 길드, 대단하다.

도아는 너무 고급지는 아니라도 적당히 좋은 종이를 샀다.

“그럼 저녁에 봐요.”

도아는 인사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편지를 바라보았다.

동시에 신기하기도 했다.

‘우편 길드는 어떻게 날 찾아낸 걸까.’

장을 보고, 도아는 돌아와서 편지를 읽어 내렸다.

일단 엘몬드 공작의 편지를 읽고 그다음 쿠낙의 편지를 열었다.

던전을 들어가기 전에 쓰는 편지였고, ‘여기 오지 않기를 잘했다.’ 하는 내용과 안부를 묻는 내용이었다.

마지막에 전혀 다른 글씨체로 로베른이

‘B급을 위해 종이 하나 더 사기 귀찮으니, 짐의 안부도 여기 적네.’

하는 한 줄이 적혀있었다.

로베른답다고 해야 하나.

‘생각해 보면 쿠낙이 던전에 들어가 있으면 답장을 써도 못 받겠는걸?’

그래도 나와서 받으면 기분이 좋겠지.

도아는 정성스럽게 답장을 썼다.

바쁜 사람에게 말하긴 미안하게도 며칠 쉬었다는 것, 누비 마을에 이제 도착한 것, C급 던전을 공략하려 한다는 것 등등.

인봉하고 싶지만, 인장이 없으니 그냥 왁스로만 봉했다.

‘나도 인장 하나 만들까.’

이어서 엘몬드 공작의 편지를 뜯어 보았다.

엘몬드 공작은 열심히 자기소개를 하고, 공작가에 대해서 설명했다.

이 무렵 정원이 예쁘다. 꼭 보여 주고 싶다.

삽화가를 불러서 그림을 첨부한다.

첨부된 작은 그림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도아는 편지를 몇 번 다시 읽었다.

‘역시 엄마 이야기는 없네……. 역시 돌아가신 건가.’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생각했지만.

어쩐지 가슴속이 뻥 뚫린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어딘가에서 살아계실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만나면 화를 낼까, 원망할까, 기쁠까. 울어버릴까.

하지만 이제 영영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정말로 혼자구나.’

이 세상에 피붙이 하나 없이 혼자―

‘…… 는 아닌가.’

이 엘몬드 공작이 남아 있으니까?

‘그래서 이 사람도 날 찾는 걸까?’

한 번쯤 만나는 게 좋으려나.

마음이 이리저리 왔다 갔다 갈대처럼 기울어진다.

도아는 편지를 접었다가 다시 폈다가 다시 접었다.

뭐라고 답장을 보낼까 싶었지만, 답장을 보낼 만한 내용이 없었다.

왜냐면 그녀 마음을 그녀 스스로도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도아 누나라.’

생경한 호칭에 마음속이 간질간질한다.

동생은 자신을 만나면 깜짝 놀라겠지?

어쩌면 속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내가 그보다 나이가 어리게 보이니…….

도아는 망설이다가 한 줄을 적어 보냈다.

[진짜인 걸 어떻게 알아?]

라는 한 줄이었다.

나중에 파발이 돈을 받으러 왔을 때 작은 금화로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는 걸 알고 기겁했지만, 어쨌든 지불했다.

‘엄청 비싸…….’

물론 비싼 이유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오늘도 저녁까지 그녀의 편지를 기다리지 않았는가?

그런 비용도 전부 포함된 가격이겠지.

‘그래도 비싸다.’

떨리는 손으로 지불을 끝내자 파발원은 활짝 웃고 인사한 후에 기수에 올라탔다.

도아는 손을 흔들어 배웅했다.

제 방으로 돌아와 도아는 C급 던전을 공략할 때 베리를 데리고 가야 하나 두고 가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

‘짐을 최소화 한 다음에 배낭에 넣어갈까? 두고 가는 게 좋긴 한데, 어린애를 혼자 두고 움직이는 것도 좀.’

C급 던전이면 길어야 이삼 일이면 끝날 테지만 그래도 마음이 걸렸다.

‘데리고 가자.’

도아가 그렇게 결심하고 배낭을 새로 꾸렸다.

C급 던전이라도 방심하면 안 된다.

식량도 새로 구매하고, 이공간 가방 내부도 한번 싹 정리했다.

모든 준비가 다 끝났는데, 다급하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도아가 일어나기도 전에 베리가 달려가 물었다.

“누구세여?”

“도아 님, 길드 직원입니다. 긴급상황이 발생해서 연락드립니다.”

목소리에도 급한 기색이 묻어났다. 도아가 다가가 베리 대신 문을 열었다.

“무슨 일이죠?”

“최근에 떠났던 모험가 파티에서 긴급 연락이 왔습니다.”

“긴급 연락이요?”

갸웃하며 물으니 직원이 최대한 빠르고 간결하게 설명했다.

“던전 공략 중에 위기에 처할 경우 길드에 신호를 보낼 수 있는 아이템이 있습니다. 초보자 분들이 주로 구매를 하시는데, 그 신호가 들어왔어요.”

“그런 것도 있어요?”

