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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63

63화 성배기사 게오브릭(4)

피로 젖은 들판을 허겁지겁 달린다.

조각난 육편들이 사방에 널려 있는 피로 젖은 들판이었다.

여기도 시체, 저기도 시체. 발바닥이 지면을 밟을 때마다 물컹한 고깃덩어리가 밟힌다.

“젠장… 젠장! 빌어먹을 괴물 놈들!”

짐승신의 주술사 힐디르. 그녀는 허물어지고 있는 몸을 추스르며 도주로를 열었다.

수백 년에 걸친 계획은 실패했다. 빌어먹을 성배기사, 그런 괴물이 셋이라니!

본래의 전성기를 회복한 게오브릭과 어디에서 난입했는지 모를 사자심왕. 그리고──

“어딜 그러게 바삐 가시는지요?”

검은 마녀. 그녀가 힐디르 앞에서 요사한 목소리를 흘렸다.

“큭…!”

성배기사들과 달리 성법 강제는 되지 않지만, 누구보다도 막대한 화력을 쏟아넣었던 마술사 여왕.

힐디르는 성배기사의 성법이 두려웠지만, 이 괴물이야말로 가장 ‘전성기’의 힘을 온존한 존재라고 여겼다.

특히 이곳 같은 마력이 넘쳐나는 곳이라면 더더욱 강력한 존재.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답니다.”

면사포 너머의 목소리는 나긋나긋하다. 그럼에도 손발은 달달 떨리고 혼미해진 정신이 붙잡힐 것만 같다.

마(魔)의 여왕은 제 손에 쥔 붉은 돌을 응시했다.

“마정석, 이라는 물건이라던가요? 게이트 내의 사냥을 통해 채굴할 수 있다는. 기본은 마력이 응집된 신자원이라고 들었습니다만.”

베아트리체는 현대 지구 문명을 지탱하는 아케인 펑크에 대해 조사했었다. 마술의 극의에 달한 존재로서 마도에 대한 연구는 그녀의 본능이나 마찬가지.

하지만 이 마정석과 게이트란 존재에 대해 알면 알수록 의문이 가득할 수밖에 없다. 많은 의문이 있지만, 당장은…….

“이 게이트. 마정석의 산출량은 다른 게이트보다 아득히 상회하는 수준이더군요. 몬스터를 수십, 수백 만 마리를 잡은 것처럼 널리고 널렸죠.”

“그, 그게 어쨌다고…….”

“이상하잖아요? 아무리 규모가 큰 게이트라지만, 결국 게이트 내부의 크기는 한정되어 있는데, 길가에 널릴 정도로 마정석이 가득하다는 게.”

마치 전쟁이 끝나고 나면 다시 새로운 전쟁이 시작하는 것처럼.

“반복되는 거죠? 나를 타락시키려고 했던 것처럼.”

여왕의 시선이 힐긋 전장으로 향한다. 남은 짐승들을 소탕하는 기사들과 병사들. 전황은 이미 기울었다.

“후후, 악마는 아닌 거 같은데… 하는 짓은 보고 따라하는 것처럼 똑같군요. 당신에게 물어볼 것이 참 많아요.”

아뿔싸, 힐디르는 이 여자가 자신을 일개 NPC로 여기지 않음을 깨달았다. 이 게이트에서 유일하게 ‘살아있는 것’인 자신을 생포라도 할 셈인가.

“위대한 짐승신들이시여, 당신의 노예에게──

“멈춰.”

힉, 오한이 든다. 방금 뭐였지? 힐디르는 귓가를 간질거리는 목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별로 마음에 드는 힘은 아니지만… 쓸 수 있는 건 쓰는 주의라서.”

시선의 끝에 면사포를 거둔 여왕의 얼굴이 보인다.

은괴를 녹인 것처럼 반짝이는 머리카락, 요사한 빛을 띄는 적안. 달짝지근한 목소리와 손짓만으로도 느껴지는 교태.

그 타고난 타락의 기운이 힐디르를 현혹시킨다.

“얌전히 있어주시겠어요?”

“아, 아으…….”

달짝지근한 목소리가 귓가를 통해 직접 전달된다.

