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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74

74화 아잇-싯팔!

용궁 게이트가 발견된 지 14시간. 헌터 협회는 빠르게 용궁 게이트 공략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용궁 게이트 공략은 국가의 중대사. 헌터 협회장 윗선에서도 신속한 명령이 내려졌고, 바다 한가운데 게이트를 공략하기 위해 군함이 동원되었다.

경상도 동해항 제1함대 헬리콥터 착륙장. 국군의 블랙호크 헬기들이 로터 블레이더를 맹렬히 회전하며 안착한다.

그곳에서 내리는 이들은 군인들이 아닌 민간인으로 보이는 일련의 무리들이었다.

“내리셔도 괜찮습니다, 폐하.”

가장 먼저 내린 것은 헌터협회의 김진수 과장과 한하리 대리. 두 사람은 깍듯이 레온을 모신다.

그 뒤로 이용완과 불새길드 헌터들, 만신전의 생도들이 차례차례 내렸다.

“괜찮은 탈것이다. 서너대 정도 갖춰둬야겠어.”

‘군용 헬기를? 택도 없는 소릴…….’

“협회장님 통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넉넉히 여섯 대면 괜찮을까요? 저희가 미리 말씀 못 드려서 죄송할 따름입니다.”

‘허락해주는 거야?!’

이용완은 수백 억짜리 군용 헬기를 떡하니 내주겠다는 김진수 과장의 말에 아연실색했다.

‘김진수 과장의 독단이 아니야. 위에서부터 전폭적인 지원 명령이 내려진 거야.’

고작 과장급이 헬리콥터를 움직일 권한이 있을 리가.

협회장의 깍듯한 대처를 볼 때, 오강혁 협회장이 레온이 원하는 거라면 뭐든 들어달라고 한 게 틀림없다.

“폐하, 이 모델은 조금 구형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얼마 안 된 새끈한 신형모델이 있는데요. 수리온이라고… 별 건 아니고 수령 받으시면서 기념사진도 좀 찍으시고 덕담 한 마디 해주시면──”

‘얼씨구?’

“되었다. 짐은 외제가 좋더구나. 그 커다란 치누크인가 하는 것 말이다. 말도 태울 수 있으니 금상첨화 아니냐.”

“예에…….”

시무룩해진 김진수 과장의 어깨를 토닥이는 하리.

만신전 길드와 불새 길드는 곧장 1함대 사령부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미리 연락을 받은 건지 사령관을 비롯해 함장들, 그리고 부사관들과 사병 수백 명이 일제히 도열해 있다.

“충성! 대한민국 해군 제1함대 사령부에 오신 것을 환영 드립니다!”

“레온 드라고니아 라이온하트 폐하를 뵙습니다!”

-빰빠라밤~ 빰빰빰! 빰빠라밤~!

요란하게 울리는 축가와 환영. 아무리 현대 지구에서 헌터를 반쯤 영웅 취급한다지만, 민간과 군대의 구분은 있었다.

적어도 50개국으로 찢어진 대륙이나 헌터 독재국가가 아니고서야 제정신 박힌 선진국에서 이런 환대를 하는 경우는 없다.

“흠, 그대가 이 기지의 사령관인가.”

“예! 1함대 사령관 최재성 중장입니다!”

사령관 최 중장은 사전에 철저한 주의를 들은 덕에 레온 앞에서 무례를 저지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이렇게 깍듯이 대하는 건 단지 명령 때문은 아니다.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폐하! 제 손녀가 데메라 여신님의 작물을 먹고 백혈병이 나았습니다. 괜찮으시다면 감사를 전해주셨으면 합니다.”

최재성 중장의 손녀는 오랜 시간 백혈병으로 죽을 날만 기다리던 시한부 환자였다.

하지만 축복받은 작물을 섭취하고 백혈병이 나은 손녀를 보며 그는 눈물을 흘리며 처음으로 신을 추앙했다.

