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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91

90. 거지남매 – 이름

– 저벅.

어두운 골목길에서 바르트가 무겁게 땅을 밟았다.

그는 충분히 멀리 걸어왔다고 생각했을 때 일부러 인기척을 냈고, 앞서가던 친우가 고개를 돌리더니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바르트! 아까는 경황이 없어서 축하한다는 말도 하지 못했구만. 진심으로 축하하네. 자네의 충심이 오랜 세월 끝에 보답받았어.”

가슴이 욱신거리는 것을 느끼며 바르트는 말없이 거리를 좁혔다.

“왕자님뿐만 아니라 공주님까지 살아계셨다니! 정말 큰 축복일세.”

제2 기사단의 기사이자 어느덧 중년이 되어버린 이 ‘앨빈’이라는 친구와는 젊었을 적부터 마음이 잘 맞았다. 그는 헤프지 않고, 점잖은 데다 정이 깊었다.

같은 지역에서 태어난 친구라 휴가를 맞춰 함께 고향엘 다녀온 적도 있었는데… 바르트는 추억을 가슴에 묻고, 검을 뽑아 들었다.

“바르트? 이게 무슨…?”

그는 검을 겨눈 채 친구의 머뭇거림을 기다려주었다.

적어도 검을 뽑을 시간은 주겠다.

바르트의 압박에 앨빈은 엉거주춤 검을 뽑았다. 그러고도 “바르트? 왜 이러는가? 내가 왕자님을 배신할까 봐 이러나? 난 그럴 생각이 없네. 이보게! 검을 치우게!”라 말했다.

그의 간곡한 말에도 바르트는 검을 치우지 않았다. 살기를 뿜어 경각심을 일깨워주었다.

왕자님께서 그를 죽이라 명하셨다.

“바르트, 방금 자네가 데려온 사람은… 내게 거짓으로 충성을 맹세했소.”

“네? 왕자님께서 어찌 그걸…?”

“…난 사람 보는 눈이 있다고 자부하오. 안타깝게도 그는 거짓말을 했구려. 그러니… 그를 죽여야겠소. 미안하오. 경에게 시키는 일은 아니니 다른 기사를 보내도록 하겠소.”

“……아닙니다. 제가 가겠습니다.”

바르트는 검 손잡이를 으스러지게 움켜쥐었다.

왕자님께서 어떻게 이 친구의 맹세가 거짓임을 알아차리셨는지 모르겠다. 앨빈이 충성을 맹세할 때 조금 망설이는 것 같기는 했지만, 특이할 정도는 아니었다.

허나 그분께선 그가 충성을 바치지 않으리란 걸 확신하셨고, 난… 명을 받들어야만 한다.

하지만 그의 검은 움직일 줄을 몰랐다.

앨빈은 옛날, 화를 내며 선술집을 떠나던 그를 뒤쫓아와 소매를 붙들고 미안해했던 친구였다.

당시에는 복수를 도와달라는 부탁을 거절한 앨빈을 비겁자라 생각하며 그의 손을 매정하게 쳐버렸으나,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은 앨빈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에겐 가족이 있었다.

바르트의 숨이 답답하게 막혀왔다. 차디찬 가을바람은 전혀 시원하지 않았다.

“바르트! 이러지 말게.”

바르트는 출수할 준비를 했다. 마음을 꽉 다잡았으나 망설임이 검에 여실히 묻어나왔다.

‘제발…’

그의 머뭇거림을 느낀 앨빈이 고개를 떨궜다. 이 친구가 왜 이러는지 짐작 가는 바가 있어서 검을 비스듬히 내리고 고백했다.

“…미안하네. 사실 아까 왕자님께 충성을 맹세한 건 거짓말이었어. 자네도 알다시피 내겐 처자식이 있어서 왕자님들의 분쟁에 끼어들 용기가 없네. 자네에겐 나중에 말하려 했는데…”

“파아!”

