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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84

Chapter: 284

   그래. 알고 있었어. 변태 페도 로리콘 성범죄자 주신이 내 키를 키워주지 않을 거라는 것 정도는.

   

   이미 충분할 정도로 많은 보상을 줬는데 거기에 키까지 키워주면 그 녀석이 페도 주신이겠어? 주신의 탈을 쓴 무언가지?

   

   이런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말야.

   

   ‘할아버지! 바뀐다면서요! 변한다면서요!’

   <내 분명 말하지 않았느냐. 개인차가 존재한다고.>

   ‘그래도 이건 너무 하잖아요!’

   

   약간 정도는 키워줄 수 있잖아!

   

   내가 많은 걸 바랐어?!

   

   그냥 3센치 정도만 키워 줬어도 만족했을 거라고!

   

   근데 이게 뭐야!

   

   바뀐 게 없잖아! 바뀐 게!

   

   <…어. 바뀐 부분이 없는 것 같지는 않다만.>

   ‘어디가요! 거울을 뚫어져라 바라봐도 틀린 그림을 찾을 수가 없거든요!’

   

   어설프게 위로하지 마세요! 그래봐야 짜리몽땅한 꼬맹이란 현실이 바뀌는 것도 아니잖아요!

   

   <저기 포박되어 있는 리나님에게 물어 보거라. 그럼 잘 알려줄게다.>

   ‘…그건 좀.’

   

   … 아예 안 바뀌었다는 말은 취소할게.

   

   나는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가 바뀌긴 한 모양이더라고.

   

   아침에 만난 페이비가 얼굴을 살짝 붉히면서 무척이나 아름다워졌다는 이야기를 하고.

   

   지나가다 만난 요한이 귀족다운 기품이 넘치게 되었다며 그런데다가.

   

   평상시 내 모습을 볼 땐 나름 정상인 코스프레를 하려고 노력하던 얼빠여우가 날 보자마자 머리를 박고 이딴 말을 지껄인 걸 보면 말이야.

   

   ‘부디 내 머리를 잘근잘근 밟아다오! 역겹다는 말도 해주고! 침까지 뱉어주면 이 이상 좋을 게 없을 듯 하구나! 허억. 허어억. 밧줄이라니. 그걸로 무얼 할 생각이더냐. 난 무엇이라도 좋다! 마음대로 해다오!’

   

   하. 지금 생각해도 진짜 진심으로 역겨웠어.

   

   대체 숲의 주인이라는 녀석이 어쩌다 저런 변태가 된 걸까.

   

   지금 저 포박을 풀어주면 또 다시 헛소리를 지껄여 댈 텐데 난 그걸 가만 듣고 있어 줄 자신이 없다.

   

   그렇다고 나 스스로 뭐가 바뀐 건지를 알아차리지도 못하겠고.

   

   ‘그냥 할아버지가 알려주면 안 돼요?’

   

   그러니까 그냥 말해 달라고요! 할배 당신도 얼빠여우가 그 난리 피우는 걸 보고 싶은 건 아니잖아!

   

   <…크흠.>

   

   내 물음에도 불구하고 할배는 헛기침을 내뱉을 뿐이었다.

   

   아니 진짜로 뭔데. 뭐길래 그러는 건데.

   

   “고용주님. 일어났다며?”

   

   말을 아끼는 할배를 어떻게 추궁해야하려나 고민하던 그 때에 응접실의 문이 열리면서 카리아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입구에 선 채로 가만 내 얼굴을 살펴보다가 다급히 안으로 들어오더니 응접실의 문을 잠가버렸다.

   

   ‘뭐해요?’

   “갑자기 왜 그래? 아줌마 나이가 많기는 해도 아직 치매 올 때는 아니지 않아?”

   

   “설마 지금 자기 변화에 대해 자각이 없는 거야? 고용주님?”

   

   ‘그런데요?’

   “변화? 그게 무슨 소리야? 난 언제나처럼 귀엽고 예쁘잖아? 점점 늙어가는 아줌마와는 다르게?”

   

   “…하아.”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카리아가 긴 한숨을 내쉬고는 응접실의 거울을 들어 나의 앞에 가져다 놓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거 같으니까 하나하나 설명을 해줄게.”

