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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0

       1.

       

       뭐라고 말해야 할까.

       

       그냥 결심이 섰다는 쪽에 가까웠다.

       

       분명히 오기 전까지만 해도 그냥 온몸에 힘이 빠진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 물론 그게 좋은 의미로의 나른한 기분은 아니었다.

       

       비유하자면 실컷 땀을 흘리고서 씻은 다음, 이제 쉴 생각을 하며 누웠을 때의 나른한 기분과 해야 하는 건 잔뜩 산적해 있는데 기운도 없고 몸에 힘도 없어서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고 전부 때려치우고 싶은 느낌.

       

       이 중에 후자 쪽에 비유하면 아마 알맞지 않을까 싶었다.

       

       “흐윽…… 저, 저는 그냥….”

       “알겠어요.”

       

       묘한 기분이었다.

       

       아까부터 뭐 대단한 구경이라도 하고 있다는 것처럼 눈을 빛내는 드래곤 한 마리가 거슬리긴 했지만, 한숨을 내쉬며 실피아의 등을 가만히 토닥였다.

       

       다 큰 어른이 애처럼 품에 안겨서 울고 있는 건 묘한 기분을 불러 일으키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실피아가 얼굴을 묻고 있는 어깨 부근이 뜨끈하게 젖기도 했고.

       

       그렇다고 뚝 그치라고 어르고 달래는 것도 이상하고, 울고 있는 사람더러 울지 말라고 윽박을 지를 수도 없잖아.

       

       해줄 수 있는 건 그냥 가만히 등을 토닥토닥거리며 토닥여주는 게 전부였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고, 하도 울어서 눈이 살짝 부은 실피아가 고개를 들었다.

       

       물기 어린 눈동자.

       

       이런 식의 어색한 분위기는 사양인데.

       

       으으, 어쩔 수 없나.

       

       “……실피아.”

       “네에…….”

       “눈 감아 봐요.”

       “네?”

       

       그럭저럭 마음의 준비를 갖추고 결심까지 한 상황이라, 분위기에 휩쓸린 건 아니었다.

       

       사실 삼십 분 전만 해도 이런 상황이 될 거라고는 생각이나 할 수 있었을까?

       

       내심 생각해봤는데, 역시 이건 아니지 싶었다. 삼십 분 전이면 한창 세상의 모든 어둠을 혼자 짊어진 것처럼 고개 푹 숙이고 나타나는 마물들만 기계적으로 때려잡고 있었을 텐데 이런 상황이 될 거라고 어떻게 예측을 해.

       

       “……!”

       

       입술과 입술이 닿는 순간, 실피아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분명히 눈 감으라고 했을 텐데.

       

       눈을 뜬 채로 어색한 상황에서 하는 첫 키스는 나도 사양하고 싶었는데, 다행히 실피아가 나를 배려해준 건지 놀라서 뜬 눈을 이내 다시 감았다.

       

       ‘……이건 좀 많이 서툰데.’

       

       첫 키스인 만큼 서툴었다. 입술 박치기로 끝난 것도 카운트를 센다면 엄밀히 따졌을 때 첫 키스는 아니겠지만, 이런 식으로 내가 주도적으로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거든.

       

       쪽.

       

       귀여운 소리와 함께 보드라운 입술의 감촉이 느껴졌다. 향수를 뿌린 건 아닐 텐데, 장미꽃의 향을 연상케 하는 달큰한 체취가 훅하고 느껴졌다.

       

       나도, 실피아도 둘 다 어설프기 짝이 없었다.

       

       중간중간에 감았던 눈을 뜰 때면 무슨 운명의 장난인 건지, 조심스레 눈을 뜨고 있던 실피아와 눈이 마주쳐서 둘 다 황급히 눈을 감길 여러 차례.

       

       “……으, 읏.”

       

       숨이 차서 중간중간에 내뱉는 미약한 신음이 귀에 대고 귓속말을 속삭이는 것처럼 귓가를 간지럽혔다. 입술에 와닿는 부드러운 감촉을 만끽하고, 입술로 혀를 빨아들이는 과정이 숨이 턱끝까지 차오를 때까지 이어졌다.

       

       그렇게 한참이나 혀가 얽히고, 서로의 타액을 교환하던 행위가 끝났다.

       

       “…….”

       

       마치 아기 새가 어미 새가 주는 먹이를 받아 먹기 위해 입을 벌리는 것처럼, 한참 동안 내가 주도하던 첫 키스가 끝나고 실피아가 나를 말없이 바라봤다. 붉게 달아오른 얼굴과 주변의 야릇한 공기. 묘한 핑크빛 기류가 흐르는 상황에서 미처 그 여운이 전부 가시기도 전에.

