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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62

서리의 광산 (2)

현의 일곱 번째 검을 완성시킨 현수는 곧장 광산 인근에 기웃거렸다.

물을 나르던 반야가 다가왔다.

“……이야기는 들었어요, 아버지께서 말도 안 되는 과제를 제시하셨다고요.”

반야가 한숨을 쉬었다.

“광산이 워낙 위험해서 솜씨 좋은 광부가 아니면 들이지 않으시려고 하거든요. 이해해 주세요.”

“이해합니다. 이쪽으로 들어가면 될까요?”

“결국 도전하시게요? 시간이…….”

반야는 우려스러웠지만 말을 삼켰다. 머릿속에서 계산기가 돌아간다.

‘하나의 광물을 캐는 데 걸리는 평균 소요 시간은 3시간.’

현수에겐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광물이란 게 그렇다. 워낙 단단한 돌에 둘러싸여 있어 캐는 게 쉽지 않다.

그때 현수가 허리춤에 찬 검이 곡괭이로 변화했다.

[다마스커스 곡괭이]

[아이템의 정보가 변화합니다.]

[필요에 따라 언제든 검으로 변환시킬 수 있습니다.]

놀랍게도 다마스커스 장검의 아이템창은 총 두 개였고 변환시키면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마스커스 곡괭이)

등급: 유니크

내구도: 12,000/12,000

공격력: 64

제한: 제작자는 제한 없음, 50~200레벨.

특수능력:

·채광력 230% 상승.

·치명타 발동 확률 40% 상승.

설명: 오로지 채광을 위해 만들어진 다마스커스 곡괭이다.

훌륭하다, 검으로써의 기능도 곡괭이로써의 기능도 갖춘다.

“좋아 보이는 곡괭이군요, 하지만 현수 님. 제 생각으론 그냥 돌아가시는…….”

현수가 곡괭이로 돌을 내리쳤다.

스가아아악-

‘태애앵이 아니라 스가아악이라고?’

곡괭이가 돌을 때리면 땡강 소리가 나야 정상이다. 그런데 곡괭이가 부드럽게 돌에 들어갔다.

스가아악-

스가아아악-

스가아아악-

현수가 고작 30분 만에 하나를 캐냈다.

[철광석을 획득합니다.]

평범한 철광석 하나는 개당 5골드다.

[2배 효과 적용 중이십니다.]

[철광석을 추가 획득합니다.]

‘오?’

현수는 현재 서리의 광산 입장에 따른 보상으로 경험치, 드랍률 2배 적용 중이었다.

즉, 30분에 두 개를 얻으니 한화로 만 원!

‘짭짤한데?’

현수는 멈추지 않고 계속 채광을 진행했다.

[손재주 1을 획득합니다.]

[손재주 1을……]

[한철을 획득합니다.]

‘크…….’

일반 한철. 이미 현수는 사용해 본 적이 있다.

일반 한철은 레어 등급의 광물로 약 60골드에 거래되기에 6만 원이었다.

현수는 멈추지 않고 밤새도록 채광을 진행했다.

렉과 약속된 시간이 되었을 때 자그마치 91개에 이르는 광물을 획득했다.

그중 80개가 철광석이었고 11개가 한철이었다.

3일간 106만 원의 거금을 쥐었다.

밖으로 나와 렉의 앞으로 광물을 쏟아 냈다.

놀란 렉이 현수에게 물었다.

전설의 광부냐고. 현수는 자신의 직업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답했다.

“대장장이입니다.”

[렉과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

렉은 현수가 어깨에 짊어진 곡괭이를 보았다.

“그렇군, 자네는 대장장이로서 채광 일을 자네만의 방식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게야.”

렉이 쓴웃음을 지었다.

“자네를 무시했던 것에 대해 사과하네, 내 시야가 좁았네.”

그리고 다른 광부들도 현수에게 다가왔다.

“정말, 대단하군! 아주 훌륭한 광부였어!”

“그 곡괭이로 한 건가? 자네는 뛰어난 광부면서 뛰어난 대장장이였군.”

현수는 그들과 끊임없이 친밀도가 오르는 소리를 들었다.

[곧 스토리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또 이 소리?’

무슨 소리인지는 진행해 봐야 알 것 같다.

