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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

       “아무래도 안 되겠어.”

       

       사람의 얼굴을 보며 안 되겠다고 하는 것은 좀 실례인 것 같은데. 내가 눈을 가늘게 뜨고 올려다보았지만, 불과 하루 만에 내 표정에 적응해버린 유하늘은 겁먹은 티도 내지 않았다.

       

       “사라, 너는 체력이 너무 약해.”

       

       유하늘이 다짜고짜 팩트를 날렸다.

       

       “인정할게.”

       

       확실히 그건 그렇긴 했다. 예사라의 몸은 너무 지나치게 약하기는 했다. 정신적인 학대의 영향인지 삼시 세끼 꼬박꼬박 나오는 식사조차 그녀는 제대로 받아먹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 시간이 얼마나 길었으면 완전히 다른 사람인 내가 들어선 뒤에도 위장에 식사를 넣는 것이 힘들 지경이었으니까.

       

       그냥 식사를 조금 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안 먹고 넘어가는 때도 많지 않았을까? 어쩌면 그때 양혜인이 굳이 죽을 떠먹여 준 것은 내가 죽을 받아만 놓고 먹지 않을까 봐 그랬는지도 모른다.

       

       그렇다. 어쩌다 보니 타인의 몸에 들어와 있는 지금의 나는 자기 객관화의 달인이었다. 애초에 다른 사람이니 객관적으로 보게 되는 것이 당연하긴 하지만.

       

       내 시원한 인정에 유하늘은 다소 당황한 것 같았다. 혹시 내가 조금이라도 반박을 할 거로 생각했을까?

       

       “어, 그, 그래……?”

       

       내 말을 듣고 살짝 눈을 굴리던 유하늘은 이내 정신을 차리겠다는 듯 고개를 휘휘 젓고 말했다.

       

       “아냐, 그냥 그대로 인정하기만 해선 안 돼. 체력을 조금이라도 키워야지. 아니면 분명 언젠가 픽 쓰러져서 크게 다칠 테니까.”

       

       누가 갑자기 튀어나와서 내 등을 치는 경우가 있지 않은 이상은 그럴 일도 없을 것 같은데. 나는 요즘 식사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메이드인 양혜인이 식사때마다 적응 안 된다는 표정을 지어 보일 정도로. 물론 아직도 한 번도 완식을 해 본 적은 없지만, 적어도 한 달 전보다는 살이 조금은…… 붙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사실 식사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저택에서 나오는 식사는 전부 맛있었으니까.

       

       그리고 등록금 비싼 학교 아니랄까 봐, 이 학교 급식도 화려했고.

       

       세상에, 급식이 뷔페식이라니. 분명히 이 학교는 무료 급식 지원 같은 것은 받지도 않을 것이다. 오늘 한 끼만 보더라도 보조금으로 때울 수 있어 보이는 식사가 아니었으니까. 심지어 음식을 대충해서 가짓수만 많고 맛은 없는 뷔페가 아닌, 가짓수는 조금 적더라도 하나하나 정성 들여 만든 뷔페였다. 돈 많고 서민 무시하는 사람이 많은 이 학교에서조차 이 뷔페식 급식은 학생들의 눈을 번쩍 뜨이게 했다.

       

       식사는 뷔페인데 식당은 일반적인 학교 급식실과 별로 다를 게 없어 보이는 게 좀 인지부조화가 올 것 같았지만, 뭐 어때. 맛있으면 그만이다. ……사실 그것도 배경을 그릴 생각이 없던 제작자가 일반 학교 급식실을 사진으로 찍어 대충 편집해 배경 CG로 써버렸기 때문이겠지만.

       

       하지만 그 맛있는 뷔페식이라도 나는 한 접시가 땡이지.

       

       그나저나 좀 자리에 앉으면 안 될까? 급식실에서 그렇게 서 있으면 애들이 다 쳐다보잖아. 우리 셋 근처에 다가오는 아이들이 없어서 눈에 더 띄었다. 참 다행스럽게도, 혼자 고개를 끄덕이며 뭔가 이해한 유하늘은 곧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건 그래.”

       

       유하늘이 자리에 앉고 나자 옆에서 나와 유하늘의 이야기를 유심히 듣고 있던 이수아가 말했다.

       

       “그거 먹고 점심이 되겠어?”

       

       ……그랬다.

       

       ‘한 접시’라고 표현하기는 했지만, 사실 내가 받아온 음식의 총량을 보면 반 접시가 채 되지 않을 것이다. 샐러드와 고기 몇 조각이 전부였으니까. 후식이나 과자류는 담아오지도 않았다. 애초에 다 받아와도 전부 먹을 수도 없을 테니까. 버리면 아깝잖아?

