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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0

        

         

       *** ***

       

       ‘어쩌다보니 여기까지 올라왔군.’

       

       황금선은 감흥에 잠겨 사천성을 내려다 보았다. 황금선이 태어났을 때 황가는 그냥 사천에 있는 적당한 상인 가문 중 삼남에 불과했다. 어머니의 출신도 한미해 딱히 대접받지 않는 삶. 불퉁하게 구는 하인 한 명을 부리는 삶이었다.

       

       그러다가 여가산장의 일에 발을 담그고 가문의 구원자가 되어 가주의 직위에 오르고 그 뒤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위를 추구했다.

       

       황금가는 사천성 제일의 상인가문이 되었고 황금선은 그런 상인가문의 가주가 되었다.

       

       하인 하나 온당히 부리지 못하던 황금선은 이 사천성의 만인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영향력을 손에 넣었고 여일예 앞에 사천성 사람 전체를 던져 넣어 방패로 쓸 수 있을 만한 위치에까지 오른 것이다.

       

       황금선은 앓던 이가 뽑혀나가는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의 최대 약점이라 할 수 있는 여가산장에 대한 일이 마무리되어 가고 있었으니까.

       

       ‘이번엔 그 불씨까지 모조리 정리해주지.’

       

       황금선은 점창파를 떠올리며 인상을 찡그렸다. 제 제자는 정말 끔찍이도 아끼는 문파.

       

       여일예는 황금선의 약점이나 마찬가지였다. 물증을 없애는 것 만큼이나 여일예를 처리하고 싶었다.

       

       결국 점창이라는 배경이 없으면 여일예를 제거하는 건 일도 아니었으니. 점창이 여일예를 파문하도록 여러 일을 꾸몄다.

       

       여일예에 대한 과장된 소문도 내보고 출도할 때마다 낭인을 고용해 여일예를 자극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여일예는 다른 구파일방 소속이었다면 파문되고도 남을 소문의 소유자가 되었지만 점창은 꿋꿋이 여일예를 품었다.

       

       결국 황금선은 점창파가 얼마나 제자를 아끼는지만 절실히 깨달은 채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그 일관된 어리석음은 인정하지.’

       

       휴적.

       

       대부분의 문파에는 일시적으로 제자의 신분을 정지시키는 제도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실제 휴적을 허가해주는 문파는 없다. 휴적을 신청하는 것 자체가 제자 신분으로는 행할 수 없는 일을 하겠다는 소리였으니까.

       

       문파의 이름과 명성에 치명적인 타격이 갈 수도 있는 일을 하고 다시 문파에 돌아오겠다는 것인데 그걸 어느 문파에서 허락해주겠는가?

       

       그러나 황금선은 점창파가 여일예의 휴적 처리를 해 줄 것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그가 여태 경험한 점창은 휴적 처리를 받아 줄 문파였으니까.

       

       그러니 점창까지 한번에 쓰러트릴 수 있는 치명적인 덫을 설치할 수 있었다.

       

       ‘여일예. 너는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까.’

       

       황금선은 자신의 앞에서 거침없이 내공을 터트리며 자신을 노려보았던 여일예를 떠올리며 큭큭 웃었다. 감히 일개 무부 주제에. 사람 한 명 움직일 수 없는 주제에 위협을 느끼게 만든 상대. 지금의 황금선을 단번에 파멸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자.

       

       본인이 벌인 일 때문에 사천성의 사람들이 모두 고통에 신음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여일예는 어떻게 행동할까.

       

       분노에 눈이 멀어 황금가에 처들어 오더라도 이미 늦었다.

       

       “황보경찬이라 합니다. 이리 위명이 자자한 황금가의 가주님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점창파 대제자 혁기린입니다.”

       

       “청성파의 종혁이라…”

       

       “오오, 무림의 영웅들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본인은 과분하게도 사천상인연합회의 고문 직을 역임하고 있는 황금가의 가주 황금선이라 합니다.”

       

       여일예를 막을 수 있는 방패들을 소환해 놓았으니까. 점창은 모르겠으나 황보세가, 청성파, 종남파, 아미파는 사천 상인의 거두이자 연합회의 실질적인 일인자인 황금선과 어떻게든 끈을 대고 싶을 것이다.

