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101

        

         – 적이 사리분별마저 어려운 심신 미약 상태인 줄 알았다면 처음부터 제가 진입할 걸 그랬습니다. –

         

         “글쎄… 그건 잘 모르겠는데.”

         

         로잘린에게 간략하게 설명받은 내용을 토대로.

         돌연 전장에 홀로 남겨져 고전하고 있을 아시프를 지원하기 위해 달려가던 제로 녀석이 원격 통신으로 중얼거렸지만, 나는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해주기 힘들었다.

         

         툭하면 섬멸, 섬멸 노래를 부르는 애를 바로 실전 인질극 상황에 투입하기엔… 내가 너무 무책임한 사람 같지 않은가?

         더군다나 직접 나선 덕분에 향후 로잘린과의 관계에도 굉장한 청신호가 들어온 것 같아서 긍정적이었고.

         

         “아나스타샤 언니. 여기! 따로 더 필요하신 데이터가 있나요?”

         

         “어… 아니, 충분히 고마워…?”

         

         불쑥 들어온 그녀의 얼굴만큼 내 목을 뒤로 당겨서 최소한의 퍼스널 스페이스를 유지.

         하지만 여전히 어깨에 비벼지는 붉은 비단과도 흡사한 머리카락의 감촉과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보내오는 선망의 시선이 내 침착함을 어지른다.

         

         …분명 나는 적일지 친구일지는 알 수 없다고 말한 것 같은데, 조금 과한 신뢰를 받고 있는 것 같다.

         

         한쪽 눈으로는 제로의 시야, 다른 쪽 눈으로는 로잘린이 출력해주는 컴퓨터 화면을 유심히 살핀다.

         적의 배치, 대략적인 무장, 승무원의 통화를 도청해 알아낸 수비대의 위치와 예상 도착 시간 등이 한 눈에 알아보기 쉽게 정리된 그건 나에게 제출하는 프레젠테이션처럼 보였다.

         

         다각도로 전황을 분석하고 지켜야 할 승리 조건을 명확히 하는 게, 유능한 오퍼레이터의 교본이나 다름없어서 내가 보고 배워야 할 판이니 제발 그… 소감을 말해 달라는 표정 좀 거두어 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작업물은 봐도 잘 모르겠다고!

         

         – 타이토 갱단의 잔존 병력과 외팔 남성. 정면에 확인, 곧바로 가세해서 교전하면 되겠습니까? –

         

         “아니! 그냥 아시프가 빠져나오게만 도와줘.”

         

         남은 시간을 힐끔 확인하고 방침을 정했다.

         

         어디까지나 내 실수이긴 했어도 객실에 잠복해 있던 놈에게 기습을 허용한 뒤, 의욕 넘쳐흐르는 로봇이 거의 모든 방을 뒤집어 엎어 놓으면서 전진해왔으니 기차 앞쪽은 이미 안전 지대.

         

         결국 남은 적들은 그동안 아시프가 틀어막아서 오도가도 못하고 있는 저놈들뿐이라는 건데….

         

         “아예 통로 문을 다 닫고 내부 방화 차단벽까지 내려버릴까요 언니? 어차피 길을 열던 전위도 아까 리더가 정리해버려서, 한 번 가둬버리면 빠져나오기도 힘들 텐데.”

         

         “그… 조금만 진정해 줄래?”

         

         아직 끔찍한 원망과 분노가 남아있는듯, 고독의 항아리를 만들어버리자는 무시무시한 로잘린의 제안을 반려했다.

         

         그렇게 거창한 작전을 짤 필요도 없이. 여기까지 강도 계획이 무참히 꼬인 시점에서 놈들의 결말은 두 가지로 정해져 있었으니까.

         

         곧 닥쳐올 국경 수비대에게 잡혀가서 즐거운 조사-고문-을 겪던가, 아니면….

         

         

         

         ★ ☆ ★ ☆ ★

         

         

         

         시간을 거슬러, 때는 로잘린과 아나스타샤가 성범죄자의 존재에 시달리기 전.

         

         삐이이익—!

         쿵….

         

         “……!”

         

         도려내진 목과 입에서 풍선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나고, 가는 길의 마지막 단말마조차 내지르지 못한 남자가 복도에 고꾸라진다.

         

         설령 죽은 동료가 보내는 최후의 신호라 해도, 뭔가가 부딪히는 소음 정도로는. 안타깝게도 목숨 내놓고 농성하는 손님들을 상대하느라 바쁜 강도들의 주의를 끌기 힘들었다.

         심지어 범인이 시신을 손으로 받혀서 천천히 바닥에 내려놓은 데다가, 타이밍 맞춰서 ‘오작동’한 기차의 알람 소리까지 겹쳤다면 더더욱.

