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Chapter 83

21.하늘(1)

진우가 생사를 헤매는 건 당연하게도 처음이 아니었다. 몇 번이고 죽을 뻔했고, 살아있는 게 기적인 날도 많았다. 끝에 이르러선 온갖 후유증 덕분에 고생을 했다.

이 정도 부상이라면 치유마법만으로는 심각한 장애와 후유증을 피할 수 없었겠지만, 이제는 마력코어와 머리만 살아 있다면 어떻게든 복원할 수 있었다.

시간의 권능은 그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있었다.

그래, 항상 전력을 다해 멸망을 막을 수 있었다.

“음······.”

몸이 무거웠다.

잔뜩 달궈진 마력코어가 가라앉을 때까지 휴식이 필요했다. 시간의 권능을 한계까지 사용한 부작용이었다.

다행히 전처럼 어려지지는 않았지만, 진우의 몸상태는 아델라가 ‘톡’ 건드려도 쓰러질 정도로 심약한 상태였다.

어쨌든, 몸을 움직일 수는 있었기에 진우는 퇴원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모두가 막았기 때문이다.

“먹여줄게.”

아이나가 직접 죽을 만들어 왔다. 괜찮다고 사양했지만, 굉장히 단호했다. 조금 무섭게 느껴질 정도였다. 확실히 많은 걱정을 끼치기는 했다.

진우는 도움을 구하는 눈으로 하르뮤를 바라보았지만, 무서운 표정으로 웃으면서 과일을 깎고 있었다.

결국 아이나의 뜻대로 하는 수밖에 없었다.

아델라가 무언가 잔뜩 들고 병실 안으로 들어왔다. 진우가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아델라가 말렸다.

“어? 대표님! 움직이면 안돼요.”

“아니, 괜찮······.”

“안돼요.”

아델라의 귀가 축 처지자, 진우는 일어나려는 것을 멈추고 그대로 누웠다. 아델라가 가져온 것은 여러 가지 건강식품이었다. 직접 제조한 약도 가득했다.

“다 드세요!”

건강식품과 약을 잔뜩 내밀었다.

“너무 많은데······.”

“권장 복용량 이하이니 괜찮을 겁니다.”

진우가 거절하려 하니, 지켜보고 있던 이기환이 그렇게 말했다. 아이나가 물을 가져왔고, 아델라가 약을 잔뜩 진우 손에 쥐어주었다.

압박감이 점점 심해졌다.

진우는 약을 다 먹을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 곽상우와 연구원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괴상한 기계들을 잔뜩 가지고 왔는데, 조금 위험해 보였다.

“전기 자극을 이용한 근육회복 장치입니다. 그리고 이건 마음을 안정시키는 마력 주파수를 발생하는 장치고 이건······.”

진우는 기이한 헤드셋을 쓰고 팔과 다리 몸통에 기계장치를 달게 되었다. 이제 끝난 건가 싶었는데, 데란과 이브가 나타났다.

“세계수의 잎을 푹 끓인 보약일세! 지금 다 먹도록 하게.”

“제가 옆에서 간호해드리겠습니다. 24시간, 365일···, 그리고······.”

진우는 몸에 달린 장치 때문에 제대로 말을 할 수도 없었다. 곧 이어 이화연이 병실로 들어왔다.

이화연은 진우의 몰골을 보고는 흠칫했다.

굉장히 평화로운 광경일진데 어째서 소름이 돋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몸은 괜찮나? 일 이야기를 하러 왔는······.”

이화연이 그렇게 말하는 순간, 모두의 고개가 그녀에게 돌아갔다. 진우가 이화연에게 손을 뻗었는데, 아이나가 잡더니 도로 침대에 올려놓았다.

“···다음에 이야기하는 게 좋을 것 같군. 푹 쉬어라.”

이화연은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퇴장했다.

“씻겨줄까?”

“같이······.”

아이나와 이브가 그렇게 말했다.

진우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대표님! 동화책 읽어드릴까요?”

아델라가 침대 옆에 앉아서 책을 펼쳤다.

하르뮤는 깎은 과일을 진우의 입에 계속 넣었다.

“행복하시죠?”