이런 소리는 오크 전사, 카셀의 영지전에서 들었다.

즉, 규칙적으로 이어지는 스토리가 존재한다는 거다. 그런데 현수는 최초 입장자이기에 그게 뭔진 알 수 없다.

“새로운 신입이 이렇게 많이 캤는데, 속이 쓰려서 오늘 잠은 다 잤군.”

“자네도? 나도일세! 광부로서의 실력을 더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렉 대장, 오늘 야간 작업을 허락해 주시죠!”

렉은 끓어오르는 표정의 광부들을 보며 쓰게 웃었다.

“그러시게들.”

광부들의 의욕이 불타는 건 좋은 일이었다.

[연계 퀘스트: 일주일 동안 광물 40개 캐 오기를 경이적인 성과로 완료하셨습니다.]

“난 자네에게 십년한철을 약속했지만 자네는 터무니없이 놀라운 결과를 일구어 냈군, 내가 가진 백년한철일세.”

[백년한철을 획득합니다.]

현수는 감탄했다. 바라드에게 받았을 때는 순전히 자신의 것이 아니었기에 큰 감흥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짜릿함이 온몸을 일군다.

“왕국엔 비밀이라네.”

그가 본론에 들어갔다.

“이 광산 안에는 천년의 세월을 견뎌 낸 한철이 존재한다네, 분명 깊은 곳 안에 존재하지만 그 한기가 크게 느껴질 정도이니, 대단할 것이야.”

“캘 수 있는 겁니까?”

“캘 뻔했었지, 하지만 위험했고 나 역시 실패했네.”

렉은 쓴웃음을 지었다.

“위치를 알려 주실 순 있습니까?”

“그러겠네, 나는 실패했다고 말했지만 자넨 모르지. 7번 광산의 끝에 들어가시게.”

현수는 곧장 7번 광산에 들어갔다. 그리고 설명했던 곳으로 가자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한기가 느껴졌다.

‘이곳에 있다.’

거리를 가늠한다. 약 40m는 캐서 들어가야 한다.

현수가 곡괭이로 내리쳐 봤다.

스가아아악-

수차례 반복하며 현수는 안쪽으로 들어갔다.

[시간제한을 초과하였습니다.]

[벽이 재생됩니다.]

현수는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재생되는 벽이 자신을 삼키기 전에 밖으로 빠져나왔다.

꾸르르르륵-

어느새 완전히 뒤덮인 벽을 보며 현수는 헛웃음을 지었다.

‘이래서 못 캐는 건가?’

그러나 현수는 도전을 좋아했다. 그가 물러서지 않고 곡괭이를 휘둘렀다.

그렇게 계속 휘두르고 다시 재생된 벽을 보며 턱을 쓸었다.

‘그래도 며칠은 도전해 봐야겠어.’

현수가 쉬기 위해 걸음했다. 거의 출구 쪽에 도달했을 때였다.

쿠르르르르르-

갑자기 광산이 크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뭐지?”

[스토리가 시작됩니다.]

드디어 그 정체불명의 스토리에 대해 밝혀지려는 순간이었다.

[100년 전, 마법사 발룬은 던전 형식으로 이루어진 서리의 광산에 광부들이 들어가지 못하자 결계를 형성했습니다.]

현수는 반야와의 이야기를 떠올렸다.

11번 출구.

그곳에 몬스터들은 밀집되어 있었다.

[모든 몬스터들은 그곳에 모여들었고 결계에 의해 다른 구역을 넘나들지 못하여 광부들의 입장이 가능해졌습니다.]

[100년이 지난 현재. 발룬의 결계가 약화되었습니다.]

[100년간 갇혀 있던 몬스터들이 폭주합니다.]

“……!?”

쿵, 쿠쿠쿠쿵, 쿠쿠쿠쿠쿵-!

현수는 밖에서 들리는 굉음을 들었다.

광산 안에 있던 몬스터들이 폭주하는 소리.

그리고.

쩌저저저저적-

이곳까지 들려오는 결계가 깨지는 소리가 들린다.

[2분 후 결계가 부서집니다.]

띠링!

[퀘스트: 광부들과 함께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기가 생성됩니다.]

‘아…….’

