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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87

86. 바르트 외전

‘바린’을 포함한 레오 드 예리엘 왕자를 모시는 근위기사들이 근위대장에게 달려갔다.

삼십 대 중반의 젊은 바르트가 분기탱천해서 외쳤다.

“대장님! 이건 반란입니다! 왕께서 병상에 계신다 한들 어찌 왕자 된 몸으로 왕궁을 습격한단 말입니까!”

콘라드 왕국의 수도, 루티나는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콘라드 왕국의 왕, ‘카데릭 드 예리엘’이 병환으로 쓰러져 거동하지 못하게 된 지 고작 1년, 에릭 드 예리엘 왕자가 야심을 드러냈다.

왕께서 심한 질병으로 일어나지 못하시니 임의로 후계자를 선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후궁의 아들인 그는 왕비의 아들인 레오 드 예리엘에게 왕위 계승순위에서 밀렸으나, 레오가 너무 어리다는 것을 들먹이며 귀족들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였다.

그리고 외할아버지인 라퍼트 테르탄 공작의 힘을 빌려 기어이 사달을 일으키고야 말았다.

그는 귀족의 사병들을 동원해 왕궁을 포위했고, 망루에 오른 근위대장은 왕궁을 둘러싸고 있는 군대를 보며 침음을 흘릴 뿐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루티나의 수비병들도 저들의 손에 넘어간 모양이다. 남은 것이라고는 왕궁에 소속된 근위병들과 근위기사단인데… 적이 너무 많았다.

바르트가 재촉했다.

“대장님!”

“…근위기사의 역할은 왕가를 수호하는 것이지 후계자들 간의 다툼에 끼는 것이 아닐세.”

“그러면 이대로 왕자님을 죽게 내버려 두실 생각입니까?”

“안타깝지만 우린 왕을 먼저 지켜야 하네. 그리고 저들의 요구도 단지 왕자님을 내놓으라는 것이니…”

레오 드 예리엘 왕자를 모시는 기사들이 “허!” 탄식했다. 충성심이 깊은 바르트는 믿기지 않는다는 투로 성토했다.

“저놈들이 왕자님을 살려두겠습니까? 저희는 레오 왕자님을 모시라는 명을 받았습니다! 그게 저희가 왕께 받은 마지막 명령이었습니다. 절대로 넘길 수 없습니다!”

“….”

“정 그러시다면 왕자님을 모시고 달아날 길만 열어주십시오. 왕께서 쾌차하신 뒤 돌아와 여쭙겠습니다. 후계는 왕께서 결정할 문제가 아닙니까!”

바르트는 근위대장의 답변을 기다리지도 않고 휙 돌아서서 외쳤다.

“적법한 후계자를 지킬 사람만 따라와라! 어찌 기사가 자신의 주군을 버린단 말이냐!”

그는 몇 명이 따라오건 상관없다는 태도로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고, 열다섯 명의 기사들이 그와 함께했다. 바린도 각오를 다지며 그를 따랐다.

왕자의 방 앞에서 한 시종장이 눈치도 없이 그들을 막아섰다.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왕실의 예법을 지키시오! 모범을 보여야 할 근위기사들이 단체로 무슨 짓이오!”

“비켯!”

바르트는 버럭 화를 내며 그를 밀쳐버리곤 방문을 열었다.

안에서는 왕자의 밝은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 있었구나! 우리 공주님!”

숨바꼭질이라도 하고 있었는지, 고작 여섯 살밖에 되지 않은 왕자가 주홍색 커튼 뒤에 숨어있던 레나 드 예리엘 공주를 찾아내 얼싸안고 빙글빙글 돌려주고 있었다.

기사들이 왕자 앞에 부복했고, 바르트가 대표가 되어 말했다.

“왕자님! 급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무슨 일이시죠?”

왕자는 꺄르르 웃는 공주를 내려놓으며 물었다.

“에릭 드 예리엘 왕자가 왕궁을 습격했습니다. 달아나셔야 합니다.”

“습격이라고요? 에릭 형님이?”

바린은 고개 숙인 채 속으로 혀를 차고야 말았다. 사태가 이 지경인데도 왕자님께 경고를 전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나 보다.

그도 그럴 것이 왕자에게는 보호자라 할 만한 사람이 없었다. 그는 정치 활동을 벌이기에는 너무 어렸기에 친목을 다진 귀족도 없었을뿐더러 본디 왕자의 후원자가 되어주었어야 할 왕비도 없어서 그동안은 왕이 그의 보호자를 자처하고 있었다.

