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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55

55화 수준 테스트

하리와의 충격적인 재회는 둘째 치고, 헌터 아카데미 생도들은 만신전 사옥을 둘러보며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이거 완전 깡촌인데?’

‘최신식 훈련설비나 메디컬 라운지도 없어.’

‘식당은… 저게 식당이야? 왜 옹기종기 모여서 물만 마시고 있지?’

길드의 사옥은 그 길드를 상징하는 곳이다.

10대 길드들의 서울 한복판에 있는 그 화려한 사옥들을 보아라.

10대 길드의 일각 불새길드는 천억짜리 빌딩을 사옥으로 삼고 있었고, 지하에는 수많은 훈련시설이 있었다.

국내 1위의 대형길드인 신검 길드에서 자라다시피 한 천소연 또한 사옥에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너무나 잘 안다.

일단 헌터들의 훈련을 위한 시설이 필요했고, 의료센터와 식당도 따로 있어야 했다. 사무직 직원들이 자리할 곳은 또 어떻고?

“하리 양, 여기 옥수수 있는데, 가서 쪄먹어요.”

“앗, 감사합니당~”

“십구조로 포함해서 낸 거니까 폐하께도 전해드리구.”

“”?????””

창고에 당최 영문을 알 수 없는 세법으로 농작물을 쌓는 농부들 지나가는가 하면.

“야피 경… 진짜 이게 다요?”

-염분 더 필요?

“”?????””

식사시간? 으로 보이는 훈련병들이 잔안에 소금이 가득 든 물만을 바라보며 축 늘어져 있었다.

“여기가 ‘병사’ 훈련장이에요, 여러분.”

“으아아악! 죽어! 죽으라고!”

“피 터질 때까지 조져!”

싸우고 있다. 맨손으로. 옷 다 벗고.

일주일 전, 만신전이 새로운 2기 훈련병들을 받았다는 뉴스가 나왔었다.

1기 훈련병들 전원 승급이라는 파격적인 결과로 떠들썩해서 2기 훈련병 100명은 무려 85:1이라는 극악의 경쟁율을 자랑했다고.

그 극악의 경쟁률을 뚫고 입대한 100명의 하위 헌터들이 서로를 죽일 기세로 주먹을 휘두르고 있었다.

“저, 저… 하리 선배님. 저 훈련은 대체?”

아니, 저걸 훈련이라고 할 수 있을까?

대련이고, 결투고 뭣도아니다. 눈앞에 있는 건 모조리 박살내는 배틀로얄이다.

“후, 훈련이에요.”

“저게… 훈련이라고요?”

“사자심왕 폐하의 아주 심오한 뜻이 담겨 있어요! 여러분들도 체험… 아니다. 기사 양성 매뉴얼은 다르다고 했으니…….”

다들 운이 좋네요! 하고 싱긋 웃어 보이는 하리. 질려버린 누군가가 뒷걸음질쳤다.

“나, 나는 여기서 나가겠어. 이 미친 장소에서 벗어나야 해!”

“흠, 다들 모였는가.”

그때였다. 생도들의 뒤에서 나타난 레온. 그의 등장에 모든 훈련병들이 멈춰 섰다.

“”오셨습니까, 폐하!””

서로 살벌하게 후리며 피떡이 된 훈련병들이 공손해진 것은 어떤 의미론 공포스럽다.

“오늘은 짐의 군문에 입영을 고려하는 아카데미 생도들의 방문이다. 금일 훈련을 일시 중단하고 자리를 깔도록.”

그 말에 일제히 자리를 깔고 앉는 훈련병들. 구대성, 김도한 등을 비롯한 1기 훈련생들이 가장 왕과 가까운 자리에 앉았고, 그 뒤로 2기 훈련병들이 앉는다.

생도들은 자연스럽게 훈련장 한복판에서 고립되듯 멀뚱멀뚱 앉았다.

“저, 하리 누….”

한수호가 무언가 말하려던 그때, 하리가 헐레벌떡 뛰어가 훈련장에 있는 상석을 움직였다.

“폐하아아아~ 자리 마련했사옵나이다!”

뭐야, 저 어설픈 사극말투는.

