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Chapter 52

51. 거지남매 – 퀘스트

이렌느와 레오는 잡힐듯하면 멀어지고, 멀어지면 또 금방 따라잡히는 기묘한 경주를 하고 있었다.

– 까앙!

쥐새끼처럼 잘도 달아나는 레오에게 열 받은 이렌느가 검을 던졌다.

하지만 그는 몸을 비틀어 피했고, 그녀가 검을 줍는 사이에 또 멀리 도망쳐버렸다.

지금껏 레오가 그녀의 검을 피하며 계속 골목길을 누비며 달아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업적의 힘이었다.

[ 업적 : 기사 한 명 – 기사를 상대할 때 더 강해집니다. ]

[ 업적 : 뒷골목 청소 – 어두운 골목길에서 더 강해집니다. ]

업적과 시나리오 보상은 정말 신기한 것이었다. 그것들은 마법도 아닌 것이 절대적이고 확실한 효과를 보장했다.

더 강해집니다 ─ 라는 보상은, 그 대상을 상대로 단지 힘이 강해지는 것뿐만 아니라 몸놀림이 유연해진다거나 속도가 빨라지는 것 등을 포함하고 있었다.

그래서 레오는 이렌느가 가까이 붙으면 더 빠르게 도망쳤고, 그녀가 멀어지면 다시 따라잡혔다.

“허억, 허억”

물론, 레오도 온 힘을 다해 달아나는 중이었다. 그의 뒤를 쫓는 미친년에게 잡히면 대화고 나발이고 곧장 목이 날아갈 터였다.

‘검이라도 있었으면!’

레오는 무기를 챙기지 않은 것이 원통했으나, 사실 검이 있더라도 달아나야 하는 것에는 별 차이가 없었을 것이었다. 이렌느는 카트리나만큼이나 강한 기사였다.

이렌느가 검을 던진 덕분에 거리가 벌어진 사이, 레오는 장터 입구에 있는 꽃집을 보고 반색했다.

– 땡그랑!

그는 꽃집 문을 벌컥 열었고, 화분에 물을 주고 있던 소이린이 깜짝 놀라 말했다.

“레오? 왜 그래요? 무슨 일이에요?”

“쉬잇! 가만히 있어요. 가만히.”

레오는 꽃집에 몸을 숨겨 이렌느를 따돌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건 과한 바람이었다. 이렌느가 잠시 그를 시야에서 놓친 것은 사실이었으나 장터 입구 부근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꽃집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그들의 눈길을 쫓아 꽃집으로 들이닥쳤고, 레오는 “제기랄!”을 외치곤 뒷문을 통해 달아났다.

“꺄아악!”

소이린은 난데없는 기사의 돌진에 놀라 머리를 감싸 쥐고 주저앉아 비명을 질렀다.

이렌느는 거추장스럽게 걸리는 화분들을 다 때려 부수면서 ‘개자식’을 추격했다.

‘검! 검이 있어야 해!’

레오는 패밀리 저택을 향해 달아나고 있었다.

일단 무기가 필요하기도 했고, 깡패들과 힘을 합쳐 저 여기사를 막을 요량이었다.

그런다고 해서 모든 위기가 끝나는 것은 아닐 터였다. 왕자의 신분이 들켰으니 이제… 모르겠다. 어찌해야 하나.

레오의 목에 걸린 목걸이는 기어이 재앙을 몰고 왔다. 다른 왕국에 있으니 괜찮겠거니 생각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설마 그들을 한눈에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 줄이야.

심지어 게스타브 페테르 백작은 분명 ‘우리’ 콘라드 왕국이라 했다.

일종의 간첩일까?

그런데 간첩이라 하기에는 스케일이 너무 컸다. 그는 소드마스터파와 왕당파 사이에 몸을 잘 비집고 들어가 있으면서도 후작의 친우였다. 또 어떤 인간관계가 있을지는 모른다.

그 말인즉슨 동생 레나를 벨리타 왕국에서 공주로 만들기가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뜻이었다.

그녀를 공주로 만들기 위해선 어찌 됐건 귀족 사회에 발을 들여야 하는데, 그러면 반드시 페테르 백작의 눈에 띌 것이었다.

그의 눈에 띄고도 레나가 무사히 공주가 되려면 남매를 든든하게 보호해줄 사람이 필요했다.

