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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55

14.허세가 진실이 되는 방법, 성장(1)

진우는 제약회사를 설립하고, 연구소를 통해 새로운 이름으로 통일의학을 발표했다.

‘대마법사J’라는 이름이었다.

멸망을 막기 위해 앞으로 발표할 기술들이 많으니, 이진우라는 이름보다는 새로운 이름이 필요했다. 대마법사J의 소속은 연구소였고, 관련 특허기술도 연구소로 귀속되니 불이익 같은 건 전혀 없었다.

물론, 전부 다 공개를 하지 않았다. 그저 기초에 해당하는 개념이었지만, 김진한 박사가 발표한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발전한 기술이었다.

당연히 세상은 난리가 났다.

김진한 박사가 제시한 적은 있었으나, 아직 현실화하기에는 힘든 이론이었다. 그런데, 진정한 통일의학이 등장했다!

‘대마법사J의 정체는?’

‘세상을 바꿀만한 업적!’

‘의료업계, 통일의학 반대성명을 발표. 한국 의료기술만 약화될 것.’

현재 유명한 병원은 모두 기업의 소유였다.

제약회사 또한 마찬가지였다.

양질의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있어야 했다. 약값 또한 대단히 비싸서, 일반 서민들에게는 약보다는 민간요법이 더 친숙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질병 발병률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통일의학이 나왔으니, 기업들이 들고 일어날 만했다.

평소 같았으면 언론 플레이를 통해 사기라고 선동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이진우.

그가 소유한 연구소가 발표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 한 일이 아카데미를 개박살낸 일이니 알아서 사리는 게 당연했다.

한국 최고의 교육기관인 성 하온 아카데미를 그 지경으로 만들었는데, 병원이나 제약회사는 어떨까?

오히려 더 쉬울 것이다. 게다가 이미 이민철에게 붙어 있던 언론들은 진우를 찬양하느라 바빴다.

‘악마라······.’

일각에서는 진우를 악마라 부르고 있었다.

아예 마왕이라 부르는 이들도 생겨났다.

진우는 그 칭호가 마음에 들었다. 본래는 이운선 회장의 젊은 시절에 불리던 칭호였다.

의료업으로 돈을 쓸어 담고 있던 기업에서는 대놓고 비난하지는 않아도, 일신 그룹을 향해 연일 찾아왔다고 한다.

이민철이 없으니, 이상철이 특히 바빠졌다.

‘재미있네.’

꾹 누르면 발버둥치는 벌레 같았다.

일신 그룹 본사 빌딩에서 대한민국 기업협력회의가 있을 예정이었다. 주최는 일신 그룹의 임원들이었고, 한국의 주요 기업들의 대표와 임원들이 참여한다고 한다.

물론, 진우에게도 정중한 초대장이 왔다.

진우는 본래 무시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며 참가하기로 결정했다.

“죄, 죄송합니다. 제가······.”

“음, 괜찮다. 그리 미안할 것 없다.”

아델라가 주방에 있는 게보크에게 사과를 했다.

사소한 실수였기에 게보크는 전혀 개의치 않았지만, 아델라는 주눅이 들었다.

곽상우조차 기업에게 당한 게 많아, 자신감이 없는 태도를 보일 때가 많았다. 아델라는 수년간 집요한 괴롭힘을 받아왔으니 늘 저자세인 게 당연한 것인지도 몰랐다.

강제적으로 길들여졌다.

머릿속에 패배감이 심어진 것이다.

‘자신감.’

자신감이 있는 이들이 드문 시대다.

자존감이라는 말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그 패배감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단 한 번이라도 정반대되는 위치에 서보게 된다면, 시야가 넓어지고 사고가 트이게 될 것이다.

‘성장할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네.’

말단 공무원에서 대마법사가 된 그가 보증할 수 있었다.

패배감에 젖어있던 그를 끌어올려 준 자는 그의 선배, 이화연이었다.

그녀는 새로운 시각을 선물해주었다.

그날, 그는 달라졌다.

‘그럼 이게 데뷔 무대인가?’

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상보다 조금 이르기는 했지만, 어쨌든 이진우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기업인들에게 공식적으로 자신을 보여줘야 했다. 이진우로 존재해야 단 건 삼키고 쓴 건 내뱉을 수 있었다.

‘이운선 회장이 가장 큰 걸림돌이긴 하지.’

