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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97

24.계승자(3)

부산에 나타난 먹구름은 사라지지 않았다. 바다를 얼리며 퍼져갔고, 이제는 해상도시와 부산 남쪽을 서서히 얼리고 있었다.

부산은 난리가 났다.

대피령이 내려지자, 도로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혼란을 틈타 약탈이 벌어졌고, 범죄율이 최고를 찍고 있었다. 치안을 책임져야 할 경찰들은 부산에서 발을 빼고 있었다.

그나마 내륙은 나은 편이었다.

해상도시는 혼란 그 자체였다. 바닷길은 모두 얼어붙었고, 항구의 배들도 전부 얼음에 뒤덮였다. 해상도시 전체가 먹구름의 영향 아래에 있었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국제해상도시에 있는 공항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활주로가 모두 얼어붙었고, 비행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지만, 공항이 그나마 멀쩡해 보였다.

실제로 유리막이 있는 곳에 있던 비행기가 VIP들의 요청에 의해 이륙 대기 중이었다.

이곳으로 휴가를 온 부자들은 대부분 전용기로 방문했다. 그들의 비행기 또한 하나둘씩 움직이더니 이륙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 안 돼!”

“우리도 데려가!”

“이 개새끼들아!”

공항 보안 요원의 통제를 뚫고 시민들이 비행기로 달려가 매달리기 시작했다.

“저것들 떼어내!”

“그냥 이륙해!”

비행기가 VIP들의 성화에 이륙을 하려 할 때였다.

콰드드득!

공항에 있던 비행기들의 날개가 잘려나가기 시작했다. 날개가 떨어져 나간 비행기는 당연히 이륙할 수 없었다. 시민들과 비행기 안에 있던 사람들은 놀란 눈으로 비행기 날개를 잘라버린 여인을 바라보았다.

레드비스트의 수장 라모르였다.

그녀는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맞으며 시민들을 노려보았다.

“내가 직접 죽여버리기 전에 도시에 처박혀 있어라.”

그렇게 말하며 손을 휘두르자 넓은 활주로에 커다란 상처가 생겼다. 보안 요원의 통제를 무시하던 시민들은 그녀의 눈치를 보며 공항 밖으로 나갔다.

“약한 새끼들이 몰려다니는 건 여전하군.”

이런 건 성미에 맞지 않았다.

약한 놈들은 그냥 뒤지는 게 맞았다.

지금 그녀가 이곳에 있는 이유는 어쩌다 한 번씩 찾아오는 변덕 때문이었다.

그녀의 변덕은 이진우로부터 출발했다.

‘그 이진우가 말이지.’

라모르는 보았다.

갈라지는 유리막과 공중을 가르는 화염, 그리고 거대한 폭발. 괴물들을 유인하는 이진우의 모습은 그야말로 어리석었다.

자신과는 신념 자체가 달랐다.

상극이었다.

언젠가는 부딪히게 될지도 몰랐다. 아니, 분명히 누가 옳은지 가려낼 때가 올 것이다.

라모르는 시가를 입에 물었다. 불을 붙였는데 비에 닿자, 불이 꺼지며 얼어붙었다.

“그래도 이 즐거운 걸 혼자만 즐기다니······.”

라모르는 공항 위로 슬금슬금 기어오는 이능개체를 바라보다가 시가를 바닥에 버렸다.

“심심하던 차에 잘 됐군.”

라모르는 몸을 풀며 이능개체, 검은 존재를 바라보았다.

오랜만에 싸울 맛이 날 것 같았다.

라모르의 기세가 거칠게 변했다.

약자를 유린하고 강자에 도전하는 흉포한 늑대.

그녀의 모습이 어떻게 바뀌어도 그건 변하지 않으리라.

그게 그녀의 본질이었다.

* * *

하르뮤와 마왕성의 모두는 시가지에 나와 있었다.

아이나 역시 하르뮤를 따라왔다. 하르뮤는 아이나를 말릴 수 없었다.

아이나는 해상도시 시민들이 찍은 영상을 목격했다. 하늘을 가르는 화염과 거대한 폭발은 진우가 어떤 상태인지 그녀에게 알려주었다. 하르뮤가 진우가 어찌 되었는지 물었지만, 그녀는 대답해주지 않았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의미였다.

