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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54

⊹ 54화 ⊹

저택 안으로 안내된 도아는 정중하게 대접받았다.

손님인 그녀에게는 철저하게 숨기려는 모양새지만, 도아는 조그만 기척에도 민감하다.

이리저리 술렁이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눈치채지 않는 게 어려웠다.

벽에는 화려한 그림이 걸렸고 고급스러운 황갈나무, 백단나무, 호박나무로 만들어진 가구들이 놓여 있었다.

전부 던전에서 나오는 나무들이다.

저 책상 하나가 얼마나 비쌀지 안 봐도 뻔했다.

‘하지만…….’

오래된 물건들이었다.

좋게 말하자면 예전에 잘 살 때 구매한 가구들을 지금도 깨끗하게 보존하고 있다고 할까.

그게 저택 분위기와 잘 어울리긴 했다.

베리는 빳빳하게 굳어서는 주변을 만지지도 못하고 둘러보기만 했다.

“됴아 님, 여기 따들 부다인가 바여.(여기 다들 부자인가 봐요.)”

“그러네.”

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잘 보면 세월의 흐름을 견디지 못하고 천장의 벽화가 떨어지거나 색이 바랜 곳이 보였다.

금칠도 새로 해 줘야 하는데 못 한 곳이 보인다.

그걸 세심하게 꼼꼼하게 보지 않으면 눈치채지 못하도록 수선하거나 정리해 뒀을 뿐.

‘한때는 부유했는데, 지금은 망한 건가? 그런데 주변이 다 산인데 예전에는 뭐로 돈을 번 거지?’

차를 전부 비울 즈음이 되어서야 도아는 가주를 만날 수 있었다.

커다란 덩치의 사내가 안으로 들어왔다.

‘우와!’

도아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산―다르크 레하라고 합니다. 레하라고 불러주십시오.”

낮게 울리는 목소리.

산―다르크의 가주는 거대한 곰이었다.

툴레 중에 곰족도 있다는 걸 알지만 보는 건 처음이다.

‘우와.’

저 앞발 한방에 멀리 나가떨어질 거 같았다.

아니, 앞발이 아니라 손바닥에.

“안녕하세요, B급 모험가 김도아라고 합니다. 이렇게 만나주셔서 감사드려요.”

정중하게 가슴에 손을 대고 인사한 후에 도아가 스윽 고개를 들었다.

“그런데 뭔가 안 좋은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뭐든 말씀해 주세요.”

레하의 둥근 귀가 움찔했다.

잠시 도아를 바라보다가 그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아주르 나자크시군요.”

“네, 아주르 나자크라는 이유로 믿어 달라고 하지는 않겠지만, 도와드리고 싶다는 건 진심이에요.”

“남대륙에서 오신 분이라고 들었습니다.”

“그것도 사실이네요.”

레하는 잠시 망설이다가 물었다.

“혹시 약초학에 조예가 있으십니까?”

도아가 싱긋 웃었다.

“네.”

❖ ❖ ❖

레하는 상대가 누군지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호사스러운 방만 봐도 레하의 자식인 게 틀림없었다.

‘뭐, 퀘스트 내용도 그렇고.’

채광이 좋고 넓은 침실이었다.

가운데에는 화려한 기둥 침대가 놓여 있었다. 구식 디자인이지만 어쨌든 화려하다. 유리창은 깨끗했지만, 금이 가거나 깨진 곳은 보수를 못 해서 덧창으로 가려두었다.

다른 것보다 더 어둡게 느껴지는 건 병자에게서 나오는 음울함 때문일 터였다.

도아는 방 안의 공기를 깊이 들이마셨다.

딱히 공기가 탁하거나, 오래된 병자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았다.

얼마나 관리를 열심히 했는지 알 것 같았다.

레하가 사람들을 물렸는지 방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커다란 침대에는 어린 곰이 신음을 흘리며 누워 있었다.

한 눈에도 상태가 안 좋아 보였다.

털도 듬성듬성했고, 코는 버석거리다 못해 껍질이 벗겨진 부분도 보였다.

“언제부터 이랬나요?”

도아의 물음에 레하가 답했다.

“어릴 때부터 몸이 안 좋았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더욱 증세가 심해져서…….”

