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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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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낭만을 사랑했다.

        ​

        망하는 나라에도 충신 셋은 있다는 이야기라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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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과 의를 위해 목숨을 거는 선비들의 이야기라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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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벌이에 미친 사업가임에도 진정한 악의 시대가 시작되자 제 직위와 자본을 바쳐가며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이야기라든가.

        ​

        온갖 낭만 넘치는 이야기를 볼 때마다 가슴속에 부풀어 오르는 무언가가 있었다.

        ​

        변신합체거대로봇, 용을 베는 기사, 악마를 물리치는 성인, 아픔을 견뎌내고 한 편의 걸작을 빚어내는 예술가.

        ​

        낭만을 건드리는 소재를 볼 때마다 머릿속에는 상상의 나래가 펼쳐졌다.

        ​

        나의 어린 시절은, 이런 낭만을 꿈꾸고 낭만을 추구하는 치기 어린 아이의 모습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

        그리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

        “빌리! 당장 안 내려와!”

        ​

        “그러니까, 빌리 말고 빌이라고 좀 불러달라고!”

        ​

        뭐, 살아가는 세상이 달라졌다는 사소한 문제가 있었지만.

        ​

        –

        ​

        빌헬름, 빌헬름 폰 브란덴.

        ​

        이게 지금의 내 이름이다. 가문명으로 부른다면 빌헬름 칼 호엔베른이라고도 불리기도 했다. 물론 이것도 줄여 부른 거고, 가계도상에 등재된 이름은 또 다르겠지만.

        ​

        아무튼, 낭만을 좇던 몸집만 큰 애새끼였던 내가 왜 팔자에도 없는 귀족 노릇을 하고 있는고 하면, 사정은 그리 복잡하지 않았다.

        ​

        평소처럼 직장에서 퇴근하던 도중, 눈앞의 행인에게 차가 달려들어 그를 구하려 뛰어들었다가 대신 목숨을 잃었고, 그대로 이세계행을 당했다. 정확히는 아기로 다시 태어났다고 해야 하나.

        ​

        처음에는 원래 가족들을 보지 못한다는 소식에 슬퍼도 하고, 우울증에 빠진 것처럼 무기력하게 살기도 했다.

        ​

        하지만 그건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

        “빌리.”

        ​

        “빌리!”

        ​

        “빌리~”

        ​

        “아, 좀! 빌이라고 불러달라고!”

        ​

        일단 현생의 가족들이 내게 너무 상냥했다. 자꾸 근육질 가득한 서양인이 떠오르는 애칭으로 부르며 내 반응을 즐기는 것 정도를 제외하면 한시도 날 가만 놔두지 않고 즐겁게 해주려 노력했다. 

        ​

        그리고, 아기의 몸이란 것이 우울해한다고 뭐 크게 할 수 있는 것도 없었다. 내가 우울해하든 말든 이 빌어먹을 몸뚱이는 배고프면 울고, 대소변을 보면 또 울고, 입에 뭐가 들어오면 먹고, 졸리면 그냥 잠들었다.

        ​

        마치 그래서 니가 뭘 할 수 있냐는 듯.

        ​

        그렇게 몇 년을 살다 보니, 나도 자연스럽게 이 세상에 적응하게 됐다.

        ​

        ‘장례식까지 끝났을 텐데 부활하는 건 예의가 아니니까.’

        ​

        어느덧 내 몸을 내 의지대로 통제할 수 있게 됐을 무렵에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는 이미 도출됐으니 징징거리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여기며 미련을 떨쳐낼 수 있었다.

        ​

        그제서야 내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이 눈에 들어왔다.

        ​

        마법이 존재하고, 기사가 존재하고, 오러가 존재하고, 몬스터가 존재하는 세상.

        ​

        몇 번을 곱씹어도 지구인 출신으로서는 낭만이 찐하게 묻어나는, 그런 세상.

