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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83

82. 거지남매 – 떠남

레오는 화들짝 놀라 레나를 돌아보았다.

금화.

좋지 않은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는데, 동생은 아무렇지도 않은 천연덕스러운 얼굴 그대로였다. 일단 레나가 ‘그런 일’을 한 것 같지는 않다.

“이, 이건 어디서…?”

“제가 일하던 곳에서 퇴직금이라고 줬어요.”

금화를 내민 카시아는 부끄럽다는 듯이 얼굴을 붉히며 답했다.

+ + +

레나와 레오를 위해 신발을 만들던 카시아, 그녀는 아버지를 용서했다.

아버지가 하던 작업을 떠올리며 따라하다 보니 어쩐지 그를 이해할 수 있었다.

아버지는 이렇게 힘든 일을 혼자 하셨다. 남겨진 ‘라스트’에도, 각종 연장에도 그의 노고가 가득 담겨 있었다.

레오에게 줄 첫 번째 신발이 완성됐을 때, 카시아는 어렸을 적 아버지가 신발이 완성될 때마다 기쁘게 웃던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바스락거리는 종이에 신발을 애지중지 포장하던 그의 손길을 어느새 카시아도 따라 하고 있었다.

자신이 무언가를 만들었다는 충족감이 차올랐다.

레나에게 줄 두 번째 신발이 완성되었을 때, 카시아는 레나를 불러 발에 신기고 어디 불편한 곳이 없는지를 재차 물었다.

혹여 자잘한 보푸라기가 남았을까 봐 “언니, 신발이 너무 예뻐요. 발에 꼭 맞네요!”라며 좋아하는 것을 굳이 뺏어서 꼼꼼히 돌려보았다.

제작자의 책임감이 그녀를 지그시 눌러 단단하게 만들었다.

그때 깨달았다.

평생 성실히 신발을 만들어온 아버지는 이 모든 과정을 겪었을 것이었다.

그랬던 아버지가… 날 버렸을 리 없다. 한 켤레의 신발에도 온 정성을 들이던 사람이다.

자살해버린 이유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하나뿐인 딸을 외면하고 달아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만으로도 카시아는 구원받은 느낌을 받았다.

난 버려진 게 아니다.

그리고 어젯밤, 모두가 잠들었을 시각에 만들던 신발을 잠시 내려놓고 물끄러미 벽을 바라보던 카시아는 의자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벽을 바라보는 게 싫어졌기 때문인지, 아니면 부모님이 여기에 나란히 앉아 담소를 나누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녀는 가게 앞에 의자를 놓고 앉아서 벽이 아닌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적막한 어둠 속에서도 꿋꿋이 빛나는 별이 있었다.

그 작은 별은 어둠에 밀려 사라졌다가, 이윽고 다시 반짝이며 제 모습을 되찾기를 반복했다.

이유 없이 눈물이 뚝 떨어졌다.

카시아는 벌떡 일어나 창관을 향했다. 늘 그랬듯이 창관은 끈적한 공기로 뒤덮여 있었고, 스쳐 지나가는 사내들의 음탕한 곁눈질도 그대로였다.

하지만, 카시아는 달라져 있었다.

“그만두겠다고? 카시아 씨, 무슨 일이 있었어?”

창관의 지배인, 브레틴 자우어가 그녀를 어김없이 카시아 ‘씨’라 칭했으나 카시아는 개의치 않았다.

그녀는 받을 돈이 남았을 테니 달라고 청했다. 이젠 이곳을 떠나겠다고 단호히 말했다.

맺었던 계약은 오래전에 끝나있었다. 내가 왜 이런 일을 계속해왔을까… 한심하다.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내 자신의 미래도 끝났다고 생각했던 걸까. 아니면 나도 그렇게 죽으리라 마음먹었었을까.

– 탁.

카시아의 또렷해진 눈빛을 읽은 브레틴 자우어가 ‘금화 한 닢’을 내밀었다.

너무 많다고 사양했으나 그는 내밀었던 것을 돌려받지 않았다. 퇴직금이니 받아가라고 재차 강조하며 손에 쥐여줄 뿐이었다.

카시아는 표정이 없는 눈앞의 차가운 남자를 들여다보았다.

그의 칙칙한 진회색 눈동자와 카시아의 어두컴컴한, 허나 별빛 같은 생기가 붙은 눈동자가 얽혔다.

이 남자와는 잔 적이 없다.

생각해보면 특이한 일이었다.

