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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90

89. 거지남매 – 엔딩의 조건

지금까지 본 엔딩들은 레나가 결혼할 때, 레나가 직업을 가졌을 때, 레나와의 관계가 깨졌을 때, 그리고 레나 또는 레오가 죽었을 때 나타났다.

레오는 먼저 관계가 깨졌을 때를 떠올렸다. 바로 지난번 약혼관계 시나리오에서 처음 등장한 조건이었다.

레나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주먹을 휘두른 순간 엔딩이 찾아왔다. 아마도 그녀가 인연을 완전히 끊어버리겠노라 작심한 순간일 것이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레나와의 관계가 엔딩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었다. 애당초 시나리오의 이름이 약혼‘관계’이니, 관계가 깨지면 시나리오도 끝이라는 뜻이다.

그 말인즉슨 소꿉‘친구’ 시나리오에서도 친구 관계가 깨지면 똑같은 결과가 찾아온다는 뜻이었는데, 이를 어렵지 않게 유추해낸 레오는 탄식하고야 말았다.

소꿉친구인 레나는 눈치가 빨랐다. 그녀는 관심의 대상인 레오를 유심히 살폈고, 친구의 변화를 금방 알아차렸다. “레오, 너 레오 맞아?”라며 질문을 던져왔다.

그것이 뭐 잘못됐다던가 그녀의 눈치가 야속하다던가 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이걸 미리 알고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차라리 그때 친구 관계가 깨졌더라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랬더라면 지난 약혼관계 시나리오에서 파혼을 시도하지 않았을 터였다. 레나 아이나르를 그렇게 괴롭히지 않았을 것이다.

마지막 순간, 분노로 이글거리는 눈동자와 끓어오르듯이 차오르는 그녀의 눈물이 생생하다.

후회와 반성을 되새긴 그는 마음을 다잡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을 돌렸다.

‘적어도 이 거지남매 시나리오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 관계가 깨질 일이 없으니…’

예전, 동생이 “오빠 미워!”라 외치고 창관으로 뛰쳐나갔을 때도 관계가 깨지지 않았다. 혈연은 약혼자나 친구처럼 인연이 끊기고 자시고를 논할 범주에 들어있지 않았다.

레나가 동생으로, 내가 오빠로 태어난 이상, 이건 어떤 일이 있어도 변하지 않는다.

소꿉친구인 레나가 조금 걱정이긴 하지만, 이제는 이 엔딩을 맞이할 일이 없을 거다. ─ 라고 다짐하며 레오의 생각은 다음, ‘레나 또는 레오가 죽었을 때’로 넘어갔다.

이건 딱히 고민할 것이 없었다.

죽었으니 엔딩이다. 레오가 죽건, 레나가 죽건.

레오가 죽으면 플레이어의 사망이니 엔딩이 찾아오는 게 당연한 일이고, [ 레나 키우기 ]라는 이 게임의 이름답게 레나가 죽으면 끝나는 게 자연스러웠다.

사망 제한이 있어서 최대한 피해야 하는 엔딩이기도 했다.

2/3. 앞으로 두 번만 더 죽으면 끝이다.

다음은 결혼 엔딩.

레오는 레나와 여러 번 결혼해봤다. 그런데 이 엔딩은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이상한 점이 많았다.

– 왜 레나가 결혼하면 엔딩이 찾아오는 걸까?

괴로운 과정이었지만, 지난 시나리오 덕분에 레나와의 관계가 깨지면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그렇게 끝나면 시나리오 보상도 주지 않으니 어떤 의미에서는 최악의, 시스템마저도 허용하지 않는 엔딩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이제 약혼관계 시나리오에서 레나를 공주로 만들 방법이라곤 레오가 한 왕국의 정권을 잡고 그녀를 공주로 옹립하는 수밖에 없는데, 여기에 결혼하지 않은 상태여야 한다는 제약은 다소 불필요해 보이는 것이었다.

결혼한 다음에 공주로 옹립될 수도 있지, 공주(princess, 왕실의 귀한 여성을 통칭하는 명칭)가 꼭 미혼 여성이어야 하는 것도 아닌데…

너무 동화 같은 조건이어서 그냥 ‘게임이니까’라고 한다면야 납득하지 못할 것도 없지만, 그렇게 치부하고 넘어가기에는 좀 비현실적이었다.

그리고 사소하지만 한 가지 더.

결혼하면 엔딩이다, 여기까지는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레나에게 청혼하고 서로 결혼을 약속했음에도 엔딩이 즉시 찾아오지 않았다.