“읍, 읍!”

“그러니 다치지 마세요.”

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한 번 더 다쳤다가는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과하다 못해 넘치는 간호를 받은 진우는 보살핌이 필요 없다는 걸 보이기 위해서라도 활동을 시작했다.

‘부산이라······.’

느긋하게 쉴 시간은 없었다. 이제 제대로 반격을 할 차례였기 때문이다.

부산에 원흉이 있었다.

정확한 위치는 부산 국제해상도시였다.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길은 모두 기업이 관리했다. 특히 일신 그룹이 대부분을 건설했다. 가끔씩 산에서 내려오는 몬스터 덕분에 안전을 확보해야 했는데, 일신 그룹의 기술이 들어가 일반 차량도 오갈 수 있을 정도로 안전해졌다.

주기적으로 도로 주변의 산은 기업과 길드에 의해 정리되고 있었다. 길드의 가장 큰 수입원이었다.

부산에 가는데 굳이 차량을 이용하거나 기차를 탈 필요가 없었다. 진우는 현재 그의 전용기에 있었다. 일신 그룹이 소유한 서울 외곽 공항에서 부산까지 단번에 이동할 수 있었다.

진우의 부산 방문 목적은 부산에 있는 일신 그룹의 사업을 참관하기 위해서라고 알려져 있었다.

부산에 가는 건 진우와 하르뮤 둘뿐이었다.

이기환은 서울에서 기업 관리를 해야 했고, 아델라는 연구에 한창이었다. 이화연은 현재 A4 사건의 수습 때문에 서울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다.

가장 빨리 이동이 가능한 사람은 진우였다.

‘산타는······.’

공중에서 사라진 이후, 나타나지 않았다. 죽은 건 아닐 것이다. 그렇게 쉽게 사라질 거라면 애초부터 격리를 할 필요가 없었을 테니 말이다.

다시 나타난다고 해도 예전처럼 학살을 하지는 않을 것이니 괜찮았다. 실제로 집행국에서는 산타의 위험등급을 E까지 하향조정했다.

산타가 수많은 생명을 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기에 나타난 결과였다.

진우는 하르뮤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뺨이 상기될 정도로 흥분하고 있었다.

“왜 그리 좋아해?”

“일 때문에 가는 거긴 하지만, 그래도 무려 해상도시잖아요.”

부산 국제해상도시.

부산의 앞바다에는 거대한 규모의 국제 해상도시가 들어서 있었다. 단독으로 200만의 인구를 자랑하는 도시였다. 국제도시다 보니 많은 외국인 또한 거주하고 있었다.

해상도시 건설은 일신이 주도했고, 일신의 지분이 가장 많았다. 실질적인 운영은 일신 그룹이 하고 있었다.

“반드시 가봐야 할 세계 여행지 3위라구요! 아이나가 엄청 부러워하던데요?”

“그래?”

아이나도 함께 오고 싶어 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었고, 안타깝지만 아직까지는 그녀의 힘은 도움이 될 정도는 아니었다.

일이 끝난다면 함께 해상도시 관광을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수영복도 샀는데 보실래요?”

“됐어.”

“안 보면 손해일 텐데요. 초마이크로 비키니도 샀는데요!”

“제발 그냥 넣어둬.”

하르뮤 덕분에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지는 않았다.

진우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돌렸다.

태블릿PC로 이화연이 보내준 영상을 살펴보았다. 종교 단체에서 배포한 인터뷰 영상이었다.

그중에서 진우가 최초로 목격했던 A4의 모습도 보였다. 하르뮤와 왕래가 있던 중년의 여인이었다.

[어떻게 이곳에 오시게 되었죠?]

[친구가 추천해주었습니다. 다리를 절던 친구였는데, 멀쩡해졌더라고요.]

[어떤 상태이었죠?]

[병원비가 너무 비싸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었거든요. 아이들 키우기도 벅찬 상황이라··· 통증 때문에 일도 못하고 집에만 있어야 했어요. 남편에게 너무 미안했죠. 최근에는 집안일도 제대로 하지 못했어요.]

[이제 말씀해보세요. 어떤 기적이 일어났죠?]