“언니.”

“응.”

“세상이 끝나고 있는 것 같아.”

아이나의 말에 하르뮤는 고개를 끄덕였다.

꿈틀거리는 먹구름은 마치 세상의 종말을 예고하는 듯했다. 차들의 경적소리와 이따금씩 들리는 비명소리, 그리고 방치된 건물에서 치솟는 화염은 앞으로 다가올 불길한 것의 전조로 느껴졌다.

아이나는 옆을 바라보았다.

이브와 가면을 쓰고 있는 수상한 엘프도 부산에서 합류했다. 수상한 엘프와 같은 복장인 엘프들도 있었다. 모두 남성 엘프였다.

아이나는 이브에게 다가갔다.

“이브, 저분은 누구셔?”

“···모르는 사람.”

“하하! 수수깨기에 싸인 신비한 선비라네.”

데란이 이브의 말을 듣고 바로 그렇게 말하자, 뒤에 있던 엘프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신비한 선비의 조력자!”

“이진우와 뜻을 같이한 형제!”

“세계수의 열매이자 세상을 밝히는 빛!”

엘프들의 말에 아이나는 눈을 깜빡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넘어가야 하는 분위기 같았기 때문이다.

이화연과 마도련의 요원들도 부산에 있었다.

그들은 현재 부산 남부 지역에 있는 시민들을 대피시키는데 도움을 주고 있었다.

한천의 공장지대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시가지는 한천의 빌딩들이 들어서 있었고, 유동인구가 대단히 많았다. 아파트 단지가 근처에 가득했다.

하르뮤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A4가 나타난 이후로, 맑은 날이 거의 없었다.

“완성되었습니다! 아직 불안정하지만 어떻게든 될 것 같습니다!”

곽상우가 그렇게 말했다.

마왕성 연구팀이 만든 거대한 여러 개의 거대한 기둥을 마도련 특무대원들이 부산 곳곳에 설치했다. 곽상우는 사람의 팔뚝만한 장치를 여러 개 들고 있었다.

“정말 완성했군요.”

“우리 대표님 덕분이지요. 태풍을 흩어버릴 수는 없겠지만, 저 먹구름이 다가오는 것은 막을 수 있을 겁니다. 저게 이능이기는 하지만 기상현상의 성질을 띠고 있으니 말입니다.”

곽상우는 언젠가 스치듯 자연재해나 태풍을 막는 기계를 개발해보겠다고 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연구에 들어갔다.

태풍을 막는 건 불가능했지만, 마력입자를 진동시켜 다가오는 구름을 흩어버리는 건 가능한 영역이었다. 물론, 막대한 마력이 들었다. 그게 바로 부산에 설치한 진마석으로 이루어진 기둥이었다. 엘프 황실의 도움을 받아 모두가 달라붙어 지속적으로 생산한 결과였다.

‘믿고 있다.’

진우는 그렇게 말했다.

하르뮤는 그 믿음을 지키고 싶었다. 진우의 의지를 계승해서 도시를 지켜낼 것이다.

곽상우의 얼굴에는 피로가 가득했다.

기둥의 운반부터, 설치까지 모든 부분을 관여했기 때문이다.

“입자진동기입니다. 이제 이걸 가능한 가장 높은 위치에 설치하면 됩니다. 설치 지역을 표시해 드리겠습니다. 가능하겠습니까?”

빌딩들 위에 설치해야 했다.

하나라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역효과였다. 막대한 마력이 깃든 진마석 기둥이 폭발할 우려가 있었다.

하르뮤는 앞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앞에는 마왕성의 식구들이 모여 있었다.

“가능합니다.”

하르뮤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곽상우 박사가 입자진동기를 나눠주었다.

총 4개였다.

하르뮤와 아이나, 이기환과 아델라, 그리고 데란과 이브를 포함한 엘프들이 각각 나눠 들었다. 게보크와 오크들은 각각 나눠진 팀에 나눠 붙었다.

“출발하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구요. 도련님께 부끄럽지 않도록.”

하르뮤와 아이나가 먼저 빌딩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음, 내가 등을 지켜주지.”