‘결혼식’을 올린 다음에야 엔딩이 찾아왔다.

일견 쉽게 넘어갈 수도 있는 조건이었으나 꼼꼼히 따져본다면, 어떤 사회적인 ‘절차’가 엔딩에 영향을 미친다는 속뜻이 담겨 있었다.

‘결혼식이 끝나는 순간 레나가 스스로 결혼했다고 생각해서 그런 걸까? 그렇게 생각하게 되는 절차가 필요한 것일까? 아니면…’

결혼식을 주례하는 사제가 두 사람의 혼인을 신께 알렸기 때문일까.

넘쳐나는 의문에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한 레오, 그는 뜨거워진 관자놀이를 짚으며 마지막으로 직업 엔딩을 떠올렸다.

직업 엔딩은 레나의 최종직업이 결정되면 찾아오는 엔딩인데, 지금껏 딱 두 번 경험해봤다.

소꿉친구 시나리오의 레나가 오른 왕국의 쓰레기 왕자들에게 팔려가 첩이 되었을 때, 그리고 거지남매 시나리오의 레나가 창관으로 달려갔을 때였다.

이것도 그런가보다 ─ 하고 쉽게 넘어갈 여지가 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짚어봐야 할 점이 많았다.

결혼 엔딩을 맞았던 첫 번째 회차에서 소꿉친구 시나리오의 레나는 ‘마을 처자’라는 직업으로 끝났다.

여기서 드는 의문은 ‘레나는 원래 마을 처자가 아니었던가?’라는 것이었다.

레나 아이나르도 사냥을 다녀와서 부족의 전사로 인정받았음에도 엔딩이 찾아오지 않았고, 그다음에 전쟁터에 나가 병사가 되었음에도 엔딩이 찾아오지 않았다. 십인장으로 승진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단지 ‘직업’이 생겼다는 것이 엔딩의 조건이 아니었다. 직업이 바뀌는 것도 엔딩의 조건이 아닌 것 같다.

[ 최종직업 : … ]

이 이상한 현상에 대해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레나가 그것들을 자신의 ‘최종’직업으로 인식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소꿉친구인 레나는 사제가 되고 싶어 했고, 약혼관계의 레나는 기사가 되고 싶어 했으니, 마을 처자나 병사 따위를 자신의 마지막 직업이라 생각하지 않았을 거다.

이 결론에 다다른 레오와 민서는 한동안 자괴감에 빠졌었다.

그러니까, 직업 엔딩을 맞이했던 레나들은 왕자의 첩이 되거나 고급 접대부가 되는 순간… 자신의 인생이 끝났다고 절망했던 거다. 더는 나아질 미래가 없다고 생각했음이 틀림없었다.

그래서 직업 엔딩이 뜬 것이었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레오가 첩이 된 레나를 구출하건, 동생을 설득해 창관에서 빼내건, 달라질 수 있었다.

당시의 상황과 레나의 절망감을 생각한다면 그럴 가능성은 희박했겠지만…

즉, 레나가 완전히 절망해서도 안 됐다. 그녀에겐 희망이 필요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너무나도 당연한 것을 왜 고민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랬다.

레오는 ‘정말 빌어먹을 게임이다.’라고 생각하며, 정말로 마지막, 문제의 공주 엔딩을 떠올렸다.

다양한 형태의 엔딩이 찾아오는 것과는 별개로 시나리오, 또는 게임을 클리어할 수 있는 엔딩. 민서가 그토록 바라 마지않는 엔딩이다.

‘그런데 레나를 공주로 만드는 게 클리어 조건이 맞나?’

시나리오가 시작된 지 일 년이 훌쩍 넘어 동화가 충분히 진전된 레오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는 ‘게임’이라는 것과 ‘클리어’라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흐릿한 민서의 기억에 남은 그 ‘수팀’이라는 것에는 충분한 정보가 없었다. 단지 ‘#멀티엔딩’이라 적혀있던 것만이 납득할만한 글귀였다.

그런데 민서는 ‘프린O스 메이커’라는 게임과 [ 레나 키우기 ]를 유사한 것으로 판단하고, 실행했다가, 이 세계에 갇혔다. 여기서 빠져나가기 위해 레나를 공주로 만들려 했다.

그게 ‘진엔딩’이라면서…

‘진엔딩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나보다는 민서가 잘 아는 것이겠지.’

레오는 의문을 접고 생각을 이어갔다. 어쨌건 그는 잃어버린 {혈통}을 되찾아야만 했기에 그의 목표와 민서의 목표는 상충하지 않았다.