현수는 빠르게 열람했다. 몬스터들이 튀어나오니, 전투에는 무지한 광부들을 이끌고 피신하라는 퀘스트였다.

그러다, 현수의 얼굴이 굳어졌다.

‘잠깐만…….’

그는 불길함을 느꼈다.

‘피신 못 해.’

아마도 이 스토리는 늦은 야간에 진행되는 것 같다.

“광부들은 현재 이 광산 안에 있다……?”

안쪽에서 밖으로 아무리 빠르게 뛰어도 5분.

[1분 30초 후 결계가 부서집니다.]

쿵쿵쿵쿵, 쿵쿵쿵-!

그리고 흔들리는 광산 전체.

쿠르르르르-

그 충격에 광산들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쿠우우웅-

푸화아아악-!

광산 밖으로 피신한 현수가 흙먼지를 토해 내는 광산을 봤다.

네 개의 광산을 제하고 모두 무너졌다.

“과, 광부들이 묻혔다……!”

“구하러 들어가자!”

“모두 곡괭이를 들어라!”

현수가 다급히 소리쳤다.

“피신하셔야 합니다! 빨리요! 곧 몬스터들이……!”

“자네나 나가시게! 자네 같으면 동고동락한 동료들이 저기에 묻혔는데 두고 갈 수 있는가?”

“50명 가까이가 저기 묻혔네, 그들은 아직 죽지 않았어. 광산이 무너질 때를 대비해 왕실 마법사들이 설계한 마법이 발동되었을 거야.”

“1시간 내로 들어가서 데려와야 하네!”

현수는 미간을 찌푸렸다. 광부들의 눈에서 이글거리는 광기. 자신이 말릴 수 없는 일이다.

그럼 어떻게 하는가?

광산은 무너졌고 광부들은 피신하지 않으며 오십이 넘는 광부들은 묻혔다.

이 스토리의 핵심은 광부 피신시키기였다. 그저 무사히 데리고 함께 나가면 되는 거였다.

그 와중에 조금의 몬스터들과도 충돌하는 거였겠지.

하지만 상황이 변했다. 도망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다가가야 한다.

현수가 11번 출구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곳엔 결계가 있었다.

띠링!

[새로운 스토리가 시작됩니다.]

[돌발 퀘스트: 광부들 살리기가 생성됩니다.]

[돌발 퀘스트: 광부들 살리기]

등급: A

제한: 새로운 에피소드를 발동시킨 자

보상: ???

실패 시 페널티: 광부들의 사망.

설명: 광산 안에 58명, 광산 밖에 38명의 광부들이 위기에 빠져 있다. 광부들이 죽지 않게 도와라.

현수의 우측 상단에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살아 있는 광부 수 96명.]

[생존한 광부 수에 따라 보상이 달라집니다.]

현수는 빠르게 걷기 시작했다. 지금 떠오르는 광부를 모두 구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어느새 11번 출구와 홀로 마주 보고 선 현수의 두뇌가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한다.

쩌저저적-

[5초 후 결계가 부서집니다.]

거미줄처럼 번져 나가는 결계를 보며 생각한다.

어느새 곡괭이에서 검이 된 다마스커스 장검.

‘이걸로?’

자신 혼자서 저 많은 숫자를 어쩌지 못한다.

검왕의 검술을 사용하면?

‘많은 몬스터를 죽일 순 있다. 하지만 쏟아지는 물량은 감당할 수 없다…….’

우지이익-

곧 완전히 결계가 부서져 나갔다.

“쿠헤에에엑!”

“캬하아아악!”

[광산오크 Lv.107]

[광산울프 Lv.110]

현재 현수의 레벨은 59.

‘한 마리도 저길 벗어나게 둬선 안 돼…….’

현수에게 이채가 서렸다.

‘나는 한 번도 많은 양의 광물을 사용해 긴급제작을 발동한 적이 없다?’

신의 긴급제작의 효과에 이런 내용이 있다.

‘마땅한 재료가 없을 시 스킬이 만들어 낸 기본 재료가 적용됩니다.’

기본 재료는 노멀 중에서도 최하급 재료가 되며 그런 재료론 가장 낮은 효과를 발한다.

현수가 최근 재료를 사용한 적은 딱 한 번.

바라드가 처음 자신을 시험해 보려 했을 때 한철을 사용했었다.

