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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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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가의 소공자. 1

       

       

       

       

        

       

       

       

       

       

       

       이게 무슨 일일까. 이걸 대체 무슨 일이라 봐야 할까….

       나는 지금 시끌벅적한 장터 한가운데 있었다. 

       

       천천히 고갤 올려 하늘을 바라봤다.

       구름 한 점 보이지 않는 하늘에 태양을 보고 있자니 자연스럽게 눈이 찌푸려졌다.

       

       오랜만에 본 태양이 심히 눈이 부셨다.

        오가는 인파들과 많은 노점상이 눈에 띈다. 

       

       어느 곳은 만두를 찌는지 풀풀 나는 김과 함께 맛있는 냄새가 가득했다.

       

       무언갈 파는 상인들의 목소린 높고 뭐가 그리 즐거운지 구경하는 인파들의 작은 말소리는 함께 섞여 그보다 더 크게 들린다. 

       먼 과거 자신이 어릴 적 살던 지역의 장터가 딱 이랬다.

       

        이렇게 활발한 장터를 보는 게 얼마 만일까. 아마 근 십 년은 본 적 없는 광경일 것이다.

       

       ‘꿈인가.’

       

       나는 분명 심장이 터져 죽었다.

       

       그럼 이건 무슨 상황일까.

       죽은 뒤에 보여주는 잠깐의 환영일까. 나는 나도 모르게 이런 평화롭던 과거를 동경했던 건가?

       비루했던 인생이라 이런 평범한 것을 동경했을지도 모르겠다.

       

       “우습네.”

       

       툭 뱉어진 말에 깜짝 놀랐다. 말이 나오고 있었다. 목이 다친 뒤론 말을 할 수 없었으니 당연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놀란 것은 아니었다.

       

       목소리가 가늘고 높다. 마치 어린 소년의 목소리 같았다. 그제야 흉터 하나 없이 뽀얀 손을 살펴봤다.

       얇고 가는 것이 성인 남성의 손이라기엔 한참 부족해 보였다.

       

       시야도 평소보다 적어도 한 뼘은 낮게 느껴진다. 나는 지금 분명 아이의 몸이었다.

       

       “어릴 때의 기억인가.”

       

       그렇다면 언제쯤일까. 장터에 이토록 자유롭게 나온 적이 거의 없었다.

       근처를 둘러보니 불안한 표정으로 주위를 살펴보는 젊은 청년이 눈에 띈다.

       

       내 기억이 맞다면 저자가 내 호위였을 터다.

       그리고, 그 아일 처음 만났을 때도 이렇게 몰래 나왔을 때였다.

       

       이렇게 막무가내로 장터를 휘적이며 다니다 우연히 마주쳤다.

       그저 거리를 걷다 우연히 또래를 만났다며 처음 본 나를 심하게 반기던 아이가 있었다.

       

       어디서 구했는지 자기 머리보다 커 보이는 박 안에 따끈따끈한 감자를 잔뜩 넣고선 내게 들이밀었었다.

       

       

       

       

       

       “감쟈 머글래?”

       

       마치 지금처럼 말이다.

       

       “응?”

       

       눈치채지 못한 사이 누군가 내게 말을 걸고 있었다.

       

       당황스럽네 이런 것까지 재현됐다는 게.

       

       이때 내가 뭐라고 말했더라.

       

       ‘내가 누군지 알고 감히 이깟 걸 들이밀어!’

       

       아마 이게 내가 했던 대답이었을 거다.

        아니면 더 한 말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저 아이의 추레한 옷이 문제였는지, 들고 있던 감자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모르겠다.

       사실 그냥 내가 철없고 싸가지가 없었겠지. 무슨 변명이 더 필요했겠냐만은.

       

       그 아이가 누군지 알았더라면, 훗날의 이야길 미리 알았더라면 내가 그러지 않았을까?

       사실 확신이 잘 서지는 않는다. 나는 그만큼 막무가내였고 철이 없었으니까.

       

       “어…어…감자는…. 싫어?”

       

       아이는 내가 반응이 없자 머뭇거리며 눈치를 본다.

       어딜 그렇게 굴러다녔는지 옷에 흙먼지가 잔뜩 묻어있었다.

       

       그뿐 아니라 기르기만 잔뜩 기르고 제대로 정리하지 않는 머리는 얼굴을 죄다 가리고 있었다.

       잘못 보면 거지 굴의 아이가 아닐까 싶을 정도. 그걸 보고 내가 피식 웃었다.

       

       “…이런 것도 보여주는 걸 보니 미련이 많이 남았었나.”

       “웅?”

