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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73

아카데미의 무기복제자 73화

22장 기말고사(2)

아텐과 퀴니에는 서로의 거리를 좁히면서 사방에서 기어 올라온 골렘을 경계했다.

[후후, 너희들은 선생님의 함정에 걸려든 거라구? 하긴 걸려들 수밖에 없었겠지만!]

빈키스는 상당히 기분이 좋은 모양이었다.

비싸게 산 로봇을 처음 만져보는 어린애의 심정과 비슷할 것이다. 실제로 별로 다르지 않고.

아텐과 등을 맞댄 퀴니에가 프론디어에게 외쳤다.

“프론디어! 네가 상대했다는 골렘이 이거야?”

“조금 다르게 생겼습니다. 아마 개선판이겠죠. 창 말고 다른 무기를 든 애들도 보이고요.”

이 둘은 골렘을 상대해 본 적이 없지만, 딱 봐도 쉬워 보이지 않는다.

듣기로는 퀴니에는 골렘에 앗지에의 기술을 접목시켰다고 하는데, 그 말이 사실이라면 상당한 난적이다.

[후후, 이번 앗지에 Mk. 2는 말이지. 앗지에의 주특기 기술 말고도 그가 사용하는 창술의 기본 원리에 집중해서,]

콰득!

그런데.

그런 둘의 긴장을 끊어내는 것 같은 과격한 소리가 들렸다.

프론디어의 눈앞, 에드윈을 이고 있던 골렘의 머리에 검 하나가 꽃혀 있었다.

장식이 없는 단조로운 검은, 그럼에도 어딘가 고풍스럽고 옛날 방식을 느끼게 했다.

‘저 검은……!’

퀴니에가 눈을 부릅떴다.

그녀는 저 검의 정체를 안다. 유명한 귀족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그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킨 검이니까.

‘그람이다!’

그람을 어떻게 프론디어가 갖고 있지?

꺼내는 과정은 주변 골렘을 신경 쓰느라 제대로 보진 못했지만, 지금 골렘의 머리에 그람이 꽂혀 있는 건 확실하다.

‘로아흐의 가주가 그람을 프론디어에게 줬다고?’

퀴니에가 알고 있는 정보로 프론디어는 로아흐 가문에서 내놓은 자식이다.

가주 앙페르는 오로지 앗지에를 위해서만 모든 노력을 다한다고 들었는데.

그건 사실 거짓 정보고, 프론디어에게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부욱, 프론디어는 골렘에게 꽂은 검을 사선으로 그었다. 억지로 뽑혀 나온 검에 골렘의 면상은 원본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뜯어졌다.

[야! 프론디어! 너 이게 무슨 짓,]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프론디어의 검은 이번엔 골렘의 목을 완전히 날려버렸다.

참 성실하게도 그 위에서 천천히 기울어가는 에드윈을, 프론디어가 받았다.

“그냥 착지하시면 되잖아요.”

“인질이라서.”

이 정직성 또한 캐릭터의 발현인가. 프론디어는 쓰게 웃으며 에드윈을 퀴니에에게 맡겼다.

“우선 인질의 안전부터. 아텐과 퀴니에 선배는 인질을 데리고 피해 주세요.”

“너는 어쩌게?”

“인명 구출 다음에는, 마물을 처리해야죠.”

그 말에 퀴니에가 프론디어를 미심쩍은 눈으로 보았다.

“……너 혼자서?”

“네. 그게 가장 좋아요.”

[야! 누가 그냥 보내준대?!]

그때 근처의 골렘 중 하나가 다시 빈키스의 목소리를 내었다. 하나가 망가지면 다른 골렘으로 이전되는 모양이었다.

주르륵, 프론디어가 쥐고 있던 ‘그람’이 액체가 되어 흘러내렸다. 프론디어는 숨길 생각도 없었다. 그 모습을 퀴니에가 멍하니 보았다.

저 액체도 본 적이 있다. 가짜 미스틸테인의 정체였던 그거. 뭐라더라, ‘점탄성’을 가진 금속이라고 했던가.

“저는 선생님들 모두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지만.”

프론디어는 그간 많은 성장을 했으나, 콘스텔의 교사들에 비하면 아직 수준 미달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빈키스에 한해.

소환과 골렘 연성을 주로 하는 빈키스라면, 프론디어는 상대할 수 있다.

그는 거의 모든 마물의 공격 패턴을 알고 있으니.

“잘만하면, 저는 빈키스 선생님의 천적이 될 수 있어요. 그러니 가요.”

“……좋아.”

퀴니에는 의심을 완전히 거두진 못했지만, 아텐과 함께 에드윈을 데리고 걸음을 옮겼다.

물론 이게 실전이었으면 절대로 프론디어를 두고 가진 않겠지만, 상대는 선생님이니까.

설마 프론디어를 죽이겠어?

[누가 보내준댔냐고!]

그 앞을 골렘 두 기가 막아섰다.

