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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64

63. 소꿉친구 – 이로타시 강

앞서가던 마차가 멈춰서더니 빼액하고 호각소리가 울렸다. 그러자 행렬을 호위하던 병사들과 기사들이 모두 앞으로 뛰쳐나갔다.

‘이게 무슨 일이지?’

가이단 영애가 탄, 세 번째 마차 마부석에 앉아있던 레오는 고개를 내밀고 행렬 앞쪽을 살폈다.

앞에서는 병사들과 기사들이 전투대형을 짜고 있었다. 겁도 없이 귀족의 행차를 막아선 병사들이 검을 뽑더니 무작정 달려든 것이었다.

레오는 마부석을 밟고 일어났다. 몸을 옆으로 내밀고 전황을 살피다가 깜짝 놀랐다.

‘이런 미친!’

병사인 줄로만 알았던 여섯 명의 기사들이 열댓 명의 기사들과 팽팽하게 싸우기 시작했다. 그들은 하나하나가 자신만의 독창적인 검술을 체득한 ‘카트리나’ 수준의 뛰어난 기사들이었다.

카트리나와 같은, 평기사를 뛰어넘는 기사는 흔치 않았다. 벨리타 왕실 기사단의 사백오십 명이나 되는 기사 중에서도 백 명이나 될까? 그마저도 벨리타 왕실 기사단의 수준이 높은 덕분이었다.

그런 기사가 여섯 명이나 모여있다니. 저 정도면 전장에서도 눈에 띄는 활약을 할 수 있는 전력이었다.

레오의 놀람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뒤늦게 합류한 일곱 번째 기사, 그가 가세하자 앞서 벌어진 싸움은 싸움이라 할 수 없었다.

‘세상에…!’

그 이름 모를 기사의 무위에 레오는 기겁했다.

그가 지금껏 만나본 몇 안 되는 기사 중에서 가장 강한 기사는 단연코 약혼관계 시나리오의 아버지인 노엘 덱스터였다.

소드마스터들은 제외다.

그들은 기사의 범주를 벗어나는 괴물들이었고, 싸우는 모습도 본 적이 없었다. 레오가 한 번 맞상대하다 목이 달아난 적은 있지만 그건 싸움이 아니었다.

그런데 저 앞에서 한 손으로 양손검을 휘두르며 진영을 붕괴시키는 기사는 노엘 덱스터보다 훨씬 강해 보였다.

소드마스터 직전에 달한 경지가 저런 모습일까? 저자는 테르탄 가문의 기사들을 어렵지 않게 처리하고 있었다.

그때, 두어 명의 병사가 비명을 지르며 달아났다. 그들은 방패와 한손검을 돌바닥에 떨구고 줄행랑쳤다.

‘이럴 때가 아니지! 도망치자!’

그동안 개 같은 상황을 자주 맞닥뜨려본, 아니, 다수의 거지 같은 기억이 있는 레오는 상황판단이 빨랐다.

이번에도 망했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마부석에서 뛰어내렸다. 그리고 한 병사가 버리고 달아난 검을 주워들었다.

돌아보니 역시나 전열은 붕괴되고, 여섯 명의 미친 기사들이 닥치는 대로 사람을 베어버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터지는 피가 안개처럼 피어올랐다.

레나! 레나를 데리고 도망쳐야 한다.

괴물 같은 기사를 피해 뒤쪽으로 달아나는데 멀리 레나가 보였다.

행렬 뒤쪽에 있던 시녀들과 하녀들도 상황을 눈치챘는지 우르르 달아나고 있었다.

레나가 양팔을 흔들며 팔짝팔짝 뛰었다.

“레오! 빨리!”

“저리 비켯!”

“꺄악!”

그때, 앞서서 달아나던 병사가 걸리적거리는 시녀를 옆으로 밀어버렸다.

밀쳐진 레나는 기우뚱, “어? 어?”하더니 난간이 없는 돌다리에서 떨어졌다.

“레나!”

다리 아래로는 이로타시 강이 짙푸른 빛을 띠고 무겁게 흐르고 있었다. 물에 빠진 레나는 필사적으로 참방거릴 뿐 가까운 강변을 향하지 못했다.

레나는 헤엄을 칠 줄 모른다.

레오는 허름한 바지 허리춤에 검을 찔러 대강 매달고 강물에 몸을 던졌다.

