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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99

98. 거지남매 – 루티나 왕궁

레오와 육십 명의 기사들은 루티나 북문을 향했다.

동행한 제3 기사단장이 성문을 지키는 경비병에게 단장의 증패를 보이며 “서문의 방비를 불시 점검하러 가는 길이다. 내일이면 공문이 도착할 터이니, 보고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북문의 병사들은 서문의 병사들이 곤욕을 치를 것을 예감하며 낄낄거렸고, 기사들은 밖으로 나왔다.

그들은 한 무너진 경비초소에서 잠시 대기하다가, 어두컴컴한 하늘로 솟구친 푸른 실선 두 개를 확인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경비초소 지하에 감춰진 빗장문을 열자 사각형의, 두 사람이 나란히 걷기에는 다소 비좁은 통로가 모습을 드러냈다.

왕성으로 이어지는 비밀통로가 여기에 있었다.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뻗은 비밀통로의 존재는 오직 예리엘 왕가의 몇몇 인물과 근위기사들만 알고 있었는데, 레오가 선택한 통로는 북쪽에 위치한 것이었다.

다른 통로 세 개에는 각각 열 명의 기사들이, 130명 중 나머지 사십 명은 왕성 정문과 후문으로 향했다. 만약에라도 에릭 왕자가 달아날 길을 틀어막기 위해서.

기사들이 차례차례 통로에 몸을 들였다. 횃불로 습기와 어둠을 몰아내며 걸음을 재촉했다.

그런데,

“잠깐. 정지.”

선두에 선 레오가 잠시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숙였다.

‘이게 왜 여기서 자라고 있지?’

어두워서 지나칠 뻔했는데, 단단한 바닥에서 뭔가 말캉한 것이 밟히기에 눈치를 챘다. 그가 발끝으로 바닥을 쓸자 문제의 검은 식물이 밀려나며 돌바닥이 드러났다.

‘둡’이다.

{뒷골목의 규칙} 정보에 따르면 둡은 지면에 얇게 깔리는 이끼의 일종이었다.

‘사형수의 담요’라고도 불리는 이 검은색 식물은 주로 감옥에서 발견됐는데, 신기하게도 사형당할 예정인 죄수의 방에서 급속히 자라나서 수많은 사형수에게 공포를 선사했다.

꼭 감옥이 아니더라도 병들거나 나이가 들어 죽음을 앞둔 사람 근처에서도 발견되곤 했지만, 지면이 젖지 않으면서도 습기찬 곳이어야 한다는 제약이 있어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니까 이 식물이 자라났다는 건… 여기서 뭔가가 죽었음을 암시했다.

“무슨 일이십니까?”

“…아니다. 서두르자.”

레오는 갸우뚱 기울어진 고개를 바로 했다.

‘쥐라도 들어와서 죽었나?’, ‘그럼 사체는 어디로 갔지?’ 등등의 의문이 떠올랐지만, 이런 사소한 것에 신경 쓸 시간이 없었다. 이미 바르트와 하젠이 공작가로 쳐들어갔으니 우리도 시간을 맞춰야 한다.

다시 통로를 따라 전진했다. 수십 명의 뚜벅이는 발걸음 소리가 메아리쳤다.

비밀통로에는 간간이 갈림길이 있었다. 하지만 이건 나갈 때만 쫓아오는 이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용도여서, 우리는 계속 직진에 가까운 방향을 선택하기만 하면 됐다.

게다가 비밀통로를 훤히 꿰뚫고 있는 근위대장이 옆에 있으니 그들의 걸음에는 거칠 것이 없었다.

레오와 기사들은 한참을 걷다가 점차 속도를 늦추었다. 근위대장이 소리를 죽일 것을 요청했기 때문이었다.

잠시 조용히 걸어가는데…

“다 왔습니다.”

아직 통로가 계속 이어지고 있었고, 멀리 통로가 꺾어지는 것이 보였으나, 근위대장은 발을 멈추었다.

그는 검을 뽑아 천장을 ‘통통, 통’ 두드렸다.

“아!”

천장에는 주위의 돌과 같은 색으로 칠해진, 쇠로 만들어진 문짝이 달려 있었다. 어둡고 단조로운 통로를 달리다 보면 천장에 뭐가 있는지 모르고 지나치기 마련이었는데, 그 맹점을 파고든 것이었다.

문짝이 삐꺽, 젖혀지더니 로프로 만든 사다리가 주르륵 떨어졌다.

“제가 먼저 올라가겠습니다. 왕자님께서는… 가능하면 천천히 올라오시지요.”