그러거나 말거나 하리는 당연한 것처럼 레온의 자리에 방석을 깐다.

“흠, 야피 경과 베아트리체 여왕은 어쩌고 있지?”

“야피 경은 식사 정리 중이고, 여왕 전하는 방에서 나오지 않으셨사옵니다. 하지만, 외출 준비를 한다고 하셨는데…….”

“그럼 시녀인 네가 가서 치장이라도 도와야 할 것 아니야.”

“핫… 죽을 죄를 지었나이다. 정신이 없어서.”

메이드복을 갈아입느라고 못 갔다고는 차마 말 못 하는 하리.

“쯧쯧… 되었다. 네 녀석도 저 자리에 서도록.”

“음… 예?”

“네 녀석도 슬슬 기사 수행을 해야 할 것 아니냐. 언제까지 그 수준에서 머무를 셈이냐.”

“어, 예예!”

하리는 잽싸게 뛰어갔다. 그러곤 생도들 앞에 선다.

“너희들 중에 옥석을 가려내 종자로 삼겠다. 종자로 뽑힌 자에게는 짐이 직접 지도하며 가르침을 줄 것이야. 실로 가문의 영광이겠지.”

여전히 이 높으신 곳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은 어색했지만, 생도들은 이해하기 쉽다는 반응이다.

“저, 폐하. 폐하의 종자가 되면 성법을 배울 수 있습니까?”

김재혁. 여기 모인 생도 중 실력으로는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이다. 그는 당연히 자신이 붙을 거라 자신했다.

“성법은 누구에게나 가르친다. 허나, 너희 중에 성법을 사용할 자격을 획득하는 이는 오직 신들께서 허락하심이야.”

“만신전…….”

요컨대 성법을 배우고 싶으면 일단 개종부터 해야 한다는 건가.

만신전 윱튜브 채널 덕에 레온 세상의 신들에 대해선 그럭저럭 숙지한 생도들이다.

아마 대부분은 전쟁과 불꽃의 신성을 택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어쨌든 생도들이 이렇게 몰린 건 레온이 보여준 성법 덕이다.

-윱튜브에서 봤지. 성법이란 거, 정말 엄청나던데.

-병사들 전체에 막 불속성 강화한 건 어떻고? 대체 그게 어떻게 한 거지?

요즘 영상 매체에 가장 민감한 세대다. 그들은 만신전 길드가 어떤 곳인지, 레온이 어떤 활약을 했는지 전부 숙지하고 왔다.

-근데 영상들 편집한 티가 좀 나던데. 카메라 워크가 너무 완벽하잖아.

-S급보다 강하다던데 진짜일까? 솔직히 구라가 좀 섞이지 않았을까?

-죽인 대악마도 좀 맥 없이 뒤지던데, 원래 약한 놈 아니야?

등 뒤에서 들리는 소리에 하리는 어처구니없었다.

성격 좋은 하리라도 이런 바보 같은 소리에는 불같이 화를 내고 싶을 정도다. 이리 철이 없을 수 있나.

대악마는 출현 즉시 정부… 아니, 해당 대륙의 모든 정부가 초비상이 걸리며 필요하다면 자국의 S급 헌터들을 파견해서라도 사전에 배제하는 대재앙이다.

지금까지 등장한 대악마들이 죄 도시 하나는 날려버리는 파멸적인 활약을 했던 걸 잊은 건가? 당장 그곳만 하더라도──

“수호야.”

“어, 누나?”

“수호는 저어어얼때 폐하한테 까불면 안 돼? 누나가 진짜 걱정돼서 하는 말이야.”

“……그래 보여.”

하리는 고아원에서 친동생처럼 자란 수호가 자신이 없는 동안 나쁜 물이라도 물었을까 걱정됐다.

저 사자심왕이 질풍노도의 사춘기 소년이라고 해서 봐주는 상상 같은 건 도저히 들지 않았기에.

“…….”

그 경고를 천소연이나 김재혁도 똑똑히 들었다.

좀 맹한 구석이 있기는 해도, 직감만큼은 칼 같던 선배다. 그런 선배의 경고에 두 사람도 조금은 긴장했다.

“일단 실력부터 봐야겠지. 전원 검을 들고 대적해라.”

