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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1

       이한의 표정이 썩어 들어갔지만, 우습게도 후작은 그조차 유쾌한 듯 웃었다.

       그 정도로 그는 진심이었다.

         

       진심으로….

         

       “자네를 내 아들로 삼고 싶군.”

         

       레비처럼 수양딸로 받아들이겠다는 뜻이 아니었다.

       진정한 의미의 [트리스탄].

         

       놀랍게도 수백 년 역사를 자랑하는 트리스탄의 성을 주겠다는 뜻이었고.

       즉, 후계자 ‘자격’을 준다는 뜻도 되었다.

         

       “단순한 자격만 얻는 게 아니지. 내겐 현재 자식이 없으며, 방계 중 완전한 트리스탄을 이어받을 만한 영특한 녀석들도 없다. 그나마 베일이 가장 가능성이 높긴 하겠지만, 하필 그 녀석은 기사단에 들어가면서 후계자 자격을 모두 포기하고 말았지. 그런 뜻에서 자네가 내 아들이 되는 순간 바로 후계 서열 1위가 되는 것일세! 무려 그 트리스탄의 후작이 될 수 있는 거라네! 아무렴, 이런 기회가 어디 있을까!”

         

       지금밖에 없는 기회.

         

       후작이 내미는 달콤한 제의가 아닐 수 없었으며, 아무리 무욕한 이들일지언정 마음이 안 흔들리고 배길까.

         

       조금이라도 권력욕과 명예욕 등이 있는 인물이라면 이 제의를 거절할 수 없는 없-.

         

       “아니, 진심 사양할게.”

       “…….”

       “혹시나 튕기는 게 아닐까 의심할 수도 있으니 다시 선언하지만. 진짜 싫어.”

       “…거, 트리스탄을 너무 가볍게 보는 게 아닌가?”

       “우습게 안 보고, 그냥 아저씨를 아빠라고 부르는 것부터가 난이도가 극악이네.”

       “……그게 더 상처구먼. 거 귀족도 사람일세. 좀 돌려서 말할 수는 없나?”

       “적당히 돌려서 말한 게 이 정도지, 안 그랬으면 아저씨 감당 못 할걸.”

       “…너무하군.”

         

       후작의 표정은 시무룩해졌다.

         

       * * *

       

       비록 장난스럽게 말하긴 했지만, 후작은 가볍게 ‘아들’ 선언을 한 것이 아니었다.

         

       ‘…정말 아쉽군. 하긴, 쉽지 않으리라 생각은 했지만.’

         

       만약 그가 받아들였다면 진지하게 자식으로 삼을 생각이었으니까.

         

       가문의 중진들과 원로들이 이 얘기를 들었다면 경악을 금치 못했으리라.

         

       아무리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을지라도, 후작가를 침범했던 괴한에게 어찌 트리스탄의 성을 줄 수 있느냐고.

         

       허나 후작은 자신의 결정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생각했다.

         

       ‘이만한 녀석이라면, 후작가를 맡겨도 될 것 같거늘….’

         

       트리스탄은 대귀족이란 이름을 쓰고 있지만, 그들에겐 [신비]는 없다.

       트리스탄의 시조의 경우 신비를 비롯한 마궁(魔弓)과 같은 것이 있었다고 하지만, 그 명맥은 오래 전 끊긴 바.

         

       그 때문일까?

         

       트리스탄은 솔직히 말해 지난 수백 년 동안 수십 번을 가볍게 넘는 위기를 겪었다.

         

       때론 명궁조차 되지 못할 바보 같은 놈이 후계자가 되기도 하였고, 신비나 마궁 따위의 가주를 증명하는 증표가 없다는 이유로 방계들에 의한 반란이 일어나는 경우도 허다했다.

         

       대표적으로 제니미아 자신이 젊을 적, 가문을 잠시 비워뒀을 뿐인데 가문의 중진파와 원로파가 싸워 반으로 쪼개진 경우도 더러 있었으니 말이다.

         

       갈라하드와 라이오넬이었다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으리라.

       그들에겐 ‘절대적인 정통성’을 증명하는 신비가 있었으니까.

         

       하여.

         

       ‘트리스탄에게 중요한 건 트리스탄이란 이름과 무력뿐이다.’

         

       트리스탄이란 성을 앞으로 수백 년 이후까지 전해지게 할 잠재력과 가문 전체를 아우를 압도적인 무력.

         

       이러한 두 가지 자격만 갖춘다면 트리스탄의 성은 누가 이어도 상관은 없다.

         

       어느 귀족은 ‘피’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우스운 말이다.

