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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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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장한 알현실.

         

       초대 황제의 이야기를 그린 아름다운 작품들이 천장에 그려져 있다.

         

       이곳의 주인은 대대로 신에게 권력을 받았다는 듯. 아름다운 벽화 속 주인공은 신에게 황제의 관을 하사받는다.

         

       주변 벽에는 대리석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벽의 군데군데 황금과 은으로 여러 문양으로 장식되어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제일 화려한 건…

         

       옥좌.

         

       금과 은 그리고 검은 금속으로 치장된 커다란 의자. 그 위에 앉은… 한때 친한 줄 알았던 그녀가 앉아 있다.

         

       그녀의 눈이 나와 마주친다. 기사들이 내 양팔을 거칠게 이끈다.

         

       그래… 마치 개를 끌고 가는 게 연상되는 모습으로 말이다.

         

       -쿵!

         

       그렇게 황제의 옥좌 앞까지 끌려 나간 나는 내동댕이쳐진다.

         

       “죄인은 무릎을 꿇어라!”

         

       옥좌 밑에 있던 청지기가 자기 딴에 위엄있는 목소리로 말하지만 내가 그를 임명했던 적이 있어서일까?.

         

       그 말에 오히려 오기가 나 몸을 뻣뻣이 세우지만…

         

       -퍽!

         

       “크흑!”

         

       기사들이 내 양 무릎을 발로 차 강제로 무릎을 꿇게 한다.

         

       그 고통을 참아 내며 주변을 둘러보다가 깊은 삶의 회한이 느껴진다.

         

       그녀의 주변에는 나를 바라보는 신하들.

         

       내가 뽑은 재상, 황실 사제, 법무관 같은 고위직을 바라본다.

         

       내가 임명한 청지기가 긴 양피지를 읊는다.

         

       “죄인 데비앙 라이언! 그는 반역자의 아들로 반역자를 처형시키기는 하였으나 황제 폐하를 모독하고…”

         

       내가 권력을 놓으려고 하니 벌써 저쪽으로 줄을 섰다는 게 별로 놀랍지는 않다..

         

       권력 때문에 부모 자식도 서로 죽이는 마당에 생판 남인 날 위해 의리를 지킬 리 없지.

         

       나를 따르겠다고 충성하던 신하들이 지금은 모두 황제의 편에 섰다.

         

       그들 스스로 양심은 있는지 살며시 내 시선을 피한다.

         

       그래… 어쩌겠나? 이미 저들은 돌아섰는데 말이다.

         

       비록 적법하게 제국 최고의 권력자가 된 건 아니지만 그 누구보다 열심히 국정을 꾸렸다.

         

       선황제의 목이 떨어진 날로부터 혼란스러운 정국을 수습했다.

         

       현 황제인 테오도라에게 반란을 일으킨 귀족들을 모두 토벌했다.

         

       그렇게 제국을 다시 단합시켰다.

         

       어두운 어둠에 숨어 마왕을 부활시키려는 마족 숭배자들을 찾아내 박멸에 성공했다.

         

       진흙투성이 제국을 반짝반짝 찬란하게 빛나는 대리석으로 바꿔 놓았다.

         

       그렇기에… 이제는 미련 없이 테오도라와 혼인을 무효 하려 했었다.

         

       서로가 사랑하지 않았던 결혼.

         

       오히려 내가 살아남기 위해 그녀와 강제로 결혼했을 뿐.

         

       그래서 결국 모든 위험이 사라진 순간.

         

       혼인을 무효로 되돌리고 그녀를 놓아주려고 했다.

         

       그게… 그나마 그녀와 선황제의 은혜를 갚는 길이라 생각했기에…

         

       하지만 그녀는 나를 용서하지 않았다.

         

       그러니 지금 이 사단이 생긴 거겠지.

         

       결국… 이 제국은 여기까지인 걸까?

         

       내가 지금, 이 제국에서 사라진다면… 파벌 안에서 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다시 제국은 내전에 빠질 것이다.

         

       내전이 수습되기 전에… 테오도라… 그녀는 죽겠지.

         

       결국… 이렇게 되었네.

         

       주제에 맞지도 않는 제국의 최고 권력자라는 옷을 입고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그 끝은 파멸로 향한다는 게…

         

       뭐랄까… 정말 덧없네

         

       그렇게 인생무상을 느낄 때. 뜨거운 시선이 느껴진다.

         

       이글거리듯 나를 잡아먹을 듯한 시선에 고개를 돌린다.

