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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77

76. 약혼관계 – 클레오 드 프레데릭

왕자는… 고기를 굽고 있었다.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두 명의 기사와 함께 있었는데, 레오가 접근하자 기사들이 벌떡 일어나 검을 뽑았다.

“웬 놈이냐.”

큰 흉터가 오른뺨과 입술을 가르고 지나간 푸른 눈의 기사, 그가 레오에게 검을 겨누며 물었다.

레오는 양손을 들어 올려 나쁜 의도가 없음을 알렸다.

“기사가 되기 위해 수행 중인 사람입니다. 산을 돌아다니다가 고기 냄새가 나기에 저도 모르게…”

“기사 수행 중이라는 사람이 왜 산에 올랐지?”

레오는 눈동자를 굴려 주위를 살폈다.

작게 피운 모닥불과 꼬챙이에 꿰뚫려 구워지는 고깃조각들…

바닥에는 조악하게 벗겨진 가죽이 버려져 있었고, 그 옆에는 사냥감의 피가 쏟아져 있었다.

왕자가 종종 밖으로 나와 사냥한다는 소문은 사실이었다.

레오가 거짓말했다.

“검술 훈련이 무료해서 머리를 식힐 겸 사냥이나 해볼까 하고 왔습니다.”

“로이드 경. 마농 경. 검을 넣으십시오.”

레오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던 왕자가 기사들을 물려 세웠다.

그는 빙긋 웃으며 자리를 권했다.

“냄새를 맡고 오셨다니 배가 많이 고프신가 본데, 얼마 안 되지만 함께 드시겠소?”

[ 업적 : 왕자와의 첫 만남 – 모든 왕자로부터 미약한 호감을 얻음. ]

좀 전에 떠오른 업적과 ‘왕자와의 첫 만남’ 업적이 섞인 덕분인지 클레오 드 프레데릭은 호의를 보였다.

업적으로 얻은 호감이 사람에 따라 달리 적용되는 것을 알기에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레오는 넉살 좋게 모닥불 앞에 자리 잡으며 물었다.

“감사합니다.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막 잡으신 건가요?”

“그렇소. 이 작은 것을 잡겠다고 아침나절부터 종일 뛰어다녔지 뭐요. 하하하.”

왕자가 호탕하게 웃었다.

적갈색 풍성한 머리칼을 날리는 그는 외견만으로도 매력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전체적으로는 고운 윤곽 덕분에 부드러워 보이는 인상이었으나, 단단한 턱선과 수직으로 뚜렷한 콧대에서 남성스러운 진취성이 묻어났다.

다만, 노란색에 가까운 초록빛 눈동자에는 체념이 담겨 있었다.

속으로 외모를 품평한 레오는 뜨거운 고기를 조심스럽게 떼어내며 말문을 열었다.

“사냥을 좋아하시는 모양입니다.”

“마음을 비우기에 좋다고 할까요. 사냥감을 쫓고 있으면 잡생각이 들지 않아서 좋더군요. 아 참, 그대의 이름은 무엇… 아니, 이름이 어떻게 되시나요?”

“레오 덱스터라 합니다. 아스틴 왕국에서 왔습니다.”

“덱스터? 귀족이신가요?”

“아닙니다. 기사인 제 아버지께서 공훈으로 하사받은 성에 불과합니다.”

“오… 성을 하사받으실 정도라면 대단한 기사님이신가 봅니다. 전 크리오 프렐릭이라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왕자는 이름을 바꾸어 알려주었다.

그의 단출한 평상복을 보고 왕자가 신분을 숨기고 있음을 알고 있었던 레오는 모른척하며 맞장구를 쳐 주었다.

“귀족이셨군요. 죄송합니다. 예의를 차리는 것이 늦었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깔끔한 예법을 보이자 왕자가 놀랐다는 듯이 말했다.

“이런, 제국의 예법을 아시네요. 하하하. 어쩐지 첫인상부터 마음에 들더라니. 격 있는 기사 가문의 후손이셨군요.”

“몇몇 동작을 어깨너머로 배웠을 뿐인데 과하게 칭찬해주시니 부끄럽습니다.”

“그만한 예법이면 겸손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은데… 자, 제 호위기사 분들을 소개해드리죠. 이분은 로이드 경, 그리고 이분은 마농 경이십니다.”