브레틴 자우어는 항상 여자를 찾았다.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는 곁에 여자가 없으면 잠을 자지 못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러면서도 브레틴은 어떤 여자와도 관계하지 않았다. 그는 단지 자신의 침대에 여자가 있기를 바랐고, 창관의 창녀들을 돌아가며 침실에 들였다.

카시아는 단 한 번도 불려간 적이 없었다. 유일하게 말다툼까지 하는 사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브레틴 자우어가 망설이다 말했다.

“…대기실에 있는 짐 다 챙겨가야 한다.”

“벌써 다 챙겼어. 내가 무슨 애인 줄 알아?”

서로를 바라보는 두 남녀는 잠시 말이 없었다. 기묘한 기류가 흘렀으나, 누구도 언급하지 않았다.

브레틴이 침묵을 깨뜨렸다.

“가서 잘 살아. 힘든 일이 있거든… 찾아오지는 말고.”

“그게 뭐야. 앞뒤가 안 맞잖아.”

그의 말에 카시아가 파하하, 웃음을 터뜨렸고, 브레틴 자우어는 이를 생경하게 들었다.

그는 그녀가 이렇게 환하게 웃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 십 년이 넘게 함께했음에도…

난 대체 이 아이에게 무엇을 해주었던가.

그는 카시아에게 동정심을 가졌음에도 특별히 해준 것이 없었다.

우울함과 자조가 흘러넘치는 이 창관에 길들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얼음장 같은 마음에 카시아의 이름이 작게 새겨진 정도로는 부족했기 때문일까.

부끄럽다.

브레틴은 그녀의 웃음을 견디기 힘들어 축객령을 내렸다.

“이제 가.”

그는 평소처럼 의자를 빼주거나, 나가려는 문을 열어주는 예의를 보이지 않았다.

카시아는 신경 쓰지 않고 홀로 일어나 의자를 바로 넣었다. 문가에 다가간 그녀는 어깨너머로, 그에게 한마디 말을 남기고 떠났다.

브레틴 자우어는 오랫동안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 + +

레오는 카시아가 내민 금화를 의심스럽게 바라보았다.

퇴직금이라고?

한데 퇴직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큰 돈이었다.

‘결국 일을 했구나.’

안타까운 여자. 레오는 가슴 한켠이 쓰라려왔다.

큰 호감 때문에 카시아가 몸을 팔았음이 분명했다. 내게 돈을 가져다주려고. 퇴직금이라는 말은 거짓말이겠지.

레오는 그동안 바빴다. 낮에는 길버트 포르테, 그놈의 행방을 찾느라, 저녁에는 카트리나를 만나 호감을 얻느라, 밤에는 동생을 챙기느라…

그래서 이 여자를 신경 쓰지 못했다. 뚝딱뚝딱 신발을 만드는 데 열심인 것만 확인하고 됐다고 생각했다.

멍청한 놈. 빙신 같은 놈.

굴레에서 벗어나게 해주겠다고 마음먹었음에도 이런 꼴이라니.

콘라드 왕국까지 갈 여비가 필요하다는 말을 해선 안 됐다. 공연한 말을 해서 기어이 그녀가 일을 하게 만들었다.

“죄송하지만 받을 수 없어요. 이건…”

죄책감에 거절하려 했으나, 카시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브레틴 자우어가 그랬듯, 그녀도 어거지로 레오의 손에 금화를 들려주었다.

“꼭 받아주세요. 정말로요. 대신…”

모기처럼 가는 목소리가 뒤따랐다.

“절 데려가 주시면 안 될까요?”

“어딜요? 콘라드 왕국으로요?”

“…네.”

카시아는 금화를 앞에 두고 며칠을 고민했다.

이 돈을 주면 그는 떠나버리겠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은 남자. 그를 떠나보내고 싶지 않다. 하지만…

그를 도와주고 싶다.

상반된 두 감정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그녀는 마음을 다잡았다.

주자.

사랑하는 이에게 필요한 것을 채워주자. 그리고 날 데려가 달라고 부탁하자. 데려가든 데려가지 않든, 그건 그의 선택이다. 내가 억지 부릴 일이 아니다.

…라고 각오했음에도 사람 마음이 그리 쉬운가. 카시아는 초조하게 레오의 답변을 기다렸다.

레오는 난색을 표했다.

“콘라드 왕국은 멀어요. 가는 데만 몇 달이 걸릴 거예요. 가게는 어쩌고요.”

“가게는 닫아두면 돼요. 어차피 손님도 없는걸요. 전 괜찮아요.”