“그런가. 여신의 은혜를 받고 감사한다면 그대 또한 나의 형제다. 늘 감사하고 그분을 경배하라.”

“영광입니다!”

레온이 지구에 온 지도 어느덧 3개월. 그의 영향력은 이 나라 곳곳에서 영향력을 뻗치고 있었다.

“그럼 이번 작전에 대한 브리핑을 하기 전에 함께 싸울 연합군을 소개토록 하겠습니다.”

최 소장은 기지를 방문한 헌터들을 한 공동 체육관으로 데려갔다. 다소 작은 동해항 시설 중에선 가장 큰 곳으로 수백 명의 인원을 채울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

그곳에서 만신전과 불새를 기다리고 있던 건 각양각색의 외국인들이었다.

“미국 공략대입니까?”

이용완의 질문에 최 중장이 으쓱거리며 대답했다.

“네, 해군 항공대 수송기를 타고 직빵으로 날아왔다더군요. 희한한 일입니다.”

최 중장의 말대로 이상했다.

용궁 게이트는 동해상에 발생한 게이트다. 이 바다에 엮인 인접국가는 한국과 일본.

미국이 아무리 한국의 군사동맹국이라지만, 굳이 공략대까지 파견할 필요가 있었을까? 당장 한국과 일본이 헌터 재원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말이다.

“해자대는 사세보에서 출발한답니다. 그쪽도 꽤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모양이더군요.”

여전히 미국의 참전은 이해가 되질 않았지만, 대충 넘어갈 수밖에. 어쨌든 한미일 연합 공략대에서 S급만 두 명씩 파견한다 하니 전력이 부족할 일은 없겠지.

한국 헌터들 앞에 훤칠한 금발 머리 사내가 다가온 것이다.

레온과 마찬가지로 금발에 벽안이지만, 사내의 분위기는 귀족 청년보다는 학자에 가까운 분위기다.

“어?”

“레이날드 쉘먼?!”

그를 알아본 한국 헌터들이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무려 미국 마탑주가 아닌가?

이런 거물이 어째서 한국에?

레이날드 쉘먼이 자신을 향한 반응을 보고는 씨익 웃었다. 그는 자신만만하게 자기소개를 시작한다.

“반갑습니다, 코리아 헌터 여러분. 저는 이번 게이트 공략을 위해 초빙된 마탑주 레이날드 쉘먼──”

뚝 끊기는 소개. 레이날드의 동공이 떨렸다. 그의 시선 끝에는 저와 마찬가지로 금발벽안의 사내에게 향하고 있었다.

“FUC──”

* * * *

[지금 당장 한국으로 가랏!]

미국 마탑지부 최상층. 마탑주의 집무실에 고이 모셔진 지혜의 보옥은 느닷없이 그런 소릴 했다.

“한국… 말입니까?”

[그랫! 그곳에서 네가 해야 할 일이 있닷! 너 혼자서는 안 되니 나도 함께할 거닷!]

“…….”

레이날드는 지혜의 보옥이 하사해주는 지식에 매료되었다지만, 한국으로 가라는 말에는 대답을 망설였다.

이미 지난번에 한 번 가봤다가 ‘공포적인 존재’를 마주한 탓이다.

“그… 레온──”

[이 새꺗! 재수 없게 그 이름을 입에 올리지 마랏! 젠장! 귀를 청소해야겠엇!]

어느새 두 사람 사이에서 이름을 말해서는 안 되는 그자가 되어버린 레온.

‘이렇게 발작할 거면서…….’

왜 한국에 가라는 건가? 언행이 앞뒤가 안 맞지 않나.

그 의문을 읽었는지, 지혜의 보옥이 안심하라는 듯 말을 걸었다.

[걱정하지 마랏. 악마의 마기를 완전히 감출 수 있는 아티팩트 제조법을 알려주맛. 재료만 있으면 너도 만들 수 있닷.]

“그, 그렇습니까?”

그것만 있다면 사자심왕의 감지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이 말인가?