        ​

        나는 순식간에 내가 태어난 이 세상과 사랑에 빠졌다. 그래서 온갖 것을 시도해봤다.

        ​

        마법을 배워봤다.

        ​

        검술을 배워봤다.

        ​

        아버지를 따라 사냥도 다녀보고, 형님들을 따라 여기저기 유람을 다녀보기도 했다.

        ​

        “이게 섹스지.”

        ​

        “예?”

        ​

        “혼잣말이다.”

        ​

        그리고, 너무나도 만족스러웠다.

        ​

        아쉽게도 마법에는 재능이 없어 기초적인 수준의 것밖에 배우지 못했지만, 라이터 없이 손가락만으로 담배에 불을 붙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낭만이 폭발했다.

        ​

        그래도 검술에는 재능이 있어 금방 영지의 기사단에 들어갈 수 있었다. 신분 덕에 실력에 비해 과분한 자리까지 금방 올라가긴 했지만. 신분제 만만세였다.

        ​

        몬스터 사냥은, 조금 충격적이긴 했다. 판타지라지만 그저 모니터 너머로만 즐기던 게임이나 활자로만 접하던 소설과 달리 피가 튀기고 사람이 다치고 죽기도 하는 것을 보면서 이곳 역시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것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

        그리고, 유람을 다니며 확신했다.

        ​

        “딱 좋네.”

        ​

        낭만이 넘치는 세상이었다.

        ​

        부조리가 발생하고, 나쁜 일도 일어나고, 악인도 존재하지만, 행정망과 법체계는 약간 허술했다. 그 탓에 개개인의 행동이나 불문율, 사회적 규범은 더욱 큰 가치를 갖고 있었다.

        ​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

        “알프레드.”

        ​

        “말씀하시죠.”

        ​

        “엄마한테 나를 찾지 말아 달라고 전해줘.”

        ​

        “예? 그게 갑자기 무슨-, 도, 도련님?!”

        ​

        폴짝.

        ​

        어젯밤 미리 싸둔 보따리와 기사단 입단할 때 아버지께 선물 받은 검을 들고 창문에서 뛰어내렸다. 높이가 좀 높긴 하지만, 마력을 다룰 줄 아는 기사에게 그런 건 문제 되지 않았다.

        ​

        “흐하하! 인생 좀 즐기고 올게요!”

        ​

        “빌-헬-름-!”

        ​

        저택에서 어머니의 노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제는 살기 위해서라도 미친 듯이 도망쳐야 했다.

        ​

        우리 어머니, 무력이 장난이 아니신지라.

        ​

        그래서 나는 두 다리로 내달려 영지를 도망쳐 나왔다. 기사가 직접 달리는 게 어지간한 말보다는 훨씬 빨랐다. 기사단에서 말을 키우긴 하지만, 그건 짐말이지 사람이 타고 움직이는 말은 아니었다.

        ​

        그렇기에 저택의 마굿간에서 명마를 꺼내와 타고 달리는 것이 아닌 이상에야 가문의 기사를 따돌리기도 어려웠다. 고로, 내가 직접 달리는 수밖에 없었다. 아무튼 나도 우리 영지 기사단에서 무력으로는 딱히 꿀리지 않았으니까.

        ​

        그렇게 영지를 빠져나오고, 그 길로 나는 낭만을 즐기기 위한 여행길에 올랐다.

        ​

        절대로 아버지가 멋대로 정해온 약혼에 끌려가기 싫어서 도망친 건 아니었다.

        ​

        –

        ​

        여행을 다니며, 나는 모험을 즐겼다. 이 세상에 모험가라는 직업 같은 것은 없었지만, 내가 거수자로 몰려 끌려가는 일은 없었다.

        ​

        어차피 신분제 사회였다. 내가 귀족임을 증명할 수만 있다면 어지간한 의심은 피할 수 있었다. 물론 애매하게 귀족 티만 내고 다녔다간 역으로 추궁받을 게 뻔했기에 나는 당당하게 내 정체를 드러내고 다녔다.