* * *

레나를 포함한 시녀들은 마차에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런데 마차가 멈춰서더니, 쨍강거리는 병장기 소리와 고함이 들렸다.

시녀들과 하인들은 마차 밖으로 나와 전방을 살피고는 사색이 되었다.

멀리 행렬 앞쪽에서는 피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목이 날아간 병사들은 피 분수를 허공 높이 뿜어냈고, 잘려나간 팔은 느릿하게 회전하며 강물로 떨어졌다.

몇몇 병사들이 “우아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공포에 질린 얼굴로 도망치자, 그 뒤를 피 칠갑한 기사들이 뒤따랐다.

그들은 사람을 손에 닿는 족족 베어버렸다. 달아나는 병사의 등과, 마부석에 앉아 부들부들 떠는 마부의 옆구리에 검을 찔러넣기를 망설이지 않았다.

“도망쳐!”

하인들과 시녀들도 줄행랑을 치기 시작했으나, 레나는 안색이 파랗게 질려 외쳤다.

“레오! 레오!”

그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봐 덜컥 겁이 난 레나는 발을 동동 구르며 달아나지 못했다.

레오는 영애께서 타신 세 번째 마차 마부석에 앉았다. 레나가 타고 있던 마지막 마차보다 한참 앞쪽이었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병사들이 달아나는데 레오가 보이지 않았다. 도망쳤다면 분명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어야 할 텐데…

‘어떡하지? 아, 이쪽이 아닌가?’

레나는 푸르륵거리는 말 앞을 지나쳐 마차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멀리 레오가 보인다!

말을 모는 마부들이 마차 왼편에 앉으니, 오른편에 자리를 잡았던 레오가 내려온 곳은 마차의 오른쪽이었다.

이쪽은 공간이 다소 비좁았다. 마차들은 대체로 우측통행을 했다.

레오가 검을 주워들더니 여기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레나는 팔을 흔들며 외쳤다.

“레오! 빨리!”

“저리 비켯!”

다급하게 도망치던 병사가 앞에서 걸리적거리는 레나를 확 젖혀버렸다.

밀쳐진 레나는 넘어지는 줄 알고 들어 올렸던 팔로 땅을 짚으려는데… 몸이 붕 뜨는 느낌이 들었다.

“꺄악!”

새파랗게 무서운 강물이 그녀의 코앞에 있었다.

– 풍덩!

차디찬 물에 빠지자 정신이 하나도 없다. 팔다리를 바둥바둥 휘저으며 물과 함께 숨을 삼켰으나 차가운 강물은 레나의 몸을 경직시키고, 묵직한 압력으로 허파의 공기를 빼앗았다.

‘레오! 살려줘! 레오!’

물속에서 꼬르륵거리는 레나는 더는 외치지 못하고 물로 가득 찬 입을 뻐끔거렸다.

그때, 누군가 그녀의 목을 뒤에서 붙들더니 위로 끌고 올라갔다.

“허억!”

공기를 만나 당장 필요한 숨은 몰아쉬었지만, 목줄이 팔꿈치로 붙들려 공포에 질린 레나는 필사적으로 버둥거렸다.

한참의 몸부림이 있은 뒤, 레나를 강변 가까이 끌고 온 사람이 말했다.

“레나! 거의 다 왔어! 일어나! 여기선 땅에 발이 닿을 거야!”

뒤에서 누군가 외쳤지만, 레나는 듣지 못하고 팔다리를 휘젓기를 멈추지 않았다. 등이 땅에 닿는 것을 느끼고서야 정신이 돌아왔다.

“레… 레오?”

“레나, 괜찮아?”

누운 채 탈진해서 헐떡이던 레나가 고개를 젖히자 다급한 레오의 얼굴이 가까웠다. 그는 입술이 파랗게 질리고 머리칼에서 물을 뚝뚝 흘리면서도 그녀의 안부를 먼저 물었다.

성급하게 뺨을 잡고 흔드는 레오. 오래전에 그녀가 계곡에 빠졌을 때 구해줬던 장면과 겹쳐 보였다.

레나는 레오를 덥석 끌어안고 덜덜 떨었다. 정말 무서웠다. 옛날에 물에 빠졌던 이후로 그녀는 몸을 물에 전부 담가본 적이 없었다.

“레오, 고마워.”

