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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98

⊹ 98화 ⊹

도아의 표정을 보고 에크하르드는 다시 웃었다. 그가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보여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손을, 잡아야 하나.’

어색하게 도아는 손을 내밀었고 그는 손을 잡고는 싱긋 웃었다.

응접실에서 나와 정원으로 가려나 했더니, 그는 계단을 올라갔다.

크고 아름다운 문을 지나며 그가 말했다.

“여기가 공작부인의 방입니다.”

도아는 새삼 긴장이 되어 등줄기를 쭉 펴고 안으로 들어갔다.

방 안에는 많은 그림이 걸려 있었다. 이쪽 벽에도, 저쪽 벽에도 그림이 걸려 있다.

도아는 숨을 삼켰다.

멍하니 서 있던 도아는 빨려들어 가듯 그림 쪽으로 다가갔다.

자신의 그림이었다.

놀이터에서 신나게 그네를 타고 있다.

집 근처에 있었던 공용 놀이터라 기억이 생생했다.

그 옆은 남산타워 전경이었다.

브이 자를 하고 있는 어린 자신이 거기에 그려져 있었다. 비싸서 전망대까지는 올라가지 못했던 기억이 났다.

남산타워를 배경으로 사진만 찍었지만, 그래도 즐거웠다.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는 모습도 있었다. 엄마는 자전거를 못 타서, 그녀와 함께 열심히 자전거를 배웠다.

도시락을 싸 들고 여의도 공원에 갔던 그림도 있다. 벚꽃잎이 날리고 있다.

이날 사람이 너무 많았는데, 주변에 사람은 거의 그려져 있지 않았다.

도아는 커다란 그림 앞에 섰다.

“수족관……. 하하…….”

아쿠아리움에 가고 싶다고 했다가 티켓 값이 너무 비싼 걸 알고는 가고 싶지 않다고 했었다.

엄마는 언젠가 돈을 많이 벌면 가자고 했다.

그 수족관 그림이었다.

가지 못했던 수족관.

거기에는 엄마와 자신이 함께 그려져 있다. 엄마는 낡은 단벌 정장을 입고 있고, 자신은 그 옆에 예쁜 옷을 입고 서 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양복을 입고 어색한 미소를 띤 채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젊은 남자가 그려져 있었다.

‘아버지다…….’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이건 세 사람이 서 있는 풍경이었다. 그녀만을 위한 가족사진이다.

뒤쪽의 수족관 풍경은 지나치게 화려하다. 화가의 상상력이 무척 뛰어났나 보다.

그림이 흐려졌다.

자꾸자꾸 그림이 흐려졌다.

“읏…….”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저 가슴 깊숙한 곳에서부터 울음이 터져 나왔다.

허엉 하고 도아는 목 놓아 울기 시작했다. 끅끅거리며 울음이 터져 나왔다.

엄마, 엄마, 엄마.

보고 싶어.

보고 싶어.

계속 보고 싶었어.

보고 싶었어.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도아는 울었다.

엄마도 날 보고 싶었구나.

계속 그리워했구나.

버린 게 아니었구나.

수족관, 안 가도 괜찮았어.

엄마랑 함께 있는 게 더 좋았어.

그렇게 몇 번이나 이야기할걸.

더 이야기할걸.

사랑한다고 말할걸.

엄마의 이야기도 전부 진짜였는데.

거짓말이라고 해서 미안해요.

머리가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죄송해요.

도아는 울고, 너무 울어서 머리가 띵했다.

에크하르드가 슬쩍 손수건을 건넸다. 도아는 손수건으로 얼른 얼굴을 훔쳤다.

눈물 콧물 범벅이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에크하르드의 눈도 새빨개져 있었다.

‘그렇구나……. 얘가 내 동생이구나…….’

잔뜩 울고 나서인지, 반동으로 작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안녕.”

다시 인사하니, 에크하르드가 마주 웃었다.

❖ ❖ ❖

“그러고 보니…….”

도아가 가족 초상화를 바라보며 팔짱을 꼈다.

“엄마가 그러기는 했어. 내 아버지는 진청색 머리카락에 무척이나 용감한 사람이라고 말이야.”

“뭐, 맞기는 하지요.”

도운이 초상화를 바라보며 말했다.