       

       이들은 황금가에 여일예가 처들어온다면 그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여일예를 격퇴해 주겠지.

       

       ‘와라. 그리고 절망해라.’

       

       산적에 대한 소문은 온 사천을 진동시키고 있으니 여일예의 귀에 들어가는 일은 시간 문제일 테고 여일예는 산적에 대한 일을 듣자마자 누가 이 일의 배후인지 바로 알게 될 일이었다.

       

       그리고 여일예가 이 사천성에 도착한다면.

       

       자신 때문에 사천성에 입성할 기회조차 받지 못 한 채 다른 네 문파들의 집중 견제를 받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될 것이다.

       

       황금선은 그 소식을 접해 듣고 죄책감과 분노에 얼굴을 일그러뜨릴 여일예의 모습을 상상했다.

       

       ‘네 마음이 언제쯤 꺾일지 궁금하구나.’

       

       꺾이지 않는다면 또 다른 수를 준비해야지. 이제 사전 작업이라 할 것은 다 끝났으니 별로 어려울 일도 아니었다. 점창파를 더욱더 몰락시키고 더 많은 사람들을 고통에 신음하도록 만들면 그만.

       

       “영웅분들께서 허름한 객잔에 머물고 계시다는 소식을 듣고 이 황모 가슴이 아파 여러분들을 초청했습니다. 내세울 것은 없지만 사람을 대접하는 일에는 이골이 난 집안이니 조금이라도 편하게 모실 수 있을 것이라 여겼지요.”

       

       “하하하! 가주님의 겸손이 과하시군요. 어찌 천하에 위명이 자자한 황금가의 접객을 마다할 수 있겠습니까? 가주님께서 이리 저희를 환대해 주시니 그저 송구할 따름입니다.”

       

       여일예는 어디까지 견딜 수 있을까.

       

       진득하게 피어 오르는 유열에 황금선은 미소 지었다.

         

       *** ***

       

       한낮의 기루.

       

       잠봉문의 장로 개명부는 주변의 눈치를 살피며 성락루로 들어갔다.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성락루의 무사가 개명부를 알아보고는 고개를 숙였다.

       

       오늘은 이 성락루에서 비밀리에 사천성 문파들의 회동이 이루어진다. 그렇기에 성락루의 무사는 이미 몇 번이나 다른 문파의 중진급 인사들을 안내하고 있었다.

       

       다만 개명부가 무사에게 안내받는 길은 다른 이들과는 다른 길이었다.

       

       “오래간만이로군. 아니 맨 얼굴을 보는 것은 처음인가? 이래저래 스치면서 마주치기는 했겠지만은…”

       

       “흥. 가급적 보지 않았으면 했건만.”

       

       개명부는 쥐 수염이 난 중년인을 노려보았다. 중년인은 그런 시선을 받고도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바로 성락루주 유지경이었다.

       

       ‘빌어먹을…꼴이 말이 아니게 되었군.’

       

       개명부는 인상 찡그렸다. 15년전 잠봉문의 일개 무사에 불과했던 개명부는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한 야심에 불타고 있었지만 방법이 없었다. 잠봉문의 중진이 되기 위해서는 공적이 필요했으니까.

       

       그런 개명부에게 여가산장을 터는 일은 기회였다.

       

       일은 아주 쉬운 일이었다.

       

       여가산장은 사천과 운남의 경계에 있었고 사천에서 벌어진 정파와 사파의 대결의 여파가 직격타로 이어지는 곳이었다.

       

       사천에서 도주한 사파들이 운남에 스며들면서 운남의 잡다한 정파가 쓰러지고 사파가 득세하던 시기였고 그에 위기감을 느낀 여가산장은 낭인이라도 고용하며 경비를 강화하려 했다.

       

       그런 산장에 낭인으로 잠입하며 산장의 재물을 꿀꺽 삼키면 그만.

       

       본래라면 산장 하나를 말소시키는 일은 아무래도 위험부담이 컸다.

       

       그러나 운남은 사천에서 밀려난 사파 세력과의 충돌로 혼란이 큰 상황이었으며 사천은 거대방파들을 등에 업은 중소방파들의 경합으로 시끌시끌했으니 묻어가기 딱 좋았다.