“네, 하지만 보통 구하러 가는 사이에 전멸을 하시는 경우가 많아서…….”

“아.”

도아는 이해했다.

던전 공략 중에 위험하다면 탈출하면 된다. 일단 던전 등급이 낮은 곳은, 던전 자체도 짧은 경우가 대부분이니까.

하지만 저 신호를 보내는 건 탈출이 불가능해졌다는 말이고…….

‘그만큼 위기에 처했다는 소리지.’

“어딘가요? 무슨 등급이죠?”

“위치는 안내하겠습니다. 등급은 D등급이에요.”

“D등급?”

놀랐지만, 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에게는 고작 D지만, 누군가에게는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다.

도아가 베리를 돌아보며 말했다.

“혼자 있을 수 있겠어? 아니다. 해왕이를 두고 갈게.”

“아녀요. 저 혼자서도 집 잘 지켜요.”

“아냐……. 두고 갈래.”

도아의 말에 해왕이는 불만스러운 듯했지만 곧 “컹.” 하고 작게 짖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도아가 제 배낭을 짊어지고 허리띠를 찬 후에 말했다.

“그럼 안내해 주세요.”

아래층으로 내려가니 길드 직원이 빈 새장을 가지고 돌아왔다.

새장 안쪽에 F급으로 보이는 던전 코어를 던져 넣자 순식간에 새하얀 새로 변했다.

“이 새를 따라가 주시면 됩니다.”

“이런 방식일 줄이야.”

판타지는 판타지구나.

이런 걸 볼 때마다 새롭고 두근두근한 기분이 들었다.

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풀어주세요.”

현관문을 열고 서서 도아가 말하자 직원이 새장 문을 열었다.

새장 속 흰 새가 갸웃하더니 금방 새장을 빠져나와서 날아가기 시작했다.

도아가 그 뒤를 따라잡으며 달렸다. 새는 빛을 내고 있어서 어두워진 하늘에서 찾기가 편했다.

그렇게 빠르지도 않고 도아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날고 있었다.

‘혹시?’

도아가 속력을 휙 올려보니 새도 따라서 속도가 올라갔다. 속도를 내리니 따라서 속도가 떨어진다.

‘아하.’

도아는 다시 속도를 올렸다.

순식간에 풍경이 뒤로 뒤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구하러 갔는데 전멸이더라. 이런 광경은 피하고 싶지 않은가?

한발씩 내디딜 때마다 속도가 폭발적으로 올라간다.

비에나리에는 마을을 조금만 벗어나면 곧장 산인지라, 이번에도 산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어둠 속에서 발 디딜 곳이 불안정하지만, 도아는 그래도 어려움 없이 쭉쭉 달렸다.

곧바로 어둠 속에서 노란색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던전 공략 중이라는 표시였다.

새가 그 위를 한 번 맴돌고는 사라졌다.

도아는 문 앞에 멈춰 섰다.

숲 한가운데 둥근 아치형 문이 서 있었다.

‘자연형 던전이다.’

주변을 한 바퀴 빙글 둘러봐도 그냥 서 있는 문이다.

‘자연형 던전은 처음 보네.’

문을 열고 들어가면 깊은 숲속 같은 자연환경이라는 건 알고 있다.

도아는 자신의 카드도 구슬 위에 태그한 후에 문을 열었다.

문 건너편도 그냥 평범한 숲속이었다.

‘좋아.’

손에 검을 빼 들고 앞으로 한 발짝 내디뎠다. 아직 평범한 숲속이다.

도아가 마저 발을 완전히 문 안으로 넣는 순간, 바닥이 사라졌다.

“?!”

도아는 그대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우와아아.’

떨어지며 도아는 주변을 살폈다.

‘아, 바닥 가까워. 해왕이 데려올걸.’

짧은 시간 그런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나마 다행인 거 완전히 허공은 아니고 옆에 절벽이 있다는 거였다.

“사슬낫 모드.”

손에 들고 있던 검의 형태를 바꿔 도아는 있는 힘껏 낫을 절벽을 향해 던졌다.

퍽!

시원한 소리와 함께 낫이 절벽에 박혔다. 순식간에 사슬이 팽팽해지면서 온몸의 부하가 어깨에 걸렸다.

보통 인간이라면 여기서 어깨가 빠지든 뭐든 하겠지만, 다행히도 그녀는 튼튼하다.

‘멈췄다.’

도아는 슬쩍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이 정도면 이제 뛰어내려도 될 거 같았다. 그만큼 바닥과 간격이 애매했다.

그냥 맨몸으로 뛰어내리면 다칠 거 같고, 반사적으로 반응하자니 너무 짧은 거리다.

도아는 절벽을 붙잡고 가볍게 사슬을 출렁여서 절벽에서 뽑아낸 후에 아래로 뛰어내렸다.

십여 미터 정도 높이야 가뿐했다.

쿵!

무거운 소리와 함께 착지하고 도아는 주변을 살폈다.

‘으아.’

깨진 달걀이 되어버린 사람이 한 명 누워 있었다.

‘파티원 중 하나를 여기서 잃었구나. 그런데 이렇게 방치한다고?’

적어도 수습을 해야 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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