         

         그리고… 그게 정확하게 아시프가 노린 바이기도 했고.

         

         

         “반대로 돌아가던가! 니 새끼들이 총을 버리고 들어와서 물건을 빼가던가! 입맛으로 골라 이 머저리들아!”

         

         “씨발 이 개간년들이?! 맞은 편에는 출입구가 없는데 뭔 개소리를…! 차라리 쥐 죽은 듯 있으면 넘어갔을 것을!”

         

         

         “…쯧.”

         

         – 리더, 그냥 평소처럼 멀리서 탕탕! 하면 끝나는 일 아니었어? 이건 너무 무리하는 것 같은데…? –

         

         “한 팔로는 라이플을 쓰기 힘들다. 임플란트를 혹사하면 출력은 비슷할지 몰라도, 근본적인 감각도 다르고.”

         

         비좁은 길목을 사이에 두고 신경전이 한창인 두 집단을 일별한 아시프는.

         피와 지방으로 엉망이 된 잭나이프(Jackknife; 주머니칼)의 상태를 본 그는 제역할을 다한 도구를 조용히 내려놓고, 쓰러진 강도의 품을 뒤져 똑 닮은 새 칼을 찾아냈다.

         

         흡사 좀도둑처럼 야비한 손놀림이었으나, 용병 시절도 그렇고 지하 조직에 소속된 뒤로도 그렇고. 열세하게 싸우면서 몸에 밴 현지조달의 습관은 아무래도 쉽게 가시질 않았다.

         

         사실… 손에 익은 도끼들을 아주 불행하게 다 잃어버리지만 안았어도 일어나지 않았을 문제이긴 했지만.

         

         으득!!

         

         “겍…?!”

         

         실 끊어진 인형처럼 또 하나가 무너진다.

         새어 나오려는 신음은 정확하게 경추에 틀어박힌 칼이 비틀리며 완전히 잠재웠다.

         

         맨 뒤에서부터 차근차근. 유별난 소음이 놈들의 주의를 끌지 않도록 신중하게 거리를 좁혀 나가는데 성공한 그도 언제까지고 이렇게 재미만 볼 수 없다는 건 알았다.

         

         “…아무리 둔한 놈들이라도 슬슬 눈치챌 법도 한데. 혹시 우선적으로 노려야 할 강화 인간이 있나?”

         

         – 이런 고물 기차에 열화상 카메라나 홀로 스캐너 따위가 달려있을 리가 없잖아! 굳이 따지자면… 찌그러지기 싫으면, 무조건 저놈부터 노려야겠네요. –

         

         ‘저놈’이 구체적으로 누구인지는, 오퍼레이터인 로잘린이 송신하는 데이터로 강조하지 않아도 금세 알아챌 수 있었다.

         심어진 부품을 확인하지 않으면 개조 여부를 판단하기 힘든 사람과 달리 외형부터 남다른 깡패가 주섬주섬 몸을 일으켰으니까.

         

         “수류탄! 아니면 아무 폭탄이라도 좋으니까, 꿍친 게 있으면 다 꺼내 봐! 방 안에 한 발만 제대로 집어넣으면 끝나는 걸 멍청하게 실수해서 얼마나 시간 낭비를….”

         

         “이젠 다 필요 없어. 야, 빅보이! 이 쉐끼 팔 다 식었으면 그만 움직여! 떼어낸 문짝을 방패 삼아서 그냥 밀고 들어간다!!”

         

         “…후욱!”

         

         삐걱거리는 불쾌한 소리와 함께.

         노린 건 아니겠지만 카메라의 사각지대, 구석에 주저앉아서 쉬고 있던 살…이 아니라 근육덩어리가 움직인다.

         

         머리나 몸이 앙상한 건 아니었다.

         오히려 꾀죄죄한 나머지에 비하면 건강하다 못해 육체미가 넘쳤으나. 뭐든 중요한 건 균형(Balance)이라고, 어깨에서부터 이어진 비대한 양 팔이 모든 걸 엉망으로 만들고 있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후욱… 후욱!”

         

         혈액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처럼 새빨갛게 달아오른 팔뚝과 목을 빅보이가 뻐근하게 돌렸다.

         

         그 꼬라지를 본 아시프는 과연 이해도 하지 못한 최신 기술을 선뜻 적용할 생각을 한 걸 칭찬해줘야 할지, 좆대로 해석해서 실전에 들고나온 걸 후회하게 만들어줘야 할지 머리가 지끈거렸다.

         

         이런 녀석들이 정식으로 저거노트 시술을 받았을 리도 없으니 아마 우연히 구한 약물을 팔에만 투여했거나… 시술 도중에 의사를 죽여버렸거나 둘 중 하나겠지만.

