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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

       마족 소녀.

         

       살짝 뾰족한 귀.

         

       검은 머리, 검은 눈.

         

       휘청일 정도로 큰 백팩과 학자 같은 눈빛.

         

       “어쩌다가 낙오된 거야?”

         

       파스텔은 고개를 갸웃했다.

         

       마족 소녀가 스프를 허겁지겁 떠먹다가 꿀꺽 삼켰다.

         

       “후우. 비공정에 문제가 생겨서 새 걸 준비해야 한다길래 단기 의뢰를 받았거든. 그런데 그사이에 나 빼고 출발했어.”

         

       오, 오우.

         

       수학여행 고속 터미널에서 화장실 갔다 오니 나만 빼고 출발한 상황?

         

       우워어.

         

       새 스프 그릇을 건네줬다.

         

       “더 먹어! 많이 먹어!”

       “고마워. 근데 너 진짜 요리 잘한다.”

         

       마족 소녀가 존경 어린 시선을 보내왔다. 마족 소녀와 파스텔 사이의 테이블에 화려한 요리가 펼쳐져 있었다.

         

       뿌듯.

         

       “내가 좀 해.”

         

       으쓱으쓱.

         

       『어이구.』

         

       헤헤.

         

       파스텔은 풀린 입꼬리로 후추통을 들었다. 스프 위에서 통을 돌리자 마석 가루가 후두득 떨어졌다.

         

       “그건?”

       “비밀 레시피!”

         

       파스텔은 새침하게 말을 이었다.

         

       “친구라도 알려줄 수 없어~.”

         

       스푼으로 떠서 냠.

         

       고소하고 깊은 감칠맛이 입안을 채웠다.

         

       우와우와, 악마님 진짜 요리 잘해.

         

       스프를 먹어 치우고 구운 닭의 닭다리를 뜯었다. 살코기가 부드럽게 찢어졌다. 갈색 껍질이 뜯기고 하얀 살결이 드러났다. 기름기가 촉촉하게 흘러내렸다.

         

       우와악.

         

       마석 가루에 푹 찍어서 베어 물었다. 촉촉한 쫄깃함이 입안을 채웠다. 폭발하는 기름 맛.

         

       우와악.

         

       『마석 가루의 단맛에 맞춰서 간을 조절해 봤다. 맛이 어떻지?』

         

       파스텔은 닭다리를 힘껏 베어 물며 대답을 대신했다.

         

       『……많이 먹어라.』

         

       대화 없이 식사가 이어졌다. 절찬리 노숙한 마족 소녀나 식사 한 번에 금괴를 갈아야 하는 파스텔이나 처지가 다르지 않아서 의견이 일치됐다.

         

       접시가 하나둘 비어졌다. 마지막 빈 접시에 스푼이 놓였다.

         

       “후아.”

         

       배가 빵빵해진 파스텔은 의자에 축 늘어졌다.

         

       배부르네.

         

       아니, 배고프지만 배부르네.

         

       분명 물리적으론 위장에 더 들어갈 공간이 없었다. 포만감이 몸을 채웠다.

         

       하지만 공복감이 가시지 않았다. 영혼에 빈자리가 생긴 듯한 공허가 잃어버린 걸 먹어 치워야 한다고 속삭였다.

         

       손가락으로 마석 가루를 콕 찍어 입에 넣었다. 사탕 같은 단맛. 불량식품 먹는 느낌.

         

       음.

         

       안 먹는 것보단 낫지만 내가 먹어야 하는 건 이게 아닌 거 같은데. 정신을 자극하는 짜릿함이 없잖아.

         

       『왜 그러지?』

         

       파스텔은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아니다.

         

       같이 널브러져 있던 마족 소녀가 바라봤다.

         

       “그러고 보니 제대로 인사를 안 했네. 난 엘리라고 해.”

         

       잠시 기다렸지만 성은 들려오지 않았다.

         

       아하.

         

       정적이 어색하지 않게 번쩍 한 손을 들어 올렸다.