말꼬리가 떨린다.

“유명하단 약초사들을 다 불러봤지만 정확한 원인을 모르더군요. 마법사를 데려다가 몇 번이나 정화의식도 치렀지만 소용없었습니다. 몇몇에게 심장이 안 좋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만…….”

그때 환자―그러니까 레―디아르가 발작적으로 기침하기 시작했다.

폐를 토해낼 듯한 기침이었다.

“켁, 커헉, 쿨럭, 쿨럭.”

동시에 걸쭉한 피를 뱉어냈다.

“디아르!”

레하가 허둥지둥 디아르의 상체를 일으켰다.

도아가 재빠르게 옆에 놓인 수건 더미에서 수건을 하나 가져와 피를 닦아주었다.

‘피가 걸쭉하고…….’

킁킁 냄새를 맡으니 묘하게 달콤한 냄새가 났다.

숨이 넘어갈 듯 기침을 하던 레―디아르가 축 늘어졌다.

헉헉 가파른 숨을 내쉬는데, 숨소리도 가래가 잔뜩 낀 듯 들렸다.

“잠시만요.”

도아는 비상용 랜턴을 손에 들고 레―디아르의 눈꺼풀을 열어보았다.

‘동공 반응은 있고.’

“정신이 있나요? 레―디아르?”

“커흑, 컥, 네…….”

완전히 쉬어 버린 목소리였다.

“그럼 아, 해 보시겠어요?”

이미 수많은 약초사들이 다녀가서 익숙한 듯 레―디아르는 입을 크게 벌렸다.

도아는 목구멍 안쪽을 살피고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물었다.

“혹시 어디 마비되거나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 곳이 있나요? 팔다리가 저린다거나?”

레하가 깜짝 놀라 말했다.

“있습니다! 요즘 갑작스럽게 팔다리가 저리다고 하고, 그리고 전에는 다리가 안 움직이기도 했습니다!”

명의를 만난 보호자답게 레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도아가 디아르에게 물었다.

“갑작스럽게 복통이 있거나, 심장이 쿵쿵거릴 때도 있나요?”

“네, 맞습니다! 그래서 심장이 안 좋다고―”

“쿨럭, 아빠, 저에게, 물으시는…… 쿨럭…….”

디아르가 타박하자 레하가 “그래, 그렇지. 미안하다.” 하고 사과했다.

디아르가 고개를 끄덕이고 제 증상을 설명했다.

“그리고, 눈도 가끔, 안 보여요. 뭔가 벌레 같은 게, 보이기도 하고요…….”

“약초사님, 뭔가 아시겠습니까? 우리 디아르가 왜 이런가요?”

호칭이 모험가, 도아에서 약초사님으로 바뀌었다.

한국으로 치면 의사 선생님, 하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 뉘앙스리라.

“급히 단정할 수는 없고요. 일단 채혈할게요. 베리야, 면도날이랑 주사기 가져다줄래?”

“네, 됴아 님.”

약상자 앞에 대기하고 있던 베리가 재빠르게 아래 칸을 열어서 주사기를 꺼냈다.

라크샤샤가 만든 주사기는 특이하게 생겼다.

엄지손가락만 한 투명한 원통인데, 한쪽이 총알처럼 뾰족했다.

그걸 피부에 대면 따끔하고 자동으로 피를 빨아들인다.

라크샤샤 파의 비법으로 강철 거머리를 가공해서 만든다.

만드는 방법도 채집도 까다로워서 가격이 비싸다.

“채혈이요?”

의아한 듯 레하가 물었다. 도아가 말했다.

“피를 뽑아서 시약에 넣어 반응을 볼 거예요. 이 면도칼로 털을 밀고, 피를 뽑을 거야. 아프지는 않으니까 걱정하지 마.”

“피를 뽑는단 말입니까?”

놀라 레하가 되물어서 도아 역시 놀랐다.

“여기 약초사들은 안 뽑나요? 라크샤샤 파 사람들도요?”

“그런 건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럼 이제 보게 되겠네요. 만약 제가 계속 진행하기를 원하시다면요.”

도아의 말에 레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 이 정도만 살펴보고 약초사님처럼 증상을 맞춘 사람은 없었습니다. 꼭 부탁드리겠습니다.”