[천국에 갔었습니다. 거기서 환한 빛을 본 것 같아요. 성총이 제 몸에 내려앉은 순간, 몸이 가벼워졌어요. 10년이 넘게 앓아온 통증이 사라졌어요! 이건 기적이에요!]

여인은 굉장히 행복해 보였다.

진심이 느껴졌다.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일을 할 수 있게 되어 기뻐하고 있었다.

평화로운 배경음악이 깔리면서 다른 장면으로 바뀌었다.

[우리의 하늘을 믿으십시오! 당신의 행복을 위해 기적을 내려드립니다.]

깔끔하게 차려입은 여성이 그렇게 말했다. 화면이 어두워지더니 종교를 상징하는 로고가 떠올랐다.

사람의 눈이었다.

간단하게 디자인된 눈 안에는 소용돌이가 그려져 있었다. 딱 봐도 사이비에서나 쓸법한 문양이었다.

옆에서 영상을 함께 보던 하르뮤의 표정이 무척이나 차가워졌다. 회귀 전, 그녀의 모습이 보이는듯했다.

“해상도시에 있다고 했죠?”

“그래, 최근 들어 규모가 제법 커졌더군.”

종교집회에 참여하기만 해도 무료로 병을 치료해준다고 한다. 그러니 사람들이 혹할 수밖에 없었다. 종교단체는 정부에서도 간섭하기 어려웠다.

봉사활동도 하고, 해양생태 보존을 위해 캠페인도 벌였다. 나름대로 정상적인 종교처럼 보이기는 했다.

겉모습만큼은 말이다.

“직접 보면 알겠지.”

진우의 표정도 차가워졌다.

관련되어 있는 모든 것을 쓸어버릴 것이다.

늘 해왔던 것처럼.

전용기가 부산 해상국제도시 공항에 착륙했다. 해상도시의 공항은 한국에서 제일 컸다. 시설도 굉장히 좋아서 매년 공항 순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일신의 기업 마크를 본 따 만든 공항이었다.

진우가 전용기에서 내리자, 마중 나온 이들이 있었다. 국제해상도시를 운영하고 있는 간부들과 도시의 시장이었다. 명목상으로는 부산에 속해있기는 하지만, 기업의 힘으로 운영되는 국제도시다 보니 시장이 따로 존재했다.

국제해상도시 시장을 일반인들은 기업시장이라 불렀다.

“부산 국제해상도시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이진우 대표님! 부산 국제해상도시의 시장인 임기탁이라 합니다.”

“반갑네요.”

임기탁은 엄청 긴장한 것으로 보였다.

진우의 악명을 들었으니 당연했다. 이 자리에서 이진우가 자신을 패버려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걸 알고 있기 때문에 임기탁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임기탁이 준비한 차량에 올라, 공항을 빠져나왔다. 임기탁은 희한하게도 본인이 직접 운전을 했다. 진우에게 최대한 잘 보이고 싶은 모양이었다.

현재 일신의 후계자 구도는 이진우와 이상철이었다.

진우는 몰랐지만, 그의 기업 데뷔무대 이후로 임원들은 이진우를 이상적인 후계자로 여기고 있었다. 게다가 최근 들어 이상철의 태도가 이상했고, 임원들과 거리를 두고 있었다. 그러니 이렇게 지극정성이었다.

“국제해상도시에는 처음이십니까?”

“네, 근데 날씨가 덥군요.”

“겨울에는 평균 21도 여름에는 28도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관광지와 거주지구를 포함한 도시의 여러 부분이 커다란 유리막으로 덮여 있었다.

과학기술과 마도공학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었다. 최근에도 계속해서 확대 건설 중이라 도시 전체를 덮을 예정이었다.

“유지하려면 꽤 많은 전력이 들겠군요. 비용도 만만치 않겠고요.”

“태양광발전으로 충당하고 있지만 많은 재정이 소모되는 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드릴 말씀이 있는데······.”

임기탁은 마왕성에서 발표한 발전소의 시험 설치지역을 이곳으로 해달라고 말했다. 서울은 정부와 엘프 황실과의 협의를 해야 했지만 해상도시는 아니었다.