       

       개명부는 혀를 찼다. 산장에서 훔친 막대한 돈으로 산장을 불태운 동료 구악검 독영찬을 고용해 탕수문을 와해시켰다. 개명부는 잠봉문에서 그 공로를 인정받아 순식간에 중진으로 대접받으며 빠르게 문파 내에서 입지를 다졌다.

       

       ‘그때 월야도 야적…그 녀석이 성공만 했더라면.’

       

       구악검 독영찬은 성공했으나 월야도 야적은 실패했다. 개명부는 아직도 그때의 일을 생각하면 속이 쓰렸다. 자장문이 쓰러졌다면 지금 잠봉문은 사천성의 지배자가 되었을 텐데..!

       

       탕수문을 쓰러트린 공적으로 입지를 다졌지만 자장문을 쓰러트리지 못한 탓에 문파를 지배할 수 있을 정도의 영향력을 손에 넣는 것도 실패했다. 지금도 잠봉문에서 개명부가 발휘하는 영향력은 적지 않았지만 일만 잘 풀렸다면 사천성의 패자가 될 문파의 실질적 지배자가 될 수 있었던 것에 비하면 조촐한 성과였다.

       

       ‘그에 반면 이 녀석들은…’

       

       여가산장에서 일어난 혈사의 범인들은 각양각색이었다. 그중 구악검 독영찬이나 월야도 야적 같은 음지에서 막 살아가는 자들이야 자신의 정체를 그리 철저하게 숨기지 않았지만…개명부와 같이 양지에 신분이 있는 자들은 철저하게 정체를 은폐했다.

       

       그리고 사천성에 귀환하고 깨달았다.

       

       황금가의 황금선. 성락루주 유지경. 이 두사람은 여가산장에서 혈사를 일으킨 동료였다는 것을. 갑작스러운 금력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경쟁자를 제거하는 독심까지.

       

       아무리 철저하게 위장했어도 단서 하나 남기지 않을 수는 없었으니, 확실한 심증을 가지고 보니 그 정체가 보였다. 그들은 그렇게 서로의 존재를 확인했다.

       

       그리고 세 사람은 암묵적으로 서로를 도왔다. 동지애라기보다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세 사람은 산장 하나를 세상에서 없애 버려서라도 성공하고 싶은 자들이었고 너나 할 것 없이 위험을 감수하며 치고 올라갔다.

       

       가령 유지경이 고꾸라졌다 치자. 그렇다면 과연 유지경은 그냥 죽을까? 최후의 수단으로 여가산장의 혈사를 밝히겠다면서 황금선과 개명부를 협박할 것이 뻔했다.

       

       “결국 그 계집이 일을 치고 마는군.”

       

       “후후, 그 덕에 나. 아니 자네까지 큰 이득을 보았으니 좋은 일 아닌가?”

       

       그렇게 암묵적으로만 서로를 돕던 두 사람에게 황금선의 서신이 날아들었다. 그 안에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 담겨 있었다.

       

       “이제 이 유지경이 사천의 야왕이라 불릴 날이 머지 않았군…!”

       

       경기에 가장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는 직종은 바로 유흥업이다. 전낭이 두둑하면 평소에 청주 한 병으로 만족하던 자들도 옆에 여자를 끼거나 좋은 안주를 곁들이고 싶어지니까.

       

       매일매일이 전성기의 갱신이던 지금의 사천은 순식간에 경색되었고 빚을 내서 나날이 사업을 확장하기 바쁜 루주들이 대다수였다.

       

       사천의 밤거리를 집어삼키기 최적의 환경. 거기에 황금선은 유지경에게 막대한 자금 지원을 약속했다. 황금가의 황금으로 경영난에 빠진 기루들을 집어삼킨다면 정말 사천성의 야왕이 탄생할지도 모를 일.

       

       ‘황보세가나 구파일방의 일원이라….’

       

       반면 개명부는 사천성에 새로이 자리잡을 세가나 문파의 합류를 약속받았다. 잠봉문의 측근들 일부와 함께 구파일방으로 이적할 수 있는 기회. 구파일방에서도 중진으로 대우 받기는 어렵겠지만 고작해야 잠봉문의 장로보다야 훨씬 좋은 자리임은 확실했다.

