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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7

언데드 (2)

창고 안에서 일주일의 시간이 더 지났다.

“따다닥! 따다다닥—!”

‘아아아— 못 해 먹겠네—!’

발상과 방법은 틀리지 않았다.

「아바타」를 이용하던 가락도 있어서,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기어코 언데드를 움직이는 데도 성공할 수 있었다.

휘적휘적—

나는 주저앉은 채로 눈앞에서 팔다리를 허우적거리며 춤추는 좀비 하나를 멍하니 지켜보았다.

그래, 내가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좀비 한 마리가 전부였다.

언데드를 여러 마리 조종하기에는 내 몸 안에 있는 ‘검은 마력’의 총량이 터무니없이 적었다.

육체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힘을 제외한 나머지를 전부 긁어모았는데도 가장 약한 좀비가 한계였다.

하긴, 엘리트라곤 해도 기껏해야 스켈레톤 아닌가.

애초에 지휘관 개체도 아니었고,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마력 친화」 덕분인지 시간이 갈수록 주변의 기운을 흡수해 그 양이 늘어나곤 있지만, 이 정도 성장세로는 어림도 없었다.

‘스켈레톤 마법사였으면 이런 고민을 할 필요도 없었을 텐데.’

의미 없는 한탄을 하며 뭔가 다른 수를 내기 위해 고심하고 있을 때였다.

“찍찍—”

이젠 익숙해진 쥐 한 마리가 스켈레톤들이 서 있는 곳으로 쪼르르 기어가더니 그 발가락을 갉작거리는 게 보였다.

‘저 녀석도 참 부지런하··· 가만? 이거 어쩌면?’

그걸 지켜보던 나는 눈구멍을 빛내며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나, 이빨을 가느라 여념이 없는 쥐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

내가 움직일 수 있는 언데드는 좀비 한 마리였다.

하지만 여기 서 있는 좀비들은 지금 상황에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

그럼 도움이 될 만한 좀비는 무엇이 있는가.

“찍찍— 찌지직—!”

나는 내 손가락뼈 사이에서 바둥거리는 쥐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그동안 풍족한 환경 속에서 태평하게 살아왔을 녀석답지 않게 눈치가 빨랐다.

방심하고 있을 때 쉽게 잡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가까이 다가가기도 전에 눈치채고 도망 다니는 통에 그야말로 악전고투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쥐구멍을 막고 ‘생기 감지’까지 동원해 가며 좀비와 함께 몸을 던졌다.

‘온몸으로 덮쳐서 잡았다고 생각했을 때, 갈비뼈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고 어찌나 억장이 무너지던지.’

결국 쥐가 도망가던 방향에 있던 좀비들로 기습적으로 덮쳐서 간신히 잡을 수 있었다.

본의 아니게 조종 대상을 빠르게 바꾸는 연습을 하게 된 덕분에, 언데드 컨트롤 능력이 더욱 향상되었다.

‘미안하다. 너의 희생은 잊지 않으마. 알프레드.’

제멋대로 이름을 붙인 쥐의 아래턱에 ‘검은 마력’을 담은 손가락뼈를 찔러 넣었다.

언데드가 되며 날카로워진 손가락뼈의 끝이 깊숙이 박혀 들었다.

버둥거리던 알프레드가 천천히 움직임을 멈췄지만, 손가락을 빼지 않고 그 작은 몸에 계속해서 ‘검은 마력’을 주입했다.

그리고··· 멈췄던 몸이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알프레드를 조심스럽게 바닥에 내려놓고, 주변을 빙빙 도는 녀석을 보며 정신을 집중했다.

‘내가 직접 감염시킨 데다가 몸집이 작은 개체라 그런가? 조종하는 게 훨씬 수월하고 연결도 원활한 것 같네.’

이제 훌륭한 동료가 생겼다.

다음번 문이 열렸을 때 내보내기로 하자.

***

기회는 머지않아 찾아왔다.

철컥, 끼익—

“아— 귀찮다. 귀찮아. 이건 왜 매번 해야 하는 거야?”