“무엇으로 만들면 되겠습니까?”

[유니콘의 뿔, 봉황의 날개깃털, 용의 발톱조각──]

유니콘의 뿔 싯가 34억. 봉황의 날개깃털 싯가 21억. 용의 발톱조각 매물 없음. 그 외에도 최소 유니크, 레전더리 등급의 재료 아이템들이 가득.

“……위대한 존재시여?”

[읎냣?]

“당장 구할 수 있는 아이템들이 아닙니다…….”

[그럼 어쩔 수 없짓. 좀 열화판이긴 하다만, 이거라면 쉽게 만들 수 있을 거닷!]

지혜의 보옥은 위대한 지식의 보유자답게 즉석에서 해결법을 만들어냈다. 이런 걸 보면 전임 지혜의 보옥 담당악마보다도 유능하다고 할 수 있다.

“확실히 이거라면 마탑의 창고에서 즉각 재료를 조달할 수 있을 겁니다! 역시 대단하십니다, 위대한 존재시여!”

[그래도 열화판인 만큼 내구성이 좋지 못하닷. 하지만 뭐… 한국이 아무리 작은 나라라도 거길 간다고 무조건 만나겠냣.]

“그렇고 말고요. 한국에 헌터가 이름을 불러서는 안 되는 그자뿐인 것만도 아니고 말입니다.”

[크캬캬캿! 내가 불운 하나는 타고났짓!]

두 똑똑한 악당들의 추론은 너무나 합리적이다. 한국에 헌터가 레온만 있는 것도 아니고 한국에 간다고 바로 그를 만난다는 확률이 얼마나 되겠는가.

허나, 때로는──

“예의를 갖춰라, 주문쟁이.”

불합리 그 자체인 존재도 있는 법이다.

[아잇-싯팔!]

* * * *

레온을 마주친 레오날드와 지혜의 보옥은 이 불합리한 불행에 달달 떨었다. 레이날드는 서둘러 지혜의 보옥에게 지혜를 빌리고자 했다.

‘어, 어쩝니까, 위대한 존재시여! 코앞에! 코앞에 있습니다아아?!’

[지, 지지지지지지진정해랏! 저 새끼 성깔이었으면 보자마자 노빠꾸로 목부터 잘랐을 거닷! 아직 안 들켰엇!]

그렇다. 지혜의 보옥이 사전에 미리 준비해둔 아티팩트. 설마 한국에서 마주칠까 싶었지만 최소한의 보험으로 만든 마기를 억눌러 숨기는 반지 형태의 아티팩트가 있었다.

‘여, 여윽시 위대한 지혜의 대악마십니다! 믿고 있었습니다!’

그때였다. 레이날드가 제 생명줄인 마법의 반지를 문질거리던 그때, 사륵사륵 하고 반지가 닳아가는 것이 느껴졌다.

‘위대한 존재시여어어어어어!!!!!’

‘끼에에에에에에에엑! 진정해라아아앗! 놈의 성력에 반발해 마모되고 있는 거다아아아아앗!!’

레이날드는 괴성을 지르는 지혜의 보옥에게 당신부터 진정하란 말도 못 했다. 유일한 생명줄이 실시간으로 닳아가고 있으니 그럴 수밖에.

[이, 일단 물러낫! 빨리 떨어졋! 놈의 성력에서 멀어지는 거닷!]

레이날드는 인생 최대의 기지를 발휘하며 차분한 표정을 연기했다.

“바, 반갑습니다, 폐하. 먼 나라에서도 폐하의 위명은 드높지요. 꼬, 꼭 한 번 뵙고 싶었습니다.”

레이날드는 악수를 건네려다 만약 피부를 접촉했다 들킬 염려에 망설이고 말았다.

‘젠장! 이러면 의심을 살 텐데!’

레이날드가 불안한 기색으로 레온을 힐깃거렸지만, 그는 오히려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 것이다.

“제 주제를 잘 아는 주문쟁이군.”