게보크가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돌려 바다를 바라보았다. 얼음을 뚫고 검은 존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공장지대 폭발 이후 간간히 모습을 드러내었는데, 마치 마왕성의 움직임을 기다리기라도 한듯 얼음을 뚫고 올라왔다.

게보크가 하르뮤와 아이나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이기환은 아델라를 바라보았다.

“우리가 한 팀이군.”

“여, 열심히 해볼게요.”

“설치 방법은 숙지했나?”

“네!”

이기환이 아델라에게 입자진동기를 건네자, 그녀는 입자진동기를 그녀가 등에 매고 있는 거대한 백팩에 넣었다.

이기환이 자신의 등을 가리키자, 아델라는 이기환의 등에 달라붙었다.

“으으! 엄청 높겠죠?”

“떨어져서 죽으나 얼어 죽으나 똑같겠지.”

이기환의 말에 아델라는 눈을 깜빡였다.

“낙하산을 챙겨 와서 괜찮아요. 소총도 챙겼어요! 그리고 지뢰도요!”

“···그렇군.”

아델라는 천진난만한 얼굴로 장난감을 자랑하듯 그렇게 말했다. 남아 있던 오크들이 이기환에게 합류했다.

이기환은 빌딩을 향해 빠르게 뛰었다.

데란은 이브를 바라보았다.

“저것이 세계수로 향할 것 같으냐?”

“지금은 아니지만 결국에는 그럴 거야.”

“적이 참 많구나.”

이브가 주섬주섬 입자가동기를 등에 멨다.

“하하! 그래도 막내와 이렇게 나와서 기분이 좋구나!”

“···진우님 때문이야.”

듣고 있던 엘프들이 크게 웃었다.

“진우는 우리와 형제이니 한 몸이나 다름없지. 그러니 데란 형님 덕분이기도 하다!”

“완벽한 논리군.”

“옛말에 이르기를······.”

이브가 한숨을 내쉬며 앞서가자 데란은 이브를 보며 진한 미소를 그렸다.

“참 세월이 빠르지 않나? 우리 막내가 벌써 이리 컸다니 말이야.”

“변화가 항상 아름다울 수는 없지만, 막내는 항상 귀엽지요.”

“하하! 그럼 수고하거라.”

데란이 이브를 따라가자, 데란의 동생들은 피식 웃고는 입자진동기를 챙기고 목표지점으로 뛰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무수히 많은 검은 존재들이 바다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일제히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얼굴에 그려진 소용돌이가 마구 돌아가더니, 도시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검은 존재들이 미친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하르뮤와 아이나는 마력을 과감하게 사용하며 달렸다.

한천의 빌딩이 사이좋게 모여 있었는데, 그녀의 목표는 가장 높은 빌딩이었다. 아직 대피하지 않은 사람들이 보였다.

“히히! 다 털어!”

“대피는 무슨, 비 온다고 대피하냐? 멍청한 놈들.”

트럭까지 동원해서 가전제품을 털고 있었다. 그러다가 달려오는 하르뮤와 아이나를 보더니, 씨익 웃었다. 가지고 있는 흉기를 꺼내며 둘의 앞을 막아섰다.

회를 뜰 때나 쓸법한 칼이었다.

“멈춰!”

그들이 호기롭게 외쳤다.

아이나가 검을 꺼내며 빠르게 그들을 스쳐지나갔다. 그러자 그들이 들고 있던 칼이 조각나며 바닥에 떨어졌다.

“어?”

뒤이어 따라온 게보크가 트럭을 바라보다가 주먹을 꽂아 넣었다. 그러자 트럭 엔진이 터지며 화염이 치솟았다.

그들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하르뮤는 한천의 빌딩으로 진입했다.

빌딩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지만, 아이나가 검으로 베어 넘기자 금방 뚫렸다. 아이나의 검은 마력이 모여 있었다. 무예가의 특성이 발현되고 있었다. 괜히 아카데미 최고의 재능으로 꼽히는 게 아니었다.

이대로 시간이 지난다면 마스터에 이를지도 모른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었다.

하르뮤는 귀에 낀 무전기에 손을 올렸다.

“진입했어요. 다들 괜찮나요?”