마침 이번에 창고로 들어온 당번은 투덜이 제피였다.

녀석이 들어오고 문을 닫기 전에 입구 구석에 대기시켜 놨던 알프레드를 탈출시켰다.

주의력이 없는 놈이라서 발밑에 뭐가 지나갔는지도 모르고 언제나처럼 투덜거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진짜 나중에 두고 보자. 내가 나중에 그 늙은이를···.”

구시렁거리는 그를 뒤로하고 빠져나간 알프레드는 조심스럽게 그늘로 이동했다.

알프레드를 조종하는 방법은 제피가 나를 조종하던 방식과는 차이가 있었다.

같은 언데드인 데다 「아바타」를 사용하던 방식을 응용했기 때문인지, 연결이 강해져 어느 정도 감각의 공유까지 가능해진 것이다.

아바타처럼 완벽하지는 않지만 정보를 수집하기에는 이 정도로도 충분했다.

그렇게 알프레드가 부지런히 돌아다녔지만, 아쉽게도 얻은 정보는 많지 않았다.

다른 창고로 추측되는 곳으로 이어지는 길과 밖으로 나갈 수 있을 듯한 통로가 전부.

그나마도 확신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게도 전부 문이 닫혀있어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 이러면 나가린데. 하긴 나름 비밀스러운 장소일 텐데 문 하나 넘었다고 바로 밖에 나갈 수 있을 리 없지.’

하지만 나에게는 곤란할 때마다 도움을 주는 조력자, 제피가 있었다.

“내가 진짜 이런 데서 썩고 있을 인재가 아닌데. 능력도 없는 것들이 뒷배만 믿고 설치니까···.”

마침 내가 있던 창고를 대충 훑어본 제피가 통로로 나오는 것이 보였다.

알프레드는 그림자 속에서 조심스럽게 그의 뒤를 따라 이동했다.

제피는 다른 창고로 향하는 길을 걸으면서도 끊임없이 투덜거렸다.

‘저 녀석은 지치지도 않나. 그나저나 저쪽 창고에는 뭐가 있는 거지? 다른 언데드들?’

철컥—

그가 지하창고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알프레드도 잽싸게 따라 들어갔다.

이 창고 안엔 도대체 무엇이 있는지, 쉬지 않고 구시렁대던 녀석도 이번만큼은 조용히 내부를 살피기 시작했다.

아니, 사실 이 안에 들어서자마자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저 녀석이 왜 저러는지.

‘여기는···?’

내부에는 언데드들이 가득 들어차 있었으나, 그들의 존재감은 잘 느껴지지도 않았다.

창고의 중앙에 그야말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뿜어내는 무언가가 있었으니까.

‘···저기 대체 뭐가 있는 거지?’

좀비 쥐에 불과한 알프레드는 근처에 가서 확인할 수도 없었다.

본능적으로 느껴졌다.

가까이 다가가기만 해도 ‘저것’에게 모든 것을 강탈당할 거리고.

처음 보는 진지한 모습으로 내부를 살피는 제피를 기다리며 입구 쪽에 숨어서 생각했다.

‘저게 놈들이 원하는 것이다.’

언데드들로 둘러싸여 있어 지금 뭘 하는지도, 그들의 목적도 알 수 없었지만.

나쁜 놈들이 하는 짓은 일단 훼방부터 놓고 보는 게 인지상정 아니겠는가?

‘일단 상황을 좀 더 지켜볼까. 아직 ‘제피 찬스’는 끝나지 않았으니까.’

여기저기 살펴보며 무언가를 확인한 그는 서둘러 창고를 빠져나왔다.

“후우, 저긴 진짜 들어갈 때마다 기운이 빠진다니까. 내가 진짜 어쩌다···.”

슬슬 다시 시동을 거는 녀석을 따라 밖으로 나가는 문으로 향했다.

그곳의 문에는 지금까지 보았던 일반적인 잠금장치가 존재하지 않았다.

