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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83

⊹ 83화 ⊹

“에이, 농담이에요. 와줘서 고마워요.”

크사툴은 제 몸을 원구형으로 감쌌던 검은 연기를 흩트리며 휘파람을 불었다.

“진짜네. 마검에서 벗어났군.”

쿠낙은 대꾸하지 않고 몸을 낮추며 그대로 물 흐르듯 공격을 이어 갔다.

크사툴은 결국 훌쩍 뛰어 거리를 벌리며 말했다.

“미안한데, 2 대 1은 치사하니까 여기까지만 할게. 안녕~”

슥 공간이 갈라지고 크사툴은 손을 흔들며 거기로 쏙 떨어졌다.

적의 기척이 완전히 사라진 걸 확인하자마자 쿠낙이 검을 던져버리고 도아에게 달려왔다.

“도아 양!”

희게 질린 그가 말을 잇지 못하고 도아를 이리저리 더듬거렸다.

도아가 그런 그를 다독였다. 그가 그녀보다 더 핏기가 없어서 부상자처럼 보였다.

“난 괜찮아요. 다친 데도 없고요.”

“하지만, 하지만, 도아 양……. 마나도 쓰지 못하는데, 맨몸으로…….”

“마나관도 거의 회복됐어요. 쿠낙이 와 줄 거라고 믿고 무리하지 않았으니까 괜찮아요.”

“도아 양!”

“네? 네?”

그가 확 무릎을 꿇어서 도아는 깜짝 놀랐다.

“발이…….”

맨발로 전투를 해서인지 발에 긁힌 상처가 나 있었다.

“이 정도는 긁힌 거죠.”

쿠낙이 빙글 돌아 등을 들이댔다.

“업히세요.”

“아― 괜찮은데. 저기 텐트에서 옷을 갈아입고…….”

“안 됩니다.”

도아는 끙 하고 쿠낙을 바라보았다. 그가 얼른 업히라고 등을 들이밀었다.

압박감 때문인지 등이 크게 보여서, 도아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지금 환자도 아니고, 마나관도 80%지만 쌩쌩하고, 맨발로 걷는 것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다.

쿠낙이 신경 써주는 건 고맙지만, 넙죽 기대고 싶지는 않았다.

도아가 망설이다가 말했다.

“쿠낙, 저 지금 옷이 젖어서 업히고 싶지 않아요. 쿠낙 옷도 젖을 거예요.”

“저는 괜찮습니다.”

“끝났나?”

훌쩍 망토를 날리며 로베른이 도착했다. 도아가 눈을 가늘게 떴다.

“늦었어.”

“뇌가 있다면 오두막을 무방비로 둘 수는 없다는 걸 인지했겠지. 튀어 나가는 게 아니라.”

말투에 참을 수 없는 짜증이 섞여 있었다. 도아는 멋쩍어 공손히 인사했다.

“…… 감사합니다.”

마수는 오두막을 인지할 수 없지만, 사람은 달랐다.

한 번도 공격받아 본 적이 없어서, 혹시 공격을 받으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걱정이 뒤늦게 이어졌다.

“짐이 보기엔 끝난 거 같은데. 추위에 그렇게 얇은 옷으로 서 있는 취미생활은 관두게.”

“쿠낙이 날 업어 주려다가 실패해서.”

“다쳤나?”

“맨발이라?”

도아가 제 발을 휙 들어서 보여주었고, 로베른은 상황을 파악했다.

그가 망토 끈을 잡아당겨 망토를 풀어 도아를 휙 감싼 후에 안아 올렸다.

“정말 귀찮게 구는군.”

“어어?”

도아가 얼빠진 소리를 내는 소리 그가 훌쩍 몸을 날려 순식간에 오두막 앞에 도착했다.

오두막 앞에는 걱정이 역력한 댄버스 부인과 베리가 서 있었다.

도아를 내려놓고 로베른이 물었다.

“그래서 적은?”

“도망쳤습니다.”

금세 따라온 쿠낙이 낮게 대답했다. 댄버스 부인과 베리는 부산을 떨며 도아를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옷을 갈아입고, 상처를 치료한 도아가 말했다.

“크사툴이었어.”

“마검?”