         

       화려한 황제관(皇帝冠)을 쓴 여인.

         

       금빛 오색찬란한 화려한 황제의 관.

         

       하지만 그것과 대조되게 긴 회색 머리를 지닌 미녀가 날카로운 붉은 눈으로 노려본다.

         

       짙은 회색 눈썹과 긴 속눈썹이 조화롭게 어울린 눈매.

         

       적당한 흉부와 가녀린 허리선.

         

       고귀한 기품 서린 자태와 그걸 더 위엄 서리게 만드는 화려한 붉은 빛과 자줏빛이 어우러진 황제의 옷.

         

       나를 내려다보는 그녀의 차가운 눈빛.

         

       -피식.

         

       그녀의 눈빛을 보며 허탈함을 느낀다.

         

       그 정도로… 내가 미웠던가?

         

       나름 그녀와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내 착각이었나 보다.

         

       물론 그녀로서 나를 아주 미워할 만하다.

         

       나의 아버지가 그녀의 아버지와 형제들을 죽였고, 나는 그녀와 강제로 혼인했으니.

         

       자존심 강한 그녀의 성격상.

         

       아마 나를 방심하게 만들려고 한 것이다.

         

       결국 내가… 방심한 게 잘못이지. 권력의 화신인 그녀와 친해졌다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지금까지 그 미소는 모두 나를 안심시키기 위한 거짓이었구나.

         

       처음에 비해 한껏 누그러진 태도와 말투 그 모든 게…모두 나를 속이기 위한 수작이었구나.

         

       오랫동안 집무실에서 같이 야근도 하고, 같은 방과 침대를 공유했다.

         

       그렇기에… 비록 시작은 안 좋았지만 그녀와 친구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언젠가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와 결혼 할 수 있도록. 순결도 지켜줬고, 그녀에게 권력을 되돌려 주려고 했다.

         

       하지만… 결국 그녀는 나를 용서할 수 없었나…

         

       너는… 이 제국이 파탄이 날지도 모르는데. 그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나를 꼭 죽이고 싶었구나.

         

       깊은 분노가 서려 있는 붉은 눈.

         

       그 눈이 나를 내려다본다.

         

       그녀의 눈과 마주한다.

         

       역시… 그녀는 권력의 화신.

         

       아니 복수에 미친 여주인공이 맞다.

         

       내가 그런 생각에 빠져 삶의 회한을 느낄 때.

         

       “따라서 제국법에 따라 고귀하신 폐하께 반역자의 처형을 청원합니다.”

         

       청지기의 말에 테오도라가 고개를 끄덕이며 아름다운 목소리로 말한다.

         

       “판결하기 전에 그와 단둘이 할 얘기가 있다. 그러니 모두 물러나도록.”

         

       그녀의 말에 신하들이 만류한다.

         

       “폐하! 이 간악한 반역자가 무엇을 할지를 모릅니다! 명을 거두어 주십시오!”

         

       “맞습니다. 폐하! 이자가 지금까지 얼마나 제국을 농단해 왔는지 아시지 않으십니까?”

         

       참나… 무명의 너희를 능력 하나만 보고 저 자리에 앉힌 게 난데?

         

       그것들조차도 농단한 것인지 물어보고 싶지만… 이제는 지쳤다.

         

       그렇기에 그들을 묵묵히 바라본다.

         

       나를 버린 그들…

         

       그들이 그렇게 바보였을 거 같지 않은데…

         

       아니면 정말 테오도라는 이 모든 걸 잿더미로 만들고 싶어서 이런 일을 하는 걸까?

         

       나의 군대가 이곳 로만에 주둔 중인 이유는… 나의 안전을 위해 그리고 불온한 움직임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근데 내가 배신을 당해 죽는다면 통제가 사라진 군대가 어떤 짓을 벌일지 알기 어렵다.

         

       나의 복수는 둘째치고… 그들은 이 화려한 로만시(市)를 약탈하고 불태울 것이다.

         

       그렇기에 바보 같은 대신들을 속으로 비웃는다.

         

       “그만!”

         

       낮지만 위엄 서린 테오도라의 목소리에 기사들이 멈춘다.

         

       옥좌에 앉은 그녀가 무감정한 표정으로 신하들을 바라본다.

         

       “내가 그대들에게 명령을 내리지 않았던가?”

         

       “하… 하오나…”

         

       어떻게든 그녀에게 점수를 따고 싶은 바보 같은 간신들.

         

       “황명을 거역하는가?”

