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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557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557화

새벽에 공항으로 향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피로를 동반하는 일이었다.

이 시간에 공항으로 향하는 차는 또 얼마나 많은지. 심지어 운전하던 한서준이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고 있으라 할 정도였다.

그 결과.

“하암…….”

나는 출국장 앞에서 하품을 내뱉으며 대부님이 직접 만든 판넬을 들고 서 있었다.

원래라면 슬슬 도착할 시간이 되었을 텐데…… 벽에 걸려 있는 전광판에는 이탈리아에서 인천으로 들어오는 비행기가 늦어지고 있다는 표시만 떠 있을 뿐.

대기하는 시간만 점점 길어지고 있었다.

솔직히 이렇게 시간을 보내며 긴장이 안 되는 건 아니었다.

지금 한반도로 찾아오고 있는 것은 칼리오네로 치면 최정예 전투부대 출신이나 다름없는 ‘이단심문관’ 출신.

콧방귀 좀 뀐다는 양반들을 상대로 이단인지 아닌지를 판단하여 스스로 징벌을 내리는 전투직이었다.

다른 성직자들보다도 압도적인 전투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자라는 소리.

즉, 바티칸의 전투 병기가 찾아오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내가 알고 있는 양반들만 해도 다들 살벌하게 생겼었지.’

불경하다!를 외치며 성경책으로 상대의 머리를 내려찍는 신부라든가, A─man을 중얼거리며 뱀파이어를 사냥하고 다니는 신부님이라든가, 악마와 계약하여 다른 악마들을 처리하고 다니는 수녀님이라든가.

이렇게만 보면 하나같이 상당한 괴물들이다.

뭐, 생긴 것만 보면 평범하게 생긴 양반들도 있기야 했지.

여름방학 때 나와 함께 이탈리아에서 활동했던 미카엘라만 해도 그런 경우였다.

약간 나사가 나간 듯한 모습도 있긴 했지만, 그래도 다른 양반들을 생각하면 무척이나 정상적인 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 미카엘라는 잘 지내려나.”

내 핸드폰 속 단톡방 목록 중 거의 중간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이탈리아 연합] 톡방.

나와 미카엘라. 그리고 정령사로 성장 중인 엘레나가 있는 톡방이었다.

마지막으로 연락한 게 20일 전. 그것도 소소한 이야기뿐이었다.

나도, 엘레나도, 미카엘라도 최근에 많이 일이 바빠지다 보니 연락을 못 하게 된 것이 컸다.

난 비어 있는 톡을 확인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래도 인연이 끊어진 건 아니니, 녀석이 오는 거라면 연락이라도 했겠지.’

미카엘라가 오는 거였다면 내 연락처가 있는데 굳이 연락도 안 하고 오진 않았겠지.

그때, 출국장이 열리며 사람들이 우수수 나오기 시작했다.

전광판을 보니 이탈리아 로마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도착한 모양.

하나둘 자신의 캐리어를 끌고 나오는 사람들의 모습에 나는 다시 허리를 펴고 비즈니스 미소를 지으며 손에 든 판넬을 흔들어 보였다.

대부님께서 직접 부탁하신 일인데, 귀찮다는 이유로 울상을 지은 채 손님을 맞이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모든 일은 첫인상이 중요하니만큼, 일단은 친절하게 맞이해 주자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어?”

뭔가 익숙한 얼굴이 튀어나왔다.

자그마한 몸집과 새하얀 수녀복. 겉으로만 보면 성스러움이 느껴지는 외모.

잠깐만…… 저거…….

“미카엘라?”

“아. 유진!”

내 목소리를 들은 것인지, 묵묵히 앞만 보고 걷고 있던 그녀는 이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나를 확인하더니 미소를 지으며 손을 붕붕 흔들었다.

진짜? 진짜 미카엘라인가?

“미카엘라!”

“주니어!”

그야말로 오랜만의 재회. 나는 들고 있던 판넬도 팽개치고 앞으로 향했다. 미카엘라 역시 이쪽을 향해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며 다가온다.

그리고 마침내 마주한 우리 둘.

“잘 지냈어?”

“예. 주니어도 잘 지내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오랜만에 만난 기쁨으로 감격과 우정의 악수를 한 뒤. 이탈리아식으로 서로 볼 키스 인사, 두에바치(duebaci)를 나눴다.

“그런데 네가 여긴 어쩐 일이야? 설마…….”

“연락을 받지 못하신 겁니까? 제가 주니어를 콕 집어서 마중 나와 달라 전달했었는데요.”

응? 그 말은…….

“네가 매지컬 로그를 조사하러 온다던 바티칸 조사관이야?”

내가 의아해하며 묻자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제가 바로 그 조사관입니다.”

“그러면 나한테 미리 연락이라도 하지 그랬어? 그러면 좀 더 화려하게 맞이해 줬을 텐데.”