        ​

        가문의 추격이라거나 그런 것을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약혼이라 해봤자 정략혼 같은 거창한 것도 아니었다.

        ​

        “어어, 혹시 도망쳤다는 넷째 도련님이십니까?”

        ​

        “뭐야, 여기까지 소문이 퍼졌나.”

        ​

        이미 내 위로 이미 셋이나 더 있었다. 가문을 잇는 일은 형님들과 누님이 대신해주니 나와 동생은 그저 발길 닿는 데로 인생을 살아가면 그만인 일이었다. 이번 약혼도 그냥 아버지가 예전에 친구분과 술 마시다 홧김에 정한 일일 뿐, 그걸로 무슨 거래가 오가거나 한 게 아니었다.

        ​

        정말 그런 일이었다면 그렇게 허술하게 도망칠 수 있을 리도 없었겠지.

        ​

        그저 잡혔다간 어머니 손에 등짝이 터져나갈 것이 두려워 도망쳐 다니는 것 뿐이었다.

        ​

        “여긴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

        “근처를 지나가다 농부한테 듣기를 이곳 근처 산에 사람 잡아먹는 괴물이 있다고 하던데. 그거 잡으러 왔네.”

        ​

        그래서 지난 몇 년간 하고 다녔다는 모험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그건 또 대답이 궁했다. 딱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건 아니었다. 다만 뭐라 한마디로 정의할 만큼 단순한 여정은 또 아니었다.

        ​

        어떤 곳에서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괴물을 사냥하고, 어떤 곳에서는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해주었다. 또 어떤 곳에서는 부당하게 땅을 빼앗긴 농부들의 재판(물리)을 도와주고, 또 어떤 곳에서는 귀족 영애의 소원을 들어주기도 했다.

        ​

        가끔은 어느 귀족가나 상인가에서 요인 호위를 요청해 여비도 챙길 겸 임무를 수락하기도 했고.

        ​

        “아, 그 트롤 말씀이시군요.”

        ​

        “트롤?”

        ​

        “아무래도 농부들은 자주 보는 몬스터들 종류 말고는 잘 모르지 않습니까. 저희도 영주 나리가 아니었다면 이름도 잘 몰랐을걸요.”

        ​

        하지만, 누가 뭐래도 가장 좋아하고 가장 많이 한 일은 몬스터 퇴치였다.

        ​

        “영주께 안내하게. 자세하게 이야기를 들어봐야겠는걸.”

        ​

        그렇기에, 사람들은 나를 ‘괴물 사냥꾼’ 빌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

        “오, 주여! 감사합니다! 저희 영지의 전력으로는 그놈을 퇴치하지 못해 발만 구르고 있었는데, 빌헬름 님이 오셨으니 이제 안심입니다!”

        ​

        “음, 편하게 빌이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

        “예? 하지만 제가 듣기로는 빌리라고….”

        ​

        “씁.”

        ​

        아무튼 그랬다.

        ​

        –

        ​

        트롤 사냥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

        말도 안 되게 강한 힘과 두터운 가죽으로 인한 맷집, 뛰어난 재생 능력에서 비롯된 체급은 제쳐두더라도 이 놈은 습성 자체부터가 인간 입장에서는 상당히 귀찮았다.

        ​

        일단 이 놈은 햇빛에 닿으면 둔해졌다. 실험해본 바에 의하면, 원리는 몰라도 햇빛을 받으면 가죽이 딱딱하게 굳어 움직이질 못했다.

        ​

        물론 햇빛이 사라지면 서서히 피부가 풀어지긴 한다만, 애초에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 자체가 위험한 일이란 건 트롤 정도의 지능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일이었다.

        ​

        그렇기에 이들은 햇빛이 잘 닿지 않는 곳에 살았다. 물론 덩치가 워낙 커 아무 곳에서나 살 순 없고, 어디 큰 동굴이나 삼림이 우거진 숲속에 거주했다. 