선대 엘몬드 공작은 진청색 머리카락에 보랏빛 눈을 가지고 있었다.

초상화를 바라보며 남매는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눴다.

둘 사이에 빈 시간이 너무 많았어서, 이야기는 두서없이 이리저리 이어졌다.

잘 지냈느냐,

어떻게 지냈느냐.

그런 이야기들이 퐁당퐁당 오갔다.

도아가 다시 길게 숨을 내쉬었다.

“이제 알겠어. 저 그림이야말로 테스트네.”

도운이 놀라 그녀를 보았다.

“그럴 생각은 없었는데요.”

“응, 알아. 하지만……. 만약에 가짜라면. 그냥 신기한 풍경을 그렸네요, 하고 생각할 거 아냐.”

장소가 어디인지는 맞힐 수 없으리라.

도운이 소곤거렸다.

“사실 저 그림에 저도 있어요.”

“어? 정말?”

“네.”

그의 말에 다시 그림을 살피니, 진짜로 도운이 숨어 있었다.

여의도 공원에는 뒤쪽에 작게 그려져 있고, 한강변에도 그려져 있다.

“자꾸 누나만 그리니까 섭섭해서, 나도 끼워 달라고 했었거든요.”

그가 수족관 그림을 힐끗 보았다.

“저기는 물고기로라도 그려달라고 했는데, 안 그려주더라고요.”

“그랬겠지.”

“네, 저건.”

에크하르드가 도아를 바라보았다.

“누나를 위한 그림이니까요.”

도아는 웃었다. 도운이 그런 도아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B급 모험가라고 들었습니다, 최근에 파티도 결성하셨다고…….”

“그게 벌써 소문났어?”

도아가 놀라 묻자 도운이 어쩐지 의기양양한 얼굴을 하며 말했다.

“그럼요! 슈퍼루키 도아에 대한 일인걸요! 게다가 S급이 세 사람씩이나 있다니 역시 도아 누나다, 했다니까요.”

그의 말에 도아는 얼굴을 가리고 싶은 걸 참았다. 역시 파티 이름을 그렇게 지으면 안 됐던 게 아닐까.

“그래서 말인데요…….”

도운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가문의 후원을 받으실 생각 없으신가요?”

“응? 후원?”

처음 듣는 이야기라서 도아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도운이 “아아.” 하고 웃으며 말했다.

“누나는 애초에 B급으로 시작했으니 모르겠네요. 모험가 파티가 결성되면 귀족이나 상인의 후원을 받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게 해서 파티나 모험가가 잘 자라면, 후원한 사람의 지명의뢰를 우선으로 받아주지요. 모험가도 던전에서 나온 물건을 싸게 팔기도 하고요.”

“아, 그렇구나. 하긴……. 모험가 용품들이 비싸긴 하지. 처음에는 후원자가 붙는 편이 좋겠네.”

도운이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저는 파티의 후원자는 아니고, 누나의 개인 후원자가 되고 싶은 거고……. 아, 물론 누나는 후원이 필요 없겠지만. 여러모로 공작가 이름이 도움이 될 때가 있거든요.”

“으음―”

귀찮은 일도 비례해서 생기는 게 아닐까, 하는데 도운이가 허둥지둥 말을 이었다.

“당연히 도아 누나는 공작가의 일원이지요. 정식으로 인정하는 게 당연합니다. 그렇지만…… 저도 뭔가 해 드리고 싶다고 할까요. 사실은 가능하면 공작가에 머물러 주시면 좋겠지만요.”

도아는 잠시 그를 바라보았다.

나는 돌아갈 거야.

퀘스트만 끝나면 여기와는 작별이야.

그런 말들이 나오지 않았다.

“후원은 괜찮아.”

도아가 웃었다.

“그런 거 안 해도 너는 내 동생이고, 나는 네 누나니까.”

도아의 부드러운 말에 도운은 ‘그렇지만…….’ 하고 연신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도아가 말을 돌렸다.

“그보다 다른 거 묻고 싶은 거 있는데. 드블랑, 그러니까 할머니 댁과는 어떻게 된 거야?”

“그건―”

도운의 인상이 험악해졌다. 이렇게 보면 아버지를 닮은 것 같기도 하다.

“제가 설명하는 것보다는 일단 어머니가 남기신 편지를 읽어보시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편지?”