근위대장은 말씀드리기 송구하다는 태도로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런 순간에는 먼저 올라가는 자가 용기 있는 자로 평가받는 법이었으니까.

레오는 어깨를 으쓱하며 그를 올려보내고, 스무 번째 차례로 올라갔다.

‘생각보다 높은데?’

기사들이 순식간에 올라가기에 높지 않은 줄 알았건만, 줄 사다리는 제법 길었다. 살짝 숨이 차오를 때쯤, “왕자님. 잡으십시오.”, 레오는 누군가의 손을 붙잡고 위로 올라섰다.

[ 업적 : 첫 왕궁 입성 – 왕궁에서 더 강해집니다. ]

여긴 바닥에 문짝이 달린 방이었다. 평소에는 덮어놓는지 두툼한 깔개가 젖혀져 있었고, 방금 올라온 통로에는 저 아래의 문짝을 여닫는 로프가 매달려 있었다.

“창고… 인가?”

“네, 연례행사에 쓰이는 잡동사니들을 쌓아두는 곳입니다.”

레오에게 포섭되어 안에서 문을 열어준 근위기사, 브루크가 답했다.

레오와 기사들은 다른 이들이 마저 올라오기를 기다렸다가 우글우글 밖으로 몰려나갔다.

역시 왕궁이라 해야 할까.

야심한 밤에도 왕궁 외곽 복도에는 등잔이 매달려 냄새가 나지 않는 값비싼 기름을 태우고 있었다.

“에릭 왕자의 방은 어디냐.”

레오는 {추적술}이 위쪽을 향하는 것을 확인하고 기사들을 재촉해 걸음을 서둘렀다.

계단을 오른 그들은 한 홀에 들어섰는데, 이 홀은 일종의 살롱(salon)인지 곳곳에 낮은 탁자와 의자가 놓여 있었다.

과연, 사치스럽다. 좀전의 등잔 기름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발에 푹신하게 눌리는 자줏빛 카펫, 높은 천장까지 닿아 어떻게 저 위에까지 장식품을 넣어뒀는지 의문인 진열장, 빗방울이라 착각할 정도로 수많은, 수백 개의 크리스탈이 매달린 샹들리에‘들’…

그리고 십중팔구 벽돌로 지어졌을 벽은 나무로 덮어 근사하게 장식되었는데, 그건 평범한 나무가 아니었다. 그것들은 암베그리스(ambergris)라는 향료가 칠해지고 말려지기가 수없이 반복된 초고가품이었다.

이 세계의 바다에도 고래가 있었다. 이곳에서는 발레이나(balaena)라는 이름으로 불리었는데, 그 포유동물의 가치는 어마어마해서 어느 왕국이든 바다를 접한 항구들에는 포경 산업이 번창하였다. 발레이나의 살은 연한 단맛에 부드러운 식감으로 진미로 통했고, 방수가 되는 가죽은 질기고 색이 물결치듯 아름다웠기에 옷감의 최고급 소재로 쓰였다.

색깔은 무슨 색이라고 단정 짓기 어려웠다. 개체별로 푸르기도, 하얗기도 했다. 이전에 레오가 입었던, 타티안 후작이 보낸 붉은 정복도 실은 발레이나의 가죽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어쨌든, 놈의 사체는 그 외에도 버릴 군데가 단 한 곳도 없었다. 발레이나의 거대한 타액선(唾液腺, 침샘)은 개중에도 가장 귀하게 여기어지는 것이었다. 불이 붙지 않으면서도 은은한 향을 내는 암베그리스가 추출되었기 때문이다.

암베그리스의 용도는 다채로웠다. 하지만 보통 목재를 칠하는 데에 쓰였고, 그렇게 만들어진 목재는 가치가 수십 배로 뛰어서 같은 무게의 동화로 교환되었다.

값비싼 가구를 만드는 데 쓰였어야 할 그런 목재가 이곳 루티나 왕성에서는 고작 벽을 장식하는 용도로 쓰인 것이다.

더군다나 그 목재에는 금, 은, 동과 같은 금속이 박혀 근사한 그림을 이루었고, 살롱에 놓인 싱그러운 꽃들은 겨울임에도 활짝 피어나 곳곳에서 향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여긴 춥지 않았다. 온실에 들어온 듯한 훈기가 레오와 기사들을 휘감았다.

“근위대장님? 이 시간에 무슨 일로… 아니!”

“퀸턴, 경거망동하지 말게.”

그때, 퀸턴이라 불린, 커다란 홀에 달린 입구를 지키던 근위기사가 우르르 등장한 기사들을 알아보고 외쳤다. 그의 외침은 메아리가 되어 홀을 울렸다.