         

       “난 파스텔 러브 크래프트! 파스텔이라 불러주면 돼! 잘 부탁해, 친구!”

         

       엘리가 의외라는 듯이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게.”

         

       선선한 목소리.

         

       오예.

         

       드디어 대화 가능한 친구야.

         

       파스텔은 발그레해졌다.

         

       “엘리는 무슨 무기를 써? 마법사인가? 지팡이로 두두두? 아니면 팡팡 펑펑?!”

         

       매직 스페셜?

         

       엘리가 고개를 갸웃했다.

         

       “난 싸울 줄 몰라.”

         

       에?

         

       “학술연구로 입학하는 거거든.”

         

       에?

         

       아.

         

       하긴 병사 훈련소도 아니고 아카데미니까.

         

       파스텔은 방긋 웃었다.

         

       “그럼 나랑 잘 맞겠네! 내가 한 똑똑하거든. 이번 필기 수석이 나야!”

       “정말? 너 똑똑하구나?”

       “그렇지!”

         

       헤헤.

         

       “파스텔은 전공이 뭐야?”

         

       전공?

         

       정신이 멍해졌다. 내가 그동안 뭘 배웠더라. 난 필기 수석이니까 분명 뭔가 똑똑한 거를 배웠을 텐데.

         

       오잉, 모르겠다.

         

       그렇다면 나의 전공은.

         

       마검을 번쩍 들었다.

         

       “무력 투사!”

         

       우와앙.

         

       완전 잘해요.

         

       엘리가 멍하게 바라봤다.

         

       그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내 전공은 신화와 전설이야. 세부로는 마왕 전설.”

       “마왕 전설?”

         

       엄청난 네이밍이?

         

       “마왕님의.”

         

       엘리가 순간 창백해지더니 말을 바꿨다.

         

       “사, 사악한 마왕의 유산이 하늘섬에 잠들어 있다는 전설이 있거든. 인마대전 최후의 대격전지니까.”

         

       엘리의 손가락이 검은 머리카락을 꼬았다.

         

       “물론 전설은 전설일 뿐이야. 하지만 더러운 안배들이 혹시 있을지 모르잖아. 마기에 정신이 망가진 인간 학살자가 또 등장해선 안 되니까 연구해서 제국에 보고하고 있어.”

         

       마기?

         

       오잉.

         

       “안배가 뭔데?”

         

       마족 소녀가 마른침을 삼켰다.

         

       “……새로운 미치광이를 만들기 위한 저열하고 역겨운 방법들. 열등한 재능과 신체를 마기와 마석으로 때우는 야만적이고 조잡한 방식.”

         

       마석?

         

       심장이 콩콩 뛰는 느낌.

         

       “그, 그보다 크래프트는 전투 전공이라 했지? 전투 실기는 준비 잘했어? 검사에겐 어렵지 않나?”

         

       파스텔은 눈이 동그랗게 됐다.

         

       “아 맞아!”

         

       벌떡 일어났다.

         

       “전투 실기 준비해야 하는데! 고마워 엘리! 덕분에 기억했어! 미안하지만 나 한동안 혼자 놀게! 내가 혼자 수련하는 걸 좋아하거든!”

         

       악마님과.

         

       엘리가 손수건으로 이마를 닦았다.

         

       “근데 그러면 너 여기 있으면 안 되지 않아?”

         

       응?

         

       “난 학술 실기를 보거든. 우리가 도착하지 않아도 전투 실기는 시작하지 않을까? 늦은 마계 비공정이 도착하면 바로.”

         

       그 말은……?

         

       “으아아?!”

         

       파스텔은 분홍 머리를 부여잡았다.

         

       “지각이다아!”

         

       으아아!

         

       달려, 붕붕아……!

         

       붕붕이는 비공정에게 방금 지어준 이름이다.

         

         

         

       #

         

         

         

       하늘섬 변두리의 숲 한복판.

         

       “크래프트는?”