“”?????””

레온의 말에 생도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그런 생도들이 적응할 시간도 주지 않았다.

“제한시간은… 그래, 마지막 한 명이 쓰러질 때까지. 뭘, 어차피 죽을 일은 없다. 성배가 너희들의 상처를 회복할 테니.”

그 말에 생도들이 오기 전까지 한창 훈련을 받던 헌터들이 파르르 몸을 떨었다. 그들 몸은 이미 ‘생채기 하나 없이’ 재생된 상태다.

“아, 아니, 잠깐만요. 그게 무슨──”

설마? 진짜로? 그런 불안감이 확신으로 변한 것은 레온이 산들바람처럼 가벼운 발걸음으로 생도들 한가운데에 착지했을 때였다.

“대충 사십 명인가. 적어도 짐의 몸에 스치는 것 정돈 해냈으면 하는군.”

다음 순간, 무지막지하게 뻗어나가는 힘의 기세.

생도 중에 예민한 감각을 가진 이들은 자신의 감각을 의심할 정도의 강맹한 기운이다,

“피해!”

하리의 목소리가 울려퍼진 직후, 레온의 손가락이 한 생도의 이마로 향한다. 손가락 튕기기였고──

-꽈앙!

이마를 맞은 생도가 전력으로 후드려 팬 야구공처럼 튕겨 나갔다. 막대한 후폭풍이 직선의 생도들을 함께 휩쓸었다.

* * * *

헌터 아카데미의 생도들은 헌터계의 엘리트들이다.

매년 늘어가는 각성자 중에서도 어린 나이에 일찍 각성한 그들은 졸업반인 3학년에 이르러서는 이미 실전경험까지 있는 것이다.

몬스터 상대야 익숙하고, 고위 헌터들인 교수들의 안전지도가 있었다지만, 주황색 게이트를 클리어한 이들도 여럿 있다.

“우리… 망설이진 않았지?”

김재혁은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을 믿을 수 없었다. 한수호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다들 당황했으니까. 하지만 곧장 무기를 들고 싸웠어…….”

급우가 휘두른 진검이 손가락 두개에 붙잡힌다. 동시에 검의 주인을 땅에 때려박는 레온의 모습이 보인다.

강하다.

더럽게 강하다.

생도들은 비무장을 상대로 결코 가볍게 상대하지 않았다.

본능적으로 느낀 찌릿한 감각에 망설임 따위 없이 진검을 휘두르고 있다.

하지만 진검이나 고유스킬까지 사용해도 몸에 닿기는커녕 자리에서 한 발자국 벗어나는 것도 못 하는 상황.

“무슨 저런 괴물이…….”

자신의 보검을 든 천소연은 감히 레온에게 덤벼들지 못했다. 마치 할아버지와 대련을 할 때처럼 발이 무겁다. 아니, 기세로만 보면 그 이상일지도.

천소연은 국내 1위 대형길드 신검 길드의 후계자로 키워졌다. 광검자라 불리는 천수진의 가르침을 받으며 그 실전경험은 선배인 하리보다도 많다.

하지만 그런 그녀도 저런 존재는 본 바가 없다. 자리에서 움직이지도 않은 채, 기세만으로 헌터들을 압도하는 괴물이라니?

“여, 역시 강하시구나. 애들아, 무작정 덤벼선 안 돼.”

일찌감치 빠져 기회를 노리던 한하리의 목소리였다. 한수호가 대답했다.

“누나… 이길 수 있을까?”

“아니, 절대 불가능해. 말은커녕 성검도 소환 안 하셨잖아.”

“???”

말은 또 뭔가 싶었지만, 하리는 자연스럽게 생도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가장 연장자에 A급 헌터라는 명함은 허투루 단 게 아니다.

“이렇게 하자. 예전에 2, 3학년 합동 게이트 공략 기억나지? 그때, 보스 레이드 공략 때처럼.”

“누나… 그래도 사람을 보스 몬스터 취급하는 건 좀 아니지 않을까?”

수호의 상식적인 태클에 김재혁이 손가락으로 레온을 가리켰다.

“수호야, 넌 저 양반이 보스 몬스터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냐?”

“…….”

