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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80

⊹ 80화 ⊹

놀리는 것 같지는 않았다.

도아가 미심쩍은 표정을 지으니, 로베른이 커피대를 탁 털어내며 말했다.

“짐에게는 난리라고 표현될 만한 일은 없었는데.”

“그래……?”

“술을 잔뜩 마시고 울다가 토하는 정도야 온건하지. 칼부림을 한 것도 아닌데.”

“기준치가 높네.”

도아가 중얼거리자 로베른이 빙긋 미소 지었다.

“B급은 묘하게 순진한 구석이 있지.”

“그런 이야기 처음 들어 봐.”

야무지기로 소문난 게 바로 접니다.

어쨌든 부모 없이 혼자 사는 아이는 야무지게 자랄 수밖에 없다.

그 점이 싫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은근히 뿌듯하게 여기는 부분이기도 했다.

‘그런데 순진하다니.’

생각지도 못한 말이라서 도아가 고민하는데 로베른이 말을 이었다.

“그렇게 잘 죽이면서도, 절박함은 없다고 해야 하나.”

“절박함?”

“그래.”

로베른이 도아를 바라보았다. 동그랗게 뜬 눈은 역시나 순진해 보였다.

“살기 위해서 누군가를 죽인다거나, 오늘 방심하면 소매치기에게 모두 털린다거나. 빵 한 조각을 얻기 위해서 누구를 때려 봤다거나. 혹은 반대로 빵 한 조각 때문에 얻어맞아 봤다거나, 지인이 마수에게 찢겨 죽임을 당한 후에 그 품에서 동전을 챙겨봤다거나…….”

‘으아아아아…….’

“그런 느낌이 전혀 나지 않거든.”

“그 기준에 따르면 난 순진해 빠졌어. 맞아.”

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그녀는 현대 한국 사회에서 자랐고, 적어도 총기의 위협에 시달리거나 극단적인 기아에 헐떡이거나, 어릴 때 인신매매로 팔려나간다거나…….

하여간 그런 일은 없었다.

도아의 순순한 인정에 로베른은 낮게 웃었다.

도아가 그런 로베른을 슬쩍 넘겨보며 말했다.

“폐하는 그럼 그런 적 있어?”

“어떨까?”

싱긋 웃으며 말을 돌려, 도아는 더는 묻지 않기로 했다.

그녀도 주제를 돌렸다.

“그런데 폐하, 그거 내 커피랑 커피대 아냐?”

“짐에게 진상한 거 기억 안 나나?”

“안 했어! 게다가 베리가 가져갔는데, 왜 폐하가 가지고 있는 거야?”

“고양이가 짐에게 헌상했노라.”

“그럴 리가.”

의심이 가득한 표정을 지어 봐도 로베른은 꿈쩍하지 않았다.

“그대로 놔둬 봐야 커피 맛만 버릴 텐데.”

“그거야 그렇지만…….”

오래된 커피는 주변 냄새를 다 흡수했다.

본연의 맛과 향도 다 사라지고 그저 끔찍한 카페인 섭취용 무언가가 되어 버린다.

‘본래대로 사용되는 게 커피에게는 행복인가. 아, 커피 마시고 싶다.’

피우는 게 아니라 마시는 걸로.

이런 추운 날에는 뜨끈하고 진한 커피가 무척이나 당겼다.

도아는 킁킁 커피 향을 맡는 걸로 커피에 대한 욕구를 잠재웠다.

“아, 근데 진짜 춥다. 비에나리에 진짜 춥네. 눈도 미친 듯이 오고.”

“들어가지 그러나.”

“걱정해 주는 거야?”

“짐이 여기에 머물면서 시간을 쏟는 이유가 B급은 뭐라고 생각하지?”

“걱정해 줘서.”

“짐의 깊은 마음을 파악하는 건 B급에게 무리인 일이긴 하지.”

“하하.”

도아는 짧게 웃었다. 그녀가 담요를 단단히 잡아당겼다. 주변을 둘러보고 도아가 물었다.

“그런데 쿠낙은?”

보통 때라면 로베른이 아니라 쿠낙이 호위를 대신 서 주고 있을 법 한데.

“B급이 거덜 낸 지하 저장고를 채우기 위해서 나갔지.”

“어이쿠, 저런.”

도아가 황망하다는 듯 말하자 로베른은 큰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 이번에는 도아도 당황했다.

“뭐가 웃겨?”