       왕족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귀족들의 피는 옅어질 대로 옅어진 상황에 피가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허나 만약 그 피를 가지고 트집을 잡는 녀석들이 있다면.

         

       ‘방계 쪽 여자 한 명과 애를 낳게 하면 그만인 것이지, 뭐.’

         

       다행스럽게도 트리스탄의 피는 그 특성이 우수하다.

       시조가 되는 초대 가주가 요정과 아이를 낳아서 그런지 몰라도,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아이를 낳으면 모두 트리스탄의 피를 타고 나며, 그 증거로 붉은 머리를 가지고 태어나니 말이다.

         

       하니 피 같은 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사소한 사항이었다.

         

       …누군가 이런 제니미아의 생각을 들었다면 멍해졌을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기사 한 명 얻자고 그렇게까지 하냐고.

       허나 그는 이리 답할 것이다.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다’ -고.

         

       ‘…이 녀석은 보석이다. 그것도 아직 세공할 부분이 넘쳐나는 보석.’

         

       지금이야 자신이 이길 수 있다.

       좀 골치가 아프긴 하겠지만, 죽이는 것도 가능할 터.

       허나 그것도 ‘지금’의 얘기이지, 나중….

         

       아니, ‘내일’은 과연 어떠할까?

         

       ‘전날 만났을 때보다 기세가 안정되어 있구나, 아무리 젊을지언정 이토록 무섭게 성장할 수가 있나, 허허.’

         

       하여 기대하게 된다.

         

       혹시 이 녀석이라면….

         

       ‘어쩌면 도달할지도 모르겠지.’

         

       젊은 날 어느 용맹한 검투사처럼.

       한낱 광신도였을 사제처럼.

       둔재라 불렸던 어느 여인처럼.

         

       저 젊은 기사 또한 닿을지도 모르리라.

         

       ‘오러 유저─.’

         

       그는 포기해버리고 만.

       어찌 보면 기회를 스스로 포기해버리고 만 멀고도 먼 원대한 경지.

         

       후작은 제 자식은 아니지만, 저가 인정한 사내가 그 경지에 도달하는 것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누군가는 대리만족이라 할 테지만, 대리만족이면 어떠한가.

         

       원래 젊은이에게 기대감을 품는 게 어른의 특권이 아니겠는가.

         

       ‘기대되는군, 정말.’

         

       하니 지금은 이렇게 씨를 뿌려두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뭐….

         

       ‘곁에 두면 딱 재밌을 놈인데….’

         

       아들로 삼고 싶다는 것 자체에는 마냥 이러한 대리만족을 하고 싶다는 이유만 있는 건 아니었지만.

         

       가까이서 보면 질리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젊은이.

       아들로 삼고 싶다는 제안 자체에는 이해득실이 없는 제니미아였다.

         

       지금도 봐라, 이 얼마나 재밌는 녀석인지…!

         

       “쩝, 아쉽게 됐군. 하면 말일세, 그 허공을 걷는 수단이라도 우리 기사단에게 가르쳐 줄 수 있겠나? 값은 충분히 치를 터이니.”

       “이제야 목적이 나왔네! 안 돼. 내 제자들도 아니고, 타 문파, 아니 기사단에게 왜 내 기술을 가르쳐 줘!”

       “그런가? 흐음…. 이 얘기는 그냥 하는 혼잣말이지만, 어느 괴한이 부순 문과 건물, 벽돌과 대리석, 조각상 등등의 가격을 합치니 대력 금화 삼천 개는 나오겠더군. 특히 망가진 것들 중엔 드워프제도 섞여 있는지라 복구비용이 더 오를 것 같은데…, 허어, 범인을 잡아 물어내라고 해야 할지, 원.”

       “…….”

       “어떻게, 물어내라고 해야 할까?”

       “…혹시 눈 위에 발자국 안 남기고 걷는 법은 안 필요하신가? 답설무흔이라고 있는데.”

       “어허허!”

         

       봐라, 보고만 있어도 재밌는 녀석이 아닌가.

         

       후작은 유쾌하게 웃었다.

         

       재롱부리는 아들이 있다면 이렇지 않을까 하고.

         

       * * *

         

       “…성격 나쁜 아저씨 같으니.”

         

       이한은 기가 빠진 모습이었다.

         

       차라리 주먹다짐하고 칼부림하는 게 덜 지치지, 능구렁이 같은 정치가와 대화하는 건 기가 쏙 빠지다 못해 머리가 지치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몸이 아닌 정신적으로 지치는 행위.

       여러모로 피폐해지는 이한이었다.

         

       그러던 중.

         

       “너흰 종업식 참석 안 하냐?”