우웅—

제피가 그 위에 손바닥을 올리자, 기이한 문양이 떠오르더니 문이 스르륵 열렸다.

‘어, 이러면 그냥은 못 나가잖아?’

당황하던 것도 잠시, 문을 나선 그를 서둘러 따라 나갔다.

“어, 나왔냐? 수고했다.”

“그래. 저긴 진짜 갈 때마다 기운이 쭉 빠진다니까. 숙성은 언제 끝나는 거야? 넌 뭐 들은 거 있어?”

문 앞에는 책상을 가져다 놓고 앉아 뭔가를 하는 청년이 있었다.

제피와 마찬가지로 주기적으로 창고를 방문하던 놈이었다.

아마 통로의 입구를 지키던 중이었겠지.

“글쎄, 이제 금방이지 않을까? 요즘 스승님이 매일같이 거기 붙어서 확인하시잖아. 오늘이야 상부와 통신이 있어서 못 오셨지만.”

“그래, 빨리 끝내고 여기서 벗어나고 싶다. ‘불사왕의 파편’이고 뭐고 이젠 지긋지긋해.”

“그건 나도 그래. 그게 있는 창고는 매일 확인해야 하니까.”

알프레드를 책상 밑 그림자에 숨겨 이야기를 훔쳐 들으며, 또다시 도움을 주는 제피를 열심히 응원했다.

“야, 그런데 여기서 이렇게 지키고 있는 것도 웃기지 않냐? 이 문짝에다 건물은 물론이고 마을 전체를 두르는 결계까지 있는데, 누가 여기까지 몰래 들어올 수 있겠어?”

“뭐, 만약을 대비하는 거지. 어쩔 수 없잖아?”

“만약은 무슨. 살아 숨 쉬는 한, 이 몇 겹으로 된 결계를 피할 수 있을 리 없잖아? 시체라면 또 모를까?”

킬킬 웃던 제피는 이내 쉬러 가겠다며 휘적휘적 자리를 떠났다.

‘저 녀석, 혹시 알고 보면 착한 놈 아닐까? 누가 보면 일부러 도와주려는 줄 알겠는데.’

아무튼 이 정도면 작전명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대성공이었다.

협조해 준 제피에게 깊이 감사하며 슬그머니 건물을 나섰다.

마침 바깥도 밤이어서 좀 더 편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알프레드는 밤의 어둠을 가로지르며 종횡무진 마을을 누볐다.

문이 닫힌 건물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알프레드는 전공을 살려 작은 쥐구멍들을 찾아 잠입에 성공했다.

하지만 제피를 통해 얻은 것 이상의 정보는 없었다.

소득이라면 놈들의 수가 마흔 정도 되고, 대부분은 흑마법사가 아닌 그 하수인들이었다는 것일까.

나름 괜찮은 수확에 흡족해하며 이동하고 있을 때였다.

푸욱—!

땅에서 솟아오른 검은 가시가 알프레드의 몸을 관통했다.

“흐음···. 뭔가 했더니만 쥐새끼였구만.”

촌장, 아니 흑마법사 말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젠장, 들켰나?’

“언데드? 흑마법의 기운은 느껴지지 않는데···. 흑마력에 의해 자연 발생한 개체인가? 이게 어디서 나왔지?”

말콤이 다가오자, 나는 슬그머니 알프레드와의 연결을 끊었다.

‘아직 내 존재는 눈치채지 못했어. 이상을 감지하지 못하게 천천히···, 자연스럽게.’

“이상할 정도로 몸에 흑마력이 가득하군. 마법에 의한 건 아닌 것 같은데. 어디서 이렇게 많은 흑마력에 노출된···.”

흐릿해지는 연결 속에서 말콤이 말을 멈추고 짜증이 담긴 한숨을 내쉬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여기서 흑마력이 넘치는 곳은 한 곳밖에 없지. 그래, 오늘 창고 담당이 제라프였던가.”

제피, 많이 도와줬는데 미안!

푸확—!

***

연결이 완전히 끊겼다.