       

       아이가 내 혼잣말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과연 이런 환상으로 내 후회를 하나 없앨 수 있을까.

       

       ‘그럴 리 없지.’

       

       그럼에도 나는 아이가 가진 박에서 감자 하나를 꺼냈다.

       내가 감자를 꺼내는 걸 보고 아이가 환하게 웃었다.

       

       앞니 하나는 어디다 뒀는지 이빨이 있어야 할 위치에 구멍이 하나 나 있었다.

       나는 아이의 미소를 보며 말했다.

       

       “고마워 잘 먹을게.”

       

       내 기억 속 그때와는 분명 다른 말이었다.

       

       “우응…! 그거 우리 할부지가 캔, 캔 거야!”

       

       힘차게 대답하더니 박에서 감자 하나를 꺼내 입에 가득 베어 물었다.

       

       나도 아일 따라서 감자를 한입 베었다.

       문제는 김이 펄펄 나던 감자라 심하게 뜨거웠다.

       

       묘한 이질감이었다.

       

       ‘꿈인데 뜨겁다고?’

       

       그럴 수 있나? 아니면 그저 유독 현실적인 꿈이라 그런 걸까.

       와중에 감자가 너무 뜨거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아하하! 얼굴 빨개졌어!”

       

       아이는 내가 발버둥치는 게 재밌는지 또 웃는다.

       본인이 먹은 감자도 뜨거울 텐데 용케 아무렇지 않게 먹고 있었다.

       

       한참을 허둥거리던 나는 고통을 참으며 겨우 감자를 전부 삼켰다.

       

       “맛있지?”

       “응…. 맛있다.”

       

       거짓말은 아니었다. 감자는 분명 맛있었다.

       왜 꿈인데 맛까지 나는지 알 수 없었지만, 놀랍게도 감자는 맛있었다.

       

       그렇게 손에 남은 감자를 열심히 먹고 있자니 내 호위 역으로 보이는 청년이 다가오는 게 보였다.

       

       “도련님…?”

       

       다가오던 호위는 내 앞에 있는 아이를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곧이어 왼손을 자연스럽게 검 손잡이에 올린다.

       

       “지금 감히 누구 몸에….”

       “약과 있어?”

       “예?”

       “약과 있냐구.”

       

       내가 말을 끊자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뜬금없이 호위한테 약과가 있느냐고? 놀랍게도 있었다.

       

       떨떠름한 표정으로 호위가 품속에서 싸놨던 약과를 꺼내 내게 건넸다.

       

       “이거 먹을래?”

       

       나는 호위에게 받은 약과를 아이에게 건넸다. 

       얼굴을 가린 머리카락 때문에 표정이 보이진 않았지만, 아이가 충분히 놀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지, 진짜? 나한테 주는 거야!?”

       “맛있는 감자를 줬는데, 나는 줄게 이것밖에 없네.”

       

       단 것을 입에 달고 살던 어린 시절이었다. 그 때문인지 호위조차 날뛰는 날 말릴 때면 이런 식으로 입에 약과를 물렸었다.

       

       호위하는데 약과를 챙겨다녀야 했다니…. 이러려고 무공을 배웠나 자괴감 들고 괴로웠을 것이다.

       

       ‘지금 생각하니 많이 미안한 일이지.’

       

       내 생각을 모른 채 아이는 약과를 받아들고 폴짝폴짝 뛰어다닌다.

       

       힘차게 뛸 때마다 품에 안은 박에서 감자가 떨어질까 사뭇 불안했다.

       

       “고마워! 이런 거 처음 먹어봐!”

       “그래? 혹시 약과 더 있어?”

       “…그게 마지막이었습니다.”

       

       좀 더 줄까 싶어서 물었지만 아쉽게도 마지막이었다.

       와중에 내 행동이 많이 이상했는지 호위가 놀란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뭘 그렇게 봐?”

       “아닙니다.”

       

       아이는 품에 안고 있던 박은 진작 땅에 두고선 혹시 약과가 떨어질까 소중히 손에 잡아 입에 한입 물었다.

       약과를 베어 물자 작은 어깨가 들썩인다.

       

       “너, 너무 맛있어….”

       “미안해, 더 주고 싶은데 그게 마지막이었대.”

       

       내 말에 열심히 고갤 도리질 친다.

       

       괜찮다는 걸까, 아쉽다는 걸까.

       성인 주먹만 한 감자도 눈 깜짝할 사이 먹어치우던 아이라 그런지 약과쯤은 몇 입 먹으니 사라졌다.

       

       그게 아쉬운지 눈에 눈물이 살짝 맺혀 보였다.