       

       반면에, 이수아와 유하늘 쪽은 ‘여고생’이라는 캐릭터의 이미지가 흔들릴 정도로 수북하게 담아왔다.

       

       이수아 쪽은 주로 달콤한 음식들을 위주로 굉장히 질서 정연하게, 그리고 유하늘 쪽은 진짜로 오랜만에 뷔페에 오는 것처럼 이것저것 엄청나게 많이.

       

       둘 다 남기지 않겠다는 다짐이 표정으로 다 드러나 보였다. 하긴, 남자나 여자나 십 대 시절은 별로 다를 것도 없다. 원래 그 시절에는 이것저것 열심히 먹고 다닐 때니까. 에너지도 많이 소모하고. 오히려 이렇게 조금씩 먹는 내 쪽이 이상한 거다.

       

       “나는 이것도 많아.”

       

       내가 그렇게 대답했지만, 이수아는 별로 믿고 싶은 생각이 없어 보였다. 아니, 나 진짜로 내숭 떠는 거 아닌데.

       

       아마 이 접시에 있는 것도 조금 남기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유하늘이 자신의 접시에 있는 고기반찬을 내 접시 위로 떡하니 옮겨놓았다.

       

       “아니, 나 진짜로 이렇게 많이는 못 먹—”

       

       는다는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이수아도 자신의 접시에 담긴 고깃덩어리를 내 접시 위에 턱 올려놓았다.

       

       “…….”

       

       순식간에 내 접시에 올려진 음식량이 세 배가 되었다.

       

       뭐지? 신병 괴롭히기인가?

       

       미간을 살짝 찡그리고 유하늘과 이수아를 번갈아 바라보았는데, 둘 다 환하게 웃고 있었다. 물론 유하늘 쪽은 반쯤 추측이었지만.

       

       꼭 이제 더는 못 먹는다는데 자꾸 새로운 밥을 퍼다 주시는 할머니 얼굴을 보는 것 같다.

       

       “원래 체력을 올리는 데는 고기가 최고야.”

       

       “맞아. 그래야 힘이 난다니까.”

       

       나도 채식주의자가 아니라 그건 알고 있는데.

       

       다시 한번 내 식사량에 대해 말해볼까 하다가, 그냥 한숨을 푹 쉬었다. 그래, 먹는다, 먹어.

       

       내가 한숨을 푹푹 내쉬면서 포크와 나이프를 움직이기 시작하자, 둘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나는 니들 손녀 아니거든.

       

       그리고 당연히, 나는 그 접시에 올라가 있던 고기의 삼 분의 일도 다 먹지 못했다.

       

       *

       

       “우욱.”

       

       그리고 내 예상대로, 나는 오후 수업 내내 속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내가 너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멈춰서 토할 것 같은 수준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몇 시간 동안 컨디션이 좋지 않을 정도는 되었다.

       

       소화제라도 챙겨 다녀야 하는 걸까?

       

       정말 의외로, 나에게 아는 척을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이런 때 도움이 되었다. 물론 정말로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위기라면 어떨지 또 몰라도 주기적으로 “우욱.”하는 소리를 내는데도 모르는 척을 해 주는 것은 그것이 딱히 호의에서 나온 행동이 아니더라도 참 고마운 일이었다.

       

       “괜찮아?”

       

       물론 모른척하지 않는 사람도 있기는 했지만.

       

       내가 이런 상태가 된 원흉인 유하늘은 나를 모른척하지 않았다. 오후 내내 내 컨디션이 별로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수업이 끝날 때마다 나에게 내 상태를 끊임없이 물었다.

       

       “괜찮아…….”

       

       사실 별로 괜찮지는 않았다. 하지만 정말 진심으로 나를 걱정해주는 상대를 보면 꼭 그렇게 말하기도 어려워지는 것이다.

       

       “미안해. 점심때, 네 말을 들었어야 했는데.”

       

       그러게.

       

       그런 대답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꾹 참는 데 성공했다. 유하늘도, 이수아도 결코 악의를 가지고 그랬던 건 아니니까. 그냥 정말로 내가 그만큼 먹고 끝내야 하는지 몰랐을 뿐이지.

       

       그래도 학교가 끝날 때쯤에는 많이 괜찮아져 있었다. 중간에 보건실에 가지 않겠냐는 말도 들었지만 거절했다. 학교 선생들도 내 출석 부르는 거 외에는 나한테 관심을 안 가지는데, 보건 교사라고 다를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차라리 얼른 하교해서 저택에서 진료받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그렇게 학교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어, 그, 저기…….”

