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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80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80화

학생회실로 향하기 위해 복도로 나온 나는 저 앞에서 익숙한 색깔의 뒤통수를 볼 수 있었다.

최연.

현 대한민국 최고의 영웅 중 한 사람이자 과거부터, 그리고 현대까지 명문가로 일컬어진 검술 명가인 창천(蒼天) 검가의 후계자이자 서울 영웅 아카데미의 수석 입학생.

다른 아이들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특유의 연한 아쿠아마린 색의 머리는 그녀가 검선의 핏줄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런 가정환경 때문에 도전장을 보내는 버릇이 생긴 거겠지.”

최근 그녀에게서 날아온 두 장의 도전장은 그녀의 집안 분위기를 알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대목이었다.

“……자기와 비슷하거나 강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과 대련을 해 오면서 성장한 거겠지.”

창천 검가의 가언이 ‘피로 수확하리라.’인만큼, 그녀에게 있어 피를 흘리는 것은 강해지는 당연한 방법이었으니까.

게다가 그녀는 이 세계의 축복이라도 받은 듯 말도 안 되는 특성이 여러 개 붙어 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중 그녀의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특성이 있었으니.

【전투종족】

[1.자신과 비등하거나 강한 상대와 싸워 살아남을수록 강해진다.]

심플하기 그지없는 내용 설명이지만, 그 이상으로 어이없을 만큼 강력했다.

싸울수록 강해진다고?

대련 상대가 넘치는 환경에 검술에 대한 재능, 그리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성격까지.

최연 같은 괴물들에겐 날개를 넘어 부스터까지 달아 줄 수 있는 특성이었다.

“……?”

갑자기 앞서가던 최연이 멈춰 선다.

굳이 그녀와 말을 섞거나 나란히 걸을 이유가 없었기에 거리를 두고 있던 나 역시 발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살펴본다.

뒤는 돌아보지 않은 채 갑자기 멍하니 서 있다가 다시 걷기 시작하는 녀석.

별일 아니구나 싶어 나 역시 다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을 때.

뭔가, 최연과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느꼈다.

……설마, 지금 나랑 걸음걸이를 맞추겠다고 속도를 줄이고 있는 건가?

시험 삼아 속도를 더 줄여 걷자 최연의 걸음걸이 역시 확연하게 느려진 것을 볼 수 있었다.

아니, 진짜로 나랑 걷겠다고 저러고 있는 거라고?

결국, 한숨을 내쉬며 내가 먼저 녀석에게 다가간다.

“그냥 같이 가자고 하면 될 걸 왜 속도를 줄이고 있나.”

녀석의 옆으로 가고 나서야 원래의 속도로 돌아온 최연.

그 와중에도 내 쪽은 바라보지 않은 채 여전히 앞만 보고 있었다.

“……그런 거 아니야.”

“그런 것치고 나랑 시선도 맞추지 않는데.”

“할아버지가 삐질 땐 눈도 마주치지 말랬어.”

응?

“지금 삐졌다고 은연중에 말하는 건가?”

내 말을 들은 녀석의 옆모습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아무튼 나랑 눈 맞추지 마.”

생각보다 까칠하네. 그러면서 왜 나랑 발걸음은 맞추려고 한 건지.

“그렇다면 내가 좀 떨어져서 걸어 주지.”

결국 내가 한발 양보해 먼저 걸음을 멈추자, 멀쩡히 잘 가다가 갑자기 속도를 크게 줄이는 최연.

“눈도 맞추지 말라고 해서 기껏 거리를 벌려 줬는데, 이번엔 또 뭐냐.”

“……뿐이야.”

“뭐?”

녀석이 뭐라 중얼거리기에 가까이 다가가니 그제야 제대로 된 목소리가 들린다.

“학생회실이 어딘지 모를 뿐이라고.”

“아.”

아 참, 얘 길치였지.

잊고 있던 녀석의 특징을 떠올린 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러면 얌전히 따라오든가.”

“응.”

그렇게 다시 나란히 복도를 걷게 된 우리 둘.

그런데 어째서인지, 계속해서 옆에서 불편한 시선이 느껴진다.

힐끔 눈동자만 돌려 살펴보니 최연이 힐끔힐끔 나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아, 눈 마주쳤다.

“또 왜.”

“뭐가?”

“계속 힐끔힐끔 날 보고 있지 않나.”

“아닌데.”

“아니긴 뭐가 아니지? 방금도 눈 마주쳤으면서.”

방금 있었던 사실을 직접 말하자 결국 수긍하는 것인지 고개를 끄덕이는 최연.

“그냥. 저번 주에 왜 도전장에 적힌 장소에 나오지 않았는지 궁금했을 뿐이야.”

“……아. 도전장 말인가. 그거라면 버렸는데.”

“뭐?”

최연의 발걸음이 멈춘다.

“그걸 버렸어?”