위기를 직감한 그는 붉은색 호각을 꺼내어 입에 물었다. 이걸 불면 모든 근위기사들과 시종들이 잠에서 깨어날 뿐만 아니라 왕성 근위병들이 당장 출동할 것이다.

“퀸턴! 잠깐! 이건 반역이 아니야!”

“이 야심한 시각에 기사들을 궁에 들이고도 그런 변명이 통하리라 생각하십…”

– 땡그랑.

퀸턴이 얼어붙었다. 그의 손에서 떨어진 호각이 새까만 마천석(화강석의 일종, 단단하고 아름다우며 닦으면 광택이 난다.) 계단에 떨어져 나뒹굴었다.

그는 근위대장 곁에 서 있는 청년을 보고 경악했다.

레오가 앞으로 나섰다.

“퀸턴이라 했나? 비켜주게. 자네의 입장은 알지만, 무고한 피를 흘리고 싶지 않네.”

“서, 설마? 이, 이게 어찌된…? 살아계셨…?”

“그래. 살아있었네. 자, 길을 비켜주겠나? 아니면 날 막겠는가?”

근위기사대장은 바닥에 떨어진 호각을 회수하고 공손히 손을 모았다.

당황한 퀸턴의 기분을 그도 알고 있었다. 우리 근위기사들은 이 레오 왕자님께 지은 죄가 있었다.

옛날 레오 왕자님을 지키고자 달아났던 이들을 제외하고, 남은 나머지 근위기사들은 어찌 보면 배신에 가까운 행위를 저질렀다.

왕성이 공격당하는 급박한 상황에 용기를 내지 못하고, ‘근위기사는 후계자들 간의 싸움에 끼어선 안 된다.’라는 핑계로 왕자를 외면했다.

이미 정국은 에릭 왕자에게 넘어갔으니까. 그를 살리겠다고 발버둥 쳐봐야 달라질 것은 하나도 없었으니까.

근위기사는 어찌 됐건 왕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니까…

해서 바르트와 같이 레오 왕자를 섬기던 근위기사들과 ‘바린’ 같은 몇몇 의기 있는 이들만 달아나고, 우리는 왕성에 남았다.

뻔뻔하게 살아남았다.

“저, 저는…”

퀸턴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왕자의 눈길을 피해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지 바닥을 훑었다.

“…비키겠습니다.”

그는 문턱 계단을 내려와 옆에 무릎을 꿇고 길을 터주었다.

왕의 허가 없이 기사들을 궁에 들이는 것은 근위기사로서 결단코 막아야 할 일이었지만, 퀸턴은 죄책감을 견뎌낼 수 없었다. 또, 이제 와서 용서를 빌 수도 없는 노릇이니 조용히 길을 터주는 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고맙네. 퀸턴.”

왕자님이 뚜벅뚜벅 계단을 오르셨다. 퀸턴은 기사들이 모두 들어간 뒤에도 한참이나 일어나지 못했다.

퀸턴이 길을 막아선 것과 비슷한 일이 여러 번 일어났다.

한 홀에서 다른 홀로 넘어갈 때마다 그곳을 지키는 근위기사를 만났는데, 그들은 대부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레오를 보는 순간 죄책감에 휩싸여 어찌할 줄 모르다가 조용히 길을 터주었다.

허나 그 과정이 계속되지는 못했다. 근위기사대장이 어느 홀을 지나치자 입을 열었다.

“왕자님. 곧 에릭 왕자님의 방이 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그를 모시는 근위기사들이 호위를 섭니다. 아마 길을 터주지 않을 겁니다.”

“에릭 왕자의 방까지 얼마나 남았지?”

“홀 하나를 더 거치고 계단을 올라야 합니다. 어찌하시겠습니까?”

“…강행 돌파한다. 여기까지 조용히 온 것만 해도 운이 좋았지.”

레오의 결정에 기사들이 검을 뽑았다. 스르릉거리는 소리가 연달아 울리며 샹들리에에 비친 검들이 날카롭게 번쩍였다.

“가자!”

“뭐, 뭐냐!”

기사들이 문을 박차고 달렸다.

홀을 지키던 한 근위기사가 펄쩍 놀라더니 소리가 나지 않는 호각을 힘껏 불었다. 그러자 어디선가 부산한 소리가 들렸다. 왕성에 속한 이들이 모두 깨어나면서 우당탕 뛰어다니기 시작한 것이다.

창밖 아래의 정원으로 근위병들이 허겁지겁 뛰쳐나오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저건 뭐냐?”