“자초지종은 가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한시가 급합니다.”

바르트가 초조하게 독촉했으나, 왕자는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하려는 듯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들의 말을 믿어도 되겠냐는 의문이 섞인 눈빛이었다.

하지만 시녀들은 벙어리가 되어 머뭇거렸고, 어린 왕자는 스스로 판단해야 했다.

바르트와 기사들은 그를 억지로라도 모셔야 할지 고민했지만, 다행히 왕자의 판단은 빨랐다.

“경들의 뜻을 따르지요. 제가 어떻게 하면 되죠?”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허락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바르트가 왕자를 번쩍 안아 들었다. 시녀들이 기겁할 정도로 무례한 행동이었으나 격식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공주를 안아 든 사람은 바린이었다. 그가 어린 공주를 조심스레 들어 올리자 공주가 꼼지락, 투정을 부렸다.

“이잉! 내려줘. 나 오빠한테 갈래.”

“죄송합니다.”

바린은 네 살밖에 먹지 않은 공주에게 연신 사죄하며 동료들을 따라 발걸음을 서둘렀다.

공주의 칭얼거림이 이어지는 가운데 근위기사들은 비밀통로를 따라 왕궁을 빠져나갔다. 에릭 드 예리엘 왕자도 비밀통로의 존재를 알고 있을 터라 필사의 항전을 각오했지만, 다행히 통로를 지키는 자들은 없었다.

에릭 왕자가 왜 비밀통로를 막지 않았을까?

의구심이 떠올랐으나 그걸 문제 삼기에는 상황이 촉박했다.

어두운 통로를 따라 루티나 외곽으로 빠져나온 기사들은 근처의 마차 대여소에서 말과 마차를 징발했다. 왕자와 공주를 마차에 태우고, 기사들은 말에 올라 마차를 호위하며 북동쪽으로 달렸다.

그들은 아이셀 왕국으로 달아날 생각이었다.

아이셀 왕국은 레나 드 예리엘 공주를 낳다가 돌아가신 왕비, ‘아이나스 드 이사도라’의 친정이어서 몸을 피하기에 최적으로 보였다.

한데 추격이 따라붙었다.

마치 이쪽으로 달아날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한 추격에 당황한 바르트가 계책을 내놓았다.

훗날 그는 이 계책을 내놓았던 것을 크게 후회하게 되지만, 그건 나중의 일이었다.

달리는 말 위에서 바르트가 외쳤다.

“양동작전을 쓰자! 두 명은 마차를 몰고 아이셀 왕국으로, 열두 명은 오른 왕국으로 달아나자!”

“나머지 두 명은?”

“남은 두 사람은 왕자님과 공주님을 모시고 몸을 숨기자! 놈들의 시선은 사람이 많은 쪽과 마차 쪽으로 분산되겠지.”

기사들은 바르트가 내놓은 계책을 뒤따르는 동료들에게 전파했다. 한 기사가 바르트에게 바짝 말을 몰아 다가와 물었다.

“좋은 생각인 것 같지만 왕자님과 공주님을 모실 두 사람의 임무가 막중하군. 누가 가는 게 좋을까? 마음에 둔 사람이 있나?”

바르트는 휘익, 뒤따르는 기사들의 면면을 둘러보고 답했다.

“두 사람은 말을 타선 안 돼! 말은 눈에 띄니까. 그러니 바린과 닐이 좋을 것 같다! 루디와 웬디의 검술 실력이 가장 뛰어나긴 하지만 왕자님과 공주님을 모시고 달아나는 건 발이 빠른 사람이 나을 거야!”

바르트의 제안에 기사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이대로 도망쳐봐야 느린 마차는 곧 따라잡힐 것이다.

바린과 닐도 손을 들어 알겠다는 수신호를 보냈다.

곧이어 달리는 마차에서 왕자님과 공주님을 꺼내 말에 태우는 작업이 있었다. 행여라도 옥체에 손상이 갈까, 마부석에 앉아있던 기사가 엉금엉금 기어와 왕자님과 공주님을 건네주는 곡예를 부렸다. 공주는 달리는 마차에서 말로 옮겨타는 게 무서웠는지 와앙, 울음을 터뜨렸다.

바르트가 다가와 말했다.

“바린! 닐! 왕자님과 공주님을 잘 부탁하네. 벨리타 왕국 국경 부근에 숨어있으면 우리가 찾아가겠네!”

“우리 걱정은 하덜 말고 댁들 걱정이나 하시게! 내 보기엔 마차와 함께 가는 친구들은 두 번 다시 보기 힘들겠구만! 하하하!”