“동감입니다.”

“소연이 너까지…….”

천소연은 아까부터 찌릿찌릿한 감각에 인상을 찌푸리면서 하리의 계획을 긍정했다.

“서두르시죠, 선배님. 저희 말고는 전멸하기까지 1분도 안 걸릴 것 같은데.”

그때였다. 추풍낙엽처럼 휩쓸리는 생도 중에 한 거구의 생도가 호기롭게 메이스를 들고 돌격했다.

거구의 생도는 피부가 강철처럼 단단해져 있다.

“크아아아압!”

고유스킬 철갑피부. 온몸의 피부가 경화되어 갑옷이 필요없을 정도의 고유스킬. 이에 대응하는 건 손가락 튕기기다.

-텅!

“끄헉?!”

중심부가 무너지면서 으깨진다. 식도를 통해 오늘 아침 먹은 것을 토해낸 생도. 혀를 차는 레온.

“무르기 짝이 없구나. 스킬만 믿고 단련을 게을리했군.”

철갑의 피부가 무슨 유리조각마냥 깨진다. 저게 손가락 튕기기라고? 몇 번이나 보고도 납득이 안 간다.

“지금이야!”

하리의 외침에 수호와 재혁이 뛰쳐나갔다. 창술사인 김재혁과 방패 검사인 수호의 동시 공격이다.

당연하지만 손가락과 창의 리치 차이는 비교할 수 없다. 재혁과 수호는 성급히 접근하지 않고 아웃 레인지에서 레온을 공략한다.

“매섭고 정석적인 공략이다. 허나, 단지 무기의 길이 차이만을 과신하는구나.”

레온이 손가락을 튕겼다. 이전과 다를 게 없는 손가락 튕기기. 하지만 살이 아닌 창을 때렸다는 게 다르다.

-텅!

손가락으로 튕긴 창대가 꺾이며 위로 튕겨 올랐다.

“크윽! 무슨 힘이?!”

무기가 가드라인을 벗어나고 무방비해진 순간, 레온의 주먹이 재혁을 향해 뻗어진다. 절체절명의 순간, 수호가 본능적으로 방패를 들어 재혁을 보호했다.

-텁!

“어?”

방패가 붙잡혔다. 레온이 한 것은 단순했다. 붙잡은 수호의 방패를 그대로 공중으로 내던진다.

방패의 손잡이에 왼팔을 끼워 넣은 수호는 그대로 공중으로 튕겨 나갔다.

단순히 방패를 잡아 사람을 하늘로 던져버린다고?

“저게 사람인가…….”

“쿠헉!”

잠시 하늘을 날았다 떨어지는 수호. 철푸덕! 하고 쓰러진 그를 레온이 발로 툭툭 건드리며 일으켰다.

“어서 일어나라. 벌써 지친 건 아니겠지?”

“아, 아닙니다!”

벌떡 일어선 수호. 두 사람은 협공하며 레온의 공세를 막아섰다.

하지만 분명 무기를 든 건 이쪽이고 리치 싸움에서도 이쪽이 유리한데, 불합리한 신체능력이 두 사람을 압도한다.

“재혁아, 어쩌지? 저 사람 완전 괴물이신데?!”

“이제 알았냐?!”

이젠 겨우 버티기만 가능한 절체절명의 순간, 레온의 등 뒤에서 튀어 오르는 그림자.

“폐하! 각오하세요!”

공중에서 뛰어올라 기세를 더하는 하리. 그대로 내리친 검이 무방비한 레온의 정수리를 노렸으나──

-뻑!

잡혔다. 그것도 한손 칼날잡기다.

“……손바닥 안 아프세요?”

“동작이 크다고 말했을 텐데.”

레온의 지적에 하리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면서 대답한다.

“제 스킬 아시죠?”

그 순간, 새로운 폭음이 터졌다. 칼날을 중심으로 압축되었던 불꽃이 공기층을 태우며 레온에게 직격한다.

일전의 베아트리체가 힘을 압축하는 모습을 응용한 것이다. 하지만──

“전쟁과 불꽃의 신성께서 나를 가호하신다. 불은 짐에게 상처를 입히지 못해.”