       

       “오늘부터 동아리 모집이 있는데…….”

       

       원래 한국의 고등학교는 부 활동에 신경 쓰는 경우가 많지 않다. 운동부같이 자기 경력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닌 이상은 그냥 수업의 연장선일 뿐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보통은 그냥 친구들 따라서 대충 정하고 활동 시간에는 대충 시간만 보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당연히 미연시 속의 세상인 이곳은 다르다. 사실 이곳도 대한민국이라는 설정을 생각하면 일반적인 학교는 크게 다를 것이 없을 것이다. 그저 이 화영고등학교가 특이할 뿐.

       

       화영고등학교는 필수는 아니더라도 각자가 원하는 동아리를 찾아간다. 동아리 자체가 나중에 이력서에 써넣을 만큼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운동계열을 제외한다면 대부분은 그저 취미 영역. 독서나 영화감상, 사진이나 그림 등, 그냥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곳이다.

       

       하지만, 이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결코 평범한 학생들이 아니다.

       

       같은 반에 있는 학생들의 소속과 위치를 파악하고 말을 걸어 친분을 쌓고, 미래에 자기 재산과 권력을 위한 포석으로 삼는다. 이들에게는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마저 사교를 위한 시간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그렇게 인맥과 말빨을 다져서 성인 때 써먹는 것이다.

       

       뭔 십 대 시절부터 그런 번거로운 짓을 하나 싶을 수도 있겠지만. 그 십 대 시절에 사귄 친구가 몇 년을 가는지 생각하면, 이때부터 열심히 돌아다니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그러니 이들에게 있어 동아리 활동도 중요하다. 특히 ‘취미’라는 영역에 반쯤 걸친 동아리가 많다 보니, 자신과 비슷한 수준,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이 종종 모이기도 한다. 반 너머까지 친분을 확장할 중요한 기회가 아니겠는가.

       

       그래서 당연히 나는 동아리 같은 것은 들 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들어가 봐야 투명 인간 취급받을 게 뻔하다. 거기 있는 사람들도 불편하고. 그냥 학교 끝나자마자 집으로 돌아가는 게 훨씬 편하지 않을까?

       

       “하지만, 사라 너는 학교 끝나면 바로 집으로 돌아가잖아. 집으로 가서도 딱히 운동 같은 걸 하는 것도 아닐 거고.”

       

       “…….”

       

       내 생각을 정확하게 파악한 유하늘이 팩트로 나를 후려쳤다.

       

       하긴, 나는 집으로 돌아가서 그냥 침대에 늘어져 있을 생각이었다.

       

       “그래서, 운동부라도 들어가야 한다고?”

       

       대체 언제 모아왔는지, 유하늘은 동아리 가입 권유서를 한 아름 들고 왔다.

       

       소프트볼, 농구, 배구, 육상…… 전부 이름만 들어도 살벌한 종목들이다. 이런 동아리는 내가 들어갈 동아리가 아닌데?

       

       권유서를 한 번 훑어본 내가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유하늘을 보자, 그녀는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며 말했다.

       

       “운동부에 가서 기초 훈련이라도 같이 받다 보면 분명히 체력이 빠르게 늘어날 테니까!”

       

       “…….”

       

       죽지 않을까? 아니, 진짜 진지하게 하는 말이다. 예사라의 몸은 이런 운동강도를 버틸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하늘은 이미 마음을 결정한 것 같았다. 이미 팔을 붕붕 돌리며 앞장서 복도를 걷고 있었으니까.

       

       나는 좀 도와달라는 의미로 이수아를 바라보았지만, 그녀도 조금 애석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일 뿐이었다.

       

       ……내가 체력을 길러야 한다는 의견은 이쪽도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

       

       나는 원래 운동을 참 싫어했다. 집에서 간단한 체조조차 하지 않았을 정도로.

       

       예사라의 체력을 늘려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했지만, 나는 그 체력을 먹는 것으로 충당할 생각이었다. 아무튼 골고루 열심히 먹다 보면 체중도 늘어날 거고, 그러면 적어도 살아가기 위한 기초 체력 정도는 생기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유하늘은 체력은 반드시 운동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불온한 사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게임 내용을 알고 있는 나는 그 사상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게임에서 ‘체력’스탯을 올리기 위한 선택은 거의 다 운동뿐이었으니까. 그 선택지를 바탕으로 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면 그런 생각을 하는 것도 이상한 것은 없다.

       

       하지만, 천만다행하게도 내가 운동을 싫어하는 만큼 운동도 나를 싫어하는 모양이었다.

       

       정확히는 ‘운동부’들이 나를 싫어하는 거였지만.