   

   그리고는 내 의자 등받이를 잡아채선 거울 쪽으로 틀었다.

   

   “우선 키. 1센치 정도 자랐네.”

   

   …뭐? 키가 자랐다고?! 그것도 1센치나?!

   

   상상도 못했던 소식에 고개를 치켜들었더니 카리아가 그런 게 중요한 상황이 아니라면서 다시 내 고개를 아래로 내렸다.

   

   아닌데. 중요한데. 1센치도 엄청나게 큰 건데.

   

   “그리고 얼굴. 눈매가 좀 더 도발적으로 바뀌었고. 속눈썹이 길어진데다. 턱선이 약간 갸름해졌어.”

   

   그..런가?

   

   하나하나 지적을 해줘도 나는 잘 모르겠는데?

   

   이전하고 비슷한 거 아냐?

   

   “몸 쪽엔 변화가 더 커. 허리가 얇아진데다 골반 쪽이 튀어나왔어. 거기에 팔과 다리에 근육이 붙어서 라인이 생겼지.”

   

   이건 약간 알 것 같다.

   

   전체적으로 볼 땐 잘 몰랐지만 카리아가 지적해주는 부분을 하나하나 보고 있으면 달라졌다는 걸 느낄 수 있었으니까.

   

   근데 있지.

   

   ‘결국 크게 바뀐 건 없잖아요?’

   “결국 여느 때처럼 내가 아름답다는 이야기잖아? 당연한 걸 왜 주절주절 설명하는 거야?”

   

   변화가 생긴 건 알겠지만 크게 눈에 띄는 수준은 아니잖아?

   

   그리 물었더니 카리아가 진심으로 말하는 거냐 그랬고. 내가 고개를 주억거리자 자신의 이마를 꾹 누르더니 살짝 날 선 목소리를 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색기가 생겼다는 거야. 고용주님.”

   

   아니.

   

   뭐요?

   

   ㅅ… 색기요?

   

   예상치도 못한 단어가 튀어나와서 눈을 끔뻑이고 있으려니 카리아가 말을 이었다.

   

   “이전엔 너무 예쁘고 귀여운 여자아이라는 느낌이었다면 이젠 거기에 매력이 더해졌다고. 이제 이해가 돼?”

   

   어.

   

   어어어.

   

   그러니까 대충 매력 수치가 이전에 비해서 더 올랐다는 느낌인가?

   

   게임 식으로 이야기를 하니까 체감이 확 되네.

   

   아아. 그래서 얼빠여우가 저 난리를 피웠던 거구나. 내 매력이 올라가는 바람에 자신의 변태적임을 도저히 참을 수 없게 된 거야.

   

   …이걸 좋아해야 하나?

   

   뭐든 스텟이 올랐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지만 나는 차마 웃을 수가 없었다.

   

   이전에도 주변에 여러 변태들이 꼬여서 고생이었는데 그게 배가된다는 이야기잖아.

   

   난 이런 성장을 원하지 않았어!

   

   매력 수치를 올려줄 여유가 있으면 신성이나 체력 민첩 같은 실질적 도움이 될 스텟을 올려주라고. 변태 로리콘 주신아!

   

   네 개인적인 욕망에 항상 솔직하지 말고 그 변태성을 조금이라도 감추란 말야!

   

   “내가 문을 잠근 이유도 이거 때문이야. 내 뒤에 아르테아 당주랑. 변태 사도랑. 네 호위가 따라 오고 있었다고. 그 세 사람이 고용주님을 봤으면 어떤 꼴이 났겠어.”

   

   머릿 속으로 세 사람이 이 안으로 들어왔을 때를 상상해보았다.

   

   우선 이사벨. 그 신성 변태는 내 신성의 격이 한층 더 올라간 걸 보고서 잔뜩 흥분을 하겠지.

   

   다음으로 여신을 모시는 사도.

   

   드레스를 입고 있는 날 보고서도 호들갑을 떨던 녀석이 매력이 더 올라간 내 모습을 본다면 분명 온갖 개소리를 내뱉겠지.

   

   마지막으로 칼은…

   

   음. 걔는 괜찮을 것 같은데?

   

   어차피 걔한테 중요한 건 내 외견이 아니라 내가 자신의 주인이라는 사실이니까.