이운선 회장과도 언젠가는 대면해야 했다.

살아있는 전설이자, 대한민국 기업문화의 시초였다.

기업인이라면 누구나 두려워하면서도 존경했다. 대기업의 회장들조차 그를 왕처럼 대할 정도였다. 모든 기업들이 일신 그룹을 두려워하는 것은 이운선 회장 때문이라는 말이 지배적이었다.

“음, 준비를 해볼까?”

진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업무를 보고 있던 하르뮤와 이기환 차장이 진우를 바라보았다.

진우는 그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 불러와.”

대한민국 기업협력회의.

진우의 데뷔 무대이자 그의 품안에 있는 사람들이 성장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다.

* * *

진우의 소집에 의해 주요인물들이 모였다.

하르뮤와 이기환 차장은 물론이고 곽상우와 수석 연구원, 게보크와 오크들 그리고 아델라까지 자리했다.

곽상우는 진우의 명령으로 방어소재를 이용해 여러 벌의 정장을 만들었다. 디자인 같은 경우에는 유명 디자이너에게 의뢰를 했다. 사이즈를 정확하게 측정해서, 모두 맞춤으로 만들었다.

진우는 정장을 입고, 배지를 손에 들었다.

이것은 진우의 기업 배지였다. 그러나 일반적인 기업 배지와는 형태가 완전히 달랐다. 마력수를 이용해 만든 마정석이 배지의 중앙에 놓여 있었다.

진우는 손안에 놓인 배지를 바라보았다.

기업 배지는 기업의 이익을 위해 움직일 것임을 맹세하는 표시였다. 기업 배지를 단 기업인은 오로지 기업논리로만 행동을 했다.

하지만 진우의 배지는 달랐다.

마법사를 나타내는 원모양이었다.

투명하게 빛나는 마정석을 중심으로 세계수의 가지가 뻗어 나오고 있었다.

부활과 재생을 상징했다.

감회가 새로웠다.

세계가 멸망했을 때, 희망의 상징이 필요했다.

이 마크 아래, 많은 이가 모였다.

‘결국에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지만······.’

하지만 그들이 남겨준 것들이 있었다.

배지는 가볍지만 무거웠다.

진우는 이화연에게 목숨값이라는 표현을 썼다. 많은 희생을 치르고야 발견할 수 있었던 것들, 얻을 수 있었던 지식들.

이 마크 아래에 수많은 목숨값이 쌓여 있었다.

‘이제는 아니야.’

진우는 가슴에 배지를 달았다.

그들이 목숨값으로 쌓아올린 지식은 멸망을 막기 위해 쓰일 것이다.

사람, 괴물, 악마.

국가의 법, 기업의 규칙.

이 배지는 그 모든 것을 초월하겠다는 의미 또한 담겨 있었다.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이제 두려워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진우의 앞에 모인 모두가 준비한 정장과 배지를 착용했다. 처음에는 다소 어색한 듯, 몸을 이리저리 돌려보았지만 곧 익숙해졌다.

게보크와 덩치가 큰 오크들은 제법 만족한 듯보였다.

“직원 복장보다 편하군.”

“잘 어울리는군요.”

“도련님, 음, 이제는 대표님이라 불러야 하나? 아무튼, 이런 식으로라도 빚을 갚을 수 있어 기쁘군. 우리가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불러줬으면 한다.”

“빚 같은 건 없습니다.”

“하하! 그렇군. 그것 또한 오크 정신이지.”

게보크는 진우를 바라보며 씨익 웃었다.

게보크는 회귀 전, 강력한 힘으로 진우의 등을 지켜주었다. 현재 게보크의 무력은 그때를 따라갈 수 없었지만, 진우는 그가 그저 요리사로 남아 있었으면 했다.

그럼에도 누구도 그를 얕볼 수 없도록··· 진우가 그렇게 만들 것이다.

배지에는 진우가 제법 공들여 작업한 마법들이 들어 있었다. 그가 신호를 보내면 바로 작동할 수 있게 설계해놓았다.

강력한 존재감과 위압감을 뿜어내는 마법.

몬스터 접근을 방지하기 위해 고안한 마법이었다.

멸망한 세계에서 악착같이 살아남은 몬스터의 기세를 참고해 만들었기에 효과가 굉장히 좋았다.