‘하지만 후작은 우릴 보호하지 않았어…’

왜일까? 레오가 후작과 대화를 나누며 양자 양녀로 들어가는 것을 서로 합의했을 때만 해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후작은 어쨌든 새 아들이 필요했으니까.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베나르 타티안 후작은 레오가 후계자가 되기엔 역부족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처음에는 그의 기묘한 분위기와 자신의 앞에서도 배짱 좋게 거래를 요청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으나, 막상 양자로서 보여준 모습은 형편없었다.

귀족의 삶이란 단지 쌓아둔 것 위에서 안락하게 누워있는 것이 아니었다. 적어도 후작이 생각하기엔 그랬다.

만약 레오가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더라면, 타티안 후작은 남매가 도망친 왕자와 공주라는 것을 알았어도 내치지 않았을 터였다.

그에겐 예리엘 왕가도 해볼 만한 상대였으니까.

이런 속사정을 모르는 레오는 후작에게 찾아간 자신의 선택을, 그리고 민서의 정신을 원망하며 가죽 거리까지 달아났다.

거리에 도착한 그는 호루라기를 꺼내 불었다.

이곳은 라우노 패밀리의 영역으로 곳곳에 깡패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레오는 그들과 함께 저 ‘미친년’을 물리치고 다음 일을 고민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거칠어진 숨으로 호루라기를 빼엑! 빼엑! 불었음에도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건 또 무슨 일이지?’

심지어 오베르도 자리에 없었다. 분명 이 시간이면 나와 있어야 할 텐데…?

레오는 더 고민할 틈도 없이 호루라기를 뱉어버리고 뛰었다. 이렌느가 다시 그의 지척까지 따라붙었다.

업적의 도움으로 달아나는 것은 여기까지였다. 레오의 신체는 이렌느와 비교할 수준이 아니었다.

실제로 이렌느는 땀을 흘릴지언정 호흡이 멀쩡했으나 레오는 땅바닥의 먼지까지 삼켜버릴 정도로 숨을 크게 들이쉬고 있었다.

이렌느는 무시무시하게 일그러진 얼굴로 한 발 한 발 그에게 가까워졌다.

그때, 누군가 그들의 경주에 끼어들었다.

* * *

레오에게 밀쳐지고 하룻밤 새 눈을 맞은 카시아는 몇 주일을 앓아누웠다.

한기가 떠나질 않는 신발가게에 누운 그녀는 울다가 잠들기를 반복하며 레오를 떠올렸다.

‘왜 나를 밀었을까?’

레오는 동생에게 헌신적이고 마음이 따뜻해 보이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는 자신을 거부했다.

딱히 말을 많이 나눠본 것도 아니었다. 그는 단 하룻밤을 그녀의 가게에서 보냈을 뿐, 곧장 라우노 패밀리로 떠나버렸다.

한데 그 남자는 마치 불결한 것을 대하듯 그녀를 밀쳤다.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내가 창녀이기 때문이겠지…’

앓아누운 카시아는 레오를 원망하다가 점차 자신의 삶을 자책하기 시작했다. 몸 파는 여자가 사랑이라니! 그녀는 코웃음 치며 자신을 조롱하고 헐뜯었다.

그리고 몸을 털고 일어났을 때, 카시아는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 그녀는 그 길로 창관을 향했다.

“…그만둔다고?”

“계약이 끝났잖아. 그것도 옛날에.”

창관의 지배인, 브레틴 자우어가 진회색 눈을 들어 카시아를 유심히 뜯어보았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갑자기 몇 주일이나 출근하지 않던 그녀는 또렷한 눈을 가지고 되돌아왔다. 그리고선 한다는 말이 이것이다.

그는 습관적으로, 떠나려는 여자를 잡기 위한 말을 꺼냈다.

“카시아 씨, 무슨 일이 있었어?”

“씨! 씨! 씨! 날 카시아 ‘씨’라고 부르지 말랬지!”

카시아는 발작하듯 성냈다.

브레틴은 그녀의 날카로운 외침에도 눈썹 하나 까닥이지 않고 자신의 광대뼈를 톡톡 두드리며 생각했다.

‘변했다.’

그가 그녀를 카시아 ‘씨’라고 부르고, 카시아가 자기를 카시아 ‘씨’라고 부르지 말라고 하던 것은 몇 년이나 이어진 둘 사이의 버릇 같은 것이었다.

그동안 카시아는 ‘씨’라는 말을 빼라고 하면서도 어느 정도는 어쩔 수 없음을 전제하고 있었다. 그녀의 말은 단지 투정에 불과했다.

지금의 삶을 받아들이긴 하지만, 결코 만족스럽지는 않다는 작은 앙탈이었다.