   

   매력 수치가 달라졌다고 변화가 있을 것 같진 않아.

   

   어쨌든 걘 기사다운 기사가 되고 싶어 하는 녀석인 걸.

   

   “카리아님? 문이 잠겨 있습니다만!”

   “열어줄게! 기다려!”

   

   변태 사도의 목소리에 답을 한 카리아는 자신의 아공간 주머니에서 기다란 로브를 꺼내 내 어깨 위에 덮어 주었다.

   

   “일단 이거 줄 테니까 이거 좀 덮고 있어. 그럼 조금이라도 낫겠지.”

   

   그리고는 문 바깥으로 나가서 다른 이들을 붙잡고는 무어라고 당부를 했다.

   

   잘 들리진 않았지만 아마 날 보고서 너무 호들갑을 떨지 말란 이야기이리라.

   

   ‘할아버지. 할아버지.’

   <무어냐.>

   ‘예뻐졌단 이야기를 하는 게 그렇게 힘드셨나요? 정말 성기사 다우시네요.’

   <…여아야. 방금 전 그 말은 도대체 무슨 의미더냐.>

   ‘말 그대로 의미인데요?’

   

   그냥 예뻐졌다 그러면 될 텐데 그 말을 못 해서 헛기침이나 하시긴.

   

   예전에 어땠을지 안 봐도 훤하다.

   

   ‘눈앞에 여자만 있으면 아무 말도 못 하는 쑥맥이 되어선 우물쭈물거리다가 가라드한테 다 빼앗겼을 거야.’

   <그런 게 아니라고 몇 번을 이야기 해야 하느냐!>

   ‘아. 생각이 새어 나갔나요? 실수했네요.’

   <실수는 무슨! 일부러겠지!>

   

   요즘 들어 자신을 향한 경의가 없어진 것 같다며 투덜거리는 할배의 말을 무시하며 응접실로 들어오는 이들을 살폈다.

   

   칼은 잠시 할 말을 잃었을 뿐 이내 내 곁으로 다가와 무척이나 아름다워지셨다며 정중히 인사했고.

   

   이사벨은 애써 근엄한 체를 하다 결국 느슨해지는 입가를 감추는 데 실패했으며.

   

   변태 사도 같은 경우에는 엄격을 품은 얼굴로 내 근처까지 걸어와서는 자신의 아공간 주머니에서 기타 비스무리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제가 모시는 여신을 대신하여 영애의 아름다움을 찬양하기 위해 한 곡을 읊도록 하겠습니다.”

   

   ‘칼. 카리아.’

   “허접하고 아줌마.”

   

   “네.”

   “응.”

   

   ‘조져요.’

   “조져.”

   

   “알겠습니다.”

   “안 그래도 그러려고 했어.”

   “절 막지 마십시오! 여신께서 제게 영감을 주셨단 말입니다! 갸아악! 악기는 건드리지 마십시오! 차라리 제 뼈를 부수십시오! 악기만은! 악기만으으은!”

   

   얼빠여우의 옆에 변태 사도를 포박해 던져 넣는 것으로 소란을 마무리 지은 후. 난 카리아에게 내가 잠들어 있던 동안 일이 어떻게 처리되었는지를 물었다.

   

   구체적으로 주신 교회의 심문관이라던가 버로우 영지의 뒷수습에 대해서.

   

   “심문관 같은 경우엔 잘 해결 됐어. 저 변태 사도가 인간 언저리의 쓰레기이긴 하지만 어쨌든 예술 교단의 사도거든.”

   

   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권리를 얻은 뒤 저 변태 녀석은 즉시 예술 교단에 연락해 그 곳의 인력을 버로우 영지로 불러 들였다.

   

   그 덕분에 저 변태에게 쫓겨난 심문관이 다시금 인력을 끌고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예술 교단의 사람들이 버로우 영지를 수습하고 있었으니.

   

   예술 교단과 주신 교회 간의 싸움을 만들어낼 수 없었던 심문관은 어쩔 수 없이 버로우 영지에서 손을 떼야 했다.

   

   아무래도 이 세상의 예술 교단은 내가 아는 것보다 힘이 강한 모양이야.

   

   게임 속에선 어느 정도 입지가 있긴 했어도 주신 교회랑 대립할 수준은 아니었는데.