바르트가 거칠게 안도의 숨을 뱉었다. 긴장을 풀어버리며 검을 치웠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솔직히 말해주어서 고맙네. 실은 내가 자네를 시험했어.”

왕자님께서는 앨빈을 죽이라 명하시고는 마음이 약해지셨는지 한 가지 조건을 붙이셨다.

가서 그의 의중을 떠보고 솔직하게 자신이 거짓말했다는 것을 밝히거든 살려 보내라 하셨다.

바르트는 땀으로 흥건히 젖어버린 손아귀를 바지에 문지르며 말했다.

“왕자님께선 자네가 거짓말했다는 걸 알고 계셨네. 난 그걸 확인하러 온 것이고. 자네 사정이 그렇다면 됐네. 검을 들이대서 미안하네.”

“아닐세. 내가 미안하네. 자네는 내게 두 번이나 기회를 주었는데, 나는 또 이렇게 발을 빼는구만… 면목이 없네.”

앨빈은 거듭 사과하고 돌아갔다.

바르트는 그의 뒷모습을 지켜보다 질끈, 눈을 감았다.

‘내가 큰 잘못을 저질렀구나…’

왕자님께서는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데려오라 하셨다. 그래서 앨빈을 첫 번째로 데려왔는데, 일이 이렇게 되었다.

그는 심란하게 골목길을 어슬렁거렸다. 친구를 죽이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은 그새 사라지고 없었다.

거사를 일으키기 전에 이런 식으로 왕자님의 생환을 아는 사람이 늘어나는 건 위험했다. 만약 이게 알려진다면 에릭 왕자는 군대를 일으켜서라도 주군을 해하려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죽여야 하나?’

바르트의 마음이 갈대처럼 흔들렸다. 골목 왼쪽으로 걸을 때와 오른쪽으로 돌아올 때 하는 생각이 달랐다.

앨빈과 검술을 겨루며 즐거워했던 나날과 왕자님에 대한 충성심이 시소를 타듯 오르락내리락 무게를 겨루었고, 한동안 이어지던 그 무게놀음은 발걸음과 함께 우뚝 멈춰 섰다.

오른쪽에서.

주군은 위대한 왕으로 역사에 기록될 분이시다.

그분께선 한눈에 거짓을 알아차리셨을 뿐만 아니라 아랫사람의 마음까지 헤아려주셨다. 그냥 죽이라 명했어도 됐을 것인데, 미안해하며 친구를 살려도 좋을 조건을 붙여주셨다.

스스로 위험을 감수하신 것이다. 왕자님은 틀림없이 성군으로, 위대한 왕이 되시리라.

존경심과 죄책감이 바르트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

아무래도 안 되겠다.

그는 살심을 품고 땅을 박찼다.

일말의 가능성도 남겨둬선 안 됐다. 비록 왕자님께서 솔직히 말하거든 살려 보내라 하셨지만, 죽이는 게 맞다. 위대한 성군의 탄생을 위해서라면, 내 개인적인 감정 따위는 중요치 않다.

바르트는 서둘러 앨빈을 쫓았다.

허나 각오가 무색하게도 친구를 따라잡은 그는 우두커니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앨빈의 두 아들이 아버지를 마중 나와 있었다.

어느덧 부쩍 자란 아들들은, 아버지의 검을 받아들고 왜 이렇게 늦으셨냐며 묻고 있었다. 훈련이 길어졌다고 둘러대는 앨빈의 목소리가 들렸다.

바르트가 억지로 불태우던 살심이 비실비실 힘을 잃고 사그라들었다.

다 죽여버리면 그만이지만…

저 친구는 팔불출처럼 제 자식들을 자랑했었다. 한 명은 기사단에 입단시키고, 다른 한 명은 근위기사로 키우겠다고 호언장담했다. 한 집안에서 기사랑 근위기사가 동시에 나와서는 안 된다는 것도 모르고.