알프레드가 말콤에 의해 완전히 파괴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늘 멋진 활약을 하고 장렬하게 전사한 알프레드를 기리며 잠시 동안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알프레드. 내가 반드시 복수해주마. 그곳에서 지켜봐 줘!’

알프레드의 원수는 말콤이다. 내가 그렇게 정했다.

가슴을 찌르는 양심을 애써 무시하며 이번에 얻은 정보들을 정리했다.

‘제피의 본명은 제라프다.’

음, 쓸데없는 정보였다.

‘놈들이 원하는 건 옆 창고에서 숙성 중인 ‘불사왕의 파편’이고, 말콤이 애지중지하며 살피는 중이다. 언데드는 결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놈들이 ‘불사왕의 파편’으로 뭘 하려는 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최선을 다해 놈들을 엿 먹이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말콤만 따돌리면 어떻게든 될 것 같은데···.’

그래, 방법이야 만들기 나름 아니겠는가.

‘기다려라···. 알프레드의 원수!’

***

제라프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어제 창고 당번이었던 것도 짜증 나는데,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스승에게 대판 깨졌다.

‘아니, 거기서 쥐새끼가 기어 나올 줄 누가 알았겠냐고!’

억울했다.

관리 소홀로 인한 징계로 한동안 자기 혼자 매일 창고를 담당하게 된 것이다.

그날 입구를 지키던 후얀은 같은 기간 동안 입구를 지키는 벌을 받았다.

‘더러운 세상! 뒷배 없는 사람은 어디 서러워서 살겠냐고! 그리고 쥐새끼 한 마리 기어 나온 게 뭐 그리 큰 문제라고! 망할 늙은이 같으니.’

제라프는 평소처럼 입 밖으로 뱉어내지 못하고 속으로만 화를 삭였다.

여기서는 스승이 언제 갑자기 들이닥칠지 몰라 불안했으니까.

철컹! 끼익— 쾅!

뛰다시피 걸어간 제라프는 신경질적으로 창고 문을 열어젖히며 거침없이 내부로 들어섰다.

그리고 문을 닫자마자 평소처럼 대충 넘어가지 않고 눈에 불을 켜고 살폈다.

“거기! 삐져나왔잖아! 제대로 [줄 맞춰 서!] 이 멍청한 것들아!”

줄지어 정렬해 있는 스켈레톤들에게 괜히 짜증을 내며 소리쳤다.

“뭐야? 이건 또 왜 이래! 야! [똑바로 서!]”

한쪽 발목이 잘려 나가 비스듬하게 서 있는 좀비에게 호통을 쳤다.

하지만 비틀거리기만 하고 자신의 명령을 제대로 따르지 못하자, 곧바로 달려들어 걷어차기 시작했다.

“오냐, 너도 내가 우습지? 어? 제대로 안 해! [똑바로 서라고!]”

씩씩거리며 한참을 화풀이하던 제라프는 이내 발길질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곳의 모두가 자신의 명령에 절대복종한다.

만족스러웠다.

이게 옳게 된 세상이었다.

시선을 내려 아직까지 비틀거리는 좀비를 못마땅하게 쳐다보고는 이내 자리를 옮겼다.

“응? 이게 누구야? 그때 그 건방진 놈 아니야?”

그러다 낯익은 형체를 발견했다.

제라프는 킬킬대며 가만히 서 있는 좀비에게 다가가 지팡이로 어깨를 쿡쿡 밀쳤다.

“야, 그때 했던 말 다시 해봐. 응?”

이십 대 초반의 사내로 보이는 좀비는 어떤 반응도 없이 건드리는 대로 흔들릴 뿐이었다.

“왜 말이 없어? 아하! 내가 혀를 뽑았었지 참! 큭큭큭.”

제라프는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미소 지었다.

마침 스트레스가 쌓이던 참이었는데 좋은 배출구가 나타나지 않았는가?

“후우— 그때가 좋았는데. 마을 놈들을 하나하나 사냥할 때 말이야.”

퍼억! 퍽!