       

       산통을 깨는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나와 실피아 모두 움찔거리며 돌아본 곳에는 그 얄미운 드래곤이 짝짝- 박수를 치고 있었다.

       

       “이런 식으로 좋은 구경을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두 사람 전부 다 애정 행각은 다른 곳에 가서 마저 해주면 안 될까? 특히 그…… 좀 말로 설명하기 그런 거 말이야. 내 레어는 여관이 아니거든.”

       “그럴 생각은 없었거든요?!”

       

       곧장 실피아가 발끈하며 소리치자, 귀를 막는 시늉을 한 아벨이 알겠다는 듯이 손을 휘휘 내저었다.

       

       “알겠어, 알겠으니까. 나는 또 네가 그 정도로 죽고 못 살길래 어느 정도인가 했는데, 실피아 네 남자친구가 인간 기준으로는 되게 귀엽고 잘 생긴 건 알겠네. 근데 뺏을 생각은 없고 둘이 으쌰으쌰하는 걸 훔쳐볼 생각은 더더욱 없는 내 입장도 고려해줘.”

       “이, 이, 이이익!”

       

       분노 때문인지, 아니면 수치스러운 감정 때문인지. 순간적으로 언어 능력을 상실한 실피아가 시뻘게진 얼굴로 이상한 소리를 냈다.

       

       나는 그냥 이 상황이 웃겨서 픽하고 웃고 말았지만, 당사자인 실피아 입장에선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흥미진진하다는 듯이 훔쳐볼 때는 언제고, 이제는 빨리 나가달라며 손을 내젓는 아벨을 실피아가 죽일 것처럼 노려봤다.

       

       뭐, 그만큼 부끄러울 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2.

       

       “……왜 둘이 같이 나오는 거지?”

       

       에일린이 멍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분명히 갈 때는 루드릭 한 명이었는데, 올 때는 실피아를 포함해서 둘이었다. 대관절 수도에 있어야 할 실피아가 머나먼 북부, 그것도 이 장벽 너머에서 갑자기 나타난 건지는 둘째 치더라도.

       

       실피아의 헤벌쭉한 표정은 보는 입장에서 정말 꼴도 보기 싫었다.

       

       실제로 실피아는 방금 전에 있었던 첫 키스의 여운을 갈무리하고 있었다. 적어도 이런 경험은 회귀 전과 후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 가만히 눈을 감고 회상하면 온몸에 전류가 흐른 것처럼 찌릿해지고, 황홀한 감정이 드는 소중한 기억이었다. 몇 번을 다시 되새겨도 아깝지 않을 그런 기억.

       

       다만 너무 황홀한 기억이었던 만큼, 자연히 표정으로 그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게 문제였다. 헤벌쭉한 표정을 보고 있던 에일린이 까닭 모를 분노가 들기 시작한 그것 때문이기도 했고.

       

       어쨌거나 루드릭이 갑자기 무슨 일이 생긴 것 같다며 슝하고 혼자 날아가더니, 돌아왔을 때는 옆에 실피아를 끼고 온 상황.

       

       그리고 그런 실피아의 표정을 보며 에일린은 직감적으로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여자의 직감이란 날카로워서, 실제로 둘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다는 걸 귀신같이 캐치한 에일린이 눈을 가늘게 좁혔다.

       

       “오래 기다렸어요? 에일린.”

       “……그렇게까지 오래 기다린 건 아니었다. 다만, 그대 옆에 저───”

       “헤헤.”

       

       무슨 상상을 하고 있는 건지, 발그스름하게 물든 볼을 손으로 감싸쥔 실피아가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표정을 구긴 에일린이, 떨떠름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두문불출하더니 뭘 잘못 처먹고 오기라도 한 건─── 아차, 말이 조금 험하게 나왔군.”

       

       무심코 절제를 거치지 않고 속내를 그대로 말할 뻔한 에일린이 헛기침을 하더니, 다시 목소리를 고르고 뭐라고 말을 꺼내려던 찰나. 에일린의 동작이 우뚝 정지했다.

       

       “……응?”

       “응? 왜 그래요?”

       “머리카락이 붙었군.”

       

       이리 가까이 와보라는 듯, 손을 뻗은 에일린이 루드릭의 로브에 붙은 머리카락을 떼어냈다. 그리고 그 머리카락을 유심히 살피다가, 이내 눈을 찌푸렸다.