‘많이 자랐구나…’

바르트는 한숨을 내쉬었다. 길게 늘어진 세 부자(父子)의 그림자에 짓눌려 한숨을 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사랑하는, 아니, 사랑했던 부인과 자식들이 떠올랐기에…

저 친구와 달리, 나는 내 배우자와 자식들을 버렸다. 복수에 눈이 돌아가 그녀를 찾지 않았고, 왕자님과 함께 이곳에 돌아왔을 때는 10년의 세월이 흘러 그녀의 종적이 깨끗이 지워져 있었다.

그녀는 어디로 갔을까.

잘 살고는 있을까.

내 자식들은… 어떻게 자랐을까. 무심한 아비를 원망하고 있겠지…

바르트는 앨빈을 해할 수가 없었다. 가정에 충실한 저 친우의 삶에 칼을 들이밀 용기가 나질 않았다.

친구의 집 앞을 서성이던 그는 결국 발걸음을 돌렸다. 패밀리 하우스로 위장된 은신처로 돌아오니 왕자님께서는 막 공주님을 재우셨는지 조심스럽게 방문을 닫고 계셨다.

“왕자님. 죄송합니다.”

바르트는 본심을 털어놓았다.

앨빈이 거짓 충성을 바쳤음을 솔직히 고백하기에 돌려보냈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위험한 것 같아서 다시 그를 죽이려 했으나 차마 그러지 못했노라고.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다른 기사를 보내주십시오. 앨, 앨빈의 집은..”

왕자님의 손짓에 입이 막혔다.

유용한 도구이자, 검으로 쓰여야 할 기사가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왕자님께서는 인상 한 번을 찡그리지 않으셨다.

조금 걱정스럽게 공주님의 방을 돌아보시는 듯했으나, 담담히 말씀하셨다.

“아니요. 바르트 경, 그대를 몰아세운 제 불찰입니다. 기사들을 끌어모으는 데 연연해 그대의 마음을 신경 쓰지 못했군요. 앞으로는 기사들을 모으는 데 더 유의하도록 하지요.”

어깨에 손을 올려 위로해주셨다.

“바르트 경께서 내린 판단이 옳을 겁니다. 그 앨빈이라는 기사님은 가족을 중히 여기는 듯하니 저희를 밀고하지 않을 테지요. 제 부덕으로 마음고생이 심하셨으니… 사죄의 의미로 술이라도 한잔 받아주시지요.”

“아, 아니. 왕자님께서 부덕하시다니요. 천부당만부당하신 말씀입니다. 그리고 제가 어찌 왕자님께 술을 얻어먹겠습니까. 가당치도 않습니다.”

황급히 거절했지만, 그날 밤, 바르트는 왕자님과 몇 잔의 술을 나누며 조용히 몸을 떨었다. 이분을 위해 바친 십 년의 세월이 전혀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만취한 그의 눈길은 계속 창밖에 머물러 있었다.

* * *

“어이쿠. 고마워요. 들리는 이야기가 있으면 또 올게요.”

한 건달이 능글맞게 웃으며 받아든 동화를 허리춤에 찔러넣었다. 동화를 건넨 사내는 건달이 희희낙락 돌아가는 것을 지켜보다가 패밀리 하우스로 들어갔다.

“잘 처리했나?”

“네, 왕자님.”

레오가 세운 패밀리(?)에 다른 패밀리들의 압박이 있었다. 행여나 자신들의 상권을 건드릴까 걱정이었는지 그들은 깡패를 보내 주변을 정탐하곤 했다.

패밀리 따위, 기사 두어 명만으로도 작살을 내줄 수 있지만, 몸을 숨겨야 하는 레오로서는 달갑지 않은 일이었다. 해서, 정보상을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보상이 그나마 다른 패밀리들과 마찰이 적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레오는 패밀리 하우스 앞에 창구를 만들고, 정보상을 뜻하는 입술 무늬를 골목길 곳곳에 새겼다.