“응. 뭐라더라. ‘마검과 융합해서 한 몸이 되었습니다.’라고 하던데.”

“죄송합니다.”

“쿠낙이 왜 사과해?”

“저 때문에…….”

“아니, 쿠낙 때문은 아니고 나 때문인 거 같던걸. 아주르 나자크를 가만두지 않겠다! 하는 느낌.”

“그걸 도망치게 놔뒀나?”

“전에 폐하가 놓쳤을 때랑 똑같아 보였어. 이상한 공간으로 쏙 도망치더라. 대체 그게 뭐지?”

도아가 갸웃거렸다.

“주변에 다른 놈은 없었나?”

“없었어.”

“느끼지 못했습니다.”

베리가 초조해져서 도아의 무릎에 매달렸다.

“더아 님, 거럼 이험해디신 거 아녀요?(도아 님, 그럼 위험해지신 거 아녀요?)”

도아가 웃으며 베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원래 모험가는 다 위험하게 사는 거야. 그리고 내가 제대로 옷을 입고 싸우기만 했어도 결과는 달랐을걸.”

몸 상태도 그렇고.

“덩말여?(정말요?)”

“그러엄~”

도아가 장담했다. 베리가 씩씩하게 말했다.

“뎌 더 열띠미 겅부할래여!(저 더 열심히 공부할래요!)”

“그래, 그래.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어.”

“더 열띠미!”

“응응.”

도아가 쿡쿡 웃으며 베리를 달래주었다. 쿠낙은 여전히 웃지 못하고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로베른은 나른한 표정으로 툭 물었다.

“그래서. B급의 일정은 변함없나?”

도아는 로베른을 바라보았다.

그 일정이 엘몬드 공작가를 찾아가는 건지, 아니면 비추는 샘 공략인지는 모르겠지만.

“변함없어.”

어느 쪽이든 변함없다.

도아의 말에 로베른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 ❖ ❖

얀이 찾아온 건 3월이 거의 끝나갈 무렵이었다.

이때도 비에나리에 산속에는 폭설이 내리고 있었다.

날씨가 안 좋다며 사람들이 만류했지만, 얀은 더는 기다릴 수 없었다.

심지어 그는 모험가 길드장 아닌가.

그래도 제 한 몸 지키는 건 문제 없다.

‘―라고 생각했는데.’

얀은 좁은 틈새에 푹 끼어 있었다.

애초에 그랑은 이렇게 눈이 많이 오는 날씨도 아니다.

바다를 끼고 있는 항구도시는 사계절의 변화가 있긴 하지만, 이런 극한 날씨를 자랑하진 않았다.

눈이 얼고 그 위에 다시 눈이, 또 눈이 쌓인다는 걸 이론으로는 알았지만 실제로 겪은 건 처음이다.

분명히 산밑 날씨는 쾌청했다.

그런데 산을 올라가면서 날씨가 갑자기 흐려진다 싶더니 폭설이 내리기 시작했다.

손에 들고 있던 등불은 별 소용이 없었다.

어느 쪽으로 올라가야 할지 길도 보이지 않는다. 분명히 길을 표시하는 리본이 나뭇가지에 묶여 있었는데 그걸 확인할 수 없었다.

주르륵―!

게다가 발밑의 눈이 무너졌다.

“으악!”

비명을 지르며 미끄러져서 이미 얼어 있는 눈의 틈 사이로 떨어졌다.

‘미치겠네.’

두꺼운 옷을 입고 있어서 다치지는 않았지만, 두꺼운 옷 덕분에 언 눈 틈에 꽉 끼어서 움직이기가 힘들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틈 사이에 들어오니 바람이 불지 않아서 체온을 보존하기가 더 유리하다는 거였다.

‘그런데 이렇게 계속 내 위로 눈이 쌓이면……. 어떻게 되는 거지.’

동생을 찾으러 왔다가 여기서 죽는 건가?

‘아니, 아니, 죽지는 않겠지. 에이.’

얀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이봐요!!”

얀은 틈새 바깥을 향해 소리 질렀다.

“사람 살려!!”

S급의 귀는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쿠낙을 놀라게 해 주려고 알리지 않고 온 게 잘못이었다.

“쿠낙아! 형이야!!”