         

       그들은 복수와 권력의 화신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진다.

         

       “그… 그럼 물러가겠습니다.”

         

       그렇게 물러나는 신하와 기사들.

         

       -쿠웅!

         

       거대한 문이 닫히며 나와 그녀만 남았다.

         

       예전에 그녀와 결혼하기 전. 그녀가 말했던 말이 떠오른다.

         

       -기필코… 너를 비참하게… 아주 비참하게 죽여 네놈의 시신을 들개들의 먹이로 던져주마.

         

       결국… 이렇게 된 건가?

         

       이미 엎질러진 물.

         

       내가 처음 발로랑을 죽이기로 마음먹었을 때부터 이미 죽기를 각오했고 실제로 여러 번 죽을뻔한 고비를 넘겼기에 이제는 죽음이 별로 두렵지 않다.

         

       그래서 테오도라에게 궁금한 걸 물어본다.

         

       “어떻게 그들을 구워삶았지?”

         

       저들은 원래 내가 임명한 관료들.

         

       그들이 이렇게 쉽게 배신했다면 그 무언가 주었을 거로 생각한다.

         

       “당신이 알려주었죠. 명분과 채찍, 그리고 상. 그 세 가지로 사람을 다스릴 수 있다고요.”

         

       황제라는 직위로부터 나오는 절대적인 권력 그리고 협박과 상으로 굴복시킨 건가?

         

       -피식.

         

       내가 가르친 것이지만 결국 이렇게 돌아왔구나.

         

       나중에 내가 없을 때 원작과 다르게 그녀가 성군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알려준 정치가 오히려 나를 죽일 줄이야.

         

       “그리고… 당신이 곧 나와 혼인 무효를 한다고 하니 알아서 제 쪽으로 건너오려 하더군요.”

         

       뭐?

         

       그녀의 말에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안전하게 내가 갖고 있는 권력을 이양하기 위한 혼인 무효 청원.

         

       현재 나와 교황, 그리고 그녀밖에 모르는 이야기를 그들이 알고 있다는 말은…

         

       “테오도라… 네가 흘렸지?”

         

       내가 그녀와 혼인 무효를 준비 중인 건. 나와 그녀밖에 모른다.

         

       그녀는 복수를 위해. 그걸 흘린 거겠지.

         

       이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이 사실이 퍼진다면 내 파벌 안에서 내가 여황제에게 죽을지도 모른다는 예상을 하고 발 빠르게… 내 자리를 차지하려 한다면.

         

       제국은… 결국 그놈의 손에 떨어지겠지.

         

       결국 테오도라를 믿은 내 잘못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체념이 된다.

         

       포기를 했기 때문일까?

         

       생각보다 마음이 편안하다.

         

       “하아… 축하해… 결국 너의 말대로 되었어.”

         

       하지만 내 말에 아무런 대답 없는 테오도라.

         

       그녀가 옥좌에서 일어나 나에게 다가온다.

         

       붉은 카펫 위로 사뿐사뿐 걸어오는 그녀가 내 턱을 살며시 부여잡고 나와 눈을 마주친다.

         

       살기 어린 눈빛으로 내 얼굴을 구석구석 훑는다.

         

       뭐 하는 거지? 혹시라도 내가 두려워하길 바라는 걸까?

         

       -피식.

         

       “왜? 살려달라고 빌길 바라?”

         

       구차하게 목숨 따위 빌지 않을 거다. 비록… 테오도라 그녀의 인생을 불행하게 만들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보다 많은 사람을 살렸고 풍족하게 만들었으니.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똑같이 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때의 선택에 후회 따윈 있을 수 없다.

         

       물론 그게 쉽게 이룬 건 아니다.

         

       많은 병사가 죽었고, 테오도라의 희생 그리고 나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마왕의 부활을 막기 위해 그리고 제국을 부흥시키기 위해 밤낮없이 살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몸도 마음도 전부 지쳤다.

         

       결국 그녀는 이 제국을 파멸의 길로 이끌 것이니까.

         

       그래도… 마왕의 부활은 막았으니까… 그걸로 만족하자.

         

       인류가 망하지는 않을 테니까.

         

       그렇게 스스로 죽음을 담담히 마주하자고 스스로 되뇔 때.

         

       그녀가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뭐… 뭐 하는 거야?”

         

       무릎을 꿇은 내 다리에 앉는 테오도라.

         

       그녀가 나를 마주 보며 슬픈 눈빛으로 바라본다.

