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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76

75. 약혼관계 – 에넨

‘아! 그렇지. 우에나 부족이 여기 근처지.’

도흑포마를 잡겠다고 남쪽으로 달려 내려온 덕에 우에나 부족이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버섯을 키워 파는 우에나 부족. 생각해보니 소꿉친구 시나리오의 레오가 우에나 부족을 떠났을 때가 딱 이맘때쯤이었다.

아니지, 거의 정확하다.

상단이 우에나 부족으로 버섯을 사러 온 날, 신성의 표식을 들키고 달아났었으니까.

그는 에우타, 에넨 남매의 할머니께 도움을 받아 하타타 부족으로 도망쳤었다.

‘…지금 보고 올까?’

사냥을 가르쳐주며 정들었던 에우타와 곤충을 잡겠다며 수풀을 헤치던 귀여운 에넨…

다음 주면 레오는 레나를 데리고 루테티아로 갈 것이었다. 이번에 우에나 부족을 들리지 못하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 레나랑 약속한 날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까.’

정 많은 남매를 떠올리니 심란하던 마음이 한결 가라앉았다. 레오는 말머리를 남쪽으로 돌렸다.

비록 초면이겠지만, 사냥을 하고 싶어하던 에넨에게 ‘하늘코’를 놓는 방법도 간략하게 가르쳐주고, 에넨도 보고… 이것저것 신세가 많았던 할머니께 인사도 드리고…

작은 위안을 찾으려는 그의 시선이 평야 아래, 짙게 우거진 숲을 향했다.

* * *

“기사님이다! 기사님이 오셨다!”

레오가 하루를 꼬박 달려 우에나 부족 마을에 도착했을 때는 대낮이었다. 마을은 이전에 봤을 때와 달라진 것이 없었으나 주민들의 반응이 달랐다.

입구에서 소일하던 한 청년의 외침에 마을 주민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레오를 둘러싸고 웅성거렸다.

“기사님! 마수가 나타났어요!”

“그런데 왜 혼자 오셨지?”

“파발을 어제 보냈는데 어떻게 벌써 오셨지?”

당황한 레오가 말에서 내리며 물었다.

“저는 기사가 아닙니다만… 무슨 일이죠?”

“아… 기사님이 아니셨군요.”

마을 사람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쯧쯧” 하면서 뿔뿔이 흩어졌다. 그들은 말을 타고 양손검을 찬 레오를 기사로 착각한 것이었다.

레오는 처음 소리쳤던 청년을 붙들었다.

“무슨 일이 있나요?“

설마 달아난 도흑포마가 이 마을에 들이닥쳐 행패라도 부린 것일까? 여긴 숲이라 그럴 일이 없을 텐데…

청년도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지 착잡하게 자신의 뒷목을 어루만졌다.

“여행객이신가요? 아휴… 좋지 못한 때에 들리셨네요. 실은…”

그는 하소연하듯 며칠 전에 있었던 일을 알려주었다.

마을의 한 아이가 숲에서 길을 잃었는지 없어진 것이 사건의 시작이었다. 마을 청년들과 어른들이 총출동해서 넓은 숲을 수색했는데, 그들은 거대한 마수와 조우했다.

원숭이형 마수, ‘오안타후’였다.

사람보다 몇 배나 더 크고 흉포한 그 마수는 마을 사람들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괴물이었다.

우에나 부족은 버섯을 키우는 야만인 부족이었다. 사냥 기술이 없는 그들은 놈을 상대할 능력이 없어서 아이를 찾아 수색을 나섰던 마을 주민들이 다수 희생당했다.

해서 긴급히 도움을 청하는 파발을 보내고, 마수의 침입을 경계하며 마을을 지키던 중이었다는 것이 청년의 설명이었다.

청년의 이야기를 들으며, 레오는 스멀스멀 올라오는 불길함에 몸을 떨었다.

‘혹시…? 설마…?’

그는 청년의 이야기가 끝나기가 무섭게 에우타 남매의 집을 향해 걸음을 서둘렀다.

그리고 불길한 예감은 빗나가질 않았다. 도착하기도 전에 멀리서 에우타의 외침이 들렸다.

“할머니! 그만둬요!”

에우타가 할머니의 옷자락을 붙잡고 화를 내고 있었다.

