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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

       

    커버접기

       

         

         

         

         

        “아직이다! 여가 여기서 끝날 거라고 생각하느냐!”

         

         

        최후의 결전.

         

        궁지에 몰린 마왕은 발악했다.

         

        어두운 핏빛의 마기를 내뿜으며 마구잡이로 공격하자 방패기사 라인폴드가 커다란 방패를 가지고 전위에서 방어해냈다.

         

         

        “진멸(殄滅)!”

         

        “크아아아악!”

         

        “라인폴드!”

         

         

        마왕이 손을 움켜쥐자 라인폴드의 팔이 방패와 함께 우그러졌다.

         

        약혼자의 부상을 목격한 용사 루시가 비명을 지르자 성녀 아르실이 재빨리 라인폴드에게 신성 치유를 걸었다.

         

         

        “난 괜찮으니까 놈을 상대해!”

         

        “루시! 얼른 끝내버리라고! 부상은 신경쓰지 마! 내가 다 치유할 수 있어!”

         

         

        라인폴드와 아르실이 저마다 외치며 마왕을 향해 빠르게 전투 태세를 갖췄다.

         

         

        “조심하세요!”

         

         

        또다시 마왕이 손을 들자 엘프 궁수 나이드리안이 화살을 날리며 방해했다.

         

        마왕은 별 수 없이 화살을 후려치자 머금고 있던 마력이 폭발을 일으켰다.

         

         

        “그물, 약화, 겁박, 느려짐.”

         

         

        때를 놓치지 않고 마법사 티그리아가 주문을 시전했다.

         

        용사 파티원답게 간단한 단어들만으로 술식을 구현하여 발동시킨 마법에 마왕의 움직임이 현저히 둔해졌다.

         

         

        “지금입니다!”

         

         

        연달아 화살을 쏘며 마왕을 묶어놓는 나이드리안.

         

         

        “이번에야말로 막타 가는 거다!”

         

         

        두 주먹을 부딪치며 벼려낸 신성력을 용사의 성검 흐노니에 불어넣는 아르실.

         

         

        “최적의 기회.”

         

         

        이번에는 화력 마법을 구사하며 마왕을 더욱 궁지에 몰아넣는 티그리아.

         

         

        “루시! 해버려!”

         

         

        여전히 불길처럼 치솟으며 쏘아지는 검은 마기를 듬직하게 막아내는 라인폴드.

         

        그들의 응원 아래에 용사는 흐노니를 높게 치켜들었다.

         

         

        “나는 그린다!”

         

         

        눈부신 광휘가 흐노니를 휘감았다.

         

         

        “그대와의 평온한 하루를!”

         

         

        묵직하면서도 예기를 품은 성검을 루시는 그대로 온힘을 다해 내질렀다.

         

        “으아아아아아아아!!!!!!”

         

         

        광휘가 검은 마력을 갈랐다.

         

        부정한 기운을 산산히 부서뜨리며 짓쳐들어간 성스러운 힘은 마왕을 대각선으로 일도양단 해버렸다.

         

         

        “커헉…!”

         

         

        결국, 마왕은 무릎을 꿇었다.

         

        쓰러져가면서도 마왕은 오로지 한 곳만을 응시했다.

         

        그 시선의 끝에는 저멀리서 혼자 부들부들 떨며 작은 방패를 들고 있는 짐꾼에 닿아 있었다.

         

         

        “끝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겠지…? 나는 반드시…!”

         

         

        그러나 말을 다 잇지 못한 채 그녀는 검은 가루가 되어 흩어졌다.

         

        텅

         

        무게감 있어 보이는 외뿔 하나만 남긴 채.

         

         

        “하아… 하아… 해냈어!”

         

        “아직이야. 어서 저 뿔을 관에 담아야 해!”

         

         

        숨을 헐떡이는 루시, 그러나 아르실의 말처럼 아직 완전히 끝난지 않았다.

         

        아쉽게도 뿔을 담는 역할은 전투원들의 것이 아니었다.

         

        용사 루시는 땀에 젖은 붉은 머리칼을 뒤로 넘기며 짜증을 냈다.

         

         

        “야 짐꾼! 당장 달려오지 않고 뭐해!”

         

        “네!”

         

         

        짐꾼은 기묘한 가면을 쓰고 있었다.

         

        실눈으로 활짝 웃고 있는 표정의 가면은 구멍도 제대로 뚫려 있지 않은데 잘만 앞을 보고 다녔다.

         

        사실 기묘한 건 가면이 아니라 짐꾼의 존재 그 자체였다.

         

        마왕 토벌의 증거인 외뿔을 담는 신성한 관을 운반하는 역할을 맡은 이유도 짐꾼답게 막대한 인벤토리 양을 차지하는 관을 무리 없이 지니고 다닐 수 있어서였다.