외쳐 보지만 휭휭 거친 바람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으으으―‘

그가 어떻게든 꼼지락거리며 여기서 나가려고 애쓰는 순간,

주르륵

몸이 더 아래로 미끄러졌다.

‘헉!’

얀은 숨을 삼켰다. 온몸이 빳빳하게 굳어버렸다.

‘아래로 더 미끄러지면 어떻게 되는 거지? 누가 날 꺼낼 수나 있나?’

헉헉 저절로 호흡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안 돼, 안 돼. 침착하자. 침착하게 생각해 봐, 얀 샌델. 이렇게 눈 틈에 갇히면 뭘 해야 하지? 아, 세상에. 배운 게 없네?’

그가 다시 소리쳤다.

“이봐요! 아무도 없어요? 없겠지! 누가 미쳤다고 이런 날씨에 산에 올라가냐! 마을 사람이 다 올라가지 말랬는데! 얀 샌델!! 으아아아!”

“어디 계십니까?”

“헉! 살려주세요! 여기예요!”

침착한 목소리가 들려 얀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잠시 후 틈 사이로 불쑥 회색 늑대의 얼굴이 보였다.

“이런.”

늑대는 안쓰러운 표정을 짓더니 손을 뻗어 얀의 팔을 붙잡고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찌지직―

옷이 찢어지는 소리가 나고 그가 무 뽑히듯 쑥 뽑혀 올라왔다.

“가,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늑대족 청년은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이 날씨에 꽁꽁 싸매고 있는 자신과 달리, 늑대족은 단출한 차림이었다.

툴레 모피의 저력은 굉장했다.

“저는 얀 샌델이라고 합니다. 그랑에 들르실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들러 주십시오. 아니, 지금 뭔가…….”

얀이 허둥지둥 생명의 은인에게 선물이라도 주기 위해 배낭을 열려 하자 늑대가 손을 들어 막았다.

“괜찮습니다. 이것도 다 인연이지요. 그런데 얀 샌델이시면, 쿠낙 샌델 님과 가족이십니까?”

순식간에 얀의 경계심이 올라갔다.

“맞습니다.”

그의 반응에 늑대는 빙긋 웃었다.

“그렇군요. 전 지금 김도아 님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도아 양을 말입니까?”

“…… 그렇게 부르십니까?”

이번에는 늑대의 얼굴에 의심이 서렸다.

“도아 양과 아는 사이이십니까?”

“그건 아닙니다만…….”

늑대는 눈을 가늘게 뜨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나저나 눈이 이렇게까지 내리다니. 비에나리에는 대단하군요.”

“비에나리에 출신이 아니신가 보지요?”

아무래도 직업 때문인지, 상대의 정보를 모으려고 하게 된다.

“네, 저는 프롱드 출신입니다. 아, 이름은 아칸이라고 합니다. 엘몬드 가문에서 작게나마 검 노릇을 하고 있지요.”

‘엘몬드 공작가.’

엘몬드 공작가에서 도아와 연락을 취하고 있다는 건, 얀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이유는 몰랐지만.

프롱드에서 날리는 공작가라면, 대륙 내에서도 날린다고 보면 된다.

‘아주르 나자크인 것과 관련이 있는 건가.’

곰곰이 생각하는데, 아칸이 말했다.

“저쪽입니다. 같이 이동하시겠습니까?”

“네, 감사합니다.”

얀은 넙죽 제안을 받아들었다.

이 눈산에서 이제 혼자 걷고 싶지는 않았다.

아칸은 연신 귀를 쫑긋거리며 앞으로 앞으로 걸었다. 걷는 동안에도 눈이 계속 쌓여서 발이 푹푹 빠져들어 갔다.

‘가만히 있으면 순식간에 눈사람 되는 거 아니야?’

그래도 별 어려움은 없었다. 일단 그도 정확히 재보지는 않았으나 D급이나 C급 모험가는 될 터였다.

이 정도 눈산도 못 올라가면 모험가 자격이 없다.

꾸준히 산을 오르니 천천히 폭설이 잦아들기 시작했다.

언제 그랬냐는 듯 뻔뻔한 태도의 날씨였다.

시계가 깨끗해지면서 멀지 않은 곳에 오두막이 보였다. 얀은 반색하며 걸음을 빨리했다.

