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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56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56화

그렇다. 내가 잠시 잊고 있었다.

칼리오네 패밀리.

수많은 패밀리들을 산하로 들여 가족과도 같은 관계를 맺는, 전 세계적인 조직.

그들의 특징은…… 같은 패밀리의 사람들을 진짜 가족으로 여긴다는 것이었다.

“유진아! 삼촌 기억하느냐? 어릴 때 목말 태워 준 삼촌이다!”

“이 사람아! 그게 몇 살 땐데 기억나겠어? 유진아! 삼촌이 옛날에 용돈 주던 건 기억하지?”

“이 썩을 놈들아! 우리 유진이 표정 굳은 거 안 보이냐! 닥치고 가만히 좀 있어라!”

방금까지의 침착한 분위기는 어디로 갔는지 나의 등장에 만찬장이 순식간에 왁자지껄해진다.

그러한 모습에 당황하여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짝짝―

시끌벅적한 만창장을 지배하는 박수 소리가 들렸다.

가벼우나, 압도적인.

순식간에 훑고 지나갔으나, 그 소리를 듣지 못하는 이는 없었다.

갑작스럽게 내려앉는 침묵.

“그만.”

그럼 그렇지.

아무리 그래도 아버지 앞에서 이렇게 시끄럽게 하는데 가만히 계실 리가.

“우리 유진이가 놀라지 않았는가, 이 사람들아. 여기 앉거라, 유진아. 배고플 텐데 어서 밥이자 먹자꾸나.”

잊고 있었다.

비토 칼리오네가 생각보다 자식 바보라는 사실을.

“……예.”

아직은 어색한 이 분위기를 헤치고 얌전히 아버지의 옆, 빈자리에 앉는다.

동시에 어느새인가 아버지의 뒤로 움직였던 파르넬로가 두어 번 손뼉을 두드리자, 양쪽으로 문이 열리며 음식들을 실은 카트가 줄줄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드디어 제대로 된 만찬이 시작된 것이다.

하나둘 테이블 위로 올라오는 음식들. 이내 테이블 전체가 음식으로 가득 차게 되었을 때.

아버지가 자신의 앞에 놓인 잔을 스푼으로 몇 번 치며 다시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다들, 이렇게 우리 유진이를 축하하러 와 주어 정말 고맙네. 오랜만에 모인 만큼, 각자 쌓인 이야기도 있을 것이고, 궁금한 이야기도 있을 터이니. 속 터놓고 편안하게────”

“──파파! 지윤이 배고파요!”

아버지의 연설 중 문을 열고 와다다 소리를 내며 식당에 난입하는 지윤이.

그 모습에 다른 패밀리의 보스들이 귀여워 죽겠다는 표정을 짓자, 흡족한 표정의 아버지는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지윤이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식사합시다.”

동시에 만찬장의 분위기는 명절날 친척들이 만난 수준으로 변모하게 된다.

“거참, 돈. 요즘 애들은 말을 길게 하면 꼰대라고 한답디다.”

“어허! 이 사람이 돈에게 무슨 말버릇인가! 그것보다 돈, 저도 지윤이 좀 한번 안아 봐도 되겠습니까.”

“지윤아! 저 몹쓸 것 말고 삼촌에게 오렴! 그렇지!”

역시 지윤이의 귀여움만큼은 뛰어넘을 수 없는 것인지 방금까지만 해도 내게 쏠려 있던 관심의 대부분이 지윤이에게로 흘러갔다.

그 모습을 흡족하게 바라보며 식사를 하고 있자.

“재미있지 않느냐. 패밀리의 보스라는 작자들이 저렇게 주접인 것이.”

옆에서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히려 친한 친척을 만나는 것 같아 저는 편합니다.”

이 말은 사실이었다.

설마 패밀리의 만찬회라는 게 이런 자리일 줄 알았겠는가.

나는 또 자격을 검증하라든가, 엄숙하고도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식사할까 봐 혹시 모를 소화제까지 준비해 놓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렇게나 가벼운 자리였다니. 괜히 긴장했나 싶어질 정도였다.

“사실 저 치들도 이리 가벼운 이들이 아니란다. 최근에 있던 간부 회의나 일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본인의 패밀리를 책임지는 보스로서 움직이는 자들이지. 하지만 오늘과 같은 ‘만찬회’는 다르단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음식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는 공간.

일과 관련된 공적인 것이 아닌, 축하해 주기 위한 자리.

“우리는 모두 한 패밀리의 소속원이기 이전에 식구였으니 말이다.”

이 자리에 모인 대부분의 보스들은 과거부터 아버지와 함께 조직을 일구어 낸 사람들이자 함께 역경과 고난을 이겨 내 온 가족이었다.

“오늘은 일이 아닌 오로지 너를 축하해 주러 온 사람들인 만큼, 너 역시 편안하게 저들을 대해 주면 좋겠구나.”