       

       “미안, 우리는 야구를 진지하게 하는 곳이라서. 그렇게 막무가내로 가입하고 싶다고 한다고 가입할 수 있는 곳은 아니야.”

       

       그렇게 거절당한 것이, 이번으로 다섯 번째.

       

       운동부 부장들은 자신을 찾아온 유하늘을 보고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가, 그 뒤에 서 있는 나를 보고는 새파랗게 질렸다.

       

       그도 그럴 게, 무려 ‘예사라’가 동아리 신청하러 온 것이다.

       

       운동부라는 것은 둘째치고, 애초에 예사라는 동아리라는 것을 가져본 적이 없는 모양이었다. 친구를 사귀려는 것을 방해하는 인간들이 등 뒤를 따라다니던 예사라였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하였다. 저 권유서도 내가 아니라 유하늘에게 간 것이고.

       

       아직 유하늘과 나의 관계를 잘 모르던 부장들이, 쉬는 시간에 자신들을 방문한 활기 넘치고 건강해 보이는 유하늘에게 권유했던 것이다. 그리고 아마, 유하늘은 자신이 입부하고 나를 데리고 가 기초 체력이라도 기르게 하려고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어쩌겠어. 전부 거절당했는데.

       

       “이쯤 하고 그냥 집에 가면 안 될까?”

       

       내가 그렇게 물어보는데, 유하늘이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한 장 남은 권유서를 내게 척 들이밀며 말했다.

       

       “아직, 한 장 남았다.”

       

       원빈이냐고.

       

       *

       

       유하늘을 따라온 곳은, 무려 ‘축구부’였다.

       

       축구부라니. 나는 축구공과 싸워서 질 자신도 있었다. 이수아도 내가 동아리 활동을 하는 것에는 찬성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축구부를 올 줄은 몰랐던 모양이다.

       

       이 학교 축구부는 성별로 나뉘지 않는 걸까? 뭐, 내부에 여자팀과 남자팀이 따로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

       

       그리고 나는 그 축구부 부장이라는 사람을 보고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노랗게 물들인 머리카락을 뒤로 넘긴, 누가 봐도 미연시에서 축구나 야구를 할 것처럼 생긴 선배 캐릭터. 운동장을 열심히 뛰어다니는 것 치고는 수상하게 피부가 하얀 그 선배가 녹색 눈동자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서, 축구부에 입부하고 싶다고?”

       

       “네!”

       

       “내가 입부 권유를 한 건 너 하나뿐인데.”

       

       “아, 이 아이들은…….”

       

       하지만 유하늘이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선배의 눈이 이수아를 한 번 보고, 그다음에는 나를 향했다.

       

       셔츠 앞 단추를 하나도 잠그지 않아서 안에 입은 하얀 반팔티가 그대로 드러나는, 일견 불량해 보이는 복장이었지만, 이상하게 이 선배의 얼굴에서도 희미하게 빛이 나오고 있었다.

       

       이쪽 세상으로 오고 나서는 남자 얼굴에선 처음 보는 현상이었다.

       

       바로 조금 전에도 뛰고 있었는지 재킷과 조끼는 보이지 않았다. 체육복으로 갈아입기도 전에 일단 뛰고 볼 정도로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인 걸까?

       

       보통 다른 학생들이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나를 무시할 텐데, 이 선배 캐릭터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나는 확신했다. 이 사람은, 분명 ‘if you wish’의 공략 대상 중 하나라고.

       

       세 명의 남자 캐릭터 루트 중 하나.

       

       이름은—

       

       “칫.”

       

       ……남다운이었다.

       

       나를 보자마자 기분 나쁘다는 듯 혀 차는 소리를 내는 그 선배를 의아하게 바라보고 있자—

       

       “뭐, 좋아. 셋 다 따라와.”

       

       그는 그렇게 말하고 몸을 휙 돌려서 운동장으로 가버렸다.

       

       뭐야, 성격이 좋은 거야, 나쁜 거야. 헷갈리니까 하나만 해줬으면 좋겠는데.

       

       “드디어 해냈어!”

       

       유하늘은 그런 선배의 태도가 보이지도 않았는지, 그렇게 말하면서 방방 뛰고 있었다.

       

       …….

       

       나는 살려달라는 의미로 이수아를 다시 빤히 바라보았지만, 그녀는 그저 어색하게 웃어 보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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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Don’t Want to Become a Villainess

I Don’t Want to Become a Villainess

Q악역 영애가 되긴 싫어
Status: Completed Author:
I fell into the single-player game 'If You Wish' and decided to struggle to avoid becoming a villainess with a terrible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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