“그렇군. 뭐가 웃긴 걸까.”

큭큭 거리고 로베른이 숨을 내쉬었다.

도아는 그를 바라보았다가,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어쨌든 어제 미안한 건 미안한 거니까.”

[그래.]

“!!”

도아는 그 자리에서 폴짝 뛰어오를 만큼 놀랐다.

어버버하며 자신을 바라보는 도아를 보며 로베른이 피식 웃었다.

“그 정도 이야기하면 한 단어 정도는 알아듣지.”

“그, 그게 돼?!”

“B급의 우매함을 짐에게까지 적용할 셈인가?”

“와, 진짜…….”

[짜증 나네.]

“아악!”

도아는 소름 끼쳐 비명을 질렀다.

로베른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한국어라니.

진짜 이질적이고, 진짜, 정말로. 뭐라고 해야 하나. 이걸.

여러 가지 감정이 솟구쳤다가 가라앉았다.

정말로, 희한하게, 발음이 완벽했다. 정말로 한국어를 듣는 기분이었다.

내 입이 아니라 타인의 입에서 나오는 한국어는 정말 정말 정말 오랜만이었다.

“…… 폐하.”

그녀가 슬쩍 그의 망토 자락을 잡았다.

“고하게.”

“그, [도아야] 한번 해 봐.”

“…….”

로베른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도아야.]

부드럽고 다정한 말투.

“에헤헤―”

도아는 멋쩍게 웃고 손을 뗐다.

“오랜만에 들으니까 뭔가 그립네.”

변명처럼 말을 늘어놓고 도아는 뺨을 긁적였다.

“이런 말은 얼마든지 해 줄 수 있다네.”

로베른의 말에 도아는 “정말?” 하고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시선에 로베른은 손을 뻗어 도아의 턱을 붙잡았다. 그가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다가 몸을 살짝 기울였다.

‘아.’

차가워진 이마에 뜨거운 입술이 와 닿는다.

[도아야.]

나지막하게 속삭이는 목소리.

도아는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 걸 느꼈다.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녀의 얼굴을 가만히 보다가 로베른이 웃었다.

“이제 따끈따끈해졌군.”

“…….”

힘껏 그를 노려보지만, 어쩐지 부끄럽기만 하고 화낼 마음은 들지 않았다.

분한 건 저쪽이 너무 태연하다는 점일까.

‘하긴, 생각해 보면 쿠낙에게도 만나자 마자 뺨 뽀뽀 받은 적 있고. 문화…… 적 차이 맞겠지?’

그때 가벼운 발소리가 들려왔다.

등짐을 지고 오르막길을 올라온 쿠낙은 도아를 보고 달려왔다.

“도아 양, 몸은 이제 괜찮으신가요? 추운데 이렇게 나와 있으셔도 됩니까?”

“걱정 끼쳐서 죄송합니다. 어제 폐도 끼쳤고……. 이제 멀쩡해졌어요.”

“다행입니다.”

쿠낙이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가 손을 뻗어 그녀의 뺨을 어루만지고 이마를 쓸어 올렸다.

그의 손은 따뜻했다.

“몸이 식지는 않았네요. 그래도 얼른 들어가는 게 좋겠습니다. 마나관은 어떤가요?”

“다행히도 쓸데없는 짓을 하지 않아서인지 멀쩡해요.”

취중에 마나라도 쓰겠답시고 마나를 돌리는 미친 짓은 안 해서 다행이다.

도아의 말에 쿠낙이 미소 지었다.

“참 잘했습니다. 그럼 이제 들어가죠. 아랫마을에서 해장에 좋다는 수프를 사 왔답니다. 따뜻할 때 먹지요.”

“헉, 와. 고마워요. 쿠낙.”

쿠낙이 오두막 문을 열었다. 도아가 힐끗 뒤를 돌아보았다.

“폐하는?”

“짐은 더 있겠네.”

“추우니까 내 담요 줄까?”

“B급의 허약함은 옮지 않았으니 걱정 말게나.”

“니에, 니에.”

대답하고 도아가 들어갔다. 오두막의 문이 탁 닫히며 빛과 온기가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잠시 후 슬쩍 문이 열리더니 도아가 컵을 난간에 탁 올려 두었다.

훈김이 무럭무럭 나는 잔이었다.

“그래도 추우니까.”

로베른은 별말 하지 않았고, 도아도 대답을 기대하지 않아서 오두막으로 얼른 다시 들어갔다.