         

       교수가 단상 위에서 시험생 무리를 살펴봤다. 눈에 확 띄어야 할 분홍색 존재가 없었다.

         

       고학년생이 옆에서 대답했다.

         

       “학생회 권한으로 비공정 대여하셨던데요. 낙오 시험생의 하늘섬 운송 건으로요.”

       “하셨던데? 어린 학생에게 뭔 존댓말이야.”

       “아, 학생회 권한으로 비공정 대여했데요. 낙오 시험생 건으로.”

       “학생회? 시험생이?”

         

       교수가 생각하듯이 미간을 좁혔다. 단상을 손가락으로 툭툭 쳤다.

         

       “분명 필기 수석이었지?”

       “네.”

       “파일 줘 봐.”

         

       파스텔의 파일이 넘겨졌다. 전투 실기 항목이 펼쳐졌다.

         

       합격과 불합격의 길목.

         

       교수의 깃펜이 움직였다.

         

       문득 경적이 숲에 울렸다.

         

       “테러입니다!”

         

       시선이 하늘로 쏠렸다. 작은 비공정이 추락하듯이 질주해 왔다. 언뜻 소녀의 목소리가 울렸다.

         

       비공정이 허공의 투명한 무언가에 부딪혔다. 유리 깨지는 파편이 하늘을 덮었다.

         

       “1차 장막 돌파! 저런 무식한!”

       “마족이네, 열등한 것들. 내가 이럴 줄 알았지. 그러게 진작 멸종시켰어야 했는데.”

         

       기사단은 뭘 하길래 마족 비공정을 통과시켜준 거야.

         

       차가운 표정의 교수가 막대 지팡이를 꺼냈다. 지팡이가 비공정을 겨눴다. 무수한 지팡이가 따라 겨눴다.

         

       지팡이를 따라 지면의 대포가 목표를 겨냥했다.

         

       “대공 사격 준비! 목표는 마족 비공정! 발-!”

         

       비공정의 난간에서 분홍 머리가 휘날렸다.

         

       “붕붕아아! 너무 빨라아아!”

         

       교수의 입이 벌어졌다.

         

       “후, 후작 각하?!”

         

       교수가 황급히 외쳤다.

         

       “목표 변경! 대상은 2차 장막!”

       “네?”

       “크래프트 각하시다! 최종 빼고 다 부셔! 충돌해 다치시기 전에 당장!”

         

       어린 각하께 존댓말 썼다고 핀잔 들었던 고학년생이 눈을 크게 떴다.

         

       말을 바꾼 교수가 부끄러움 한 점 없이 외쳤다.

         

       “발사!”

         

       지면의 대포들이 발사됐다. 포환이 하늘을 덮었다. 포환 표면의 마석 가루가 마법진 무늬를 만들었다.

         

       마법진은 빛을 내고 마법을 형성했다. 불길이 일렁였다. 굉음이 울렸다. 폭발이 하늘을 덮었다.

         

       무수한 유리 장벽이 깨져나갔다.

         

       대귀족의 권위와 영향력 앞에서 모든 위협이 날을 거뒀다.

         

       불길을 뚫고 비공정이 추락했다.

         

       “우와아앙!”

         

       분홍 머리가 휘날렸다.

         

       비공정이 바로 옆에 충돌했다. 굉음이 울렸다. 흙먼지가 일고 바람이 몰아쳤다. 벙찐 시험생들의 머리와 옷이 휘날렸다.

         

       “크래프트 각하아!”

         

       교수가 달렸다.

         

       “의료진! 당장!”

         

       인원이 뒤따랐다.

         

       지팡이가 휘둘러졌다. 바람이 일고 흙먼지가 걷혔다. 반쯤 부서진 비공정이 드러났다.

         

       잔해에 널브러진 분홍빛 소녀가 중얼거렸다.

         

       “사, 살았다…….”

         

       파스텔은 비틀비틀 일어나 맹하게 주변을 살폈다.

         

       교수, 고학년들, 의료진.

         

       뒤로는 얼빠진 표정의 시험생 무리.