당신 곁에 있을 수만 있다면.

“구, 국경을 넘어야 하는데 신분을 확인할 것도…”

“전 자유시민이에요. 신분증도 있어요.”

“콘라드 왕국에 가서 뭘 하시려고요. 하실 일은…”

“신발을 만들 거예요. 그건 어디서든 할 수 있어요.”

카시아는 그의 망설임에 가슴이 오그라들었다. 날 데려가고 싶지 않은가보다.

하긴. 나 따위 여자는…

침을 꿀꺽 삼키고, 미련을 담아 자조 어린 말을 뱉었다.

“레오 님. 저에 대한 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단지… 제가 따라가는 게 불편하시다면… 따라가지 않을게요. 돈만 받아주셔도 돼요.”

미치고 환장하겠다.

레오는 카시아가 곁에 있는 게 불편했다. 감정적으로.

이 애증 어린 여자를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 카시아는 그동안 있었던 일들과 무관한 카시아였다. 약방 앞에서 우리를 도와준 적도, 레나를 창관에 넘긴 적도, 그의 목숨을 구해준 적도 없다.

하지만 그의 기억에는 생생하게 박힌 사건들이었고, 그녀에게 맺힌 감정을 깨끗이 잊어버릴 수가 없었다. 제아무리 ‘처음 만난’ 카시아라 할지라도.

그의 침묵이 길어지려 할 때, 오빠의 손에서 금화를 뺏어다가 신기하게 돌려보고 있던 레나가 천연덕스럽게 물었다.

“난 카시아 언니가 좋은데. 같이 가면 안 되는 거야?”

동생이 금화를 든 모습에 심경이 더욱 불편해졌으나, 레오는 갈등했다.

카시아와 함께 가는 게 좋은 점은 있었다.

콘라드 왕국까지는 먼 여행길이 될 터였다. 가는 길에 레나를 돌봐줄 사람이 있으면 좋다. 혼자 동생을 지키는 것보다는 한 사람이 더 붙어있는 게 좋겠지.

굴레 퀘스트. 이것도 있다.

이번에는 카시아가 또 일을 해버린 모양이지만, 콘라드 왕국에 가서 신발을 만들기 시작한다면 또 모를 일이었다. 다른 왕국에서 새출발 하는 게 굴레에서 해방되는 길일지도 모른다.

고민하던 레오는 어렵게 승낙했다.

“…좋아요. 같이 가요.”

“고맙습니다! 저, 저 잘할게요!”

그냥 같이 떠나는 것뿐인데, 대체 뭘 잘하겠다는 걸까.

허나 그녀의 말에 딴지를 거는 사람은 없었다. 아마도 카시아의 활짝 웃는 얼굴이 너무 밝아서 그랬으리라.

레오는 헛기침하며 딴청을 피웠고, 레나는 잘 됐다며 짝짝 박수를 쳤다.

* * *

어두운 밤거리에서 찰진 욕지거리가 터져 나왔다.

“더러운 새끼. 발정 난 망나니.”

“…참아.”

여성 기사는 제가 호위하는 사람을 욕했으나, 곁에 있던 기사는 그녀를 책망하지 않았다.

“그럼 참아야지 내가 뭘 어쩌겠냐? 백작님 아들만 아니었으면 진작 죽여버렸을 텐데.”

그녀는 동료의 만류가 되려 기폭제가 되었는지 기대고 있던 마차에서 등을 떼며 본격적으로 험담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마차에는 포르테 가문의 문장이 달려 있었다.

한데 문장이 꽤 독특했다.

부러진 검.

부러져서 반절만 남아있는 검이 포르테 백작가의 상징이었다.

기사로서 수치스러울지도 모를 이 상징이 벨리타 왕국 최고의 기사가문인 포르테 가문의 상징이 된 까닭이 있었다.

백작가의 탄생과 관련한 비사 때문이었다.

먼 옛날, 한 기사가 자신의 주군을 지키고자 분투했다. 그는 검이 부러졌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싸웠고, 그의 희생으로 살아난 그의 주군은 끝내 왕위에 올랐다.

자신을 위해 목숨 바친 기사를 잊지 못한 왕은 그의 아들을 귀족으로 만들어 주었다.

아들에게 하사된 성은 ‘포르테(forte)’. 검신(劍身)의 아랫부분을 뜻하는 명칭으로, 왕을 위해 목숨 바친 기사가 들고 싸웠던 부러진 검을 기리기 위함이었다.

그 충절에 걸맞게도 포르테 백작가는 대대로 왕에게 충성을 다해왔다.