       

       “이런 거 처음 먹어봐….”

       “맛있었다니 다행이네.”

       

       아쉽다는 듯 다시 박을 집어 들고 감자를 먹지만 아까와 같은 흡족한 얼굴은 아니었다.

       

       벌써 단맛에 길이 들어버린 걸까?

       아이는 꼼지락거리다 물었다.

       

       “고마워, 너는 이름이 뭐야?”

       

       커다란 감자를 건넬 때와는 다르게 사뭇 수줍어 보인다.

       

       이름을 물어보는 게 더 부끄러운 걸까? 

       

       “구양천, 내 이름은 구양천이야.”

       

       나는 또박또박 내 이름을 뱉었다.

        스스로 참 오랜만에 뱉어보는 말이었다. 

       

       “구양천….”

       

       아이는 이름을 듣곤 수줍게 웃었다. 곧이어 우물거리는 입으로 무언갈 말하려 하지만

       인파의 틈을 비집어 헤치고 노인이 불쑥 나타나 아이를 감싸 안았다.  

       

       “위아야!”

       “어, 할아부지!”

       “할애비가 함부로 손 놓고 다니지 말라 했잖아!”

       

       놀랐을 법도 한데 아이는 끌어안은 노인의 품에 오히려 파고들었다.

       그리곤 되레 화내려는 노인에게 해맑게 웃는다.

       

       “위아는 괜찮아! 감자도 잘 챙겼어!”

       

       아이는 품에 안고 있던 박 주머니를 자랑스럽게 노인에게 보였다.

       아직도 김이 나는 감자는 둘째 치고 노인은 아이를 품에 안고 흔들리는 눈동자로 나를 쳐다본다.

       

       마치 겁에 질린 얼굴이다.

       

       거리와 맞지 않게 깔끔한 옷 때문일까 귀한 집 아이의 신경을 거슬리게 한 건 아닐까 하는 모습이었다.

       노인은 부들부들 떨리는 음성으로 말을 잇는다.

       

       “저희 손녀가 아직 세상 물정을 몰라서…. 혹시 신경 거슬리게 하는 행동을 하거나 한 건 아닌지….”

       

       나는 노인의 저 후줄근한 모습도, 자신의 가슴팍에도 오지 않은 작은 아이의 눈치를 보는 처량한 얼굴도 다 연기임을 알고 있다.

       

       저 노인은 감히 현 무림맹주조차 함부로 대할 수 없는 기인이며 셀 수 없이 많은 무림인의 하늘 위에 있는 천외천이 분명했으니.

       

       “괜찮습니다. 어르신. 마침 배가 고팠는데 고맙게도 감자를 건네주기에 맛있게 먹었습니다.”

       

       아이답지 않은 말투라 그랬을까. 노인이 조금 놀란 눈으로 날 쳐다봤다.

       조금 과하게 한 게 아닌가 싶지만, 뭐 어때 어차피 꿈일 텐데.

       

       “제가 보답할 수 있는 게 자그마한 약과밖에 없었던 터라…. 받은 것에 비해 보잘것없어 오히려 죄송합니다.”

       

       말과 함께 최대한 정중하게 포권을 취했다.

       여전히 노인은 말이 없었다.

       

       아까완 다르게 조금은 진중해진 눈으로 나를 계속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걸까?

       시끌벅적한 인파 틈에서 나와 노인 사이에 작은 정적이 이어진다.

       

       이어 얼마 가지 않아 짧은 침묵을 깬 것은 다름 아닌 호위였다.

       

       “…도련님 이제 돌아가셔야 할 시간입니다.”

       

       호위는 우습게도 말은 침착했지만,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는지 눈동자는 흔들리는 게 보였다.

       나는 말을 듣고 천천히 자세를 풀었다.

       

       “벌써?”

       “예, 시간이 더 지체된다면 해가 저물고서야 도착할 것 같습니다.”

       “그래, 그럼 돌아가야지.”

       

       고갤 돌려 노인을 다시 봤을 땐 아까와 같은 어수룩한 눈빛으로 돌아와 있었다.

       

       “어르신, 그럼 저는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내 인사에 노인이 뭐라 말을 하려 했지만, 그보다 아이의 말이 더 빨랐다.

       

       “벌써 가…?”

       

       노인의 품에 안겨 있던 아이가 아쉽다는 듯 나를 쳐다봤으나 딱 여기까지가 적당했다.

       추악하게나마 꾸며보려던 과거의 기억도, 가끔 떠올리며 후회했던 얘기도 딱 여기까지였다.

       

       ‘이젠 꿈에서 깨야지.’