체구가 작은 기사가 왕자를 앞에 앉히고 크게 웃었다.

평소에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오해를 사곤 했던 ‘닐’이었다. 그는 끝까지 자신만의 어투로 딱딱한 분위기를 풀려 했다.

그의 노력이 헛수고는 아니었는지 기사들은 미소를 머금고 용감하게 자신이 마차를 따라가겠노라 자원했다.

이윽고 마차를 따를 이들이 결정되자 바르트가 외쳤다.

“우리는 서쪽으로 간다!”

그는 열한 명의 기사들과 함께 다그닥 다그닥 방향을 틀어 사라졌다.

“왕자님과 공주님을 잘 부탁해! 그럼 살아서 보자고! 닐! 넌 죽으면 내 손에 또 죽을 줄 알아!”

“누가 할 소리!”

근위기사단의 홍일점인 웬디는 투닥이며 정이 들었던 닐에게 손을 크게 흔들고는, 루디와 함께 덜컹거리는 마차를 호위하며 북동쪽으로 사라졌다.

바린과 닐은 한참 말을 달리다가 보는 사람이 없는지 주위를 둘러보곤 말에서 내렸다. 말 엉덩이를 검집으로 모질게 때려 멀리 도망치게 하고는 각자 왕자와 공주를 등에 업었다.

그들은 북서쪽으로 펼쳐진 평야로 몸을 숨겼다.

* * *

어두운 밤, 높이 자란 수풀에 몸을 숨긴 바린이 절박하게 재롱을 부렸다. 공주가 우는 걸 막으려면 뭐라도 해야만 했다.

하지만 아이를 달래본 적도 없고, 말주변도 없는 그는 쩔쩔 애를 먹었다. 바린의 곁에는 하루 꼬박 걷느라 지친 왕자가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다.

닐은 죽었다.

그는 따라붙은 수십의 추격병들을 상대하다 죽었고, 바린은 풀숲에 숨어 그걸 지켜봐야만 했다.

아직도 추격은 계속되고 있었다.

“히잉… 나 무서워.”

바린의 등에 업혀 졸았던 모양인지, 공주는 도통 잠이 들지 못했다. 주위에 깔린 어둠을 무서워하며 울상을 지었다.

울면 큰일이 난다. 고요한 들판에 울음소리가 퍼지면 당장 붙잡힐 것이다.

“고, 공주님. 이것 보세요.”

급한 대로, 바린은 자신이 끼고 있던 반지를 꺼내 보여주었다. 은반지가 달빛을 받아 반짝여 공주의 눈길을 끌었다.

“…이게 뭐야?”

“이건 약혼반지랍니다.”

이십 대 초반인 바린은 작년에 약혼했다. 근위기사가 되겠노라 밤낮없이 검술을 갈고닦은 그는 늦은 나이에 짝을 만났다. 약혼하며 십자교회의 율법에 따라 반지에 사제님의 축성을 받아 교환했고, 결혼은 내년 봄쯤에나 올릴 계획이었다.

‘말없이 떠나서 걱정이 많을 텐데…’

그녀를 떠올리자 바린의 가슴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앞으로 몇 년은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그녀는 외롭게 내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겠지…

레나 드 예리엘 공주가 건네받은 반지를 만지작거렸다. 바린이 했던 것처럼 제 손가락에 끼워보기도 했으나, 반지는 그녀의 가는 손가락에 걸려 덜렁거렸다.

공주는 반지를 입술로 아앙- 물고는 어눌한 발음으로 물었다.

“냑혼이 뭐야?”

“서로 결혼하겠다는 약속입니다.”

“결온은 뭔데?”

“어, 음.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 함께하는 걸 결혼이라고 한답니다.”

“사랑이 뭐야?”

어린 공주의 질문은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사랑이란 무엇인가?’라는 엄청난 질문을 마주하게 된 바린은 잠시 자신의 처지를 잊고 머리를 굴렸다.

“으으음… 아! 공주님. 공주님께서는 여기 왕자님을 좋아하시죠?”

“응! 나 오빠 좋아.”

“그게 사랑이랍니다.”

현명한 답변을 해줬다고 생각하는데, 공주가 눈을 어여쁘게 깜박이며 재차 물었다.

“그럼 나 오빠랑 결온해?”

어어? 그게 왜 또 그렇게 되지?

물론 왕족이 가까운 친척과 결혼하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친남매의 결혼은 왕족들조차도 꺼리는 근친혼이었다.