         

         어느 쪽에 속한 건지 모를 기괴하기 짝이 없는 흉물이자 시한부 인생이라 하더라도 그는 저게 제풀에 지쳐 자연사하기를 기다릴 상황이 못 됐다.

         

         저런 거에 승객들이 죽어 나가서야 일부러 나선 의미가 없었으니.

         

         “정면에 시선 교란 좀 부탁하지…!”

         

         – 무, 뭣?! 여기서 뭘로요! –

         

         “아무거나!!”

         

         세상에서 가장 열 받는 대답이 아무거나라며 로잘린이 머리속에서 꺅꺅대거나 말거나, 목표를 확정한 아시프는 바람처럼 내달렸다.

         

         마음 같아서는 후방을 확인하지 않은 지금, 챙겨온 핸드건으로 간단하게 처리하고 싶었지만… 저 애매한 개조 인간의 방탄 성능이 가늠되질 않았기에. 확실하게 몸소 뛰어드는 선택지를 택했다.

         

         스릉….

         

         품질이 쓰레기 같은 나이프를 던져버리고. 대신 자신의 가방에서 챙겨온 샴쉬르(Shamshir)처럼 생긴, 그립이 단단하고 날카롭게 벼려진 단검을 뽑아 들었다.

         

         저항하지 못하도록 치명적인 일격.

         이후 몸을 빼내는 것까지 고려하면 정말 깔끔한 클린 히트가 요구되는 순간이었지만 아시프는 걱정하지 않았다.

         

         그녀는 기대에 부응해줄 테고, 자신도 실망시키지 않을 자신이 있었으니까.

         

         – 아… 진짜! 나도 몰라요! 이게 최선이니까, 허망하게 죽지만 말아요! –

         

         돌연 모래바람이 기차 안으로 몰아 닥친다.

         미리 예고를 받은 아시프는 눈을 감았고, 영향권 내에 없던 입석 승객들은 화들짝 놀라 문가에서 물러섰다.

         

         “악?! 씹 이게 뭔!”

         “카메라, 카메라를 깨! 기업 따가리들이 남아서 헛수작을 부린다!”

         

         일제히 개방된 문과 창문을 타고 넘어온 흙먼지와 사막의 열기가 비교적 차가운 실내 공기와 만나 휘몰아친다.

         

         기류를 타고 무분별하게 튀어 오른 모래 알갱이가 민감한 점막을 괴롭혀 혼란을 초래했다.

         원래 이 근방을 거점으로 삼는다는 건 거짓말이 아니었는지 금방 냉정을 되찾고, 편히 풀어놨던 옷들을 다시 여미기 시작했으나….

         

         “어.”

         

         꼼지락거리며 후드를 뒤집어쓰느라 고개가 돌아간 갱과 막 도약한 아시프의 눈이 스치듯 맞았다.

         그가 멍청한 신음소리에 손을 늦춰줄 만큼 물렁한 사람이었다면 또 몰랐겠지만 그럴 리가 없었다.

         

         까드득!!

         

         ‘이런!’

         “그르르륵?!”

         

         무슨 돌에 칼질을 한 것 마냥 금속 갈려 나가는 소리와 함께 내리친 손아귀가 찢어진 감촉이 돌아온다.

         통각마저 지워진 건 아닌지 빅보이의 괴성이 울려 퍼졌으나, 달라붙은 날파리를 후려치고자 솥뚜껑 같은 팔도 마찬가지로 따라 올라왔다.

         

         거체가 좌우로 격렬하게 요동친다.

         핏발선 근육이 얼마나 단단하게 뭉쳤는지 꽂힌 날은 더 파고들지도 못했지만 반대로 뽑혀 나오지도 않았다.

         

         계산 실수다. 피부는 상상이상으로 단단했고, 한 팔로 휘두른 단검은 상상이상으로 힘이 약했다.

         그나마 최초에 무게를 실어서 내리친 만큼 날을 박아 넣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이걸 다시 뽑는다고 뾰족한 수가 생길까?

         

         “^%&$!!”

         

         중앙에서 광분하는 빅보이와 그 어깨춤에 달라붙은 아시프.

         어찌어찌 가장자리로 물러나서 휘말리는 건 피했지만, 서로가 서로의 사선에 놓인 꼴이라 방아쇠를 당기지도 못한 채 눈치보는 강도들.

         

         …의도한 건 아닌데 꽤 괜찮은 무기가 생겼다고 그는 속으로 웃었다.

         

         “이럇!”

         “그르룹?!”

         

         고삐-칼자루-에 힘이 들어가자, 고압 전류에 감전된 것처럼 빅보이의 몸이 곤두섰다.