경황이 없는 와중에도 그동안 레오에게 쌀쌀맞게 굴었던 것이 미안해진 레나가 울먹이며 말했다.

“미안해. 괜한 의심을 해서… 너 귀가 안 움직였단 말이야. 내가 몰래 써먹고 있었…”

“레나. 미안한데 지금 이럴 때가 아니야. 우리 빨리 도망가야…”

그때, 누군가가 뛰어내리는 듯한 인기척이 들렸다. 깜짝 놀란 레오는 허리춤에 매달린 검을 뽑아 뒤로 휘둘렀다.

– 챙!

감각적으로 휘두른 것이 용케 찌르기를 막았다.

레오의 등을 노렸던 기사는 의외라는 눈빛을 보이던 것도 잠시, 오른손에 들렸던 검 손잡이를 던져 왼손으로 바꾸더니 다시 찔렀다.

“안 돼!”

레나가 레오를 밀쳤다.

엉거주춤 몸을 일으키던 레오는 밀려 넘어지면서 검을 피했으나… 레나가 검을 맞았다. 그녀의 여린 어깨가 쩌억 벌어졌다.

“레나!”

레오가 몸을 벌떡 튕겨 일어나 레나의 앞을 가로막았다. 테르탄 가문의 기사들을 도륙하던 ‘그 기사’가 눈앞에 있었다.

끝이다.

“레나! 도망…”

검을 세워 방어 자세를 취하는데, 기사의 검이 섬전같이 찔러 들어왔다. 아래에서 위로, 그의 검은 레오의 검술을 비웃으며 가슴을 파고들었다.

“커… 억…”

시간이 느려진 것처럼 시야가 잔상을 남기며 흔들렸다.

가슴에 꽂힌 검, 거무튀튀하고 검날이 뭉개진 검신, 붉은 보석과 검 손잡이를 같이 쥐고도 여유로운 커다란 왼손, 손잡이에 양각으로 새겨진 세 개의 푸른 물방울과 음각으로 파인 문자…?!

레오의 눈이 부릅떠졌다.

거지 남매의 목걸이에 새겨진 것과 같은 문양이다!

그렇다면 이 자는…

기사가 검을 뽑았다. 레오의 뚫린 등으로 피가 후두둑 쏟아져 레나의 머리를 덥혔다.

레나는 친구의 등 뒤로 삐죽 돋아났던 것이 다시 쏙 사라지는 것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바라보고는 중얼거렸다.

“레, 레오?”

레오는 앞으로 풀썩 쓰러졌다. 바닥에 깔린 자갈에 찧어 이빨이 깨지는 것이 느껴졌다.

‘레나만… 레나만 살ㄹ…’

[ 레오가 죽었습니다. ]

고개를 돌려 레나를 마지막으로 눈에 담기도 전에 심장이 멈춰버렸다. 어둠이 빠르게 깔리며 메시지들이 튀어 올랐다.

[ 사망하셨습니다. 2/3 ]

[ 업적 : 두 번째 사망 – 플레이어가 레오에게 동화되는 속도가 느려집니다. ]

[ 레나 키우기를 플레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 레나 ]

[ 최종직업 : 가이단 가문의 시녀 ]

[ 결혼 상대 : 미혼 ]

[ 레오 ]

[ 최종직업 : 가이단 가문의 하인 ]

[ 결혼 상대 : 미혼 ]

[ 소꿉친구 엔딩 : 친구의 죽음 ]

– 데모스 마을에서 태어난 레나는 행복한 유년기를… (중략) …시녀로 일하던 레나는 가이단 영애를 따라 콘라드 왕국으로 가던 중, 바르트 경의 검에 죽었다. –

– 데모스 마을에서 태어난 레오는 행복한 유년기를… (중략) …하인으로 일하던 레오는 가이단 영애를 따라 콘라드 왕국으로 가던 중, 바르트 경의 검에 죽었다. –

전번과 같이 레오는 죽어 없어져 버리고 민서의 정신만 허공에 남아 흔들렸다.

그리고, 단조로운 텍스트들과 강변에 겹쳐지듯 쓰러져 죽은 레나와 레오의 사진이 떠올랐다.

레오를 끌어안고 죽은 레나, 그녀는 죽어서도 눈물 흘리며 친구의 뚫린 상처를 어떻게든 덮으려 하고 있었다.

– 우욱!