“그건 아닙니다만…”

“아냐?”

그때, 바린의 고개가 홱 돌아갔다.

멀리서 횃불이 다가오고 있었다.

추격병이다.

바린은 무엄하게도 공주의 입을 “쉬잇!” 막고는 왕자를 흔들어 깨웠다.

혹시 일어나며 소리를 낼까 걱정했는데 왕자는 눈을 떠 그를 바라볼 뿐, 침묵을 지켰다.

‘왕자님이 조숙하셔서 다행이다.’

바린은 왕자님께 횃불을 가리키며 이동하자는 눈짓을 보냈다.

왕자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공주님을 품에 안고 살금살금 자리를 옮겼다. 적어도 저 횃불이 다가오는 경로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들은 넓은 들판에서 숨바꼭질을 하고 있었다.

높이 자라난 수풀은 몸을 숨기기에 최적이었으나, 동시에 이동한 흔적이 쉽게 남아서 주의해야만 했다.

바린은 공주를 안은 채, 수풀을 쓰러뜨리지 않으려 애썼고, 왕자도 그의 행동을 따라 하며 걸음을 옮겼다.

까치발을 들고 걷느라 등허리가 아파 올 무렵, 한 번 더 위기를 모면한 바린은 왕자와 공주를 재우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대로는 잡힌다.’

바르트가 제시한 계책이 잘 먹혀들었는지 닐과 바린에게는 기사가 따라붙지 않았다. 아직도 나타나지 않는 걸 보면 놈들은 양동작전에 속아 다른 두 곳을 따라간 모양이었다.

대신 병사들이 따라붙었다.

처음에는 몇 명 되지 않아서 손쉽게 잡아 죽이고 달아났으나, 그 숫자가 빠르게 불어났다.

새근거리는 왕자와 공주의 숨소리를 들으며 바린은 생각에 잠겼다.

처음에는 일행에서 몰래 갈라진 우리에게 어떻게 추격이 붙었는지를 의아해했었고, 흔적을 남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닐이 희생했다.

그가 몸을 던져 추격병들을 쓸어버릴 때, 바린은 흔적을 지우고 달아났다.

하지만 추격은 끊어지지 않았다.

더 많은 병사가 그가 지나온 길을 수색하며 차근차근 압박해왔다.

결국, 바린은 ‘놈들은 우리가 몇 명인지 알고 있다.’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놈들은 두 방향으로 달아난 근위기사가 몇 명인지 확인하고, 모자란 나머지 두 명을 병사들로 하여금 찾으라 명령했음이 틀림없었다.

그러니 추격을 끊어내기 위해선…

‘내가 죽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추격의 손길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었다.

바린이 눈을 감았다.

달빛이 눈꺼풀을 비집고 들어와 결혼을 약속한 그녀를 망막에 생생하게 그렸다.

돌아가고 싶다. 하지만…

바린은 질끈, 감은 눈을 더욱 오므려 그녀를 지워냈다. 벌떡 일어나 각오를 다졌다.

죽음을 두려워했다면 처음부터 왕자님을 따라오지도 않았다.

개인적인 사정을 우선할 것이었다면 근위기사가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내가 죽으면 추격이 끊어질 가능성이 높았다.

어린 왕자와 공주가 호위도 없이 들판에 남겨졌으리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하리라.

남겨진 왕자와 공주가 걱정되지만, 함께 있으면 미래는 뻔했다. 지금도 내일을 기약하기 힘들었다.

‘왕자님께서 공주님을 데리고 달아나실 수 있으실까…’

보기보다 성숙한 왕자님이시니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평 없이, 위기의 순간에 침착한 모습을 보여준 왕자님이시다.

바린은 레오 드 예리엘 왕자를 다시 흔들어 깨웠다.

비몽사몽 정신을 차리지 못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주위를 살피는 왕자. 바린은 그에게 “북서쪽에 있는 벨리타 왕국으로 가셔야 합니다. 국경 부근의 마을에 숨어계시면 근위기사들이 왕자님을 찾아올 겁니다.” ─ 라고 알렸다.

왕자가 왜 그런 말을 하느냐고 물었지만, 만약을 대비해 알려드리는 것이라고 둘러대고는 그를 다시 재웠다.

바린은 가지고 있던 식량을 모조리 왕자의 머리맡에 내려놓고 조심조심 걸음을 옮겼다.

횃불을 향해.

고함과 병장기 소리가 난무하는 가운데, 잠든 공주의 손에는 은반지가 꼬옥 쥐어져 있었다.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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