“네.”

도운이 자리에서 일어나 벽난로 위 상자를 가져왔다.

상자를 열어보니 안에는 편지가 빼곡히 들어 있었다.

“전 읽을 수가 없었지만요.”

그 말에 혹시나 하고 편지 봉투를 뒤집어 보니 [사랑하는 도아에게] 라고 한글로 적혀 있었다.

다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도운이 말했다.

“어머니께서 누나에게 남긴 편지예요. 다 읽고 궁금하신 점이 있으면 전부 물어봐 주세요.”

“응, 알았어.”

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도운이 직접 도아를 방까지 안내해 주었다. 오랫동안 혹시나 딸을 찾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준비된 공녀의 방이었다.

그동안 유행이 바뀔 때마다 이 방도 옷을 갈아입었다.

레쥬의 현대적인 취향이 가미되어, 도아의 방은 공녀의 방치고는 화려하지 않았다.

아는 사람이 본다면 모던 프렌치 스타일이라고 말했을 법한 방이었다.

20여 년 만에 드디어 주인을 맞이한 방은 생기가 흘러넘쳤다.

“더아 님!”

베리가 불쑥 튀어나오자, 여기가 진짜 제 방처럼 느껴져서 도아는 웃었다.

❖ ❖ ❖

도아는 엄마가 남긴 편지를 하나씩 열어보았다.

읽으면서 한숨을 내쉬기도 하고 깜짝 놀라기도 하고 머리를 쥐어뜯기도 하고 엉엉 울기도 했지만.

도아 자신에게 보내는 개인적인 내용은 빼고, 아버지와의 일을 어머니 버전으로 요약하자면 이랬다.

레쥬는 드블랑이 싫었다. 한때는 드블랑인 걸 자랑스럽게 생각했고, 지금도 그걸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하여간 싫었다.

이 모순되는 감정을 뭐라고 해야 할까.

드블랑은 아주르 나자크의 순수성을 위해서 자기들끼리 결혼한다.

레쥬에게도 어릴 때부터 약혼 상대가 정해져 있었다.

그녀는 집 밖으로 외출도 거의 하지 못했다.

말 그대로 수도원의 수사 같은 생활이었다.

레쥬는 참을 수가 없어서 몰래몰래 저택을 탈출하고는 했다. 어릴 때부터 창문에서 뛰어내리거나, 개구멍을 찾아내는 데에 선수였다.

그럴 때마다 어머니께 호되게 혼나곤 했지만 레쥬는 늘 도망쳤다.

시간이 지나고 키가 자랄수록 주변의 모든 것이 자신을 옥죄는 족쇄로 느껴졌다.

제대로 공원을 걸어본 일도 한번 없었다.

17세가 되던 때, 레쥬는 다시금 탈출을 감행했다. 한 달간의 독방 생활이 끝나자마자 벌인 탈출극이었다.

드블랑 저택을 다 빠져나가기도 전에, 레쥬는 한 사람과 마주쳤다.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레쥬는 그를 붙잡고 “숨겨 줘!” 하고 말했고, 남자는 그녀를 숨겨 주었다.

그게 그와 첫 만남이었다.

레쥬는 그가 누군지 몰랐다.

그도 그녀가 누군지 묻지 않았다.

서로 이름은 말했지만, 성은 교환하지 않았고 레쥬는 그게 좋았다.

신분에서 벗어난 자유를 조금쯤은 누리는 기분이었다.

그는 그녀를 드블랑으로 대하지 않았고 레쥬로 대했다.

첫 만남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어쩌다 보니 두 번째 마주치게 되었다. 그리고 세 번.

나중에는 만날 장소를 잡게 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엔더스가 그녀에게 청혼을 했고, 레쥬는 기쁘게 받아들였다.

돌아오던 그날은 너무 들떠서였을까?

레쥬는 부모님께 남자를 만났다는 사실을 들키고 말았다.

그들은 당장 레쥬를 감금했다. 그녀를 가두다시피 해서 먼 시골로 보냈다.

레쥬는 날뛰었지만, 도망칠 수 없었다.

뱃속에 아이가 생긴 걸 알았다.

부모님은 경악했고, 참을 수 없어 했다.

아이를 없애고 네 인생을 되찾자.

혈통 좋은 사람과 결혼하는 거다.