‘그때 사용된 한철은 고작해야 하나의 한철.’

실제로 한철 하나로 검은 제작될 수 없다.

한 자루의 검을 만들기 위해 최소 10kg 이상의 광물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쉽게 쓰지 못했다. 긴급제작의 단점은 한 번에 의해 소멸되는 일회성이란 것에 있으니까.

그러나 현수는 믿는다.

‘광부들을 구출하는 게 내게 훨씬 값질 거다.’

생각을 종료한다.

‘모든 한철을 쏟아붓고, 강력한 한 방을 일으키는 검을 만든다.’

그때.

“자네, 지금 뭐 하는 건가, 피하시게! 어서 이곳을 나가시게!”

현수를 발견한 렉이 다급히 달려왔다.

동료들의 목숨도 소중했다. 그러나 애꿎은 자의 목숨 역시 소중했다.

또 그의 행보가 자신들을 위한 도움이 되기 위함인 걸 눈치챘다.

어리석다, 너무도 어리석다.

대장장이란 존재는 광부와 다를 바가 없이 나약하지 않은가?

촤르르르르륵-

현수가 허공에 열한 개의 한철을 꺼냈다. 푸른빛을 머금은 광물이 허공에서 공전하고.

제련되어 녹고.

정제되어 불순물이 제거되고.

치이이이이익-

거대한 붉은 검날이 모습을 드러낸다.

‘저, 저건……?’

검날의 길이만 1m 80cm에 이르며 그 넓이는 검 세 개를 합친 것만큼 크다.

‘단단하고 강해 보인다.’

그저 검을 보았을 뿐인데도 그런 생각이 들게 한다.

검의 그립마저 양손으로 쥐어야 쥘 수 있는 그 거대한 그립을 현수가 쥔 순간.

철커억-

거대한 검날이 끼워지며 은은한 푸른빛이 감도는 대검이 완성되며.

쩌저저저저적-

그저 쥔 것만으로도 현수의 주변이 얼어붙었다.

“크라아아아아!”

놈들이 현수의 지척에 이르렀으며 입구에서부터 그의 앞까지 줄지어 접근하고 있다.

현수가 양손으로 쥔 대검을 뒤로 최대한 끌어당겼다.

쩌저저저저적-

[30초 사용 제한이 무시됩니다.]

[1회를 휘두른 후 소멸됩니다.]

“크하아아아악!”

광산울프가 현수의 목을 노리고 튀어 올랐을 때 그가 쥔 대검이 휘둘러지며 깨져 나갔다.

탱그라아앙-!

수우우우웅-

렉은 이해할 수 없는 광경을 발견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

자신이 뭘 본 거지? 그저 허공을 벤 건가? 한데 현수의 대검은 깨져 버렸다.

그런데 어떤 변화가 있나?

아니, 분명 변화는 있다. 현수의 코앞까지 튀어 오른 늑대가 툭 하고 땅에 떨어지고 있다.

놈이 땅에 닿은 순간.

쿠웅

콰르르르르르륵-

갑자기 그 자리서 완전히 얼어붙었다.

렉은 어린 시절 컵에 담겼던 물이 낮은 온도로 급격히 얼어붙었을 때를 떠올렸다.

물이 낮은 온도로 급격히 얼게 되면 물 분자들은 그 속도를 쫓아가지 못한다.

그랬기에 얼었음에도 얼지 않은 액체 상태가 되고 그것을 과냉각 상태라 표현한다.

렉의 동공이 흔들렸다.

수십 마리의 돌로 이루어진 몬스터들.

그 모든 몬스터들이 과냉각된 물처럼 얼었지만 얼지 않은 상태로 멈춰 있었다.


           


Genius Blacksmith’s Game

Genius Blacksmith’s Game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
Score 3.7
Status: Ongoing Native Language: Korean

The last blacksmith and master artisan left in the world. His hands are crippled in a forge fire, rendering him unable to craft any longer. But then, a virtual reality game, Ares, comes knocking on Hyun-soo’s door.

[Unrepairable Artifact.] [Cannot be crafted due to level restrictions.]

“Huh? I consider myself a manual blacksmith, though.”

For him, no system restrictions apply. The tumultuous game of the genius blacksmith beg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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