그런데 지금, 카시아는 격렬하게 본인이 살아온 삶을 부정하고 있었다.

브레틴은 이곳에 들어와 덜덜 떨면서도 일자리를 달라고 사정하던 그녀의 과거를 떠올렸다.

아닌가? 병든 아버지를 살려달라고 빌었던 것을 내가 꼬드겼던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어쨌건 본인의 발로 들어와 뭐라고 했었다.

그 당시 브레틴에게 카시아는 관리해야 하는 평범한 창녀 중 한 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한 사건 이후로 그는 카시아에게 작은 동정을 가지게 되었다.

+ + +

일을 시작한 지 몇 달도 안 된 그녀는 어찌나 도움을 청할 곳이 없었는지 그에게 맨발로 달려와 천장에 매달린 아버지를 내려달라고 부탁했다.

호기심에 브레틴 자우어는 깡패를 데리고 그녀의 신발가게를 향했다.

가죽 거리를 지나는 길에 웬 덩치가 막아섰지만, 카시아의 말을 듣자 그 덩치도 그들을 따랐다.

카시아를 따라 들어간 작은 가게 뒤편에는 천장이 낮은 방이 딸려 있었고, 살이 단 한 줌도 없이 마른 남자가 매달려있었다.

그냥 목에 걸린 줄을 잘라버리면 될 것을. 천장도 낮은데.

이 소녀는 줄을 자르면 아버지가 떨어져 다칠 거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우스운 일이다. 빳빳하게 성기가 솟아 있으면 살아있다고 생각했나 보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브레틴은 그녀를 비웃지 않았다.

데리고 온 깡패와 오베르라는 덩치가 매달린 시신을 내리는 동안 그는 그녀를 꼭 안아주었다.

불쌍한 녀석.

창관에 몸담은 여자 중에 이런 구구절절한 사연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그 순간, 브레틴 자우어는 자신의 얼음장같이 차가운 마음에 카시아의 이름이 작게 새겨진 것을 느꼈다.

+ + +

브레틴은 씩씩거리며 분노를 달래는 카시아를 보며, 드디어 그녀와 헤어질 날이 왔음을 깨달았다.

“미안하군. 앞으로, 아니지… 그래. 알았어.”

“저번에 일했던 것 아직 줄 돈이 남았지? 그거 받으러 온 거니까 빨리 주기나 해.”

카시아는 퉁명스럽게 자신의 몫을 요구했다.

브레틴 자우어는 서랍에서 은화 몇 개를 집었다가… 이내 은화를 떨구고 금화 하나를 집어 그녀에게 내밀었다.

“자, 가져가.”

“이게 뭐야. 됐으니까 내가 일한 만큼만 줘.”

“퇴직금이야. 가져가.”

그의 단호한 말에 카시아는 잠시 금화를 만지작거리다가 “흥!” 콧방귀를 뀌더니 벌떡 일어서며 말했다.

“그래. 잘 있어.”

“……”

브레틴은 평소처럼 의자를 빼주는 예의를 차리지도, 나가려는 문을 열어주지도 않았다.

그저 자리에 앉아 카시아를 바라보았다.

카시아는 그의 달라진 태도에 ‘그럼 그렇지.’라고 생각하며 몸을 돌려 쌩하니 나가버리려 했다.

그때,

“카시아.”

브레틴이 그녀를 불러세웠다.

카시아가 ‘또 뭔데?’ 짜증이 섞인 눈빛으로 돌아봤으나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

“…대기실에 있는 짐 다 챙겨가야 한다.”

“벌써 챙겼거든? 내가 무슨 애도 아니고.”

그녀는 그렇게 투덜거리고는 나가버렸다.

‘못났구나…’

브레틴은 행복하라는 말을 끝내 하지 못한 자신을 한스럽게 생각하다 다시 일을 시작했다.

창관에서 ‘퇴직금’을 받아 나온 카시아는 그 길로 장터에 들려 가죽과 천을 조금 샀다.

그녀는 ‘그 일’을 제외하면 할 줄 아는 것이 없었다. 하지만 두 번 다시 그런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니 앞으로 먹고살 궁리를 해야 했다.

그나마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가 신발을 만드는 모습을 옆에서 구경했기에 그 과정은 알고 있었다.

신발을 만드는 과정은 먼저 가죽 또는 천에 패턴을 그리는 것으로 시작됐다.