         

        정확히는 관’도’ 지니고 다닐 수 있었다.

         

         

        “여깄습니다!”

         

        “…지금 나더러 저 마기를 감당하라고?”

         

         

        전용 아이템 ‘짐꾼의 낭’에서 신성한 관을 꺼내 내밀자 루시는 또 짜증을 냈다.

         

        짐꾼은 난감해하며 주위를 둘러봤다.

         

        그냥 힘 조금 좋고 전용 아이템으로 각종 도구들을 많이 들고 다닐 수 있는 것과 튼튼한 몸 외에 별 이점이 없는 그로서는 외뿔에서 방출되고 있는 마기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젠장, 난 한계야.”

         

         

        당장 성녀부터 고개를 저었다.

         

        원래 무표정인 마법사를 제외한 다른 파티원들도 난색을 표했다.

         

        그만큼 마왕과의 전투가 치열했었기에 모두 탈진한 상태였다.

         

        결국 짐꾼은 침을 삼키며 외뿔에 다가갔다.

         

        손바닥보다도 작은 요것이 느껴지는 기운은 장난이 아니었다.

         

        츠즈즈즈즈즈

         

         

        “끄아아아아아아악!!!!!”

         

         

        재빨리 옮긴다고 움직여봤지만 순식간에 뿔을 잡은 팔이 시커멓게 물들었다.

         

        누가 봐도 마기 침식이었다.

         

        그러나 파티원들 아무도 놀라거나 걱정하지 않았다.

         

        비전투원인 짐꾼에 대한 취급은 늘 이랬다.

         

        방금도 마왕과의 사투에서 혼자 자기 방패 뒤에 숨어 떨고 있던 그였기에 오히려 고까운 마음이 더 컸다.

         

         

        “끄으으으으윽!”

         

         

        혼신의 힘을 다해 신성한 관에 넣고 뚜껑을 닫자 더 이상 마기는 관 너머로 흘러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짐꾼의 팔은 여전히 치직거리고 있었다.

         

         

        “거 엄살 좀 떨지 마라, 라인폴드는 아까 팔 작살났는데도 버텼어.”

         

         

        명백한 사실이었다.

         

        방패기사의 팔은 마왕에게 한 번 우그러졌었다.

         

        그리고 성녀가 바로 치유해줬다.

         

        그 성녀는 지금 짐꾼을 타박하며 치유해주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였지만.

         

         

        “드디어 끝났어!”

         

         

        루시는 기쁨에 겨워 약혼자의 품에 펄쩍 뛰어들었다.

         

        라인폴드는 그런 그녀를 받아내며 힘겹게 웃었다.

         

         

        “조심해, 루시. 마왕이 어찌나 날뛰었는지 이 뒤로 절벽이 됐어.”

         

         

        라인폴드의 말처럼 그저 높은 지대였던 전장터는 격렬한 사투 끝에 깎이고 패여 높은 절벽이 되어 있었다.

         

        전투 한 번에 이런 지형지물이 생성되다니 과연 마왕다웠다.

         

         

        “이제 제도로 돌아가서 결혼식을 올리는 거야!”

         

        “하하, 돌아가서 일단 전후 관리부터 해야지. 공과에 대한 분배도 확실히 하고.”

         

        “흥.”

         

         

        금발의 기사가 산뜻한 미소로 타이르자 루시는 코웃음을 쳤다.

         

         

        “우리가 목숨 걸고 싸울 동안 안전한 제국 안에서 기다리기만 한 황실이랑 귀족 나부랭이들이 무슨 공과가 있다고.”

         

        “루시, 황실과 귀족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책임을 다 했어. 실제로 우리가 마왕과 싸울 수 있도록 다른 마군을 묶어놓은 것도 그들이었고.”

         

        “말도 안되는 소리. 애초에 우리는 전선에서 대치하는 마군들 전부 쳐부수면서 진군할 수 있었어. 전선이 제도에 조금 가까워졌다고 난리를 쳐서 무리하게 마왕한테 파고든 거잖아.”

         

        “루시.”

         

        “용사라면 당장 마군을 멈춰라, 용사라면 당장 마왕을 참하라. 말만 늘어놓는 겁쟁이 자식들. 하나같이 무능하고 멍청해. 특히, 그 황녀. 형제들 다 죽어서 운 좋게 황태녀가 된 거면서 거만하기 짝이 없단….”

         

        “루시!”

         

        “알았어알았어.”

         

         

        약혼자의 불호령에 루시는 마뜩찮아하며 불평을 멈췄다.

         

        멋지고 상냥한 금발벽안의 그가 너무나도 좋았지만 황족과 귀족을 감쌀 때는 도리어 원망스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약혼자라면 무조건 자신의 편을 들어주는 게 옳다고 생각하는 루시였다.