대체 어디서 흡족한 포인트를 짚은 걸까?

레온이 그를 지나쳐 제 자리로 향하고 레이날드는 달달 떨리는 잇몸을 겨우 진정시켰다.

‘튀, 튀시죠. 위대한 존재께서도 동의하시리라 믿습니다!’

[아, 안 됌마… 이거 중요한 일이얏. 해, 해야 됏…….]

‘목숨보다 중요한 겁니까?!’

[위, 위에서 내려온 지시닷. 이 게이트에 들어갈 수밖에 없엇…….]

마더 뻑! 왜 지혜의 보옥에 이런 짬 낮은 대악마가 붙어가지고!

레이날드는 욕설을 삼키며 얌전히 브리핑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 * * *

하리는 협회의 직원으로서 브리핑 받은 정보를 열심히 정리했다.

이번 공략대에는 자신이 참여할 수 없으니 최대한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전해주기 위해서다.

“으으… 폐하도 참… 군함에 여자가 타면 절대 안 된다고 하시니…….”

레온을 흠모하는 최 중장이었지만, 배에 여자를 태우면 부정 탄다는 말에는 알쏭달쏭한 표정을 지었다.

그가 애써 ‘중세 사람이면 무, 문화적 차이로 그럴 수도 있지…….’라고 넘긴 것이 그나마 다행인 점일까.

이번 작전에 쓰일 광개토대왕함에는 원래부터 여자 승무원이 없다.

해군은 한정된 공간에서 최대효율을 뽑아야 하니 여군용 화장실과 침실을 따로 준비할 수 없었기에 애초부터 여자 수병이 없었다.

“만약을 대비한 비상식량하고… 불 없이 조리할 수 있는 전투식량하고…….”

이것저것 챙기려 동해항의 물자보급창고로 향하던 와중이었다.

해군 경비병들이 지키는 보급창고 앞 큼직한 배낭을 실은 헌터가 보였다.

“어? 구대성 헌터님?”

“한 대리님?”

구대성과 마주친 하리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헌터님이 왜 짐을 나르고 계세요? 이런 건 저희가 해야…….”

“아, 아닙니다. 이런 잡일이라도 해야지요.”

구대성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건 아니었다. 본래 만신전에서 잡일은 맨앳암즈들이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구대성은 이제 입장이 다르지 않은가.

“헌터님은 이제 기사 생도시잖아요. 폐하께서도 굳이 헌터님께 잡일을 시키시진 않으셨을 거예요.”

“저 같은 게 무슨…….”

구대성은 손사래를 치며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생도로 합류한 뒤, 며칠 정도 그들과 함께 훈련했지만, 구대성은 생도들 사이에서 겉돌고 있었다.

나이도 나이이거니와 무엇보다 약하다. 병사인 그가 왜 기사 생도로 뽑힌 건지 알 수 없다는 생도들이 속출했다.

누구도 감히 레온의 권위에 도전할 수 없었으니 자연스레 그 의문은 대성에게로 향했다.

“고작 망치 조금 들었다고 과분한 취급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아요!”

하리가 대성을 격려했다.

“저도 그 망치 들어봤는데, 정말 조금도 못 움직였는 걸요. 천 명이 넘는 도전자 중에 구대성 헌터님만 성공한 일이라구요. 일종의 여신님의 선택? 그런 걸 받은 거죠!”

“제가 말입니까?”

여신의 선택을 받았다는 말에 정색하는 대성. 그럴 만도 했다.

“그럴 리가 없습니다.”

“아니, 왜 그렇게 확신하세요?”

“그야 전… 다른 생도들보다 훨씬 약하고, 나이도 있고, 딱히 신심이 깊지도 않은데…….”

대성은 슬쩍 하리를 힐깃거렸다.

한하리. 한국 최연소 A급 헌터.

눈부신 재능을 가진 천재이면서 10대 길드의 스카웃 제안에도 묵묵히 자신의 소신대로 협회로 간 젊은이.