도아는 디아르의 털을 밀고 맨살에 주사기를 가져다 댔다. 피가 쭉 빨려 올라온다.

‘역시 피가 좀 걸쭉한데?’

“잠시 이쪽 책상 좀 쓸게요.”

도아는 약초사 세트를 꺼냈다.

실험관을 꺼내서 늘어놓고, 시료를 준비한 후에 피를 방울방울 떨어트려 넣었다.

시약이 색색으로 변하고, 도아는 쓴웃음을 삼켰다.

“선생님……. 뭔가 아시겠습니까?”

“일단, 제가 생각한 게 맞는지 한번 보죠.”

“대체 뭡니까. 무슨 병이라서 제 딸이 이렇게 아픈 건가요? 나을 수는 있는 건가요?”

“레하 님, 일단 진정하세요. 저도 이제 잠깐 본 거라서 확인하려면 더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무렇게나 답을 내놓고 싶지는 않아요.”

도아의 그런 침착한 말이 레하에게는 더욱 신뢰감 있게 느껴졌다.

도아가 말했다.

“일단 처방을 한번 해 봅시다.”

도아는 약상자에서 휙휙 약초들을 꺼냈다.

‘발광도마뱀독, 인사풀, 백백화…….’

마지막으로 달빛조각을 꺼내며 도아가 베리에게 싱긋 웃어 보였다.

베리는 으쓱한 표정이 되었다. 도아가 레하를 돌아보며 말했다.

“맑은 물을 가득 부탁드립니다.”

❖ ❖ ❖

도아는 3잔 분량의 약물을 만들었다.

레하는 디아르가 천천히 약을 마시는 걸 바라보았다.

도아도 지켜본 후에 말했다.

“약효가 나오려면 그래도 시간이 좀 걸릴 테니까 지켜보죠. 한 시간 후에 나아지면 두 번째 잔을 마시고, 그다음은 30분 안에 다시 한 잔을 마실 겁니다.”

한 시간 후에 디아르의 호흡이 훨씬 더 편해졌다.

디아르조차 놀라워했다.

허둥지둥 두 번째 잔을 마셨다.

둘 다 세 번째 잔을 얼른 마시고 싶어서 초조해졌다.

도아는 둘을 기다리게 한 후에 충분히 시간을 두고 마지막 잔을 마시게 했다.

효과는 놀라웠다.

“약초사님, 저 이제 안 아파요…….”

“디아르!”

오오오! 하고 곰이 울부짖고 딸을 끌어안았다. 디아르가 작게 웃었다.

레하가 휙 도아를 돌아보았다.

“약초사님!!”

“꾸익.”

곰에게 끌어안기자 폐에서 숨 빠지는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도아가 마나 사용자가 아니었다면 갈비뼈가 빠드득하고 부러졌을 터였다.

“죄,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어떻게, 몸은 괜찮으십니까? 아아, 약초사님, 어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도아가 쿨럭쿨럭 기침을 하고 손을 내저었다.

“아니, 아직 완전히 나은 건 아니니까 인사는 나중에 하셔도 됩니다.”

도아가 빙긋 웃고 디아르에게 말했다.

“무리하지는 말고, 한숨 푹 자는 게 좋을 거 같아요.”

디아르는 빤히 도아를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네에…….”

레하가 초조하게 물어왔다.

“혹시 뭔가 먹어도 됩니까? 며칠째 아무것도 못 먹어서…….”

“혹시 돌설탕 있나요?”

“네, 있습니다.”

“가공하지 않은 돌설탕이라면 먹어도 괜찮습니다. 사탕처럼 입 안에서 녹여 드세요.”

“네!”

레하가 허둥지둥 하녀를 불러 지시하는 사이에 도아는 약초 세트를 정리했다.

베리가 야무지게 도와줘서 별로 정리할 것도 없었다.

“약초사님, 이쪽으로…….”

레하가 도아를 응접실로 안내한 후에 물었다.

“그래서, 어떻게 된 건가요. 제 딸은.”

도아는 잠시 레하를 바라보다가 멋쩍은 표정으로 말했다.

“일단 제 짐을 볼 수 있을까요?”