         

        하지만 도를 넘고 말았다.

         

        삐진 티를 내기 위해 절벽 끝자락으로 다가간 루시는 기어코, 해서는 안될 말을 하고 말았다.

         

         

        “돌아가서 망할 놈의 제국 우두머리부터 갈아치우든가 해야지 원.”

         

         

        그와 동시에

         

        공기가 바뀌었다.

         

        내심 라인폴드가 자신을 달래주러 오길 기다리던 루시는 아무 반응이 없자 얼굴을 찡그리며 뒤를 돌아봤다.

         

        거기에는,

         

        원래부터 무표정인 마법사를 비롯해서 성녀, 궁수, 마지막으로 라인폴드까지 싸늘한 시선으로 자신을 보고 있었다.

         

         

        “뭐, 뭐야? 왜 다들 날 그렇게….”

         

        “포착, 회전, 이동, 분쇄.”

         

         

        콰드드드득-!

         

        신속한 영창에 루시의 왼쪽 다리가 비정상적인 각도로 비틀리며 떨어져나갔다.

         

        중심을 잃고 쓰러지는 루시는 그저, 바람 빠지는 소리만 입에서 나올 뿐이었다.

         

         

        “어…?”

         

        “루시!”

         

         

        믿기지 않는 광경에 성녀가 신성력을 일으키며 그녀를 향해 달려나갔다.

         

         

        “아르실… 저 미친년이 갑자기….”

         

         

        우드득!

         

         

        “아아아아아악!”

         

         

        놀랍게도 성녀는 신성력으로 루시를 치유하는 게 아니라 맨손으로 오른팔을 잡아 부숴버렸다.

         

        쐐애애애액-!

         

        땅바닥에 닿기 직전, 어디선가 날아온 화살 두 발은 루시의 양팔을 공기와 함께 찢으며 날려버렸다.

         

        철푸덕

         

        마치 물에 젖은 걸레를 내팽개치면 날법한 소리였다.

         

        그것이 마왕을 처치한 용사가 지면에 착지하면서 내는 웅장한 소음이었다.

         

         

        “라인폴드-!”

         

         

        루시는 반사적으로 사랑하는 이를 찾았다.

         

        자신을 아끼기에 손끝 하나 대지 않고 그녀를 지켜주던 방패기사를 애타게 불렀다.

         

         

        “아….”

         

         

        그러나 그녀에게 다가온 라인폴드의 눈빛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보고는 바로 절망에 빠졌다.

         

         

        “왜…?”

         

         

        이해할 수 없었다.

         

        생사를 같이한 동료들이 아니던가.

         

        방금 전까지 목숨을 걸고 마왕을 물리친 이들이 대체 왜?

         

        그에 대한 대답은 라인폴드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용사 루시. 마왕이 사라진 지금, 제국의 가장 큰 위협은 바로 너다.”

         

        “무슨 소리야… 라인폴드… 모르건! 내가 왜 제국의….”

         

        “넌 너무 건방졌어. 시도때도 없이 황실에 적대감을 드러내지를 않나. 공공연히 정권을 갈아치우겠다고 말하고 다니지를 않나.”

         

        “라인폴드!”

         

        “황태녀 리나시엔 카르룬의 명을 받들어, 나 모르건 라인폴드와 용사 파티원들이 반역도 루시에나 에스텔을 여기서 체포하겠다!”

         

         

        기사가 방패를 치켜든다.

         

        아래쪽에는 적들을 밀어내고 공격하기 위해 뾰족하게 다듬어진 끝이 있었다.

         

        라인폴드는 망설임없이 방패 끝으로 루시의 남은 다리 허벅지를 찍었다.

         

        콰직!

         

         

        “아악!”

         

         

        콰직!

         

         

        “모르거언-!!!”

         

         

        콰직!

         

        뾰족하다고 해봐야 방패였다.

         

        뼈가 부서지고 살이 짖뭉개지는 고통 속에서 문득 루시는 깨달았다.

         

        라인폴드는 여태까지 단 한 번도 자신을 이름으로 부르게 한 적이 없었음을.

         

         

        콰직!

         

         

        “끄윽!”

         

         

        흥건한 출혈 속에서 의심이 피어났다.

         

         

        “너… 처음부터 이럴 작정이었지…?”

         

         

        콰직!

         

         

        “끅…! 날 사랑하기는 한거야…?”

         

         

        기사는 마지막으로 방패를 들어올렸고, 따라서 마지막 자비를 베풀었다.

         

         

        “난 처음부터 리나시엔 카르룬만을 마음에 품고 있었다.”

         

         

        그 자비는 의심에 대한 답변이었고, 다시 내려쳐진 방패는 속절없이 넝마가 된 마지막 왼쪽 다리를 끊어냈다.