로베른은 힐끗 잔을 바라본 후에 시선을 다시 눈밭에 돌렸다.

달빛이 눈 위에 부서지고 있었다.

❖ ❖ ❖

도아는 침대에 누워 액자를 바라보았다.

밤색 머리카락에 초록 눈을 가진 어머니는 낯설었다.

‘근데 또 무척 잘 어울리신다고 해야 하나.’

정면이 아니라 살짝 몸을 틀어 앉아 이쪽을 보고 있는데, 어딘지 쓸쓸해 보이는 미소였다.

그 옆에 있는 가족 세밀화에는 자신도 그려져 있었다.

자그마한 소년 옆에 서 있는 검은 머리 여자아이.

초록색 눈을 가진.

도아는 두툼한 엘몬드 공작의 편지를 보았다.

그건 어머니가 얼마나 도아를 그리워했는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자신도 얼마나 ‘도아 누나’를 보고 싶은지에 대한 이야기도 적혀 있었다.

온 가족이 알지도 못하는 그녀를 계속 그리워했다는 이야기는 거짓말 같지만 믿고 싶어지는 이야기였다.

자신의 중간 이름이 ‘도운’이며 그 이름을 아는 건 가족밖에 없다는 이야기도 적혀 있다.

솔직하고 진솔한 이야기들.

공작가에는 어머니의 지시에 따라 도아 누나를 그린 그림이 여러 점 있다는 이야기.

그래서 도아를 찾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

도아는 몇 번이나 편지를 다시 읽고 세밀화를 바라보았다.

눈동자가 다시 뜨거워졌다. 열기와 함께 눈물이 흘러내린다.

‘아, 하지만……. 그래도 위안이 되네.’

마지막까지 어머니가 자신을 그리워했다는 것이.

잊지 않았다는 게.

만나고 싶어 했다는 게.

‘버리고 싶어서 버리신 것도 아닐 거야.’

어쩌면 자신처럼 갑자기 사고를 당해서 세계수 여행사를 따라 이쪽으로 도로 넘어오신 걸지도 모른다.

침대 위에서 이리 뒹굴, 저리 뒹굴대며 도아는 마음속을 정리했다.

머릿속이 차분해졌다.

도아는 액자를 펼쳐서 침대 옆 협탁에 올렸다.

도아의 방 가구들은 모두 단순하지만 우아하게 다듬어져 있었다.

댄버스 부인이 만들어 준 가구들은 하나같이 아름다웠다.

서랍도 매끄럽게 열렸고, 장식으로 붙은 부조들도 섬세했다.

도아의 취향을 아는 것처럼 과하게 장식을 넣지 않는 점도 좋았다.

도아는 천천히 제 방을 둘러보았다.

밖은 춥지만, 방 안은 따뜻하고. 흔들리는 유리 등잔 빛에 가구들이 반짝거린다.

도아는 협탁 위에 올려 둔 머리띠를 만지작거렸다. 폭신폭신한 감촉이 기분 좋았다.

라크샤샤와 엘리바스, 조세핀이 차례로 떠올랐다.

‘나도 운이 좋긴 하지.’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퀘스트라고 해도.’

힘들다면 힘들 수 있는 상황들이 있지만, 도아는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더 끔찍할 수도 있었고, 더 바닥을 구를 수도 있었다.

‘이 정도면 행복하지.’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서렸다.

‘도운아, 누나야. 하고 한번 등장해 줘야겠는데?’

킥킥 웃으며 도아는 협탁 옆의 등불을 껐다.

오늘 밤은 좋은 꿈을 꿀 수 있을 듯하다.

❖ ❖ ❖

베리는 벌떡 일어났다.

길게 하품을 하고 앞쪽 뒤쪽 몸을 쭉쭉 늘려준 다음 침대에서 나왔다.

예전 집이라면 겨울에 침대에서 나오기 싫었을 텐데, 이 오두막은 따뜻해서 괜찮았다.

귀를 쫑긋쫑긋 세워도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 걸 보니 오늘은 자신이 가장 먼저 일어났나 보다.

도아가 가벽을 쳐 방을 나눠줘서 베리도 자신의 방을 가지고 있었다.

댄버스 부인이 베리의 키에 맞춰 가구를 제작해 주었다.

베리는 잠옷을 벗고 털을 삭삭 빗질한 후에 새 옷을 서랍장에서 꺼내 입었다.