쉬익―!

그때 뭔가가 튀어나와 그를 가로막았다.

놀란 얀이 멈춰서서 상대를 바라보았다.

남색 드레스를 입은 여성이었다. 그녀가 손에 들고 있는 긴 빗자루를 그의 턱 끝에 대고 있었다.

‘드레스? 이 날씨에?’

“오래된 계약에 따라 집을 수호하고 있는 이여. 저희는 친구로 왔지, 적으로 오지 않았습니다.”

아칸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때 오두막 문이 벌컥 열렸다.

“구인, 누구 왔나여?(부인, 누구 왔나요?)”

익숙한 얼굴과 목소리에 얀은 반가워서 허겁지겁 목도리와 모자를 벗어 버렸다.

“베리 군, 접니다.”

“어냣? 딜두쟝님?(어랏? 길드장님?)”

얀은 눈물이 나올 거 같았다.

“형??”

곧이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쿠낙이 오두막 밖으로 달려 나왔다.

댄버스 부인이 빗자루를 치우며 물러섰다.

“형? 여기 갑자기…….”

얼떨떨한 표정이 된 쿠낙의 머리를 얀이 양손으로 마구 헤집었다.

“갑자기는 무슨 갑자기야, 어! 소식 한 줄 딸랑 전하면 다야? 다냐고. 진짜, 쿠낙 샌델. 너 사람을, 진짜…….”

어쩔 줄 몰라 하는 쿠낙의 표정은 평소보다 훨씬 더 어려 보였다.

얀이 그런 그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어디 보자. 진짜야? 어? 마검이랑, 하, 진짜네.”

쿠낙은 겸연쩍은 표정으로 얀을 바라보았다.

얀은 제 남동생의 눈동자가 금색인 걸 확인했다.

얀은 눈가가 뜨끈뜨끈해졌다.

“아버님이 아셨으면 정말 기뻐하셨을 거야.”

그의 말에 쿠낙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지 이야기에 그의 눈가도 붉어지기 시작했다.

그가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일단 안으로 들어가자. 도아 양, 괜찮겠습니까?”

도아가 문가에 서서 웃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문전박대 할 수는 없지요. 어서 오세요, 얀 샌델. 그리고―.”

“아칸입니다.”

“아칸도요.”

얀은 민망해져서 눈가를 빠르게 비비고 웃었다.

“도아 양도 오랜만입니다.”

“오랜만이에요.”

도아가 웃었다.

❖ ❖ ❖

오두막 안에서 따뜻한 차를 대접받고, 한바탕 떠들면서 이곳에 오다가 틈 사이에 빠진 이야기를 하자, 도아가 놀라 물었다.

“그럼 일행이 아니에요?”

“네? 네.”

“전 얀의 호위인 줄…….”

도아의 눈동자가 도르륵 굴러 아칸을 향했다.

호박색 눈을 가진 회색 늑대족은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한 번 자기소개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도아 님. 저는 엘몬드 공작가의 작은 검인 아칸이라고 합니다.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도아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엘몬드 공작가요……?”

“네. 도련, 아니. 공작님께서 저를 보내셨습니다.”

도아는 빤히 아칸을 바라보았다.

아칸은 저도 모르게 도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름답게 변화하는 아주르 나자크.

그리고, 확실히.

도련님과 닮은 구석이 있었다. 어디라고 꼭 짚어서는 말하지 못하겠지만, 분위기가 닮았다.

게다가 도련님도 색은 변하지 않지만 아주르 나자크다.

어쨌든 같은 녹색 눈동자.

두 사람이 나란히 서면 누구라도 분명 남매구나, 하지 않을까?

“무슨 용건으로요?”

도아의 말에 적대감은 없어 보여 아칸은 마음속 깊이 안도하며 품에서 초대장을 꺼냈다.

“첫 번째 달(first moon)의 날에 열리는 파티에, 만일 가능하시다면 와주십사 하는 간곡한 부탁을 드리러 왔습니다.”

“첫 달의 날이요?”

“6월을 말합니다.”

옆에서 얀이 설명을 덧붙여 주었다.

“흐으으음―“

이미 가기로 마음 먹었으면서 괜히 튕기는 듯한 태도를 보이며 도아는 초대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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