레온은 화상은커녕 손바닥의 생채기조차 나지 않았다. 피지컬의 차이 이전에 능력의 상성 차다. 하지만 그 순간──

-카락!

레온의 손바닥에서 철과 철이 갈리는 소리가 난다. 붙잡혀 있던 검을 하리가 빼낸 것이다.

‘전력은 아니어도 힘을 아낀 건 아니거늘.’

역시 재능은 있다. 검을 빼낸 하리가 불의 기운을 두른 검을 전속력으로 찔렀다.

“불은 통하지 않는다고 했을 터인데.”

그럼에도 주저하지 않고 찔러오는 도검. 레온의 눈이 부릅떠졌다.

그녀의 눈동자에 비친 제 너머. 그곳에서 섬뜩한 빛을 발하는 검과 창.

하리의 찌르기와 동시 김재혁과 한수호가 틈을 놓치지 않고 찌른 것이다.

즉, 불은 자신의 시선을 끌기 위한 수단. 설마 그 찰나에 제 눈동자에 비친 재혁과 수호를 눈치채리라곤 상상하지 못했겠지만.

‘연계가 제법이군. 하지만….’

뻔하다. 거기다 동시연격에서 서로를 사선으로 두고 하다니, 레온이 피해버리면 양쪽이 서로 충돌하지 않는가.

충돌을 노리고 반보 옆으로 빠지려던 찰나였다. 레온의 기감에 날카로운 예기가 번뜩인다.

‘한 명 더 있다?’

마력의 광풍이 분다. 서늘한 레온의 목덜미. 그 사각을 향해 필살의 탄환이 쏘아졌다.

천소연. 광검자 천수진의 손녀.

그녀의 검은 찌르기에 특화된 세검이다. 돌진하는 그 검 또한 그야말로 찌르기의 예술 그 자체.

섬광처럼 쏘아지는 그 검은 레온의 후퇴간격까지 정확히 노리고 찔러오고 있다.

“나쁘지 않다.”

쏟아지는 공격에 휩쓸리기 직전, 레온의 목소리가 구석구석 쓰러진 생도들에게조차 들렸다. 습격의 순간, 오롯이 칼끝에만 집중하던 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모든 기교와 연계조차 무위로 돌리는 ‘압도’가 있음을 깨달아라.”

“어?”

찔러오는 검을, 그 사각에서 덮쳐오는 섬광을 보지도 않고 손으로 잡아냈다.

그런 게 가능한 건가? 뒤통수에 눈이 달리지 않고서야?

왼손에는 하리의 타오르는 검을, 오른손으로는 소연의 섬광 같은 검을 붙잡은 레온. 그의 손바닥에 힘이 들어갔다.

-콰득!

끔직한 금속 으스러지는 소리. 다음 순간, 0.7초의 엇박자로 도달한 수호와 재혁의 무기마저 레온이 휘두른 손날에 부러진다.

“저질 소재로군. 별의 기운을 담기는커녕 그냥 망치로 두드리기만 한 건가? 무장부터 제대로 갖춰야겠어.”

두 사람의 검마저 가볍게 박살낸 레온. 순식간에 네 명의 진검을 박살낸 주제에 그 손은 너무나 멀쩡하다.

“이, 이게 무슨…….”

정말 완력만으로? 그것만으로 마정석으로 만든 무구를 으스러뜨렸단 말인가?

“그… 폐하. 사람이신가요?”

“실례다. 반신이니라.”

강하다는 건 알았지만, 이런 말도 안 되는 강권이라니. 상상의 나래를 아득히 넘어선 완력이다,

절호의 기습에 실패한 두 사람이 나자빠지자 레온의 냉엄한 시선이 네 사람에게 향한다. 하리가 조심스레 손을 들었다.

“하, 항복?”

“팔다리가 멀쩡한데, 어찌 벌써부터 포기하느냐.”

“의미… 있을까요?”

“훈련병부터 취급받고 싶다면야.”

도리도리 고개를 젓는 하리. 하리도 한끼 식사를 소금물로 때울 생각 따윈 전혀 없다.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singwahamkke dol-aon gisawangnim, The King of Knights Returns with the Gods,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returned to Earth as the invincible Knight King. But the Gods came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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