레오가 허공에 차오르는 안개를 가리켰다. 천장에 깔리기 시작한 그 안개는 샹들리에 사이로 스며들어 사방으로 번지고 있었다.

근위대장이 답했다.

“마법사가 일어났군요. 저게 ‘구름 눈(cloud eye)’이라는 마법입니다. 전에 말씀드렸었죠? 마법사는 저 구름 아래를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여기로 병사들이 몰려올 테니 서두르시죠.”

레오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기사들을 따라 계단을 뛰어올랐다.

마법.

레오는 마법사라던가 마법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았다. {귀족 사회} 정보를 통해 알게 된 것을 제외하면.

그들은 정말 귀한 존재들이었고, 그 이상으로 폐쇄적인 이들이었다. 늘 방에 틀어박혀 있기에 교류가 어렵고, 그들이 모여 마법을 연구하는 곳, ‘마탑’으로 의뢰를 넣어야만 만날 수 있었다. 이 대륙에는 다섯 개의 마탑이 있는데…

“이게 무슨 짓이냐!”

그때, 에릭 드 예리엘 왕자의 호통이 들렸다. 레오는 서둘러 근위기사의 피로 젖어버린 계단을 밟고 위로 올라갔다.

[ 업적 : 에릭 드 예리엘을 만남 – 예리엘 왕가를 섬기는 모든 귀족에게 미약한 호감을 얻음. 에릭 드 예리엘에게 미약한 호감을 얻음. ]

에릭 드 예리엘의 방은 성 내부에 있으면서도 옆 방과 격리되어 방금 올라온 계단을 통해서만 들어올 수 있는 곳이었다.

왕궁에서 조금 둥그렇게 튀어나온 그 방에는 남쪽과 동쪽이 훤히 보이게끔 수많은 창문이 달려 있었다. 그리고 분노한 왕자가 창가에 서서 들이닥친 기사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는 이 야심한 시각에도 복장을 모두 갖춰 입은 상태였다. 곧 밖에 나갈 계획이었다는 듯이…

레오는 그제야 왜 기사들이 자신을 쉽게 알아보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바르트부터 시작해서 모든 기사가 왕을 닮으셨다 했지만, 사실은 그를 배려해 돌려 말했던 것이었다.

에릭 왕자는 놀랄 만큼 레오와 닮아 있었다. 키가 더 크고, 눈동자가 황금색이 아니고, 같은 금발이지만 예리엘 왕가의 적통을 상징하는 청색이 아닌 테르탄 가의 갈색이 섞였다는 것을 제외하면 거의 동일한 외견이었다.

하지만 인상은 전혀 달랐다. 온화하고 부드러운 레오와 달리 에릭은 날카롭고 차가운 인상을 풍겼다.

자칫 신경질적으로까지 보이는 또렷한 눈매의 검은 눈동자가 레오를 향했다.

“이런… 살아있었구나.”

“에릭 드 예리엘, 오랜만이라고 해야 하나?”

레오가 앞으로 나서자 에릭 왕자에게 검을 겨누던 기사들이 반보 물러섰다. 레오는 짜릿한 성취감을 만끽하며 작은 여유를 부렸다. 그 길었던 여정이 끝나려 하고 있었다.

이제 이놈을 죽이고, 정당한 후계자가 돌아왔음을 알리리라. 내 동생은 공주가 되어 풍족하고 부족함 없는 삶을 살리라…

에릭 드 예리엘이 짜증 난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왜 기사들이 공작가를 덮쳤나 했더니…”

허나 불쾌한 표정은 금세 사라졌다. 그는 레오를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조소했다.

검, 이상 없음.

반지, 목걸이, 팔찌… 없음.

멍청한 녀석.

“하하하! 동생을 다시 만나게 되어 기쁘구나!”

에릭의 눈이 순간 붉게 번쩍이더니 무언가가 레오를 휩쓸고 지나갔다.

“어떠냐? 아무리 그래도 이 형님을 죽일 생각은 아니겠… 어어엇?”

갑자기 친한 척을 하려던 놈의 얼굴이 낭패감으로 물들었으나, 레오도 방금 자신을 쓸고 간 기운에 놀라 창백해졌다.

흉측한 소 대가리가 환영처럼 지나갔다.

17개의 뿔이 아무렇게나 돋아나고, 뼈가 듬성듬성 드러날 정도로 녹아내린 대가리.

썩어버린 피가 출렁이는 눈이 레오를 향했다. 찰나였지만, 그 섬뜩한 시선을 마주한 레오는 구토했다.

마치 지독한 악취를 맡은 것처럼.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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