세수는 고양이 세수로 끝내고 방을 나섰다. 이미 댄버스 부인이 아침 차를 위해 주전자를 화덕에 올려놓고 있었다.

“됴은 아침이에여, 댄바스 부인.”

모습을 드러낸 댄버스 부인이 빙긋 웃으며 마주 인사하곤 곧장 사라졌다.

베리는 수염을 앞뒤로 움직였다. 보이지는 않아도 기척은 느껴진다.

베리는 겉옷을 챙겨 입고 밖으로 나갔다.

“흐아아.”

그 사이에 또 눈이 잔뜩 쌓여 있었다. 물론 오두막 근처는 댄버스 부인이 벌써 비질을 해 놓았다.

포치에 앉아서 아침 명상을 한다. 뱃속이 간질간질한 거 같기도 하고…….

‘조금은 마나가 느껴지는 걸까?’

명상을 끝나고 오두막에 돌아가자 아침 식사가 푸짐하게 차려져 있었다.

“안녕, 베리. 부지런하네.”

“더아 님. 됴은 아팀이에요.”

갓 구워낸 비스킷에 잼과 클로티드 크림을 듬뿍 발라 한입 왕 하고 먹으면 금방 행복해진다.

진한 차가 찻잔마다 가득 담기지만, 베리의 몫은 따뜻하게 데운 우유뿐이었다.

육즙이 뽀득뽀득 터지는 소시지를 쿡 찍어 먹고, 부드러운 에그 스크럼블을 스푼으로 크게 한입.

“도아 양, 식사할 때 신문을 보면 안 되죠.”

“아, 미안해요. 흥미진진한 기사가 있어서 나도 모르게…….”

“어디서 반란이라도 일어난 건가?”

“그런 흥미는 아닌데. 베리, 감자도 먹을래?”

“녜.”

도아가 으깬 감자를 베리의 접시에 덜어주었다.

베리는 냠냠 감자를 먹고 계란을 먹고 소시지를 먹었다.

거기에 마멀레이드 잼을 잔뜩 얹은 비스킷을 또 하나 더.

“후단에서 후계싸움이 일어난 가문이 던전 때문에 후계자를 둘 다 잃어서 큰일이 났대요.”

“그래요?”

“후단은 무력을 중시해서, 던전 클리어로 자신의 용맹을 증명하는 경우가 많거든.”

“신기하네. 근데 그러다가 둘 다 죽은 건가.”

도아의 시선이 다시 신문으로 돌아가려는 걸 쿠낙이 막았다.

“일단 식사 먼저 하지요. 오렌지 주스 드시겠어요?”

손에서 신문을 빼앗긴 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렌지 주스 주세요. 아, 그러고 보니 후계 싸움하니까 할 이야기가 있는데.”

도아가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겨울이 끝나면 개인적인 사유로 프롱드에 가게 될 거 같아.”

베리는 귀를 쫑긋 세웠다.

도아 님의 얼굴을 바라보니 그녀는 멋쩍은 듯, 부끄러운 얼굴이었다.

‘도아 님은 얼굴에 마음속이 참 잘 드러나시니까.’

드블랑에 대한 소문은 들어봤지만, 직접 겪어본 건 하나도 없었다.

무척이나 화려하고 아름다운 나라라는 이야기는 들었다.

‘도아 님과 함께 가면 별문제는 없지.’

베리는 다시 식사에 집중했다. 물론 귀는 쫑긋 세워두고 있었다.

“개인적인 사유니까, 두 사람 다 같이 안 가도 괜찮아요.”

도아가 콧등을 긁적였다.

“가족을 만나러 가 볼까, 하는 거라서…….”

“엘몬드 공작?”

로베른의 물음에 도아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가족이던가?”

“아마?”

“그럼 그 자리에 짐이 친림해야겠군.”

“왜?”

“B급이 쫓겨나면 그 장면을 놓칠 수 없지.”

“뭐어…….”

도아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쿠낙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저도 함께 가지요. 도아 양을 혼자 보내기는 여러모로 걱정이 되는군요.”

도아가 쿠낙과 로베른을 번갈아 보더니 양손에 얼굴을 묻고 중얼거렸다.

“결국 등신대 둘을 또 들고 가는 건가…….”

베리가 고개를 번쩍 들어 올렸다.

“됴아 님, 뎌두 가는 거뎌?(도아 님, 저도 가는 거죠?)”

“그야 물론이지.”

“녜!”

그렇다면 아무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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