        ​

        그리고 일단 한 번 자리 잡으면, 놈들은 주변에 자리 잡는 모든 짐승을 잡아먹었다. 문제는, 이놈들이 가끔 예고도 없이 거주지 밖으로 기어나와 나무꾼이나 약초꾼을 잡아먹는 일이 있다는 점이다.

        ​

        말 그대로 예고도 없이 나오는지라 대처에는 비용과 인력이 너무 많이 소모되고, 토벌하자니 인간이 접근하기도 어렵고 들어가면 전투력이 급감하는 지역에 주로 거주했다.

        ​

        안 그래도 까다로운 놈이 까다로운 곳에 거주하니, 까다로움이 제곱이 되는 것이다.

        ​

        “하지만 나한텐 어림도 없지.”

        ​

        “지, 진짜 트롤의 목을 베었어….”

        ​

        혹시나 하는 상황에 대비해(주로 내가 부상을 입으면 들고 도망치기 위해) 따라온 병사들이 감탄했다. 그들의 감탄을 뒤로하며 트롤의 가죽을 벗겼다. 이놈의 가죽은 재료로써 매우 큰 가치를 갖고 있었다. 햇빛을 받으면 어지간한 강철은 이도 안 들어갈 정도로 딱딱해지고, 햇빛을 받지 않으면 물렁해진다니.

        ​

        듣기만 해도 마법사와 연금술사들이 환장할 것 같지 않은가. 실제로도 그랬다. 신선하고 품질 좋은 트롤의 가죽은 말 그대로 부르는 게 값이었다.

        ​

        트롤의 피나 고기도 팔 수야 있긴 했지만, 가치는 없었다. 옛날에는 엄청난 고가에 거래됐다고는 하는데, 그 탓에 몇몇 마탑에서 기어이 트롤을 생포하고 그들의 재생능력을 활용해 트롤의 피와 살점을 대량 공급한 탓에 값이 대폭락했다나.

        ​

        아무튼, 트롤이 그만큼 강하고 접근하기 까다로운 것은 사실이지만, 무력만 충분하다면 이만큼 찾아서 사냥하기 쉬운 녀석이 없었다.

        ​

        “저기, 빌리-, 흡, 비, 빌 님. 이 곰은 어떻게 할까요?”

        ​

        “어차피 트롤 찾기용으로 사로잡은 놈이었으니까 너희 마음대로 해.”

        ​

        “헉, 감사합니다!”

        ​

        자연에서는 천적이 없다 보니 이놈들은 아주 대놓고 사방에 자기 흔적을 남기고 살았다. 그러다 보니 트롤과 거주 조건이 겹쳐 가장 먼저 주식이 되는 곰을 찾아 끌고 다니다 보면 트롤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

        인간은 감지하지 못하는 트롤의 냄새라도 맡는 것인지, 곰은 트롤이 있는 쪽으로 다가가면 꾸어엉 울부짖으며 도망가려고 난리를 친다. 그럼 그 반대쪽으로 가면 쉽게 트롤의 주거지를 찾을 수 있었다.

        ​

        이번에도 나는 그렇게 했고, 또다시 트롤 한 마리가 내 명성의 제물이 되었다.

        ​

        트롤의 시체를 갈무리하고 전리품을 챙겨 든 채로 영주의 저택으로 향했다. 변변한 가문 배경도 없이 전공으로 올라온 남작이라 많은 보상은 못 받겠지만, 어차피 그걸 바라고 온 것도 아닌지라 가벼운 발걸음으로 콧노래를 부르며 하산했다.

        ​

        그리고, 영주의 저택 앞에서 나는 공기의 흐름이 이상한 것을 느꼈다.

        ​

        분위기가 다르다거나 하는 비유적 의미가 아니었다.

        ​

        문자 그대로, 공기의 흐름이 뒤틀려 있었다. 마치 소음 마법을 펼치기라도 한 것처럼.