“주니어를 깜짝 놀라게 해 주고 싶었습니다. 모습을 보아하니 제 이벤트가 제대로 먹힌 것 같아 다행이네요.”

“그래, 진짜 깜짝 놀랐어.”

설마설마하기야 했지만, 진짜로 미카엘라가 걸어 나올 줄은 몰랐으니까.

“밥은?”

“기내식을 챙겨 먹기야 했습니다만, 조금 배고프군요. 그런데, 이 시간에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있긴 합니까?”

미카엘라는 이쪽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

이 시간에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있느냐니…….

“너, 아직 한국을 제대로 모르는구나.”

“예?”

“기다려 봐. 기가 막힌 곳으로 데려가 줄 테니까.”

이 먼 타지까지 온 친구다.

그렇다면 제대로 풀코스로 대접해 줘야지.

“자, 따라와. 차는 주차장에 있어.”

“예. 주니어.”

뭔가 임무가 ‘이단심문관과 아슬아슬 매지컬 로그 정체를 숨기고 조사에 임하기’에서 ‘친구와 함께 즐거운 탐정 놀이’가 되어 버린 듯한 기분이 들지만, 그게 뭐 대수인가.

“삼겹살부터 먹으러 가자!”

“사르겨부사르?”

즐거우면 그만이지.

*   *   *

한서준이 운전하는 차량 뒷좌석에 탄 나와 미카엘라는 최근 어떻게 지냈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니어에 관한 이야기는 저 역시 많이 들었습니다. 정령들이 있는 도시를 정복한 것도 모자라서, 빌런 연합의 간부인 플레이그와의 전쟁에서 대승리하셨다고요?”

“그게 벌써 거기까지 소문이 났어?”

“그 사실을 모르는 이들이 있습니까? 최근 칼리오네가 일본의 거대 기업을 박살 냈다는 소문도 있었는걸요.”

뭐, 그 정도의 정보라면 미카엘라가 알고 있는 게 이상하지는 않았다.

그것들에 대해서는 칼리오네 역시 따로 정보 통제를 걸지 않았으니까.

“정말로 대단하십니다.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계셨군요.”

“그렇다기보다는 당연히 해야 했을 일들이니까. 그럼 미카엘라는? 어떻게 지냈어?”

“저 말씀이십니까?”

내 말에 미카엘라는 잠시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이윽고 입을 열었다.

“평소와 같았습니다. 기도하고, 밥 먹고, 기도하고, 가끔 나가서 엘레나 양과 쇼핑도 즐기고 그랬지요.”

“엘레나랑 쇼핑? 의외네, 너는 쇼핑 같은 거 별로 안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내 말에 미카엘라가 고개를 끄덕인다.

“사실 관심이 없는 것에 가깝습니다만, 엘레나 양이 성당 앞에서 엔진음을 키우며 쇼핑하러 가자 시위를 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어떻게든 제 옷과 본인의 옷을 사러 가야겠다면서요.”

아, 엘레나라면 확실히 그럴 짓을 할 만한 녀석이지.

“그리고 가금 바티칸에서 임무가 내려오면 임무를 수행하고…… 가끔 출몰하는 몬스터나 악마, 이단들을 처리하며 살았습니다. 뭐, 주니어를 만나기 전과 별로 다를 게 없어 부끄럽군요.”

“아니, 부끄러울 것까지야.”

몬스터, 악마, 이단.

미카엘라에게 있어 이 세 가지는 동급이라는 거구나…….

확실히 이런 모습을 보면 미카엘라가 ‘전 이단심문관’이라는 사실이 진짜처럼 느껴지긴 했다.

그때, 차량이 멈추어 섰다.

“도련님. 도착했습니다.”

“응. 고마워. 미카엘라. 가자.”

“여기가 사르겨부사르가 있는 곳입니까?”

내가 먼저 앞장서자 뒤따라 내리는 미카엘라.

그녀는 [24시 숯불 삼겹]이란 간판을 바라보더니 이제야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삽겨부살! 알고 있습니다! 한국인 신부님이 한국에 가면 꼭 먹으라고 제게 추천해 주셨었지요. 드디어 먹게 되는군요!”

“너, 간판 읽을 수 있어?”

내가 알고 있는 미카엘라는 한국어를 모를 텐데?

그 때문에 우리 역시 만나서 지금까지 이탈리아어로 대화를 나누었던 거기도 하고 말이다.

“아! 한국에 오기 전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덕분에 지금도 조금 할 수 있습니다. 주니어가 불편하다면 한국어로 대화할까요?”

이탈리아어로 그렇게 물어 오는 그녀였지만, 나는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아니. 나랑 있을 땐 굳이 안 그래도 돼. 난 아무 쪽이나 편하니까.”

“배려 감사합니다. 주니어. 음, 좋은 냄새. 안으로 들어가시죠.”