매혹적인 입술이 1cm도 채 되지 않는 거리에서 속삭임에도 힐디르는 그것을 뿌리칠 수도 없었다.

당장이라도 저 입술을 빨고, 가슴에 얼굴을 파묻으며 허벅지를 쓰다듬고 싶다.

저분의 총애를 받을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하리라.

“여, 여신님…….”

“불경해라. 신들은 따로 존재하시니… 그래, 주인님이라 부르는 건 허락하죠.”

“주인니임…….”

타락의 힘은 이성을 상대로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하지만 베아트리체쯤 되면 동성이라 할지라도 목소리만으로 타락시킬 수 있었다. 괜히 색욕의 악마들이 그녀를 차기 악마 군주로 낙점한 게 아니다.

그녀는 광신도조차도 자신의 신을 버리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쾌락의 여자. 이 힘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건 초월자 중에서도 유독 강고한 정신을 가진 존재뿐이겠지.

[또다시 우릴 실망시키는군.]

그때였다. 신앙을 저버린 주술사의 피부에서 떨어져 나간 ‘세 마리 짐승신’의 각인들이 저마다 음산한 목소리를 흘렸다.

마저, 백랑, 흑수리. 짐승의 형태를 한 검은 연기가 베아트리체와 힐디르를 죽일 듯이 노려본다.

“아, 아아… 신들이시여…….”

힐디르는 죽음을 직감하고 두려움에 떨었다. 하지만 그녀의 등 뒤에서 가슴을 포개며 턱을 붙잡는 베아트리체.

조금도 저항하지 못하는 힐디르를 보란 듯이 과시하며 여왕이 웃었다.

“당신의 노예는 이제 제 노예가 되었는데… 이제 어쩌시려구요?”

[사특한 쾌락의 종자가…!]

[노예 한 마리를 손에 넣었다고 기고만장하는군.]

[너를 씹어 삼키고야 말겠다!]

분노로 일그러지는 환영들. 힐디르가 발발 떨며 스스로 정보를 실토했다.

“시, 신들이 강림할 겁니다. 이, 이 게이트는 짐승신들의 영역… 화신체라지만 남은 짐승신들이 강림하면…!”

“위험하겠군요.”

제 노예를 빼앗겨 분노하는 짐승신들이 공간에 균열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 * * *

적을 무찌르고 소강상태에 이른 왕국군. 그들과 적대했던 헌터들도 차례차례 정신을 차리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레온의 주위로 사람이 몰려든다.

“성배의 수호자시여…….”

“신들의 대리인이시여…….”

살아있는 성자인 성배기사를 넘어 살아있는 반신. 사자심장의 주인이자 성배를 수호하는 자.

그들은 사자심왕이라는 존재를 눈앞에서 목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영광이라 여겼다.

“함께 싸워 영광이었네, 게오브릭 경.”

“저야말로 영광이었습니다 폐…, 하.”

게오브릭은 어색한 듯 레온을 존대했다. 그가 아는 사자심왕은 레온이 아닌 탓이다.

“11대 사자심왕 로날드 바탈리온 라이온하트께선 종종 경과 기사들의 이야기를 하셨지.”

“그분을… 만나셨습니까?”

“그래, 로날드 선왕께선 신들의 낙원에 계시네.”

“이럴 수가…….”

그 말이 뜻하는 바는 명료했다. 성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걸 직감하면서 느낀 기시감.

스스로 사자심왕이라 자칭하는 존재의 진실된 성력.

그간 느끼지 못했던 데메라 여신의 따스한 기운까지.

그 모든 것이 가리키는 바는 하나.

“저희들은 이미 죽었던 것이로군요.”

성배기사 게오브릭과 라보이나 여명 기사단. 명예를 드높이기 위해 참전했던 편력기사들과 충성스러운 왕국군들.

그들 모두가 사실은 이미 죽었으며, 죽은 이후에도 영혼이 묶인 채 NPC처럼 전투와 죽음을 반복하고 있었던 것이다.

레온은 이를 병사들 한명한명에게 빠짐없이 전했다. 이 충성스러운 병사들에겐 이를 알 권리가 있었고.

“폐하…!”