   

   “버로우 영지를 수습하는 일도 잘 풀렸어. 고용주님께서 기적을 펼친 덕분에 타리키의 마력이 자취를 감추어 버렸거든.”

   

   내가 단순히 나크라드를 제압하는 것에서 그쳤더라면 버로우 영지엔 여전히 타리키의 마력이 감돌고 있었을 것이다.

   

   허나 내가 기적을 펼쳐 모든 어둠을 지워버린 덕분에 버로우 영지에는 악신의 마력이 남아있지 않음을 물론이요 영지 전체에 일종의 축복이 자리하게 되었다.

   

   덕분에 타리키에게 홀렸던 이들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듯 했다.

   

   “나크라드 그 녀석은 예술 교단의 지하에 봉인해뒀어. 나중에 천천히 심문을 하면서 정보를 뜯어내야지.”

   

   ‘그러면…’

   “그럼 다 해결 된 건가? 아줌마?”

   

   “뭐어. 대충.”

   

   카리아는 내 물음에 대답을 하며 자신의 반지에 새겨진 마법을 발동시켜 주변과의 소리를 차단했다.

   

   “버로우 공자를 제외하면 다 해결됐다고 봐야지.”

   

   자칼? 걔는 왜? 기절해있는 거 내가 데리고 왔잖아?

   

   “그 녀석은 단순히 홀린게 아니라 악신하고 계약을 한 녀석이니까. 여전히 안에 타리키의 마력이 남아있거든. 그 상태로 내버려뒀다간 얼마 안 가서 무슨 짓을 저지른 건지 들켜 버릴 걸. 그건 고용주님이 바라는 바가 아니잖아?”

   

   어깨를 으쓱이는 카리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난 그 녀석이 죽기를 바라지 않아. 마음에 안 드는 녀석이긴 하지만 그래도 일방적인 친밀감이 있는 녀석이기도 하니까.

   

   “그래서 일단 적당한 곳에 가둬뒀어. 버로우 공작한텐 대충 행방불명되었다고 변명해뒀고.”

   

   그녀가 내린 판단은 분명 최선이었다.

   

   조치를 하지 않고 내버려 두었다면 자칼은 분명 어떤 식으로건 험한 꼴을 보게 됐을 거다.

   

   “어떡할 거야?”

   

   물음을 듣고서 생각한다.

   

   어떡할 건지는 정해져 있다.

   

   일단 그 녀석의 안에 박혀 있는 악신의 마력을 지워줘야지.

   

   그리고 그 녀석 때문에 고생을 한 만큼 괴롭혀줄 테고.

   

   그 후에는.

   

   글쎄.

   

   아마 값을 치르게 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는 한데 정확히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모르겠어.

   

   난 죄를 심판하는 존재가 아니니까.

   

   ‘자칼은…’

   “그 멍청한 열등 공자는 어디에 있는데?”

   

   “직접 가려고?”

   

   ‘네.’

   “그래야지.”

   

   이전이었다면.

   

   신성의 격이 오르지 않았던 때라면.

   

   그리고 아르마디의 자비 튜토리얼을 수행하지 못해서 그 스킬을 정확히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잘 몰랐던 때라면.

   

   타리키의 마력을 없애는 것을 페이비에게 부탁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금의 나라면 그 모든 일을 스스로 해낼 수 있다.

   

   흐흥. 마침 잘 됐네.

   

   안 그래도 내 성장을 시험할 곳이 필요했는데 마침 망가트려도 별 죄책감이 없을 것 같은 실험용 인형이 생겨날 줄이야.

   

   좋아. 어디 한 번 마음 가는 대로 가지고 놀아볼까.

   

   그러다가 망가지면…

   

   음.

   

   페이비한테 수리해달라고 하면 괜찮겠지.

   

   아마도.

   

 

 

       
   


           


Mesugaki Tank Enters The Academy

Mesugaki Tank Enters The Academy

Messagaki Tank Enters the Academy, Messaggi tanks are not properly educated., Mesugaki tanks are not properly educated., 메스가키 탱커는 참교육 당하지 않는다.
Score 9.2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You sloppy orc~ You can’t take down a girl?” He became the Mesugaki character in the Academy game. But the taunt works too 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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