동생이 불행해질 여지가 있다면 언제라도 포기하겠지만, 아직은 모든 게 수월하게 풀리는 중이다.

한데 공주 엔딩은 지금껏 겪었던 엔딩들과 비교할 때 묘한 이질감이 있었다.

– 공주는 직업인가?

이건 직업이라 하기에는 모호한 구석이 많았다.

공주는 굳이 따지자면 ‘신분’이지 직업이 아니다.

그래서 공주 엔딩을 굳이 정의한다면, 아직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아마도 ‘신분 엔딩’일 가능성이 컸다. 또는 왕자와 결혼하며 찾아오는 결혼 엔딩의 일종이겠다.

여기서 다시 한번 의문이 있었다.

동생은 태어날 때부터 공주였다. 애당초 귀한 신분으로 태어났고, 이제는 자신이 공주라는 사실을 어느 정도 자각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엔딩은 찾아오지 않았다. 어떤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거다.

이것 때문에 레오는 노야르 항구에서 반란을 일으키지 않았다.

내가 왕자고, 레나는 공주다! ─ 라고 선언해봤자 엔딩이 찾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했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한 산을 차지한 산적 우두머리가 “나는 왕이다!”라고 외치는 것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신분이란 것은 상대적이다. 신분이 낮은 사람이 없으면, 신분이 높은 사람도 없다.

즉, 레나가 공주로 인정받으려면 그에 걸맞은 아랫사람들이 필요했다. 최소한 왕국 수준의 인구와 정치, 행정 시스템이 갖춰져서 레나를 받들어야만 공주라 할 수 있었다.

이것들은 초석부터 만드는 건 불가능했다. 그건 위대한 영웅이 십수 년의 세월을 들여야만, 그것도 시대를 타고나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이미 있는 왕국의 시스템을 넘겨받는 게 현실적이다.

또, 결혼 엔딩처럼 어떤 사회적인 ‘절차’가 필요할 수도 있었다.

이를테면 에릭 드 예리엘 왕자가 우리를 내쫓고 스스로 치렀던 ‘후계자 수여식’ 같은 것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아니면 공주로서 치르는 성년식과 같은, 만인의 앞에서 합당하게 무언가를 선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할지도 몰랐다.

“왕자님?”

바르트가 레오의 주의를 끌었다. 그는 기사들을 로비로 불러 모아놓고는 왔다 갔다, 다른 생각을 하는 왕자에게 조심스럽게 읍하여 레오의 상념을 깨뜨렸다.

“아, 미안하오.”

사과하며 레오가 지시를 내렸다. 바르트를 포함한 기사들은 왕자의 명을 받들고 바깥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다섯 기사가 떠나고 휑한 건물에 남은 레오는 레나의 방으로 올라갔다. 심심하게 책을 읽는 동생의 옆자리를 지켰다.

천천히 하자. 천천히.

그는 에릭 드 예리엘 왕자를 숙청할 계획이었다. 세력싸움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하나뿐인 후계자로 알려진 놈을 어떻게든 죽일 수만 있다면 적법한 후계자인 나, 레오 드 예리엘의 복권은 손쉬운 일이었다. 더군다나 내겐 {추적술}이라는 사기적인 능력이 있으니 에릭 왕자는 결코 달아날 수 없었다.

그러니 시간을 들여 확실하게 준비해도 좋았다.

다른 시나리오들은 레나와 결혼해야 해서, 또는 그녀의 직업이 결정될까 봐 서둘러야 했지만, 이 거지남매 시나리오는 여유가 있는 편이었다.

약간 게으르고 딱히 무엇이 되겠다는 꿈이 없는 레나. 늦잠 자는 것을 좋아하는, 천상 공주로 태어난 내 동생은 나이가 어려서 아직도 성년이 아니었다.

“오빠, 내가 뭐 도와줄 일 없어?”

그때, 내년에야 성년이 되는 레나가 물었다. 그녀는 무언가를 고심하는 듯 눈이 천장에 달려 내려오지 않는 오빠를 바라보고 있었다.

“응? 아니. 괜찮아. 다 잘 되고 있어.”

“나 심심한데… 카시아 언니도 없고.”

레오는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입을 삐죽이는 것도 왜 이리 예쁠까.

그는 자기도 모르게 삐죽 튀어나온 레나의 윗입술, 인중을 콱 잡아버렸고, 레나가 꽤액 소리쳤다.

“므에엑! 무슨 짓이야! 이것 놔!”

귀여워 죽겠다.