“내가 내 입으로 도전을 받아 주겠다고 말한 기억은 없는데? 네가 도전장을 보냈다고 반드시 나가야 하는 것도 아니지 않나.”

“그건 그렇지만…… 그날 저녁에 비도 왔어.”

“안다.”

“난 비를 맞으면서 대련장에서 기다렸어.”

“아카데미 대련장은 내부에 있을 텐데?”

“……우산을 안 들고 와서 집에 비 맞으면서 걸어갔어.”

자꾸 말이 바뀌는 거 같은데?

게다가 뭔가 이상한 부분이 있다.

이쪽 세계, 특히 서울의 기상청은 예지에 가까운 능력으로 적중률 99%를 자부한다는 것이다.

덕분에 대부분 사람이 일어나자마자 날씨를 보는 것이 바로 이쪽의 세계관.

그런데 비를 맞으면서 걸어갔다고?

“혹시 일기예보 보는 걸 깜빡하고 우산을 안 들고 왔다거나 그런 건 아니겠지?”

움찔. 하고 녀석의 눈썹이 움직였다.

“……이번 주 대련은 안 피할 거라고 믿어.”

맞네, 역시 본인이 깜빡하고 안 가져온 거면서 이걸 내 죄책감을 자극하는 데 사용하다니.

심지어 너무 어설퍼 훤히 보일 정도로.

역시 나와는 정반대의 성향을 가진 녀석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이런 녀석들에게 약한 편이었다.

“……노력해 보지.”

“노력이 아니라 확답을 주면 좋을 거 같아.”

결국 하루빨리 나 보고 【전투종족】의 제물이 되라는 뜻이 아닌가.

최연이 강해지는 게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혼자만 성장하는 모습을 두고 볼 수는 없었기에 사전에 준비가 필요한 나는 말을 조금 돌려서 말했다.

“일단 나도 스케줄이라는 게 있으니 확인은 해야 하니까. 까놓고 말해서, 네가 내게 대련을 신청한 것은 제안이 아닌 통보나 다름없으니.”

첫 번째 방법. 팩트로 두들겨 패기.

나도 내 할 일이 있는데 네 맘대로 통보하고 내 탓을 하면 어떡하라고? 라는 방법이었다.

악 성향이 있거나 뻔뻔한 놈들이면 모를까.

최연 같이 극도로 선 성향이면서도 거짓말을 못 하는 아이들에게는 이 방법이 제일이다.

이에 내 말을 듣고는 가만히 서 있게 된 최연.

뭔가 싶었더니 무표정해 보였던 그녀의 동공이 좌우로 떨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만, 그녀에게 악의가 전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나로서는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죄책감이 드는 모습이기도 했지만.

“다음에, 다음에 시간이 되면 내가 먼저 연락하지. 이 정도면 되겠지?”

내가 그렇게 말하고 나서야 안도 섞인 한숨을 내뱉는 최연.

이내 그녀가 나를 바라보더니 무언가를 덥석 내민다.

“……응?”

“없어. 네 번호.”

“아, 번호 달라고.”

……번호를 따여 보는 것도 처음인데 이렇게 주게 되네.

그렇게 내 개인번호를 적어 주자 다시 주머니에 핸드폰을 집어넣는 최연.

“전화 걸었으니까 무슨 일 있으면 연락──”

“──아, 여기야 여기!”

그때, 번호를 주고받으며 나란히 걸어가고 있는 우리를 향해 방방 뛰며 손을 흔드는 여성이 저 멀리 보이기 시작했다.

“이거, 이번 수석과 차석은 사이가 좋은 것 같아서 선배는 행복해요~ 그런데…… 어라?”

멀리서부터 그 모습을 보고 있던 것인지 입가를 가리며 얄밉게 웃는 여성.

이내 내 얼굴을 확인한 그녀가 멈칫하더니 방긋 웃는다.

“뭐야. 후배님이 신입생 차석이었어? 엄청난 우연이네~ 우리 구면이지?”

날카로운 눈매와 길게 늘어뜨린 검은 머리. 그리고 단정한 아카데미 제복에 붙어 있는 검은색의 명찰.

“……예. 오랜만에 뵙네요. 선배님.”

과거 진우와 대련 후 보건실에 갈 때 길을 알려 주겠다며 나섰던 그 여성 선배였다.

“설마 후배님이 1학년 차석일 줄이야. 꽤 놀랍네. 아, 옆에는 수석인 최연 맞지?”

자신을 알고 있다는 듯 이야기하는 선배의 말에 고개를 숙이는 최연.

“네. 최연입니다.”

“역시. 아카데미에 그런 머리 색을 가지고 있는 여자아이가 많은 건 아니니까. 그러면…… 남자 후배님 이름이 한유진이겠네? 그때 이름을 제대로 못 들어서 아쉬웠는데, 잘됐다.

아니…… 나는 기억을 못 했으면 했는데 말이지.

그녀는 싱긋 웃으며 우리에게 악수를 권하기 위해 손을 뻗었다.