퀴니에가 부채를 들었다. 대부분의 골렘의 시선을 프론디어가 끌어준다면, 그녀의 실력으로 억지를 쓴다면 돌파할 수 있을 터.

“메노소르포.”

그런데 그조차도 필요 없다는 듯.

프론디어가 무언가를 읊고 난 직후, 아텐과 퀴니에의 눈앞에 창 두 개가 허공에서 생성되더니.

콰곽, 콰득, 하면서, 각각이 골렘의 머리와 심장부를 꿰뚫었다.

그걸로 끝인 듯, 두 골렘은 허무하게도 쓰러졌다.

“……뭐, 뭐가, 이게,”

“가요.”

부드럽지만, 단호한 프론디어의 한마디.

퀴니에와 아텐은 당황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인 뒤, 에드윈을 데리고 달렸다.

[프론디어, 꽤 건방져졌다? 학업 중에는 쥐죽은 듯이 살더니. ‘인간늘보’는 어디 갔어?]

건방지다.

확실히 그랬다. 지금까지의 프론디어와는 달랐다.

모든 공격 수단의 출발점인 직조. 물질을 만들어내는 원천인 흑천. 거기에 메노소르포까지.

지금까지와 달리 프론디어는 숨기지 않고 보여주었다.

……파문이 ‘프론디어 드 로아흐’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가.

생각할 것도 없다.

단순히 스펙업의 실패를 넘어선, 레이스에서의 탈락.

이 세계를 지켜낼 가능성 따위 제로에 수렴하고, 그 결과는 마물에게 도륙당하는 인류의 참혹한 결말뿐이다.

즉 이 실기에서 ‘적당한 결과’ 따위는 고려할 수순이 되지 못했다.

그렇기에.

“양해해 주십시오.”

프론디어는 자신의 주위에 소검 네 개를 구현했다.

사방에 띄워진 4개의 검이, 팽이처럼 빙빙 돌았다. 한눈에 봐도, 저기에 닿았다간 그냥 끝나지 않는다. 그게 설령 빈키스가 자랑하는 골렘이라도.

콘스텔에서 알고 있는 ‘프론디어’의 인식을 살짝만 바꾸자.

실제 전력은 아니더라도, 전력이라 생각할 정도는 되게끔.

“그 별명이 좀 지겨워졌거든요.”

* * *

프론디어가 아텐과 퀴니에를 보내고 혼자서 빈키스를 상대하는 동안,

아스터 쪽은 상당히 다른 분위기가 전개되고 있었다.

‘……피해자 역은 어디 있지?’

아스터는 제인 교사가 있는 곳을 은폐한 채로 보고 있었다.

엘로디 덕에 ‘마물 역’인 선생님의 위치를 발견했으나, ‘피해자 역’인 학생이 보이질 않았다.

제인은 가만히 서서 여유로운 얼굴로 주변을 보고 있었다.

‘공격해야 해.’

아스터는 생각을 정했다.

만약 이것이 실제 상황이었을 경우.

아스터는 마물을 발견했고, 마물은 아직 아스터를 인지하지 못한 상황.

단번에 포위해 마물을 처리하는 것이 옳다.

설령 이 어딘가에 있는 피해자 역할이 인질이 된다고 해도, 이 거리라면 그보다 아스터가 빠를 터.

엘로디와 테오는 각각 다른 위치에서 제인을 포위하고 있다. 아스터가 돌격의 선두에 서기로 미리 정해두었다.

‘좋아. 너무 화려하니까 은폐는 포기하게 되겠지만.’

신력 개방

빛과 정의의 주관

발두르

아스터는 신력 개방과 동시에 돌격했다.

하얀 빛을 몸에 두른 아스터의 질주는 사자를 연상케 했다.

허나.

“멈춰라. 아스터.”

그 목소리는 제인이 낸 것이 아니었다. 아스터의 오른쪽에서 들렸다.

물론 그 말 따위로 멈출 아스터가 아니었다. 하지만 누가 그리 지껄였는지 아스터는 확인이라도 하려고 곁눈질했다.

그리고 아스터는 멈췄다.

“……뭐죠 이게?”

아스터는 진실로 어이가 없어 그렇게 물었다.

그가 바라본 눈앞에는 앗지에가 있었다.

제인 하나로도 쉽지 않을 미션인데, 앗지에까지.

게다가 앗지에는 그 품에 테오를 잡고 있었다.

아스터와 같은 팀이었던 테오가 한순간에 인질이 되어버렸다.

“왜 그러나.”

앗지에는 무감한 눈동자로 말했다.

“마물이 하나 더 늘어났을 뿐이야.”

아스터는 앗지에의 말을 듣고,

그야말로 헛소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 * *

“그러니까, 처음부터 계산되어 있었다?”

“그렇죠. 각 팀들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교사들은 뻔히 알고 있으니까.”

에든 하멜롯의 질문. 답한 것은 엘린이었다.

에든이 엘린을 인턴으로 데려간 이후, 이 둘은 사제와 비슷한 관계가 되어 행동을 같이하고 있었다.