물론, 정보를 팔 생각은 없어서 그려진 무늬에는 혀가 없었다.

입장을 밝히자 깡패들의 정탐은 눈에 띄게 줄었지만, 건달들이 종종 찾아왔다. 그러잖아도 으슥한 골목길이어서 하릴없는 건달들이 자주 돌아다녔는데, 정보상을 연다는 소문에 놈들의 방문이 더 잦아졌다.

“뭐라던가?”

“그다지 쓸만한 정보는 아니었습니다. 평소보다는 정상이지만요. ‘그라니아 보육원’에서 내년부터는 데려가는 아이를 조금 줄이겠다는군요. 재정 악화가 원인이라는데…”

기사는 어깨를 으쓱, 아무려면 어떠냐는 제스쳐를 취했고, 레오도 신경 쓰지 않았다.

건달들이 물어오는 정보는 대체로 쓰잘데기 없는 것들이었다.

이를테면 어느 상단의 모모 씨가 벨리타 왕국에서 유행한다는 미용기구를 대량으로 가져와서 팔았는데, 완전히 사기나 다름없었다는,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건지 알 수가 없는 것들이 보통이었다.

간혹 루티나를 차지한 대형 패밀리들의 동향을 알려오기도 했지만, 그것도 레오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제니아 재커리는 아직인가?”

“곧 도착할 겁니다. 조금 늦는군요.”

“도착하거든 내 방으로 들여주게.”

레오는 계단을 올라 로비를 떠났다. 동생의 방에 들려 책을 읽고 있는 레나의 뺨을 한번 잡아당겨 주고는(“이잉! 왜 자꾸 얼굴을 꼬집는 거야! 아주 버릇이 들었네!”) 방으로 들어갔다. 그의 방은 왕자의 것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검소한 가구들이 휑한 자리를 어렵사리 채우고 있었다.

얼굴을 꼬집는 건 대체 누구의 버릇일까? 덩치가 산만 한 레오 덱스터? 데모스 마을의 과묵한 레오? 아니면 민서?

알 수가 없다.

레오 드 예리엘은 키득키득, 자리에 앉아 웃다가 다른 생각으로 넘어갔다.

그는 요즘 귀족들의 정보를 모으고 있었다.

이전 거지남매 시나리오에서 타티안 가문의 비공식적인 양자로 들어갔을 때, 콘라드 왕국의 정계 상황을 알아놨었다.

허나 타국에서 수집한 정보는 총체적인 그림만 파악한 정도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베나르 타티안 후작이 정보를 수집하기를 즐겼기 때문이지, 대부분의 가문은 타국의 정치 사정에 무관심했다.

본인의 영지가 다른 왕국과 매우 근접하거나, 돈이 될 정보이거나, 입방아에 오르내릴 만한 이야기라면 또 모를까.

그래서 레오는 ‘혹시 도움이 될만한 것이 있을까?’ 하는 마음에 귀족들의 동향에 관한 정보를 수집했다.

그 출처는 기사들이었다.

[ 업적 : 주종 관계 – ‘88’, 충성심이 흔들리지 않는 한, 충성을 맹세한 자들은 레오를 믿고 따릅니다. ]

레오를 따르겠노라 맹세한 기사들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었다.

바르트가 자신이 데려왔던 기사를 차마 죽이지 못하고 돌아온 이후, 동료를 데려오는 데 각별히 주의할 것을 명했음에도 사람이 불어날수록 점점 가속이 붙었다.

다행히 앨빈이라는 자처럼 충성을 거짓으로 고하는 기사는 많지 않았다.

그들은 십 년 전에 쫓겨났던 정통성 있는 왕자의 생환을 기뻐했고, 불합리하게 쫓겨난 왕자를 복위한다는, 기사라면 누구라도 꿈꿀 법한 모험을 갈망했다.