         

       피로를 풀듯 마른세수를 하던 이한은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것처럼 목소리를 내었고, 일순 어디선가 작은 떨림이 있었다.

         

       바람에 떨리는 가지의 떨림보다 미세했고, 남들 같으면 눈치도 채지 못할 떨림이 아닐 수 없다.

       허나 그에겐 아니었다.

         

       “그거 안 좋은 버릇이다. 항상 숨어 듣는 버릇. 나중에 걸리면 제대로 다치는 수가 있다.”

         

       충고를 건네는 듯한, 아니 스승이 내리는 가르침과 같은 조언이었고, 그 조언이 끝나자마자….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겠지요. 하지만 교관님이 아니라면 그 누구도 우리가 여기 숨어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그늘진 그림자에서 모습을 드러낸 두 개의 인영.

       익숙한 녀석들이었고, 이한은 마른세수를 끝내며 두 생도를 보았다.

         

       로엔과 잭.

         

       두 주종이 쓴웃음과 함께 이한을 마주했고, 잭은 볼을 긁적였다.

         

       “이번엔 잘 숨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 확실히 잘 숨었더라, 넌 어떻게 된 게 검술보다 숨는 솜씨가 더 좋아지냐? 기사 말고 암살자로 제대로 전직하려고 그러는 건 아니지?”

       “…아닙니다. 그저, 재능이 있다 보니 굳이 연습을 안 해도 숨는 실력이 늘더군요.”

       “그거 참, 재수 없는 발언이네.”

         

       하여튼 저놈도 남들에 비해 눈에 안 띄어서 그렇지, 재수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하하.”

         

       비난 어린 시선이 쏟아지자 고개를 점점 내리는 잭이었고, 이한은 잠시 노려보다 반대편에 있는 흑발머리 녀석에게 강렬한 시선을 주었다.

         

       “넌 생긴 것만 보면 의자에 앉아서 가만히 보고만 기다릴 것 같은 녀석이, 왜 현장에서 뛰고 있을까?”

       “아무래도 가만히 있을 체질은 아닌가 봅니다.”

       “그것도 병이다.”

       “…후작도 제가 여기 있는 것을 눈치챈 것 같습니까?”

       “아마 가장 먼저 알았을 거다. 그 아저씨 감각이 나보다 위일 테니까. 일부러 모른 척했지 않을까 싶다만.”

       “…….”

       “왜 그렇게 보냐?”

       “…제안을 거절한 것치고, 제니미아 후작에 대한 평가가 나쁘지 않다 싶어서 말입니다.”

       “사람 자체가 모난 양반은 아니니까.”

       “그러면 왜 거절하신 겁니까? 후작 정도면 괜찮은 후원자가 되어 줄 터인데.”

       “남의 일에 궁금한 것도 많다….”

       “제자이지 않습니까, 이 정도 오지랖은 괜찮을 것 같군요.”

       “얼씨구?”

         

       검둥이 녀석은 아무래도 자신의 선택이 이상한 듯했다.

       후작의 제안만 받아들였으면 단숨에 이 나라의 일각을 대표하는 왕권파의 대표 귀족이 될 수도 있을 텐데, 왜 거절한 건가 싶어서.

         

       정녕, 단순히 제니미아 후작을 아버지라 부르고 싶지 않다는 이유가 다인 것일까?

         

       그러한 물음에….

         

       “어, 진짜 그게 단데?”

       “…….”

         

       이한은 가볍게 답변했고, 로엔은 말문이 막혔다.

         

       …진짜 그게 다란 말인가?

         

       “너도 참 생각 많다.”

         

       이한은 말만 회귀자지, 나이는 허투루 먹은 제자에게 조언 아닌 조언을 건넸다.

         

       “이 나이 먹고 내가 부모님한테 용돈 달라고 하랴? 아니면 애교를 부릴까? 결혼해서 애를 낳아도 모자랄 나이에, 이제 와서 뭔 놈의 부모야.”

       “후작가의 자식이 된다는 건 단순히 용돈을 받는다는 개념은 아닐 것 같습니다만….”

       “나한텐 그거나 그거야, 그리고 그런 속물적인 이유로 가족을 필요로 하면 안 되는 거다. 가족한테 중요한 건 돈도 권력도 아니니까.”

       “그럼 뭐가 필요합니까?”

       “의리와 책임감.”

       “…….”

         

       망설임도 없이 답변이었고, 로엔은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는.

         

       “가족에게 중요한 건 그런 거야. 남편과 아내는 서로에게 지켜야 할 의리를 지키며. 자식도 자식 된 도리를 지켜야 하고, 동시에 이런 관계를 유지할 책임감을 가지고 가족이 돼야 하는 거다. 타산적인 이유로 가족이 된 사람들의 결말은 거의 비슷해. 서로에게 불행만 있을 뿐이야. …그렇다고 무조건 불행해지는 건 아니고.”