         

        하지만 루시는 날아가버린 사지보다 마음에 더한 고통을 느꼈다.

         

        믿을 수 없는 현실.

         

        아니, 믿어왔던 현실부터가 거짓말 대잔치였다.

         

         

        “이 녀석 죽일 거야?”

         

        “사지를 잘랐으니 이대로 결박해서 제도로 호송한다. 그리고 마왕 토벌 선언과 함께 황권 강화를 위한 본보기로 거리에 효시할 거야.”

         

        “쳇, 몸뚱이에 붙어있는 게 없겠구만.”

         

         

        마음이 죽어버린 용사는 멍한 눈으로 성녀와 기사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기사의 지시에 따라 마법사가 그녀의 절단난 부위를 마법으로 지져버릴 때도 움찔거리기만 할뿐,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

         

         

        “약속은 잊지 않았겠죠?”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계약 내용은 제도까지 호송하는 거다. 나이드리안, 조급해 하지 말도록.”

         

         

        이렇게 끝인가.

         

         

        “귀쟁이 말대로야. 우리는 확인이 필요해. 약속은 잊지 않았겠지?”

         

        “성녀가 이토록 깊은 의심을 품을 줄은 몰랐는 걸.”

         

         

        많은 걸 바란 것도 아니었는데.

         

         

        “굳이 계약 내용을 따지자면 1차는 용사 제압, 2차는 용사 호송. 따라서 1차를 완수한 지금, 약속의 재확인과 다짐을 요청하는 바.”

         

        “하아, 알았다. 시간 없으니 이 자리에서 되짚어 주지.”

         

         

        그저 사랑하는 사람과 평범한 일상을 원했고, 거기에 방해될 것 같은 일들에 대해 불평 좀 한건데.

         

         

        “먼저, 나이드리안 너희 엘프는….”

         

         

        내가 그렇게 건방졌나?

         

        한방울 눈물이 루시의 뺨을 타고 흘러내리던 그 순간,

         

         

        “비서: 축지의 술.”

         

         

        모두가 잊고 있던 이의 목소리가 울렸다.

         

         

        “뭣?!”

         

         

        모두가 당황하는 가운데, 눈에 보이지 않을 속도로 루시에게 접근하는 이가 있었다.

         

        바로 짐꾼이었다.

         

         

        “짐꾼?! 젠장 잊고 있었…!”

         

        “나이드리안 쏴!”

         

         

        당황하는 아르실을 밀치며 라인폴드가 다급하게 외쳤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아무리 나이드리안이더라도 이동계 궁극 스킬이 담긴 일회성 아이템 ‘비서: 축지의 술’을 사용한 짐꾼의 움직임을 쫓을 수는 없었다.

         

        나이드리안이 화살을 꺼내고 있을 때 짐꾼은 벌써 루시를 안아들고 절벽 위를 날고 있었다.

         

         

        “티그리아!!”

         

        “포착… 실패.”

         

         

        당황하는 그들을 놔두고 짐꾼은 공중에서 한숨을 내쉬었다.

         

         

        “아, 이거는 예정에 없던 건데.”

         

         

        축지의 술은 단순히 움직임을 빠르게 하는 게 아니었다.

         

        시전자가 하는 행동의 결과까지 앞당기는 궁극 스킬.

         

        때문에, 공중에서 떨어지는 속도 또한 일반 낙하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첨벙!

         

        마치 누가 안배 해놓기라도 한 것처럼 짐꾼과 루시는 아득한 절벽 높이 아래 깊디 깊은 계곡 물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 게임의 맵 구조를 달달 외우고 있는 짐꾼이었기에 가능한 다이빙이었다.

         

        더군다나 오리지날의 마지막 전투맵인 경우에는 더더욱 모를 수가 없었다.

         

         

        “루시에나아-!!!”

         

         

        위쪽에서 라인폴드의 절규가 들려왔다.

         

        목청이 얼마나 우렁찬 거냐.

         

        짐꾼, 이 린은 물속에서 속으로나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마왕의 외뿔이 담긴 신성한 관은 남겨두고 왔으니 당장 쫓아오지 못하겠지.

         

        몸에서 힘을 뺀다.

         

        DLC 내용대로라면 이대로 흘러가다 적당한 곳에 닿겠지.

         

        대신 린은 루시의 몸뚱이를 안고서 눈과 코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꼬옥 감쌌다.

         

         

         

         

       


           


He Became the Only Ally of the Abandoned Warrior

He Became the Only Ally of the Abandoned Warrior

Abandoned Hero's Only Ally, 버림받은 용사의 유일한 아군이 되었다.
Score 6.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I saved the Warrior who used to ignore and bully me and now she is obsessed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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