       

       무엇보다 구파일방의 무학이라면 초절정에서 꽉 막혀버린 경지 역시 올릴 수 있을지 모를 일이었다.

       

       화경에 오르기만 한다면야 구파일방에서도 대우 받을 수 있을 터.

       

       “이번 일 잘 처리하자고.”

       

       “좋다.”

       

       유지경은 사천성에 자리잡은 문파들에 대한 비방과 민심을 흉흉하게 만들 소문을 풀었다.

       

       개명부 역시 맡은 역할이 있었다.

       

       그 역할은 바로 사천성 문파들의 분열을 유도하는 것이었다.

         

       개명부가 안내인의 안내를 받아 도착한 전각에는 이미 수많은 사람이 착석해 있었다.

       

       “이제야 주인공이 오신 모양이네요.”

         

       유사연은 개명부를 보며 속으로 이를 갈았다.

       

       ‘빌어먹을, 자식.’

         

       유사연은 탕수문의 생존자였다.

       

       구악검 독영찬을 부려 탕수문을 파멸시킨 수작을 부린 작자. 당장이라도 씹어 먹어도 시원치 않으나 유사연이 지금껏 인내해온 이유는 잠봉문 그 자체를 이 무림에서 지워버리기 위함이었다.

       

       탕수문의 관계자라는 것이 드러나면 개명부에게 목숨을 노림당할지도 모른다 생각해 성도 이름도 버리고 사천에 녹아들었다.

       

       유사연은 필사적으로 감정을 다스렸다. 개명부는 지금 탕수문의 생존자들이 모두 흩어져 사라졌다고 방심하고 있었다. 군자의 복수는 10년도 이르다 했던가. 군자도 혀를 내두를 만큼 오래 참았거늘 이제 와서 감정을 드러내 단서를 주려 하다니 안될 말이었다.

         

       유사연은 도를 넘은 증오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서 애썼다. 어디까지나 낭인객잔의 일로 인해 분노를 표출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감정을 조절했다. 다행인 점이라면 다수의 문파장이 개명부를 노려보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는 점이랄까.

         

       구파일방의 지부를 설립하는 여론을 밀어내기 위해서 어떻게든 활약을 해 보려 했는데 그걸 방해하다니!

         

       “뻔뻔하군!”

         

       “잠봉문은 무슨 생각인가! 공연에 난입해서 그런 짓을 벌이다니! 대답을 잘 해야 할 걸세!”

         

       개명부는 태연하게 팔짱을 끼며 말문을 열었다.

         

       “일단은 객잔주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지. 내 충분한 금전적 보상을 하도록 하겠소. 다친 낭인들에게는 평상시 의뢰비의 10배를 지급하지.”

         

       “돈 몇푼으로 무마할 일이 아닐 텐데요.”

         

       “그럼 추후 원하는 배상을 잠봉문으로 전달하시오. 미안하지만 객주, 오늘 내가 이 자리에 온 이유는 내가 그런 행동을 한 이유와 사천성 문파들에게 청사진을 제공하기 위해서요.”

         

       ‘이 자식, 무슨 속셈이지?’

         

       유사연은 개명부를 노려보았지만 개명부는 유사연을 바라보는 대신 다른 문파장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제오늘, 소문이 돌고 있는 것을 들은 자가 있소?”

         

       문파장들이 술렁거렸다. 소문에 민감한 몇몇은 인상을 찡그렸다.

         

       “사천성 문파들이 합심하여 산적들을 토벌할 구파일방 고수가 오는 것을 막고 있다! 이런 소문이 돌고 있는 판국이오.”

         

       술렁술렁.

         

       문파장들이 술렁였다.

         

       “그런 소문이 돌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니 그런 소문이 돌고 있었단 말인가?”

         

       문파장들이 소문의 진위여부를 확인하기를 기다렸던 개명부는 목소리를 높였다.

         

       “내가 어제 급히 그 어설픈 연극을 막은 것은 그래서요! 사천성 사람들의 불만은 그런 가벼운 봉사나 연극 따위로 해소할 수 없을 정도로 부풀어 오른 상황!”