그는 좀비를 걷어차며 광인처럼 중얼거렸다.

“특히 네놈이 유독 시끄러웠지. 건방진 소리나 지껄여 대고 말이야. 그때 뭐라고 했더라. 가족들을 건들면 가만 안 둔다고 했던가?”

까득

어딘가에서 작게 이빨 가는 소리가 났지만, 자신만의 세계에 몰입한 제라프는 듣지 못하고 계속해서 상대를 조롱했다.

“킥킥킥, 너한텐 특별히 공을 들였었는데 말이야. 가족들이 울부짖는 모습을 눈앞에서 지켜보기만 할 때, 그 표정이 아주 예술이었지.”

그는 좀비를 향해 스트레스를 배출하며 그때의 광경을 회상했다.

언데드들에게 제압당한 채 혀가 뽑히고 피눈물을 흘리며 자신을 노려보던 청년의 눈동자.

그때 느꼈던 짜릿함을 떠올리며 제라프는 입매를 일그러뜨렸다.

“근데 뭐 어쩔 건데? 그렇게 지키고 싶었던 가족들은 어디다 두고 혼자 여기 서있···.”

콰직—!

섬뜩한 소리와 함께 핏물이 튀었다.

어느새 기척 없이 뒤에 다가온 해골이 제라프의 한쪽 어깨와 머리를 붙잡고 목덜미를 물어뜯은 것이다.

“끄흐—! 뭐야 이건?!”

갑작스러운 공격에 상시 두르고 있던 마력 방벽이 깨져나갔다.

하지만 그 덕분에 순간적으로 고개를 돌려 목덜미가 완전히 뜯겨 나가는 것은 피할 수 있었다.

퍼엉!

제라프는 곧바로 전신으로 흑마력을 내뿜어서 등에 매달려있는 해골을 떨쳐냈다.

그리고 피가 줄줄 흐르는 상처를 한 손으로 막으며 빠르게 물러서 습격자를 확인했다.

“스켈레톤? 이게 갑자기 어째서?”

하지만 당황하고 있을 겨를이 없었다.

뒤로 나가떨어졌던 스켈레톤이 벌떡 일어나 다시 달려들고 있었으니까.

“큭··· [멈춰!][멈추라고!]”

스켈레톤은 들리지 않는다는 듯 제라프의 명령을 무시하고 짓쳐 들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기습당해 부상을 입었지만, 제라프도 명색이 흑마법사였다.

상대가 언데드인 것을 보고 반사적으로 명령어를 사용했지만, 통하지 않더라도 대응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다.

상대가 눈앞의 스켈레톤 하나뿐이었다면.

콰악—

마법을 사용하려던 순간, 입안에 무언가가 들어오며 목에서 극렬한 통증이 느껴졌다.

어느새 등 뒤로 다가온 좀비가 자신의 손을 제라프의 입안에 쑤셔 넣으며 반대편 목덜미를 물어뜯고 있었다.

마력 방벽도 없는 상태에서 가해진 치명적인 공격에 정신이 흐트러지며 준비하던 마법이 취소되었다.

패닉에 빠진 제라프는 이내 초점 없이 죽은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쳤다.

방금 전까지 자신이 비웃던 좀비였다.

죽는 그 순간까지 가만두지 않겠다며 노려보던 눈이었다.

마력 방출은 연달아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었고, 전방에는 이제 코앞까지 달려든 스켈레톤이 아가리를 벌리고 있었다.

제라프의 두 눈에 공포가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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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My Alter Ego is Becoming A Giant, 내 분신이 거물이 되어간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Horror of the Continent: The Immortal King Brings Despair, While the Light Knight Defies the Divine Will. In an era of chaos, numerous heroes emerge, striving to navigate the tumultuous land. However, amidst this turmoil, sudden and enigmatic forces make their appearance on the continent. Little did they know, it was all me. …To be precise, they were my alter egos sent to this other world. #Unintentionally becoming the villain of the world. #Somehow, I become both the demon king and the hero. #One person, multiple ro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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