일신 그룹 측에서 결정한다면 바로 건설에 착수할 수 있었다.

차량은 검문을 바로 통과하고는 도시의 시가지로 진입했다.

‘유흥과 향락의 도시.’

부산 국제해상도시의 풍경이 펼쳐졌다.

하늘을 가린 유리 덕분에 빌딩 자체는 그렇게 높지 않았지만, 전부 화려했다. 야자수도 도시 곳곳에 보였고, 극장과 스포츠 경기장, 대규모 수영장을 가지고 있는 호텔도 눈에 들어왔다.

거리의 시민들은 대부분 노출이 있는 옷이나 수영복을 입고 다녔다. 서울에서 그랬다면 조금 그랬겠지만 도시 분위기와 어울려 굉장히 자연스러웠다.

따듯한 나라에서 사는 종족들도 많이 보였다.

다크엘프와 리자드맨뿐만 아니라, 특히 등에 화려한 날개를 단 조인족들이 많았는데, 날개가 온도에 민감해서 서울에서는 볼 수 없었다.

조인족은 대부분 수영복 차림으로 도시를 활보하고 있었다. 날개 때문인지 수영복 차림이 제일 편해 보이기는 했다.

조인족은 날개 때문에 일반 복장을 입을 때도 등을 노출하고 다녔다. 그래서 성적으로 문란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부산 국제해상도시하면 떠오르는 종족이 조인족일 정도였다.

“저지가 최근 새로 단장한 카지노입니다.”

해상도시의 꽃은 누가 뭐라 해도 카지노였다.

해상도시의 평균 집값은 서울의 2배였다. 비싼 곳은 강남의 5배 가까이 되었다. 그런 해상도시의 중심에서 굉장히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저 카지노였다.

마치 거대한 사원을 보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경건하게까지 느껴졌는데, 그런 곳이 도시에서 가장 큰 욕망이 꿈틀거리는 카지노라는 게 아이러니했다.

어떤 배덕감마저 불러일으켰다.

“와··· 흐, 흐음.”

하르뮤는 냉철한 비서의 연기를 하고 있었지만, 눈이 반짝이는 것은 감출 수 없었다. 감탄하던 것을 멈추고 표정관리를 했다.

“일이 끝나고 들려보는 것도 괜찮겠군.”

“네! 이후 일정은 없습니다.”

진우의 말에 하르뮤가 바로 칼같이 대답했다.

진우는 창문 밖을 바라보다가, 카지노 앞에 있는 무리들을 발견했다.

“잠시 멈춰주세요.”

카지노 앞에서 팻말을 들고 사위하듯 모여 있었다.

“종말이 온다! 시민들을 유혹하는 카지노는 물러가라!”

“임기탁은 사임하라! 일신 그룹은 반성하라!”

“도시를 깨끗하게! 몸과 마음은 청결하게!”

“하늘을 믿고 구원을 받으세요! 가정에 평화가 찾아옵니다!”

임기탁이 그 모습을 보고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

“요즘 세력이 커진 하늘교입니다. 세력이 커진 후부터 조금 골치 아프게 하고 있기는 한데, 크게 신경쓰실 건 없습니다. 이 도시를 탐탁지 않아 하는 단체는 꽤 많지 않습니까? 흔한 사이비종교일 뿐입니다.”

진우는 종교를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았다.

좋은 종교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도 보았고, 그렇지 않은 것도 보아왔다.

희망을 팔아 장사하는 것들은 종교가 아니라 사기꾼이었다.

“하늘교, 그래 그런 이름이었지.”

소용돌이.

검은 존재.

그리고 A4와 관련된 종교.

그 이름은 하늘교였다.


           


The Archmage Vanquishes the Villain

The Archmage Vanquishes the Villain

대마법사는 빌런을 압살한다
Score 7.4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Archmage, the sole survivor in a world that has fallen into ruin, gambles everything and manages to return to the world before its destruction. However, he finds himself not in his original body, but in the body of Lee Jin-woo, the worst villain and a third-generation chaebol heir with brilliant talent. Using his memories from before the regression, he begins to vanquish the villains one by one.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