그때였다. 저 멀리서 말을 타고 다가오는 네 사람. 하리를 비롯해 수호와 재혁, 소연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들 또한 기사들과 함께 전투에 참여했던 것인지, 여기저기가 피로 범벅이 되어 있다.

“내 전투에서 빠지라 일렀거늘.”

“앗! 그, 그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서…….”

“이자들은 누구입니까?”

“짐의 종자들일세. 그리고 다른 세계의 주민들이기도 하지.”

레온은 하리에게 게이트의 존재와 헌터, 그리고 퀘스트에 대해 설명시켰다.

“퀘스트 상으로는… 게오브릭 경을 쓰러뜨려야 이 게이트가 클로징 돼요.”

“크흐흐…!”

“게오브릭… 경?”

하리의 설명에 게오브릭을 껄껄 웃었다.

게이트 내 생명체를 죽이면 마정석이 나온다는 것과 이 게이트에 널리고 널린 마정석. 그리고 자신이 패배해야만 게이트가 클로징된다는 것.

그는 자연스럽게 귀결된 논리에 스스로도 감탄한 것이다.

“폐하, 아무래도 전 그토록 오랜 세월 단 한번도 패배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그것도 그렇군.”

껄껄 웃는 그의 목소리는 고막을 아프게 할 만큼 쩌렁쩌렁했다. 하리는 힘겹게 그에게 다가가 물었다.

“저… 혹시 기억나는 것이 있으신가요?”

“음…! 기억이 잘 나지 않네. 우리는 그저 야만족들을 토벌하러 온 것뿐이기에.”

“그 악신들의 사술이 있었던 거겠지. 악마들도 조력했음이야.”

“…….”

하리는 자신이 알아낸 사실을 말해야 하나 고민했다. 어쩌면 이것은 그들을 절망에 빠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하리의 망설임을 눈치챈 레온이 그녀를 거들었다.

“말해라. 이들은 진실을 알 자격이 있으니.”

“……네.”

하리는 게오브릭과 기사들을 포함해 왕국 병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진실을 읊조렸다.

“여러분들의 몸속에서도 마정석이 발견됐어요. 마정석은… 게이트 내의 생물들에게 발견되는 특수한 광석이죠.”

이 광석이 발견된 자는 게이트에 속한 존재라는 것이다. 극소수의 생존자들을 제외하곤 모두가 그랬다.

다시 말해.

“여러분들은 이 게이트에서 나가실 수 없으세요.”

게오브릭은 생존자가 아니다.

기사들도 그러했고, 병사들도 마찬가지였다.

게이트가 클로징 되는 순간, 그들은 소멸한다.

진실을 맞닥뜨리고, 누구나가 자신의 처지를 깨달은 그때였다.

[라이온하트…!!]

[네놈을 씹어 삼켜버리겠다!]

종말의 짐승들이 제 영역을 열고 들어온다

농밀한 마력을 가득 머금은 그것들은, 항거할 수 없는 거대한 적이었다.

* * * *

공간에 균열이 간다.

힐디르가 화신체를 소환했을 때와는 사뭇 달랐다.

그때는 화신체의 육신을 만들 고깃덩어리들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게이트에 남은 건 찌꺼기 고깃덩어리들 뿐. 그마저도 성법을 회복한 레온과 게오브릭에 의해 ‘마정석’조차 소멸했다.

그탓에 화신체의 강림까진 시간이 걸린다. 베아트리체에게 현혹당한 힐디르의 증언이었다.

“화신강림 그 자체를 막을 방법은?”

“헤헤, 없어요오… 이제 이 게이트는… 끝났으니깐… 신들도 영역의 모든 마력을 아낌없이 사용… 하실 거에요오오오.”

“흠…….”

다시 말해 싸움은 피할 수 없다. 레온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싸우겠다. 영광의 기사들을 두고 내 어찌 이 게이트를 떠나겠는가.”

항전의 의지를 불태우는 그에게 베아트리체가 조심스럽게 조언했다.

“폐하. 저들과 정면으로 대결하는 건 현명하지 않은 것 같군요.”

“방법이 없지 않소.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나면 저것들이 세상 밖으로 나갈 염려가 있소.”

밖에서 싸우나 여기서 싸우나 매한가지. 성배기사가 한 명이라도 더 있는 이곳에서 싸우는 것이 최선이란 결론이다.