로이드 경이라 불린, 얼굴에 큰 흉터가 있는 기사가 무뚝뚝하게 인사했다. 푸른 눈을 가진 그 장년의 사내는 그 이후로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마농 경이라는 노인과도 인사했는데, 레오는 그가 성전사임을 어렵지 않게 알아차렸다.

왕자와 마찬가지로 호위하는 기사들도 평상복을 입고 있었으나, 마농 경의 검집에는 십자교회의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물론, 레오는 아는척하지 않았다.

“아스틴 왕국이라… 먼 길을 오셨군요. 신성왕국에 와보니 어떠십니까. 여행하시는 데 힘든 일은 없으셨나요?”

왕자는 레오가 퍽 마음에 들었는지 이런저런 질문을 던졌다.

레오는 그의 호감을 사고자 고통뿐이었던 여행길을 과대포장해서 돌려주었다.

그런데 ‘사이먼 백작가’에서 머물렀던 이야기가 나오자 로이드 경이 눈을 부릅뜨며 뿌드득, 이를 깨물었다.

그의 분노어린 표정은 순식간에 사라졌기에 레오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로이드 경은 사실 귀족이었다.

아그낙 남작가의 후계자로 태어난 그는 어린 나이에 가문을 잃었다.

고모인 ‘아그네스 아그낙’이 사이먼 백작가로 입양을 가서 사달을 일으켰기 때문이었다.

사이먼 백작가의 보복을 피해 달아난 ‘로이드 아그낙’은 자신의 성(姓)을 버리고 기사가 되었다.

프레데릭 왕가를 섬기는 근위기사가 되어 오래도록 복수의 칼날을 갈아왔다.

하지만 십자교회의 율법에 얽매인 왕가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고, 로이드 경의 복수는 계속해서 미루어지고 있었다.

클레오 드 프레데릭이 왕자의 몸으로 사냥이나 다니는 이유도 그놈의 율법 때문이었다.

프레데릭 왕가의 적통 후계자인 그는 어렸을 때부터 야심이 큰 인물이었다. 타국을 침략하겠다는 정복욕이 있는 것은 아니었으나, 국정을 이끌어 위대한 성군이 되고자 하는 바람이 있었다.

가망이 없는 바람이었다.

신성왕국의 왕권은 십자교회의 신권 앞에서 무력했다. 프리데릭 왕가는 단지 교회의 세속적인 일을 처리하는 창구에 불과했다.

나이가 들면서 왕가의 사정을 파악하게 된 왕자는 무력감을 느꼈다. 그의 미래는 ‘허수아비 왕’으로 결정되어 있었으니까. 그의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귀족들도 수도에 머물지 않고 떠나버렸기에 힘을 모아 뭘 어떻게 해볼 여지도 많지 않았다.

낙담해서 사냥이나 다니는 왕자. 심지어 그는 호위로 성전사 한 명을 필히 대동해야만 했다.

클레오는 자신을 감시하듯 붙어있는 늙은 마농 경이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이게 왕가의 현실이었다.

레오와 왕자는 한담을 나누었다.

그러던 중, 마농 경이 “해가 기울고 있습니다. 이제 가셔야지요.”라며 산통을 깼다.

왕자는 찌푸려지는 눈살을 바로 하며 레오에게 작별을 알렸다.

“이제 가야겠군요. 오늘 참 즐거웠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네요.”

“저도 정말 즐거웠습니다. 혹시 사냥을 자주 나오십니까? 실례가 안 된다면 가끔씩이나마 함께하고 싶습니다.”

“하하하. 반가운 말씀입니다. 전 주말이면 항상 여기로 사냥을 나옵니다. 내일도 나오고요. 혹시 시간이 되시거든 찾아오시지요.”

클레오 드 프레데릭은 마농 경이 끼어들기 전에 후다닥, 확언했다.

“꼭 그리하겠습니다.”

레오는 왕자를 뒤로하고 산에서 내려왔다. 돌아오는 길에 나무에 메어놨던 말을 타고 숙소로 돌아온 그는 침대에 풀썩 누웠다.

레나는 여전히 공터에서 검을 휘두르고 있었고, 레오는 가볍게 손을 흔들어 돌아왔다는 것만을 알렸을 뿐, 말을 걸지 않았다.

왕자는 괜찮은 남자였다. 그리고 프린O스 메이커라는 게임의 왕자처럼 신분을 숨기고 정기적으로 왕궁 밖으로 나왔다.

‘이제 레나를 왕자와 만나게 하면..’

“우욱!”