“아!”

레하는 그제야 정신이 돌아온 모양으로 허둥지둥 도아를 손님방으로 안내했다.

사용인을 시키지 않고 정중하게 도아를 안내하며 그는 가장 좋은 방을 준비시켜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방에 도착한 도아 역시 지나치게 호사스러운 방이라는 걸 알아챘다. 손님방이어서 예산을 최대치로 쓰고 있나 보다.

‘내 옷이랑 따로 논다.’

소파 위에서 천연덕스럽게 해왕이가 엎드려 있는 걸 보고 도아는 미소 지었다.

“해왕이 왔어? 기수까지 들여보내 주셔서 감사해요.”

“아닙니다.”

레하는 손을 내저었다.

“그보다, 이제…….”

도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감각을 날카롭게 했다.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하고 그녀가 말했다.

“디아르 양은 병이 아닙니다.”

“병이 아니라고요?”

생각지도 못한 말에 레하는 얼빠진 얼굴을 했다.

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제 예상이 맞으면 저건 독입니다. 그것도 살아 있는 독이라고 해야겠죠.”

“독…….”

레하가 중얼거렸다.

다음 순간 눈에서 불을 뿜을 듯한 기세가 흘러나왔다.

오싹하고 팔에 솜털이 전부 곤두섰다.

“대체, 언제부터……!”

그르렁대는 곰의 숨결이 느껴졌다. 얼굴을 일그러트린 곰의 송곳니가 번득인다.

베리가 히익 하고 털을 부풀리며 해왕이 뒤에 숨었다.

해왕은 고개만 돌려 이쪽을 바라보았다.

심드렁한 얼굴이지만 눈동자는 레하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레하의 털이 부풀어 올라 옷이 팽팽해지기 시작했다.

저러다가 옷이 터지면 어쩌나.

도아는 그런 뻘한 생각을 하며 기다렸다.

그녀가 침묵으로 기다리자, 레하는 천천히 숨을 몰아쉬었다.

스스로 진정시키고 나자 그는 어색한 얼굴이 되어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약초사님. 제가 그만…….”

“아니에요. 충분히 그러실 수 있는 일이죠. 그냥 도아라고 불러주세요.”

도아의 말에 레하는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아니, 그래도 약초사님을 어떻게…….”

“본업은 모험가이고 약초사는 부업인걸요. 그편이 저도 더 편합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도아 님. 독이라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함부로 하실 말이 아니라는 걸 아시겠지요.”

“네, 물론이에요.”

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서브 퀘스트에서 ‘독’이라고 딱 짚어서 말해 주지 않았다면 도아도 증상을 보고 진단하는 데 시간이 더 걸렸을 터였다.

하지만 독이라고 카테고리가 좁혀졌으니 그나마 선택지를 고르기 수월했다.

도아가 말했다.

“제가 지금 디아르 양에게 내준 약은 몸속의 벌레를 잠재우는 약이에요. 그런데 효과가 있는 걸 보면……. 벌레가 맞는 거 같은걸요.”

레하의 눈이 커졌다.

“벌레라니, 벌레가 몸속에 있단 말입니까?”

“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벌레인데, 그게 디아르 양의 피를 마시고 배설해서 피도 걸쭉한 거고……. 심장에 몰려 있어서 심장도 안 좋고. 그리고 눈에 벌레가 보이는 것도. 마비가 되는 것도 신경 쪽으로 침투하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레하는 비틀비틀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해왕이와 베리가 재빠르게 옆으로 피했다.

“벌레, 벌레라……. 그 벌레를 없앨 수 있습니까? 그런데 벌레가 독이라뇨?”

“일반적으로 생물의 몸속에 기생하지 않는 벌레거든요. 몸속에서 살게 만들려면 특별한 가공을 거쳐야 해요. 구하기도 어렵고요. 제가 알기로는 과거에 라크샤샤가 전멸시켰다고 들었는데.”

도아가 한숨을 내쉬었다.

“남아 있을 줄은 몰랐군요.”

“그럼 그 벌레를 죽이면 디아르는 나을 수 있는 겁니까?”

“네, 그리고.”

도아가 목소리를 낮춰 속삭였다.

“범인은 이 안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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