“아니, 방법은 있습니다.”

게오브릭이 앞에 나섰다. 그는 어느새 갑옷을 벗었고, 그의 커다란 손이 번뜩인 순간.

-콰직!

게오브릭은 스스로 제 심장을 꿰뚫었고, 그 안에서 커다란 마정석을 꺼내 들었다.

“헉…!”

“무, 무슨 짓을!”

그 모습을 목격한 하리와 생도들이 경악으로 일그러졌다. 그러나 게오브릭은 태연하게 말한다.

“클로징 조건은 나 게오브릭이 쓰러지는 것. 이제 곧 사라질 게이트에서 싸워봤자 무의미하지 않겠습니까, 폐하.”

“그대…….”

레온이 무어라 말하기 전, 또다른 기사들이 외쳤다.

“사자심왕을 위하여!”

“만신전에 우리들의 영혼을 바칩니다!”

게오브릭의 행동을 이해한 라보니아 여명 기사단의 기사들이 일제히 제 심장 속 마정석을 뽑아들었다.

“따라주어 고맙구나, 기사들이여.”

심장이나 마찬가지인 마정석을 뽑아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게오브릭은 숨을 쉬고 있었다.

비록 전보다 몰아쉬며 식은땀을 흘렸지만, 그는 생명과 풍요의 성배기사. 성법마저 회복한 그는 심장을 뽑더라도 재생력과 맞물려 일시적인 생존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건 게오브릭의 가호를 받는 군단 구성원 전원이 마찬가지였다.

“나의 형제자매들이여! 최후의 전투가 임박했음을 그대들도 알 것이다! 여기 이곳에, 우리들의 의기를…! 신들의 영광을 대리하는 사자심왕께서 살아 숨쉬고 계시니!”

“우리들 망자들은 산자들의 미래를 위해 기꺼이 이 목숨을 던지리라!”

“나를 따라주겠는가!!”

게오브릭의 의기로운 선언에 남은 편력기사들과 군단의 병사들. 그들은 자신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했고, 유일한 희망을 응시했다.

사자심왕.

망자가 되어 게이트에 사로잡힌 자신들과 다르게 앞으로도 신들의 영광을 노래할 수 있는 존재.

망설임은 없었다.

기사들이 그러했듯, 라이온하트의 백성이자 왕국을 수호하기로 맹세한 충성스러운 병사들은 기꺼이 제 심장을 도려냈다.

“크흑…!”

“끄흡!”

“젠장, 더럽게 아프군!”

심장을 도려내고, 자신이 사로잡힌 존재라는 증거를 꺼내든다.

이제 그들의 육신은 마정석이 아닌 오직 신의 기적으로만 움직이고 있었다.

그 위대한 희생정신과 충정 속에서 레온이 일그러진 표정으로 말했다.

“그대들의 충정이 나를 부끄럽게 하는구나. 나에게 커다란 과업을 남겨주었어.”

“한 가지 더 부탁드리겠습니다, 폐하.”

게오브릭이 제 심장에서 꺼낸 마정석과 망치를 들었다.

“데메라 여신이시여, 저의 바람을 이루소서.”

이 마정석이 자신의 영혼을 얽맨 그릇이라면──

“사자심왕께 충성하며 데메라의 인정을 받은 자! 이 망치를 통해 나 게오브릭의 권능을 계승하리라!!”

성배기사의 성스러운 공양. 그 희생에 데메라 여신이 기꺼이 응하였다.

게오브릭과 병사들의 마정석이 연기처럼 사라지고 망치에 깃든다. 성배기사의 성물은 더욱 충만한 성력을 품고 찬연한 빛을 발산했다.

성배기사와 명예로운 기사들 그리고 충성스러운 병사들이 혼을 바쳐 완성한 성물. 게오브릭이 그 망치를 레온에게 건넸다.

“맡아주십시오. 언젠가 폐하의 앞에 이 망치를 드는 자가 나오기까지.”

“…….”

레온은 기꺼이 그 망치를 받아들었다. 게오브릭이 레온의 손을 붙잡았다.

“함께 싸워 영광이었습니다.”