         

       시험생?

         

       양팔을 번쩍 들었다.

         

       “안 늦게 도착!”

         

       불합격, 굶주림, 꾀꼬닥에서 간신히 생환.

         

       오예.

         

       문득 선두의 교수가 거친 숨을 내쉬었다.

         

       “휴우.”

         

       교수가 식은땀을 닦았다. 표정이 지적이고 냉정하게 변했다.

         

       오, 오우.

         

       “크래프트도 도착했나. 이제 모두 왔네. 별일 없으니 장막 복구하고 시험을 속행하겠어.”

         

       으아으아.

         

       가차 없는 데스게임.

         

       지각생에게 배려 따윈 없다.

         

       교수가 뒤따라온 고학년생을 쳐다봤다.

         

       “뭐해, 빨리 복구 안 하고. 1시간 안에 끝내. 빈틈없이 꼼꼼히. 침입자 방지 시스템은 살렸으니까 나머진 빨리 할 수 있잖아.”

         

       고학년생이 소리 없는 비명을 질렀다.

         

         

         

       #

         

         

         

       “왼쪽으로 걸어서, 강물에.”

         

       파스텔은 지도를 보며 숲을 걸었다. 강물 소리가 들렸다.

         

       후다닥 달렸다.

         

       강물이 콸콸.

         

       “아! 여긴가 봐요! 장소 도착!”

       『맞는 거 같군.』

         

       인정 없는 입학시험이 가차 없이 속행됐다.

         

       덜덜덜.

         

       전투 실기는 골렘 사냥이었다. 각자 지정된 위치로 간 다음 숲에 뿌려진 골렘을 잡으면 됐다. 절대평가다.

         

       다행.

         

       대악마와 함께라 별걱정이 안 든 파스텔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숲을 살폈다.

         

       “악마님, 악마님! 들으셨죠?”

       『뭐를.』

       “마왕의 유산이래요!”

         

       우왕.

         

       “막막막, 대기에서 마기를 흡수하고. 마석을 얍얍! 복제하고.”

         

       뭔진 모르겠지만 그럴 수 있지 않을까?

         

       악마가 엄청나게 긴 한숨을 쉬었다. 영혼에서 나오는 듯한 소리였다.

         

       『넌 절대 인연이 없다. 크래프트 가문이니까.』

         

       오잉.

         

       우리 가문 또 뭔 짓했나.

         

       『마왕위는 엄연히 운명의 실타래가 닿아야만 얻을 수 있는 자리다. 그걸 위한 유산과 안배도 마찬가지고. 발견은 우연이 아니라 운명이야. 그렇기에 제국도 위치를 뻔히 알고도 못 찾는 거지.』

       “오, 전설이 아니군요!”

         

       우왕.

         

       악마가 멈칫했다.

         

       『……마음대로 생각해라. 어차피 크래프트 혈통과 마왕의 유산은 절대 인연이 없다. 확신해 줄 수 있어.』

         

       진짜 우리 가문은 뭔 짓을 했길래 확신까지?

         

       아쉽.

         

       파스텔은 한숨을 폭 쉬며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대뜸 발이 나무뿌리에 걸렸다.

         

       어라?

         

       시야가 기울고 그대로 엎어졌다.

         

       풀썩.

         

       손이 땅바닥의 돌을 건드렸다. 돌이 웅웅대며 마법진 무늬를 드러내더니 빛을 냈다.

         

       구구구궁.

         

       지면이 열리고 유적이 드러났다.

         

       파스텔은 얼빠진 표정으로 유적 계단을 내려봤다. 차가운 지하 냄새가 맡아졌다.

         

       오이잉?

         

       악마가 정적 속에서 뒤늦게 중얼거렸다.

         

       『이, 이럴 리가 없는데.』

         

       설마?

         

       설마설마?

         

       “이거 설마?!”

         

       파스텔은 벌떡 일어났다.

         

       양팔을 힘껏 들었다.

         

       “파스텔의 인생은 쉽다……!”