       

       “……빨갛군.”

       

       하필 붉은 머리카락이라 눈에 잘 띄었다. 어떻게 생각하면 단순히 로브에 붙은 머리카락 한 가닥인데, 눈썰미가 좋은 에일린은 놓치지 않고 포착할 만큼.

       

       그리고 이 주변에 이렇게 타는 듯이 붉은 머리카락을 지닌 소유자는 단 한 명 뿐.

       

       자연스럽게 에일린의 시선이 아직도 헤실거리고 있는 실피아에게로 향했다. 누가 보더라도 이건 실피아의 것이다- 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을 만큼 완벽하게 똑같은 색깔.

       

       킁킁.

       

       그리고, 코를 킁킁거린 에일린이 자연스럽게 루드릭에게 다가가 냄새를 맡았다.

       

       “……루드릭.”

       “네?”

       “그대에게서 낯선 사람의 냄새가 나는군. 공교롭게도 주변에 있는 것 같은데 말이지.”

       

       고오오오.

       

       만화였다면 틀림없이 그런 효과음이 들렸을 것만 같았다. 원체 무표정한 표정이 평소의 기본값에 가까운 에일린이라지만, 루드릭과 함께 있을 때는 그 표정이 풍부해지곤 했다. 족히 십 년 넘게 에일린을 수행하는 공국의 기사들도 처음 보는 표정을 보여줬으니 말 다한 셈.

       

       하지만 지금 에일린의 표정은 평소의 무표정함을 넘어서서, 숫제 싸늘하게 굳어 가고 있었다.

       

       “……그러게요. 왜 그런 냄새가 날까요. 신기하네.”

       “내 후각에 이상이 있는 게 아니라면, 그대에게서 실피아 안드레스 남작에게서 나는 것과 동일한 냄새가 나고 있군.”

       

       에일린이 실피아의 풀네임을 말할 때는 한 음절마다 씹어 먹듯 강세를 넣었다.

       

       삽시간에 주변의 기온이 족히 수십 도는 하강한 듯했다.

       

       착각은 아니었다. 북부에서 나고 자란 에일린이 작정하고 마력을 펼치면 그녀의 체내에 깃든 마력이 일종의 영역을 전개하는 것처럼, 주변의 기온을 낮추고 바닥에 살얼음마저 끼게 하는 효과가 있긴 했으니.

       

       그리고 꿀릴 건 없지만, 켕기는 건 있는 루드릭이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무슨 뭐 개코야? 그걸 어떻게 맡아?’

       

       내심 그런 생각을 하긴 했지만.

       

       어린 아이처럼 엉엉 울기 시작한 실피아를 달래준다고 꼭 끌어 안고 등을 토닥인 게 거의 십여 분. 그리고 그 뒤에 이어서 분위기 상, 그리고 결심을 굳히고 에라 모르겠다 식으로 이어간 첫 키스까지.

       

       다시 생각하면 무드도 없고 얼렁뚱땅에 대충인 과정이었지만, 얼추 이십 분 가까이 붙어 있었으니 냄새가 배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렇다고 여기에서 에일린에게 갑자기 ‘그야 제가 실피아랑 뽀뽀했는데요?’ 라고 대꾸했다간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모르므로, 루드릭은 어설픈 웃음을 흘리면서 어떻게든 무마하려고 했지만.

       

       씨익.

       

       묘하게 입꼬리가 올라간 실피아가 입을 열었다.

       

       “그럴 수밖에 없죠.”

       “……뭐?”

       “방금 전까지 루드릭이랑 뽀뽀하고 있었는데요? 아주 찐하게. 어른의 뽀뽀라고 하죠?”

       

       명백한 도발이었다.

       

       그리고 잠시 자신의 귀를 의심한 에일린이 딱딱하게 굳었다가, 이내 표정을 와락 일그러뜨렸다.

       

       이미 주변은 차가운 칼바람이 몰아치는 장벽 너머의 산맥 한복판이었지만, 분명히 더 이상 떨어질 기온도 없을 줄만 알았는데.

       

       무심코 루드릭이 로브의 옷깃을 단단히 여밀 정도로 주변의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100화네요. 오늘 후기는 의식의 흐름대로 주저리주저리 떠들 예정이라 평소보다 조금 깁니다.

    100화 고지를 밟았습니다. 완결까지도 반절이 훌쩍 넘었고요. 낮에 출근해야 하는데 허리가 아파서 제대로 잠도 못자고 밤을 샌 시점이라 컨디션은 메롱하긴 하지만…….