“그대의 명예로운 승천을 기억하겠다, 게오브릭 경.”

레온은 망설이지 않고 돌아섰다. 그의 등 뒤를 따라 여왕과 생도들이 뒤따른다. 편력기사들이 앞으로 나섰다. 그들은 자신들의 말에서 내려 기꺼이 헌터들에게 내줬다.

“받아라. 승마술이 부족해도 왕의 말을 따를 것이다.”

“…….”

이용완은 방금 전까지만 서로 죽고 죽이던 기사들이 기꺼이 내어주는 말을 떨떠름하게 인계받는다.

백명이 넘는 헌터들이 편력기사들의 말에 탑승했다.

게오브릭이 명했다.

“아직 말에 탑승한 편력 기사들이여. 마지막 명령이다. 최후의 퇴각까지 왕을 지켜라.”

“”받들겠습니다!!””

남은 편력기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퇴로에 나선 생존자들.

살아있는 그들에게 결사의 의지를 밝힌 망자들이 가슴에 손을 얹는다.

“명예로운 삶을.”

“신들이 가호하시기를.”

레온에게 바쳐지는 수천 병사들의 경례. 그들은 시야에서 사라진 레온과 일행들을 더 돌아보지 않고 앞을 향했다.

그리고 다시 갑주를 착용하고 전장에 나서려는 그에게 다가가는 로랑 도미네크 남작.

“게오브릭 경.”

“로랑 경인가. 가스통 경이 보이지 않는군.”

“그는 짐승들과 싸우다 전사했습니다. 대신 이 검을 남겼지요.”

로랑은 제 친우가 남긴 검을 게오브릭에게 바쳤다. 손이 빈 그를 위해서였다.

“훌륭한 검이다. 이 검으로 적을 베어 가스통 경의 넋을 달래겠다.”

“기뻐할 겁니다.”

-푸르렁…!

게오브릭은 제게 날아온 페가수스를 어루만졌다. 전투 내내 자신의 주위를 맴돌며 흑수리들을 몰아내던 전우.

“진정한 최후를 맞이하겠구나, 나의 전우여.”

게오브릭은 말에 탔고, 가장 선두에 섰다. 그 뒤를 라보니아 여명 기사단이, 편력기사들이, 왕국의 병사들이 따른다.

기어코 균열을 일으키며 거대한 이형과 수많은 권속들을 데리고 나타난 짐승신들.

한낱 인간으로서는 대적할 수 없는 사악의 군세와 신들을 상대로 게오브릭은 당당히 외친다.

“나 게오브릭…!”

“직접 때려죽인 왕국의 적이 십만! 워나이트로서 격파한 적은 능히 오백만!”

“이백이십년 천오백의 전투에서 불패!”

“삼십만 오크에 맞서 게르한 영지를 지켜냈고, 몽트리올에서 오거 대족장과 힘을 겨루어 승리했다!”

“데메라께서 가호하시고 아리아나께서 살펴주셨으며, 페토스께서 기뻐하셨으니.”

“나야말로 몽트리올의 괴력기사! 풍요와 생명의 성배기사 게오브릭이다!”

“힘을 탐한 끝에 짐승으로 전락한 삿된 것들아. 이 금강(金强)의 신분. 네놈들 따위가 어찌할 수 있을 것 같으냐!!”

그 웅대한 울림은 짐승화로 본능만이 남은 괴물들조차 떨게 하였다.

혼탁한 전장에 고고이 빛나는 성자.

신이 총애하며 그 권능을 나누어준 자.

신성의 존재와 악멸을 상징하는 영광의 기사.

그가 말했다.

“자, 가자. 나의 형제 자매들이여. 오늘 우리는 정의를 위해 죽으리니. 신들께서 우리를 보우하시리라.”

“”여신을 위하여!!””

“”명예를 위하여!!””

“”라이온하트를 위하여…!!””

사자의 포효와도 같은 웅혼한 울림 속에서 성배기사가 검을 뽑는다.

“라이온하트에.”

최후의 영광을 노래하며 앞으로.

“영광 있으라.”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singwahamkke dol-aon gisawangnim, The King of Knights Returns with the Gods,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returned to Earth as the invincible Knight King. But the Gods came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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