오빠의 짓궂은 장난과 동생의 싫지 않은 투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뉘엿뉘엿 해가 저물고 있었다.

그리고 뛰쳐나갔던 근위기사들이 하나둘씩 돌아왔다.

그들은 각자 한 사람씩을 대동해 돌아왔는데, 레오는 로비로 내려가 동행한 인물에게 얼굴을 보였다.

“허억! 와, 왕자님을 뵙습니다!”

근위기사를 따라온 기사는 소스라치게 놀라 무릎을 꿇었다.

그 기사는 정말 오랜만에 만난, 왕국에서 쫓겨난 친구가 살아있음을 반가워하며 그동안 어찌 살았는지 몰래 술이라도 한잔 기울이며 들어볼 요량으로 따라온 것이었는데, 눈앞에 죽었다고 알려진 레오 드 예리엘 왕자가 나타나자 크게 당황하며 예의를 갖추었다.

레오가 근엄한 목소리로 물었다.

“내게 충성을 바치겠느냐? 아니면 부도덕한 에릭 왕자를 따르겠느냐?”

몇몇 기사는 믿지 못하겠다며 고개를 흔들었으나 레오의 외모는 반박하기 힘들 정도로 왕을 닮아있었다. 결국, 그들은 곁에서 설득하는 친우의 말을 믿었다.

“레오 드 예리엘 왕자님께서야 말로 적통이심은 세상이 알고 있습니다. 이 불충한 신하를 받아주신다면, 왕자님을 따르겠습니다.”

불려 온 기사가 레오에게 충성을 서약했다.

“기쁘게 그대의 충성을 받아들이겠소. 그 대가로 나는 주군으로서 당신에게 명예가 되어드리리다.”

레오는 기사가 내민 검을 받아들고 그를 겨누었다가 손잡이를 돌려주었다.

이것이 레오와 바르트, 근위기사들이 생각해낸 방안이었다. 교활한 귀족들은 설득하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테르탄 공작의 손아귀에 잡혀 있으니 어쩔 수 없지만, 기사들은 달랐다.

명예를 무엇보다 중시하는 기사들. 그들은 대안이 없어 에릭 왕자에게 반기를 들지 않았을 뿐, 내심 그를 탐탁잖게 여기고 있었다.

그리고 대체로 솔직한 편이었는데, 레오는 그들이 설령 솔직하지 않더라도 그들의 마음을 꿰뚫어 볼 수단이 있었다.

[ 업적 : 주종 관계 – ‘9’, 충성심이 흔들리지 않는 한, 충성을 맹세한 자들은 레오를 믿고 따릅니다. ]

주종 관계 카운트가 올라가는 것을 확인한 레오가 빙그레 미소지었다. 만약 거짓으로 충성을 맹세했다면 이 업적이 반응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근위기사와 새로운 동료가 대화를 나누도록 윗방으로 올려보내고, 홀로 로비에 남아 소리 내어 웃었다.

즐거움과 안도의 웃음이었다.

이렇게 하나씩 모아나가면 된다. 천천히, 그리고 비밀리에 왕국의 기사단과 왕실의 근위기사단을 손에 넣을 것이다. 테르탄 공작을 죽여 귀족들의 구심점을 흩트린 뒤, 에릭 왕자를 참하리라.

레오는 로비 화로에 불을 붙였다.

따뜻한 온기가 몸을 휘감는 것을 느끼며 털썩 주저앉아 지난 기억들을 회상했다.

그동안 쌓아왔던 것들은 헛되지 않았다. 소꿉친구도. 약혼관계도.

그동안의 모든 비극은 그에게 능력과 정보를 남겼고, 그 결실이 눈앞에 있었다.

“모두들… 고맙다.”

화로의 불이 타닥타닥 점멸해 그의 얼굴에 밝은 빛을 뿌렸고, 레오는 작게 속삭여 민서와 다른 레오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레오 덱스터, 그 녀석은 민서에게 자신의 인생이 휘둘리는 것이 불만인 듯했지만, 레오 드 예리엘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르빌의 거지였던 나는 길바닥에서 허망하게 죽을 운명이었기에.

비록 가혹한 엔딩을 여러 번 겪었으나, 민서의 괴상한, 반복되는 삶이 없었더라면 결코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내 동생도 살아남지 못했겠지.

감상에 젖은 레오가 꼬챙이로 화로를 뒤적였다.

화톳불에서 솟구친 연기는 혼란스럽게 얽히다가 굴뚝으로 빠져나갔고, 땔감으로 쓰인 단단한 나무토막은 재가 되어 바닥에 내려앉았다.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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