         

       우와앙!

         

       오예.

         

       오예오예.

         

       부스럭.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어?

         

       파스텔은 몸을 돌렸다.

         

       푸른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쳤다.

         

       마법사 로브 차림의 금발 소녀.

         

       멜리사 캐머롯.

         

       『꼬였군.』

         

       악마가 단호히 말했다.

         

       『일단 목격자를 없애야 한다.』

         

       네?

         

         

         

       #

         

         

         

       존경하는 어머니.

         

       당신의 말과 가르침은 언제나 되새기고 있어요.

         

       하지만 요즘은 조금의 의문이 들어요.

         

       가문의 악명만으로 사람을 배척해도 될까요?

         

       그것이 정말 품위 있는 행동일까요?

         

       그것이 정말 귀족다움일까요?

         

       ……죄송해요.

         

       저도 아카데미에 입학할 나이가 됐잖아요. 한 번쯤은 제 생각을 고집해 보고 싶어요.

         

       추락한 비공정에서 나온 또래에게 다친 데는 없는지 물어보는 것이 그리 잘못된 행동은 아니잖아요.

         

       비록 그 사람이 그림자도 밟아선 안 될 크래프트일지라도요.

         

       파스텔의 시험 위치를 추론하고 이동한 멜리사는 풀숲을 헤쳤다.

         

       나뭇가지를 밀자 분홍빛 광경이 시야 가득 들어찼다.

         

       햇살 아래서 분홍 머릿결이 반짝였다. 분홍색 눈동자가 빛을 받아 영롱히 물결쳤다.

         

       어머니, 존경하는 어머니.

         

       이렇게 아름다운 사람이 잘못됐을 리 없잖아요.

         

       미학에 정의가 있고 예술품에 도리가 있다면 이 소녀에겐 진실이 있지 않을까요?

         

       배신과 모략 대신 거짓 없는 마음이 가슴속에 숨겨져 있지 않을까요?

         

       햇살이 구름을 빛내듯 이슬이 풀잎을 감싸듯 내려온 소녀에게 거짓이 있을까요?

         

       그러니 저도 한 번쯤 다친 곳의 안부를…….

         

       네, 맞아요.

         

       솔직하게 말할게요.

         

       이 아이와 친구가 되고 싶어요.

         

       그것이 예술을 사랑하는 귀족이니까요.

         

       저는 귀족으로서 살겠어요.

         

       어머니처럼.

         

       멜리사는 예의를 갖춰 손으로 가슴팍을 짚었다. 가볍게 머리를 숙였다.

         

       “크래프트, 지난번의 무례를 사과드리러 왔어요.”

         

       분홍빛 소녀가 다가왔다.

         

       그리고 대뜸 멜리사에게 양손을 뻗었다.

         

       “미안, 친구! 다음에 얘기하자!”

         

       멜리사의 몸이 밀쳐졌다. 몸이 돌아가고 강물이 시야에 들어찼다.

         

       “꺄아악!”

         

       풍덩-!

         

       강물이 몰아쳤다.

         

       멜리사는 떠내려가며 허우적댔다.

         

       어머니! 어머니!

         

       흘러가다 로브가 나무뿌리에 걸렸다. 멜리사는 버둥버둥 양팔을 휘저었다. 나무뿌리가 손에 잡혔다.

         

       헉헉대며 강기슭을 기어 나왔다.

         

       뒤엉킨 금색 머리카락에서 물이 줄줄 흘렀다.

         

       힘 빠진 눈동자가 지면을 내려봤다.

         

       머리에서 진흙이 떨어졌다.

         

       어머니…….

         

       죄송해요.

         

       당신의 말이 맞았어요.

         

       크래프트는 나빠요.

         

       완전 나빠.

         

       멜리사는 침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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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It’s Mental Immunity

No, It’s Mental Immunity

Status: Ongoing Author:
The guardian demonic sword is troubled and in distress, believing it has been ruined because of me. Does striving for advancement through consuming demonic energy seem too ev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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