         

       “그래서 뭘 어쩌자는 말이오!”

         

       “애초에 잠봉문의 태도가 영 신뢰가 안 가!”

         

       “사천인들의 민심은 이미 우리를 떠났다는 이야기요! 우리들끼리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란 말이외다.”

         

       개명부가 열변을 토했다.

         

       “산적으로 인해 사천성이 죽어가는 판국에 봉사 활동? 낭인 퇴치? 고작해야 그런 것으로 어찌 사천인들의 민심을 되돌릴 수 있겠소? 그러니 우리 역시 새로운 살길을 찾아야지.”

         

       새로운 살길? 문파장들은 개명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거대방파들의 지부가 세워진다는 것을 너무 부정적으로만 바라보는 것 같군. 이 거대한 사천성을 관리할 인력이 갑자기 어디서 솟아나겠소? 또한 아무리 사천성의 지부라 한들 지부는 지부! 본산이나 본가에서 벗어나 이곳에 오기를 희망하는 인원이 얼마나 있겠소?”

         

       개명부의 말에 몇몇 문파장들이 술렁였다.

         

       “현지 충원…”

         

       “어느 정도는 현지의 인력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나….아니 대규모 인원 충원이 있을지도 모른다.”

         

       문파의 장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개명부의 말은 현실적인 설득력이 있었다. 막대한 부지에 들어갈 사람도 있어야 하고 사천성을 통제하기 위한 인력을 빠르게 수급해야 할 필요도 있었다. 제자를 모집해 제대로 된 무인을 양성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까.

       

       빠른 인원 충원을 위해 사천에서 외부 인력을 흡수할 이유는 충분했다. 문파의 대표들은 그 사실에 갈린 반응을 보였다. 스스로의 문파를 지키고자 하는 반응과 차라리 구파일방이나 황보세가에 흡수되는 편이 낫지 않을까 하는 반응.

         

       개명부는 속으로 미소 지었다.

         

       이건 거대방파에 끈이 있는 문파들에게만 매력적인 이야기였다. 아무리 대거 인원을 확충한다고 해도 인연이 없는 문파에서 사람을 받을 리가 있겠는가.

       

       “차라리 그 편이 현실적일지도…”

       

       “거대방파의 흡수라..”

         

       거대방파와 끈이 닿아 있는 이들이 혹한 표정을 지을 때, 거대 방파의 도움 없이 자력으로 문파를 일군 자들은 거대 방파와 끈이 닿은 자들에게 비난을 퍼부었다.

       

       “문파를 버릴 생각을 하다니! 자네가 그러고도 문파의 중진인가!”

       

       “뭣이! 사천낭인을 시켜 우리 제자를 해한 놈들이!”

         

       거대방파와 끈이 없는 그들로서는 지부 설립 자체가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였으니까. 어떻게든 중론을 사천성 문파들끼리 힘을 합치는 쪽으로 틀어야 했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산만해졌다. 결국 문파마다 입장이 있으니 다양한 선택지가 제시될수록 각자의 이득에 따라 사분오열 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유사연은 입술을 깨물었다.

       

       ‘…틀렸어.’

       

       지금 이 사분오열된 문파들을 규합하기 위해서는 압도적인 보상 혹은 일치단결해서 이룩해야 할 명확한 목표가 필요했다.

         

       그러나 문파의 명운이 걸린 이 판국에서 판단이 갈린 사천성 문파들을 일치단결 시킬 수 있는 목표가 있을까.

       

       사천성의 문파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사천성 문파 회담은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한 채 결렬되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22/08/11일 86~104화 리메이크가 적용되었습니다.

    ep.89~104화 사이를 읽던 독자님들은 내용 수정 공지를 참고하시어 수정 내용을 파악하시거나 89화부터의 재독을 권장드립니다.

    댓글과 본문의 내용이 상이할 수 있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나약나약]님께서 [20코인]을 후원해 주셨네요.

    100화 축화 후원 정말 감사합니다!

    그 외에도 100화 축화 댓글 달아주신분들 너무 감사합니닷!

    200화에도 댓글을 달아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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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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