잠시 발광하던 민서는 그 장면이 보기 괴로워 눈을 돌리고야 말았다. 그들의 죽음을 외면하고, 기능적으로 이번 회차를 되새김질하는 기만을 보였다.

또 실패했다.

이번에는 뭘 해보기도 전에 끝이 났다. 레나를 데리고 여행을 떠나려 시도한 것밖에 하지 못했는데, 열 번째 회차가 끝나고, 사망카운트는 착실하게 2/3으로 올랐다.

이제 민서는 회차 제한보다 사망 횟수가 더 부담스러웠다.

한 번만 더 죽으면 3/3… 벼랑 끝으로 몰린다.

– 우우욱!

그는 서서히 사라지는 사진과 텍스트들을 애써 외면하며 고민을 이어갔다. 죽은 레나와 레오에게 미안하지만, 온전한 민서로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은 지금뿐이었다.

‘이 시나리오는 대체 뭘 하라는 거야?’

거의 대부분의 루트가 막혔다. 레나를 데리고 합법적으로 국경을 넘을 방법이 없다.

공주를 만들려면 {사제} 이벤트가 발생하기 전에 마을을 떠나야 하는데, 허가를 받기 위해 영주성에 들르면… 이런 꼴이 나 버린다.

뭘 어쩌라는 거지?

소꿉친구 시나리오는 가장 자유로워 보이는 만큼 뚜렷하지도 않아서 시나리오의 목적을 알 수가 없었다.

‘거지남매 시나리오는 {혈통}을 되찾는 길이나 있지…’

그러고 보니 이번 시나리오에서 얻은 것이 있기는 했다.

{혈통} 이벤트의 단서를 찾았다.

엄청난 무위를 뽐낸 그 정체불명의 기사는 틀림없이 근위기사였다. 그것도 어린 왕자와 공주를 근접 경호한 기사임이 분명했다.

마지막에 본 기사의 검에 새겨져 있던, 거지 남매 목걸이에 새겨진 것과 같은 문양. {귀족 사회} 정보에 따르면, 물방울 세 개가 그려진 그 문양은 레나와 레오 남매를 상징하는 개인적인 문양임이 틀림없었다. 어쩌면 거지 남매의 어머니를 상징하는 문양일 수도 있고…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잠깐만… 이 시나리오는 다른 시나리오들을 돕는 역할인가?’

민서는 지금껏 소꿉친구 시나리오에서 얻은 능력들을 헤아려봤다.

1회차에서 {사냥} 능력, 2회차에서 {뒷골목의 규칙} 정보, 3회차에서 {귀족 사회} 정보를 얻었다.

모두 다른 시나리오들에서도 요긴하게 쓰이는 것들이었다.

또, 소꿉친구 시나리오는 유일하게 레나를 안전하게 떼어놓을 방법이 제시된 시나리오이기도 했다.

아니, 거의 {사제} 이벤트가 강요되고 있다.

이벤트를 통해 레나를 루테티아로 떠나보내면 레오 혼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

‘레나가 눈치가 너무 빨라서 함께하기 힘드니 그게 맞는 것 같기는 한데… 길버트 포르테, 그 개자식 때문에 레나가 또 쫓겨나잖아!’

그녀가 쫓겨나는 꼴은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다.

민서는 곰곰이 머리를 굴렸다.

거지남매 시나리오에서 길버트 포르테를 어떻게든 처리해 놓을 수만 있다면… 카트리나가 전쟁에서 돌아왔던 것처럼, 그 개새끼도 수도교회에서 등장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사제} 이벤트로 레나를 떠나보내자. 그때부터는 그냥 시간제한이 걸려있다고 생각하면 돼. 레나가 사제가 되기까지 3년은 걸릴 거라고 했으니까, 나는 그동안에…’

[ 레나 키우기를 클리어하지 못하셨습니다. ]

메시지가 성급하게 떠올랐다. 민서의 계획이 세워지기도 전에 메시지는 재시작을 알렸고, 그새 사진과 문자들은 사라지고 없었다.

‘생각 좀 하자!’

[ 레오, 당신은 검술을 한계까지 끌어올린 자의 검을 막았습니다. 그 업적으로 {검술.3v : 바르트류(流)} 능력을 드립니다. ]

[ 다시 시작됩니다. ]

민서의 바람은 무시당했다.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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