“그래서 교사들은 의도적으로 각 팀마다 가까운 위치에 배치되어 있어요. 그 팀이 상대할 때 가장 어려울 만한 교사가 ‘마물 역’인 거죠. 즉 지금 학생들은 저마다의 ‘가상의 천적’을 상대하는 거예요.”

“그래서 경보가 동시에 울리는 거군. 1학년 팀들이 자연히 서로 거리가 벌어지게끔.”

“그렇죠. 뭐 어차피 실기는 경쟁이니까 1학년들이 갑자기 동맹을 맺을 리는 없지만요. 가장 가까이서 울린 경보부터 해결하고 바로 다음으로 나아가자. 이게 1학년들의 생각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현실은, 단 하나의 미션도 해결할 수 없는 거로군.”

엘린의 설명을 듣고 에든은 감탄하면서도 콘스텔의 악독한 성격에 혀를 내둘렀다.

보다 많은 경보를 해결하는 팀이 높은 점수를 차지하는 것처럼 해놓고, 정작 학생들이 해결하는 건 불가능한 과제를 제시한다.

즉, 이 실기는 사실상 학생들이 실패하기로 되어 있다.

‘실패’를 가르쳐주려는 것이 애초의 목적.

“자네는 이런 걸 어떻게 알지?”

“당해봤으니까요. 작년에.”

“그럼 자네도 실기로 받은 임무에 실패했다는 건가?”

“성공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애초에 불가능하게 만드는 게 목적이었으니까요.”

그렇게 말하는 엘린은 평온했다. 그 모습에 에든이 물었다.

“분하지 않나? 교사들이 학생들을 속였고, 억지로 패배하게 만들었는데.”

“그렇지만, 덕분에 강해졌습니다.”

과연. 이것이 엘린 에반스의 심성인가.

엘린은 콘스텔 덕에 본인이 강해졌다 하지만, 아마 그녀를 강하게 만든 가장 큰 힘은 그녀 자신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거기서 묘한 의문이 든다. 에든이 물었다.

“그럼 지금 1학년 팀에 스카웃 된 상급생들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얘기야?”

“예. 스카웃 된 상급생들도, 인질 역인 상급생들도 전부 알고 있습니다. 모르는 건 패배를 맛볼 1학년들뿐이죠.”

“……잔인한걸.”

“그래도 상급생들은 최선을 다해 1학년들을 도울 거예요. 에든 씨 말처럼 그때의 일을 분해하는 상급생들이 많고, 그들의 입장에서 ‘스카웃’은 ‘리벤지’의 다른 말이죠.”

다만 1학년이 패배하기로 된 미션이라는 사실은 발설 금지다.

그것만 지킨다면, 상급생들은 얼마든지 1학년들을 도울 수 있다.

“그러면 아스터 팀에 앗지에가 제인과 한 팀이 된 것 또한 그런 이유에서군.”

“예. 물론 제인 선생님 혼자서도 가능할 겁니다. 하지만 그 말씀대로 저 둘은 뭔 일을 터트릴지 모를 저력이 있기에, 한 사람 더 준비한 거죠.”

그래서 앗지에와 제인이 한 팀.

이쯤 되면 난이도의 개념조차 아니다. 에든이 쓴웃음으로 말했다.

“그렇게 간단히 말하기엔, 추가된 사람이 너무 강력해 보이는데.”

“학생들에게 절망을 주는 것이 목적이니까요.”

그 말대로 스크린에 비친 아스터 팀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테오는 앗지에에게 기습을 당해 인질이 되었고, 인질이 있는 상황에서 엘로디의 전력은 반감한다.

아무리 아스터라 해도 혼자 앗지에와 제인의 상대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을 터. 게다가 앗지에는 인질까지 잡고 있으니.

“즉 아스터에게 확실한 실패를 주기 위해서는 저 정도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본 거죠.”

“그렇지. 그래도 덕분에 콘스텔의 교사들이 간과한 게 있군.”

“간과했다고요?”

“저기 있는 1학년들 중 단 한 명, 아직도 실력을 숨기고 있는 학생이 있잖아?”

“……아.”

둘은 스크린을 주목했다.

지금은 아스터와 앗지에의 대치 상황에 쏠려 스크린 화면이 집중되어 있다.

허나 이 스크린에 보이지 않는 어딘가.

아스터와 엘로디의 팀 업보다 더한, 교사들이 상정하지 못한 ‘이변’이 있다.


           


The Academy’s Weapon Replicator

The Academy’s Weapon Replicator

AWR, 아카데미의 무기복제자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Etius, a game that no one has cleared. [GAME OVER] The moment all possible strategies failed, “Student Frondier ?” I became an Extra in the game, I became Frondier! [Weaving] •Saves and replicates images of objects. However, it is an illusion. All I have is the ability to replicate objects as virtual images! [Main Quest: Change of Destiny] ? You know the end of humanity’s destruction. Save humanity and change its fate. “Change the fate with this?!” Duplicate everything to carve out my dest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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