이번 세대에 들어서 소드마스터가 된 헤르만 포르테 백작이 왕당파와 대립하는 듯한 모양이 되긴 했으나, 왕을 향한 충절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포르테 백작은 왕궁을 뻔질나게 들락거렸다. 어찌나 왕궁에서 살다시피 했는지 그는 아예 왕궁의 방을 빌려 자신의 집무실로 삼았다.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역시 포르테 가문이다.”, “소드마스터라는 지고한 경지에 올랐음에도 왕을 끔찍이도 위하는구나.”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포르테 가문의 충절이 대대손손 이어질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으나…

포르테 백작의 하나뿐인 아들, 길버트 포르테는 방금 죽었다.

레오는 피 묻은 검을 닦을 시간도 없이 검집에 밀어 넣고, 창관 밖으로 걸어 나왔다.

“아까 그 자식이 나한테 한 말 들었어? 들어와서 옆에 앉아도 좋단다. 씨발놈이.”

고인에 대한 불쾌함을 표하는 여기사를 스쳐 지나간 레오, 암살은 성공적이었다.

길버트 포르테는 방탕했다. 날이면 날마다 영애들을 꼬시고 다니는 게 그의 일과였다.

하지만 소문난 선수인 길버트라 할지라도 매일같이 누군가를 꼬시지는 못했다. 그런 재미없는 날에는 ‘브리안 자우어 자작’이 직접 운영하는 아주 특별한 창관에 들렸다.

오르빌의 가장 아름다운 여성들만을 엄선한 곳, 그곳에서 길버트는 여느 날과 같이 방을 잡고 여성을 희롱하고 있었는데…

레오가 불쑥 들이닥쳐 그의 목을 베어버렸다.

곁에 있던 아름다운, 이름 모를 여성과 함께.

[ 업적 : 민간인 살해 – 민간인 ‘4’명을 살해했습니다. 미약하게 불행해집니다. ]

방음처리가 완벽한 그 방에서 사람이 죽었다는 걸 알아차리려면 시간이 걸릴 거다. 옆에 있던 여자까지 죽여버렸으니 발견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

레오는 태연히 기사들을 지나쳐 서둘러 가죽거리를 향했다.

카시아에게 얻은 금화 덕분에 일이 수월해졌다.

돈을 벌기 위해 왕자가 모욕당하고 돌아갈 때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어졌고, 라우노 패밀리의 정보상을 통해 길버트 포르테에 대한 정보를 살 수 있었다.

놈이 일주일에 두세 번꼴로 이 창관을 들린다는 것을 알게 된 레오는 며칠을 대기했고, 포르테 가문의 마차가 나타났다.

길버트를 호위하는 기사들이 안까지 동행했더라면 일이 어려워졌겠지만, 명예로운 가문의 기사들은 창관에 발을 들이지 않았다.

레오는 낮게 휘파람을 불었다.

이걸로 소꿉친구인 레나가 수도교회에서 쫓겨날 일은 없어졌다.

또, 어제 카트리나가 ‘제2 기사단의 임시 기사임을 알리는 증명서’를 작성해주었으니 국경을 합법적으로 통과할 수 있게 되었다.

카트리나는 “이런 거 써주는 건 사실 월권인데… 그러니까 너 꼭 돌아와야 된다. 알겠지? 안 돌아오면 죽어.”라며 으름장을 놓았다.

아무튼, 웃긴 여자다.

한데 카트리나의 굴레는 뭘까?

전장에 나가게 되는 것일까?

하지만 그녀는 기사였고, 기사가 전쟁에 참전하는 건 명예로운 일이었다.

며칠 동안 그녀를 만나면서 이리저리 대화를 나눠보았으나 카트리나에겐 어떤 그늘짐도 없었다.

항상 호탕하고, 자신만만하다.

도통 알 수가 없다.

‘그래도 길버트 포르테를 죽였으니 전쟁이 안 터질지도 모르지. 그러면 카트리나의 굴레가 해결될까?’

그럴 것 같진 않은데… 레오는 쯥쯥, 입맛을 다시며 어두운 오르빌의 거리를 돌아보았다.

‘여기서 할 일은 끝났다. 적어도 내가 아는 한에선.’

어쩌겠는가.

세상 모든 일을 다 알고 처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레오는 그래도 최대한 많은 선택지를 고려했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신발가게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음 날, 카시아와 레나를 데리고 오르빌을 떠났다.

잃어버린 {혈통}을 되찾기 위해.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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