아버지가 걱정하는 바가 뭔지는 알 것 같았다.

그는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칼리오네를 그저 조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닐까. ‘패밀리’가 어째서 패밀리인지 모르는 것이 아닐까, 하고.

그리고 나는, 아버지가 그런 걱정을 덜기를 바랐다.

“저 역시 패밀리인 만큼, 모두를 가족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냐. 그러면 되었다.”

가볍게 내 어깨를 두드리는 아버지.

잠시 뒤 지금껏 삼촌들의 손길에 이런저런 음식을 마구잡이로 먹어 버린 지윤이가 ‘배불러요…….’라고 중얼거리며 만찬장 밖으로 나가고 나서야, 다시 모두의 관심이 내게로 돌아왔다.

“제 아들과 같은 동아리에 계신다 들었습니다.”

가장 먼저 내게 말을 걸어온 것은 비발트 패밀리의 보스, 안토니오 비발트로 진우의 아버지인 남자였다.

“예, 훌륭한 아드님을 두셨더군요. 오늘만 해도 진우에게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내 이야기에 안토니오가 떠오르는 것이 있었는지 피식 웃는다.

“그 아이가 갑자기 혈계 능력의 사용법을 알려 달라 조르더니,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아, 물론 저는 딱히 강요하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하하하! 암요. 그건 제 아들 녀석이 말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그 둔한 놈은 아직도 눈치를 못 챈 모양이니…… 아마, 도련님을 곁에서 지켜보다 보니 자기도 뭔갈 깨달았거나 한 것이겠죠. 재능이 있는 아이이니 도련님께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내게 이야기하는 안토니오.

그 모습에 나는 궁금해하고 있던 사실을 물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제가 대답할 수 있는 거라면 당연히 대답해 드려야지요.”

“진우에게 제 정체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으신 이유를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진우는 아카데미 생도이기 이전에, 비발트 패밀리의 후계자이자 칼리오네에 소속된 아이이기도 했다.

안토니오의 입장에서는 진우가 내게 무슨 실수라도 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할 터.

하지만 오늘도 그렇고 진우의 반응은 아직 내가 칼리오네의 후계자라는 사실을 모르는 모습이었다.

“도련님께서 진우에게 이야기하지 않은 것 같아, 저 역시 숨기고 있었지요. 도련님께 따로 생각이 있는 것 아니었습니까?”

무척이나 당연하다는 듯 이야기를 하는 그의 모습에서, 나는 안토니오가 어떤 사람인지 알 것 같았다.

“……맞습니다.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하! 무얼요, 당연한 것을. 앞으로도 저희 아들놈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렇게 꾸벅 인사를 건네고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안토니오.

그다음으로 찾아온 것은 중년의 남성으로 방금 전까지 지윤이에게 용돈이랍시고 100만 크레딧을 건네려 하던 남자였다.

“으핫하하! 조카! 벌써 간부라니 대단하구나!”

조직의 공식 일정이었다면 모를까, 아버지가 ‘칼리오네’로서가 아닌 ‘패밀리’의 만찬회라 한 만큼, 조카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감정은 썩 나쁘지 않았다.

“감사합니다, 삼촌.”

나 역시 겸양을 떨지 않아도 된다는 뜻.

지금은 그저 아버지의 아들로서 아버지의 친우분들과 함께 식사하고 있다 생각하면 될 뿐이었다.

내게 말을 건넨 남자의 이름은 미켈라 밀라노.

유럽에서 활동하는 패밀리 단원이자, 아버지의 호출을 받고 한국으로 돌아온 인물이기도 했다.

“참, 최근에 아카데미에 차석으로 들어갔다지? 하하! 참 대견하다! 대견해!”

내 등을 두드리며 웃던 미켈라. 그러던 그가 갑자기 팔을 멈추며 표정을 굳혔다.

“잠깐만, 이거…… 마에스트로가 만들어 주신 옷이냐?”

양복을 몇 번 두드리는 것으로 그걸 눈치챘다고?

그만큼 양복이 좋은 건지, 이 사람의 감각이 좋은 건지 모르겠다만 확실한 것은 그의 말에 만찬장의 모든 이가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어…… 그렇습니다. 아버지께서 선물해 주신 옷입니다.”

“하이고…… 미쳤군, 미쳤어. 나도 아직 마에스트로에게 주문도 못 넣어 봤는데, 네 아버지가 힘 좀 썼나 보구나.”

“예. 아버지께서 힘을 좀 써 주셨다고 들었습니다.”

내 말에 미켈라가 힐끔 아버지를 쳐다본다.

“돈, 대체 아들을 얼마나 아끼시는 겁니까? 마에스트로의 양복이라니. 요즘 마이스트로의 건강이 썩 좋지 않다고, 저희에게도 최근엔 도제들의 작품으로 주셨잖소?”