레오의 속이 걷잡을 수 없이 뒤틀렸다. 그는 참지 못하고 변소로 달려가 토악질했다. 왕자에게 얻어먹은 고기가 도로 바깥 공기를 쐬었다.

왕자는 괜찮은 ‘남자’였다.

그리고 레나는 약혼한, 그가 사랑하는 ‘여자’였다.

‘이제 거의 다 왔어… 조금만 더..’

뱃속을 게워낸 레오는 주저앉아 헉헉거렸다.

레나는 왕자를 만나 행복할 거다. 고귀한 공주님이 되는 거다.

“우우욱! 우웨에에엑!”

‘이건 정상이 아니야! 말도 안 되는 짓이야!’라는 듯, 빈창자가 요동쳤다.

레오는 에넨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으려 애썼다.

괴상한 굴레에 묶인 나 같은 놈 따위… 나와 함께해봐야 불행하기만 할 뿐이다.

반복되는 비극은 여기서 끝나야 한다.

레나는 그동안 두 번이나 죽었고, 살아남은 한 번도 팔을 잃었다. 왕위에 도전하는 모험을 시작하면 또 어떻게 죽게 될지 모른다.

죽는 것에 비하면 차라리 이게 낫다.

‘나만 참으면 돼… 그러니 제발… 우리를 내버려 둬…’

레오는 변소에 오래도록 머물렀다.

* * *

“…레나, 누굴 좀 만나러 가지 않을래?”

다음 날, 레오는 정말 오랜만에 먼저 말을 걸었다.

레나는 의기소침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누구?”

“어제 만난 귀족인데… 어쩌면 대련할 기사님들을 소개해줄지도 모르는 분이야.”

“알았어.”

사이먼 백작가에 있을 때만 해도 조금 밝아졌던 그녀는 어느샌가 다시 우울해져 있었다.

레오는 눈치를 보며 그녀를 산으로 데려갔다.

“…산이네.”

레나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입술을 꾸욱 아물었다. 아이나르 전사들과 함께 첫 사냥을 나왔을 때를 떠올리는 모양이었다.

레오는 그녀에게서 어렵게 눈을 돌리며 {추적술}을 따라 왕자를 찾아갔다.

왕자는 이제 막 사냥을 시작하려 하는지 몸을 풀고 있었다.

“오! 레오 덱스터님이시로군요. 다시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그는 레오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곁에 계신 숙녀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소개해주시겠어요?”

– 우욱…

“저와 함께 기사 수행을 나온 ‘친구’입니다. 레나 인사드려. 이분은 클… 아니, 크리오 프렐릭이라는 분이야.”

“……안녕하세요. 레나 아이나르라 합니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아리따운 숙녀께서 검을 다루신다니 기쁘군요.”

왕자는 일전의 기사들을 다시 소개해주고는 함께 사냥을 해보자고 권했다.

다행히 레나는 군말 없이 따랐다.

두 기사를 대동한 세 사람이 사냥에 나섰다.

레오에겐 {사냥} 능력이 있었으나, 처음에는 왕자가 어떻게 하는지 보려고 나서지 않았다.

그런데 왕자의 사냥 실력은 형편없었다. 사냥 자체가 목적이 아닌지 숲을 뒤져서 사냥감이 보이거든 전속력으로 달려가 잡으려 드는 것이 전부였다.

무예를 단련했는지, 아니면 혈통이 좋아서 몸에 마나가 쌓였기 때문인지, 그의 몸놀림이 범상치 않았기에 가능한 방법이었으나 너무 비효율적이었다.

보다 못한 레오가 사냥감이 있을 법한 위치를 특정해주었다.

온종일 산을 헤매는 것보다 빨리 사냥을 끝내고 대화를 나누는 편이 좋았다. 그래야 레나가 왕자와 친해질 테니까…

레오의 도움으로 사슴을 잡은 왕자가 기쁘게 웃었다.

“대단하시군요. 어떻게 여기에 사슴이 있을 것을 아셨나요?”

“별것은 아닙니다. 지형을 살피면 사냥감이 어디에 있을지 대강 예측할 수 있거든요. 예를 들면…”

레나와 레오, 그리고 왕자는 도축한 사슴을 구우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입을 여는 것은 왕자와 레오뿐이었다.

“덫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데… 덫에 관해서는 레나가 설명해 줄 수 있겠네요.”

“내가?”

“그러고 보니 레나님께서는 아이나르라는 부족 출신이라 하셨지요?”