할머니는 여느 때와 같이 독특한 무녀 복장을 하고 계셨는데, 그녀는 제사상을 차리는 중이었다.

“아직 모르잖아요! 안 죽었다고요! 곧 돌아올 거예요!”

그 자리에 에넨은 없었다.

할머니는 에우타의 간절한 만류를 뿌리치며 제사상에 절을 올렸다.

“세레스(Seares) 신이시여. 부디 에넨을 보살펴주소서. 때 없이 요절한 그 아이는 당신의 신도이자 무녀가 될 아이였습니다. 바라옵건대…”

“할머니! 제발요!”

레오는 멀리서 발이 굳어버렸다. 할머니가 손녀의 죽음을 이미 알고 있다는 듯이 연거푸 절을 올리고, 에우타가 동생은 죽지 않았다며 원망스럽게 외치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난 단지 레나와 거리를 두면서 지쳐버린 마음을 달래기 위해 들렸을 뿐이다.

정들었던 남매를 만나고, 대가 없는 호의를 보였던 할머니를 뵙고 싶었다.

그런데 여기도 난리가 나 있었다. 마치 어디에도 그의 휴식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듯이…

레오는 저 조손 간의 난장판에 끼어들 용기가 없었다.

그는 발걸음을 돌려 좀 전의 청년을 다시 찾아가 ‘그 마수’를 어디서 보았느냐고 물었다.

청년은 방향을 알려주면서도 위험하다며 경고했으나, 레오는 두렵지 않았다.

아직 에넨의 생사는 모른다.

그는 어쩐지 결말을 알 것 같았으나 애써 외면하며 숲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해가 기울어질 무렵, 에넨을 발견했다.

+ + +

며칠 전, 수확의 계절을 맞이한 우에나 부족은 그동안 키워온 버섯을 모두 팔았다.

겨울에 새 버섯을 키울 원목을 구하러 돌아다니기 전까지는 느긋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할머니를 도와 버섯을 키우던 에넨도 한가해져서 놀러 다녔다.

곧 할머니께 붙잡혀 무녀 공부를 하게 될 것이었다.

그때까지 열심히 놀아야지!

곤충을 좋아하는 에넨은 풀숲을 뒤적였다. 오빠인 에우타는 나무에 과녁을 매달아 놓고 활쏘기를 연습하고 있었다.

사냥을 하고 싶어하는 오빠는 곤충에 관심이 없었다.

“그런 조그만 게 뭐가 재미있다는 거야?”

“얼마나 신기한데! 이것 봐봐.”

“으엑… 난 별로야.”

에우타가 활쏘기에 정신이 팔린 사이, 에넨은 나풀거리는 나비 한 마리를 발견했다.

“우와아…”

그녀는 나비를 쫓았다.

꽃가루 같은 것을 살살 날리며 자취를 남기는 나비는 잡힐 듯 말듯 잡히지 않았다.

‘어디에 앉으면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에넨은 자신이 어느새 숲속 깊이 들어온 줄도 몰랐다. 또, 누군가가 저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몰랐다.

‘앉았다!’

에넨은 숨을 죽이고 나비를 향해 손을 뻗었다.

조금만, 조금만 더…

그때, 시야가 뒤집혔다.

“꺄아아악!”

뒤집힌 시야로 거대한 얼굴이 보였다. 직사각형의 이빨들이 훤히 보이고, 뭉개지듯 낮은 코와 뒤집힌 콧구멍, 주름진 붉은 피부.

초승달처럼 굽어진 눈에서는 자비나 연민 따위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 끽끽! 끽끽끽끽끽끽끽!

폭력적인 웃음소리가 어린 소녀의 귀를 때렸다.

에넨은 기절해버렸고, 오안타후는 거꾸로 들어 올린 소녀를 이리저리 돌려보았다.

재미난 장난감!

– 끽끽! 끽끽끽! 끼익끽!

거대한 원숭이의 흥겨운 노랫가락과 소녀의 비명이 오래도록 이어졌다.

구원은 없었다.

+ + +

레오는 에넨의 갈가리 찢긴 몸을 수습했다.