“난 학생회 부회장인 율리 로드망이야. 반가워. 후배님들.”

그녀의 가냘픈 손을 붙잡자 서늘함이 느껴진다.

지금은 그저 친절한 선배님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녀는 유럽에서 아카데미에 들어오기 위해 유학을 선택한 루마니아의 귀족.

그것도 드라큘라 백작의 직계라 할 수 있는 가문의 차기 당주였으니 말이다.

물론 그녀가 무턱대고 큰 사고를 치거나 하지는 않지만…… 가끔 랜덤으로 폭주하는 이벤트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나로서는 자주 마주치기에는 조금 껄끄러운 인물이었다.

보통 이런 인물이 아닐 텐데 왜 이렇게 가깝게 구는 거지?

그래도 일단 악수를 건넸으니 받아 줘야겠지.

“……한유진입니다.”

“그래그래, 나도 반가워 후배님들. 그러면 들어가기 전에 주의사항 몇 가지 알려 줄게?”

악수를 받아 주자 싱긋 웃은 그녀는 순식간에 미소를 지우며 당부한다는 듯 자신의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우선 첫 번째. 거절 의사를 밝히는 것까지는 좋아. 하지만 절대 예의 없는 짓은 하면 안 돼. 알겠지?”

율리의 말에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하는 최연.

이미 아카데미의 학생회에 대해 알고 있는 나로서는 납득이 가는 경고였기에 가만히 고개만 끄덕여 주었다.

“좋아, 그러면 두 번째. 이게 정말 중요한 건데 말이야…… 회장이 짓궂은 장난을 칠 수도 있어. 물론 악의가 있거나 한 건 아니고 아카데미의 전통 같은 거니까 그냥 이런 장난을 치는구나~ 하고 장난스럽게 받아 주면 될 거야. 알겠지?”

“짓궂은 장난말입니까?”

이번에도 역시 모르겠다는 듯 묻는 최연.

이에 율리는 ‘있어, 그런 게.’라고 말하며 싱긋 웃을 뿐이었다.

물론, 그 장난이 무엇일지 짐작이 가는 나에게 있어서 저 미소가 독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말이다.

“자, 그럼 들어갈까? 내 뒤로 연이가 서고 그 뒤에는 유진이가 서면 돼.”

그렇게 말하며 학생회실 문 앞에 서는 율리.

그녀는 들어가기 전 자신의 옷가지를 단정하게 정리한 뒤 노크를 하며 방금까지의 장난스러운 목소리가 아닌, 사무적이고도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카데미 학생회 부회장 율리 로드망입니다. 신입생 수석과 차석. 지금 들어가겠습니다.”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없었다.

달칵─

하지만 그대로 문고리를 돌리며 안으로 들어서는 율리.

문이 열리고 그녀를 따라 최연이 먼저 안으로 들어갔을 때.

“……와.”

지금껏 무뚝뚝했던 그녀가 감탄을 내뱉으며 주변을 둘러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녀의 반응에 나 역시 방 안으로 들어서며 주변을 살펴본다.

고풍스러운 디자인의 샹들리에와 붉은 양탄자, 주변의 벽을 장식하고 있는 수많은 액자와 트로피.

그야말로 부로서 권력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에 대해 연구라도 한 듯한 웅장한 크기의 방과 예술 작품들까지.

대체 이 방에만 얼마를 쏟아부었는지 가늠이 되지 않는 수준이었다.

그리고 그런 방 가운데에 있는 거대한 테이블과 그곳에 앉은 4명의 인물이 앉아 있었으니.

이들이 바로 아카데미의 독립된 학생 행정 기관, 서울 영웅 아카데미의 권력자들이었다.

“어서 와! 신입생들의 수석, 그리고 차석!”

방의 한가운데에 있는 커다란 테이블 제일 상석에 앉아 있던 남성이 벌떡 일어서며 환한 미소를 짓는다.

찬란한 태양을 연상시키는 금발과 새파란 눈동자, 그리고 시원한 미소까지.

저자가 바로 서울 영웅 아카데미의 정점에 있으며 사회에 나감과 동시에 대한민국에 큰 파장을 일으키는 남자.

“내 이름은 레이 펜드래곤. 이 학생회의 회장이야. “

그리고.

“우리 서울 영웅 아카데미의 학생회 일동은 너희들을 환영해!”

언젠간 나의 적이 될 남자였다.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ame a Mafia in the Academy IBMITA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Score 3.9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spent my life playing a game.
I hit the wall, stuck in second place for the rest of my life.

[Can you live as yourself, using your own nickname?] DarkLord of Underworld: Even if a man can’t eat, he can survive!

Out of the blue, I received a message and was possessed by the game.
As the worthless son of an Underworld Boss!

“Yes, bloodline is also a power, as long as you can use it. My ability is ‘Famiglia’.”

The game addict never disappears. Overwhelming violence, endless wealth, connections in the other world. I, I’ll use anything to stay 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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