    사실 이 작품은 어떤 일종의 반발 심리로 시작된, 그냥 어? 이렇게 쓰면 괜찮겠는데? 하고 문득 소재가 떠올라서 쓰기 시작한 작품입니다.

    저도 평소에는 여러분과 다를 바 없이 사료를 찾아 헤매는 누렁이의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크리스탈 로드로 로판에 입문했던 저는 뒹굴뒹굴 누워서 로판을 읽고 있다가 소재가 떠올라서 쓰기 시작한 작품이에요.

    크리스탈 로드가 취향에 맞아서 정말 열심히 읽었던 때가 있었는데…… 표절 터지고 뒤통수를 세게 맞아서 한동안 로판은 손을 안 데다 보니 몇 년 사이에 재밌는 게 많이 생겼더라고요…….

    아무튼, 그래서 네…… 뭐…… 그냥 일회성의 단발적인 소재 하나로 시작한 작품이다 보니 장기적인 플롯이나 그런 건 딱히 준비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원래 큰 줄기도 없이 즉흥적으로 그냥 다음 편을 쓰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진짜 아무것도 정하지 않고 소재 하나 달랑 생각해서 시작한 작품이다 보니 초반에 연재할 때는 신이 나다가도, 어느 시점부터는 슬슬 힘에 부치기 시작하더라고요.

    뭔가 생각해둔 건 많았는데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설프게 확장을 시도하다가는 이도 저도 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냥 한쪽에 최대한 집중하고 시작한 게 지금의 결과물입니다. 결과적으로는, 역전 무림에서 살아가기를 완결내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그건 학부 1학년생 수준이었다! 라고 말하는 것처럼 아직도 돌아보면 제가 부족했던 부분, 고쳐나가야 할 부분, 배워야 할 부분이 더 많았던 것 같아서 아쉽네요.

    본 작이 장기연재 없이 150화 정도에서 마무리 지으려는 이유도 그렇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애매하게 길게 쓰려고 늘렸다가는 글이 난잡해질 것 같아서 150화 정도에서 딱 맺고 끊을 생각입니다. 박수를 받을지는 모르겠지만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이 있으니까요.

    괜히 로판이 3권 분량 즈음에서 끝내고 외전으로 꽁냥거리는 거 보여주는 게 아니었어요. 괜히 억지로 늘리려고 해봤자 글이 별거도 아닌 걸로 늘어지거나, 억지스럽게 위기를 조성해서 억지스럽게 어떻게든 끌고 가는 방법, 혹은 아예 판타지 모험물 스러운 전개로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되는데 그랬다간 말씀드린 것처럼 난잡해질 게 뻔해서…….

    뭐! 아무튼! 완결까지 대략 50화 정도 남았지만, 50화보다 조금 오버하거나 50화보다 더 빨리 끝날지도 모르지만!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오분류에서 실피아가 코인이 떡락하다 못해 아르웬이랑 쌍으로 상장폐지 당할 뻔한 위기도 끝물. 이제는 슬슬 완결까지 나아가기 위해 글을 정리하기 시작하는 절정 단계에 진입하게 될 예정입니다.

    되도록이면 제대 1주년이 되는 5월 1일 전까지 완결을 내고 싶지만, 뭐 허리가 버텨준다면 더 빨리도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아무튼 100화까지 함께해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먼저 올립니다.

    높이 올라갔을 때의 충격도 더 크다고, 사실 누구 탓할 거 없이 오롯이 제 역량 부족이긴 하지만. 초반에 반짝 반등했다가 떨어질 때의 아픔이 더 크긴 했지만. 제 실력에 맞는 자리로 돌아온 거라고 생각하면서 쓰는 동안 함께해주신 독자 여러분 덕분입니다.

    최근에는 PD픽도 들어서 다시 한 번 분에 넘치는 관심을 받기도 했고요. 이 자리를 빌어 PD님께도 같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모쪼록 완결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흐드러지게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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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Don’t Want To Be the Protagonist of a Romance Novel

I Don’t Want To Be the Protagonist of a Romance Novel

로판 주인공 하기 싫습니다
Score 3.9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was reincarnated as the eldest son of a noble family with nothing to do.

Even if I put aside the fact that the world I was reincarnated into is a little strange.

– Northern Grand Duchess Eileen is confused after realizing she has regressed.

– Admiral Lassiel realizes she has regressed and immediately turns the fleet around.

– Princess Elena prepares to inspect the Weiss County, chewing over the past.

What is th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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