         

       마치 연인이 어딘가로 사라질 거 같아 불안해하는 여인의 모습이랄까?

         

       그럴 리가 없지. 그녀가 나를 얼마나 미워하는데.

         

       “왜… 저를 떠나려는 거죠?”

         

       “원래 너의 권력이었어. 그걸 되돌려 주는 거뿐이야.”

         

       지금이 상황과 전혀 맞지 않는 그녀의 말 그리고 표정이 이해되지 않는다.

         

       내 예상으로 그녀의 기분은 드디어 복수에 성공했다는 기쁨과 나를 괴롭힐 생각에 좋아할 거로 생각했으니…

         

       지금처럼 침울한 반응은 예상하지 못했다.

         

       “근데… 왜 저를 떠나려는 거죠?”

         

       다시 같은 말을 하는 그녀의 말에 내가 멍한 얼굴로 고개를 든다.

         

       “뭐…?”

         

       “내 순결을 취하지 않는 이유가… 언젠가… 혼인 무효를 하기 위해 그런 거였나요?”

         

       맞다. 내가 나중에 안정적으로 물러나기 위해.

         

       그녀가 나와 부부 관계를 맺지 않았다면 언제든 우리의 혼인을 무효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담담히 사실을 말한다.

         

       “맞아…”

         

       그녀가 나를 이글거리는 눈으로 바라보다 입술을 지끈 깨문다.

         

       그리고…

         

       -퍽!

         

       “으윽!”

         

       내 어깨를 거칠게 밀어 나를 넘어트린다.

         

       “나도 참 바보 같군요… 언젠가 당신이 나를 취할 거로 생각했는데.”

         

       팔이 꺾여서일까?

         

       팔 관절이 아프다.

         

       “바보같은 생각이었군요.”

         

       청아하지만 음울한 목소리에 내가 의아한 감정을 느끼며…

         

       “뭐…?”

         

       “괜찮아요, 당신이… 취하지 않으면… 제가 취하면 되는 거니까.”

         

       “으응?”

         

       그렇게 말하던 그녀가 눈빛을 바꾼다.

         

       음울한 목소리에서 끈적끈적한 집착 어린 목소리로…

         

       “내가… 놔줄 거로 생각했나요??”

         

       슬픈 눈빛에서 끈적이며 집착과 탐욕… 그리고 뜨거운 욕정의 눈빛으로…

         

       “뭐… 뭐?”

         

       내가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려는 순간.

         

       -찍!

         

       내 셔츠를 거칠게 찢는 그녀.

         

       -두두둑!

         

       바닥에 굴러다니는 단추들.

         

       그리고 나를 보며 요사스럽게 웃는 테오도라를 보며 머리가 멍해진다.

         

       지금… 뭐 하는 거지?

         

       그녀가 요사스러운 붉은 눈을 빛낸다.

         

       붉은 눈이 한껏 일그러진다.

         

       “그렇게… 내 마음을 흔들어 놓고… 내 곁을 떠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나요?”

         

       그녀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말문이 막힌다.

         

       “아니!, 절대… 절대로 당신이 날 떠나게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

         

       그런 말을 하는 테오도라의 얼굴은 짙은 미소가 서려 있다.

         

       차갑도록 시린 미소에 내 팔에 소름이 돋는 거 같다.

         

       “지금 도대체 무슨…?”

         

       내 말에 오히려 붉은 눈이 한층 날카로워진다.

         

       “이렇게… 나를 이렇게 만들어 놓고! 내 곁을 떠날 수 있을 줄 알아?!”

         

       예상치 못한 그녀의 반응에 당황한 내가 멍청한 말투로 입을 연다.

         

       “도…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그럴 거면 나한테 왜 잘해준 건데?, 왜 단순한 대체 가능한 허수아비를 위해 목숨까지 걸며 지켰는데?”

         

       “그건… 너의 자리.. 으윽…”

         

       찢긴 셔츠 안으로 파고드는 그녀의 손에 놀라 나도 모르게 신음을 내뱉는다.

         

       내 맨가슴을 훑는 차갑고 보드라운 손.

         

       “어머… 당신…”

         

       그녀가 재미있다는 듯 바라보며 내 귀에 대고 속삭인다.

         

       “그런 소리를… 내면… 참기 힘들잖아요. 하암…”

         

       그리고 내 귀를 살며시 물며…

         

       -쭈릅…

         

       추잡한 소리를 내며 내 귀를 빤다.

         

       “흐윽… 뭐… 뭐 하는 거야?”