        ​

        “정지.”

        ​

        이런 마법을 펼칠 수 있는 것은, 아무리 못해도 마법사부터였다. 나 같은 마법 사용자들은 기껏해야 선풍기 정도의 바람이 한계였지 이렇게 넓은 범위의 공기를 조종할 수는 없었다.

        ​

        그리고 내가 알기로, 마법사는 고작 신생 남작 따위가 감당 가능한 몸값이 아니었다.

        ​

        몸을 낮추고 긴장으로 근육을 팽팽히 당겨둔 채 천천히 저택으로 향했다. 혹시라도 나쁜 의도를 가진 떠돌이 마법사가 저택을 장악한 것이라면, 일반 병사들로는 어림도 없었다.

        ​

        “여기부터는 내가-”

        ​

        “폼 잡지 말고 똑바로 서기나 해. 짜식아.”

        ​

        빠악!

        ​

        “악!”

        ​

        강렬한 통증과 함께 눈앞에 별이 반짝였다. 고개를 돌리니 아버지가 주먹을 들고 이죽이며 서 계셨다.

        ​

        “아, 아빠?”

        ​

        아버지가 왜 여기에?

        ​

        내 의문 따윈 훤히 꿰뚫고 있다는 듯 아버지는 주먹을 털며 말해주었다.

        ​

        “이제 그만 놀고, 슬슬 돌아갈 때다.”

        ​

        “엥, 아니, 왜요?”

        ​

        내가 꼭 있어야만 하는 일이 있던가? 어차피 가문의 일은 형님들과 누님들이 처리하면 그만이고, 기사단 부단장 자리도 명함일 뿐이지 실제로 맡은 역할은 없었다.

        ​

        그렇다고 내가 오러를 발현해서 무슨 정치적 파급을 고려하며 움직여야 할 거물인 것도 아니고.

        ​

        하지만, 아버지는 내 질문에 살짝 열이 받으신 모양이었다. 아버지는 관자놀이에 핏줄을 세우고 슬며시 웃었다.

        ​

        “왜? 너 지금 왜냐고 물었느냐?”

        ​

        좆됐다.

        ​

        이건 아버지가 첫째 형님을 엎어놓고 진짜 비 오는 날 정원에서 먼지가 날 때까지 빠따 칠 때나 볼 수 있던 표정인데.

        ​

        “너 때문에 지금 저택에 황실과 공작가에서 사람이 와 있는데, 왜냐고?!”

        ​

        그 말을 듣는 즉시, 나는 몸을 돌려 전력으로 내달렸다.

        ​

        아쉽게도, 소드마스터의 손길에서 벗어나는 것은 지금의 내 경지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

        “아빠, 아, 아니, 아버지. 자, 잠깐 내 말을 좀-”

        ​

        “입 닥쳐, 이 철부지 새끼야! 역시 생면부지의 영애와 갑자기 결혼시키는 건 좀 아니다 싶어서 풀어줬더니, 대체 어디까지 들쑤시고 다닌 게냐!”

        ​

        아니, 나는 진짜 억울했다.

        ​

        황녀 전하랑 공녀님께 분명 아무 문제 없을 거라고 확답을 들었었다고!

        ​

        “진짜, 세상천지에 믿을 놈 하나 없네.”

        ​

        “내가 할 소리다!”

        ​

        그 길로, 나는 저택까지 끌려갔다.

        ​

       


           


I Wished for Romance, but it Turned Out to be a Romance Fantasy

I Wished for Romance, but it Turned Out to be a Romance Fantasy

낭만 판타지를 꿈꿨는데 로맨스 판타지였다
Score 7.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I dreamed of a life filled with romance¹ and romanticism, but I didn’t dream of a romance fantasy… —- ¹ The “Romance” here means a feeling or atmosphere of something new, special and exciting, e.g., a hero’s adven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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