미켈라의 말에 아버지가 헛기침하며 시선을 돌린다.

“그야, 도제들도 실력은 충분하고…… 자네들은 이제 그런 건 크게 필요하지도 않지 않나. 필요한 사람에게 가야지.”

“허어…… 자식 바보 아니시랄까 봐. 흥! 치사해서. 이렇게 되면 제가 준비한 선물은 별것도 아니게 되어 버리지 않습니까!”

응? 선물?

“우리 땐 그런 게 없었지만, 아카데미에 다니면 대련 같은 걸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그래서 이 삼촌이 힘 좀 써 봤지.”

그렇게 말하며 갑자기 옷 안쪽에 손을 넣는 미켈라. 잠시 뒤, 그의 안주머니에서 커다란 상자 하나가 튀어나왔다.

……뭐지? 아공간 아티팩트가 결합된 양복인 건가?

일단은 얼떨떨하게 상자를 건네받은 뒤 열어 보자 그 안에 곱게 쌓인 유리병들이 보였다.

“바티칸에서 추기경들이 성녀와 함께 직접 축성한 성수란다. 병이나 상처에 뿌리면 금방 낫는다고 하는데, 포션보다 부작용도 없고 몸에도 더 좋다 하더구나.”

이거라면 게임에서도 몇 번 사용해 본 적이 있는 아이템이었다.

성수 중에서도 S급에 속하는 최상위 성수.

게임에서도 귀한 아이템이었기에 이 세계에서도 얼마나 귀한 물건인지 대략 짐작이 되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나중에 보답하겠습니다.”

“보답은 무슨, 그냥 삼촌이 이뻐서 주는 거니까 감사합니다~ 만 하고 가져가면 돼!”

그렇게, 미켈라를 시작으로 다른 패밀리의 보스들 역시 하나둘 앞다퉈 내게 선물들을 건네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선물은 영약이나 포션 같은 것들이었는데, 아카데미에 들어갔다는 소식 때문인 것도 같았다.

그렇게, 내 옆에 키만큼의 선물의 산이 쌓이고 나서야 선물 공세는 끝이 나고 말았다.

그다음으로 했던 것도 별거 없었다.

다음에 일이 있으면 부를 테니 한 번 도와주러 와 달라, 건강하게 지내고 있어라,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라 같은, 평범한 대화들.

정말, 정말로 규모만 다른 가족 행사였다.

물론 그 규모 때문에 당황스러운 부분도 있었고, 수도 많아서 피곤한 느낌이 없잖아 있었지만.

마침내 만찬회가 끝나고, 모든 패밀리의 보스들이 각자의 위치로 돌아가고 나서야 찾아온 적막은, 익숙하다는 듯 금세 저택을 휘감는다.

“늙은이들과 어울려 주느라 네가 고생이 많았다.”

아버지와 함께 서재로 걸어가는 길. 갑자기 아버지가 입을 열었다.

“오늘은 비록 삼촌들과 조카라는 위치로 만난 이들이지만, 훗날 저들은 칼리오네의 이름으로 너를 도우러 올 날이 있을 게다. 그러니 네 사람들이다 생각하고, 또 항상 생각하거라.”

아버지의 말에 나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게임 속 세계의 엔딩을 보기 위해 반드시 올라야 할 위치 중 하나인 칼리오네의 돈(Don).

그리고 아버지의 말씀대로, 언젠가 그들은 나를 위해 움직일 사람들이기도 했다.

“내일도 아카데미에 가는 날이지? 오늘은 푹 쉬고. 네게 부탁할 일이 있다면 파르넬로를 통해 전달하도록 하마.”

“알겠습니다. 아버지도 들어가서 푹 쉬십시오.”

“오냐.”

그렇게 아버지를 안방까지 모셔다드린 뒤.

만찬회를 정리하기 위해 사용인들이 모두 떠나 텅 비어 버린 복도에 멍하니 섰다.

일단 또 이렇게 한 이벤트가 끝났다.

하지만 그대로 넋을 놓고 있을 틈은 없었다.

내일, 아카데미에선 또 다른 빅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으니까.

나는 내일부터 시작될 ‘반 순위 결정전’을 생각하며 한숨을 내뱉었다.

“쉬는 날이 없네, 진짜.”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ame a Mafia in the Academy IBMITA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Score 3.9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spent my life playing a game.
I hit the wall, stuck in second place for the rest of my life.

[Can you live as yourself, using your own nickname?] DarkLord of Underworld: Even if a man can’t eat, he can survive!

Out of the blue, I received a message and was possessed by the game.
As the worthless son of an Underworld Boss!

“Yes, bloodline is also a power, as long as you can use it. My ability is ‘Famiglia’.”

The game addict never disappears. Overwhelming violence, endless wealth, connections in the other world. I, I’ll use anything to stay 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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