[문제없다. 음, 놈들이 몰려오는군. 가능한 이쪽으로 유인하겠다. 분발하도록.]

“그쪽이나 잘하세요.”

이기환의 말에 하르뮤가 살짝 인상을 찡그리며 대답했다. 아이나의 눈꼬리가 살짝 휘었다.

“기환이 삼촌이랑 친하게 지낼 생각 없는 거야?”

“친하게는 무슨, 내 부하일 뿐이야. 마왕성의 2인자는 나니까.”

게보크는 고개를 설레 저었다.

“저쪽도 같은 생각인 것 같더군. 그러니 항상 싸우지. 내 생각에는 둘이 꽤 닮았는······.”

“그건 아니에요.”

하르뮤가 게보크를 바라보자, 게보크는 헛기침을 하며 입을 닫았다.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남부 지역은 전력이 모두 끊긴 상태였다. 거센 비 때문에 그 어떤 장비도 이용할 수 없었다. 당연히 엘리베이터를 탈 수 없어서 계단으로 올라가야 했다.

하르뮤는 마법을 사용하여 빠르게 올라갔다.

아이나의 움직임도 하르뮤에 근접할 정도로 빨랐다.

“잘 뛰는군. 후우. 오크가 뒤처질 수는 없지.”

게보크만 힘들어했다.

타고난 육체의 힘으로 따라가는 중이었다.

키기기기긱!

계단 저 밑에서 무언가 긁는 소리가 들려왔다.

드드득!

빌딩 밖에서도 소리가 들려왔다. 하르뮤는 계단에 있는 창문을 열고 아래를 바라보았다. 검은 존재들이 빌딩의 벽을 기어 올라오고 있었다.

빌딩이 비에 젖어 모두 얼어붙었음에도, 검은 존재들은 미끄러지지 않았다.

“빌딩이······.”

아이나는 정면에 있는 빌딩들을 보며 잠시 넋이 나갔다.

다른 이들이 오르고 있는 빌딩 또한 검은 존재들로 빼곡했다.

작전을 눈치챈 것처럼 보였다.

쿠르르!

비는 더욱 거세게 내렸다.

천둥이 치더니 벼락이 빌딩을 수차례 때렸다.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로 공포스러운 광경이었다. 두려움을 넘은 절망감이 모두의 몸을 내리눌렀다.

하르뮤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떨리는 몸을 진정시켰다.

도련님은 저걸 어떻게 상대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르르르륵!

저 밑에 층에서부터 소리가 빠르게 다가왔다.

“달려!”

모두 달리기 시작했다.

마치 파도가 밀려오는 것처럼 검은 존재들이 좁은 계단 통로를 수직으로 올라왔다. 마치 차오르는 바닷물처럼 보일 정도였다.

다른 빌딩도 마찬가지였다.

최악의 상황이었다.

이기환의 등에 매달린 아델라는 검은 존재를 보며 몸을 떨었다.

“어, 엄청 빨라요!”

“맞출 수 있겠어?”

“해볼게요!”

이기환은 빌딩의 옥상 위로 올라온 상태였다.

아델라는 가방에서 지뢰와 수류탄을 꺼내 바닥에 던졌다.

콰아앙!

폭발이 일었다.

바닥이 무너지며, 검은 존재들이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나 곧 기어올라왔다. 산타에게 배운 걸 기억하며 소총을 겨눴다. 검은 존재의 머리에 맞췄지만 바로 회복했다.

이기환은 아델라를 앞으로 던졌다. 아델라가 겨우 중심을 잡으며 착지하자 위를 가리켰다.

“가서 설치해!”

“아, 알았어요!”

이기환은 검은 존재들 앞에 섰다.

그의 옆에는 둔기를 들고 있는 오크들이 있었다.

이기환은 긴 숨을 내쉬었다.

“손님들이 많군.”

이기환은 장갑을 끼고는 몸을 풀었다.

오크들은 크게 웃었다.

“하하! 오랜만에 돈까스라도 만들어야겠는걸?”

“삐쩍 말라서 살도 얼마 없을 것 같은데.”

“사골국이라도 끓여야 하나?”

오크들이 둔기를 잡으며 검은 존재들에게 달려들었다.

이기환은 몰려오는 검은 존재를 보며 주먹을 휘둘렀다.