         

       살면서 처음 겪는 낯선 자극에 온몸의 털이 솟구친다.

         

       “뭐 하는 거냐고요…? 혼인 무효… 못하게 하는 거죠. 그리고…”

         

       서서히 손이 내려와 내 허리띠를 매만지는 테오도라.

         

       “당신이 나를 취하지 않으니… 내가 당신을 취할 수밖에.”

         

       -꿀걱.

         

       생각지 못한 그녀의 행동에 나도 모르게 침을 삼킨다.

         

       하지만 그게 조금 크게 들렸나 보다.

         

       “헤에…”

         

       내 침 넘어가는 소리가 재미있다는 듯 붉은 눈을 빛내는 테오도라가 미소 짓는다.

         

       살면서 처음 보는 음흉함과 짓궂은 무언가가 섞인 그녀의 눈.

         

       그녀의 눈이 내 하체를 재미있다는 듯 바라본다.

         

       “당신 흥분했어요? 나는 당신이 밤마다 잠만 자길래 성욕이 없는 줄 알고 걱정했는데.”

         

       “무… 무슨!, 나… 나도 성욕이 있거든?!”

         

       -씨익.

         

       테오도라가 짓궂은 미소를 짓는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미소에 넋이 나간 채로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자.

         

       “어머… 이럴 줄 알았으면 그런 말 괜히 생각해 뒀네요.”

         

       저… 정신 차려!, 이건 그녀의 흉계야!

         

       내가 정신을 다잡지만 궁금한 그녀의 말에 내가 되묻는다.

         

       “무슨 말을…?”

         

       내 말에 검지를 입 근처에 가까이 가져가며…

         

       “궁금해요?”

         

       어… 궁금하면 안 될 거 같은데.

         

       내가 잠깐 고민하는 사이 그녀가 다시 내 귀에 속삭인다.

         

       “스물세 살… 남자를 모르는 여황제의 처녀를… 가져가고 싶지 않나요?”

         

       -꿀꺽.

         

       나도 모르게 침을 크게 삼킨다.

         

       그리고 이 상황이 재미있다는 듯 나를 내려다보는 그녀가 손가락을 입술에 대며 무언가 생각하는 듯 입을 연다.

         

       “아니면… 여황제를 당신만의 노예로 만들고 싶지 않나요 가 더 당신 취향일까요?”

         

       “아… 아니 취향이 문제가 아니라…”

         

       이… 이게 무슨 상황일까?

         

       “제가 처음이라… 잘할지(?) 모르지만… 책도 보고… 메리한테 조금… 배웠으니까…”

         

       뭐…? 내 여동생한테 뭘 배워?

         

       이내 나를 내려다보는 테오도라의 눈에 욕정이라는 단어가 뚜렷이 보인다..

         

       -꿀꺽!

         

       그녀가 나를 보며 침을 크게 삼킨다.

         

       이… 이게 뭔 일이야?

         

       “그… 나는… 너의 가족의… 원수… 흐윽!”

         

       내가 미처 말하기 전에 내 목에 따스하고 촉촉하며 살짝 까칠한 무언가가 훑는다.

         

       -쭈웁…

         

       그리고 그녀가 내 목을 빨기 시작한다.

         

       낯선 자극.

         

       그 자극이 너무나 생소해 나도 모르게 신음을… 흘린다.

         

       “으흑… 그… 그만!”

         

       “아니… 안 돼요! 안 놓아줘! 오늘 당신은… 내 것이 될 거야, 내 곁을 떠날 방법 따윈 다 없애버릴 거야!”

         

       낯선 표정으로 집착을 표현하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 낯설다.

         

       아무래도… 내가 단단히 오해한 거 같다.

         

       그도 그럴 게 원작에서 그녀는 복수의 미친 사람이며 권력의 화신이었으니 말이다.

         

       이…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 건데?!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무언가 크게 잘못된 거 같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어쩌다 이런 상황이 된 거지?

         

       그녀와의 처음 만나던 날로 기억을 거슬러 올라간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공모전 도전해봅니다~!

    하꼬작가의 첫댓은 누가 가져갈까요오?

    다음화 보기


           


I Became the Master of the Empress

I Became the Master of the Empress

여황제의 주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They say to leave when the applause dies down, and so I tried to depart.

I intended to give the Empress, who had married me despite her utter disdain, the gift of our marriage annulment…

But the Empress glares at me and says,

[ Did you really think… I would let you go? ]

Something is going terribly wr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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