         

       “…….”

         

       “어쨌든 그런 뜻에서 후작과 나는 가족이 될 만한 관계가 아니야. 나는 부모를 필요치 않고, 반대로 후작은 자식이 아니라, 그저 나라는 대상이 흥미로워 키워보고 싶은 거겠지.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이한은 이미 후작이 자신을 마냥 좋게 봐서 그런 제안을 건넨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자신의 힘이든 뭐든 탐이 나는 것이겠지.

         

       그렇다고 기분이 나쁘진 않다.

         

       그라는 사람의 능력을 알아줬다는 거니까.

         

       사위지기자사(士爲知己者死). ‘사내대장부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서 목숨까지도 버린다’고 하지 않은가?

         

       …단지 자신은 누군가의 인정을 필요로 할 만큼 배고픈 놈이 아닐 뿐이지.

         

       하니, 만약 자신이 세상에 지쳐 있거나 누군가의 인정이 고픈 놈이었다면 아마 저러한 제안에 바로 머리부터 박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 양반 밑에서 재롱부리면서 사는 건 좀 그렇겠지만.’

         

       그는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치가 떨린다며 혀를 내둘렀고, 그런 그를 향해.

         

       “…제가 봤을 때 그건 아닌 것 같군요.”

       “뭐가?”

       “교관님은 아무리 봐도 개나 고양이가 아니라, 사자나 곰이 맞을 겁니다.”

       “…….”

       “그것도 성장하면 사람을 찢어 버리지 않을까 싶군요.”

         

       건방진 주둥이를 놀리는 검정머리 놈이었고, 이한은 말보다 빠른.

         

       “…너 아라한신권으로 맞아볼래?”

       “……뭔지는 모르겠지만, 사양하겠습니다.”

       “아니, 내가 사양할게.”

         

       주먹을 내밀었다.

         

       * * *

         

       “-몰래 엿듣는다고 고생이 많군.”

         

       후작은 몰래 엿듣는 살쾡이들 때문에 미처 다 묻지 못한 것이 있다는 듯 아쉬움을 드러냈다.

         

       반드시 묻고 싶은 게 있었는데 말이다.

         

       하여 아쉬움을 곱씹으며 마차에 오르는 그였으나….

         

       “음?”

         

       문틈 사이에 끼어진 쪽지 하나를 확인하며 후작은 잠시 멈칫거렸다.

         

       “각하, 무슨 문제라도 있으십니까?”

       “…문제는 무슨. 그보다 혹 마차 근처로 다가온 이들이 있었는가?”

       “그릴 리가 있겠습니까? 병사들이 이렇게 많이 호위하고 있는데.”

       “그런가.”

       “왜 그러시는지…?”

       “아니네, 허허.”

       “??”

         

       후작은 너털웃음과 함께 마차에 올랐으며, 집사로 보이는 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허나 후작은 집사의 궁금증을 해결해주지 않았다.

       대신 너무나 손쉽게 병력을 뚫고 전서를 전한 인물을 생각하며 호쾌할 따름이었지.

         

       전날, 후작가의 소동이 지나치리만큼 조용하게 묻혔던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던 후작이었으나.

       지금 그 의문이 확실하게 풀렸다.

       그가 아들로 삼고 싶어 했던 기사는 아무래도….

         

       “허허, 녀석. 위험한 인물에게 호의를 사고 있구나. 흘흘.”

         

       이름은 적혀 있지 않으나,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는 듯한 붉은 촛농 위로 새겨진 용의 각인.

         

       그리고 쪽지 위에 적혀 있는.

         

       [내 것이다. 탐내지 마라.]

       …라는 강한 경고문까지.

         

       후작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러며.

         

       “전하. 저에게, 아니 트리스탄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건 강한 힘을 가진 왕뿐이십니다. …당신께선 아직 그럴 자격이 없고 말입니다.”

         

       찌이익.

         

       무정한 미소를 머금으며 쪽지를 찢어버릴 따름이었다.

       

       


           


30 Years After Reincarnation, Turns Out It Was a Romance Fantasy?

30 Years After Reincarnation, Turns Out It Was a Romance Fantasy?

환생 30년, 알고 보니 장르가 로판이었다?
Status: Ongoing Author:
30 years after reincarnation, turns out the genre was romance fantasy? ...Really, how? I lived as a magician's slave, experimented on, then as an assassin, mercenary, soldier, and even a knight. This is a story where I'm in a genre all by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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