설치장소로 기어올라간 아델라는 가방에서 입자진동기를 꺼내 설치했다.

“다 됐어요! 설치했어요!”

아델라는 다른 빌딩을 바라보았다.

엘프들이 간 곳에서 입자진동기가 작동되는 게 보였다. 마지막으로 남은 곳은 하르뮤가 오르고 있는 한천의 최고층 빌딩이었다.

이기환이 포위되었고, 오크들이 상처를 입고 무릎을 꿇었다. 아델라는 몸이 덜덜 떨렸지만 소총을 잡으며 입자진동기를 앞을 막아섰다.

“으윽!”

하르뮤는 몰려오는 검은 존재들에게 마법을 난사하며 뛰었다. 간신히 빌딩의 옥상에 올라왔지만, 빌딩을 기어올라온 검은 존재들에게 포위당해버렸다.

“길을 뚫겠다!”

게보크가 검은 존재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검은 존재는 데미지를 입지 않았으나, 몸무게는 가벼운 편이라 집어 던질 수는 있었다. 게보크는 상처를 입으면서도 검은 존재를 사방으로 던졌다.

하르뮤가 뒤따라가며 마법을 난사했다.

“아이나! 가서 설치해!”

“알았어!”

아이나가 하르뮤의 어깨를 밟으며 점프했다.

검은 존재가 아이나의 발을 잡으려 했지만, 게보크가 먼저 검은 존재의 팔을 잡고는 옆으로 던졌다.

아이니가 목적지에 올라 입자진동기를 설치하려 할 때였다.

스윽!

입자진동기 위에 누군가 내려섰다.

검은 존재들과는 달리 정장을 입고 있었다. 키가 훨씬 컸으며 존재감이 강렬했다. 아이나는 빠르게 검을 휘둘러 베었지만, 그저 통과할 뿐이었다.

[온다. 온다! 온다!]

그 존재가 손가락을 뻗어 빌딩들을 가리켰다.

검은 존재들이 빌딩의 윗부분을 아예 가려버리며 빌딩을 갉아먹듯이 파괴하기 시작했다.

“윽!”

거센 바람이 불더니 아이나의 몸이 붕 떠 하르뮤 쪽으로 떨어졌다.

주변이 완전히 포위되었다.

다른 빌딩도 마찬가지였다. 검은 존재는 상처를 입어도 곧 회복되었고 죽지 않았다. 게다가 내리는 비는 모두의 몸을 지치게 만들었다.

[온다! 온다! 온다! 온다!]

정장을 입은 검은 존재가 두 손을 벌리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마치 자신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스르르륵!

검은 존재들의 손톱이 더욱 길어졌다.

기기기긱!

갉아 먹힌 빌딩에서 기괴한 소리가 나며 서서히 기울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하늘에서 무언가 떨어져 내렸다.

정장을 입은 검은 존재가 바라던 광경은 결코 아니었다.

무언가 번쩍이는가 싶더니

콰가가가!

엄청난 소음과 함께 그대로 정장을 입은 검은 존재의 위로 떨어져 내렸다. 아무리 베어도 통과만 되었던 그 존재의 몸이 박살이 나며 주변으로 떨어져 나갔다.

콰드득!

하늘에서 떨어진 그가 검은 존재를 밟고 일어났다.

부르르!

그 검은 존재가 몸을 부르르 떨며 손가락을 펼쳤지만, 그는 너무나도 간단하게 발로 짓밟았다. 그와 동시에 푸른 스파크가 뿜어져 나가며 옥상 위에 있던 검은 존재들을 모조리 터뜨려 버렸다.

“부산은 여전히 시끄럽군.”

익숙한 목소리에 하르뮤와 아이나의 눈이 크게 떠졌다.


           


The Archmage Vanquishes the Villain

The Archmage Vanquishes the Villain

대마법사는 빌런을 압살한다
Score 7.4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Archmage, the sole survivor in a world that has fallen into ruin, gambles everything and manages to return to the world before its destruction. However, he finds himself not in his original body, but in the body of Lee Jin-woo, the worst villain and a third-generation chaebol heir with brilliant talent. Using his memories from before the regression, he begins to vanquish the villains one by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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