몇 번 씹었다가 뱉어버린 다리, 억지로 쥐어뜯긴 여리디여린 팔, 귀에서 피를 흘리는 머리…

며칠만 더 빨리 왔더라면!

그는 자책하듯 에넨의 시신 앞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아아아아아악!! 개자식아! 나더러 뭘 어쩌라는 거야!!”

하늘에 대고 고함을 질렀다.

“씨발새꺄! 개새끼야! 왜?! 왜에에에에-! 얘가 뭘 잘못했길래!”

에넨의 죽음이 저의 잘못인 것만 같았다. 그가 정이 들었다는 이유로 에넨이 이런 최후를 맞이한 것만 같았다.

못 참겠다. 진짜 더는 못 견디겠다.

그는 정신이 조각나버릴 것 같아 머리를 세게 부여잡았다. 양팔로 머리를 감싸고, 있는 힘껏 억눌렀다.

“으흐, 으흐흐… 으하하하하하핫! 그래! 이건 게임이야! 이건 게임이라고! 게임이야…! 제발…”

결국,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입에 담지 않은 말을 뱉어버렸다.

이건 게임일 뿐이다. 인간의 인생이 아니라, 짜여진 각본에 따라 움직이는 인형에 불과하다.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러니 정을 줄 까닭도 없고, 얘는 그냥 죽을 운명이었던 거다.

레오는 스스로를 세뇌해 조각난 정신을 움켜잡았다.

하지만 에넨의 몸을 안아 들었을 때, 그 경직된 시체의 차가움이 그를 괴롭혔다.

이게 게임일 리가 없다.

이 나풀거리는 머릿결이 가짜일 리 없었다.

그는 에넨의 몸통과 머리를 가슴에 품고, 팔다리를 수습해 마을로 돌아왔다. 마을로 돌아와 에넨의 시신을 넘겼다.

복수라도 해주고 싶어서 며칠 동안 숲을 둘러보았으나, 오안타후는 사라지고 없었다.

에넨의 시신 근처에 거대한 손바닥 같은 발자국이 찍혀있었지만, 무슨 짓을 했는지 이동한 흔적이 없어서 추격이 불가능했다.

아마 나무를 탔으리라.

모든 마수가 압오안돈처럼 한곳에 머무르는 것은 아니었다.

도흑포마는 평원을, 노구화호는 자신의 둥지를 거점으로 일정한 범위를 영역으로 삼아 돌아다녔다.

오안타후는 그것들과는 또 달랐다. 놈은 거처 없이 돌아다니는, 일종의 로밍(roaming)형 마수였다.

레오는 이곳에 왔을 때보다 더 우울해져서 우에나 부족을 떠났다.

동생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오빠의 울부짖음이 멀리까지 들리는 듯했다.

* * *

사이먼 백작가로 돌아온 레오는 레나의 대련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여행을 떠났다.

루테티아를 향해.

도흑포마를 잡지 못해 백작에게 소개장을 받지 못했으나, 무작정 길을 떠났다.

그의 시야는 좁아져 있었다.

여행 도중 한 영지에서 ‘아그낙 가문’에 대한 안타까운 이야기가 들렸으나, 들리지 않았다.

레오는 자신과 무관한 사연에 귀 기울일 여력이 없었고, 여행 중에 레나가 몇 번 말을 걸었으나, 싸늘한 반응만을 돌려주었다.

에넨의 죽음이 그의 머리를 맴돌았다.

정을 주면 안 된다. 정을 줘봤자 더 괴로워질 뿐이다.

이 악랄한 게임은 자신과 연관된 사람들을 모조리 비극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었다.

카시아가 그랬고, 카트리나도 그랬다.

레나는… 개중에도 첫 번째 표적임이 분명했다.

모든 시나리오의 레오들은 그녀를 사랑했으니까.

말을 걸었던 레나는 그의 차가운 반응에 입을 다물었다.

가을이 완연해질 무렵, 두 사람은 수도 루테티아에 도착했다.

작은 공터가 딸린 숙소에 자리 잡은 레오는 레나에게 “대련할 상대를 찾을 동안 기다려줘.”라고 말했다. 레나가 숙소 공터에서 혼자 훈련하게 내버려 두고 밖을 돌아다녔다.

빨리 왕자를 찾아야 한다.