신성왕국에서는 야만인에 대한 차별이 없었다. 모든 인간을 평등하게 여기는 십자교회의 율법 덕분이었다. 그래서 신성왕국은 대륙에서 유일하게 노예를 허용하지 않는 국가이기도 했다.

자칫하면 ‘신분제’를 부정할 수도 있는 율법이었으나, 십자교회는 ‘큰 책임을 지는 사람에게는 그만한 권리가 따라야 한다.’라는 부칙을 둠으로써 귀족의 특권을 용인했다.

“어, 음… 저도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덫은 올무를 이용하는 코류와 땅에 설치하는 착기류가 있는데…”

“그리고 사냥감을 가두는 틀류도 있고요.”

“맞아요. 아무튼, 세 가지 종류가 있는데, 사냥감이나 상황에 따라 설치하는 덫이 달라요. 어떻게 다르냐면…”

레나가 더듬더듬 설명하는 것에 레오가 부연설명을 곁들었다. 왕자는 “다음에는 한번 덫을 설치해볼까요?”라며 파하하 웃음 지었다.

레오가 의도한 대로 대화는 순탄하게 흘렀다.

그는 새로운 주제를 던지며 레나의 참여를 유도했고, 온화한 왕자는 누가 소외되는 일 없이 다 같이 대화하기를 원했는지 은근히 레나의 차례를 기다려줬다.

사슴 한 마리를 다 먹어치우자 왕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냥이 일찍 끝나서 시간이 남네요. 대련을 하러 다니신다고 들었습니다. 실례가 안 된다면 저와 대련해보시겠습니까? 보잘것없는 실력입니다만 검술을 조금 배웠습니다.”

“저야 영광입니다.”

세 사람은 돌아가며 검을 맞대보았다. 왕자의 검술 실력은 레오에게는 한참 못 미쳤으나 상당한 수준이었다.

레오가 실력을 드러내지 않고 무승부를 만들어주자 왕자는 봐줬다는 걸 알았다는 듯이 웃었다.

왕자는 레나와의 대련에서는 아쉽게 패했다. 왕자와 먼저 대련해본 레오는 그의 실력이 레나와 비슷하거나 조금 앞설 것으로 생각했는데, 레나의 실력은 몇 달 사이에 한참 진일보해 있었다.

이제는 거의 평기사급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왕자가 악수를 청하며 말했다.

“아이고, 이거 안 되겠군요. 하지만 즐거웠습니다.”

“저도 즐거웠습니다. 위치를 점하시는 데에 뛰어나시던데.. 방심하지 않기를 잘했습니다.”

“하하하. 스승님 앞에서 칭찬을 받으니 부끄럽습니다. 로이드 경, 어떠십니까? 경께서도 이분들과 대련해보지 않으시렵니까?”

“알겠습니다.”

레나와 레오는 로이드 경, 마농 경과도 대련하는 시간을 가졌다.

로이드 경과의 대련은 순식간에 끝났다. 그는 레오의 아버지만큼이나 강한 기사였고, 손속을 봐주지 않았다.

레오는 나이가 많은 마농 경과의 대결에서는 가까스로 승기를 따냈다.

그는 성‘전사’답게도 무기술보다는 체술을 이용한 근접전에 강했는데, 나이가 나이인지라 레오의 젊고 강인한 육체에 밀려 아쉽게 패했다.

그 이후, 레나와 레오는 왕자와 몇 번 더 대련하며 대화를 나누다가 헤어졌다.

마지막에 헤어질 때, 레나는 왕자가 퍽 마음에 들었는지 내일 뵙겠다며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보였다.

그녀는 오전에 산을 오를 때보다 훨씬 밝은 모습이었다.

‘역시…’

레오는 결국 자신의 계획이 옳았다고 생각했다.

클레오 드 프레데릭은 마치 레나를 만나기 위해 준비된 존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안성맞춤인 인간이었다.

잘생기고 인품이 좋은 것은 둘째 치더라도 정기적으로 사냥을 나와서 만나기가 용이했다. 프린O스 메이커에서 여주인공이 신분을 숨긴 왕자를 매년 1월에 만날 수 있는 것처럼.

또, 왕자는 박학다식하면서도 재미난 이야기를 좋아해서 소꿉친구 시나리오의 레나와도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역시… 레나를 왕자와 만나게 하는 게 맞았어…’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레나가 “크리오란 분의 검술은 정말 독특하네.”라며 들뜬 어투로 말했다.

레오는 고개를 떨구었다.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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