전쟁과 같은 큰 사건이 터지지 않는 이상, 기사는 매일매일 고된 훈련을 반복할 뿐 명예를 쟁취할 기회가 없으니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다만, 왕가를 수호하는 근위기사는 몇 명밖에 포섭하지 못했다.

그들도 기사단에 소속된 기사들과 마찬가지로 왕자의 생환을 반가워할 것이지만, 근위기사로서의 입장이란 것이 있었다.

왕가를 수호하는 근위기사들은 맹목적으로 한 왕자의 편을 들어주기가 어려웠다. 또, 에릭 드 예리엘 왕자의 입김이 깊게 들어갔을 터라 동료로 끌어들이려면 매우 신중해야 했다.

어쨌든, 레오는 새로운 기사가 저에게 충성을 서약할 때마다 그를 자리에 앉히고 이런저런 질문을 던졌다.

귀족들과 관련된 쓸만한 정보가 있을까 싶어서 물었던 것인데…

안타깝게도 유용한 정보는 별로 없었다.

홀아비 냄새가 풀풀 풍기는 기사들, 그들이 귀족들에 관해 아는 정보라곤 대부분 아름다운 영애와 관련된 것뿐이었다.

예를 들면, ‘윌렌드 백작가’의 영애가 그녀를 호위하는 기사랑 이러쿵저러쿵한 일이 있었는데, 그게 알려지는 바람에 백작이 화가 났고, 결국 기사와 영애가 사랑의 도피를 했다나 뭐라나.

그걸 좋다고 떠들어댔던 기사를 안쓰럽게 생각하다가 레오는 의자에 몸을 깊이 묻으며 제 생각을 했다.

‘나는 누구랑 결혼하게 될까?’

혈통을 되찾아 왕자가 된 다음에는 아마 어느 귀족의 영애나 다른 왕국의 공주와 결혼하는 게 일반적일 것이다.

하지만 세 개의 시나리오를 모두 클리어해야 할 가능성이 크니, 소꿉친구의 레나와 결혼해야 할지도 몰랐다. 그는 왕자고, 왕자와 결혼한 레나는 공주가 될 테니까.

‘딱히 마음에 둔 사람도 없지만, 그러고 싶지는 않은데…’

소꿉친구 시나리오의 레오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그로서는 탐탁잖은 일이었다.

그 레오는 그 레나를 좋아했다.

사제가 되고 싶어 하는 레나를 존중해 물러섰을 뿐이지 레오의 속마음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리저리 궁리하던 레오 드 예리엘이 쯧, 혀를 차고는 상념을 끝마쳤다. 아직 왕자가 되지도 못했는데, 너무 멀리 나갔다.

– 똑똑.

“왕자님, 제니아가 왔습니다.”

“들라 하게.”

그의 부름에 까무잡잡하게 그을린 여기사가 들어와 부복했다.

“왕자님을 뵙습니다.”

레오도 가볍게 예의를 차리고, 그녀를 자리에 앉혔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새롭게 영입한 기사에게 혹시 귀족들과 관련된 쓸만한 정보가 없느냐고 물었다.

이제는 그닥 기대하지도 않았으나 만약이란 게 있는 법이었고, 패밀리 하우스에 몸을 숨긴 레오로서는 이런 것 말고는 딱히 할 일도 없었다.

역시나 이 여기사가 털어놓는 이야기들도 대부분 쓸모없는 가십거리였는데…

레오가 깜짝 놀라 되물었다.

“뭐라고? 게스타브 모나크?”

“네. 게스타브 모나크는 베르크 추기경의 아들인 것이 거의 확실합니다.”

뜬금없는 이름이 튀어나왔다.

게스타브.

레오가 아주 잘 알고 있는 이름이었다. 흔한 이름도 아니었다.

벨리타 왕국에서 레오의 정체를 알아봤던 귀족이자 베나르 타티안 후작의 친우인 ‘게스타브 페테르 백작’과 같은 이름이었다.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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