고깃집에 들어간 나는 무척이나 자연스럽게 삼겹살 3인분과 된장찌개를 시켰다.

잠시 뒤, 책상에 깔리는 반찬들에 눈을 동그랗게 뜨는 미카엘라.

“유, 유진? 갑자기 요리들이 엄청나게 나오기 시작했습니다만.”

“아아─ 이것은 K ─ 반찬이라는 것이다. 밥과 함께 곁들여 먹는 음식들이지.”

간단하게 한국의 반찬 문화에 관해 설명해 주자 미카엘라가 알아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과연, 이탈리아와 이렇게 다를 수가 있는 거군요…….”

“뭐, 기대해도 좋을 거야. 그런데 미카엘라, 궁금한 게 있는데…….”

“예 주니어, 말씀하시죠.”

아직 고기가 나오기 전. 나는 줄곧 궁금했던 점을 물어보기로 했다.

“너, 매지컬 로그의 조사 때문에 한국에 온 거잖아?”

“그렇지요.”

“그런데, 지금까지 매지컬 로그에 관한 질문을 한 번도 안 한 것 같아서 말이야. 일은 어떻게 바로 내일부터 시작하려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료들을 미리 준비해 두긴 했는데.”

물론, 중간중간 함정을 섞어 넣은 자료집으로 절대로 추적할 수 없는 정보만 담은 자료들.

그야말로 내용이야 있지만 겉핥기 수준인지라 없는 것만도 못한 자료들이었다.

아무리 미카엘라라 하더라도 내 정체를 알아내도록 할 수는 없는 노릇.

그렇기 위해선 미카엘라가 이번 임무에 대해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자.

“아, 분명 그런 임무였죠.”

“응?”

“솔직히.”

스윽─ 하고 고개를 앞으로 내밀더니 조용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그녀.

“여기에 주니어만 있으니 하는 말입니다만, 저는 매지컬 로그는 체포하거나 정체를 추적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아는 미카엘라는 바티칸의 임무라면 목숨보다 소중하게 여기던 녀석이었는데?

“그 누구보다도 매지컬 로그의 신앙심을 가까이서 본 것이 바로 저 아니겠습니까.”

확실히. 그때 미카엘라와 합을 맞춰서 싸우기도 했었지?

“제가 본 매지컬 로그의 신성력은 모두 고결하고 신성한 것이었습니다. 그런 이가 이단이라니, 말이 안 되는 것이지요. 제 눈으로 직접 보고 판단한 일인데, 이것을 굳이 더욱 조사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어…… 그렇…… 지?”

얘가 원래부터 이렇게 매지컬 로그에 대해 호의적이었나?

“그럼 바티칸에 가서 할 말이 없는 거 아니야?”

“매지컬 로그는 그 누구에게도 잡히지 않은 빌런이지 않습니까. 실물이야 못 잡았다고 말하고 적당히 정보만 가져가면 되겠지요.”

“정보?”

“예, 니플헤임에서 수집한 정보 정도야, 제가 직접 요구하면 니플헤임 측에서도 제공할 터이니. 적당히 그 자료들만 모아다가 가져가면 제게 뭐라 할 인물은 없지 않겠습니까?”

그건 그렇지.

그 누가 신성 기사단 0기사단장이자 전 이단심문관인 미카엘라에게 일을 대충 했느냐고 꾸짖겠는가.

“그러면 말이야. 한국엔 왜 온 거야?”

“한국, 말입니까? 음…….”

내 물음에 잠깐의 고민을 이어 가는 그녀가 별것 아니라는 듯 답했다.

“놀러 왔습니다.”

“응?”

“친구도 만나고, 관광도 하고. 숨도 좀 돌리면 좋지 않습니까? 다른 사람에게 매지컬 로그가 잡히는 걸 보고 싶지 않은 점도 있었고요. 그래서, 제가 직접 조사에 나서겠다 밝힌 뒤 놀러 왔습니다.”

과거보다도 훨씬 감정이 풍부해진 듯한 얼굴로 싱긋 미소를 짓는 미카엘라.

“이런 거라면 주님께서도 용서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그런 이유로 한국에 오다니…… 그렇다면야.

“이모! 여기 콜라도 두 잔 주세요!”

함께 제대로 놀아 드려야지.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ame a Mafia in the Academy IBMITA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Score 3.9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spent my life playing a game.
I hit the wall, stuck in second place for the rest of my life.

[Can you live as yourself, using your own nickname?] DarkLord of Underworld: Even if a man can’t eat, he can survive!

Out of the blue, I received a message and was possessed by the game.
As the worthless son of an Underworld Boss!

“Yes, bloodline is also a power, as long as you can use it. My ability is ‘Famiglia’.”

The game addict never disappears. Overwhelming violence, endless wealth, connections in the other world. I, I’ll use anything to stay 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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