그의 괴로움은 하루가 갈수록 커져만 가고 있었다.

레오에게 동화될수록 ‘진짜 레오’의 바람과 그의 모진 마음이 어긋나고 있었다.

이미 레오는 레나에게 사과할뻔한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아차! 하는 순간 어렵게 밀어놓은 그녀와의 관계가 찰싹 붙어버리려 했다.

다행히, 예상했던 대로 왕자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추적술}이라는 비현실적인 능력은 클레오 드 프레데릭의 방향을 정확하게 집어주었다.

그는 왕궁에 있었다. 이제 나오기만 한다면… 만나는 것은 손쉬운 일이었다. 공식적으로 왕자를 만날 자격을 얻는 게 힘든 것이지, 물리적으로 찾아가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왕자가 밖으로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었다.

레오는 ‘근위기사 입단 시험’이 언제 열리는지 알아보았고, 귀족들을 찾아다녔다. 왕자를 만날 방안을 마련해두기 위해서.

하지만 레오는 가는 곳마다 문전박대를 당했다. 정식 기사도 아니고, 소개장도 없는 그를 들여보내 주는 저택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기사단과 근위기사 입단 시험은 이미 끝나서 내년을 기약해야만 했다.

어쩔 수 없이 레오는 왕궁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왕자가 밖으로 나오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는데…

며칠 뒤 주말, 왕자가 밖으로 나왔다.

혹시 왕자가 늦은 시간에 밖으로 나올까 봐 밤늦게까지 {추적술}로 동태를 주시하던 레오, 그는 늦게 잠들어 점심때가 되어서야 일어났고, 왕자가 남쪽으로 갔음을 알게 되었다.

서둘러 옷을 챙겨입고 밖으로 나와 레나를 찾았다.

그녀는 여느 때와 같이 공터에서 검술 훈련에 열심이었다.

“레나, 우리… 아니다. 나 잠깐 나갔다 올게.”

레오는 레나를 데려가려다가 관뒀다.

아직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왕자가 왜 남쪽으로 내려갔는지 모르는 이상, 레나를 데려갈 수는 없었다.

십중팔구, 그가 종종 사냥하러 나온다는 소문이 맞아떨어진 것 같기는 하지만…

그는 말을 타고 남쪽으로 달렸다.

{추적술}의 단점이라면, 방향만을 알려줄 뿐 대상과의 거리까지 알려주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허나 기껏해야 오늘 아침에 나갔을 테니 멀리 가지는 못했을 터였다.

초조한 마음을 다잡으며 레오는 루테티아 남쪽의 작은 산을 피해서 말을 몰다가… 고삐를 늦추었다.

말을 달릴수록 왕자의 방향이 남쪽에서 동쪽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추적술}은 그가 피해 가려던 산을 가리켰다.

사냥하러 간 것이 맞는 모양이다.

루테티아는 남쪽과 동쪽으로 산을 끼고, 북동쪽에서 남서쪽으로 흐르는 강 아래에 자리 잡은 도시였다.

루테티아 동문으로 나가면 십자교회의 본단인 수도교회가 자리하고 있기에, 루테티아의 주요 시설들은 동쪽으로 치우쳐 설치되는 경향이 짙었다.

이를테면 프레데릭 왕가의 묘도 동쪽 산 중턱에 있었다.

반면, 지금 왕자가 들어간 저 남쪽 산은 별다를 것이 없는 산이었다.

기껏해야 나무꾼이나 돌아다닐까?

산이 작아서 사냥꾼도 없을 것이니, 신분을 숨긴 채 취미로 사냥하기에는 안성맞춤이겠다.

레오는 산으로 들어갔다. 중간에 말을 나무에 메어놓고 걸음을 서둘렀다.

{추적술}이 일러주는 방향을 향해 직선으로 걸어간 레오는 드디어 두 번째로 왕자를 만났다.

[ 업적 : 클레오 드 프레데릭을 만남 – 프레데릭 왕가를 섬기는 모든 귀족에게 미약한 호감을 얻음. 클레오 드 프레데릭에게 미약한 호감을 얻음. ]

클레오 드 프레데릭은 평범한 복장으로 신분을 숨겼으나, 튀어 오른 업적이 그가 신성왕국의 왕자임을 알려주었다.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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