하리와 자신은 다른 세상 사람이다. 대성은 그것을 너무나 잘 알았다.

“애초에… 정말로 여신님의 선택을 받았다면 망치가 들렸겠지요.”

구대성이 망치를 가장 높게 들어 올렸다는 건 안다. 하지만 그건 망치를 공개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이다.

꽤 많은 헌터들이 망치를 움찔거리는데 성공한 것만 봐도 가능성이 있는 이들은 지천에 널렸다.

자신은 그저 운 좋게 먼저 망치를 들 기회가 있었을 뿐이리라.

“구대성 헌터님, 헌터님을 생도로 올린 건 폐하이시죠?”

“그, 그렇습니다만?”

“그럼 폐하는 헌터님의 고민을 듣고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요?”

하리는 배낭을 내려놓고 짐짓 근엄한 척 콧김을 내뿜더니 누군가의 성대모사를 시작했다.

“이런 처어언한 놈이 감히 본왕의 선택을 의심해? 네놈이 무슨 자격으로 여신의 의중을 재려든단 말이냐. 시키면 시키는 대로 훈련이나 받을 것이지!”

“어, 어음… 한 대리님. 저기…….”

“가만 있어보세요! 폐하라면 또 이렇게 말했겠죠. 안 되겠다~ 네놈이 몸이 편하니 이리 생각이 많은 게야. 앞으로 훈련 네 시간씩 추가다! 라~떼는 말이야. 잠도 안 자고 훈련을 했다 이말이야!”

하리는 자신의 성대모사를 듣고 있는 구대성이 말없이 제 어깨너머를 보고 있단 걸 발견했다.

“…….”

“…….”

잠시간의 침묵. 하리는 파르르 떨리는 동공을 멈추지 못하며 입술을 열었다.

“제 뒤에 계시죠?”

끄덕.

그리고 다 지껄였냐는 듯 등 뒤에서 들리는 차가운 목소리.

“이런 발칙한 것을 보았나. 천한 것이 왕의 본의를 제멋대로 추측하고 흉내를 내?”

“히익…! 죄, 죄송합니다! 죽여 주시옵소서!!”

납짝 엎드리는 하리. 레온이 그런 하리를 빤히 내려다봤다.

‘크, 큰일이야!’

하필 성대모사를 할 때, 뒤에 있을 게 뭐람!

레온에게서 내려질 질책에 파르르 떨던 하리는 곧 들려온 목소리에 움찔거렸다.

“쯧쯧, 어쩌다 이런 것이 그분의 은총까지 받는단 말인가.”

“예?”

영문을 알 수 없는 말에 하리가 고개를 살짝 들어올렸다.

“한하리.”

“예, 옙!”

“영광스러운 소식이다. 신들 중 한 분께서 네게 관심을 가지고 계시느니라.”

“예에?”

하리는 언젠가 레온이 말했던 것을 기억했다. 기사 생도들의 훈련이 끝나면 신들이 저마다 생도들을 선택할 것이라고.

나이츠 오브 렐름으로 승격하기 위한 첫 단계, 먼저 신과 연결되는 것. 지금 레온이 말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어, 어떤 신께서요?”

빛과 정의의 여신 아리아나?

전쟁과 불꽃의 신 페토스?

하리는 누가 되었든 자신과 성향이 잘 맞았기에 기대를 품었다. 하지만 레온의 입에서 나온 신의 이름은 전혀 예상 밖이었다.

“바다와 파도의 신성 포마께서 네 녀석을 제 신녀로 삼겠다 하셨다.”

“……예?”

“이번 원정, 네 녀석도 참가해야겠다.”

툭, 하고 하리의 어깨에 손을 얹는 레온. 평소답지 않게 하리를 안타까운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 시선의 의미를 당최 알 수 없었다.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singwahamkke dol-aon gisawangnim, The King of Knights Returns with the Gods,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returned to Earth as the invincible Knight King. But the Gods came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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