신발의 크기와 길이, 앞코의 스타일에 따라 패턴이 달라지는데, 그려낸 패턴을 따라 잘라내면 해당 천 또는 가죽이 신발의 겉을 이루는 ‘갑피’라는 것이 되었다.

그다음 작업은 ‘라스트’라는 나무 모형을 깎는 것이었다. 신발 모양을 한 그 나뭇조각에 갑피를 대고 신발의 모양을 낼 것이어서 대단히 많은 것을 고려하며 깎아야 했다.

카시아는 이 ‘라스트’를 만드는 데 특히 애를 먹었으나 그건 나중의 일이었고, 처음에는 아버지가 오래전에 만들어 둔 것들을 사용했다.

패턴에 따라 잘라낸 갑피를 라스트에 두르고는 나뭇조각의 모양에 맞춰 갑피를 늘이는 과정은 꽤 벅찬 일이었다. 단지 갑피를 라스트에 가져다 대는 정도가 아니라 얇은 못을 박으며 온 힘을 다해 갑피를 잡아당겨야 했기 때문이었다.

땀을 뻘뻘 흘리며 갑피로 라스트를 모두 덮은 카시아는 갑피를 다시 떼어내고 한 땀 한 땀 엮었다.

아버지는 이 일들을 모두 혼자 하셨구나. ─ 라는 생각을 하며, 그녀는 자신을 버리고 죽어버린 그를 조금씩 용서해나갔다.

갑피의 남는 부분을 잘라내고 밑창을 붙이자 비로소 신발이라 부를 만한 것이 탄생했다.

카시아는 묘한 충족감을 느끼며 마무리로 신발에 붙은 자잘한 조각들을 붓으로 털어내고, 거칠고 부드러운 천을 순서대로 사용해 광택을 내었다.

완성이다.

하지만 처음으로 만든 신발은 도저히 팔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잘못 엮였는지 이리저리 뒤틀리고 구겨져서 카시아 본인이 신어보고도 불만스럽게 벗어던졌다.

그녀는 아버지가 만든 신발을 앞에 놓고 이리저리 관찰하면서 며칠이나 밤을 새웠다.

그렇게 보람차고 아버지를 용서해나가는 하루하루를 보내던 카시아는 재료를 사 가죽 거리로 돌아오는 길에 레오를 보았다.

멀리서 헐레벌떡 필사적으로 뛰는 그는 카시아를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쳤다.

[ 업적 : 카시아의 마음을 녹인 남자 – 카시아에게 미약한 호감을 얻음. ]

자신을 밀쳐낸 그 남자는 아직도 건재하다는 듯 그녀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못된 사람.

거절하더라도 사람을 그렇게 밀어내다니, 정말 못된 놈이다. 그리고 잘생기고 동생을 아끼는 사람이다. 아니지. 이게 아니야. 못된 놈이다.

미련을 털어내려 애썼지만, 가슴에 무슨 못이 박혔는지 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웬 여기사가 흉흉하게 검을 뽑아 들고 그 못된 남자를 쫓는 모습이 카시아의 눈에 들어왔다.

그럼 그렇지. 역시 나쁜 놈은 쫓기는구나.

카시아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여기사를 향해 몸을 던졌다. 내가 왜 이러지?

“뭐야? 이거 안 놔? 이런 미친년이!”

이렌느는 깜짝 놀라 뒤에서 자신의 목을 휘감은 여자를 떨구려 했다.

그런데 그 여자는 악다구니처럼 매달렸고, 이렌느는 화가 나서 ‘당장 놓지 않으면 죽여버린다!’라는 경고를 하려다가, 그냥 찔러버렸다.

카시아는 복부에 검이 찔리고도 득달같이 매달렸다. 멀리 달아나는 레오의 뒷모습을 눈에 담으면서.

“이런 쌍년이 감히!”

이렌느는 불같이 화를 내며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자세를 잡았다.

발을 땅에 쾅! 꽂으며 몸을 회전해 등에 매달린 카시아의 목을 베어버렸다.

솟구치는 피 분수는 햇볕을 받아 보랏빛으로 빛났고, 카시아가 들고 있던 천과 나뭇조각들은 그녀의 머리와 함께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떨어진 머리는 끝까지 레오를 향했다.

[ 업적 : 카시아가 목숨 바쳐 지킨 남자 – 카시아에게 큰 호감을 얻음. ]

[ 퀘스트 : 카시아의 삶 – 카시아를 굴레에서 벗어나게 해 주세요. ]

그때, 달려가던 레오의 눈가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이것이 그가 받은 최초의 퀘스트였다.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