         

         덮쳐드는 손바닥을 피해 등짝을 놀이터 삼아 이리저리 도움닫기를 반복하던 두 다리가 놈의 목을 감싼 채로 매달리고, 상처에서 피가 줄줄 흐르는 것도 개의치 않고 지렛대로 삼을 단검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만약 아나스타샤가 이걸 구경했다면 기립박수를 치면서 물어봤을 것이다.

         그건 대체 어디서 배워 먹은 레슬링 기술이냐고.

         

         “씨바아아알—!”

         

         비명은 와직!! 하는 파쇄음에 삼켜졌다.

         발 끝부분으로 빅보이의 머리를 틀어쥔 아시프가 있는 힘을 다해 몸을 휘두른다.

         

         비록 팔 하나가 없었으나 성인 남성의 몸무게에 원심력까지 더해지자 단검이 조금씩 빅보이의 목을 도려냈다. 그렇기에 둔탁하지만 소름 끼치는 절단음이 귓가에서 생생하게 들리는 놈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어쭙잖게 약을 쓰다가 말도 똑바로 못하는 병신이 된 건 어쩔 수 없어도, 세상 그 누가 이런 식으로 서서히 참수당해 죽고 싶었겠는가?

         

         쾅!!

         

         마구잡이로 휘둘러진 주먹이 또 한 명을 피떡갈비 겸 기차의 일부로 만들었다.

         충분한 냉각 과정도 없이 출입문도 열고, 보안문도 부수느라 달궈졌던 팔이 이젠 검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순환하지 못하는 혈액, 치솟은 채로 떨어지지 못하는 체온.

         세포가 모조리 괴사하는 공포는 반 바퀴쯤 돌아간 단검이 낸 고랑이 주는 고통과 상실감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옳…지!!”

         

         아시프라고 마냥 상태가 좋은 건 아니었다.

         

         날뛰는 황소에 똑바로 올라탔어도 진작 토했을 멀미감을 거꾸로 매달려서 몇 배는 강하게 경험하고 있는 데다가, 때로는 당장이라도 파고들어 결판을 지을 것처럼 굴다가도 다시 무게중심을 틀어 광분한 빅보이가 벽에 꼬라박지 않도록 조종해야 했으니까.

         

         물론… 갱단의 비밀병기가 한순간에 처죽여야 할 씹새끼로 변해버린 강도들의 상황에 비하면 약과지만.

         억울해도 어쩌겠나? 이게 상대를 잘 골라서 덤벼야 하는 이유면서, 달콤한 보상에 눈이 멀어 미지에 함부로 뛰어든 대가일진대.

         

         으드득…!

         

         시계추처럼 대롱대롱 흔들리던 몸이 솟구쳐 다시금 어깨 근처에 자리를 잡는다.

         

         고개를 뒤로 젖히자 드러난 아시프의 얼굴은 짧은 운동이었지만 워낙 거셌던 만큼 땀범벅이 되었으나, 그보다 더한 성취감이 서려 있었다.

         

         “잘…! 가시게!!”

         “그릅!! 그긱… 그… 그만…!!”

         

         돌덩어리에 꽂힌 검을 뽑아내듯, 찢어지고 까진 손이 결착을 짓기 위해 거세게 당겨졌고.

         

         이내… 볼품없는 머리가 하늘을 날았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원조가 되는 레슬링 기술은 헤드시저스 휩(Headscissors Whip).
    그 다리 사이에 머리 끼고 빙빙 도는 기술 맞습니다.

    100화 기념 축하와 이모티콘 달아주신 분들 다 너무 감사드립니다! 답례로 2화 분량을 연재해보려고 했는데… 이미 또 지각인지라 오늘은 여기에서 마무리했습니다.
    항상 과분한 사랑과 관심을 주셔서 몸둘 바를 모르겠네요.

    병원 갔던 일은… 솔직히 심란함만 늘은 것 같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출입수칙이 바뀌다가 이상해진 건지 모르겠는데, 중환자실은 오히려 면회가 가능했는데 일반병실은 간병인 외에는 아예 면회불가라고 하더군요.
    요양병원으로 옮기실 때나 만나뵐 수 있다고 하는데 이게 말인지 방구인지.

    그만 투덜거리고 이만 자러가보겠습니다. 다들 좋은 하루가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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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Sub-Heroine in a Cyberpunk Game

I Became a Sub-Heroine in a Cyberpunk Game

Status: Ongoing Author:
No matter how many times I repeated the episodes, I couldn't clear the true ending of the open-world shooting RPG, Neo Haven. Just when I thought I finally cleared the hidden true ending... they want me to actually clear it without any help from the game system or save/load fea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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