레쥬는 알겠다고 말했다. 고분고분하게 말을 듣는 척하고, 다시 탈출했다.

어떻게든 돌아가자. 돌아가서 엔더스를 찾자.

추격자를 피해서 도망치던 레쥬는 강물에 휩쓸렸다.

물을 마시면서 필사적으로 팔다리를 허우적거리며 레쥬는 손을 뻗었다.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세계수여.

그리고 세계수가 그녀를 도와주었다.

여기까지 읽고 도아는 숨을 내쉬며 시선을 들었다.

‘역시, 세계수 여행사가 얽혀 있었어.’

하지만 자세한 내용은 나와 있지 않았다.

그 내용은 쓰지 않는 게 좋겠다, 라고 어머니는 서술하고 있었다.

그러며 말을 덧붙였다.

[지금 생각하면 어린아이의 치기 어린 생각이었어. 신분을 몰라도 좋다. 진짜 당신을 사랑한다, 라니. 만약에 엔더스가 엘몬드 공작인 것을 알았다면 모든 일이 더 쉬워졌을 거야. 그도, 나도 너무 어렸던 거지. 비밀신분, 비밀사랑. 그런 거에 들떴던 거야.]

‘이래서!’

도아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래서 아빠가 공작이라든가, 그런 이야기는 안 했던 거구나. 애초에 공작인 걸 몰랐던 거네. 아니, 정말. 그래도 성만 이야기 안 하고 다른 얘기는 했을 테니까, 높은 사람인 것은 알았을 테고.’

[그리고 나는 드블랑이 너무 무서웠어. 대륙 어디를 가든 쫓아올 거 같았지. 그래서 이 대륙이 아닌 다른 안전한 곳을 찾았단다. 만약 네가 내 글을 본다면, 그 안전한 곳이 어딘지 알겠지. 지금 보면 드블랑이 그렇게 대단하지는 않은데. 그때는 드블랑이 내 세계의 전부라서, 나는 그들이 우리가 어디로 도망가든 쫓아와서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단다. 생각해 보니, 그때는 그가 공작이란 걸 알았어도 도망쳤을 거 같아. 드블랑이 공작이 아니라 왕조차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처럼 느껴졌거든.]

그리고서는 개인적인 이야기가 이어졌다.

도아는 몇 번이나 눈물을 닦아냈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레쥬는 대륙으로 돌아왔다.

엘몬드 가문 정원 연못으로 텀벙 하고 떨어졌다.

그녀는 당황해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그런 그녀의 이름을 부른 건 정원을 산책하고 있던 엘몬드 공작이었다.

“…… 레쥬……?”

“엔더스……?”

두 사람은 얼싸안았다.

계산해 보니 그녀가 사라진 지 고작 5년밖에 지나 있지 않았다.

그사이 엔더스는 공작위를 이었다.

엔더스는 그녀가 죽은 줄 알았다. 드블랑 가문에서 그녀를 살해했다고 생각했다.

레쥬에 대해서 부모님께 호소했지만, 엘몬드 공작은 드블랑과 척지고 싶지 않았다. 심지어 드블랑의 딸과 사귀었다는 말에는 기함했다.

‘뭐, 느낌을 보니까 대충 알겠네. 수녀와 사귄 그런 거네.’

그녀는 다시 편지를 바라보았다.

‘그럼 진짜 내 친아빠가 엘몬드 공작이란 말이야? 세상에.’

안녕하세요, 제 부모님은 두 분 다 이세계 사람입니다.

‘정말 이상한 느낌이야.’

레쥬는 그 뒤로 도아도 이곳으로 넘어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세계수에 매일 기도했다.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편지를 넘기다가 공용어로 된 편지를 발견하고 도아는 멈칫했다.

엘몬드 공작이 도아에게 남긴 편지였다.

한번 안아 보지도 못한 아이에게.

사랑하고 그리운 딸에게.

도아는 또 한바탕 울어버렸다.

사랑하고 있고, 사랑받고 있었다.

그건 별 너머라도, 설령 볼 수는 없어도, 같은 하늘 아래가 아니라도, 시간과 공간이 둘 사이에 존재한다 해도.

그래서 도아는 알았다.

아득한 별과 우주와 시간, 죽음을 넘어서.

그녀는 지금도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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