진우가 특별하게 신경을 써서 만들었기 때문에, 누구도 알아차릴 수 없을 것이다.

‘대마법사 정도는 되어야 알아차리겠지.’

인류 역사상 대마법사는 그뿐이었다.

진우는 고개를 돌려 이기환 차장을 바라보았다.

그의 양손에는 일신 그룹의 배지와 진우가 준 배지가 놓여 있었다. 그는 본능적으로 지금이 선택해야 할 때임을 알아차렸다.

진우는 그에게 다가갔다.

이기환 차장은 그답지 않게 표정이 조금 굳어 있었다. 그는 깊은 생각에 빠져있었다.

“도련님, 저는 지금까지 일신 그룹의 임원이 되기 위해 살아왔습니다. 기업인으로서······.”

“그게 아니지 않나요?”

이기환 차장이 진우를 바라보았다.

“야망이나 승진, 그건 다 핑계잖아요. 위로 올라가면 더 큰 혼란이 기다리고 있고, 더 진한 피비린내가 풍기겠죠. 배신, 타락, 숙청 같은.”

“······.”

“전장, 그게 좋은 게 아닌가요?”

“···정확히 보셨습니다.”

진우는 그를 보며 웃었다.

야망, 그것은 수단일 뿐이었다.

이기환 차장은 변명을 하지 않고 깔끔하게 인정했다.

정상적인 기업인으로 행세하기 위해 본인을 속여 왔는지도 몰랐다. 지금까지 자신의 본심을 꿰뚫어 본 사람은 없었다. 이운선 회장조차 그러했다.

이기환 차장은 기업인으로서 너무 유능했기 때문이다.

“피가 잔뜩 묻은 칼, 필요하십니까?”

진우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진한 미소를 짓더니 그대로 일신 그룹의 배지를 집어 들었다.

꾸욱!

손가락으로 구기고는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는 진우가 준 배지를 가슴에 달았다.

그의 꽉 막혔던 마음이 후련해졌다. 그리고 피가 끓어올랐다. 당장이라도 나가서 적을 분쇄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해방감.

그래, 이건 해방감이었다.

그는 진우에게 완벽하게 속박당함으로서 비로소 해방되었다.

“앞으로도 편하게 사용해주시길 바랍니다.”

“물론, 녹슬 일은 없을 거야.”

이기환은 일신 그룹의 차장이 아닌, 진우의 사람이 되었다. 그는 아주 쓸 만한 인재였다. 가끔 너무 유능해서 문제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짝짝짝!

하르뮤가 손뼉을 치며 이목을 집중했다.

“자! 다들 표정관리를 해봅시다. 이쪽 세계에서는 얕보이면 끝장이에요! 따라해봐요. 으으!”

하르뮤는 진우에게 무언가 잘못 배웠다.

하르뮤가 인상을 쓰며 사악한 표정이 되었다. 그러자 게보크와 오크들이 따라했다. 그것만으로도 인상이 확 바뀌었다. 곽상우와 수석 연구원은 과학적으로 접근해서, 나름대로 좋은 결과물을 내놓았다.

마치 미친 과학자를 보는 것 같았다.

아델라는 성실했다.

귀를 쫑긋 세운 아델라는 눈썹을 찡그리고는 따라해 보았다.

“으으! 으! 으! 으으!”

최선을 다해 으르렁거리려고 했는데, 그저 귀여워 보일 뿐이었다.

긴 토끼귀, 분홍머리카락과 어울리는 귀여운 얼굴.

게다가 그녀는 작은 체구를 지니고 있었다.

사실, 진우보다 나이가 많았고 성인이었지만, 훨씬 어려 보였다. 게다가 토인족은 너무나도 순수했다.

그런 점이 토인족이 다른 이들에게 무시받는 원인이기도 했다.

진우는 그녀에게 업무 보고서를 받은 적이 있었다.

자신의 실수에 대한 반성이 대부분이었다. 진우는 고개를 돌려 그의 책상을 바라보았다. 아델라가 첫 월급을 받고 선물해준 컵이 놓여 있었다.

컵에는 그녀가 직접 그린 귀여운 토끼 캐릭터가 붙어있었다. 그리고 책상 옆에는 ‘대표님, 힘내세요! 화이팅’이라는 팻말을 들고 있는 토끼 캐릭터가 붙어 있었다.