       

       이만하면 됐다.

       

       무엇이 달라졌냐 묻는다면 아무것도. 속이 좀 후련하냐 묻는다면 전혀 달라지지 않았지만.

       그 또한 여기까지만 해야 했다.

       

       속마음을 숨긴 채 아이에게 웃으며 말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보자, 감자는 다시 말하지만 정말 맛있었어.”

       

       가볍게 손을 흔드니 아이가 활짝 웃으며 두 팔 벌려 호응해준다.

       노인은 연신 고갤 숙이며 죄송하다고 말하길 반복했지만, 정체를 알고 있는 나로서는 저 모습이 더 무서웠다.

       

       사과를 계속하던 노인은 이내 아이를 품에 안아 들고 북적거리는 인파 사이로 사라졌다.

       

       “…식겁했네.”

       

       노인의 이름은 위효군.

       

       길고 길던 무림 역사상 처음으로 사파를 통합하고 사천땅을 집어삼키려던 흑룡검의 심장에 검을 꽂은 정파의 상징이자.

       십 수년 전까지 무림맹의 맹주 자리에 앉아 사파인들에게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었던 인물이다.

       

       더불어 노인을 부르는 다른 말로는 검존(劍尊)이 있으며.

       노인은 과거 무림맹의 맹주 직위를 넘김과 동시에 종적을 감추며 사라졌다.

       

       그런 그가 어찌 이곳에 저런 볼품 없는 모습으로 어린아이를 키우고 있는지 나로서는 알 수 없다.

       애초에 그 누구도 저런 추레한 노인이 천하 삼존중 한 명일지 예상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노인이 사라진 곳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 호위의 재촉에 나 또한 등을 돌렸다.

       문제는 그가 검존이고 아니고는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라는 것이다.

       

       검존의 품에 안겨 내게 손을 힘껏 흔들던 소녀가 자꾸 눈에 밟혔다.

       감자를 건네주며 배시시 웃던 모습과 약과 하나에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해하던 모습은.

       

       차갑게 내려앉은 눈빛으로 마인을 베어 가며 끝내는 천마의 목을 베어버렸던 그녀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신검 위설아.

       

       아이는 다름 아닌 그녀였다.

       방금이 바로 나와 위설아의 첫 만남이었다.

       

       물론 내 기억 속에선 이렇게 사이좋게 헤어지진 않았었지만.

       과거엔 폭언을 뱉으며 감자가 든 박을 내팽개쳐 버렸었다.

       

       상처받아 눈물을 뚝뚝 흘리던 어린 위설아를 두고 한참 비웃다 자리를 떠났었지.

       철이 없었다고 감싸기엔 너무나 못돼먹은 심보였다.

       

       “…이제 나도 가야지.”

       

       무엇이 그리 밟혔는지 죽는 순간까지 이런 걸 보고 있나 싶다.

       그마저도 자기만족식으로 꾸며버렸으니 미련은 없을 것이다.

       

       스스로도 확신할 순 없지만, 그랬어야 했다.

       

       “예, 돌아가셔야지요.”

       

       호위의 대답에 나도 모르게 쓴웃음을 지었다. 내 말이 집으로 가자는 걸로 들렸나 보다.

       정작 나는 어디로 가야 집이 나오는지조차 가물가물했다.

       

       ‘그나저나 왜 안 깨는 거지?’

       

       할 거 다 한 것 같으니 환상이고 꿈이고 깨야 하지 않나? 어쩐지 참 길게도 느껴졌다.

       

       “도련님? 그쪽으로 가시면 안 됩니다.”

       

       흐릿한 기억을 쫓아 걷다 보니 엉뚱한 길로 자꾸 빠졌다.

       그때마다 호위의 지적을 길잡이 삼아 집으로 향했다.

       

       ‘모르겠다. 얼마 안 가 끝나겠지.’

       

       이미 마음의 준비는 끝났는데 정작 상황이 끝나질 않는 꿈이 원망스러웠지만, 별 방법이 없었다.

       자포자기식으로 그냥 흐름에 몸을 맡겼다. 어차피 얼마 안 가 끝날 것으로 생각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서야 뒤늦게 깨달았다.

       

       “…시바 이거 왜 안 끝나지?”

       

       내가 겪고 있는 상황이 꿈이 아니었음을.

       

       

        

       

       

       *******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삽화는 노벨피아에서 광고용으로 제작된 것을 허락 받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_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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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FZ,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Under the Heavens, The Zenith's Childhood Friend, 천하제일인의 소꿉친구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nstead of struggling meaninglessly, he acknowledged his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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