아델라의 어깨가 귀와 함께 추욱 처졌다.

진우가 그녀에게 다가가자, 그녀는 몸을 움찔했다.

“저기··· 제가 같이 가도 될까요?”

아델라는 자신이 없어 보였다.

그녀가 자란 고아원은 가난했다.

수인족은 본능에 충실해서인지, 고아들이 다른 종족에 비해 많았다.

돈을 많이 벌어 고아원을 돕고 싶었다.

특별거주지역 근처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일까? 고아원의 땅을 노리는 기업이 많았다. 정부 지원금마저 잘린 터라 늘 가난했다.

아델라는 제약 쪽의 재능이 뛰어나, 아카데미에 전액장학금으로 입학했다. 그러나 장학금이 줄어들면서, 부족한 학비를 원장 선생님이 대신 내주었다.

“저는······.”

아델라는 물기 어린 눈빛으로 진우를 바라보았다.

정식사원이 될 예정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아르바이트생이었다. 그런데, 아무 말 없이 고아원을 풍요롭게 해주었다. 그녀의 동생들이 밥을 굶지 않게 해주었다.

진우가 원한다면 악마가 되어서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

“저, 저는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것 같아요.”

“같이 가야지. 너는 우리 제약회사의 간판이잖아.”

“제가요···? 하지만······.”

진우는 아델라와 눈을 맞추었다.

“마음대로 행동해도 돼.”

“마음··· 대로요?”

“사람들이 널 보면 그 뒤에 있는 날 떠올릴 거야. 이제 아무도 널 무시하지 못해. 오히려 두려워할 걸?”

아델라의 눈빛이 멍해졌다.

그녀의 솟아 있는 귀가 이리저리 흔들렸다.

진우는 그녀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었다.

‘존재감이 워낙 약한 편이니······.’

배지로 인해 존재감이 올라갔다고는 하나 여전히 작은 소동물처럼 느껴졌다.

이대로라면 기업인들에게 무시를 당할 우려가 있었다.

진우는 그녀의 가슴에 있는 배지를 바라보다가 손을 뻗었다.

거대한 몬스터 무리를 굴복시킨 아주 작은 몬스터가 있었다. 슈퍼 엘리트 몬스터라고 칭해도 부족함이 없는, 피를 먹고 사는 괴물.

수천만 명을 물어 죽인 몬스터였다.

‘그 존재감과 기세를 구현할 수 있을까?’

마법사 특유의 호기심이 고개를 들었다.

진우는 순식간에 술식을 구상했다.

구현하는데 부족한 부분이 있었으나, 완전의 권능이 작동하더니 마법이 완성되었다.

마법을 사용하다 보면 진우는 자신도 모르게 진심이 되어버렸다.

그는 시간의 권능까지 끌어다 썼다.

휘이익!

마법진이 마정석 안으로 빨려들어 갔다.

‘성공인 것 같기는 한데··· 좀 과한 것 같기도 하고.’

마법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히 성공했다.

마정석의 품질이 워낙 좋은 탓에 제법 큰 시너지가 날 것 같았다.

작동시켜 본 적은 없었지만.

‘괜찮겠지.’

진우는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사소한 문제였다.

“이 배지가 널 강하게 만들어 줄 거야.”

“마법이에요?”

“그래.”

“마법······.”

진우가 무슨 일을 한 것인지 그녀로서는 알 길이 없었다. 다만, 힘이 나는 기분이었다.

아델라가 주먹을 꽈악 쥐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요. 저, 여, 열심히 해볼게요.”

진우는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델라의 각오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으으···! 으으!”

아델라가 거울을 보며 인상을 썼다.

너무나도 순수한 모습에 진우는 살짝 웃고 말았다.

그러나 진우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세상에 파란을 일으킬 작은 괴물을 탄생시키고 말았다.

기업을 넘어 타지의 용병들에게까지 전설로 남을 괴물을 말이다.


           


The Archmage Vanquishes the Villain

The Archmage Vanquishes the Villain

대마법사는 빌런을 압살한다
Score 7.4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Archmage, the sole survivor in a world that has fallen into ruin, gambles everything and manages to return to the world before its destruction. However, he finds himself not in his original body, but in the body of Lee Jin-woo, the worst villain and a third-generation chaebol heir with brilliant talent. Using his memories from before the regression, he begins to vanquish the villains one by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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